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방 - 내가 혼자가 아닌 그 곳
언니네 사람들 지음 / 갤리온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지난주 서울 형님댁에 가서 시아버지 제사를 마치고 자정이 다 되어 가는 시각에 전철을 탔다.
형님이 싸준 식혜에 동그랑땡에 깍두기까지 냄새가 폴폴 나는 묵직한 가방을 손에 들고,
잠이 들어 천근만근 무거운 아이는 남편이 안았다.

술냄새를 물씬 풍기는 중년의 여성 둘이 내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얼굴도 불콰했고 목소리도 높았다.
입을 열 때마다 소주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내 입에서도 자주 풍기는 냄새지만
맨정신에 맡으려니 좀 괴로웠다.
그들은 다른 승객은 안중에도 없는지 그날 술자리에서의 일을 떠들기 시작했다.
만화책에 코를 박고 있던 나의 뇌리를 스친 생각.

--내 또래 같은데, 저들은 결혼을 안했을까? 그러니 이 시간에 술을 마시고......

나는 좀전 나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 생각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니 중년여성은 이 시간까지 술 마시면 안되는겨? 로드무비, 니가 언제부터?!

참 별꼴이다.
사회적인 통념상 '적령기 혹은 적령기를 놓친 여성'으로 산 세월과 기혼으로 산 세월이 비슷한데
어느새 나는 철저하게 기혼여성 혹은 주부의 포지션에서 그들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너무 큰 목소리로 떠들어 내 새끼의 잠과 나의 독서를 방해받는 상황이  
좀  마음에 안 들었다 하더라도......
인간이 이렇게 간사할 수 있을까!

'언니네'라는 사이버 커뮤니티가 있다는 이야기는 얼마 전 어느 님의 페이퍼로 알았다.
'성적性的'으로 무진장 솔직하고 자유로운 이야기들이 오고간다는 것이다.
솔깃하여 한 번 꼭 방문해 봐야지 해놓고는 까맣게  잊어먹고 있다가
어제 오늘, 이렇게 책으로 먼저 접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야기의 수위와 내용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컸던 탓일까,
내게는 대부분 별로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집으로 침입한 강간범과의 사이에 있었던 일을 털어놓는 한 여성의 어조와 그 내용은
이상하게 깊숙이 내 마음속으로 파고들었지만.
그런데 대부분 섹스, 성 정체성, 나쁜 남자들,  이 땅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성性과 관련하여
언니네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 자기만의 방을 가지라는 얘기 등
지난 5년간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글들을 묶은 거라는데 여성잡지 특집기사를 읽는 정도의
감흥밖에 없었으니......

나는  잘난체하는 남자들이 얼마나 엉터리고 가소로운 족속인지 잘 알고 있고,
여성이 비혼으로 사노라면 얼마나 피곤하고 열불 나는 일이 많이 생기는지
주르르 꿰고 있을 뿐 아니라,  딴에는 솔직하겠다고 섹스에 대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면 면전에서는 칭찬을, 돌아서면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는다는 것도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 모든 걸 짐작하고 있는 여성이든, 세상과 사랑에 대해 아직 환상을 품고 있는 여성이든,
자신의 현재진행형 연애에 대해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것.
어쩌면 이 남자는 진짜고 내가 기다려온 일생의 사랑인지 모른다는 미련과 기대.
그래놓곤 그 사랑이 깨어지고 난 후에는 또 이렇게 탄식하는 것이다.

--어째서 저 새끼는 예외라고 생각했던 걸까?(92쪽)

좀 의아했던 건 남자와 잘 때 좋기는커녕 괴로워 죽겠는데도 즐거운 척 연기를 했던 건
상대남성에 대한 배려의 차원도 있겠지만 자신의 미숙함이나 실수도 분명 있는 것일진대
몽땅 상대 남성에게만  죄를 뒤집어 씌운다는 것.

그리고 참다못해 무능하고 불성실한 남편과 이혼을 결심한 어느 여성이
시어머니의 집을 팔아서 반을 위자료로 받아야겠다고 결심하는 부분.
(부모나 시부모는 봉인가?!)

내가 모르는 무슨 사정이 또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함과 당당함을 지향하는 여성의
생각과 발언으로는 좀 걸리는 부분이 군데군데 보였다.

전철 속의 여성들이 큰 목소리로 떠든다는 이유로 그들을 잠시 얕잡아봤던 것처럼,
그동안 내가 변한 것일까?  10년도 안 되는 세월을 아줌마로 살면서?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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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6-04-1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컥... 읽지 마라구요...농담=3=3=3

바람돌이 2006-04-12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나라에서는 여자로 산다는 것 자체가 피곤하고 늘 무언가와 싸워야 하는 일이지만 그런 자각이 또 나와 내 주변의 삶을 좀더 나아지게 하는 거겠지요. 그런데 그 켭켭이 쌓인 여성으로서의 자각과 피해의식이 가끔이지만 오히려 올바른 사고를 방해하는 내 안의 또하나의 벽이 되는걸 볼때도 있네요. 이래 저래 여자로 사는거 참 힘듭니다.

