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훔쳐보는 선생님 일기
문현식 지음, 홍윤표 그림 / 철수와영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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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게 읽었다.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 평소 아이들에 대한 생각, 아이들 일기 지도를 하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공감이 가는 부분이 참 많다. 많은 선생님들이 교단일기를 쓰고 계시거나 쓰신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

발령 받고 내가 처음 맡았던 아이들은 참 감당하기 힘들었다. 굳이 성향을 따져 본다면 활달, 명랑, 발랄, 정신없이 어수선함... 물론 모든 것이 서툴기만 한 담임 덕에 아이들이 더 제 자리를 찾지 못했겠지만, 나의 교직 생활에서 가장 큰 오점으로 기억되는 시간들이 있었다. 6월에 발령을 받았는데 당장 7월에 전 교사 수업 공개가 있었고 전 학교에서 참관하러 오신 많은 선생님들께서 각 교실을 돌며 참관 하셨다. 그 당시 우리 반 아이들 수업 중에 싸우는 일까지 벌어지고. 모든 것을 마치고, 선배가 "잘 했어요?"하고 묻는데 눈물이 주루룩 흘러 내렸다.

그 다음에 학년 배정을 받을 때 내가 처음 맡게 되는 아이들과 처음부터 제대로 된 시간을 가꾸고 싶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했던가? 나는 6학년을 지원했고, 아이들과 멋진 시간을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그 중에서 내가 선택한 한 가지가 교단일기였다. 머리가 제법 큰 6학년들에게 자발적으로 일기를 쓰게 하고 싶어서 나도 너희들처럼 일기장에 일기를 쓰고 너희에게 검사 맡을 테니 사인도 하고 한 마디 말도 적어주기 바란다고.

그렇게 해서 내 교단생활 보물 1호인 교단일기 공책이 한 권 탄생했다.

졸업 이후 해마다 찾아오던 아이들이 이제 성인이 되었다. 군대 간다고 친구들 모아 집으로 와서 가장 먼저 찾는 것이 그 때의 선생님 일기장이다. 어떤 친구들 때문에 선생님이 속 상한지도 적혀 있고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짚어 보면서 칭찬한 글들도 있고! 그 속에서 잊혀진 시간을 찾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교단일기라는 것은 참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느꼈다.

일기를 쓰기 싫어하는 초등학생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함께 졸업하는 일기쓰기!

아이들에게 일기쓰기를 이야기 할 때는 나의 첫 제자들이 지금껏 가지고 있는 일기장과 일기장과 함꼐 보관되어 있는 추억과 선생님 일기장을 이야기 한다.

엄마가 훔쳐보는 선생님 일기, 교사인 우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공감한다는 의미에서) 무척이나 특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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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느낌일까?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65
나카야마 치나츠 지음, 장지현 옮김, 와다 마코토 그림 / 보림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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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독서추진본부로부터 책을 선물 받았다. 물론 책 선물의 출발은 보림출판사지만.

아침독서추진본부와의 인연으로 책을 얻었고, 그리고 책에 소개된 지도안을 보며 그냥 나는 시큰둥했었다.

이런 거 우리 다 알고 있는데, 나도 아이들과 함께 해 보았는데... 하면서 말이다.

사실 작년에는 우리 반에 장애우가 있어서 장애인의 날 아이들과 함께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많은 활동을 하고 많은 느낌을 나누었다. 그 느낌들이 아이들의 마음에 얼마나 큰 변화를 일으켰는지 나는 모른다. 아이들은 느끼는 것 같았으나 그저 느끼는 척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우리가 건강하게 태어난 것은 몸이 불편한 이들의 손과 발,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이 되어주라는 뜻이라는 걸 강조하면서 여러 활동들을 마무리 지은 기억이 난다.

올해는 2학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우리 사이 짱'이라는 장애우를 다룬 만화영화를 보며 이야기 나눈 것 외에는 다른 활동을 해 보지 않았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처음 몇 페이지를 보면서 책의 느낌이 전혀 특별하지 않았다.

그런데 마지막 대목을 보면서 히로가 처한 상황이 이해가 되고 이게 그저그런 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눈을 감고 세상의 소리를 들어보고, 귀를 막고 좀 더 밝은 세상을 쳐다보고, 그리고 부모가 없는 것은 어떤 것일까 함께 생각해보고, 또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를 이야기 해보는 것,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비관을 이야기 하지 않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장애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도 지금까지의 책들과는 색다른 느낌이었다.

