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영덕 쪽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화진해수욕장에서 물놀이.
해운대 가까운 일광에서 일요일에 잠시 해수욕을 했는데 비가 많이 오고
바닷물이 차가워서 제대로 못 놀았거든요. 
'게'를 먹으러 강구항으로 가는 길에 화진해수욕장에 내려서 세 시간쯤 놀았는데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던지......




 

 

 

 

 

 

 

 









 

 

 

 

 

 

 

 







강구에서 찾아들어간 대게집은 일식집풍으로 일일이 먹기좋게 게를 발라서 내오더군요.
사진은 작은놈으로 먼저 쪄진 것을 한 접시 내온 것.
실컷 먹고 남은 건 쿠킹호일에 싸달라고 해서 그날 안동 하회마을에서 1박 하며
술안주로 먹었습니다.
비가 얼마나 퍼붓던지,  배터리가 떨어져 그 정겨운 한옥 민박과 병산서원 풍경을 못 찍은 게
못내 아쉽지만,  이번 여름 휴가 보고는 이 정도로 간략하게......

 


부산 광복동 고려당 빵집에서 팥빙수를 먹고 나오며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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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 2006-07-28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휴가 다녀오셨군요. 와, 저도 모래찜질 한번 해보고 싶어요. *ㅂ* 저 게는... 게는... 스으읍.

기인 2006-07-28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부럽습니다. :) 그런데.. 제가 알라딘 마을 초입자라서 그런지 이쁜 아이들 얼굴이 다른 어떤 서재에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제가 로드무비님 서재랑 다른 서재를 착각하는 건가요? ;;;

기인 2006-07-28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도 아이들이 이뻐서 여기저기서 퍼서 그런 걸수도 ^^; ㅎㅎ 어쨌든 저는 요즘 애인이랑 가족계획 같은 거 이야기하면, 애인은 무조건 애들을 갖자는 주의인데 저는 조금 부담되더라고요. 그래도 이렇게 이쁜 아이들 보면 너무느무 저도 아이를 갖고 싶기도 하고요. ㅎㅎ 부럽습니다. :)

중퇴전문 2006-07-28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행문 마무리는 역시 먹거리. 사진 속 인파가 덜해보이는 것이, 장소와 타이밍을 잘 맞추셨네요. 내일쯤 바닷가를 가볼까 생각 중인데.. 사람 구경만 실컷 하고 오지 않을까 싶슴다.

BRINY 2006-07-28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수욕장에서 날씨 최고였네요~ 부러워요~

미완성 2006-07-28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저 친근한 고려당 앞, 주하가 서 있으니 특별하게 느껴지는데요. 남포동을 지나는 사람들이 전보다 많이 줄었지요? 하루가 다르게 가게들이 문을 닫고 새로 여는지라 갈만한 곳도 없어요; 주하는 역시 바지보다 치마라는..*.*

로드무비 2006-07-29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멍든사과님, 광복동도 그렇고 신창동도, 국제시장 먹자골목도
썰렁하더군요.
휴가철이라 그런 것 아닌가요?
고려당은 엣날 자주 가던 곳이라 들러봤어요.
사과님은 그럼 요즘 어디에서 노세요? 정말 궁금.^^

브리니님. 아주 잠깐 햇님이 나온 동안 미친듯이 놀았어요.^^

중퇴전문님, 자잘치시장의 꼼장어랑, 안동의 헛제사밥이랑 한우랑
이번 여름휴가는 먹자판이었는데 사진을 별로 못 찍었네요.
어쩌면 다행일지도...
오늘 바닷가에 가신다고요?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기인님, 아이들이 눈에 들어오는 때가 결혼을 할 때라고 알고 있는데.
남자아이는 제 조카예요.
아무튼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
부담 같은 것 느끼지 말고 애인이 하자는 대로 하셨으면 좋겠네요.^^

FTA 반대 벼리꼬리 님, 언제 어디로 가세요?
전 좀 허무하네요.ㅎㅎ
물이 좀 차가워서 입술이 파래진 아이들 담요 대신 뜨끈한 모래를 덮어줬더니
모래찜질이 되더군요.^^

플레져 2006-07-29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가 엄마의 시간속으로 불쑥 여행갔다온 것 같은 느낌이네요.
고려당 사진, 참 좋아요. 음음... 뭔가가 마구마구 떠올라요 ㅎㅎ
첫번째 사진 속에 파라솔이 한가해보여서 그런가 휴가 느낌이 물씬 납니다 ^^

로드무비 2006-07-29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저렇게까지 푸르고 화창하진 않았는데, 호호~
휴가 기분 물씬 났습니다요.
비닐천막 속 찬물로 하는 샤워. 으으 덜덜~~

니르바나 2006-07-30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가족처럼 습기 안남기고 즐겁게 다녀오는 여행기는 처음입니다. ㅎㅎ
그래도 귀인가는 길이라고 맑은 하늘을 보여주셨네요.
맛있는 여행, 멋있는 여행 제가 꿈꾸는 시간입니다. ^^

로드무비 2006-07-30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님, 덕분에요.ㅎㅎ
마지막날, 안동에 밤늦게 도착했는데 비가 퍼붓더라고요.
한옥 민박을 정하여 짐을 각방에 부려놓고 정자같이 생긴
마당의 식당에 앉아 빗소리를 들으며 맥주를 마시는데 참 좋더라고요.
사고의 위험만 아니라면 우중 나들이도 좋아요.
니르바나님도 곧 맛있고 멋진 여행 하시기를 바랄게요.^^

waits 2006-07-30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다 사진 시원하니 좋네요, 튜브 사진보니 어렸을 적 생각도 나고...
게살을 보니 새삼 식욕이...^^

