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전 메일을 확인하러 한 포털에 들렀다가 메인에 뜬  기사 제목을 보게 되었다.

'반지하방만 골라 성폭행.'

안 그래도 더워 죽겠는데 열불이 확 솟는다.
침입이 쉽고 쥐도 새도 모르게 의도한 일을 해치울 수 있는 거처만 골랐다는 말이다.
거처뿐이겠는가, 만만한 대상을 골랐다는 말도 된다.
쥐새끼 같은 놈들.
내 결혼식을 앞두고 반지하방 중심으로 신혼집을 고르러 며칠 돌아다녀봐서
살아보진 않았지만 마치 살아본 것처럼 잘 아는 것 같은 기분.
그곳에 둥지를 튼 사람들도......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오늘아침 산사춘님이 올린 페이퍼  '도둑이 들왔어요.'를 읽고
오래 전 일이 떠올랐다.
사촌 둘과 남동생과 허름한 골목 다세대주택에서 자취하는 동안 도둑이 두 번 들었다.
그런데 묘한 건 내 방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냥 갔다는 것이다.
대학에 다니던 사촌여동생도 사치랑은 거리가 멀었지만 그래도 방에 들어가면
제법 화장품 냄새도 풍기고 침대도 있고 여학생 방답게 화사했다.

여동생의 책상 서랍 속 비상금과, 입학선물로 받은 금반지와 목걸이 세트, 시계,
그리고 조그만 휴대용 카세트 겸용 녹음기를 귀신같이 찾아내어 들고 갔다.

어떻게 생각하면  몹시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내 방은 책장도 없이 회사에서 허락받아 얻어온  몇 개의 서랍을 조립식 책장삼아
그 안에 그리고 위로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이 책들만 가득 쌓여 있었다.
그리고 낡은 비디오 겸용 텔레비전 한 대만 달랑.
흘낏 봐도 땡전 한 푼 안 나올 것 같았나?

잘 찾아보면 제법 멋스러운 하늘색 화장가방(연예인이 들고 다닐 것 같은
그 생뚱맞은 가방은 어느 날 골목에서 누가 버린 걸 주운 것) 안에
통장 두 개와 비상금 약간도 들어 있었는데 말이다.
좀더 프로페셔널한 도둑이었다면 그런 실수는 하지 않았을 텐데...... 

요즘 도둑들은 그 집 사정 뻔히 알면서 넘기 쉬운 담장만 넘고 허술한 문짝만 노리는가 보다.
훔칠 게 정 없으면 아이 방의 저금통까지 들고 가고......

엊그제 한 지인에게 안 들었으면 좋을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고급아파트의 브랜드 인지도를 조사하기 위해 xx팰리스라든가 xx캐슬 등에 사는 사람 몇이
자신이 다니는 회사를 방문, 설문에 응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곳의 시설이나 사는 내용 이야기를 전해듣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것까지는 좋았다.
아파트 관리비가 100만 원이라길래,

"아니 관리비를 한 달에 백만 원씩 내는 사람들이 잔돈 몇푼 벌려고 더운 날
남의 꼬지리한 사무실에 나와서 설문에 응해?"

하고 물었던 것.
갑자기 그 사실이 궁금했다.

벤츠를 타고 와서 한두 시간 그들이 도도한 자세로 설문에 응하고 받아가는 돈은 2,3십만 원.
일반 주부들이 반갑게 버선발로 달려와 생활용품이며 뭣이며에 관한 설문에 응하고
받아가는 돈은 그 십분의 일이란다.

세상 참.......
나는 거친 동작으로 맥주를 한잔 가득 따라 벌컥벌컥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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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8-10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 도둑은 발각시 소리지르면 그냥 도망갔는데...
요즘 도둑은 발각시 강도로 돌변한다는 것이죠...쩝..

해리포터7 2006-08-10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둑님들은 증말 무서버요...

2006-08-10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06-08-10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참 비싼 곳에 사는 분들은 돈도 더 비싸게 줘야 행차를 하시는군요. 주부 모니터 같은 거 해도 일 회 방문에 3-5만원 주는데... (윽, 그리고 저도 자취할 때 도둑 든 적 있어요. 내 피 같은 돼지저금통 털어가고, 제일 아끼던 블라우스-달랑 하나 있는..- 도 찢어 놓고..ㅠㅠ)

mong 2006-08-10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지하방에 친한 언니가 사는데
저도 열불이 확-
쳐죽일 놈들 ㅡㅡ;;;

건우와 연우 2006-08-10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세상 참...입니다..

물만두 2006-08-10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ㅜ.ㅡ

아키타이프 2006-08-10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만한 대상을 골랐다에 저도 열이 확 뻗치는데요.
술은 건강상 안되고, 마음으로 한잔 들이켰습니다.

로드무비 2006-08-10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키타이프 님, 빨리 깨끗이 나으세요.
시원하게 한잔 부딪쳐야죠.

