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7 잠뜰TV 본격 추리 스토리북 7
루체 그림, 한바리 글, 잠뜰TV 원작 / 서울문화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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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7: 서바이벌 게임 살인사건’은 동명의 방송 컨텐츠를 소설화한 시리즈 일곱번째 책이다.

원작이 게임처럼 진행되는 컨텐츠였다보니, 배경이나 인물 설정 등은 보통의 이야기같으면서도 진행은 마치 엄격하게 단계가 구분된 게임같아서 그 전환이 좀 어색하게 느껴졌던 게 이 소설 시리즈의 공통적인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건 이번 책에서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모두가 기절하고 장소가 바뀌며, 그 사이 뭔가가 벌어진다는 초반의 단순했던 장치를 그대로 들고와서 오랫만에 익숙한 어색함을 느끼게도 한다.

그나마 이번 이야기에서 전작보다 나았던 점이 있었다면, 이번 소설의 이야기는 애초에 게임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거다. 겉으로도 일단 60억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을 표방하고 있는데다, 뒤로 가면서 세부적인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런 전개도 딱히 이상할 게 없는 설명같은 것들이 덧붙기 때문에 강제적인 스테이지 분리라는 너무 고전적인 게임식 장치를 다시 가지고 왔으면서도 생각보다 거부감은 크지 않은 편이다.

다만, 그것이 이야기를 크게 바꾸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컨셉과도 안맞고 긴장감도 덜하다다는 단점은 있다. 왜냐하면, 이런 전개는 미리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것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기 때문이다. 범인의 정체와 범행 트릭, 그리고 그에게 감춰진 뒷 이야기 같은 것들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그래도 찾아내려는 사람들과 숨기려는 범인간의 두뇌싸움같은 게 보여야 하는데 그런게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야기가 범인 색출에 더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정작 후반까지 이야기의 흐름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에메랄드 포레스트’란 게임이 좀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일종의 게임으로서 플레이가 중요했기에 이런 점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원작 컨텐츠와 달리 소설화된 책에서는 아무래도 완성도란 점에서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그래도 이야기 주요 소재라든가 캐릭터 설정 같은 건 나름 괜찮아서 하나씩 드러나는 이야기들을 보는 재미는 나쁘지 않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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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주인
강희찬 지음 / 북레시피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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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주인(義理主人)’은 영·정조 시대와 홍국영을 새롭게 그려낸 역사 소설이다.

정조는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왕 중 하나다. 그것은 그가 소위 ‘조선의 르네상스’를 만들어 냈을만큼 대단한 왕이었던데다,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그 자신까지 상당히 특징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를 갖고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연히 그의 주변에도 주목할만한 인물들이 많이 있었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홍국영’에 주목했는데, 알려진 그의 서사와 평가에 조금 의문스러운 점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그의 활약과 몰락의 격차가 큰 것부터가 그렇다. 그가 성공에 취해 눈이 멀고 타락해버려서 그런 것이라고 치부해버리면 쉽고, 실제로도 그는 대게 그런 식으로 그려지곤 하는데, 저자는 그게 썩 마음에 안들었나보다.

조선의 당시 상황도 그렇다. 이후의 몰락을 생각하면 과연 그때가 르네상스라고까지 할만큼 좋기만 했을까 의심스러울 만하다.

그런 점에서 이 두가지, 배신자 홍국영이 아닌 정치인으로서의 그의 삶과 어쩌면 이미 크게 흔들리고 있었을지 모르는 당시의 조선을 그리는 것은 꽤 잘 해낸 편이다.

물론, 홍국영을 주인공으로 삼은만큼 그를 좀 미화해서 그린 듯한 느낌이 많이 들기도 하고, 그렇기에 이후에 이어질 그의 행동을 더 의아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조금 다른 시선으로 당시를 그린 것은 나름 흥미롭게 볼만하다.

역사 소설이라고 해서 너무 딱딱한 고어체를 고집하지 않고 가능한 현대어를 사용한 것도 좋아서 이야기를 보다 잘 따갈 수 있게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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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거시제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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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거시제’는 꽤 독특한 SF 단편들을 담은 소설집이다.


좀 익숙하지 않다. SF 소설이라고 하면 보통 사용하는 소재도 아니고, 그런 흐름으로 이야기를 끌고가지도 않기 때문이다.

SF란 상상력이 중요한 장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특정한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작가의 소설들은 꽤나 신기한 곳을 향해있는 것 같아 독특하고 개성있다.

그렇다고 단지 독특한 소재를 개성있게 사용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너무 그랬다가는 자칫 뭔 소린지 알 수 없는, 작가 혼자만 멋지다고 할만한, 아무도 공감하지 못할 이상한 이야기가 되기 쉬운데, 저자의 이야기들은 꽤나 그에 근접해 있으면서도 충분히 독자가 따라갈 수 있는 선에서 이야기를 펼쳐냄으로써 여전히 대중적인 SF 소설의 위치에 서있다.

그래서, 좀 너무 마이너하고, 그래서 공감하기 어려운 이야기처럼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보면 다 머릿속에 들어와있고, ‘그러게, 왜 그런 생각은 못했지?’라거나 ‘그럴싸한데?’라며 묘한 감탄을 자아내게도 한다.

그렇다고 충분히 대중적으로까지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꽤 즐기는 듯한 언어적인 요소만 봐도 그렇다. 그래서 ‘대단하다’고는 느낄지언정 순수하게 ‘재미있다’는 말은 선뜻 나오지 않는다. 이건, 상당히 잘 쓰긴 했지만, 호불호는 좀 갈리겠는데? 싶달까.

