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저스
실바인 화이트 감독, 이드리스 엘바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상부에 배신당하고 누명을 쓴 채 죽은 것으로 처리된 클레이의 팀은 볼리비아에서 인형을 만들거나 자동차를 수리하고, 닭싸움 노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에 그들에게 접근한 미모의 여인과 얽히면서 자신들의 명예를 되찾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그들만의 작전을 시작한다.


(아무리 봐도 또 다른 A-팀을 데려다 놓은 것 같다.)

물론 개성강한 A-팀의 맴버들보다는 좀 어설픈 것이 사실이지만, 분명히 원작만화가 있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시종일관 오두방정을 떠는 젠슨역의 (비교적 지명도 있는) 크리스 에반스나 까불거리는 다른 팀원들보다는 시종일관 과묵하고 진지한 표정의 라틴계 저격수 쿠거가 훨씬 멋있었다.

그리고 비교적 저렴한 제작비로 나름 흥겨운 영화를 만들어냈다.
친환경 테러 무기인 스누크를 테스트하는 장면도 그리 촌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에 펼쳐지는 로켓포 장면과 비행기 폭파 장면은 저렴한 제작비의 한계가 좀 느껴지는...)

비밀스러운 정체를 드러낸 악당 맥스 또한 카리스마가 매우 빈약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B급 영화답게 부하와의 개그 만담을 선보이는 재주를 보인다.(맥스가 "미국을 위한 일"이라고 말하자, 심복이 "저는 퀘벡 출신인데요."하는 식이다.)

나름대로 멋진 작품이지만 굳이 'A-특공대'와 비교를 한다면 재미가 떨어지는 대신 좀 더 경쾌하고 음악이 훨씬 좋다는 정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본주의 : 러브스토리
마이클 무어 감독 / 파라마운트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마이클 무어는 로마 제국의 몰락과 21세기의 미국을 절묘한 편집으로 비교하면서 시작한다.

한때는 미국의 중산층들도 잘 나갔다.
굳이 부인은 맞벌이를 할 필요조차 없었으며 3년마다 차를 바꿨고, 매년 4주의 휴가를 받아서 여행을 떠났다.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 빚을 질 필요가 없었으며, 퇴직 후에는 넉넉한 연금이 약속되어 있었다.
하지만 미국 기업들의 부흥은 경쟁자였던 일본과 독일의 공장들이 잿더미가 된 덕분이기도 하다.
실제로 일본과 독일의 자동차 회사들이 훨씬 값싸고 성능 좋은 차를 만들자 그들의 처지가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80년대의 레이건 대통령 이후(레이건의 잘못은 아니지만) 세상이 바뀌었다.
국가가 기업처럼 경영되기 시작하면서부터 말이다.

이 작품 속에서 여객 비행기를 조종하는 조종사가 맥도널드의 매니저보다도 못한 연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울 거리도 안 된다.
2009년 50여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 비행기를 조종했던 기장은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청소년들은 홈페이지에 교감을 욕하는 글을 올리거나 식당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만으로 교정시설에 갇히게 된다. 그 판사는 해당 민간청소년교정시설로부터 수십억 원의 뒷돈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이것은 '로 앤 오더'에 나오는 에피소드 아니었던가.)

심지어는 암으로 죽은 가장이 들었던 생명보험의 수익자가 그가 일하던 은행으로 되어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하급직원의 생명보험을 돈벌이로 간주하는 이런 사례가 일부 기업이 아니라 월마트 같은 거대기업에서도 당연한 듯이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넘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심지어 금융회사들을 감독해야 할 당국자나 의원들조차 금융회사들로부터 온갖 특혜와 로비를 받으면서 입으로는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떠드는 실정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 사회가 후진국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비난한다.
이 다큐를 보고 나니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경우도 그리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어쩌면 이런 사례들이 자본주의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부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부자들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의 투표권이지만, 실제로 가난한 사람들은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에 빠져 자신들을 위해 투표할 줄 모른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안타깝다.

