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오피스
말러리안 지음 / 델피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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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오피스’은 직장인 문제를 담은 일종의 다크 판타지다.


현대를 배경으로 직장인이라는 대단히 사실적인 소재를 이용해 굉장히 현실적적인 문제들을 담았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이 책을 판타지라고 소개하는 것은, 저자가 그것을 풀어내는데 그러한 서술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야기 구성만 놓고 본다면 좋게 얘기하긴 어려운 소설이다. 팬데믹으로 공권력만이 무너지고 일개 기업을 막을 수 없게 된다거나 의심스런 첨가물, 조폭 같은 여러 설정들도 좀 허술하고, 직전에 했던 이야기 전개가 갑자기 뜬금없는 식으로 급전환되며,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사고가 일반적이지 않아 이해하기 어렵고, 심지어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려고 했던 기업과 조직의 문제점들마저 판타지로 과장되어 그려짐으로써 현실성을 잃어 공감점이 떨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야기 자체의 재미도 잘 살렸다고 하기 어려우며, 담으려는 메시지도 흐려졌다는 얘기다.

그래도 그것들을 그저 던지기만 하는게 아니라 3부를 통해 이제까지의 다소 황당한 이야기들을 설명해줄 논리를 만들며 나름 정리를 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그것이 그 직전까지 계속해서 머릿속을 가득 채우던 의문까지 처리해주지는 못한다.

좋게말하면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자유롭게 뿜어낸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만, 냉정하게 말해 그게 과연 적절하거나 좋은 것이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을까.



* 이 리뷰는 문화충전200%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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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 현실과 환상이 만나고 다투다가 하나 되는 무대 클래식 아고라 2
일연 지음, 서철원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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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를 곁들인, 흥미롭게 볼만한 고전 역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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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 현실과 환상이 만나고 다투다가 하나 되는 무대 클래식 아고라 2
일연 지음, 서철원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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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의 ‘삼국유사’는 보다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제작된 책이다.



승려인 일연이 역사와 설화를 모아 담은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와 함께 한국 고대사를 알게 해주는 귀한 역사서다. 특히 삼국사기에서는 다루지 않는 설화와 한국 신화를 많이 수록했고, 저자가 승려인만큼 불교적인 내용이 짙게 깔려있으며, 다분히 사대주의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역사서라기엔 너무 주관적인 해석이 많이 들어가 있다고 느끼게도 하는데, 이것이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한편 당시의 문화나 사상같은 것을 엿볼 수 있게 해주기도 하기 때문에 이건 또 이것대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원저는 한자로 쓰여졌고, 지명이나 용어 등도 과거의 것으로 되어있어 일반인들이 보기는 좀 어려운데, 이 책은 그것을 그대로 옮기기만 한 것이 아니라 꽤 현대화를 하고 문장 역시 보완을 해서, 여전히 어려운 점들이 남아있긴 하나,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장점이다.

추가로 설명이 필요할 경우 해설이나 보충도 잘 달았다. 그를 통해 삼국유사에서의 내용이 왜 그렇게 기록되었는지를 얘기하는가 하면, 실제와는 다른 부분을 집어주거나, 다른 자료에서는 어떤 식으로 기록되어있는지 비교해주기도 한다.

내용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역시 강한 사대주의인데, 중국과의 관계성을 중요하게 부각하는 것이 자주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는 지금과는 사뭇다르기 때문이다. 현대에는 모두가 부정하(고 싶어하)는 이런 정통론을 실제 역사학자들은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지 좀 궁금하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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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의 세이지 - SF오디오스토리어워즈 수상작품집
본디소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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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의 세이지’는, 밀리의서재와 다산북스가 오디오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는 중단편 SF 소설을 발굴하기 위해 시작한, SF오디오스토리어워즈 수상작 6편을 모은 소설집이다.

SF 소설집이라는 것에 솔직히 좀 의아함을 느낄 만하다. 왜냐하면, 수록작 중 일부는 SF적인 색차가 너무 연한 것이, 까놓고 말해 딱히 SF같지 않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소재나 그 비율이라는 점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 상상력이 어느정도로 뻗었느냐로 봐도, ‘이게 SF?’라는 의문이 심각하게 들만한 것들이 있다. 심지어 이야기마저 뭐가 SF라는 건지 싶은 걸 접하게 되면, 솔직히 이 공모전이 얼마나 주제를 고려해 평가된 것인가 의문이 들기도 하다. 이 소설집은 공모전에 투고한 작품들 중, 적절하고 심지어 괜찮다고 하는 것들을 선별한 것들을 담은 수상작 모음집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흔히 생각할만한 SF적인 소재나 상상력을 기대하고 책을 펼쳤다면 조금 실망스러울 만하다. 그러한 기대를 완전히 벗어난 작품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수상소감이나 작품 후기같은 것을 실은 것은 좋으나, 더불어 왜 이 작품이 이 공모전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는지 평가자들의 변이 실리지 않은 것은 아쉽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잘 이해되지 않는 작품이 있었기에 더 그렇다.

우수상 수상작 중에는 왜 선정된건지 의아한 것들도 있었던 반면, 대상인 ‘온 세상의 세이지’는 그래도 만족스러운 편이었는데, SF적인 상상력도 나쁘지 않았고, 다소 억지스럽기도 했지만 캐릭터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가 단편에 나쁘지 않게 어울렸기 때문이다.

한번 읽어볼 만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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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하루 : 오늘은 어디서 잘까? 어린이 지식 시리즈 3
돤장취이 스튜디오 지음, 김영미 옮김 / 서울문화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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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돤장취이 스튜디오(段张取艺)'의 '원시인의 하루: 오늘은 어디서 잘까?(原始人的一天: 居无定所)'는 원시인들의 집에 대해 담은 그림책이다.

원시인의 생활을 하루라는 단위로 간략화해서 표현하면서도, 환경에 따라서 또 세월에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 진화했으며 그것들은 각기 어떤 장단점을 가졌는지를 꽤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그림책은 꽤나 유익하다.

그것을 시대나 환경별로 어떻게 이뤄냈는지를 하루라는 시간 제한 안에서 짧막한 그림들로 이어서 보여주기에 가볍게 보며 따라갈 수 있다는 점이 좋기도 하다.

이 두가지 특징이 잘 어우러져 이 책은 가볍게 접하기 좋으면서도 꽤나 진지한 내용 역시 잘 갖춘, 전체적으로 적당히 균형잡힌 어린이를 위한 고고학/역사 그림책이 되지 않았나 싶다.

특히, 지역에 따라 다른 주거 환경을 진화했다는 점이 잘 들어오는데, 어떤 지역이 그러한 환경이었으며 현재 유적으로 남아있는 지역이 어딘지를 소개하는 것도 좋았다.

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원서인 중국어판에서만 유효한 것으로, 한국어 독자에게는 전혀 쓸만하지 않은 것이란 단점이 있었는데, 기왕에 이러한 내용을 소개할 거였다면 그러한 건축 양식이 한국에서도 사용되었는지, 만약 그랬다면 어느 지역에서 그러한 유적을 만나볼 수 있는지를 함께 소개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이 책을 접할 독자들은 어린이들이고, 그렇기엔 혹시 여행을 하게 되더라도 대부분은 국내 여행을 하게 될 것이란 걸 생각하면 더 그렇다.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중국어판의 내용을 단순히 번역하기만 한 것은 그래서 좀 아쉬움이 남는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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