앨범 커버부터 범상치 않다. 일 획이 만 획이고 만 획이 일 획이라던가...
오랜 시간 준비했던 만큼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느껴진다. 한번 신나게 몸을 풀어보는 것 같은 'In To The Rain'부터 마지막 곡까지 부담 없이 신나게 즐길 수 있다. 타이틀곡 '나 이런 사람이야'는 감칠맛 나는 랩과 흥겨운 멜로디가 일품이다. '투게더'는 좀 더 대중적인 느낌이 나는 곡으로 생각 없이 신나게 몸을 흔들 수 있는 곡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곡이 타이틀곡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리믹스 곡도 참 좋았다. 일반적으로 유명 여성가수들이 피처링한 곡은 너무 뻔하고 심심하거나 아니면 너무 튀거나 겉돌기 일쑤인데, '오늘밤'의 아이비는 세 명의 목소리와 기가 막힌 화음을 선보인다. 김장훈이 피처링한 'I believe', 교묘한 말장난 제목의 '서커스 (Suckers)' 등도 기억에 남는다. 물론 엉뚱한 악동들답게 '오빠 그런 사람 아니다'같은 트로트 곡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이승환이 참여한 곡 'Love'는 전혀 DJ DOC답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 곡 'Fat Girl'은 마치 아이돌 그룹의 구색 맞추기 곡인지 아니면 연습곡인지 싶을 정도로 좀 밍숭맹숭한 느낌이 난다. '부치지 못한 편지'는 이하늘의 분노와 독설이 담겨있는 문제의 곡이다. 이하늘은 한때 양다리를 걸친 연인 때문에 큰 상처를 받고 한참을 방황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2010년 봄 그 여인의 상대였던 남자 가수가 ‘라디오 스타’에 나와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한 것이 꽤나 상처가 되었나보다. 독설이 상당히 자극적이다. 하지만 가장 큰 잘못은 정작 그 양다리 아가씨가 한 것 같은데 왜 이하늘은 그 남자 가수가 겁탈이라도 한 것처럼 가사를 썼을까. 랩퍼들의 디스 문화는 개인적으로도 괜찮게 생각하지만 이건 영 초점을 잘못 맞춘 것 같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앨범이지만 오랜만에 돌아온 것 치고는 지난 5집 앨범의 'Run to you'같은 대박곡이 없는 것이 많이 아쉽다.
제임스 카메론은 몇 번이고 관객들을 놀래켰다. 기발한 상상력의 시간여행 암살자 '터미네이터'와 전투의 한복판에 서있는 것 같은 '에이리언2' 정도는 애교에 불과했다. 상상력의 한계를 넘어섰던 '터미네이터2'나 초현실적인 기술로 현실 속의 재난을 재현해낸 '타이타닉'은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걸작들이었다. 하지만 이후 카메론 감독은 '스파이더맨' 프로젝트에서 탈락하고, '터미네이터3'를 포기하고 해저다큐나 찍으면서 10년의 세월을 보냈다. 팬들이 심히 불안해할 무렵 들고 온 '아바타'는 정말 놀라운 작품이다. 캡슐 속에서 눈을 뜬 주인공의 코앞에 떠다니는 물방울 하나에서부터 블루레이의 놀라운 선명함을 감상할 수 있다. 아바타 행성을 향해 우주의 공간 속을 날아가는 티끌만한 우주선조차 손에 잡힐 듯이 선명하게 보인다. (몽환적인 아바타 행성의 모습은 마치 고전 명화를 보는 것 같다.) 이후에 펼쳐지는 장면들은 상상 그 이상의 것들을 선사한다. 아쉽게도 3D로 보지는 못했지만 고화질의 블루레이로도 제임스 카메론의 영상미학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다. 제임스 카메론이 풀어놓는 이야기는 군더더기가 없으며 늘 간단명료한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에이리언2’가 생각난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박진감 넘친다.) '터미네이터2' 때도, '타이타닉' 때도 그랬다. 바로 이 작품이 제임스 카메론의 최고작이 될 것이라고.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의심하지 않는다. 제임스 카메론이라면 '아바타'보다 더욱 놀라운 작품으로 다시 찾아올 테니까 말이다.