부를 움켜쥐고 있는 계층들이 911테러와 같은 공포를 이용해서 의원들을 조종한다는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일반 시민들의 의견이 국회를 움직이는 듯싶었으나 결국 월가 출신들의 금융 쿠데타는 성공을 하고 말았다는 사실은 더할 나위 없이 씁쓸하다.
하긴 우리나라의 경우만 봐도 노동계급이 분명한 사람들이 부자들로 구성된 정당에 몰표를 주는 것이 현실 아닌가.

하지만 마이클 무어는 무작정 선동만으로 끝맺지는 않는다.
마지막에는 서서히 자신들이 당하는 부당한 대우를 깨닫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일어서는 사람들, 그들에 동조하는 언론과 보안관과 종교인들을 소개한다.
그렇게 조그만 혁명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마이클 무어는 인터뷰 대상자들의 말을 교묘하게 편집하고, 사건 순서를 뒤바꾸는 식으로 다큐멘터리를 조작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은행 앞에서 현금수송차를 세워놓고 벌이는 쇼는 낯 뜨겁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의 다큐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었으며, 무신경하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보기 괴로웠던 장면은 오바마를 사회주의자로 몰아붙이는 사람들이었다.
걸핏하면 빨갱이 운운하는 우리나라의 정치공세를 보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셉션 포인트 1
댄 브라운 지음, 유소영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포일러라고 할 것도 없다. 설마 이번에는 아니겠지 했지만 역시 이번에도 댄 브라운의 법칙은 여전하다.
바로 주인공이 가장 신뢰하고 의지하는 사람이 악의 축이라는 것이다.
‘다빈치 코드’에서도 그랬고, ‘천사와 악마’, ‘디지털 포트리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작가라기보다는 기능공에 가깝다는 로빈 쿡도 이렇게까지 일관된 구성을 고집하지는 않았는데, 적어도 다음 작품에서는 새로운 구성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다빈치 코드’ 이후에 소개되는 댄 브라운의 소설들이 그리 대단한 작품은 아닐지 모르겠다. 하지만 계속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힘이 있는 작가임에는 틀림이 없다.
비록 그럴듯한 공갈에 가까운 과장된 설정들, 너무 거창하기 때문에 오히려 흥미롭지 못한 비밀들 같은 단점들이 크게 보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작가는 계속해서 ‘엄청난 비밀’, ‘놀라운 음모’ 운운하며 이야기를 이어가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지…….
사실 최첨단 하이테크로 도배된 스릴러라고는 하지만 마이클 크라이튼처럼 그럴듯하지도 않고, 톰 클랜시처럼 치밀하지도 못하다.(댄 브라운의 소설에서는 프로페셔널 킬러, 고도로 훈련된 특수부대원들일수록 더 일을 못하고 오히려 헤맨다.)

‘디셉션 포인트’는 이야기 내내 우연이 계속되고, 행운이 거듭된다.
기계적으로 페이지를 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점이 아쉽다.

개인적으로 ‘천사와 악마’보다는 재미없었지만, ‘다빈치 코드’보다는 조금 낫고, ‘디지털 포트리스’보다는 훨씬 나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 7가지 선물 이야기 폰더씨 시리즈 4
앤디 앤드루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인적으로 만나본 미국 사람들은 확실히 호들갑스러운 편이다.
조그만 일에도 크게 감탄하며, 칭찬을 할 때에도 과장된 제스처를 취한다.
이 책의 앞부분에 실려 있는 아마존 독자 서평과 추천사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삶이 이미 엄청나게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밤 1시에 남편을 깨우고야 말았다.’
‘쉴 새 없이 흐르는 눈물을 훔쳐대며 고개를 끄덕였다.’
좀 읽기 민망할 정도로 찬사가 넘쳐흐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 책의 내용은 그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저자는 데이비드 폰더 씨의 환상적인(?!) 경험을 통해서 결단과 책임, 지혜와 열정, 용서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기 위해 끼워 맞춘 진실들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트루먼 대통령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이유는 미군 병사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전쟁의 끝이 보이는 시점에서 굳이 신무기를 테스트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남북전쟁에는 물론 선과 악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주된 원인은 남부의 대규모 농장과 북부의 공업부문간의 노동력 문제였다는 것이 정설이다.