로드무비 2006-04-12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님이 이 책 읽고 리뷰 쓰시면 좋겠어요.
저보다 훨 잘 쓰실 것 같아요.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산책님, 특히 남성들 한 번 꼭 읽어볼 만합니다.
제가 인생을 너무 험난하게 살아서인지(ㅋㅋ) 기대에는 좀
못 미친다는 뜻이었고요.^^

Mephistopheles 2006-04-12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철속의 그 중년 여인네들이 그 시간에 술을 먹는 건 잘못된것이 아니라고 생각되는데요..공공장소에서 남에게 해가 될 정도로 떠들었다면 그건 잘못된 거겠죠..^^
그 사람이 남자건..여자건..애건..어른이건 간에요..
남자가..한번 꼭 읽어볼 만하다고 하시니 또다시 보관함으로 골인 하는군요..
로드무비님은 삐끼삼총사의 두목인 찰리삐끼랍니다.=3=3=3

부리 2006-04-12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비님이 변한 게 아니라, 책 내용이 설득력이 떨어진 게 아닌가 싶네요. 저는 한번 읽어볼 필요가 있겠지만요^^

로드무비 2006-04-12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그런 면도 조금 있겠죠?^^

메피스토님, 그러니까요. 저도 예전에 술퍼느라 날밤을 새고 다녔으면서.....
제가 평소 저를 욕하는 게 그런 점 때문입니다.
그리고, 삐끼든 뭐든 두목이라니 좋기만 하네요. 호호~

플레져 2006-04-12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싫은데! 로드무비님, 저두요, 저두요!

로드무비 2006-04-12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님은 절대 그럴 리가 없을 듯한데!
아무튼, 우리 함께 노력하자고요. 내가 싫은 사람이 되지 않도록.^^

nada 2006-04-12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예전에 제가 들었던 말이 생각나네요. "넌 정말 이게 모두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니?" 지금은 정말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 말해주고 싶어도 말해줄 수가 없네요.

로드무비 2006-04-13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auliflower님, 지나간 건 지나간 거죠.
저도 그런 말이 있어요. 전해 줄 수 없는......
그러려니 합니다.

왓 감사님, 원하시면 이 책 보내드릴 수도 있는데.....

치니 2006-04-13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읽어봐서 모르겠지만,
마지막 부분에 성감 연기랑 시부모 위자료 부분에 대한 로드무비님 의견에 공감입니다.
내가 하는 것은 당당하게 주장가능한 것이고, 상대가 하는 것은 권력에 의지한 주장이라고 밀어부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로드무비님이 변해서 그런건 아닌거 같아요. ^-^

2006-04-13 1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4-14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책님, 저도 그분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동상제막식날의 연설은 정말 찌르르했어요.
그리고 며칠 후 돌아가셨잖아요.
덕분에 정말 좋은 분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씀해 주신 책들을 그러면 이 기회에 장만해 볼까요?
고맙습니다.
줄지어 기다리는 일 하나하나 지혜롭게 잘 해결하실 거예요.^^*


치니님, 그렇죠. 이상한 건 이상한 거예요.
제가 늙어서 변한 게 아니라.ㅎㅎ
곰곰 생각해 보면 우리가 어리광이나 또다른 종류의 횡포를
부리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왓, 또 감사!님
얼굴도 마음도 그리 어여쁘셔서.^^


2006-04-17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4-17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페라님, 두통은 좀 나으셨는지요?
가끔은 좀 불성실해지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공부에도요.
ㅎㅎ 건강 해치실까봐 걱정이 되어서 하는 말이죠.
그리고 기뻐하시는 기색에 덩달아 마음이 즐겁습니다.^^

icaru 2006-05-17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로드무비 님 서재에서 언니네와~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리뷰 보고, 책까지 꼴인 해서 읽었거든요. 음, 로드무비 님처럼 저도, 집으로 침입한 강간범과의 사이에 있었던 일을 털어놓는 한 여성의 이야기가 젤 인상 깊었거든요.. 영화 오아시스를 보면서, 감동적이긴 한데... 이상하게 불편한 부분이 있었거든요.. 근데... 이 여성분 이야기를 통해서 실마리를 얻은 기분이었달까. 정말 글을 잘 썼더라고요, 그죠?
 



닷새 전  화분에 씨앗을 심었는데 오늘 아침 보니 무거운 흙을 밀어올리고
연두색 싹이 올라왔습니다.

얌전하게 올라온 것이 아니라 천둥처럼 흙을 쑤욱 밀치고 올라왔습니다.
저렇게 어리고 연한 이 말입니다.

