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여름 1
에밀리 M. 댄포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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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여름 1, 에밀리 M 댄포스 지음, 송섬별 옮김, 다산책방, 2020.


어렸을 적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며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을 정도의 나이가 되면 어른다운 어른이 자동으로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시절 그 생각이 실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생물학적으로 어른으로 분류되는 나이가 된 이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인지 성인이 되어 읽는 청소년 성장 소설이 나의 청소년기를 소환할 뿐 만 아니라 소설 속 주인공의 성장기가 지금의 나에게도 반복되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

소설 <사라지지 않는 여름>의 주인공 캐머런은 자아를 찾아 여행하는 12살 소녀이다. 1989년 열 두 살 치고는 몹시도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고 있다고 여기던 소녀는 갑작스런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부모님이 사고를 당하던 시각 자신은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고 여자친구와 키스를 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히며 소설은 시작한다.


캐머런은 고아가 된 후 외할머니, 이모와 살게 되었고 부모님의 부재로 인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리움은 아빠가 만들어 준 인형의 집을 꾸미며 달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어려운 벽은 자신이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혼란스러움과 죄책감 그리고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사회적 시선에 따른 수치스러움을 오롯이 혼자 이겨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소설은 캐머런의 시선으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아가는 성장 과정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리고 있지만 소녀가 이겨내야 하는 현실은 결코 아름답지 만은 않다.


캐머런을 통해 내가 나 답게 산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마흔이 넘은 나지만 여전히 소설 속 주인공과 같이 나 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모호한 인생을 살아내고 있는 내가 보였다. 여전히 나를 찾는 여행 중인 나. 이 여행이 생을 마감하는 날 끝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자아를 찾아 여행 중인 모든 인격체를 존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캐머런을 만나 심심한 위로와 인정을 해주고 싶다.


나는 손을 뻗어 생명의 빵 배지를 떼어
뾰족한 핀을 접은 다음 내가 입은 청반바지 뒷주머니에 집어 넣었다.
인형의 집 다락에 붙이면 딱 좋을 것 같았다.
다음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정확히 왜 인지 몰라도
아마 평소 꾹꾹 눌러 놓았던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와서 인 것 같았다. (159~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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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9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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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현대지성, 2020.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는 구빈원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올리버 트위스트가 구빈원에서의 생활과 이후 이어진 도제 생활, 그리고 런던의 빈민가에서 소매치기 일당과 지내는 가운데 선량한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출생의 비밀을 밝혀내는 소설이다.


 

<올리버 트위스트>에는 올리버 트위스트 뿐만 아니라, 도둑과 장물아비, 소매치기, 매춘부 등 하층민들의 이야기를 중심에 놓고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찰스 디킨스는 서문에서 당시의 문학작품에서 하층민의 삶이 미화되거나 영웅적으로 그려지기 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도록 하기 위해 <올리버 트위스트>를 썼으며, ‘최상류층의 삶에서와 마찬가지로’, ‘밑바닥의 삶에서도덕적인 목적을 위한 소재를 얻고자 했다고 밝혔다.


 

비록 등장인물들의 언어가 귀에 거슬리기는 하겠지만,
왜 찌꺼기 같은 밑바닥 삶에서는,
적어도 거품과 크림 같은 최상류층의 삶에서와 마찬가지로,
도덕적인 목적을 위한 소재를 얻을 수 없는 것인지
아무런 이유도 찾지 못했다.(저자서문)


 

올리버 트위스트가 태어난 Workhouse는 우리말로 생활 능력이 없거나 가난한 사람들을 수용하여 구호하는 공적/사적인 시설’(표준국어대사전)을 뜻하는 구빈원으로 번역되지만, 이는 의미와 성격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인간의 존엄을 지켜주고,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직업 능력을 배양하는 시설이라기 보다는 생명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하는 대가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기관이라는 것이다. 당시에는 노동을 하지 않는 것을 죄악시하여, 고아나 부랑자들을 구빈원에 구금하여 노동을 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가혹한 노동조건과 부실한 음식과 수면시간 등으로 구빈원의 밖에서든, 안에서든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은 지켜질 수 없었다.