다행히도, 개인적으로는 꽤 괜찮았다. 안그래도 소위 판무 소설처럼 찍어낸 듯 판에 박힌 설정의 SF에는 조금 물리기도 했던지라, 이 책은 꽤나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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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이상한 무인 가게 시리즈 1
서아람 지음, 안병현 그림 / 라곰스쿨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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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는 일부에게만 보이는 특별한 아이스크림 가게를 소재로 한 판타지 소설이다.

신기한 가게라는 요소와 ‘원숭이 손’처럼 소원을 이뤄주는 요소를 결합한 한 이 소설은, 이런 부류의 이야기가 대게 그렇듯이 전혀 제대로 된 방식으로 소원을 이뤄주진 않는다. 말로 내뱉는 것인만큼 소원에는 애초부터 꽤 많은 허점들이 있는데다, 얼피 잘 이뤄진 것 같을 때도 불피요하게 붙은 사족이 거의 확정적으로 일을 잘못된 길로 끌고 가버린다.

그래도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서 그런지 공포물에서 그러는 것처럼 극단적으로 비틀어 불행과 비극, 절망을 안겨주기까지 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뭐랄까, 적절한 좌절을 겪게 하는 것에 가깝달까.

아이들의 빈 소원은 그 자체만 보면 실패로 끝나버렸다고 할 수도 있다만, 그렇게 되는 과정에서 자신이 몰라던 이면을 알게되고 무엇이 더 올바른 방향인지를 깨닫게 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소원이 이뤄진 것에 가까운 결말을 맞게 한다. 단순히 욕망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변하게 한다는 점에서, 곧이 곧대로 소원을 이뤄주는 것보다 더 긍정적으로 진정한 바램을 이뤄준 것이라고도 할 만하다.

이야기의 흐름이 이런 식이기 때문에 책은 자연히 교훈적이고 교육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그렇다고 딱히 반발심이 일지는 않았는데, 누가 갑자기 나타나 이렇게 하는 식으로 훈계하며 가르치려 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대신, 아이들이 직접 다른 경험을 하면서 스스로 알아가게 했기 때문에 똑 같은 얘기라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지 않나 싶다.

마치 진짜 아이들의 고민을 수집해서 사용한 것처럼 아이들이 공감할만한 고민을 다룬 것도 좋았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설사 사소해 보일지라도 당사자에게는 많이 고민 될 수도 있는 것들을 무리하지않는 선에서 다뤘기 때문에 쉽게 이입하고 공감할 만하다.

다음 권에선 어떤 가게에서 무슨 고민들을 만나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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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비
청예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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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비’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SF 소설이다.

소재 때문에 일단 SF로 분류하기는 한다만, 막상 읽어보면 이 소설을 SF라고 하기는 좀 그렇다고 느낀다. 왜냐하면, SF적인 배경과 설정이 썩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사탕비라는 소재부터가 좀 그렇다. 사탕비는 90년대 말, 소위 세기말이라 하는 분위기에 휩쓸려 나왔던 (지금보면 말도 안되는) 작품들의 오마주처럼 느껴지는 판타지적인 설정이다.

인간들이 작위적인 활동으로 그들 자신이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을 이끌어 냈다는 것이나, 그것이 핵과 같은 파괴적인 것에 의한 것이었다는 것, 그로인해 극히 협소한 생존환경만이 남겨졌다는 것부터가 그렇다.

소설은 그렇게 변화된 환경에서 만들어진 유해 물질들이 뭉쳐 유해성이 있는 우박 형태의 비, 소위 사탕비가 내린다는 설정을 더하고, 한술 더 떠서 그게 사실은 전혀 새로운 굉장한 신약 성분을 포함하고 있기에 그걸 이용해 사실상 선택적인 불노불사까지 가능하게 되었다고 설정했는데, 이게 너무 판타지 적이라서 SF, 그러니까 과학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끼게 한다.

한마디로 말해, SF적으로는 별로 기대하기 어려운 소설이라는 거다.

그건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요 요소 중 하나인 미스터리 역시 마찬가지다. 이야기는 마치 인간 사이에 ‘캔디 인간’이 섞여있어 그를 색출해내기 위해 목숨을 건 게임을 하면서 과연 캔디 인간은 누구일지를 추리해가는 과정을 그린 일종의 서바이벌, 두뇌 게임인 것 같은 모양새를 띄고 있지만 사실은 전혀 그걸 제대로 그리지도 않으며 심지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조차 않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컨셉도 실패하고 이야기의 구성까지 망가진 소설인 것 같다. 그러나, 사실은 작가가 그런 것에 중점을 두지 않았기에 그렇게 된 것에 가깝다. 애초에 ‘앞으로 할 이야기는 결코 추리가 아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지 않았던가.

그러면서도 마치 그런 이야기인 것처럼 전개를 해 나간 것은, 그런 경험과 생각을 하는 주인공을 보여주려는, 좀 의도된 것에 가깝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를 통해 인간과 인간성에 대해 얘기하고, 생각해보게 하기에 의외로 나쁘지만은 않다.

다만, 방사능과 방사선, 방사선물질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든가, 안드로이드와 휴머노이드, 사이보그를 구별해 부르는 것을 무시하고 지칭하는 듯 한다든가 하는 등 SF적인 개념 같은 게 부족해 보이는 것은 이야기를 보는 내내 계속해서 뭔가 걸리게 만드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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