로드무비 2006-07-31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시원하고 육박해 들어오는 바다 사진을 못 찍었어요.
보여드리고 싶은데.
게 당분간은 생각 안 나겠다 했더니 웬걸, 또 먹고 싶네요.^^

박예진 2006-07-31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잉 부러워요....
저희집은 올해 NO 휴가랍니다 ㅜ.ㅜ
 



 

 

 

 

 

 

 

문경 진남역의 철로 자전거 여행.
어른 둘이 양쪽에 반쯤 드러눕듯이 앉아 페달을 밟으면
철로 위를 자전거가 씽씽 달립니다.(사진은 동생 부부와 아이들)


왼쪽으로는 초록빛 강이 흐르고, 앞도 산, 뒤도 산,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달리는 자전거에서 찍은 풍경

 


1.5킬로미터를 달리고 나면 반환점에서 다시 돌아옵니다.

 


문경 새재 도립공원 내의 드라마 <왕건> 촬영장.





바윗돌도 거뜬히......

 



 


문경 새재 도립공원 중간에 있는 분수대에서 물놀이.



해가 났다가 잠시 비를 흩뿌리다가......하루종일.

 


점심은 철로 자전거 여행 후 근처의 유명한 매운탕집에서 잡어 매운탕으로.
맛이 기가 막혔습니다.



4박 5일의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첫날, 아침 일찍 출발, 문경 새재에 들러  한나절을 놀다가 저녁 무렵 친정(부산)에 도착했습니다.
진남역의 철로 자전거 여행도 그렇고, 매운탕도, 문경 새재 도립공원도 정말 좋았습니다.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하루 나들이 코스로 적극 추천합니다.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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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07-28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좋았나 봅니다(실은 좀 걱정이 됐거든요). 저 연두색 굉장하군요. 참, 그건 다음주쯤에 보낼게요.^-^

물만두 2006-07-28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날씨를 잘 비켜 다녀오셨네요^^

야클 2006-07-28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잡어매운탕에 찬 소주 한잔(병인가? -_-) 마시고 일 했으면! ^^

로드무비 2006-07-28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TA반대 물만두님, 첫날(금요일) 날씨가 괜찮았어요.
비와 햇볕이 오락가락하여 적절하게 잘 놀아주었습니다.^^

namu님, 염려 덕분에 잘 다녀왔나봐요.
비가 오면 오는 대로 괜찮았거든요.
그리고 히히, 기다려집니다.^^

뷰리풀말미잘 2006-07-28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으셨겠어요. 괴력의 아가들도 이쁘고 말이죠. ^^ 사진 색감이 참 좋네요. 캐논 계열 카메라 쓰시는거 같은데.. 아우.. 매운탕 땡겨.

건우와 연우 2006-07-28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녹음이 정말 좋아요.
언제 기회가 되면 꼭 철로 자전거를 타봐야겠어요...^^

urblue 2006-07-28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러 갔다 오신 게 맞군요. -_-; 재미있으셨나봅니다. ^^

sandcat 2006-07-28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 사진과 작은 사진을 이렇게 적절히 배치하다니 =3=3
(저는 오늘 저녁에 떠난답니다. 문경의 철로 여행, 좋군요.)

아영엄마 2006-07-28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커다란 바위돌도 너끈히 들어올리는 천하장사들 출연!! @@

nada 2006-07-28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해 보이는 한때.. 철길도 운치 있구요. 무사귀환 축하드려요~

oldhand 2006-07-28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잡어 매운탕 너무 맛있어 보이네요. 배고파라. 흑흑.

해리포터7 2006-07-28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아이들이 한힘? 하네요.ㅎㅎㅎ 저희 시댁이 문경이라 문경새재는 자주 가는데 철로 자전거는 한번도 못해봤어요..더울땐 꽤 힘들다 하던데 즐거우셨다니 다행입니다!

날개 2006-07-28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이렇게 다른 사람들 여행사진으로만 눈요기를....ㅠ.ㅠ
아아~ 너무 재밌었겠습니다..

하루(春) 2006-07-28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경새재 아직도 못 가봤어요. 정말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난데... 쩝~

울보 2006-07-28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다녀오셨군요,
즐거운 여해을 하고 돌아오신것같네요,,

ceylontea 2006-07-28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바윗돌이 신기하네요.. ^^

기인 2006-07-28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앗 한국의 아기장수들! 이뻐요 :)

이누아 2006-07-28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몇 년 전에 다녀온 곳인데 그때 전 저 자전거 타고, 사격장 가서 사격하고, 왕건 촬영장엘 갔었어요. 자전거는 반환점에서 힘 좀 써야 하는 걸 제외하곤 평화로운 바람쐬기였어요. 님도 평화롭고 즐거운 여행이었죠? 웃게 해주는 사진, 고맙습니다. 내내 여행처럼 즐거운 나날 보내시길.

푸하 2006-07-29 0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배고파요.

인터라겐 2006-07-29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휴가길에 들려서 계곡물에 흠뻑 빠졌었어요.. 자전거철로길은 몰랐는데.. 아쉽습니다.. 올핸 텐트 들고 가려고 하는데 꼭 찾아 봐야 겠어요..