찰스 디킨스는 이러한 모습을 <올리버 트위스트>에서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구빈원과 귀족, 상류층의 인식들을 풍자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누렇게 변색된 낡은 무명옷을 입게 된 올리버 트위스트는
한순간에 계급이 결정되어 낙인찍혀 버렸다.
교구의 아이, 즉 구빈원의 고아로, 늘 배를 곯아 하릴없이
세파에 이리저리 시달리는 보잘것없는 존재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경멸받지만
아무런 동정도 받지 못하는 인생으로 말이다.(22)


 

이 이사회(구빈원)의 신사들은 아주 현명하고 깊은 철학을 지닌 분들로,
구빈원에 관심을 두게 되자 단번에 깨달은 사실이 있었다.(
)
가난한 사람들은 구빈원을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가난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구빈원은 공공오락을 제공하고
공짜 술집이자 1년 내내 아침, 점심, 저녁, 차를 얻어먹는 곳이니,
놀고먹기만 하고 일하지는 않는 벽돌과 회반죽으로 지은 낙원과도 같았다.(33)


 

이 광경을, 배 속에서는 고기와 술이 썩어나고
얼음 같은 피와 강철 같은 심장을 가진 철학자들이 좀 보았으면 싶다.
올리버 트위스트가 개도 거들떠보지 않을 진수성찬에 달라붙어
개걸스럽게 먹는 모습을 말이다.
허기로 잔뜩 독이 오른 올리버가 고기뼈를 갈기갈기 찌어내듯 뜯어먹는
끔찍한 탐욕의 광경을 직접 목도하면 그 감상이 어떠할까?
이보다 더 바라는 소원이 딱 하나 있다면
그 철학자도 똑 같은 음식을 올리버와 똑같이 탐욕스럽게 먹는 것이다.(59)


 

마누라 살려보겠다고 길에서 구걸을 했더니 날 감옥에 가두더군.
돌아와 보니 죽어가고 있었어.
내 심장에 있는 피가 다 말라버렸지.
그 놈들이 내 마누라를 굶겨 죽인 거야.
하느님이 이 모든 걸 다 지켜보셨어.
그 하느님 앞에 맹세하는데, 그놈들이 굶겨 죽였다!”(71~72)


 

부인이 너무 잘 먹인 탓이지요.
저 녀석의 처지에 전혀 맞지 않는 대접으로 인해 기운이 넘치게 된 겁니다.(
)
도대체 극빈자 놈들이 기운이 넘쳐서 뭐에 쓰겠어요.
그저 몸뚱어리나 부지하면 그만일 텐데.
저 녀석한테 죽이나 먹였으면 이런 일은 안 일어났을 겁니다.”(86)


 

<올리버 트위스트>는 성장 소설이기도 하지만, 당시 영국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비판하는 풍자소설이기도 하며, 선과 악의 대결 구도에서 선이 승리하고, 악은 반드시 패배하는 권선징악 스토리이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서로 얽히고 설키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건이 이어지고, 올리버 트위스트의 출생의 비밀과 관련된 조각들을 찾아가며 반전의 과정은 추리소설 같기도 하다. 글의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영국의 만화가 조지 크룩생크(1792~1878)의 삽화는 소설의 내용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장면을 이해하고 몰입하는데 도움이 된다.


 

찰스 디킨스가 당시 목도한 상류층의 위선과 하층민의 절박한 삶 속에서 인간 본성에 대한 물음은 시대를 넘어 현재에도 인간 본성에 대한 고민이 성숙되었는지 묻는 듯하다. 또한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수단으로써 노동이 유일한 해결책이 아닌 상황에서 노동을 전제로한 복지제공이 빈민 구제를 위한 유일한 혹은 유효한 수단인지 묻는 듯하다.