FTA 반대 물만두님, 오늘 페이퍼 쓰고 앉았을 시간이 없는데
그 기사 제목 보고 나도 모르게 로그인을 했답니다.
속에 하도 부글대는 것들이 많아서.;;

건우와 연우 님, 이 페이퍼 제목 잘 짓고 싶은 마음도 없더군요.
제목에 신경 좀 쓰는 편인데......;;

mong님, 아이고, 님의 욕 한 방에 잠시 시원.
저도 쥐새끼 같은 놈들, 이라고 금방 페이퍼에 한 줄 덧붙였습니다.;

아영엄마님, 세상에, 남의 단벌 블라우스는 왜 찢고 난리래요?
이상한 놈 많아요.
같은 일에 대해 아르바이트비를 그렇게 책정한 놈들에게
화가 치미는군요. 사정을 떠나서.

천생 파시스트님, 저도 그 과입니다.
언제 우리 이 우라질 세상을......!!!

해리포터 7님, 가진 게 없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덜 무서워야 되는데
또 그게 그렇지 않으니 말이지요.;;

메피스토님, 그만큼 살기 어렵다는 거고 악에 받쳤다는
말도 되겠죠.
성폭행범들은 또 다른 문제지만.




blowup 2006-08-10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님 글에는 상황의 국면을 누그러뜨리는 장치가 늘 있어요. 분개하는 도중에도 슬며시 웃게 만드는.

로드무비 2006-08-10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u 님, 장치라니 무신 말씀을.
떠오르는 순간 아무렇게나 써제끼는 글인걸요.
쓰면서 마음을 좀 다잡긴 합니다.
날것 그대로의 흥분 상태를 좀 무서워 하거든요.^^

가랑비 2006-08-10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일이 있었군요. 세상에.

비로그인 2006-08-10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쁜 놈들

nada 2006-08-10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계형 도둑은 그나마 이해(?)한다 쳐도 생계형 강간범은 없잖아요. 성폭행범은 정말 다 나빠요.

국경을넘어 2006-08-10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참 드럽네요. 우쒸

하루(春) 2006-08-11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글에 날이 서 있네요. ^^

산사춘 2006-08-11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주변 피해인들도 다 '만만한' 곳에 살았답니다. 대부분 범죄피해자도 다 '만만한' 사람들인듯 싶구요. 상담소 다닐 때 강도강간 피해자 데리고 경찰서 간 적이 있는데 해결안된 유사사건이 8건이나 지도에 다닥다닥 표시되어 있더라구요. 겨울엔 기어올라가기도 힘든 그 산동네에요. 동일범이든 그 이상이든 아주 만만한 데라는 거죠.

sweetrain 2006-08-11 0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아르바이트...
대학생과 직장인의 아르바이트 페이가 다르구요;;(물론 직장인이 더 비쌈)
양주 드시는 분들이 두배 정도 더 비싼 돈을 받더군요...;;;

로드무비 2006-08-11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단비양 님, 직장인은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돈이 있으니
아르바이트비를 좀 적게 줘도 될 것 같은데...ㅎㅎ
부익부 빈익빈은 어디에나 적용되는군요.
대학생은 또 그렇다고 쳐요.
.......

산사춘님, 산동네는 반지하보다 더하려나요?
도둑들이 부자들을 집중공략하라는 말은 아니지만
만만한 곳에 사는 만만한 사람들만 구워먹고 쥐어짜는 현실에
짜증이 치솟더라고요.
모르는 사실도 아니면서 새삼스럽게....

FTA반대 하루 님, 이런 글은 가급적 안 쓰고 싶어요.

폐인촌님, 저도, 우쒸.

꽃양배추님, '생계'라는 단어 앞에서 모두 약해지지요.
님 말씀대롭니다.

비숍님, 저도, 나쁜 시키들!!

FTA 반대 벼리꼬리 님, 그러니까요.

 

일요일 오후,  아이들을 시원한 물 속에 좀 빠트려 주자고 하여
집 근처 다리 밑 개울가에 가기로 했다.
남편이 출퇴근하며 유심히 봐둔 가까운 개울은 그늘도 물의 양도 신통찮아서 그냥 통과,
퇴계원의 왕숙천까지 갔더니 그곳은  캠핑 지역이어서 제법 많은 돗자리와
그늘막 텐트가 진을 치고 있었다. 
그날은 올케가 삼겹살을 준비하기로 하여 우리 가족은 빈손으로 갔다.

다리 밑 그늘에 용케 끼어들어 자리 두 개를 펴고 아이들은 바로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주위를 살펴보니 풍경이 근사하거나 그런 게 아니고 단지 차들이 지나는 다리 밑으로
개울이 흘러서 근처에 사는 가족들이 하나둘 모여들다 보니 이런 풍경을 이루게 된 것이었다.
아무튼 조그만 튜브 두 개를 빵빵하게 부느라고 남동생과 책장수님은 땀을 뻘뻘 흘리고, 
여자 둘은  고기 굽느라고 땀을 뻘뻘.

