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말차 카페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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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야마 미치코(青山 美智子)’의 ‘월요일의 말차 카페(月曜日の抹茶カフェ)’는 특별한 말차 카페로부터 이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연작 소설이다.


저자의 전작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을 봤다면 꽤나 반가울 만하다. 전작에 나왔던 장소와 인물들이 꽤 주요하게 다시 등장하기 때문이다. 당장 이야기가 시작되는 장소부터가 그렇다.

소설은 정기 휴일날 계획없이 열게 된 일명 ‘말차 카페’에 우연히 찾아오게 된 한 손님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그 주위 사람들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각자의 고민과 그 해소를 보여주는 식으로 전개된다.

이런 큰 틀이 비슷하기에, 이 소설도 전작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다만, 색을 키워드로 이어지는 사람들이 보다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 것 같았던 전작과 달리, 이번작은 1년을 이루는 각 달을 키워드로 삼아서 그만큼 이야기간의 시간차가 있어서 그런지 그런 연결이 좀 느슨하게 느껴지는 편이다. 굳이 따지자면 역시 전작이 좀 더 좋았다는 얘기다.

그건 단지 이야기의 흐름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인연도 그러해서, 전작이 마치 거미줄처럼 치밀하게 짜여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면, 이번 소설은 소위 ‘세상 참 좁구나’하는 걸 실감하게 하는 것 정도에 그친다.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이란 이름으로도 유명한 ‘6단계 분리 이론(Six Degrees of Separations)’이라든가 ‘작은 세상 실험(Small-world experiment)’ 같은 것을 생각나게 할법한 이 느슨한 인연의 연쇄는, 그럼에도 돌고 도는 원을 이루고 처음의 인연이 조금씩 영향을 끼쳐 다시 되돌아오도록 함으로써 그저 말로만이 아니라 진짜 인연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고민이나 불안정했던 마음을 떨치고 모두가 자기 긍정과 행복이라는 것을 향해 한발짝씩 향해나가는 걸 보여주며, 그를 보는 독자도 그로부터 일종의 힐링을 느끼게 만든다. 모든 인물들을 하나로 잇기위해 중간에 좀 가볍게 지나가는 느낌의 에피소드가 나오기도 하지만, 저자가 내내 전해주려 하는 느낌을 전혀 해치지는 않는다.

이 정도는 전작의 성공을 꽤 괜찮게 이어받은 후속작이 아닌가 싶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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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 베어
주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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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 베어’는 갑작스런 변화 후 겪게되는 모험을 그린 판타지 소설이다.


느닷없이 모습이 바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이야기는 꽤 많다. 그래서 주인공의 얼굴이(정확히는 머리가) 어느날 판다가 되어버렸다는 설정 자체는 그리 새롭거나 흥미롭지 않다. 일상적인 공간에서, 늘 보고 이용해오던 사물들을 통해 또 다른 세계로 간다는 것 역시 그렇다.

주인공은 변해버린 모습을 되돌리고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그를 그곳으로 데려온 ‘진’의 안내에 따라 그녀의 회사가 던져주는 세가지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러면서 이 판타지 세상을 살짝 맛볼 수 있게 해주는데 이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서 나름 볼만하다. 좀 무거울만한 요소도 있기는 하나 그것을 빠르게 해소하는데다, 많은 사람이 공감할만한 일상에서 판타지 세계로 한번 튀었다가 오는 일종의 일탈 경험담처럼 읽혀 가볍게 보기도 좋다.

부정적으로 보자면, 몇몇 떡밥들을 뿌리며 판타지 세계를 살짝 찍어 보게만 할 뿐 제대로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런 게 일종의 계기나 맥거핀일 뿐 일상에 쪄들어 있던 주인공이 다시 삶의 중요한 무언가를 깨닫게 된다는 그런 이야기인 것도 아니어서, 뭔가 좀 쓰다가 만듯한 느낌도 있다. 메타픽션적인 요소도 별 의미가 있는 건 아니었던데다, 주인공의 선택이나 이후의 행동들도 쫌 의아하고.

정리하자면, 너무 짧았다. 그렇기에 대충 뭉개고 넘어갈 수 있게 해주는 긍정적인 면도 있긴 하나, 최종적으로는 재미있었다기보다는 아쉽다는 느낌이 더 크다.

혹, 후속작을 쓸 생각이 있는지 모르겠다. 과연 어떤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더 쓸 수 있을지 좀 궁금하긴 한데.

이 책은 저자가 글도 쓰고 삽화도 직접 그렸는데, 그래서인지 그림은 이야기는 꽤나 잘 어울리는 편이다. 이야기의 장면을 그대로 묘사하기보다 약간 변형한 일러스트처럼 그렸는데, 덕분에 그림 자체만으로도 꽤 볼만하다. 삽화가 좀 더 있었어도 좋았겠다 싶다.

편집은 썩 좋지 않은데, 오타 뿐 아니라 이상하거나 잘못된 문장이 여럿 있어서다. 개중에는 의미가 불명한 것도 있어서 독자가 추측해서 끼워 맞춰야 한다. 별로 긴 소설도 아닌데, 검수가 좀 아쉽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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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온통 과학이야 - 의심스러운 사회를 읽는 과학자의 정밀 확대경, 2023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세상은 온통 시리즈
마이 티 응우옌 킴 지음, 배명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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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티 응우옌 킴(Dr. Mai Thi Nguyen-Kim)’의 ‘세상은 온통 과학이야: 의심스러운 사회를 읽는 과학자의 정밀 확대경(Die kleinste gemeinsame Wirklichkeit: Wahr, falsch, plausibel - die größten Streitfragen wissenschaftlich geprüft)’은 과학 사용의 문제점과 그를 대하는 방식에 대해 얘기하는 책이다.