책 말미의 이야기가 책에 대한 느낌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 다른 이에게 권했더니 책의 대강을 살펴본다며 뒤에서부터 책을 주르르 넘긴다. '아~ 그렇게 보면 안 되는데... 이 책은 앞에서부터 읽어야 되는데... 그래야 더 큰 감동이 일어나는데..'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고 장애인의 날 때 해 보지 않았던 여러 활동들도 함께 하면서 생각해 보아야겠다. 히로처럼. 어떤 느낌일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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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도시락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19
재클린 윌슨 지음, 닉 샤랫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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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책이라면 어쩔줄 몰라하는 아이들이 있다. 얼마 전 어린이 서점에 갔을 때 책 한 질을 사고 여러 권의 책을 선물로 받았는데 아저씨는 남자아이들이라면 껌뻑 죽는다며 공룡책 10권짜리 한 세트를 선물로 주셨다. 4살인 우리 딸이 그 책을 들고 오면서 영어 공부하자고 그 책을 가지고 오면 우리는 공룡의 이름을 열심히 읽어 주어야 한다. 그러면 제법 어려운 발음들인데도 불구하고 잘도 따라한다. 그리곤 책을 보지 않고도 공룡 이름을 말하기도 한다. "****사우르스"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면 그런 공룡들이 정말 있었던가 하고 생각해 본다.

4학년 과학 시간 '화석을 찾아서' 라는 단원에서 공룡에 대해서 자세하게 공부하게 되어 있는데 공룡이라는 것이 그 이름이 너무나도 어려워서 몇 가지 이름밖에 기억하지 못하던 나도 자꾸 공룡 책을 사게 된다.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이 책 <공룡 도시락>도 나의 공룡에 대한 애정(?)으로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주인공은 다이나. 아빠랑 함께 사는 말썽꾸러기 소녀다.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행동도 곧잘 하고 학교에서도 말썽을 많이 부려 요주의 인물로 선생님의 적극적인 시선을 받고 있다. 모든 일이 지겹기만 한 바로 그 날은 박물관 견학 가는 날. 도시락을 싸 가지도 않았고 친구랑도 조금 다투어서 친구의 도시락도 먹을 수 없었던 다이나는 공룡 전시장에서 이구아노돈이 만들어 준 공룡 도시락을 먹게 된다. 늘 빨아대어 뾰족해진 자기 손톱처럼 그렇게 뾰족한 손톱을 가진 이구아노돈은 나뭇잎으로 만든 샌드위치, 데이지 꽃다발, 바삭거리는 나뭇가지 과자와 밝은 초록색의 공룡 주스를 만들어 주었다. 그걸 먹은 다이나에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침에 일어나 보니 이구아노돈처럼 커다란 몸집을 가진 다이나 공룡이 되어 있다. 지겹기만 하던 학교도 신나기만 하고 늘 다투던 친구들도 다이나를 좋아하게 되고.

아침에 깨어보니 다시 다이나로 돌아왔지만 손에는 여전히 공룡주스 한 병이 들려 있더라는 마무리!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게 금방 읽을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공룡 이름은 브론토사우루스, 티라노사우르스, 트리케라톱스, 그리고 이구아노돈. 공룡이 된 다이나가 풀들을 잘 먹었으니 이구아노돈은 초식 공룡이겠지?

그림 또한 만화같이 재미있다.

집에 있는 공룡책들을 총동원하여 공룡공부나 해 볼까?

그리고 나는 우리 아이랑 어떤 공룡이 되고 싶은가 이야기 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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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그림책은 내 친구 2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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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신나게 책을 읽어 주었습니다. 우리 아이 나이 이제 4살! 엄마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입니다.

책 제목은 앤서니 브라운의 <터널>

우리 반 아이들이랑 이 책을 함께 읽으면서 형제간에 서로 사이좋게 지내야겠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서로 너무나도 다른 동생과 오빠가 있었는데 엄마는 너무 싸우는 두 남매에게 나가서 점심까지 돌아오지 말라고 합니다. 둘 다 시큰둥해져서 오빠는 쓰레기장 있는 곳에서 공을 굴리고 있고 동생은 책을 읽습니다. 그러다 오빠가 터널 하나를 발견하고 그곳으로 들어가지요. 동생은 겁이 많은 성격인지라 들어가지 않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오빠를 찾으러 용기를 내어 터널을 지나갑니다. 터널은 컴컴하고 축축하고... 그리고 숲은 그 모습이 기이한 것이 조금 무서운 느낌을 줍니다. 무서움이 많은 동생은 '빨리, 빨리~'달려서 가지요. 한참을 가니 돌이 되어 굳어 있는 오빠가 있는 겁니다. 오빠를 뒤에서 끌어안자 오빠는 다시 사람이 되고 둘은 그 길을 걸어 다시 돌아와 집으로 옵니다. 둘 사이의 갈등은 자연스럽게 해결되었겠지요?

