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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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그건 다른 어떤 것보다 놀라웠다. 홀 부인은 자신이 본 것에 충격을 받고, 입을 벌리고 공포에 질려 서 있다가는 ~(중략). 그들은 상처나 외관상의 기형 같은, 확인이 가능한 공포를 기대했었다.

인긴의 호기심은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아직은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이 투명인간도 처음부터 투명인간으로 태어나지는 않았을 터. 아마도 한계없는 호기심이 그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깃을 세운 외투와 모자, 목도리, 알이 비치지 않는 안경으로 철두철미하게 자신을 가린 이방인에 대한 아이핑의 사람들도 역시 샘솟는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했다. 이방인에 대한 과도하고도 어쩌면 실례에 가까운 관심과 호기심은 결국 여태까지 보고 들을 수 없었던 미지의 대상을 경험하게 되는 공포를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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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2
제인 오스틴 지음, 이신 옮김 / 앤의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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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편지를 보낸 이는 콜린스 씨라는 친척이오. 내가 죽으면 언제든 당신과 우리 딸들을 이 집에서 쫒아낼 수 있는 사람이지.

베넷 여사가 딸들의 결혼에 극성이리만치 집착을 보인 이유를 이제야 이해할 것도 같다.
상속권이 없는 딸들, 오로지 아들에게만 재산을 물려줄 수 있는 현실에서 아마도 베넷 여사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었을 수 있겠다.
왜 한 집에서 함께 살아온 아내와 딸들이 아닌 일면식도 없는 먼 친척이 단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재산을 상속받게 되는 것인가. 여자들에게 불합리한 일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바뀐 것이 없구나.
이런 제도에 치를 떨며 분개하는 베넷여사는 콜린스의 방문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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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파수꾼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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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그들은 모두 짐승 같은 눈을 하고 있어요... 사람들 모두 말이에요... 당신은 몰라요... 당신은 몰라요... 그들은 우리를 해치워버릴 거에요. 당신도 알게 될 거에요... 그들은 나를 당신에게서 떼어놓을 거고, 당신도 해치워버릴 거에요...

오...루이스. 넌 도대체 어떤 인생을 살아온거니?
아무 댓가도 바라지 않는 사랑을 도로시에게서 처음 받아봤다는 루이스. 순수와 광기를 모두 품은 이 청년에게 도로시가 느끼는 감정은 모성과 연민, 인간애... 자유 연애를 하던 도로시가 다른 남자들에게는 보이지 않았던 순수한 사랑이 루이스로 하여금 도로시에게 집착하게 만드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일까. 루이스가 가진 사랑의 개념은 보통의 사람들이 가지는 사랑과 의미도 표현의 방법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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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카페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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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아직은 건강한 상태였던 마르크는 마치 우연인 듯 망트 라 졸리에 이르기 전에 플라타너스에 돌진해 그곳에서 생을 마감하는 힘과 자기 자신에 대한 호의를 베풀었다.

무심코 한 건강검진에서 이상을 발견하고 곧이어 진행된 정밀검사에서 시한부를 선고 받는다? 드라마에서 드물지 않게 보게 되는 설정이다. 주변의 실제 삶에서도 드물지만 겪게 되는 일이다. 만약 나라면? 나라면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아직은 건강한 상태에서 인간다운 모습으로 죽고 싶어질까, 아니면 병마와 싸우며 지치더라도 조금 더 살고 싶어질까? 태어남은 선택할 수 없지만 죽음은 선택할 수 있다는 씁쓸함이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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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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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번역'이라는 세계에 뛰어 들고 난 이후, 나는 너무 많은 경험을 했고,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들이 정말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책을 펼치자마자 만나게 된 '역자의 말'에서 불현듯 여러가지가 생각났다. 티비에서 어느 영화평론가가 해준 얘기와 다른 책들에서 읽었던 고전문학의 번역에 얽힌 이야기들이.
영화와 고전문학의 명대사들이 실제로는 번역상의 오류로 원작에서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얘기였다.
그 유명하고도 유명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엔딩을 장식하는 스칼렛 오하라의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다시 떠오를거야' 라는 대사도 영화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삽입된 것이고, 스피노자가했다는 명언인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역시도 스피노자의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나 고전문학의 경우, 영어로 된 원작을 일본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한국어로 재번역하는 경우가 많았던 과거에 오역은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내가 원문 번역으로 재출간되는 고전을 찾아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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