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무임술차 좀 할게요 - 방구석 혼술 유튜버의 인생 해장 에세이
이다정 지음 / 북라이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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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무임술차 좀 할게요’는 혼술 유튜버로 유명한 저자의 인생 해장 에세이다.



전업 작가가 아닌, 비작가의 에세이가 의례 그렇듯, 이 책도 저자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생각을 자전적인 에세이다.

저자는 유튜브를 하고 있는 사람인 만큼 나름 독특한 면같은게 있기도 하지만, 그런 건 대부분 행동과 말투 등을 통해 나오는 것이라서 같은 내용이라도 정제해서 활자화를 하고 나면 (텐션같은 것까지는 전달이 되지 않으므로) 많이 가라않게되기 때문에 책은 유튜브 같은 것보다는 일반적인 에세이 느낌으로 마무리된 느낌이다.

그렇다고 심심해졌다고까지 할 정도는 아니고, 저자의 개성같은 것 역시 여전히 여기 저기서 엿보기도 한다. 생각하는 게 조금 다르달까, 살짝 엉뚱하달까, 쫌 튈 때가 있달까 하는 점이 그렇다. 일부러인지 문장을 완전히 매끄럽게 다듬지 않았는데, 어쩌면서 그래서 이런 점이 더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소위 ‘이상한 애’라는 식으로 생각되지는 않는 건, 생각하는 것이나 논리가 뻗어나가는 것이 모두 상식선에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꽤 많은 사람들이 해봤을 생각, 몇몇은 왜 이건 안되는지 의문스러워 했을법한 것들을 자기만의 생각과 경험으로 정리해서 ‘이런 것도 뭐 어때’하고 말하는 게 은근히 웃기기도 하고, 속 시원하기도 하고 그렇다.

자기계발서같은 것처럼 딱히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일종의 속풀이, 마음풀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나쁘지 않다.

혼술 컨텐츠를 하는 사람이라는 것에 착안해서, 풀어준다는 의미를 갖고있기도 한 해장을 붙여, “인생 해장”이라는 컨셉을 짠게 생각보다 적절하다. 저자와도 그렇고 이야기와도 잘 어울린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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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tv의 백룸
하다(hada) 지음 / 소담주니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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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tv의 백룸’은 백룸을 소재로 한 만화다.

‘백룸(The Backrooms)’은 일종의 미궁류 도시전설이다. 처음에는 ‘노클립(Noclip)’이라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통해 이상한 공간에 갇혀버린다는 간단한 괴담같은 거였던 모양인데, 이걸 소재로한 영상물이 만들어지면서 널리 알려져 크게 인기를 끌게 된 컨텐츠라고 한다.

초기 백룸이 다분히 코즈믹 호러에 가까웠다면 그 후에 위키 등이 만들어지며 다양한 추가 설정이 덧붙은 현재의 백룸은 ‘SCP 재단(SCP Foundation)’과 같은 일종의 설정놀음이 되었는데, 그 때문에 SCP 재단처럼 다양한 재미요소를 찾을 수 있게 되기는 했지만 원래 갖고있던 코즈믹 호러적인 느낌은 거의 사라져 일장일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다는 후자 즉 설정놀음으로서의 백룸을 다루고 있는데, 아무래도 유튜브 컨텐츠로 만들기엔 그 편이 훨씬 좋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렇게 만들어진 위키(2차 창작물)를 하다가 정리한 유튜브(3차 창작물)에 기반하고 있으므로, 굳이 따지자면 백룸의 4차 창작물 정도 되는 물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만큼 여러 설정들이 어지럽게 난립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잘 정리되고 일관된 이야기책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 장점이다. 만화책이라는 서식에 맞게 편집도 잘 했다.

작화의 완성도는 좀 떨어지는 편이나 내용과 백룸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기 때문에 썩 나쁘지 않다.

아쉬운 것은 상당히 짧다는 거다. 이제 기본 좀 알고 제대로 보려고 하는 순간에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후속권을 통해 이후 이야기도 보여줬으면 좋겠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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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사람들만 남았다 - 세상이 멸망하고
김이환 지음 / 북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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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멸망하고) 소심한 사람들만 남았다’는 시트콤같은 아포칼립스 소설이다.



어떻게 보면 좀 전형적인 이야기랄수도 있다. 기존에도 바이러스 등 병원균으로 인한 종말은 아포칼립스의 주류 중 하나였던데다가, 무엇보다 최근 코비드19 상황에 올라타 그런 작품들이 더욱 많이 나오며 최신감을 잔뜩 업데이트 해놨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나온 소설이 이런 설정이라면, 당연히 그런 류일거라고 쉽게 상상하게 된다는 거다.

그리고 실제로도 소설은 꽤 여러 부분에서 그런 유행에 휩쓸린 소설같은 느낌을 풍기기도 한다. 몇몇 의아함을 자아내는 허술해보이는 설정들이 나올때면 더 그렇다.

그러나, 기존의 전형적인 것들을 살짝 비튼달까, 독특하게 변주하는 부분들이 더욱 눈에 띄기 때문에, 전형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뻔한 가운데 신선함이 있다는 그런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이에 큰 역할을 한 것은 당연하게도 캐릭터성이다. 보통은 곁가지로 끼워놓은 것 같은 조연으로 소모되는 소심 캐릭터를 아포칼립스라는 상황을 들이밀며 정면으로 내세웠을 뿐 아니라 그들간에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을 그림으로써 뻔하면서도 독특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특히, 대중적으로 친숙한 이미지를 활용해 이야기에 독특함이라는 양념을 쳐주는 캐릭터를 정말 잘 사용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평이한 일상물 같으면서도 실로 독특한 환경에서 매 순간이 모험같은 느낌을 잘 전해준다.

