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로게이트(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 라다 미첼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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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필립 K 딕이나 아이작 아시모프의 공상과학 소설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와 그럴듯한 설정은 인상적이다.

하지만 90년대의 액션 영웅 브루스 윌리스와 '브레이크 다운'이나 'U-571'같은 꽉 짜인 스릴러를 만들었던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의 조합으로 탄생한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좀 실망스럽다.

자식을 잃은 주인공의 고뇌는 그리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식상하게 보인다.
복도에 죽 늘어서있는 써로게이트들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마치 공포 영화의 한 장면 같지만 이미 익숙해 보이는 것들이다.


(터미네이터냐?)

벽을 타고 자동차를 뛰어넘는 등 놀라운 운동능력을 선보이는 써로게이트들은 그저 '매트릭스'의 아류처럼 느껴질 뿐이다.
중간 중간 폭발적인 추격전이 끝없이 이어지지만 이미 ‘반지의 제왕’이나 ‘트랜스포머’같은 스펙터클의 정점을 경험한 관객들에게는 아기자기하게 보일 뿐이다.


(‘블루문특급’ 시절보다 더 젊은 브루스 윌리스의 써로게이트)

그래도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한 마지막 장면들은 꽤 인상적이다. 청소년 과학 소설에나 나올 법한 식상한 결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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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오브 다크니스
마틴 캠벨 감독, 멜 깁슨 출연 / 플래니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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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를 주름잡았던 미친 형사 마틴 릭스, 멜 깁슨은 이 작품에서 무척이나 힘들어 보인다.
'테이큰'의 강단 있는 액션 아빠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초췌하다.
상대를 때려눕히고 숨을 몰아쉬고, 총 몇 번 쏘고 또 숨을 몰아쉰다.

하지만 멜 깁슨의 표정은 그 어떤 배우보다도 깊이가 있다.
꽉 다문 입술로 상대방을 짖누르는듯한 그 표정.
한때 세계 최고의 섹시 카이로 꼽히기도 했던 멜 깁슨인데 영화 속에서 그의 주름은 그랜드 개년만큼이나 깊다.
그 주름만큼이나 깊은 부성애를 느낄 수 있었다.
딸이 총에 맞았을 때 허리에 차고 있지도 않은 총을 꺼내려고 허우적거리는 장면이나 꽉 다문 입술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갈 때.
딸이 죽었을 때 기분이 어떠냐는 악의적인 질문을 받았을 때의 굳어버린 표정.
멜 깁슨은 딸을 잃은 아버지 크레이븐의 역할에 100% 녹아든다.


(절절하게 느껴지는 아버지의 분노)

비슷한 시기의 액션 영웅들인 브루스 윌리스나 실베스터 스텔론이 아직도 액션에 몰두하고 있을 때 멜 깁슨은 연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해결사와 라틴어나 자식 이야기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멜 깁슨이 깊은 부성애를 느낄 수 있다. 몸은 비록 쇠약해졌어도 그 입과 정신만은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리쎌 웨폰' 시절의 미친 릭스는 어디로...)

멜 깁슨의 연기는 이토록 인상 깊었으나 결정적으로 영화 자체는 좀 지루하고 밋밋한데다가 너무 간략한 전개의 평범한 스릴러였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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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
자크 오디아르 감독, 닐스 아르스트럽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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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출신으로 소년원을 들락거리다가 교도소에 수감된 19살의 이슬람계 소년 말리크는 어수룩한 초짜 잡범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는 감옥 안을 주름잡고 있는 코르시안 갱 루치아노의 강요로 첫 살인을 하게 되고, 이후 루치아노의 부하로 점차 범죄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가담하게 된다. 그는 살인과 마약, 배신과 폭력 등을 골고루 경험하면서 자신의 세계를 착실히 구축해 나가기 시작한다. 

영화는 크게 터지는 사건이나 복잡한 이야기 없이도 시종일관 은은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극적인 반전이나 카리스마 넘치는 악당, 국가적인 음모는 없지만 주인공의 운명이 어디서 어떻게 변할지, 어떤 일을 당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말리크는 감옥에 들어오면서부터 범죄의 세계에 깊숙이 발을 담그게 되고 그로 인해 비록 미래가 밝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노력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범죄자의 모습이 동경스럽다기보다는 그저 저것도 하나의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담담하게 든다.