주변을 살펴보니 돗자리 위마다 가스버너에 준비해온 음식을 해먹느라 난리들이다.
간단한 도시락 정도가 아니다.
살림을 이고 지고 싸매어 왔다.
우리 오른쪽에는 열 명쯤 단체로 온 일가친척이 갈매기살 항정살을 구워 먹고 나서
조그만 프라이팬을 꺼내더니 반죽을 부어  부추전을 부쳐 먹는다.
(빈 소주병이 무수히 비닐 속에 뒹굴고......)
푸릇푸릇 깻잎까지 넙적하게 섞인 전이 얼마나 맛나 보였는지......

우리 뒤에 자리를 편 부부는 짐이 좀 많다 싶더니만 압력밥솥을 꺼내어 닭을 넣고 물을 붓고
기세좋게 백숙을 끓이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음식 해먹을 준비를 해오지 않은 사람들은 치킨이며 피자를 시켜 아구아구.
삼복염천에도 아랑곳 않고 뭔가를 먹는 사람들로 다리밑과 개울 옆이 왁자했다.
(다리 기둥에는 중국집, 치킨집, 족발집 전화번호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준비해온 삼겹살이 동이 나서 책장수님은 다리 위 매점으로 고기를 사러 가고.
아이들이 노는 물도 뭐 그리 맑고 청정해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신나라~~

노릇노릇하게 구워 먹는 삼겹살은 맛있었지만 더위와 마치 피난민 대열 같은
그 기이한 광경은 정답다기보다 약간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짐작대 중하류층 가족의 대표적인, 그리고 가장 경제적인
나들이 풍경이 이렇지 않을까.

"서민적이야,  그야말로 서민적!! "

내 감탄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고기를 한 점이라도 더 집어먹으려 정신없는  와중에도......

입가심으로 준비해온 라면 두 개를  끓여 먹으며 다음에 올 때는 옆자리 사람들이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의  메뉴를 준비해 오자고  올케와 쑥덕였다.
물 속에서 나온 아이들도 날름날름 주는 대로 구운 고기를 잘 받아 먹었다.
백숙이 다 끓었는지 옆자리 압력밥솥의 추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나는 백숙보다는 옆자리의 부추전에 자꾸만 눈길이 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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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8-09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개울가에서 만한전석을 차리시진 않으시겠죠..^^
가끔 올리시는 음식페이퍼 보면 분명 맛스럽고 풍족한
나들이 밥상이 되겠군요..^^

sooninara 2006-08-09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도 다리밑은 아니지만 개울가에서 놀았는데..
시어머님이 해주신 찰밥에 김 싸서 밥 먹었어요.
나중엔 치킨 한마리 시켜 먹고..
옆에 있던 집은 자장면에 탕슉에..맛나보이더군요
내년에는 그렇게 시켜 먹으려구요.
서민적인 물놀이...아이들은 캐러00베이처럼 잘 놀던걸요^^

프레이야 2006-08-09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귀여워라~~ 시원하겠네.. 같이 놀고시퍼~~

물만두 2006-08-09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운데 시원해보여요^^

로드무비 2006-08-09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TA반대 물만두님, 아이들만 신났답니다.
실컷 먹어놓고 엉뚱소리.ㅎㅎ

배혜경님, 요즘 둘이 앙숙인데 저때는 얼마나 사이가 좋던지요.^^

FTA 반대 새벽별 님, 처음엔 어이가 없었는데 나중엔 부럽더군요.ㅎㅎ

수니나라님, 좀 초라해서 가슴이 뭉클한 부분도 있더군요.
찰밥에 치킨도 맛났겠어요.
물론 생맥주도 한잔 곁들이셨지요?^^

메피스토님, 만한전석이 멉니까?
사전 찾아봐야겠군요.
다음에 제대로 준비해 가면 사진 찍어 올릴게요.
나들이 밥상, 생각만 해도 신납니다.^^


건우와 연우 2006-08-09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리밑 개울가에서 고기구워먹고 놀다보면 정말 그말이 절로 나와요. 그야말로 서민적이라는...^^
그래도 내가 먹고싶은 음식 먹으며 맘편히 놀기에는 그만한 장소가 드물죠...^^

瑚璉 2006-08-09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저는 PS2와 함께 꿋꿋이 집을 사수하렵니다.

2006-08-09 1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6-08-09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이기도 힘들지만, 일단 가족끼리 친한 사람들끼리 모이면
무엇을 먹느냐가 참 중요한 것 같아요.
무더윈들 어떻겠습니까. 맘맞는 사람들끼리 모였는데 ^^
정말 맛났겠어요, 삼겹살. 흑.

어룸 2006-08-09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쩝쩝....입맛만 다셔봅니당

해리포터7 2006-08-09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딜가나 먹는게 빠지면 섭하지요 ㅋㅋㅋ 전 개울가에서 족발시켜먹었는뎅 ㅎㅎㅎ

2006-08-09 2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산사춘 2006-08-09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의 자연과 음식과 인정이 어우러지는 집안분위기 너무 부러워요.