이 캐릭터는 또한 소설의 코미디를 부분을 대부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이야기가 끝까지 지루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중 하나가 진지한 상황 이면에 계속햇거 농담처럼 깔리는 가벼운 설정놀음 같은 것이 있었기 때문인데, 그 대부분이 이 캐릭터로 인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야기는 진지한 팬데믹 상황을 다루면서도 일종의 코미디가 섞인 시트콤 같은 느낌을 풍기며 마지막까지 나쁘지 않게 보게 한다.

냉정하게 상황 자체만 보면 묵직하지만, 등장인물들과 그들의 행동이 연상케 하는 장면들은 실로 엉뚱함을 가득 품고 있어서 도저히 어두운 이야기로는 볼 수 없게 만든다.

농담같은 이야기로 시작해, 끝까지 농담같은 이야기로 끝낸것도 나쁘지 않다.

완결성과 완성도라는 측면에서는 좀 호불호는 있을 수 있겠다만, 개인적으로는 꽤 괜찮은 이야기지 않나 싶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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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후회하지 않는다
김대현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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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후회하지 않는다’는 한 살인마와 그의 뒤를 쫒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일단 추리 소설로 분류되는 소설이긴 하다만, 막상 읽어보면 별로 그런 소설 같지가 않다. 처음부터 범인을 공개하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단지 범인 입장에서의 생각과 행동을 일부 묘사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범인 자신이 실명으로 등장해 생활하고 일을 벌이기도 하는 등 형사들과 똑같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투명하게 그려지기 때문에 그걸 옵저버처럼 모두 보고있는 독자 입장에서는 미스터리 같은 걸 크게 느끼긴 어렵다.

이런 특징은 형사 드라마로서의 재미도 좀 반감시키는데, 이렇게 다소 애매한 장르소설같은 모양새가 된 것은 그런 범죄의 조각들을 짜맞추어가는 재미가 아니라 다소 철학적인 질문같은 걸 주요한 것으로 삼고 있어서 그렇다.

책에서 화두를 던지는 질문은 꽤 여러가지다. 가장 간단하게는 선과 악이란 것이 있겠고, 더 나아가면 회계나 구원, 신과 악마의 정체성, 종교와 삶의 가치와 의미, 그리고 죽음에 대한 것까지를 여러 등장인물들을 통해 중간 중간 하나씩 던지며 이야기를 진행해나간다.

어느 하나에 초점을 맞춰 그것을 계속해서 부각시키는 식으로 이야기를 짠 게 아니기 때문에 주제를 조명하는 것이나 그에 대한 저자의 생각 같은 것이 그렇게 크고 선명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개중엔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들도 있어서 더 그렇다. 주제가 하나일 경우에는 모든 이야기가 기둥으로써 그것을 바치고 있기 때문에 하나가 어설퍼도 나머지가 보조를 해줄 수 있는데, 이 소설은 여러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런 점이 좀 약하다.

등장인물들이 가진 논리나 선택도 가능성을 넘어 ‘충분히 그럴 수 있겠구나’하는데까지는 끝내 납득이 되지 않아서 뒤가 좀 찝찝한 아쉬움을 남긴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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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문 너머의 세계들 문 너머 시리즈 1
섀넌 맥과이어 지음, 이수현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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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넌 맥과이어(Seanan McGuire)’의 ‘문 너머의 세계들(Every Heart a Doorway)’은 ‘문 너머(Wayward Children)’ 시리즈 첫번째 책이다.



어떻게보면 고전 동화나 신화 등을 생각나게 하는 설정이다. 갑작스레 이세계로 가게 됐다가, 뭔가 중요한 깨달음 또는 자신감 같은 것 등을 얻고 돌아와 현실에서 잘 살아간다는 식의.

별주부를 따라 용궁에 가는 토끼가 그렇고, 토끼굴을 통해 이상한 나라로 가게 된 앨리스가 그러하며, 피터 팬을 따라 네버랜드로 간 웬디나, 철도역 비밀의 승강장에서만 탈 수 있는 급행열차로 일상을 떠나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떠난 해리포터도 넓게 보면 역시 그러하다.

조금 다른 변주로 거북이를 따라 용궁에 갔던 우라시마 타로 이야기같은 것이나, 하데스에게 납치당해 명계로 끌려갔다가 강제로 양쪽 세계에서 생활해야만 하게되는 페르세포네의 일화같은 게 있기도 하나, 어느 것이든 결국엔 현실 세계로 돌아오는 것이 긍정적인 것임을 전제에 두고 이야기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만약 현실에서 시궁창만 겪었다거나, 설사 그렇지는 않더라도 이세계가 훨씬 자신과 잘 맞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을 실감했던 사람이라면 어떨까. 다시 현실 세계로 되돌아오게 됐을 때, 그들은 과연 그것을 단지 하나의 경험, 일종의 추억으로 넘기고 다시 현실에 맞춰 삶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사소한 작은 의문, 생각의 꼬리에서 뻗어나간 듯한 이 소설은, 보통 이세계물들이 그러는 것같은 말랑한 이야기를 생각한다면 조금 충격적일 수도 있다. 여기에 담긴 이야기는 꽤 제대로 된 다크 판타지이기 때문이다.

전개도 그렇다. 친절하게 세계관이나 캐릭터, 설정을 이야기해주는 것 없이 독자도 처음 그러한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 것처럼 하나씩 알아가게 만들면서, 분위기를 잘 유지한다.

그래서, 그런 튕겨져 나온 여행자들이 모인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어떻게 보면 극단적이어 보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입이 되면서 수긍하게 만들기도 한다.

뻔하다면 뻔하지만 딱히 추리물이 아니라서 그게 흠처럼 느껴지지도 않고, 매력적인 세계와 분위기를 잘 보여주기에 이어질 시리즈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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