로드무비 2006-07-29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텐트라니 젊음이 팍팍 느껴지네요.
문경은 가까우니 언제든 떠나시면 되잖아요.
자전거 철로 여행, 인터라겐님이 하시면 그림 같은 풍경이 나올 것 같습니다.^^

FTA 반대 푸하 님, 매운탕 좋아하시는가 봐요?^^

이누아님, 왕건 촬영장 같은 데는 관심도 없었는데
아이들을 풀어놓으니 그림이 되더군요.
가짜 바윗돌이 그렇게나 인기를 끄는 것도 재밌었고요.
이누아님도 방학 맞으셨겠네요?
멋진 시간으로 채우시길(혹은 비우시길)......

기인님, 제법 그럴듯한가요?ㅋㅋ

실론티님, 지현이도 한손으로 들 수 있습니다.^^

울보님, 잘 지내셨죠?
네. 그럭저럭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로드무비 2006-07-29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TA 반대 하루 님, 가을에 특히 좋을 것 같아요.
꼭 가보시길.^^

날개님, 왜요? 휴가 안 가세요?
우리는 아버지 생신이 딱 이 무렵이라 무조건 집으로 내려간답니다.
가는 길 오는 길에 잠시 노는 거고요.^^

해리포터7 님, 가짜 바위인 것 아시죠?
드라마 소품용으로 제작된......
시댁이 문경이군요.
철로 자전거 코스 괜찮던데요? 다음에 가시면 꼭 타보시길.^^

올드핸드님, 수제비꺼정 쫄깃하니 정말 맛났답니다.
댓글 쓰신 시각이 가만 보니 퇴근 직전.
무지 출출한 시간이었네요.^^

꽃양배추님, 뭐 축하씩이나요. 헤헤~

아영엄마님, 아영 혜영도 꼭 체험하게 해주세요.^^

따우님, 님은 동주가 특히 귀여우신개비요?ㅎㅎ

샌드캣님, 뭐 우물딱 쭈물딱 하다보니.ㅎㅎ
어제 저녁에 떠나셨나요?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바랄게요.
가온이 사진 많이 찍어 오세요.^^

블루님, 님은 언제?
신혼부부의 달콤한 여행에 비교하겠습니껴.ㅎㅎ

건우와 연우님, 잠깐 나온 해가 쨍쨍했답니다.
문경 새재 도립공원 중턱의 주막도 훌륭하더군요.
자전거 철로 여행과 함께 추천합니다.^^

뷰티풀말미잘님, 올림푸스 초기 디카예요.
흔들리지 않게 사진 찍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한데요.ㅎㅎ
역시 매운탕이 땡기시는군요.^^

야클 2006-07-29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로드무비 2006-07-29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왜 그러시나 했더니.
야클님, 제가 요즘 정신이 오락가락.
서재활동을 제대로 하기가 힘들 정돕니다.
자아, 찬소주 한잔 받으시와요.
매운탕도 한 입.^^

플레져 2006-07-29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 철로자전거, 정말 재미나보여요.
우리나라에도 재미나고 멋있고 아름다운 것들이 정말정말 많아서
막... 뭉클해요. 여행갈 곳이 참 많구나 싶어서 ^^;;
부럽습니다요...

2006-07-29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7-29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철로자전거 여행 꼭 권합니다.
영남매운탕집의 매운탕도 잊지 마시고요.
님은 가을에 멋진 여행 계획 있으시죠?^^

술먹고 노느라고 님, 앞으로 출석 체크하겠습니다요.=3=3=3

waits 2006-07-30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휴가 다녀오셨군요. 주하는 꼭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있는 처녀같아요.
아이들 너무 신나고 좋았겠네요~^^

로드무비 2006-07-31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동이 인 처녀.
물에 젖어 축 늘어진 원피스도 그렇고 정말 그런 분위기네요.
아이들 좋아하는 모습 보고 빙그레 웃고...먹을 것만 밝히고.
어른은 재미없습니다.^^
 
존 버닝햄 - 나의 그림책 이야기
존 버닝햄 지음, 엄혜숙 옮김 / 비룡소 / 2006년 6월
절판


--나는 어린 시절 대부분을 가족과 함께 '캐러번'이라는 주거용 트레일러에서 살았다. (...)우리는 캐러번을 타고 지방을 전전했고 아버지는 허드렛일을 했다. 아버지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였다. (...)나는 아버지에게 전쟁에 대해 더 묻고 싶었기 때문에 '부모에게 묻는 날'이 국경일로 정해져야 한다고 늘 생각했다.(15쪽)

(사진은 클릭하면 엄청나게 커집니다.)

킬콧에 있는 나무 집에서 누이와 함께.(21쪽)

--열여섯 살 때 학교에서 파리로 여행을 간 것이 외국에 나간 첫 경험이었다. 난 여행을 위해 차링크로스 거리의 세슬 기 상점에서 파는 밝고 엹은 자주색 코르덴 재킷을 정말 갖고 싶었다. (...)아버지는 내게 볼품없는 트위드 재킷을 사줬는데 그것이 내 파리여행을 망쳤다. 세슬 기 상점에서 파는 엹은 자주색 재킷을 샀더라면, 모든 게 잘되었을 것이다.

서머힐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담배를 입에 문 소년이 존 버닝햄. 자주색 코르덴 재킷에 대한 그의 미련이라니.....