니르바나 2006-08-10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대로 정이 소록소록 들 것 같은 정경입니다.
음식백경- 제가 단 로드무비님 책 이름입니다.^^

로드무비 2006-08-10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님, 음식백경이라니, 하하 메뉴가 몇 가지 안되는데......
그것도 찌질한 음식들.
정이 너무 들까봐 무서운 정경이었습니다.

산사춘님, 한 점이라도 더 자기 입에 넣으려고 쌍심지를 돋우는 풍경을 봤으면
인정이 어떻고 그런 소리는 못 하실 텐데요.^^

귀여븐 것들 님, 소장함 좀 공개하시라니까요.
주문할 때마다 수시로 제것도 좀 체크해 주시고요.
한나절 경제적으로다가 잘 놀고 왔습니다.^^

따우님, 제법 다정해 보이죠? 흐뭇.
평소에는 둘이 앙숙입니다.

해리포터 7님, 우와, 족발도 괜찮지요.
쟁반국수도 함께 먹으면 맛난데...ㅎㅎ

투풀님, 님은 혹시 과자와 아이스크림으로 연명하시는 것 아니어요?
갑자기 그런 의심이.ㅎㅎ

플레져님, 마음은 별로 안 맞습니다.
가차이 살다보니 자주 어울리게 되는 거죠.
삼겹살은 역시 밖에서 먹는 게 맛있어요.
집에서 구워 먹으면 고작 900~ 1000그램인데
저날은 600그램 추가했습니다.^^

호질님, 피부가 백옥같으시겠어요.
볕을 못 봐서.
안 그래도 피부 좋기로 소문 나셨더만.^^
(책을 덮고 음악을 끄고 다리 밑으로 가자, 라는 말 못 들어보셨어요?
테라야마 슈지가 한 말인데.('' )

건우와 연우님, 뭔가 눈물 겨운 데가 있었어요.
"서민적"이라는 말이 정겹기도 하고 좀 지겨운 데도 있지요.
아무튼 집 근처 개울가는 가깝고 편리해서 좋아요.^^



아키타이프 2006-08-10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리밑... 기피 지역인데요... 어릴때 너희 진짜 부모는 다리밑에 있으니 찾아 가라는 소리를 들어놔서... 정겨운 장소는 아니네요. 글고 보니 한번도 다리밑에서 놀아본 기억이 없네요. 정말로 진짜 부모가 다리밑에 있을거라고는 생각 하지 않았지만 애들이 말을 안듣거나 겁을 주기 위해서 자기 자식임을 거부하거나 부정하는 말(농담이라도)은 이런식으로라도 영향을 미치네요.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찬물 끼얹는 소리를... 너무 덥나봅니다.

로드무비 2006-08-10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키타이프님, 찬물은 아니고 미지근한 물 끼얹는 소리였습네다.ㅎㅎ
전 다리 밑이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는데......
(거지의 피가 흐르는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봐서.)
 
나 이뻐?
도리스 되리 지음, 박민수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책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여태 보관함에만 머물러 있는 책을 결국 어느 님께 빌려 읽었다.
생각해 보면 나에겐 이상한 똥고집이 있다.
그렇게 재밌게 본 영화 <파니 핑크>의 도리스 되리 감독의 소설집인데,
그리고 1994년도에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그의 소설집 <사랑, 고통 그리고 빌어먹을 것들>을 
재작년인가 우연히 구하여  그렇게 재미나게 읽어놓고도.....

--(행사를 주최한) 청년은 하늘에서 찍은 우리 마을이 인쇄된 엽서 몇 장을 주며
외국인 증오에 반대하는 글귀를 써넣으라고 말한다.
메시지를 적은 엽서는 풍선에 매달려 우리나라 방방곡곡으로 날아갈 거라고 한다.
(...)모두들 엽서에 몇 자씩 끄적인다. 레나는 공주 그림을 그린다.
나는 공주가 내밀고 있는 손 아래에 이렇게 써넣는다.
'하나님, 저를 도와주세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전혀 모르겠어요.'('트리니다드'  69쪽)

집까지 방문한 청년들의 열의에 다소 마음이 움직여 딸아이와 함께 외국인 증오에 반대하는
모임에 나간 중년의 여성은 힘찬 구호 대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으니 제발 도와달라"는
 엉뚱한 말을 적어 넣는다.
얼마 전 휴가 때 문경 새재 도립공원을 오르며 사람들이 쌓아놓은 소원 비는 돌탑에 연달아
두 개의 돌을 주워 보태며 나는 기원했다.
가족의 건강과 안녕, 그리고 한미 FTA의 무산과  정의로운 사회의 실현을......
솔직히 말하면 뒤의 기도는 황급히 보탠 것이었다.
'트리니다드'의 여성이 어쩌면 더 솔직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 이뻐?>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그 반대로   <사랑, 고통 그리고 빌어먹을 것들>은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절판된 걸 수소문하여 구했다.
바비 인형의 구두 한 켤레를 훔쳐 베갯잇 속에 숨겨놓았다가 어느 날 엄마가 침대 시트를 갈면서
그 구두가 사라져 버리자 어린 소녀는 두 눈이 빠질 정도로 울며 왜 우느냐고 묻는 엄마에게
이렇게 거짓말 한다.
"사는 게 너무 힘들고 어려워, 엄마."