너무 신기합니다.

 


자고 일어나 기쁜 소식을 접하고 어리둥절한 마이 도러.
사진촬영을 위해 까치둥우리 머리를 급히 묶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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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4-12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다... 0.2초간 자장면으로 보였습니다.
알 수 없는 뇌의 신비... ㅎㅎㅎ

로드무비 2006-04-12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배고프십니껴?^^

urblue 2006-04-12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자장면이라구요..? ㅋㅋ
세수 안 해도, 자다 막 일어나도 이쁩니다. 아시면서 뭘. ^^
어제 장바구니가 무거워서 화분 못 샀어요. 흑흑. 오늘은 꼭!

조선인 2006-04-12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는 머리통이 정말 이쁜가봐요. 그냥 쓱쓱 묶어지는 걸 보면. 부럽부럽.
(오늘 아침 딸래미 머리 묶어주는데 장장 20분을 소요하여 지각했답니다. 흑)

로드무비 2006-04-12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면서도 확인받고 싶은 거이 에미 마음입니다.ㅎㅎ
블루님, 신기하죠?
오늘은 꼭 사시길.^^

로드무비 2006-04-12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머리 묶는 데 1분도 안 걸립니다.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줄창 고수하는 헤어스타일입니다.
그런데 지금 마로 머리숱 많다고 자랑하시는 거죠?=3=3

ceylontea 2006-04-12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백일홍보다 로드무비님의 마이도러가 더 반갑고 예뻐요... 히....

sudan 2006-04-12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콩나물 올린 짜장면으로 보였는데, 이렇게 댓글 달면 쪽 팔리니까 주하양 예쁘다고 해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라주미힌님 동지.

mong 2006-04-12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찰일기를 로드무비님이 쓰시네요
더불어 주하 일기도 ^^

에로이카 2006-04-12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카추카... 정말 신기하네요... 주하에게도 좋은 경험이었기를 바랍니다. 근데.. 어째... 엄마가 더 신난 거 같네요..

진주 2006-04-12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신기해라. 벌써 싹이 돋았구나!
관찰일기 카테고리라도 하나 더 열어야 하는 건 아닌지 몰라요? 이렇게들 좋아하시니 ㅎㅎ

sooninara 2006-04-12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 입술이 졸리같아요. 섹쉬^^
저도 화분에 심을 씨가 있는데..이렇게 게으름 부리다가 봄이 다 가버리겠어요.

반딧불,, 2006-04-12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왜 나는 주하랑 싹은 안보고 뒷편에 열린 서랍장이 이렇게 반가울까요?
정말 동지여요. 저도 아침에 저렇게 정신없는데..ㅎㅎㅎ
주하야! 잘 지내지??(여전히 어여쁘구나.)

로드무비 2006-04-12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카메라를 급히 꺼내고 서랍을 못 닫았습니다요.
아이 학교 보내는 아침엔 정말 난리도 아니지요.
그 와중에 사진까지 찍었으니...ㅎㅎ

수니나라님, 안젤리나 졸리 같다고요? 어머 정말?!
그리고 님 얼굴만 들여다보고 있지 마시고 오늘 당장 심으시랑게요.=3=3

진주님, 꽃이 피면 사진 찍어 올릴게요.
관찰일기요?
ㅎㅎ 누가 하라고 하믄 지는 몬합니더.^^

caco님, 맞습니다. 제가 더 신이 났습니다.
마이 도러도 무지 좋아했어요. 표정은 저렇지만.....^^

mong님, 다 기록으로 남겨서 나중에 마이 도러에게
효도를 강요할 생각입니다.^^

수단님, 리뷰 올리고 나서 이 페이퍼를 보니 정말 자장면 사진 같더군요.ㅎㅎ
착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실론티님, 저도 생각난 김에 님 방에 가서
지현이 얼굴 좀 보고 왔습니다.^^

2006-04-12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4-12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모로 소문이 자자한 분은 속삭이신 님이 아니신가요?
마이 도러를 처음 보셨나 봅니다요.
보시니 어때요? 정말 예뻐요?^^


조선인 2006-04-12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 아빠와 달리 친할머니 닮아 마로가 머리숱은 좀 있는 편이에요. 하지만 문제는 가르마가 절 닮아서 비뚤어진 데다가 제가 워낙 솜씨가 없어서. 흑. 머리 묶는 법 가르쳐주는 학원 있으면 다니고 싶어요. 엉엉엉.

숨은아이 2006-04-12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쑤욱 밀쳤단 말이지요.
(조선인님, 저는 머리 땋는 법도 다 까먹었어요. 흑흑.)