솔직히 제목은 좀 이상해 보인다. 부제하고도 썩 어울리지 않는데다, 무엇보다 담긴 내용이나 저자가 얘기하려고 하는 방향성 같은 것과 별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한국어판의 제목은 순전히 저자의 전작 ‘세상은 온통 화학이야(Komisch, alles chemisch!)’와 시리즈로 묶으면서 비슷한 제목이 붙이려다가 이렇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제목과 달리 이 책은 과학의 문제점에 대해서 다루는 것에 가깝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연구와 주장들은 때론 첨예하게 갈리기도 하고 과학이라는 이름하에 소위 가짜뉴스를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그런 것들이 갖고 있는 문제는 무엇이고, 왜 그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며, 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따져보는 식으로 내용들이 이어진다.

과학이 뿌리를 내린 이후로 대중들은 과학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때때로 맹신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마치 예전에 종교에 대해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이런 것을 크게 비판한다. 과학적인 기법이 쓰였을지언정, 과학적인 사고를 하거나 과학적인 추론을 도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잘못됐다거나, 전혀 의미가 없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것들을 과학적으로 사고하며 다시 따져봄으로써 왜 그런 차이가 생겼는지를 알고 그런 것들 속에서도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소공통분모를 찾아내는 것은 유익하다 할만하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짜 뉴스에도 휘둘리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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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중단편 수상작 모음집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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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중단편 수상작 모음집’은 그의 중단편 소설 중 수상작 등 여섯편을 모아 엮은 책이다.

수상작을 모았다는 말 맞다나,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은 실로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다. 요즈음의 것들과 비교하자면 꽤 옛되보이긴 하나 문제가 고급스럽고 묘사가 괜찮으며, 이야기를 끌어가는 솜씨 또한 좋다.

수록작들은 꽤나 사회소설적인 면이 있다. 인간 드라마나 인간 본성을 꼬집는 것을 그리기보다는, 그러한 사회에서 뒤틀리는 인간들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분히 저자가 살아온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시대소설로도 읽힌다. 한국 현대사에 대한 일종의 우화라고도 일컫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특히 그런데, 저자 자신이 살아온 시대를 집대성해 담았다고도 할 수 있어서 더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수록작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이 소설은, 현대사를 적절히 변형하여 집어넣었을 뿐 아니라 캐릭터와 이야기 자체의 완성도도 높다. 덕분에 ‘병태’를 주인공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도 흥미롭고, 그를 따라가면서 한국 현대사의 관련 사건들을 자연스레 떠올리며 각각을 비판적으로 곱씹어보게 된다.

후일담에서 다소 오기스럽게 권선징악스런 마무리를 했다고 한 걸 보면 한국 현대사를 담는다는 것 외에는 그렇게 복잡하게 고민하진 않았겠다도 싶다만, 대중과 권력자들의 추악한 면이라거나 휩쓸리며 편승하는 것도 잘 그렸고, 독재자에 대한 혁명이 또 다른 독재자에 의해 일어나는 등 아이러니한 면모도 보여서 여러측면에서 여러번 곱씹어보게 만들기도 한다.

이어지는 ‘시인과 도둑’은 혁명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좀 연관되어 보이는데, 마치 사고 실험을 소설화 한 것 같아서 나름 흥미롭다.

‘금시조’와 ‘익명의 섬’은 비교적 개인적인 것에 더 집중을 하고 있는데, 예술적 승화를 보이는 금시조는 물론 인간의 은밀한 욕망을 기묘한 분위기로 그려낸 익명의 섬도 꽤 완성도가 높다. 특히 중간에 나왔던 것들이 뒤에서 다르게 반복되며 이야기를 완성하는 것이 좋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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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 곤충기 2 -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노예개미 여행 파브르 곤충기 2
장 앙리 파브르 지음, 지연리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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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앙리 파브르(Jean-Henri Fabre)’의 ‘파브르 곤충기 2: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노예개미 여행’은 동명의 원저 파브르 곤충기(Souvenirs entomologiques)를 기반으로 한 창작 동화다.

파브르 곤충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또한 그걸 실제로 읽은 사람도 극히 드물다.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주제인데 반해, 일종의 기록물인 원저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원저의 내용을 기반으로 동화로 재창작을 해서 내놓는 것이 많은데, 이 책도 그렇게 만들어진 것 중 하나다.

이 책 시리즈에는 파브르와 손녀 루시가 등장하는데 대상 독자와 비슷한 나이대의 등장인물은 손쉽게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좋은 장치다. 그러나 정작 그것을 느낄만한 이야기는 거의 없다. 없어도 될만한 수준으로 살짝 언급만 되고 말 뿐이라서,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이 좀 아쉽게 느껴진다.

이는 곤충들의 이야기를 그들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것으로 만들어 더 그렇다. 대신, 그런만큼 곤충의 생태가 이야기에 잘 녹아있는 편이며,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지식을 얻을 수 있기도 하다.

2권에는 병정개미와 파리 이야기를 담았는데, 과연 곤충이다보니 (사람으로서는) 꽤 놀랄만한 생태를 많이 보인다. 그나마 인간사에도 있었던 병정개미의 노예사냥은 좀 낫다만, 기생파리의 집요함과 끔찍함은 왜코벌이 안타까워질만큼 소름이 돋기도 한다.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천적관계가 어느 한쪽에게만 유리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런 것들이 결국엔 묘하게 균형이 맞아 돌아간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기도 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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