처음 감옥에 들어왔을 때의 어수룩한 모습과 불안한 표정의 주인공이 마지막에는 차가운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보면 한 인간이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또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작품이 '대부'에 비견할만다하는 찬사는 명백히 과장된 것이고 '대부' 시리즈만큼 전무후무한 대작도 아니다.
그렇긴 하지만 한 인간의 여정을 잔잔하게 그려낸 멋진 갱스터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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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파리 위드러브 (1disc)
피에르 모렐 감독,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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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장치 하나 제대로 설치 못하는 어설픈 대사관 직원 리스는 늘 비밀스러운 임무를 고대한다.
그러던 어느 날 공항 세관에 억류되어 있는 왁스라는 요원을 빼내어 함께 특수 임무를 수행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하지만 사이코 기질이 다분한 무대뽀의 왁스는 공식 임무와 비공식 임무의 경계를 넘나들며 리스의 속을 태운다.
어쨌든 둘은 점점 음모의 중심에 가까워지고 리스는 왁스의 가르침으로 말단 노가다 요원으로서의 자세를 배워간다.

감독의 전작 '테이큰'의 시원하고 후련한 액션을 생각했기에 이 작품에 기대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더구나 낭만의 도시 파리를 배경으로 존 트라볼타와 조나단 리스마이어의 콤비 플레이, 어떤 면에서 봐도 '테이큰'보다는 한 수 위의 액션 수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쌍팔년도 홍콩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난장판의 총격전, 꼭 한 바퀴 반 돌면서 슬로우 모션으로 쓰러지는 건달들, 총알 몇 방에 격한 몸부림을 치면서 나가떨어지는 악당들, 크게 인상적이지도 않은 후반부의 반전 등 영화는 제법 폼을 잡으려다가 그게 너무 지나쳐서 오히려 싸구려 액션 영화처럼 보인다.(특히 마지막 결말에서는 뤽 베송이 틀림없이 우리나라의 흥행작 'ㅅㄹ'를 봤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한국형 블록버스터 그 작품과 너무도 비슷했던...)

그리고 조국을 생각하는 제작자(뤽 베송)의 지나친 간섭 때문인지 아름다운 파리의 이곳저곳을 쓸데없이 돌아다닌다.
도대체 에펠탑 전망대에는 왜 올라갔던 건지 잘 모르겠다.(뭐, 영화의 대부분이 파리의 뒷골목에서 벌어지는 걸로 봐서는 감독이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지만.)


(액션이 시원하긴 하다만...)

존 트라볼타는 오우삼 감독이 주윤발처럼 우아한 신사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정도의 매력 있는 배우인데 이 작품에서는 빠박이 생건달 캐릭터로 나왔다. 물론 그런 캐릭터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닌데, 문제는 괜한 이미지 변신이었다는 점이다. 굳이 호머 심슨 헤어스타일을 보여줄 필요까지는 없었던 작품이니까 말이다.
'테이큰'의 리암 닐슨이 보여줬던 중후한 카리스마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 무척 아쉽다.
인공위성과 첨단 장비까지 등장하는 등 스케일은 훨씬 커졌지만, 액션이 더 황당해지고 촘촘함이 없어졌다.
두 주인공은 그저 거리를 배회하다가 잠깐의 격투나 총질을 한 뒤에 또다시 파리 시내를 돌아다니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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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 (2disc)
알렌 휴즈 외 감독, 게리 올드만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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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듯한 광고와는 달리 좀 밋밋한 스타일의 '일라이'에 실망한 관객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크리스찬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암울하고 진중한 분위기의 작품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경전과 예언자에 관한 작품이라고 우기는 이도 있다만, 아무리 봐도 100% 기독교 영화.)

마치 '더 로드'의 어둡고 암울하기만 한 세계를 배경으로 '북두의 권'의 정의로운 강자 켄시로를 합쳐놓은듯한 스타일이 은근히 마음을 잡아끈다.


(물론 '북두의 권'의 켄시로보다는 좀 꾀죄죄하지만.
세기말 폐허 속을 전전하면서 수염하나 없는 켄시로가 오히려 이상한 건 사실이다.)

‘북 오브 일라이’의 정체는 반전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오히려 그보다 일라이라는 인물 자체의 정체에 반전이 숨어있다.

시종일관 짖누르는듯한 무게감은 영화를 너무 칙칙하게 만들지만 간혹 등장하는 일라이의 칼부림이나 총질이 굉장히 스타일리쉬하다.
흑백에 가까운 배경을 바탕으로 풀 샷으로 잡은 좀도둑과의 격투 장면부터 이후에 이어지는 액션 장면들은 하나같이 화려하고 절도가 넘친다.
(놀랍게도 이소룡의 절친이자 제자였던 댄 이노산토가 무술을 담당했다고 한다.)


(최고의 연기파 배우 둘이 격돌하지만 별다른 연기대결은 없다. 아쉽게도.)

무엇보다도 암울하고 진중한 분위기, 그에 어울리는 적절한 액션과 추격..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노골적인 영웅담인 '나는 전설이다'같은 작품보다 훨씬 더 재미있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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