 

동네 가게에서 일하는 아이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길거리에서 노아를 보면
거지새끼처럼 불명예스러운 별명으로 불러대기 일쑤였다.(
)
이 고아는 가장 미천한 자조차도 손가락질하며 깔볼 수 있는 존재였다.
노아는 자기가 받은 모욕에 이자를 얹어서 실컷 되갚아주었다.(
)
과연 인간의 본성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가장 훌륭한 귀족에서부터 가장 비천한 자선학교 학생에 이르기까지
이 아름다운 본성은 아주 공평하게 나눠 갖고 있는 셈이니 말이다.(65)


 

만약 우리가 같은 종의 인간들을 억압하고 괴롭힐 때 단 한 번이라도,
인간의 잘못에 대한 어두운 증거들이 묵직한 먹구름처럼 느려도
반드시 하늘로 올라가 저승에서 복수의 비로
우리 머리 위에 쏟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또 우리가 단 한순간이라도 상상 속에서 어떤 권력이나 자만심으로도
없앨 수 없는 망자들의 깊은 증언을 듣는다면,
과연 나날이 이어지는 우리 일상에 상처와 불의, 고통과 비참함,
잔인함과 잘못이 비집고 들어설 자리가 있으랴!(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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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빗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웬디 우드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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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빗, 웬디 우드 지음, 김윤재 옮김, 다산북스, 2020.


매년 새해가 되면 어학공부,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체중을 위한 다이어트, 금주, 소식 등 건강한 식습관 등 좋은 생활 습관을 들이고자 다짐한다. 하지만 계획과 달리 기존의 일상으로 되돌아가 작심삼일로 끝나기 일쑤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작심삼일도 백 번하면 일년이라고 하지만, 백 번도 쉬운 건 아니다.


제대로 실행하지 못해 번번히 목표에 실패할 때마다 의지력 부족을 탓하게 된다. 실패하지 않는 확실한 방법이 목표를 세우지 않는 것이라고 하니, 새해 목표 등을 세우지 않으려 하지만, 목표 없는 삶에 대한 불안함을 떨치지 못하고 목표 실패 악순환(?)을 지속한다.


인간 행동 연구 전문가이자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웬디 우드는 <해빗>을 통해 우리가 이런 새해 목표를 습관화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이유가 의지력 부족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꾸준한 반복으로 습관이 되었다하더라도, 그 습관을 인식하는 의식의 영역에 지배를 받으면 다시금 습관이 해체되어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간다고 한다. 그래서 습관에 맞서 싸우지 말고, 우리가 숨을 쉽고, 식사를 의식하며 하지 않는 것처럼 습관도 의식하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상황과 마찰은 습관이 형성되는 길을 닦고,
신호는 엔진에 시동을 건다.
그리고 보상은 습관이라는 전차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연료를 공급한다.(195)


내성 착각(Introspection Illusion)’()
인지적 편형성을 가진 인간은 자신의 모든 행동이
의식적 자아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과대평가한다.(60)


습관은 시끄럽고 소모적이며 심지어 전투적인 논쟁에 뛰어드는 대신
즉시적이고 자동적으로 작동한다.
우리의 인생은 이미 습관에 많은 것을 의존하고 있다.
습관은 가장 단순하고 성실한 삶의 일부이며,
우리는 좀 더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42~43)


자신이 세운 첫 계획의 힘을 과도하게 믿는 학생일수록
외부의 도움을 신뢰하지 않는다.(
)
우리는 상황에 따라 행동하고 스스로를 평가하면서도
주변 상황의 영향력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
어떤 행동이 주변의 압박에 얼마나 크게 좌우되는지 우리는 깨닫지 못한다.(149~151)


<해빗>은 웬디 우드가 그간 연구한 습관의 특성과 형성과정에 대해 소개하며, 그간 잘못 알려진 습관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아준다. 또한 습관을 설계하는 5단계 법칙을 제시하고, 습관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웬디 우드는 실험을 통해 습관이 우리의 삶에서 평균적으로 43%에 이를 만큼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러면서 습관이 차지하는 영역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보다는 습관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58)하다고 이야기한다.