1.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단연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천재의 눈을 통해서 세상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훌륭한 책이었다. 범인들이 너무 뻔하게 생각하고 너무 당연시하는 것들이 결코 그렇게 단순하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2.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①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천재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 진정한 대가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② EBS CEO 특강 2 - 직접 고생하지 않고도 인생 선배들의 경험에서 나오는 주옥같은 교훈들을 얻을 수 있다. ③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 - 하이테크의 21세기에도 변치 않는 직관과 감성의 중요성 ④ 떠오르는 국영 석유 기업 - 세계적인 거대 기업들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이 세밀하게 조사한 내용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⑤ 역사에서 리더를 만나다 - 진리는 복잡하지 않고, 위인은 거창하지 않다. 소박한 가르침을 인생의 지표로 삼는다. 3. 신간평가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만약 투자가 현재의 수익과 미래의 수익, 정치 여건과 기업 친화적인 정책 등에 의해 결정된다면 신자유주의 시대의 자본가들은 투자를 급격히 늘려야 한다. 실제로도 과연 그럴까? 그렇지 않다. 지난 사반세기 동안 많은 국가들이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투자 수익률도 증가하였지만 기업 투자는 크게 늘지 않았다. 기업의 수익률은 늘었지만 신규 투자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업이 보유한 현금은 주주 배당금으로 돌아가거나 금융자산에 투자되는 등 생산적이지 못한 곳으로 흘러간다. 또 금융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면 기업은 실물 투자보다는 금융 투자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금융 투자는 경제성장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유가 무엇이든 이제는 현재의 투자 수익과 미래의 투자 사이에 연결 고리가 크게 약해졌다. 기업의 이윤이 높아지면 자본가는 투자 지출을 늘려 고용을 창출하고 노동자들의 소득도 올라간다는 트리클다운trickle down 이론도 힘을 잃었다. 기업이 갈 곳 없는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기업 친화적인 정책은 투자를 늘리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p 179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를 생각한다면 오천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새겨들어야 할 구절.
에미넴이 많이 말랑말랑해졌다고들 하지만, 내 귀에는 여전히 독한 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아니면 적어도 이번 앨범을 통해서 예전의 파워풀한 랩의 세계로 귀환한 것 같다.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에 불과한가 싶어서 구글을 검색해봤더니 외국에서도 찬사가 이어지고 있는 앨범이다. 심지어는 이번 'Recovery'를 에미넴 최고의 앨범으로 꼽는 팬들도 있을 정도다. 확실히 이번 앨범에는 예전의 파워풀함을 넘어선 독기에 가까운 서늘함이 느껴질 만큼 자극적인 곡들이 넘쳐난다. 첫 번째 곡 'Cold Wind Blows'에서부터 에미넴은 무지막지하게 폭주하기 시작한다. 여타의 앨범에서 느낄 수 있는 몸을 푸는 듯한 느낌조차 없다. 격렬하기 그지없는 에미넴의 뜨거운 랩을 말랑말랑한 선율로 식혀주는듯한 '25 To Life' 등도 좋았지만, 웅장한 선율과 분노의 랩을 적절하게 조화시킨 'Not Afraid'는 에미넴의 전성기 시절 인기곡에 버금가는 명곡이라고 생각한다. Dr. Dre가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 수 접고 듣게 되는 'So Bad'도 인상적이다. 'Outro' 또한 뭔가 정리하는 듯한 분위기가 아닌 긴장을 풀지 않고 마지막 1m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서 달려가는 느낌이 드는 곡이다. 최근 몇 년 'Relapse'나 'Encore'같은 앨범을 통해서 약간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에미넴이 완벽히 부활했다.(개인적으로는 두 앨범도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에미넴 본인부터 싫어한다고 하는 앨범이니...) 이번 앨범에서는 베스트 곡을 꼽는 것이 의미가 없을 만큼 대부분의 곡들이 귀에 착착 감겨든다. 다만 핑크와 리한나가 피처링한 'Won‘t Back Down', 'Love the Way You Lie'는 너무 뻔한 조합이라 좀 식상한 감이 있다. 