콜럼버스는 선원들의 불만을 감동적인 연설로 순식간에 잠재운 적이 없다고 한다. 약속과 거짓술수로 무마했다는데, 따지고 보면 그것도 훌륭한 능력이 아닐까?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은 후에 위대한 명문장으로 기억되지만, 당시에는 청중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냈다고 한다.
앞서 있었던 에드워드 에버릿의 연설이 워낙 드라마틱하고 화려했던 반면에 링컨의 연설은 너무 짤막하고 (당시 청중들이 생각하기에는) 너무 초라했기 때문에 말이다.

이쯤 되면 저자에게 묻고 싶어진다.
거짓도 상관없다는 것인지, 교훈을 주기 위해서라면 과장과 조작으로 덧칠해도 상관없다는 것인지 말이다.

그리고 사면초가의 난감한 상황에 있는 사람이라도 일곱 가지 충고만 따르면 된다는 식인지...
너무 불친절하다.
이런 책에서 늘 중요시 하는 것은 총론뿐이고, 마찬가지로 중요한 각론은 늘 무시하기 마련이다.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도 결국 실직과 밀린 집세, 딸의 수술비는 어떻게 됐는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었는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그저 그럴듯한 구호와 뜬구름 잡는 것 같은 충고들만 나열했을 뿐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1days 2010-10-30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미 별점1개라~~~ 픽션을 보고도 교훈을 얻는다면 좋지 않은지

sayonara 2010-10-30 22:17   좋아요 0 | URL
하지만 픽션이라면 콜럼버스나 링컨같은 실존 인물을 내세우지 않았겠지요. ^^;;;
 
원 모어 찬스 (One more Chance) - 자유인 [Mini Album]
원 모어 찬스 (One more Chance) 노래 / 미러볼뮤직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언더의 많은 그룹들이 과격한 분위기나 현란한 가창력으로 알려지는 경우가 많다.
몇몇 여성 그룹은 그들의 우아한 가창력을 퇴색시키는 음악적 완성도에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원모어찬스'의 노래들은 들으면 들을수록 귀에 착착 감기는 것이 마치 패닉과 유리상자를 합쳐놓은 것 같기도 하다.

타이틀 곡 '자유인'은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왠지 기존의 수많은 신인 밴드들의 노래들과 별로 다를 것이 없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언뜻 '패닉'의 이적을 따라한 것이 아닌가 싶은 느낌도 들었다.
물론 여러 번 듣다 보면 눈을 감고 음미할 수 있는 좋은 노래다.

몇 달 전부터 방송을 통해 인기를 끌던 '시간을 거슬러'는 유일하게 애절한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지는 곡이다.
막장 드라마의 주제곡들이 아닌 신인 그룹의 노래에서 이런 애절함을 느끼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반갑다.

'널 생각해'는 나를 완전히 매혹시킨 곡이다.
산뜻하고 단순한 멜로디의 "널 생각해~"라는 가사가 반복되는데, 딱히 개성이 느껴지지 않는 무색무취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쨌든 몇 번을 들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 중독성이 강하다.

가사가 재미있는 '럭셔리 버스'는 음악을 좋아하는 소년이 통기타를 들고 무심하게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최고다.

쉽게 부르는 듯한 느낌이 부담 없이 쉽게 들을 수 있는 멋진 곡이다.

'그럴 때도 있어요'는 마무리 곡답게 몽환적이고 차분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축축 쳐지는 느낌이 별로였다.

이번 앨범의 곡들은 전체적으로 따라 부르기 쉬울 것 같지만, 막상 불러보면 원곡에 비하면 내가 부르는 노래는 분위기가 너무 거지같다.
이 작은 앨범에 수록된 곡이 고작 6곡뿐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아쉬운 앨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