'훙 부인에게 새 신을'이라는 짧은 소설은 황석영의 단편  '섬섬옥수'를 떠올리게 했다.
인간의 위선과 자기기만에 대한 얘기.
가끔 들르는 별장이 있는 마을에서 마주친 가난한 베트남인 가족에게 자비를 베풀다가
그 가족이 너무 자신들을 믿고 의지하자 무서워서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치는 부부 이야기.

인간의 위선과 자기기만이라, 어쩌면 책 제목이나 작가에 대한 확고한 나의 기호도 
바비 인형의 신발에 유달리 집착하는 소녀의 그것이나 가짜눈물과 다를 바 없는지도 모르겠다.

도리스 되리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막연히 저 너머의 세상에 한쪽 다리를
걸친 이들이다. 그리고 자신도 어느 날 다른 사람이 되기를 꿈꾼다.
세상이 비루하고 비속하다고, 자기 마음 같지 않다고 대놓고 욕을 할 수도 없다.
비루하고 비속한 건 첫째 자기자신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으니까.

사랑을 위해 직장과 가정까지 내팽개치고  부랑자의 삶을 선택하면서까지 사랑에 집착하는 
주인공이나,  진짜 사랑이 아닌 걸 알면서도 그것을 지키기 위해 아이를 유괴하거나
남자를 살해하는 식의 파격적인 인물들이 <사랑, 고통 그리고 빌어먹을 것들>에 나왔다면,
<나 이뻐?>는 좀더 일상에 매몰된, 좀더 나이 먹은 인물들이 구슬프게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자기 연민은 꼴보기 싫지만, 어쩌랴,  바로 나의 모습인 것을.......

<나 이뻐?>를 읽고 난 후 <사랑, 고통 빌어먹을 것들>을 찾느라고 침대 옆에 쌓인 책들을
수십 권 들어내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맨 밑에 깔려 있었다.)
꼭 그 책이 필요했다기보다 그 순간 나에게 뭔가를  증명해 보이고 싶었던 것이다.

--이 정도 수고 없이 인생을 어떻게 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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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8-08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책정리는 자주 꼬박꼬박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어요...=3=3=3

건우와 연우 2006-08-08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이 수고로운만큼 빛이 난다면, 사는게 좀더 공평하게 느껴질까요...^^

2006-08-08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6-08-08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 정도 수고 없이 인생을 어떻게 살려고......" ㅎㅎㅎ
괜히 이 말을 보니 힘이 나는거 있죠?
이 정도 수고 없이 인생을 어찌..... 쌩뚱 맞지만...홧팅!^^

밥헬퍼 2006-08-08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이쯤 와야 생생한 리뷰를 읽을 수 있군요. 글을 읽다보니 정신차려야 할 것은 이 세상이 아니라 바로 나로군요. 요즘 돌아다니느라 읽고 있는 책이 거의 없는지라 책읽는 감이 훨씬 떨어져 있지만 이 글로나마 적잖게 자극이 됩니다. ... 평안하시길.

에로이카 2006-08-08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이 되는 건 사회 속의 나와 내 속의 나가 일치되어 밖으로 드러나도록 훈련하는 과정 아닐까 싶어요. 억압과 자기검열의 내면화와, 그럼에도 계속 꿈틀꿈틀 거기에 저항하는 '리비도'랄까... 그 둘 간의 부적응, 긴장과 갈등을 올바로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둘 간의 역관계에서 늘 한 쪽이 우위에 있거나 (따라서 한 쪽의 논리로 다른 쪽을 종속시키거나), 아니면 무척 용기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제가 책과 리뷰내용을 잘 이해한건지..헤헤... 어쨌든 가끔 로드무비님 페이퍼에서 이 용기를 본답니다... ^^

waits 2006-08-09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관함에 오래 묵혀두고 있었는데... 마지막 구절에 마음이 괜히 간절해지네요.
사람마다 살아가며 들이는 수고의 정도는 다르겠지만, 어쩐지 그 말 속에 나보다 더욱 수고하는 사람들에 대한 염치 같은 게 느껴져서 좋아요. 전 요즘 뻔뻔한 게 아주 질색이랍니다..,;;

로드무비 2006-08-09 0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TA 반대 나어릴때 님, 이 세상에서 수고를 좀 더 많이 하는 사람이
좀 더 많은 몫을 가져가는 그런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설령 제가 좀 더 가난해지더라도요.
게으르고 방만해서 그러기 십상이지만.....