이번 앨범에 들어간 힘이 너무 과하다는 평론가들의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완급조절이 안되어 있는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그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박진감이 넘친다. 마치 이 앨범 한 장에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것 같은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전문적인 팬은 아니지만 이번 앨범을 통해서 에미넴이 투팩이나 노토리어스 비아이지가 쌓아올린 명성에 근접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어머니의 죽음, 저자의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줬던 이런저런 에피소드들... 이런 내용은 여느 기업가의 자서전과 다를 것이 없다. 주인공만 바꿔 놓으면 우리나라의 정주영씨 자서전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어린 시절 또한 평범한 우리들의 삶과는 다르게 통찰력 있는 모습으로 가득 차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여러 번의 이사,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의 만남에서 자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만약에 그가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였다면 예술가나 예능인이 되었겠지만 그는 자신의 직관력과 친화력을 다듬는 계기로 삼았다. 개인적으로는 마치 불교의 선문답과도 같은 어머니의 말씀들이 기억에 남았다. 어린 아이에게 삶과 죽음에 관해 조곤조곤 말하는 어머니가 참으로 위대해 보였다. 이 책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자신의 성공한 인생을 결코 자기 자랑의 수단으로만 삼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치 한 성공인의 표본을 통해서 가르침과 교훈을 주려는 듯 인생의 여러 단계를 꼼꼼하게 언급하고 세밀하게 분석해 놓았다. 저자 자신의 인생 자체를 하나의 사례로 삼아서 아직 훗날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려는 것 같았다. 책 자체에 언급되는 교훈들은 다소 뻔하다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런 저자의 열정 그리고 솔직함에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어느 하나도 허투루 내뱉지 않는다. 싸구려 자기계발서적의 저자들은 허황될 정도로 거창하게 가르치기만 하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자는 장황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의 사관생도 시절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강렬한 첫인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무조건 첫인상이 중요하다고만 강변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교훈을 주려는 저자의 태도는 매우 인상적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대가들의 가르침은 결코 복잡하지 않다. 하지만 또 언제나 그렇듯이 실천이 어려울 뿐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낭만보다는 실리를 중요시하는 편이다. 아무리 환상적인 비전과 꿈같은 미래로 유혹을 해도 당장 손 안에 쥘 수 있는 몇 푼의 돈에 감동하는 편이다. 사실이 그렇다. 수많은 자기계발 전문가들이 자아실현과 자기만족에 관해서 떠들지만, 정작 잭 웰치는 자서전에서 적절한 보상(금전적 보상)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냐고 말한다. 세상물정 모르던 20대 초반의 대학생 시절에는 꿈의 중요성, 미래에 대한 비전 같은 것들에 매료되곤 했는데 이제는 과연 그런 것들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오히려 밥을 벌어먹고 살기 위한 작은 기술 하나가 더욱 소중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그냥 묵묵히 살다 보니까 뭐가 되어 있더라는 기타노 다케시의 말이 더욱 가슴에 와 닺는다. ---------------------------------------- 우리의 인생은 참으로 아름다운 선물이다. 오직 나에게만 주어지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선물. 당신은 이 세상 어느 누구와도 다른 존재다. -p.15 내 성격과 운명을 가다듬는 데 있어 나의 멘토인 다다모니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발휘했다. 배움은 우리에게 지식을 주지만 그것을 현실세계와 연관 지을 수 있는 능력은 훌륭한 멘토링에서 나온다. 그것은 우리가 삶의 기술을 배우고 사고방식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p.63 리더십은 개인의 성격적 자질이다. 리더십에 있어 중요한 것은 개인적으로나 공적으로나 늘 공명정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쇼크와 같은 리더는 아랫사람들에게 억지로 따라오게 강요하거나 채찍질할 필요가 없다. -p.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