--학교를 마치고 병역을 수행하는 대신에, 나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로 등록했다. 나보다도 아버지가 더 기뻐했다.(34쪽)

관련서류와 존 버닝햄이 직접 그린 지방병역 면제 심사 장면.
아이가 어릴 때 그린 그림이나 물고 빨았던 장난감, 중요한 기록을 버리지 않고 보관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맥클린이란 노인은 한도를 넘어선 사람이었다.(...) 내가 베갯잇도 없는 그의 베개를 들자 베개는 마치 양피지처럼 부서졌다.
우리가 방을 덥히고, 벽에 회를 바르고, 짐 정리를 하고, 페인트칠을 하고, 창문에 유리를 끼우고, 새 침대와 새 침구를 마련하는 동안에 맥클린 씨는 밖으로 나갔다. 그는 돌아온 뒤에도 같은 자리에 앉아서 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바뀐 것에 대해 한마디 말도 없었다.(39쪽)


병역대체근무의 내용 중에는 글래스고의 빈민가를 재건하는 일도 포함되었는데 이 무렵 세상의 어두운 면을 많이 목격한 것일까, 존 버닝햄의 그림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어두운 분위기.


--내가 헬렌 옥슨버리를 만난 것은 센트럴 미술학교 시절이었다. 헬렌은 무대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결혼한 뒤이다. (...)
우리가 직업이 같아서 힘들지 않는냐고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나는 헬렌이 나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헬렌은 내가 자기보다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마도 부부로서 살아남지 않았나 싶다.(50쪽)

<곰사냥을 떠나자> <행복한 돼지>를 그린 헬렌 옥슨버리와 존 버닝햄이 부부라는 사실이 묘한 안도감을 준 적도 있었다, 괜히......만날 사람은 꼭 만난다, 뭐 그런 의미에서.

--나는 포트폴리오를 들고 잡지사와 출판사로 갔다. 편집자는 "이건 포스터이지, 일러스트레이션이 아니군요."라고 했다. 그래서 난 직접 모든 걸 하기로 마음먹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보르카라는 기러기에 대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65쪽)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에 관한 노트.
뒤에 사진도 나와 있지만 보르카는 어릴 때 갖고 놀던 그의 장난감을 많이 닮았다.

--나는 놀이방, 학교, 가정에서 벽에 붙일 수 있는 띠 벽지들을 디자인했다. 나는 그림이 겉에서도 보이도록 아코디언처럼 접는 방식을 생각해 냈다.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책과는 달리 띠 벽지에는 세금을 내야 했기 때문에 책방에서는 띠 벽지 파는 것을 그만두었다.(95쪽)

존 버닝햄의 그림 띠 벽지라니, 책을 읽는 중에 눈이 번쩍 뜨였다. 너무 좋은 아이디어인데, 중단되었다니 아쉽기 짝이 없다.

존 버닝햄의 그림책 중 내가 처음으로 접한 것이 바로 <사계절>. 딸아이 돌선물로 그림 그리는 친구가 고른 책들 중 한 권이었다.
아이가 선사한 인생의 즐거움 중에는 그림책 읽기도 포함된다.
그의 그림책은 유아용 몇 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샀다.

--<우리 할아버지>는 나의 할아버지에 관한 기억과 내 딸 에밀리와 아버지의 모습을 관찰하여 조합한 것이다. 대부분의 장면은 에밀리와 아버지가 나눈 대화를 엿듣고서 썼다.(152쪽)

<우리 할아버지>는 <스노우맨>과 <노란 잠수함>을 제작한 존 코츠에 의해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

--변화는 피상적이다. 젊은이들은 부모 세대와는 차이가 있는 것처럼 가장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면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174쪽)

분홍셔츠 차림의, 못말리는 술꾼처럼 나온 존버닝햄의 이 사진이 나는 제일 마음에 들었다.
존 버닝햄의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구미가 당기는 걸로 몇 장 찍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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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6-07-28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 버닝햄 전시회 보러 가야 하는데, 언제나 가려는지..쩝.
그 동안 뭐 하셨어요? 혼자서만 어디 좋은 데 놀러가셨나 했다구요.

로드무비 2006-07-28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잘 지내셨죠?
휴가 다녀왔어요.
그런데 존 버닝햄 전시회 아직 하나요?

mong 2006-07-28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닝햄의 그림은 온기도 거친 표현도 그대로 느껴져서 좋아요
휴가 잘 다녀오셨어요? ^^

건우와 연우 2006-07-28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휴가 잘 다녀오셨나요?
로드무비님 이름이 뜨니 눈이 번쩍 뜨여요...^^

로드무비 2006-07-28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 연우님 반갑습니다.
잘 다녀왔습니다.
반겨주시는 듯하여 기뻐요.^^

mong님, 온기도, 거친 표현도.....
맞아요.
먼저 맞는 매처럼 서둘러 휴가를 다녀왔답니다.^^

치유 2006-07-28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리뷰가 멋지네요..

잘 다녀오셔서 다행이네요..^^

urblue 2006-07-28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월 초까지 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설마 아닐까요...? --a

nada 2006-07-28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 트레일러 너무 탐나요!!

플레져 2006-07-29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겠다. 저두 저 분홍셔츠 차림에 올인...
분홍셔츠 잘 어울리는 남자를 좋아해요. 호호.