플레져 2006-04-12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무늬 티셔츠 입고 새싹 화분들고 서있는 주하~!
무럭무럭 자라거라! ^^

로드무비 2006-04-12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밑은 내복 바람입니다.ㅎㅎ
주하가 땅꼬마라 반에서 1번입니다.
무럭무럭 자라라는 기도 좀 자주!^^

숨은아이님, 흙덩어리를 밀어올렸어요. 보이시죠?
(저는 머리를 땋아본 적도 없답니다.)

조선인님, 짧은 단발로 바꿔 주고 싶은데
저 머리만 고집하네요.
마로 머리숱은 정말 탐스러워요.
게다가 얼마나 찰랑거리는지......^^

싸이런스 2006-04-12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간 짜장면으로 보였다는 ㅠ.ㅠ

로드무비 2006-04-12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런스님, 짜파게티라도 몇 개 보내드릴까요?(진심)

라주미힌 2006-04-12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자장면으로 본 분들.. 비주류는 아니군요~!
하얀 그릇 위에 검은 자장.. 오이 송송...

날개 2006-04-12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장면 얘기가 하도 많아서 올라가 다시 사진을 봤습니다..^^
제 눈에는 이쁘기만 한 싹이구만요....ㅎㅎ (주하처럼~^^)

sandcat 2006-04-12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의 잔머리칼처럼 이쁘군요.
저게 자라날까요, 쑤욱?
믿기지 않아요.

nada 2006-04-12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이다..나만 그런 건 아니었어...(저도 짜장면으로 봤거든요.^^)

sudan 2006-04-12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자세히 보시면, 자장면파와 짜장면파가 있는데요? 자장면파가 주류. 짜장면파는 비주류.
국립국어연구원에서 일주간 교육을 받은 적 있는데요. 방송국 앵커출신의 교수님께서 한 말씀 하시길. "자장면으로 쓰고 짜장면으로 읽으세요."

로드무비 2006-04-13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님, 히히~ 너무 웃겨요.
자장면이라고 쓸 때, 얼마나 괴로운지 아세요?ㅎㅎ

cauliflower님, 짜장면으로도 보였고, 하나 추가하자면
시루떡으로도 보였어요.^^

샌드캣님, 잔머리털이라면 가온이죠!
저도 믿기지 않는 사실인데, 세상으나, 흙덩이를 쑥 밀치고
올라왔더라니까요.
꽃은 또 어떤 모습으로 피어날지......^^

날개님, 이 페이퍼를 본 시간에 님은 배가 고프지 않았던 게 분명해요.^^

라주미힌님, 수단님 말씀 들으셨어요오?^^

치유 2006-04-13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휴..귀여워라...저 동그란 눈...
꽃씨 심어서 저렇게 싹 올리기가 쉽지 않던데..축하해요.

로드무비 2006-04-14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씨앗새싹인가 하는 것에도 호기심이 생겼어요.^^
 

토요일 오후,  꽤 긴 시간의 외출을 끝내고 마이 도러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
꽃집이 문득 눈에 띄었다.
아이의 학교 숙제를 알리는 공문에 '화분에 씨앗 심기'가 있던 것이 생각났다.
물을 주고 잘 키워 나중에 학교에서 가져오라고 하면 검사 받으라는......

씨앗을 사서 조그만 화분에 직접 심고, 싹이 나고 자라는 과정을 관찰일기로 적으라는 것이었는데
그때 너무 피곤해서 그랬는지, 흙은 어디서 퍼올 것이며, 화분도 없고, 갑자기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이의 손을 막무가내로 잡아끌어 꽃집 안으로.

앞치마를 두른 권태로운 표정의 여인이 가게 문에 달린 종이 울리자 어디선가 나타났다.
나같이 게으른 학부모가 더러 있는지 화분에 씨앗을 심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장갑을 낀다. 작업 준비!
그리하여 우리 모녀가 하나씩 고른 건 패랭이꽃과 백일홍.
혹시 화분 하나가 잘못될 경우를 생각하여 두 개를 골랐다.

큰 화분 속의 시커먼 흙을 모종삽으로 퍼서 작은 화분에 3분의 2쯤 담고 씨앗 봉지를 끌렀다.
그리고  씨앗을  각각 심고 그 위에 다시 흙을 조금 덮고.
백일홍 씨앗이 패랭이꽃 씨알보다 훨씬 크다는 친절한 설명까지.(혹시 그 반댄가? 벌써 까먹다니!)

씨앗봉지의 꽃 이름을 가위로 잘라서 헷갈리지 않게 각각 화분의 흙 위에 올려주는 배려가 고마웠다.
얼마냐고 물으니 두 개 합해서 2,600원.
씨앗에, 화분에, 흙에, 그 수고에, 내가 생각할 때는 말도 안되는 금액이었다.

자동반사적으로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아놓은 프리지아 두 다발을 빼들었다.

그날 산 프리지아가 조금 전 꽃망울을 터뜨렸다.
꽃을 보고 있자니 문득 뜬금없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프로는 자기 노동의 가치를 '세상 돈'으로 환산하지 않는다.