에로이카님, '친구 찾기' 프로그램에서 뮤지컬 가수 박혜미가
얼마나 눈빛이며 행동이 당당하고 거침없는지 감탄을 하며 보다가
난 세상에 언제 저렇게 한 번 행동해 보나, 중얼거렸더니
마이 도러가 그러더군요.
"용기가 있어야지 저렇게 되지!"
님의 댓글에서 다른 어려운(!) 말은 귀에 안 들어오고
'용기'라는 단어에 눈이 꽂힙니다.
전 가끔 '오기' 같은 게 생겨요.ㅎㅎ
양처럼 순한 아줌만데.=3=3=3

밥헬퍼님, 너무 오랜만입니다.
생생한 리뷰라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바쁘셔서 요즘 책을 많이 읽지 못한다고 하시지만
밥헬퍼님만큼 다양하게 책 읽으시는 분 많이 못 봤습니다.
여름 잘 나시고요.
선선한 가을에는 밥헬퍼님이랑 서재에서 좀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클라인수선 님, 책 몇십 권 들어내기가 귀찮았는데
그렇게 하길 잘했군요.
잠시나마 우리 수선님 힘이 나게 만들었다니!
수선님도 파이팅!!^^

서너 권 남짓 님, 별 걱정을 다하십니다.
기한을 정한 건 사실 나 때문이었는데.(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천천히 마음 편히 읽기로 하지요.
일단 8월말로 그래도 정해놓고요.^^

건우와 연우님, 수고로운 만큼 빛이 나는 그런 공평한 세상을
꿈꿉니다.
님도 저와 비슷한 꿈을 꾸시더군요.^^

메피스토님, 왜 아니겠습니까.
책정리를 좀 하고 싶은데 너무 더워서 엄두가 안 나요.
<사랑, 고통 그리고 빌어먹을 것들>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중
메피스토님을 떠오르게 하는 사람이 한 명 있더군요.^^*

2006-08-09 0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8-09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8-09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무사히 님, 어제 말씀 잘해주셨어요.
대충대충 버릇의 대가는 바로 접니다.
응당 물어봐야 할 일의 경우, 묻는 일조차 귀찮아 하니까요.
별것 아닌 것 가지고 되려 제가 번거롭게 해드린 감이...^^

노 에어컨 님, 우짜꼬! 이 더위에......
잘 챙겨드시고요.
최대한 농땡이 치세요.^^

플레져 2006-08-09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을 읽으셨군요. 기뻐요.
다시 리뷰 쓰라고 하면 잘 쓸텐데 (뭘 모를때 읽고 리뷰 써서 거시기함 ㅋ)
다시 쓸 기력은 없으니... 로드무비님 리뷰로 위로받습니다.
나 이뻐,의 그 깜찍한 악동 소녀의 욕망이 문득문득 떠올라요.
사는 게 힘들다고 말하는 소녀의 건너편에 서서
이런 방법이 있다고 알려주는 것 같아서요.

로드무비 2006-08-09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재밌게 읽었어요.
님이 쓰신 그녀의 최근 영화 페이퍼 내용도 떠올리면서......
묘하게 사람을 위로해 주는 책이랄까?
모두 힘들고 외롭다고.......^^


Mephistopheles 2006-08-09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엑,,,,그 책을 구해 읽을 수 없는 지금 시점에서 그 주인공이 어떤인간인지
알 방법이 없다보니...궁금증만 증폭되고 있군요..로드무비님 미버요~

아키타이프 2006-08-09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비인형 구두가 없어져서 우는 여자애의 거짓말이 어쩌면 솔직한 심정이었는지도... 어렵게 훔쳐서 꽁꽁 숨겨놨는데 허망하게 놓쳤으니... 참 고약한 인생이구나,라고 느낀건 아닐까 하는... 읽은 책도 아닌데 이렇게 적어도 될려나 모르겠네요. 님의 리뷰를 잘 읽어놓고는 엉터리 댓글 적고 갑니다.

로드무비 2006-08-09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키타이프님, 겸손이 지나치면 뭐가 되는지 아시죠?ㅎㅎ
왜 아니겠습니까.
내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야, 하고 혼자 되뇌이는데,
사실은 그게 진짜 마음일 때가 있지요.
저도 님처럼 그렇게 읽었습니다.
인생은 피곤한 거잖아요.
훔치는 것도, 감추는 것도, 없어져서 우는 것도......^^

메피스토님, 우연히 만난 아내의 여자친구에게 반해
모든 것을 내팽개치는 캐릭터인데 어떤 부분 인상이 님이랑 좀 겹치더군요.
그냥 그 정도로 아세요. 히히~~
(매력적인 부분이 겹친 거니 입 쑥 내밀지 마시고요.)

산사춘 2006-08-09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파니핑크 감독이 쓴 거 아니었음 제목 때문에 안샀을 거예요. 인종이나 나이에 의한 대비가 계속 나오는데도 허위의식일지 몰라도 증말 내 일상처럼 느끼게 하더라구요.

2006-08-10 0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ndcat 2006-08-10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로드무비 님, <내 남자의 유통기한> 리뷰는 안 올라올랑가요?