두 가지 실험에서 우리가 밝혀낸 사실은()
첫째, 우리 삶에서 습관에 지배되는 행동의 비율은 개인차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우리 삶에서 습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적으로 43퍼스트를 약간 넘는다.(56)


삶에서 습관이 전혀 없는 빈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루의 대부분은 서로 상충하는 습관과 습관이 옥신각신한 결과물이고,
이런 일은 우리 의식의 표면 아래에서 벌어진다.(221)


습관 형성을 위해서는 먼저 상황을 재배열하고, 그 상황의 추진력과 억제력이 부딪히는 마찰력을 활용해야 하며, 자신만의 신호를 포착하고, 보상을 행동에 내재화하고 이를 반복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습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기계발서들이 많아서 비슷비슷한 이야기로 들리기도 하지만, <해빗>에서 이야기하는 상황의 영향력과 이를 활용한 습관 설계 법칙은 다른 자기계발서에서는 다루지 않는 이야기로 신선했다. 또한 그간 습관화의 실패가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상황의 영향력을 무시한 결과라는 점도 깨닫게 되었다.


쿠르트 레빈은 모든 물질이 물리력에 지배당하듯,
인간의 행동 역시 특정한 에 영향을 받는다.(
)
추진력(Driving Force), 억제력(Restraining Force), 마찰력(Friction Force)
이 세가지 요소를 묶어 역장(Force Field)’ 이론으로 정리했다.(147~148)


좋은 표기법은 모든 불필요한 일로부터 뇌를 구원한다.
더 중요한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고,
우리는 그 덕분에 더 똑똑해진다.”
-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드(수학자, 철학자) (89)


우리가 좋은 습관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바로 이것이다.
늘 반복되는 일상을 습관화하면 우리는 인생의 다른 기회와 위기에
훨씬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습관은 우리가 삶에서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수학적 표기법인 셈이다.(89)


항공기 조종사들은 좋은 착륙을 좋은 접근이라고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좋은 회의는 좋은 준비의 결과물이죠.”
-
빌 게이츠(129)


나쁜 습관의 일종인 중독또한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며, ‘중독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의지력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이해와 마찰력을 이용하고 보상을 통한 내재화해야 극복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습관을 둘러싼 환경을 바꿔 의식적 자아가 해내지 못한 일을 성취해낸 것이다.
흡연하는 환경을 방해하면 흡연하는 습관도 방해받는다.
, 흡연이라는 습관의 폐해에 제대로 반격을 가하려면,
그 습관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중독에 맞서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 측면을 공략해 치고 들어가야 한다.(146)


새로운 목표를 방해하는 기존의 습관은 즉시 사라지는 게 아니다.
좋은 습관으로 향하는 의지가 시들해지는 순간
나쁜 습관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221)


좋은 습관은 예측 불가능한 스트레스의 시대에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줄 유일한 피난처다.
습관은 심리적 긴장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번성한다.
우리의 의지력과 인내심과 끈기와 결단력이
삶의 풍파에 휘둘리고 휘청거릴 때도 습관의 실행력은 오히려 촉진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습관 촉진이라고 명명한다.(260)


좋은 습관을 위해 우선 자신을 용서하고 상황을 평가해 삶을 쉽게 말라는 충고는 목표가 작심삼일로 끝나는 나에게 위로를 전해주며, 다시금 새로운 방법으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우선 자신을 용서한 다음,
당신이 살고 있는 상황을 평가하여 자신의 삶을 더 쉽게 만드는 일에 착수하라.
그렇게 하면 우리의 인생에는 좋은 습관만 굴러들어 올 것이다.(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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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
슛뚜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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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 슛뚜 지음, 상상출판, 2020.