로드무비 2006-07-30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전 회지 남방 쪽.ㅎㅎ
다른 사진들은 너무 깔끔한 모습이라 술병을 옆구리에 꿰찬 저 모습이
오히려 신선하더군요.^^

꽃양배추님, 저도요, 저도요.^^

블루님, 9월 초요?
한번 찾아봐야겠군요.

배꽃님, 존 버닝햄의 팬이라면 이런 사진, 이런 정보를 원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포토리뷰를 올렸답니다.
저의 군소리는 빼고요.^^

산사춘 2006-07-30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 또 새로운 세계... 찍어올려주신 정성에도 감사...
휴가 잘 다녀오셔서 다행요(라기보다는 부러오요)...

로드무비 2006-07-30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저 좋아서 한 짓인데요, 뭐. 헤헤~

반딧불,, 2006-08-04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한참 담아뒀는데..;;

로드무비 2006-08-04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셨어요?^^

반딧불,, 2006-08-04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무비님 포토리뷰만 떴다하면 사고 싶어서 들락거린다는 것. 흑.

로드무비 2006-08-06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것도 재미죠, 뭐.^^

해리포터7 2006-08-12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책을 자세히 살펴보니 더더욱 사고파지네요..과연 책값을 할것 같아요..

로드무비 2006-08-14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 7님, 존 버닝햄의 팬이라면 이 책 좋아하실 듯.
(싫어하는 분들도 더러 있더라고요.)
 
하나오 1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마츠모토 타이요의 만화 <하나오>는 어느 날, 아이쇼핑 중
비싼 책값과 함께 독특한 그림으로 먼저 내 시선을 끌었다.
철딱서니 없는 아빠에 영악하고 하드보일드한 초등학생 아들이라니,
어째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고,
궁금증을 참지 못하여 1권만 주문했다가 결국 다음번에 2, 3권을 마저 주문했다.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해야만 한다든지, 30대 가장의 역할이라든지에
도무지 자신의 삶을 대입시킬 줄 모르고,
동네 시장통의 사람들과 야구단을 만들어 시끌벅적 어울려 놀며
팔다남은 야채나 생선을 얻어 연명하는 걸로 보이는 한심한 아빠 하나오.

자이언츠의 정식선수로 마운드에 서는 것이 꿈이라는 아빠를
시게오는 현실도피자로 매도하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엄마의 요청으로
헤어져 살고 있던 아빠에게 와서 여름방학을 보내게 되었으니
지지리궁상의 냄새나는 방이며 꾀죄죄한 그의 이웃들이
이 영악한 소년의 마음에 찰 리가 없다.




앞으로 유명한 선수가 되어 인터뷰를 할 때에 대비, 인터뷰를 연습중인 하나오.


걸핏하면 등교하지 말고 자신과 하루종일 놀아달라고 조르는 아빠 하나오에게 소년은
바보라든가 쪽팔리는 인간이라든가 막말을 서슴지 않는다.

하나오의 움막이 있는 동네 주민들도 하나오와 비슷한 부류인지,
그리고 하층민답게, 도무지 돌려서 말하는 법이 없다.
아빠에게 버림받은 줄 알고 속으로 쫄아 있는 시게오를 발견, 가게 안으로 불러들여
밥을 한끼 먹이는 점방 할머니가 하는 말이, "너는 버림받은 게 틀림없어!"일 정도이니.
그런데 그런 강펀치 같은 말이 읽는 독자에게는 참 통쾌하다는 것이다.

"결국 네가 그린 행복의 마운드에선 개미 한 마리도 못 놀겠구나.
장점과 단점을 나눠 생각하니까 무리가 생기는 거야!"(제3권 175쪽)

아빠에게 버림받은 게 틀림없다고 아이를 놀려먹던 심술궂은 할멈도
동네 꼬마 중의 한 명에 불과한 영악한 소년 시게오의 문제와 본질을 정확하게 꿰고
필요할 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얼핏 보면 정신없는 그림이요, 뒤죽박죽인 내용인데, 몇 번을 들여다봐도 질리지 않는다.

이 만화를 읽은 게 약 보름 전.
리뷰를 쓰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다 며칠이 흘러버렸다.
그런데 손이 닿는 가장 가까운 곳에 이 만화를 두게 되고 가끔 아무 페이지나 펼쳐보게 된다.
그런 만화로 <하나오>만한 게 없다.
좀전에 우연히 맨 앞장을 펼쳤더니,'1991년 7월,  여름방학이 시작됐다.'로
시게오 부자의 이야기가 시작되길래, 리뷰를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왜냐고?
바로 오늘은 마이 도러의 여름방학이 시작된 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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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우와 연우 2006-07-21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제 주하의 기발한 이야기가 더 자주 올라오는건가요? 기대기대^^
저는 이희재만화의 선을 좋아하는데 저그림도 좀 비슷한데가 잇는것 같아요..
아무튼 로드무비님의 리뷰는 뭐니뭐니해도 명품이예요.