2006-08-10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8-10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영화사님, 모처럼 님과 이런저런 얘기 나누게 되어 신났어요.^^

샌드캣님, <내 남자의 유통기한>은 아직 못 봤답니다.
커피담배도 그렇고 보고 싶은 영화 모두 놓치게 생겼어요.
아참, 휴가 잘 다녀오셨나요?^^

산사춘님, 맞아요.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라든가, 나이 인종 등에 대해
이 작가도 뭔가 갑갑한 틀이 구축되어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전달돼요.
마치 내 문제의 하나를 건드리는 것처럼.^^
 

지천명의 생일날 저녁이었다

미역을 찾으니 식칼 놓는 자리에 꽂혀 있고
식칼을 찾으니 냉장고 속에 들어 있다
북어가 세탁기 속에서 빙빙 돌아가고
파슬리 양배추 토마토가 장롱 서랍 속에
비누곽 위에 생선이
전자오븐 레인지 속에 비누가
화분 속에 비타민이
세숫대야 물 속에 소금이

(아, 이렇게 해방이 오고 있구나
세숫대야 물속에서 녹고 있는 소금을 누가 구원하리?)

핸드폰이 냉동칸 속에서 울리고 있을 때
자꾸만 울리고, 울리고 있을 때
너무나 오래 내 이름 속에 갇혀 있었다는 것
드디어 내가 내 바깥으로 나갈 줄 알게 되었다는 것,
이 폭소......
이름의 독재자를 가로질러 이 방면(放免)의 풀밭을
날아서, 맨발에 구름과 이슬을 묻히고 이 새로운.....
이 이름 붙일 수 없는.....맨발에 구름을 묻히고서
웃으면서 날아
간다는......

                                          -- 김승희 詩 '지천명'  全文 <냄비는 동동>  2006년 7월 창비 刊

 

 

어제 배달되어온 김승희 시인의 시집을 읽는데 50세에 관한 시가 나왔다.
최승자의 '삼십 세', 고정희의 '마흔 살'과는 좀 다르다.
'방면(放免)의 풀밭' 이라니, 50세는 정말 그런 것일까.
'방면'이라는 단어가 썩 유쾌해 보이진 않는다.

이상하게 김승희 시인이 쓰는 어떤 시(현실참여 시)들은 너무 작위적이어서  어색하고 생경하다.
이 시집에도 미선 효순을 생각하며 쓴 시('나는 그렇게 들었다')가 한 편 있는데
여전히 관념적이며 다른 시들과 겉도는 것 같다.
아들의 운동화를 빨며 두 소녀를 생각하는 자연스러운 도입부임에도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

재밌는 시들이 여러 편 눈에 띈다.
50세에 대해 쓴 여성시인의 시를 별로 본 적이 없어서 '지천명'을 옮겨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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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6 2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8-04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이름(시인, 교수, 혹은 자존심 등의 허명)에 갇혀 살다가
50세에 이르러 벗어났다는 의미 아닐까요?
방면은 외부로부터의 방면도 있겠지만
스스로 풀어주거나 벗어나는 방면도 있을 듯.
그냥 제 느낌입니다. 중퇴 전문 님.^^

2006-08-04 2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8-05 0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8-06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바논의 풀밭님, 필체라고 할 것 없는 글씨로 짧은 메모만 달랑.
도착 안했나요?
두 권밖에 안 넣어서 좀 거시기하네요.^^

웃을 수 있는 여유 님, 급히 올리고 나갔더니만.
고마워요.
자기 구박과 못 말릴 존중 사이를 널 뛰듯 합니다.
50이 되면 자기 구박 버릇이 없으지려나요?^^



2006-08-08 1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연을 담은 사계절 밥상 - 녹색연합이 추천하는 친환경요리 스페셜
녹색연합 엮음 / 북센스 / 2006년 7월
품절


(클릭해서 큰 사진과 글씨로 보세요)

녹색연합에서 지난해의 <자연을 담은 소박한 밥상>을 보강하여 계절별 밥상을 소개하는 책을 묶었다.
오늘 저녁 당장 덤벼들어 보고 싶은 여름 반찬 몇 가지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줌'을 위시하여 재료 계량 방법은 앞에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다.)

달랑 콩나물 한 줌과 오이 1/4개, 식초, 소금, 설탕 약간이 재료의 전부인
오이해장국. 연두빛을 살짝 띤, 아삭할 게 틀림없는 건데기와 국물. 입에 침이 고인다. 그런데 아이들도 좋아할까?