패랭이꽃과 백일홍은 일주일 혹은 열흘쯤 뒤 싹을 내밀 것이라 한다.
분무기로 매일아침 조심조심 물을 주는 일은 아이에게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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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4-10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난주말 탐스런 데이지 한화분을 500원 강렬한 빨간 미니시크라멘을 1500원 커다랗고 소담스런 아네모네 두대( 빨강, 보라) 를 5,000원에 사고 속으로 너무 싸다! 생각했더랬어요. 오늘 아침 데이지가 다 풀이 죽어 있어, 좀 불안하긴 합니다만, 아네모네 빨간 봉우리는 이제 피기 시작했고, 시크라멘도 새로운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하더군요. 덕분에 왠일로 봄 타고 있습니다.

하이드 2006-04-10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은 10분후에 사진 올라오면 ~ ^^

로드무비 2006-04-10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그날 화분 구경 잘하고 입 닦아서 미안해요.ㅎㅎ
프리지아 사진 올렸습니다.
사진 찍어 뒤늦게 올리는데 5분이 안 걸리네요? 호호~

urblue 2006-04-10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이드님 페이퍼 보고서 저도 조그만 화분을 사 볼까 했는데, 로드무비님도 옆구리를 찌르시는군요. 좋아, 오늘 퇴근길에 삽니다. ^^

하이드 2006-04-10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뻐라~ 프리지아가 저렇게 노란색이었군요, 저렇게 탐스러웠군요 ^^
화병은 워낙에 물방울이 들어가 있는건가요? 화병도 이뻐요.

로드무비 2006-04-10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미워요.
오전에 올린 황사바람 페이퍼를 모른체하시다니! 흥=3

그리고 물 주는 것 빼먹어도, 끄떡없는 아이들로 고르세요.=3=3=3

로드무비 2006-04-10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봄에는 가볍게 프리지아를 몇 번 사는 편인데
저렇게 이쁘게 꽃필 껀 뭘까요?
물방울 화병은 2001 아울렛에서 2천 원인가 주고 산 플라스틱인데
실용적이에요. 잘 안 깨어지니...^^

urblue 2006-04-10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황사바람 페이퍼요? 끙... 찾아봐야겠다...=3=3

urblue 2006-04-10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가 없네요?

mong 2006-04-10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올라오면 댓글 단다고 하구선 한시간이
훌쩍 넘어갔네요...아아-느무 열심히 일하는거 같아요 ㅎㅎ
제가 좋아라 하는 노란색 종류랍니다~

sudan 2006-04-10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사바람 페이퍼는 못 봤구요. 심난한 표정의 주하양(예뻐요. ^^;;)이 매립지 반대 피켓 든 사진이랑 김밥 먹으면서 신나하는 사진이랑 그런 건 봤는데. 오늘 아침에요.
근데 다시 찾아보니 없는데요?(모른 척 하면 없어지는구나..)

ceylontea 2006-04-10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예쁘다.. 저도 지현이랑 프리지아 한단 사러 가고 싶어요. 제가 사들고 가도 되지만, 지현이가 꽃 사는 것을 좋아합니다.. ^^ (근데 언제 사러 가나...--;;)

플레져 2006-04-10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방울이 있는 꽃병이구나... 넘 이쁘다.
프리지아 향도 참 좋잖아요.
요새 프리지아 엄청 많던데. 나도 한다발!

nada 2006-04-10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노동의 가치를 목숨 걸고 돈으로 환산하는데... 프로가 못 되나 봅니다..큭. 도러에게 선어브비치도 가르쳐 주시고, 귀찮으면 귀찮다고 하시고.. 로드무비님은 쿨한 맘 같으셔요.^^

진주 2006-04-10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조금 더 있어 보세요!
흙 위로 빼꼼히 연두빛 새싹이 돋아 날 것이고,
주하의 커다란 눈망울이 떡잎이 벌어질 때 얼마나 더 동그래질지!
2600원으로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일을 하신 겁니다^______^

로드무비 2006-04-10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아아, 기대됩니다.^^

cauliflower님, 아까 잠시 그런 생각이 든 거고요, 저도 돈으로 환산합니다.
그리고 짱구를 굴려본 결과 그나마 솔직하게 대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제일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희미한 기대로 그렇게 움직이고 있슴다.^^

플레져님, 뭔들 플레져님이 들면 안 어울리겠습니까!^^

실론티님, 지현이가 프리지아 든 모습 생각하니 절로 눈이 감깁니다.^^

수단님, 올릴까 말까 망설이다 올린 페이퍼였고,
두 시간만 두리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별로 눈여겨 보시지 않더군요.
그래서 잽싸게 포스트잇을 뗐답니다.
그런데 흥=3 보시고선 모른체하다니! ^^

mong님, 뭔 일이 그렇게 바쁘셔요?
노란색, 지금 서재 이미지도 그렇고 몽님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블루님, 수단님께 하는 말 들으셨죠?^^