로드무비 2006-07-21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희재 만화 저도 좋아합니다.
<악동이>를 제일 좋아했는데 건우와 연우님은요?
그리고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 인간이 더 교만해지는데요.=3=3=3

oldhand 2006-07-21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츠모토 타이요는 젊은 나이에 참으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더군요. 그의 명작 '핑퐁'을 보고 '최고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절판되서 구할 수도 없고, 심지어는 만화방에서도 찾기 어렵더라구요. 타이요의 작품이 또 나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보관함으로.. ^^

로드무비 2006-07-21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드핸드님, 저도 그 <핑퐁> 보고 싶어요.
이 작가의 만화 아주 유니크합니다.
멋져요.^^

oldhand 2006-07-21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핑퐁.. 전설적인 절판본이라서 '그 책을 구한 자 3대가 덕을 쌓았군요'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랍니다. ㅠ.ㅠ 최근 일본에서는 애장판이 나왔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다시 나올 확률이 거의 희박한 것 같아요.
절판 도서지만 알라딘에 리뷰가 남아 있네요.
표지 이미지라도 맛보기로 보시려면..
http://blog.naver.com/hagusin_rock?Redirect=Log&logNo=100013094437

로드무비 2006-07-21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드핸드님, 가봤습니다.
더더욱 보고 싶군요.
그림이며 줄거리가 을매나 땡기는지, 원.
(고맙습니다. 저도 뭔 좋은 정보 보면 님께 달려갈게요.^^)

Mephistopheles 2006-07-21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딱서니 없는 아빠에 영악하고 하드보일드한 초등학생 아들이라니, -
여기서 아빠를 엄마로 아들을 딸로 바꾸면 되는 건가요..?? =3=3=3=3=3

2006-07-21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nada 2006-07-21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바보라든가, 쪽팔리는 인간이라든가.. 그런 말을 아빠에게? 주하는 방학을 뭐하고 보내나요? 줄줄이 학원에 보내시진 않을 거 같고..(아님 혹시 정말? =3=3=3)

2006-07-21 2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푸하 2006-07-2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만화는 특히 '약간의 상상'을 크게 부풀리는 특성이 있는 거 같아요. 독특한 상황설정이 좋은 이야깃거리가 된 작품일듯.... 우리 동네 만화가에 있는지 물어봐야겠네요...^^;
주말 잘 즐거이 보내셔요....

usisi01 2006-07-23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보고 당장이라도 읽어보고 싶네요.. 감사^^
 

초복을 그냥 보내기가 섭섭하여 학교에서 돌아와 바둑학원에 가기 전
잠시 남자친구와 놀고 있는 딸아이에게 학원 차를 놓치지 않게
제시간에 출발할 것을 당부하고 동네의 농협슈퍼로 뛰어갔다.
가고오는 데 20분, 시장 보는 데 15분이 빠듯하게 책정되었으니,
4시에는 동주가 피아노학원에서 돌아오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5분 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집에 도착해야 했다.

삼계탕용 닭 두 마리와 한 봉지에 든 삼과 대추, 밤을 사고,
낙지 만 원어치와 해초를 사서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왔다.
3시 55분에 도착.
그런데 4시 15분이 지나도록 동주가 오지 않는다.

피아노학원에 전화를 했더니 4시에 도착, 평소처럼 아이를
현관 안에 들여주었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몇 시에 도착했냐고 하니 4시란다.
4시 20분, 이 빗속에 아이가 어디로 간 걸까? 
눈앞이 핑 돌았다.

경비실로 달려가보니 아저씨가 안 보인다.
집으로 달려와 우산과 수첩과 열쇠를 챙겨들고 지하주차장을 먼저 둘러보았다.
(대부분의 사건사고는 지하주차장에서 일어난다는 굳건한 믿음.)
그리고 관리사무실로 달려갔다.
늦은 저녁 가끔 아이를 찾는다는 방송이 나오면
저 부모 지금 얼마나 애가 탈까 싶더니만.
관리사무소엔 경비아저씨들의 회의가 열리고 있었고,
여직원 한 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아이의 이름과 나이와 옷차림을 주섬주섬 주워섬기는데 눈앞이 캄캄했다.
메모를 하던 여직원이 내 핸드폰 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다.
할 수 없이 핸드폰을 열었더니 주하 남자친구 엄마의 전화번호가 찍혀 있다.
그러자  머리에 십오 촉 전구가 켜지고.
떨리는 손으로 연결했더니 그 엄마가 받는다.

세상에, 아이들이 바둑학원 차를 타기 위해 집을 나오는데
동주가 계단을 올라왔다는 것이다.
그때 시간이 3시 45분.
할 수 없이 아이들이 동주를 성민 엄마에게 데려다 준 것.

아이를 데리러 가고 있는데 피아노학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언젠가 내 페이퍼에도 등장한  적 있는 우람한 체격의 남자 성악선생님.
평소보다 15분 일찍 아이를 집앞에 내려주었다가 아이가 없어졌다는 말을 전해듣고
혼비백산한  눈치다.
우리는 수화기 너머로 상대가 마음속으로 부르는 만세삼창을 들었다.

아무튼 어젯저녁 압력밥솥에 끓여낸 삼계탕과, 살짝 데친 낙지를 썰어 
해초와 함께 초고추장에 버무린 복날의 새로운 메뉴 개발은 성공적이었다.
평소 산낙지를 좋아하는 딸아이는 살짝 데친 낙지도 아구아구 잘 먹었다.

그런데 왜 사진이 없냐고요?
아이를 잃어버린 줄 알았던 그 20여 분의 충격이 너무 컸는지 사진 찍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으니!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님의 요청으로 사진 한 장 올립니다.^^




이 사진은요? 샌드캣님?(언젠가 올린 사진 올렸다고 구박하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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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6-07-21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없어도 그 광경이 능히 상상이 됩니다
다행이어요......휴우

Mephistopheles 2006-07-21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다행입니다...그 머리속이 허옇게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가 되는 느낌...
결코 유쾌할 수 없죠.. 중복 때는 사진 기대하겠습니다..

