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건너간 다리는 우리가 지나온 길보다 길다
주선 지음 / 홍진북스(중명출판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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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이라는 중국인 저자같은 이름의 작가가 쓴 <여우가 건너간 다리는 우리가 지나온 길보다 길다>라는 아리송한 느낌이 드는 일본의 3류자기계발서적같은 제목을 달고 출간된 책이라서 그랬는지 크게 인기를 얻지 못한 책이었다. 하지만 그 내용만큼은 최근에 보았던 그 어떤 처세술책보다도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여우가 건너간 다리는 우리가 지나온 길보다 길다>라는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을테지만, 곰처럼 미련하게 살지 말고 여우처럼 조금은 약삭빠르게 자기 몫을 챙겨가면서 살아가라고 가르치는 책이다. 책의 내용들이 조금은 노골적이고 약간은 비겁해 보이기도 할테지만 이만큼 유용하고 뼈있는 말들이 담겨있는 책은 보기 드물다.

예를 들면, 중요하지도 않은 것을 이기려고 애쓰지 말아야 하는 이유, 상대방의 부탁을 질질 끌면서 자연스럽게 거절하는 방법같은 것들이 들어있다. 이러한 경우의 일들은 일상 생활에서 막상 닥치면 곤란한 것들이지만, 대부분의 처세술책에서는 항상 정직하고 상대방에게 성실하라는 식으로 현실과 어긋나는 이야기만 늘어놓는다.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이런 얄팍한 처세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라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최근의 책들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무겁고 지루한 전개이다. 편집을 조금 더 밝게 하고, 각 장의 분량을 30퍼센트정도 줄였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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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살다 오셨나요
이보영 지음 / 다락원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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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선 <미국에서 살다 오셨나요>를 출간한 출판사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싶은 것이 있다. 내용과는 상관없이 책 자체의 허접스러움이다. 편집이라던가 중간중간에 삽입된 사진들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겉표지의 사진이 무슨 공포영화에나 나올 법 한 괴기스러운 분위기이다. 저자인 이보영씨가 뛰어난 미인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어디 그와 같은 마녀의 얼굴이었던가?! 더구나 내가 읽은 책은 인쇄상태까지 엉망이라서 세겹의 그림을 겹쳐놓은듯하다. 밤에 자다가 깨어서 머리맡에 놓인 이 책을 보면 기겁을 할 것만 같다.어쩜 이렇게 무성의하게 책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일단 표지는 그렇다 치고, 그래도 내용만큼은 꽤 재미있고 유익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내용이 저자의 경험담 위주로 되어 있을 뿐, 영어학습에 관한 구체적인 조언같은 것들이 부족했지만 그래도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기를 수 있고 영어에 대한 공포감을 완화시킬 수 있었다.

영어학습에 관한 유익한 조언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 영어에 관심있는 사람, 영어가 지겨운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이보영씨의 영어학습에 큰 도움이 되었을 가족들의 경력과 주변 환경을 고려 할 때 굳이 미국을 갔다오지 않은 걸 자랑한다는 것이 낮간지럽게 느껴질 것만 같다. 이런 저런 결점에도 불구하고 매우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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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코 1
코이치 키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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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키리코'는 여주인공의 이름이다. 만화대여점에 소리소문없이 출간되었다가 별다른 인기를 얻지도 못한채 대여점 업주에게는 적자만을 선사한채 소리소문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단행본 중의 하나이다.

일단은 그림체가 굉장히 독특하다. 선의 굵고 가늠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힘없이 얄팍한 그림체하며, 동양인인지 서양인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이국적이면서 동양적으로 생긴 등장인물들이 그렇다. 스토리도 산만한 편이다. 일본시가지를 배경으로 시작된 사건에 두 남녀주인공이 얽혀들면서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나중에는 엄청난 거물들이 등장하지만 주인공에 비해서는 무게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존재들이다. 그리고 그동안의 중구난방 펼쳐졌던 이야기를 총알 한 방으로 간단하게 수습해버리는 허무하고도 약삭빠른 결말부분...

뭐라고 표현해야 할런지 모르겠다. 일반 독자들이 보기에는 엉성하게 만들어낸 함량미달의 액션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읽었다. 비록 전후반 이야기의 연결고리도 느슨하고 황당한 사건들만 펼쳐지지만 말이다. 일단 나름대로 재미있었으니까 크게 불만은 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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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온라인 서점은 과연 무엇인가
한기호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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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서점의 폐해와 잘못된 점들에 관해서 장황하게 역설하고 있다. 오프라인 서점들과 기존의 출판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듯한 책이다.

월마트가 미국 전지역의 방방곳곳에 들어서기 시작했을 때 위기의식을 느끼고 대형할인점의 폐해를 조목조목 짚어나가던 소매상들과 제조업자들의 주장을 보는듯하다.
책을 구입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야 당연히 유통과정을 단순화해서 책값을 저렴하게 책정하는 것이 좋겠지만 저자의 입장도 나름대로 일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동안 오프라인서점들과 기존의 출판사들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느냐고 묻고싶어진다. 책값이 내려가면 흥미위주의 얄팍한 책들만이 판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저렴한 책값은 소비자의 당연한 요구가 아니던가? 지금까지 오프라인업체들이 원거리배송에 관해서 신경을 쓴 적이 있으며, 독자들이 저렴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페이퍼북을 제대로 출간한 적이 있었던가? 아니면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공공도서관이 몇 개나 있는가?

아무리 합당하고 근거있는 항변이라 하더라도 이미 수십년에 걸쳐서 당하면서 살아온 독자들에게 곧이 들리리가 만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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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
필립 C.맥그로 지음, 박재현 옮김 / 상상북스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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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필립 맥그로씨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 고정출연하면서 미국의 유명인사가 되었다고 한다. 이 책 '내게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가 국내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는 '오프라 윈프리 쇼'를 볼 수 없기 때문이었을까?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하고도 감명깊었던 부분은 긍정적 사고에 관한 비판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만사가 OK라는 '자기권한부여'의식을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이 참으로 신선하고도 유용한 통찰력을 제시해준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불치의 암에 걸리건 간에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해서 팔다리가 잘려나가는 와중에 아무리 긍정적으로 밝게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질적으로는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물론 마음 속은 편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암을 낫게 해주고, 잃어버린 팔다리를 찾아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맞닥뜨리는 여러가지 사건과 불행들과 그에 대처해나갈 수 있는 전략에 관한 내용이다. 긍정적으로 현재의 불행을 받아들이고 앉아있지만 말고 각각의 전략에 맞게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내용의 주장을 세미나나 저자의 강연회를 통해서 접했다면 상당히 이해하기도 쉽고 유익했을텐데, 이 책은 너무나도 지루하게 서술되어 있다. 개인적인 취향이 아니기 때문인지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매우 힘들 정도로 지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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