국경을넘어 2006-04-10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나도 함 해봐야지

니르바나 2006-04-10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예쁜 꽃 피우셨네요.
프리지아 하고 작은 소리로 불러봅니다.^^

인터라겐 2006-04-10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향이 여기까지 퍼져 옵니다.. 전 양재동 꽃시장가서 치자꽃을 사올 예정입니다.. 항상 봄이면 치자꽃향이 동네에 진하게 퍼질 정도로 예쁘게 폈는데 작년에 얼어 죽었거든요.. 하얀 치자꽃이 로드무비님과 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에로이카 2006-04-10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프리지아 화병이 있던 자리에는 원래 뭐가 있었나요? 그냥 궁금합니다.
화분에 싹이 나면 사진 올려주세요. 따님이 싹이 나는 것을 많이 기다리겠네요. ^^ 기다림과 정성이 예쁜 결실을 맺기를 저도 바랍니다.

Mephistopheles 2006-04-11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은 참 묘해요 기분나쁘고 짜증나다가도 그냥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해도 어느정도 회복이 되니 말입니다..^^

치유 2006-04-11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지리아 향이 여기까지 난듯 해요..아이가 새싹 나길 기다리며 들여다 보는 모습이 눈에 아른...이쁘게 잘 올라와서 아이가 행복하길..

로드무비 2006-04-12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오늘 아침 벌써 싹이 올라왔어요.
아침 먹고 사진 올릴게요.^^

메피스토님, 꽃을 바라보면 뭔가 위로받는 느낌.^^

caco님, 분홍색 돼지저금통이 있었던가?ㅎㅎ
화분에 싹이 났습니다.
좀 있다 보여드릴게요.
마이 도러도 우정출연. 기대하시라!ㅎㅎ

인터라겐님, 치자꽃 향기는 정말 죽이죠?
그런데 하얀 치자꽃과 저는 너무 거리가 먼 것 같은데.
후박나무 잎 정도라면 모를까.ㅎㅎ

새벽별님, 저도 오래가는 꽃 좋아합니다.
음식은 첫째, 양이 많은 것.ㅎㅎ
(님도 그러시죠? 다 앱니다.)

니르바나님, 님이 부르시는 소리에 나머지 꽃봉오리도
꽃망울을 활짝 터뜨렸습니다.^^

폐인촌님, 뭘요? 꽃집 경영을?ㅎㅎ
님과 꽃 너무 잘 어울립니다.^^

 

--  을사조약 체결에 반대한 대신은  한규설(참정), 민영기 (탁지부)  두 사람뿐이었다.
찬성한 자는 박제순(외부), 이지용(내부), 이근택(군부), 이완용(학부), 권중현(농상부)이었다.
이 다섯 사람이 그 유명한 을사오적이다.

                                                  -- <진리의 사람 다석 류영모>   박영호 지음, 두레 刊,  116쪽

 

내가  많이 부실한 인간이어선지, 학창 시절 국사 시간에 '을사오적'은 달달 외웠던 생각이 나는데
을사조약 체결에 반대한 의로운 두 대신의 이름은  시험용으로 잠시 외우고
무심히 그냥 지나쳤던 것 같다.
한규설, 민영기라는 이름이 호감이 가는 쪽 인물로 희미하게 머리에 입력은 돼 있는데,
그들이 을사조약 체결에 반대한 두 대신인 것은 지금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알게 되었으니.

얼굴이 붉어지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가, 하는 궁금증이 밀려든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확인으로 위로를 구하자는 속셈인가?

생각해 보면 이렇게 구멍 숭숭 뚫린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을사오적'이 누군지 달달 외우기 전에 두 의로운 대신의 이름을 먼저 외우고 칭송하는  것이 옳았다.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그러고 보면 눈 뻔히 뜨고 놓치고 있는 것들이 도대체 얼마나 많은지......

그의  글을 어디서 한 편 읽고 감동한 나머지 김교신 전집을 구하고 싶어서 출판사에 전화를 해대던
때가  있었는데  십몇 년의 세월 후에 이 책에서 그 이름을 다시 만난다.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1890년생인 다석 류영모,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하나도 낡거나 버릴 생각이 없다.
'아무리 그라도 시대가 시대인만큼  여성에 대한, 혹은 가부장적인 생각은 어쩔 수 없었겠지!',
하고 마음 한구석  비틀린 기대와 의심을 버리지 못하고  읽고 있는데,  과연 어떻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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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6-04-09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맞습니다.
정작 기억하고 외워야 할 이름들은 잊혀지고 말소되는 경우가 많죠.
특히 무명의 애국자들, 열사들, 그냥 착하고 의로운 사람들은 더 그렇구요.

mong 2006-04-09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그러네요
반성반성 lol

조선인 2006-04-09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규설, 민영기, 저도 따라 외어봅니다.