<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는 여행과 사진, 글쓰기를 좋아하는 프리랜서 크리에이터 슛뚜가 4년 간 21개 도시를 여행하며 쓴 여행기를 묶어 낸 여행 에세이다.


여행했던 각 도시별로 감각적인 사진과 함께 낯선 일상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52가지 에피소드로 담겨있는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저자 슛뚜와 여행 동반자가 된 듯 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썩 좋지 않은 기분에 지레 짐작으로 방향을 잡아 걸었다.
온통 꽃밭이었다. 길을 헤매다 만난 곳에는 벤치가 있었다.
남자가 여자의 무릎에 고개를 대고 누워 있었고,
여자는 사랑스럽다는 듯 그의 머리카락을 만지고 있었다.
일순간 그들이 사는 그림 액자 속에 갑자기 빨려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좀 전에 일진이 사납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없었다면
보지 못했을 광경.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돌아서서 다시 걷는 나는 어느새 싱글벙글이었다.
이때부터 여행하다 길을 잃는 것에 기대를 품기 시작했다. (85)


특히 이 부분을 읽을 때에는 내가 그 광경을 마주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담담하게 써 내려간 여행에서의 낯선 일상 이야기와 그에 들어맞는 사진이 함께하며, 저자는 독자를 여행의 동반자로 매 순간 초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유명 관광지에서의 짜릿한 경험이나 그곳을 담아낸 멋진 사진 한 장 없이도 책에 나온 도시를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레 들게 만드는 건 오롯이 눈 앞에 현재의 것들에 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86) 깨달은 작가의 진솔함과 그 진솔함을 담아내고 있는 사진들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는 반문한다.
여행은 여유 있는 사람들만 갈 수 있는 거라고,
하지만 나는 오히려 여행함으로써 여유가 생긴다고 믿는다.
지갑의 여유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더 중요하니까. (313)


책을 다 읽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내가 보였다. 나이가 들수록 인생에 더하기를 잘 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매 순간 긴장의 끈을 스스로 잡고 있는 나에게 슛뚜처럼 일단 저지르고 보는 여행을 선물해 주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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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의 늑대 - '촉'과 '야성'으로 오늘을 점령한 파괴자들 늑대 시리즈 1
김영록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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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의 늑대, 김영록 지음, 쌤앤파커스, 2019.


<변종의 늑대>는 스타트업 생태학자이자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넥스트챌린지재단의 김영록 대표가 스타트업 현장에서의 10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현재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의 생태계와 기업가정신을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가 10여 년간 스타트업과 함께 일하고 관찰한 결과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사냥을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집요함이 늑대와 닮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냥 늑대가 아니라 이전 세대와는 다른 특징을 가진 기존에 쓰던 백신이 통하지 않는 돌연변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을 <변종의 늑대>라 지었다고 한다.


어느 순간 그들이 늑대처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늑대는 흔히 집단생활을 하는데, 단결력이 어느 동물 못지않게 대단하다.
또 한 번 사냥을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집요함도 있다.
누군가가 그들에게 위협을 가하면 더 사납게 대응하는 근성까지 갖추고 있다.
현장에서 본 스타트업들은 이런 늑대의 모습을 꼭 닮았다.
집단을 이뤄 서로 교감하고 정보를 나누고 발전하는 방향을 추구하지만,
성공적인 아이디어를 앞세워 기존의 기업들이 만들어놓은 질서를
여지없이 파괴해 버린다.(19)


지금의 세대는 공정성에 대한 이슈도 매우 민감하게 생각한다.()
호갱이 되고 싶지 않다.”()
내가 다니는 회사, 내가 만드는 서비스 역시 호갱을 유도해서는 안 된다라는
정의감으로 승화되고 있다.(44~45)


