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 열린책들 세계문학 243
앙드레 지드 지음, 김화영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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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아마도 <좁은 문>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구절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앞으로 펼쳐질 주인공들의 인생이 얼마나 험난할 지 추측하게 만드는 구절이다. 우리의 인생사도 넓은 길보다 좁은문을 통과하기 위한 여러 고비와 고난이 있다. 원하는 대학의 입시와 직장 등 많은 사람이 원하는 곳은 그만큼 들어서기 어려운 좁은문이다. 쉽고 편해보이는 유혹 뒤에는 후회가 기다리고 밌는 경우가 태반이다.
지금 견디고 있는 이 길 끝에 저 좁은 문을 지나고 나면 과연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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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마다
리사 스코토라인 지음, 권도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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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마다

리사 스코토라인 (지음) | 권도희 (옮김) | 소담출판사 (펴냄)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더이상 정신의학의 논문 주제나 강력 범죄의 뉴스에서만 접하게 되는 단어는 아니다.

무차별, 무동기의 연쇄살인 범인에게나 적용될 것 같던 범죄자들의 특징은 그 특징들을 교묘히 감추고 우리의 이웃, 친구, 직장 동료로 평범함을 연기하며 우리와 함께 일상의 일부분을 공유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느 심리학자의 티비강연에서 보았던 소시오패스의 특징은 인터넷에서 쉽게 접하게 되는 누군가의 이웃들의 얘기이기에 공포가 현실이 되는 오싹함마저 준다.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모든 일이 자기 위주로 돌아가야 한다는 그들의 심리는 우리가 개인주의, 이기주의라 부르는 것과 그다지 먼 거리가 느껴지지 않는다. "~~충"으로 불리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도를 넘는 이기적인 사례들은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아도 셀 수 없이 많다. 인구의 4퍼센트가 소시오패스라고 하는 통계는 어쩌면 실제 수치보다 적게 책정된 것은 아닐까.

모두가 르네 베빌라쿠아의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맥스를 지목할 때에도 에릭은 맥스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맥스 자신조차도 자신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여준 에릭의 신뢰는 맥스 뿐만이 아니라 극한 상황에 처했던 여러 인질들의 목숨까지 구했다. 비록 에릭의 사람에 대한 신뢰가 범인을 눈 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하는 맹점을 만들기도 했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얹어진 "관계"자체에 무게를 둔다. 관계를 위해 신뢰를 쌓고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게 된다. 하지만 사이코패스에게 사람은 관계가 아닌 도구일 뿐이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여기기에 신뢰는 자기만을 향하게 만들고 이런 과정에서 가스라이팅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다. 자신이 목적하는 용건이 없다면 인간관계가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소시오패스의 특징은 사람사이의 관계마저도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는 데에서 현실공포로 다가온다.

너무 평범하게 이웃에 섞여있고, 너무 자연스럽게 평범함을 연기하고 있으며, 사회 어느 계층에나 존재할 수 있다는 점,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으면서도 자각하기 어렵다는 점들이 공포에 무게감을 실어준다. 소설에만 존채하는 일이 아닌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고 실제로 일어나는 중이기에 <15분마다>에서 에릭에게 일어나는 연이은 불행이 단순한 소설 속 설정으로만 읽히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비관에 빠질일만은 아니다. 나머지 (96퍼센트에 해당되는) 동료들은 에릭에 대한 신뢰를 접지 않았고 아내 케이틀린과의 소송도 합의로 마무리 되었으며 에릭이 진심으로 걱정했던 맥스도 제 삶의 정상궤도로 오르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으니 말이다. 우리의 현실이 아무리 암울해도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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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헤르만 헤세 지음, 김지선 옮김 / 뜨인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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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라는 이름하나만으로도 읽고싶은 욕구가 활활 타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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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행복론 - 97세 경제학 교수가 물질의 시대에 던지는 질문
리처드 이스털린 지음, 안세민 옮김 / 윌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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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행복론

리처드 이스털링 (지음) | 안세민 (옮김) | 윌북 (펴냄)

행복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이, 성별, 체제에 따라 행복이 어떻게 달라질까?

행복해지는 방법은 뭘까?

얼마나 부자가 되어야 행복할까?

-<지적 행복론> 표지글 중에서

행복을 바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탄생에서 죽음으로 이르는 인생의 과정에서 행복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많은 이들이 살아가고 있다.

행복해지기 위한 조건들을 열거해 본다면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풍요, 부를 가장 먼저 손꼽을 것이다. 여러 조사와 실험 결과는 행복과 부가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거액의 복권 담청자들이 끝내는 비참한 결과를 맞이했다는 후기들로 이를 뒷받침한다. 부자라고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부자라고해서 모두 불행한 것도 아니다. 경제적인 부가 행복의 필수요건은 아니지만 충분조건은 될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물론이고 경제학자들까지 행복에 대해 연구한다는 것은 부와 행복 사이의 연관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는 반증일 것이다.

무소유의 가치관을 지향하는 소수의 달관자들은 '공수레공수거', 어차피 왔다가는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하지만 살아가는 동안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단 사실은 부정하지 못한다. 아프거나 병들었을때, 존엄한 죽음을 위해서도 역시 돈이 필요하다. 물질 만능을 옹호하자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금전적인 대가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빈곤한 국가들보다 부유한 복지 국가의 행복도가 높다. 부유한 국가의 경제 성장보다 고용과 사회안전망 정책 때문이라고 저자는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안전망을 꾸리고 집행하는 예산도 결국 돈에서 나오는 것을 부정할 수 있을까.

가지고 있는 것이 많을수록 갖고 싶은 것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는 저자의 생각에는 공감한다. 행복을 결정짓는 요인은 경제력과 더불어 건강, 가족, 인간관계 등 여러 요인들이 상호작용하고 개인의 상황과 맞물려 변화하고 개인차를 보인다.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가진 것보다 가지고 싶은 것과 결핍된 것에 집중하다 보면 행복은 영원히 잡히지 않는 신기루가 될 것이다. 리처드 이스털링은 경제학자답게 수치와 통계로 행복을 풀어나가며 설명하고 있지만 그 결과를 모든 것에 일반화하기에는 우리의 정서나 상황과는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행복이라는 추상적이고도 주관적인 기준과 만족감에 백퍼센트 딱 맞는 결과는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대체로 가지고 있는 것이 많을수록, 그리고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 적을수록, 행복의 수준이 높아진다는 당연한 해답은 행동과 마음먹기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고 타인의 시선에선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 자신 스스로는 행복하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여성과 남성, 젊은이와 노인, 국가의 정치체제, 종교, 환경에 걸친 폭넓은 차이는 개인의 만족이라는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행복의 차이도 보인다.

행복혁명은 그 근원이 과학혁명에 있다고 하지만 행복의 주체가 되는 자신 개개인의 혁명이 먼저 바탕이 된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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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마다
리사 스코토라인 지음, 권도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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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오패스는 먼 남의 얘기만이 아니다. 일상으로 들어와버린 그들. 평범한 얼굴로 위장한 그들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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