릴케 현상 2006-04-09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암기 반대=3=3=3
갑자기 암기사항이 아니라 숙지사항이라고 하는 군대 생각이...

로드무비 2006-04-09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규설, 민영기 두 분 이름도 분위기 있죠?('')(..)
벌써 입력하셔 놓고 딴청은.^^

nada 2006-04-09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만 그러신 건 분명 아닌 듯합니다. 저는 착한 사람쪽 인물이었다는 기억조차 없는 걸요.ㅋ 여성에 대한 생각은 역시 어쩔 수 없었을 거라고 보는데.. 결과가 궁금하네요. 과거의 소위 깨였다고 하는 사람들은 여성을 남성의 그늘 아래 두는 걸 종속이 아니라, 그녀들을 위한 휴머니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충돌이나 가책 없이 그런 태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로드무비 2006-04-09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auliflower님, 저렇게 썼지만 저도 뭐 아주 희미한 느낌 정도예요.
'여성에 대한 태도'가, '괜찮은 옛날 남성'의 마지막 관문인 셈인데
그걸 통과한 분이 드물었죠?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습니다.^^

혜덕화 2006-04-09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석 강의를 사 놓고는 성경을 읽느라 아직 침대 머리맡에만 두고 있습니다. 님의 글을 읽으니 빨리 읽고 싶어지네요.

2006-04-09 1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국경을넘어 2006-04-09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영기가 나오는 군요. 민영환, 민영기 구역질나는 민비 집안 사람들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여흥 민씨 집안 사람들에게 억한 감정은 없지만, 당시 민비 패거리들이 나라를 말어먹은 생각을 하면 정말 열 받습니다. 민영기는 탐관오리로서 독립협회의 집중적 비판으로 한때 실각하고, 민영환은 동학농민전쟁 당시 탐관오리의 전형으로서 농민들에게 이름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인물이죠. 을사조약에 반대한 건 잘한 것이나 강제합병 이후 한규설은 제대로 살았지만 민영기는 남작의 작위를 받고 버젓이 떵떵거리며 살았죠.

국경을넘어 2006-04-09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영모에 심취하셨군요^^ 도올 김용옥도 이 양반 강의를 제대로 듣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할 정도니. 다빈치코드 가지고 한기총 사람들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다석 좀 본받으시지...

반딧불,, 2006-04-09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한규설어른만 외우면 되는군요. 외움^^

조선인 2006-04-09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님, 한 수 더 가르쳐주시는군요. 고마워요. *^^*

로드무비 2006-04-09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너무 고맙죠?^^

반딧불님, 그러면 되겠네요.^^

폐인촌님, 이런 분을 왜 몰랐지? 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민영기, 으아. 그런 스토리가 있군요.
어쩐지 저의 무식을 폭로하는 페이퍼가 될 것 같더라니.
헤헤, 우짜겠습니까. 폐인촌님 같은 분들이 가르쳐주시니
쪼매 나아지겠지요. ^^

속삭이신 님, 얼굴이 뜨뜻.
고맙습니다.^^

혜덕화님, 이상하게 며칠 전부터 이 책이 자꾸 저를 부르더라고요.^^

국경을넘어 2006-04-10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제가 너무 주름을 잡았나 봅니다.-.-;; 다석의 책은 저도 몇 권 사 놓고 제대로 다 못 읽고 있는 데 아무쪼록 잘 읽으셔서 좋은 리뷰 올려주세용 ^^

로드무비 2006-04-10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님,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 있으면 사정없이
바로잡아 가르쳐 주세요.
주름을 잡으시긴요,
귀엽게 조금 잡으셨나?
오늘 아침엔 이 책에서 여준, 윤기섭 등 꼭 기억해야 할 몇 분 이름을
새로이 접하였습니다.^^
 

-- 펌프질을 할 때 윗물을 조금 부어서 펌프질을 해야 관 속이 진공상태가 되어 물이 올라오게 된다.
예수의 말씀은 윗물 한 바가지 노릇을 하고 마음이 비워지면 하느님의 얼이 솟아오른다.
중요한 것은 스승님들의 말씀을 활용하여 내 맘을 비우는 것이 문제이다.

                                                                          -- <진리의 사람 다석 류영모>(上卷)  56쪽

 

내가 사는 동네에 시끄러운 일이 있어 오늘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市의 처사에 항의하는 의미로다가.

아이의 남자친구가 아침부터 와서 온 집안을 어질러놓고 놀고, 공부는 겨우 한 시간 했을까?
보통 일이 아니다.