하이드 2006-07-21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주.는 뭔가요? 전 어제 복날인지도 모르고, 식당에 갔는데, 그래도 닭고기덮밥을 선택했더랬지요. 삼계탕에 인삼주 한잔 땡겨줬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아, 배고파.

건우와 연우 2006-07-21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아찔하셨을까요...당근, 만세삼창이 나오고도 남지요...
정말 다행이예요. 복날메뉴를 못봐 서운하긴하지만...^^

로드무비 2006-07-21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동주는 낮에 제가 봐주고 있는 조카예요.
동생네가 근처에 살거든요.
삼계탕은 오늘 땡기세요.
어제는 번호표 들고 한 시간씩 기다려 가며 먹었다던데요?

메피스토님, 으으, 알아주시는군요.
중복 때는 레시피와 함께 꼭!(정말 맛나더군요.ㅎㅎ)

mong님, 함께 안도해 주셔서 감사.
어젠 정말 돌아가시는 줄 알았어요. 심장이 터져서.

chika 2006-07-21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속으로 외친 만세 삼창이 지금도 울리는 거 같아요...
복날 메뉴는 머... 중복때를 손꼽아... (가만! 기다려도 내가 먹을 수 있는게 아니잖아! ㅠ.ㅠ)

nada 2006-07-21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는 식성도 참 사랑스럽네요. 애들이 햄버거나 피자만 찾으면 좀 얄밉더라구요. 정말 혼비백산하셨겠어요. 동주의 바가지 머리와 똥그란 눈이 떠오르면서.. 아휴.

하이드 2006-07-21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욱 읽는다고 읽었는데;;; 이런 실례가.. 제 머릿속에 술밖에 안 차있습니다. 돌 던져 주세요. 흑.

sooninara 2006-07-21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를 잃어버리면 눈앞이 깜깜하죠.
친구네 아파트 놀러갔다가 은영이 잃어버린적이 있어서 그맘 압니다.
복날 메뉴는 정말...침..쓰읍~~
전 찜닭 시켜서 먹었어요^^

아영엄마 2006-07-21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정말 다행이어요.. (저도 아영이 잃어버린 적 있어서-혜영이는 학교에서 잃어버린 적도..@@;;- 그 심정 이해합니다) 근데 어제가 복날이었군요. 뭐 닭은 못 먹었지만 돼지고기를 구워 먹었으니 든든하게 보낸 셈이네요. ^^;

프레이야 2006-07-21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아이 네살 적에 백화점에서 잃어버렸던 기억이 나네요. 30여분을 얼마나 땀을 빼고 놀라헤맸던지.. 근데 가까이에 있었더라구요^^ 복날에 전 뭐 특별한 건 못 먹었네요. 낙지해초무침에 사진 없어도 침이 나와요..

반딧불,, 2006-07-21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심정 이해하고도 남지요. 하늘이 노란 느낌. 폐에 공기가 없어지는 느낌.
정말 다행입니다... 특히나 동주가 다행히 혼자서 울지 않고 잘 있었다는 부분에서
더욱더요.
저흰 돼지불고기에 감자 넣고 고춧가루 팍팍 뿌려서^^

sandcat 2006-07-21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사라지다니, 으으...신음 소리밖에 더할 게 없어요.
동주는 여전히 귀엽지만 언젠가 본 사진 아닌가요? =3=3
아, 저는 점심메뉴로 추어탕+장어구이+복분자를 먹었답니다.
(모두들 복날 메뉴를 밝히는 경향을 의식하여)

로드무비 2006-07-21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동주는 제가 가도 쳐다보지도 않고 잘 놀더군요.
형의 장난감을 마음대로 만지며.ㅎㅎ
돼지불고기에 감자라니, 저도 다음에 그렇게 만들어 먹어볼랍니다.^^

그래도 기념으로님, 귀여븐 동주 사진 한 장 넣었어요.^^

배혜경님, 모두 그런 경험이 있나봅니다.
저도 백화점에서 주하 10분 동안 잃어버린 적 있어요.
말도 제대로 못할 때.
네 살 때 한 시간쯤 잃어버린 적도 있고요.
낙지해초무침 만드는 법 무지 간단한데 산뜻하고 맛나더군요.
중복 때 꼭.^^

아영엄마님, 언젠가 페이퍼 쓰셨잖아요.
이젠 아이 잃어버렸다는 방송 들으면 덩달아 가슴이 철렁해요.
전화번호 적어놨다가 나중에 걸어서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엄마들의 마음.^^

수니나라님, 대구에는 파닭이 그렇게 맛나다던데.
무슨 시장 안에 가면 파닭(파 채썬 걸 막 튀긴 닭에 듬뿍 얹어 먹는...)
은영이도 역시 그런 경험이 있었군요.
저만 칠칠한 엄마가 아닌 것 같아 기쁘기까지 합니다.=3=3=3
(님은 워낙 야물딱져 보여서...헤헤)

