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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음모 - 부자 아빠 기요사키가 말하는
로버트 기요사키 지음, 윤영삼 옮김 / 흐름출판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여전히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때와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
부동산과 임대료, 현금흐름, 현금 4/4분면, 부자아빠와 부르마블 게임...
차라리 책의 제목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9'라고 지었더라면 좋았으련만.(아니면 10탄이던가?)
그러면 독자들이 '또 똑같은 얘기구나'하고 책을 사지 않을까봐서 '부자들의 음모'라는 그럴듯한 제목을 갖다 붙인 것일까.
책의 내용은 여전히 막연하고, 여전히 당연한 말들뿐이다.

(심지어는 이런 책도 있었다는... 많이 안 팔렸는지 2탄, 3탄은 없고.)
그리고 본문의 내용 또한 거의 무한반복이다.
수차례 언급하는 벅민스터 풀러의 '자이언트 그런치'.
지금의 교육제도가 프로이센의 교육제도를 모방했다는 이야기.
분산투자에 대한 워렌 버핏의 말은 편집 실수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중복된다.
게다가 그다지 설득력 없는 주장들도 당혹스럽다.
저자는 밑도 끝도 없이 시종일관 현금흐름을 강조한다. 자신은 안정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석유 파이프라인 회사에 투자한다고 한다.
그런데 2008년 주식시장이 붕괴했을 때 기업의 주가는 폭락했고 따라서 현금흐름 배당률이 높아졌다고 나쁜 시장 상황이 자신에게 좋은 투자 기회를 준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투자한 금액이 반 토막이 났는데 고작 몇 %의 배당이 그대로 나온다고 해서 어떻게 이것을 성공투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
100만원의 10%인 10만원을 배당으로 받고 있었는데, 투자금액이 50만원으로 반 토막이 나니까 10만원의 배당금이 20%의 수익률이 되었다는 식의 말장난 아닌가. 게다가 배당금은 안정적이기는 해도 결코 은행 예금처럼 고정된 것이 아니다.
아니면 지금 우리에게 배당 수익률이 높아지는 주가 폭락의 기회를 기가 막히게 잡아내서 배당주를 매수하라는 말인가. 만약 그런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면 우리 모두는 워런 버핏이 되어 있을 것이다.
저자가 입이 닳도록 강조하는 현금흐름도 정작 좀 더 상세하고 세밀한 설명은 없다.
'10억 원을 빌려 2억을 만들어내고, 은행에 1억의 이자를 지급하면 1억이 이익'이라고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이토록 멋진 기회를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물론 개인적으로 지독하게 인상적이었던 구절들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복리 이자의 힘을 극찬하지만 반대로 복리 인플레이션의 힘 또한 간과하면 안 된다는 점이 그랬다.
현대인들은 1626년 맨해튼을 고작 24달러에 팔아치운 인디언들의 어리석음을 비웃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그때 그 몇 달러가 얼마나 엄청난 금액이었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
세이노라는 분처럼 또 한 번 묻고 싶어진다.
진정 당신은 무엇으로 그토록 많은 돈을 벌었는지 말이다. 부동산으로인지, 책으로인지.
저자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가 출간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저자의 성공 사례들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으며 저자의 주장은 여전히 일방적이다.
'부자들의 음모'는 인터넷으로 많은 독자들과 상호작용을 통해서 썼다고 하는데 정말 아무도 합리적인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던 것일까.
차라리 세이노의 말대로 언제 무슨 부동산에 얼마나 투자했는지를 정확하게 밝히는 것이 수백 페이지의 글보다 훨씬 더 설득력 있을 것이다.
늘 두루뭉술한 저자의 자화자찬과는 달리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의 허점들을 날카롭게 지적했던 세이노의 글들이 더 교훈적이고, 더 설득력 있다.(무려 10여전 전의 글들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어떻게 보면 재테크나 투자라는 것이 잡기에 불과할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요즘은 더 그렇다. 지금 몇 백만 원의 봉급을 받고 있는 직장에 몸담고 있다면, 이미 몇 억의 예금 이자를 받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니 자신의 본업에 더욱 충실 하라는 말이 더욱 와 닺는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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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이후 달러는 가치를 지닌 '돈'이 아니라 단순한 '지불수단'으로 전락했다. 결국 돈을 저축하는 사람은 실패자가 되고 만다. 미국 정부는 저축하는 것보다 더 빨리 돈을 찍어낼 수 있다. 수많은 금융 전문가들이 '복리이자'의 힘을 극찬하지만, '복리 인플레이션'의 힘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지금 상황에서는 '복리 디플레이션'의 힘까지 크게 작동한다.
-p.30
기원전 10세기에 살았던 솔로몬 왕은 당시 가장 현명하고 부유한 사람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잔치를 벌이면 흥에 겹고, 술을 마시면 살맛이 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돈이 있어야만 할 수 있다.." 전도서 10장 19절
-p.81
보글은 자신의 책에서 뮤추얼펀드 회사와 은행들이 '복리의 마술'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뿐 '복리비용'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아무리 높은 수익을 올린다고 해도 뮤추얼펀드 회사들은 그만큼 더 많은 혜택을 가져간다.
-p.205
내가 뮤추얼펀드를 무조건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높은 수수료와 숨은 비용을 싫어할 뿐이다. 그것은 투자자들의 돈을 훔치는 것이다. 더욱이 수천 개의 뮤추얼펀드 가운데 S&P500 지수를 따라잡는 상품은 30 퍼센트도 안 된다.
-p.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