호박조갯살숙회("이보다 맛있는 음식 궁합은 없다")

전라도의 전래요리라는데 호박을 채썰어 조갯살과 함께 참기름에 볶다가 물을 부어 한 소끔 끓이면 간편하고 아주 맛난 호박국이 된다는 걸 익히 알고 있는 나로서는 초고추장을 넣고 버무렸을 때 어떤 맛이 나올지 상상이 된다. 호박과 조개가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요즘 한 번 만들어 먹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감자채소피자

양배추와 표고버섯을 채썰고 감자를 갈아서 밀가루를 조금 섞고 달군 팬에서 부치면 된다는, 한마디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간단한 레시피.
요즘 양배추를 푹 쪄서 강된장과 함께 자주 쌈으로 먹는데 몇 장 싸먹지 않아도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멋진 메뉴이다.
피자치즈와 피망, 표고버섯은 어울려서 아주 독특하고 먹음직한 향을 낸다.

깻잎물김치

깻잎의 톡 쏘는 신선한 향이 여름 밥상에 딱일 것 같다.
재료와 만드는 법을 소개하는 오른쪽 페이지에 보면 '재료의 힘'이라고 하여 해당음식이나 재료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메모해 놓았다.
보통 물김치처럼 해서 이틀 정도만 삭히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니 구미가 당긴다.

'식품첨가물은 얼마나 안전한가' 등 유용한 정보 페이지가 꽤 있다.

'음료수 용기에도 환경이 숨어 있다'는 제목으로 각 용기의 환경성을 살피고 있다. 유리병은 별(?)이 넷으로 제일 우수하고, 알루미늄캔도 세 개로 괜찮은 편. 플라스틱 병은 환경성 제로.


무슨 대단한 요리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간단하고 소박한 메뉴 위주로 선정되어 실속만점이다.
양배추볶음 같은 건 생각지도 못했는데 당장이라도 채썰어서 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볶아보고 싶을 정도로 담백하고 맛나 보인다.
양배추는 들큰해서 싫어하던 식재료 중 하나였는데 언제부턴가 그 들큰한 맛이 정답고 익숙해졌다.

사진은 겨울편, 김치말이국수.
김치말이국수 사진 앞에서 양배추 찬양이라니!



두부잡채(겨울편)

두부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이것도 맛있을 것 같다.
납작하게 잘라 구워서 채소 길이와 맞춰 썰어 함께 볶으면 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모든 음식은 볶을 경우 무조건 현미유를 사용하고 있다.

어묵부침(겨울편)

흰살생선과 연근, 양파를 믹서에 넣고 갈아 밀가루를 조금 섞은 후 부치면 되는 어묵부침.
명태나 대구살 등 흰살생선과 야채를 함께 갈아 부쳐먹으면 참 담백하고 고소한데 연근을 넣으면 더 향기롭고 맛있을 듯. 혹시 우엉을 넣으면 더 향이 진하지 않을라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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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6-08-04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살까요?

건우와 연우 2006-08-04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살까요?

로드무비 2006-08-04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건우와 연우님, 사셔도 좋을 듯.
주문할 경우 땡스투 꼭 체크해 주시고요.^,.~
(참, 토종 우리 반찬, 채소 위주 반찬이란 건 아셔야 할 듯.)

국경을넘어 2006-08-04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게 보고 갑니다. ^^*

nada 2006-08-04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자채소피자...잉..

해리포터7 2006-08-04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감사히 퍼갈께요^^

해적오리 2006-08-04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책 정말 괜찮네요.. 주문할때 꼭 땡투해드릴께요..^^

로드무비 2006-08-0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그렇습니다.
푸성귀 중심인 것입니다.^^

날나리난쟁이해적 님, 오늘 땡투가 하나 들어왔던데
님이 해주셨나 봅니다? ㅎㅎ

해리포터 7님, 제가 고맙죠, 뭐.^^

꽃양배추님, 저도 시원한 냉커피와 함께 먹고 싶어요.^^

폐인촌님, 뭐가 제일 땡기시나요?^^

반딧불,, 2006-08-09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어째 요리제목은 붙이기 나름이라는 생각만 드는지..^^
이런 음식은 재료가 참 중요하죠.
호박도 노지호박 잘 영근 놈으로. 막캔 조갯살로.. 어릴적에 많이 먹었어요.
제가 하면 그맛이 안납니다..

이런 책 참 좋네요^^

로드무비 2006-08-09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료만 순서대로 나열해도 요리 제목이 되니까요.ㅎㅎ
반딧불님은 토속음식의 대가이신 것 같아요.
전 애호박 외에는 호박도 잘 안 사요.
어떻게 요리하는지도 모르겠고, 부침개 외에는 호박이 썩 안 땡겨서.^^

반딧불,, 2006-08-09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가는 무슨요. 그냥 어릴적에 먹던 것 기억해서 사는 거죠.

로드무비 2006-08-09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가가 따로 있나요?
어릴적 기억대로, 그건 뭐 아무나 하나요?^^

산사춘 2006-08-0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리는 안해도 '소박한' 요리책 구경은 좋아요. 움머, 글고보니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보고는 따라 해본 적도 있어요.

로드무비 2006-08-10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아무리 소박한 밥상이라도 하나 잊으면 안 될 게 있지요.
양이 푸짐해야 한다는 것.^^

aelee 2007-01-3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려고 찜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