점심을 먹자고 하니 치킨을 먹고 싶다고 졸라서 주문하
는 김에(!) 맥주를 함께 시켰다.
한 모금만 마신다는 것이 나도 모르게 1000cc 한 병을 다 마셔 버렸다.
결심을 하고 오늘 아침부터 읽기 시작한 <다석 류영모>인데 대낮에 맥주를 마시고
불콰한 마음으로 읽으니 더욱더 눈에, 마음에  쏙쏙 들어온다.

'윗물 한 바가지'.
생각해 보면 내게 책이나 영화는 윗물 한 바가지의 의미 그 이상은 아니다.
세상에서 더 큰 보람과  즐거움을 발견하지 못하여 언뜻 목을 매는 형상이다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건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오래 전 <라하트하헤렙>의 작가 조성기의 소설에서 읽었던 반듯하고 깔끔한 앞면과 달리
어지럽기 짝이 없는 수틀(자수를 놓는 틀)의 뒷면,  그리고 언뜻 보면 평화로워 보이는
호수 속 백조의 자맥질.
아마 인생은 그런 것이 아닐까 막연하게 짐작하여 왔다.
그러면서도 손에서 마음에서 잘 놓아지지 않는 어떤 종류의 욕심,
그것 때문에 인생이 괴롭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였다.

'윗물 한 바가지'라는 표현이 너무 좋아 읽던 책을 덮어두고 또 컴퓨터 앞으로 달려왔다.
이런 자신이 가소롭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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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7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udan 2006-04-07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소롭진 않구요, 귀엽기만 하신걸요.(죄송 ^^;)
윗물 한 바가지. 좋은 표현 배우고 가요.

urblue 2006-04-07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 옛적에 펌프질 하던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a

mong 2006-04-07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윗물 한 바가지'라는 표현이 너무 좋아 읽던 책을 덮어두고 또 컴퓨터 앞으로
달려오시는 로드무비님이 좋아서 자꾸자꾸 오는거자나요~^^

sandcat 2006-04-07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중물'이란 단어와 의미도 되게 좋던데요. =3=3
(추천은 하고 도망가는 겁니다.)

Mephistopheles 2006-04-07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의 페이퍼는 중독성이 심각합니다..왜그럴까요..??
부두주술 때문일까요..??

비로그인 2006-04-07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를 안 보낼 정도로 동네 시끄러운 일도 생기는군요..^^;;

혜덕화 2006-04-07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페이퍼의 제목만 보고는 우리 엄마가 늘 하시는 말씀을 떠올렸습니다. 아이가 부모 닮는다는 뜻으로 "머리 꼭지에 부은 물이 아래로 흘러 내린다"고 하셨거든요.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 정말 부러워요. 나도 통닭과 낮맥주를 마시는 그런 낭만을 즐겨보고 싶건만.......

플레져 2006-04-07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씨씨 맥주라! 오~ 멋져요~
스승님의 말씀을 활용하는 것조차 아직 버거운 제게는 맥주도 버겁습니다. 흑.

로드무비 2006-04-08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맥주 한 잔 정도는 벌컥벌컥 들이켜시면 더 좋을 텐데.
그런데 맥주 마셨다고 멋지다고 하시니, 매일 마실까요?ㅎㅎ

혜덕화님, 통닭과 낮맥주라고 표현하시니 너무 멋지잖아요.
또 마시고 싶네요.ㅎㅎ
아이가 부모 닮는다는 건 100번 맞는 말이죠.^^

사야님, 시끄러운 일이 아니고 정말 기막힌 일이랍니다.
뒤숭숭합니다.(쓰레기 매립장 건)

메피스토님, 책장수님의 대사와 똑같군요.
중독성.=3=3=3
한 번만 더 해달라고 졸랐더니 다시는 안해주던데
메피스토님께 또 들을 줄이야!^0^

샌드캣님, 마중물이 뭐죠?
궁금해 죽겠습니다.
도망은 왜 가신댜?^^*

mong님, 입술에 침도 안 바르고서리.
ㅎㅎ 저 사실은 그 말씀 믿어요. 만세!^^

블루님, 펌프질할 때 삐꺽이는 소리, 갑자기 물 솟구치는 것.
저도 기억 납니다.^^

수단님, 귀엽다는 말이 왜 죄송할까요.
너무너무 기분좋은데요?!^^

추천의 첫 테이프님, 고맙습니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기뻐요.^^




릴케 현상 2006-04-09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중물이 '그 물'이지 않나요^^ 나희덕도 이 얘기 갖고 시도 쓰고 산문도 쓰던데요 역시 창작과 독서의 관계가 돈독해염^^

로드무비 2006-04-09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희덕의 시와 산문이라면 대부분 읽었는데 기억이 안 나요.ㅎㅎ
'마중물' 우와, 좋은데요?

릴케 현상 2006-04-10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그렇다면 제가 헷갈렸을 수도 있겠네요. 나희덕 이미지와 맞아서 그랬남^^

로드무비 2006-04-10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미지가 딱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