책을 다 읽은 후 우리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예인이도 예찬이가 돌이 되어 있으면 구해 주러 갈 거야?"

이 질문을 듣고 울 딸 그만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자기는 무서워서 그곳에 절대로 못 간다는 겁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난 엄마랑 같이 갈 거야."

책읽기에 너무 몰입하여 한 번씩 이런 장면이 연출되곤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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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적 - 글 없는 그림책
피터 콜링턴 지음, 문학동네 편집부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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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들과 함께 책 읽기를 즐겨하는 교사다.

우리 반 아이 하나가 <높이 더 높이>라는 학급문고의 책을 읽으면서

"선생님, 이 책 정말 이상해요. 글자가 하나도 없어요."그런다.

다른 아이 하나가 평소의 선생님이 한 말을 기억하면서

"그림을 읽어야지, 그림을! 선생님, <작은 기적>이라는 책도 있는데 그 책 진짜 감동적이예요."그런다.

그렇게 하여 나는 피터 콜링턴을 만나는 행운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과 함께 글 없는 그림책을 모아서 한 번 읽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검색을 하여 보니 여러 종류의 책이 나왔다.(<구름공항>, <눈사람 아저씨>, <왜?>, <높이 더 높이>, <이상한 자연사 박물관> 등) 다음에 사야 할 책 목록에 포함시켰다.

글자가 없는 책이 주는 감동!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고 나는 작은 충격-가슴 찌릿함을 느꼈다.

집에 들고 가서는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읽어 보라고 말한다.

모두들 그 그림 하나하나에 숨어 있는 의미를 생각하면서 그렇게 좋은 책임을 인정해 주었다. 우리 딸은 이 책의 제목이 작은 기적이 아니라 <감동적인 책>인 줄 알고 있다. 엄마가 책을 읽으면서 "너무 감동적이재?"하고 물었더니,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그렇게 묻는 소리를 옆에서 듣더니 나보고 감동적인 책 읽어 달란다.

노인을 눈바라에서 구해주고 집으로 데려다 준 동방박사 세 사람과 요셉과 목동과 성모 마리아. 그들은 다 역할이 다르다. 움푹 패인 바닥을 고쳐 준 사람은 목수인 요셉이고 동방박사 세 사람은 왕에게 바치려고 했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팔아서 할머니의 아코디언을 찾아주고 음식을 사서 요리를 해 주고 그리고 할머니의 금고에 돈도 채워 넣어 준다.

누구나가 즐거워해야 할 축제 같은 날 어디선가 굶주려 쓰러져 가는 우리 이웃들. 그들에게 우리는 어떤 모습을 베풀고 있을까? 우리 가족의 행복한 저녁을 위해 우리의 발걸음을 재축하느라 눈길을 주어야 할 곳을 그저 지나쳐 버리고 때로는 그들(구걸하는 자)의 게으름과 지저분함을 흉보지는 않았는지....

할머니는 아코디언을 연주하여 돈을 벌어서 배고픔을 달래보려 하지만 아무도 동전을 던져 주지 않는다. 너무나 배가 고파 분신과도 같은 아코디언을 팔아 허기를 해결하려 하지만 복면 쓴 강도에게 그 돈마저 모두 뺴앗?버린다. 성당앞을 지나는데 아까 그 강도가 성당의 구유 앞에 놓인 헌금함을 훔쳐 달아나는 것을 본 앞머니는 그 강도에게서 헌금함을 뺏어서 성당에 뛰어 들어와 문을 걸어 잠근다. 여기 저기 나뒹굴고 있는 조각상들을 바로 세우고 돌아서 눈기를 헤쳐 집으로 걸어 가던 중 배고픔과 추위에 쓰러지고 마는데. 아까 그 조각상들이 모두 나타나 할머니를 구해 주는 것이다.

작은 기적-그것은 사랑의 이야기였다.

얼마나 책이 좋았는지 우리 집에서는 작가의 다른 책도 사 보자고 의견일치를 보았고 책을 검색해보기까지 했다.

아이들도 나같은 기분을 느끼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들에게 이렇게 감동적인 글 한 편이 우리 가슴을 따뜻하게 해 줌을 생각하면서 더욱 독서 열심히 하자고 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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