최근 창업하는 사람들 사이에 피봇이라는
매우 가볍고 발랄한 개념이 도입되었다.(
)
죽을 것 같이 힘들 때 곧바로 꾀돌이처럼 변신하여 이라흔 방식이다.
사업의 방향을 전환시킨다는 의미로,
스타트업이 선택할 수 있는 매우 유력한 생존 도구이기도 하다.(56)


<변종의 늑대>는 스타트업에 대한 정의와 이들이 주축이 된 창업 트렌드에 대해서 이야기로 시작한다. 현재 스타트업이라는 용어와 벤처기업이라는 용어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제도권에 흡수된벤처기업 보다는 스타트업이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을 뜻한다고 한다.


벤처기업이 되려면 이런 조건에 부합해야 하며,
정부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원래 벤처라는 말은 사업상의 모험이나 위험을 무릅쓰고
전진하다는 의미가 강하다.
그러나 이런 맥락에서 보면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을 뜻하기보다는
이미 제도권에 흡수된 기업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52)


그리고 이어서 해외 국가와 스타트업의 사례를 보여주고, ‘배달의 민족등 국내 토종 스타트업의 사례로 전해주며, 마지막으로 국내에서도 스타트업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한 여러 제언을 하고 있다. 국가, 사회, 기업, 학교의 시스템도 변화해야 하지만 개인과 가정의 인식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도 개인의 기업가정신을 기르기 위해 국가, 기업, 학교, 가정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가정신은 비단 창업과 기업의 영역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보다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인상적이었다.


핀란드 스타트업의 역사에서()
알토대학교는 교육기관계의 어벤져스, 혁신의 전진기지이다.()
알토대학의 강점은 학생들의 실무 훈련만이 아니다.
창업가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기업가정신도 배양한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사업 초반에 특히 실패할 일이 많기 마련이다.(..)
매년 1013일에는 실패의 날행사(에는) 교수, 학생, 창업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이 실패한 경험을 서로 나누는 것인데,
노키아의 명예 회장 요르마 올릴라 등 굵직한 창업가들도 대거 참여한다.(136~137)


스타트업의 생리를 알고,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여러 경험을 하다 보면,
단순히 돈을 버는 데 필요한 역량만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수많은 역량을 기르게 된다.(
)
스타트업을 하면서 가장 나 자신을 단단하게 해주는 역량()()
생존력이다.(205)


실패하는 청년들이 가진 공통적인 태도와 자세는 분명 존재한다.
가정이 행복한 이유는 천차만별이지만,
가정이 불행한 이유는 대개 비슷하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218)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아이디어’, ‘자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확신하건데,
창업의 성공을 좌지우지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이다.(230)


‘ ABF in Seoul 2018’ 미디어컨퍼런스에서 한 스타트업 대표()()
“(
블록체인) 사업을 해 나가는 데 있어서 변호사와 법률 검토 과정을 거쳤다.
그런데 100개 중에 90개를 하지 말아야 한단다.
공무원들에게 제재를 받은 것도 수없이 많다.
해서는 안 된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다.”(237)


글로벌 누적 투자 상위 100대 스타트업 중에서
30%
는 한국에서 사업을 할 수가 없고,
13
개는 제한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을 뿐이다.(237)


기업가정신은 미국 경제학자 슘페터가 최초로 정의한 것으로,
이를 피터 드러커가 더 체계적으로 만들어 주창한 개념(
)
주요한 특징은 기회 포착, 위험 감수, 혁신성, 가치 창출, 창의성’(266)


스타트업의 기업가정신은 개인의 부를 축적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 혹은 일상생활에서 체감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투지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개척자 정신이 결합된 것이라 생각된다.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변종의 늑대>를 통해 다시금 기업가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 같고,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스타트업에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수익성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해당 스타트업이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력을 고려하고, 투자자로서의 기업가정신도 되새겨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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