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전 시집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서거 77주년, 탄생 105주년 기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뉴 에디션 전 시집
윤동주 지음, 윤동주 100년 포럼 엮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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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한 줄 시를 써내려간 윤동주의 마음에 비한다면 한참이나 못미치겠지만 꾸우꾸욱 눈으로 눌러 읽는 그의 시가 그 어떤 비명보다 아프다.
번민과 고뇌, 괴로움과 자책이 한 글자 한 글자마다 엉겨서 시의 영혼처럼 비친다. 발에 걸리는 돌 하나에도, 머리카락을 스치는 한 자락 바람에도 그에게는 아픔이 아닌 것이 없었던 듯하다.
감히 읽어도 되는지, 그의 마음을 헤아려 보아도 되는지. 어린 시절 낭만으로 올려다 보던 별 하나에도 오늘은 온전히 그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바라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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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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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틀로 찍어 낸 듯한 그런 악인은 이 세상에 없어. 평소에는 다들 착한 사람들이지. 적어도 다들 평범한 사람들이야. 그러다가 여차할 때 갑자기 악인으로 돌변하니까 무서운 것이지.

소설의 흐름과 관계가 있든 없든, 이 대사가 눈에 쏙 들어오고 가슴에 확 들어와 박힌다.
세상에 알고 보면 나쁜 사람 없지. 저마다 사정이란게 있으니. 그러나 나에게 나쁘면 나쁜거다. 나와 맞지 않으면 나쁜거다.
다른 곳에서는 희생과 봉사의 화신같은 삶을 살더라도 내게 몽둥이질을 하는 사람이라면 내게는 나쁜 사람인게다. 태어날 때부터 악인이라 이름표를 달고 태어나는 이 없으니.
선생님에게는 악인으로 돌변한 주변인이 있었던 것일까? 이래저래 충고하는 내용이 점점 심상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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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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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사람들은 많은 길을 가야 한다.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어리석은 일을 겪어야 하며, 나무와 송진 냄새가 나는 목재 옆에 있는 자신으로 돌아가려면 삶의 한 조각을 각혈해 뱉어 내야 한다.

떠나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여정. 인생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無에서 와서 無로 돌아가는 돌고 돌아 가는 길.
결과만 두고 본다면 최종 목적지는 죽음이겠지만 인생의 목적을 죽음에 두지는 않으니, 때로는 과정 자체가 목적이 되기도 한다.
걸어온 많은 길 중에서 얼마나 배우고 얼마나 어리석은 일들을 겪어왔을까? 삶의 한 조각을 각혈해 뱉어내야 한다는 말이 비수에 베인 듯 아프다. 아직 길은 끝나지 않았다. 어리석은 실수를 통해 배워나가는 과정이 매순간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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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 - 지속 가능을 위한 비거니즘 에세이
손수현.신승은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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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로 채식주의자. 영어로 설명해 놓은 것을 보니 참 다양하기도 하다. 비건과 베저테리언이란 명칭은 몇년전 케이블방송에서 했던 "윤식당"을 통해 알게 되었다.
기력이 없을 때면 동물성 단백질부터 찾는 나에게는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도전의식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 과연 콩 단백질만으로 버텨낼 수 있을까? 비염과 축농증으로 후각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탓에 미각도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육식에 대한 사랑.
채식주의자와 육식주의자. 서로가 자기의 취향을 강권하지 않고 걱정이랍시고 보이는 오지랖과 간섭을 걷어내고 서로의 취향과 식습관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모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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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3
메리 셸리 지음, 김나연 옮김 / 앤의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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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을 살해한 범인으로 지목된 유스틴.
범죄에 희생당한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또 다른 억울함을 만드는 모순. 모든 분노를 대신 감당할 공공의 적이 필요한 것이다. 그 대상이 설령 억울할지라도...
왜 이런 상황이 낯설지 않을까? 억울하다며 가슴을 치는 호소가 귀 기울여지지 않는 현실 속 유스틴이 세상에 너무 많은 탓일까?

괴물이라 불리는 그 존재는 드디어 그의 창조자 프랑켄슈타인을 만났다. 그간 자신이 겪어온 일들을 비애와 울분에 젖어 쏟아낸다. 누구 한 사람이라도 그에게 눈꼽만큼이라도 온정을 보였던들 내면마저 괴물로 변하는 그런 삶이 되었을까? 펠릭스의 가족에게 만큼은 사랑받고 친구로 받아들여지고 싶었던 바램에 대한 어긋남도, 물에 빠진 여자를 구해주고 되돌려 받은 총상도 그가 마음에 얻은 상처와 비교가 되지 못했다.
악은 처음부터 악으로 태어나는 것일까, 경험이 악으로 만드는 것일까? 버림받은 자와 버린 자. 내면의 흉측함과 외면의 흉측함.
과연 누가 진짜 괴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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