하이드님, 아이고 별 말씀을.
차가운 맥주 한 캔 던져드리는 건 모르겠지만.
연애중에 뭔 이야긴들 눈에 들어오겠습니까요.ㅎㅎ

꽃양배추님, 혼비백산, 바로 그 단어라니까요.
눈 뛩그란 동주 사진 한 장 올렸습니다.^^

FTA나빠!외친 치카님, 중복 때는 확실한 사진으로
님의 입에 군침을 돌게 만들겠습니다.^^

로드무비 2006-07-21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샌드캣님, 티셔츠를 급히 갈아입혀서 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ㅎㅎ
요즘은 무조건 브이자네요.
아이 사진 올려달라는 요청은 참 반갑더라고요.
(그런 말 한 적 없다고요? 헹=3)

어제 너무 거하게 드셨네요.
밤에 잘 주무셨는지요?^^(응큼)

날개 2006-07-21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효주 어릴때 와야할 시간에 도착 안한 아이 때문에 놀란적이 있어요..
나중에 보니 타야할 차를 안타고 엉뚱한 걸 탔더라는....
애가 어디 갔는지 몰라서 전화통 붙들고 이리저리 통화하는 동안 얼마나 가슴이 떨렸던지....^^;;
여하튼 무사해서 다행이고, 초복음식이 성공해서 다행입니다...

로드무비 2006-07-21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초복 프로젝트가 엉망이 될 뻔했지 않습니까.ㅎㅎ
거창하게 말하니 재밌죠?
효주도 그런 일이 있었군요.
몇 살 때 그랬을까?
아무튼 날개님 그때 그 심정 압니다.^^

sandcat 2006-07-21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이자 때문에 제가 헷갈렸나봐요.
근데 이 사진도 본 듯하니...=3=3
(아무래도 복날의 거한 메뉴로 잠시 눈이 먼 듯)

로드무비 2006-07-21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찍은 듯 사기를 치니 안 통하는군요.
동주 사진도 많이 찍어놔야게따.=3=3=3
(좋은 음식 먹고 시력이 좋아지셔야지 눈이 멀다니...^^)

ceylontea 2006-07-21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얼마나 놀라셨어요? 다행입니다..

starrysky 2006-07-21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정말정말정말 다행입니다. ㅠ_ㅠ 그 사이에 얼마나 가슴을 졸이셨을지.. 아가들은 진짜 한시도 눈을 뗼 수 없는 존재들이예요.
그래도 이제 초복 잘 나셨으니 중복, 말복까지 내내 시원하고 즐겁게 보내세요~ ^^

로드무비 2006-07-21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리스카이님, 가슴이 아주 쿵, 내려앉았답니다.
지난 일이니까 수다 형식으로 까불지만.
님도 올 여름 더위 많이 타지 마시고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시길!^^

실론티님, 고맙습니다.
지현이는 절대 그런 일이 없기를 빌게요.^^


플로라 2006-07-21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철렁 하셨겠어요... 에피소드처럼 말씀하시지만 그때는 정말 대략 난감이셨을 것 같아요. 다행이에요.ㅎ / 멋진 신메뉴를 개발하신 로드무비님은 매직핸즈의 소유자!! ^^

가랑비 2006-07-21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놀라셨으면 전화번호까지 생각이 안 났을까... 아 배고파요. ㅠ.ㅠ

혜덕화 2006-07-21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깜짝 놀랐어요. 아이가 어디 갔을까 하고.
찾아서 다행입니다. _()_

2006-07-22 0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6-07-22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분! 2만년은 아니었을까요? 으, 생각만 해도 무서워요. 난 어쩌다 딸아이와 엘리베이터만 엇갈려도 숨을 못 쉬겠던데. 어쨌든 정말 다행입니다.

paviana 2006-07-22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많이 놀라셨겠어요. 전 이제는 10-20분쯤 정도 안 보이는데는 아주 익숙해졌어요.그나마 교육의 힘으로 --1. 엄마를 잊어버리면 그 자리에서 꼼짝않고 있는다. 니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 엄마랑 길이 엇갈리니 그냥 한자리에 있어라. 찾는건 엄마가 찾을거니까 2. 롯데월드나 에버랜드에서 엄마를 잊어버리면 거기 근무하는 누나들(오빠아님)에게 엄마한테 전화걸어달라고 부탁해라. 3. 길에서 잊어버리면 경찰관 아저씨나 아줌마들에게 전화걸어달라고 해라. 4. 불시에 엄마 핸폰번호나 아이 주민번호를 외워보라고 시킵니다. 요즘은 실명 싸이트가 많아서 자기 주민번호는 좔좔 외우더군요. 경찰관 아저씨가 니 주민번호만 알면 집에 데려다 줄거다...등등-- 한시름 놨어요.

로드무비 2006-07-28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 맞아요. 꼼짝말고 그 자리에 있는 게 최선의 방책.
이상한 게 아이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때마다
엄청난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는 거죠.
그 모든 경험과 학습에도 불구하고.^^;

FTA반대 조선인님, 엘리베이터만 엇갈려도 눈앞이 노래지죠.
세상이 워낙 뒤숭숭하여 그런 점도 있을 겁니다.;

혜덕화님, 십년감수했답니다.
고맙습니다.^^

FTA 반대 벼리꼬리 님, 가끔 전화번호가 생각 안 납니다.
점심엔 맛난 것 드셨는지요?^^

플로라님, 매직핸즈는 무신.ㅎㅎ
그냥 이것저것 짬뽕해 본 거지요.
정말 어떤 기막히고 무서운 일도 지나놓고 보면
에피소드 정도로 전락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