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행성 1~2 - 전2권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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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두고 프랑스가 낳고 한국이 키운 작가라고 말하고들 한다.

신간이 나오면 한국어판이 동시 출간되거나 가장 먼저 번역판이 나올 정도로 그의 팬도 판매부수도 엄청나다는 뜻일테다. 고양이 시리즈의 완결편인 <행성>을 읽으면서 왜들 그렇게 베르나르 베르베르에게 열광하는지 알 것 같았다. 몇해전 고양이를 읽은 상태에서 문명을 읽지 못하고 곧바로 행성을 읽었는데 문명을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티무르가 왜 그렇게 인간에 대한 복수심에 불탔는지, "쥐"라는 동물이 주는 특유의 혐오감이 아니라면 티무르에게 약간의 동정심이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인류의 전쟁에서도 다른 인종에 대한 차별과 학살이 얼마나 많이 있어왔나 말이다. 특히나 우리에게는 731부대의 마루타라는 아픈 역사가 있지 않은가.

<행성>은 "책임과 면피", "용기와 비겁", "행동하는 자와 목소리만 높이는 자", 인간세상의 축소판을 들여다보는 이야기였다. 소통과 화합이라는 메세지를 준 바스테트.

그랜트 장군을 의장으로 뽑은 인간들은 그 교훈을 얻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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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받고 있다는 착각 - 온라인 검열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질리안 요크 지음, 방진이 옮김 / 책세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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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받고 있다는 착각

질리언 요크 (지음) | 방진이 (옮김) | 책세상 (펴냄)

온라인 검열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제는 인터넷이 없는 세상은 잠시도 상상하고 싶지 않을 만큼 생활 속 깊숙히 광범위한 영역에 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제한되기 전, 우리나라로 입국하는 중국인들의 여행 이유 중 하나는 인터넷의 자유로운 활동과 와이파이만 제공되면 인터넷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부담없는 접근의 용이성이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공산국가라는 정치적 색깔까지 더해진 그들에게는 국가가 허용하지 않는 사이트는 연결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 군부독재 정권이었던 우리에게도 검열과 감시가 일상이던 시절이 있었다. 공중파의 뉴스와 신문은 물론이고 예술 문화 분야에 이르기까지 정권의 비위를 거스리거나 그럴 기미라도 보일라치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감시와 도청도 안보라는 이유로 합법적이던 시대였다. 이제 그 검열과 감시의 대상은 더 대중화되었고 감시자 또한 권력을 가진 정부와 최고 권력자, 집단, 거대 기업 등으로 폭넓어졌다.

핸드폰으로도 인터넷이 쉽게 가능해지면서 각종 포털 사이트와 소셜미디어의 접근도 수시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정보의 홍수 속에 가짜 뉴스와 악플로 큰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사용자의 실명화와 소셜 미디어 자체의 검열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그러나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행해지는 검열이 반대로 누군가를 고립시키고 인터넷 활동을 차단시키기 위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아니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는 없다. 주로 국가간의 이해관계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이들이 그러하다.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 하나가 집단 행동을 일으키는 단초가 되기도 하기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권력집단에서는 이런 활동과 활동가들을 싹부터 도려내고 싶은 것이다.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미투도 인터넷이 그 시작이 아니었는가 말이다.

관리라는 이름으로 감시하며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진실의 은폐는 보호라는 허울좋은 명목으로 삭제, 검열되는 셀 수 없이 많은 예들이 <보호받고 있다는 착각>에 수록되어 있다. '언론의 자유'. 새로운 정부가 집권을 하면 언론부터 장악하던 때가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집권당이 바뀌면 포털사이트의 뉴스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정말 언론의 자유는 가능한가?

급진주의자들과 알카에다도 이용하는 소셜미디어의 관리, 검열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자들의 도덕성은 믿을만 한가?

검열하는 자들의 표현은 누가 검열하는가? 서로가 서로를 감시, 견제하는 구도에서 힘의 무게 중심은 권력을 가진 쪽으로 기울게 마련이다.

인종, 성별, 연령, 종교와 관련된 혐오와 포르노의 노출도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야 할까? 이러한 것들 때문에라도 최소한의 검열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무엇보다 보호받고 있다는 의심없는 무조건적 믿음보다는 의식이 깨어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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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2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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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펴냄)

엄청난 번식력에 지능까지 갖춘 티무르가 우두머리가 되어 쥐떼가 지구 곳곳을 점령한다는 설정은 단지 소설 속 허구만은 아닐 것이다. 전쟁보다 더 많은 죽음을 만들었던 쥐를 통한 질병인 페스트는 실제 역사에도 존재했으니 말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상이 제한되고 아무리 조심해도 사라지지 않는 불안감은 인간의 이기심이 과학의 발전과 편의를 위해서라는 이름으로 저지른 자연의 파괴에서 비룟되었다. 자업자득, 자승자박이 되어 더 큰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 세계적인 위기에 각국의 지도자와 국민들이 보여준 행동들은 달랐다. 사람의 진가는 위기에서 드러나고 빛난다고 했던가.

<행성1>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에 감탄하며 그의 첫 소설인 <개미>를 줄곧 떠올리게 했었다. 하지만 <행성2>는 바스테트를 통해 던지는 메세지가 깊은 울림을 주며 더 깊은 몰입감을 주었다. 위기와 혼란 그리고 이에 대처하는 인간들의 여러 모습과 반응들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102명의 대표단을 두어 겉으로는 민주적인 형태를 띈 의결집단이 있었지만 개인의 권력욕은 위기를 기회삼고 투표수를 유도하는 등의 편법이 있었다. 위기와 혼란의 상황에서도 차별과 배척이 존재했으며 성공은 내 덕이고 실패는 네 탓이라는 비겁함도 있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필요에 의해서만 이용하고 버려지는 관계, 위험한 작전은 도맡아 하면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행동하지 않으면서 목소리만 드높이고 비난을 멈출줄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폭력은 나쁜 것이라고 하면서도 모든 문제를 폭력으로 해결하려 드는 사람 역시도 현실에 존재한다.

외계인의 침공에 무참한 패배만을 경험하던 지구인들이 감기 바이러스에 뜻하지 않게 너무 쉽게 승리를 했던 영화가 있었다. 핵폭탄을 쓰려고 했었을 만큼 쥐떼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이던 인간들과 바스테트 일행에게 승리를 안겨준 것도 역시 바이러스 였다. 이들의 승리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바스테트의 아이디어와 인간들의 연구와 과학기술이 콜라보된 협동과 화합의 결과물이란 것이 다른점 이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만의 유머가 배어있었지만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며 모인 이들에게서 정치판의 모습을 그대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진행하던 일이 실패하면 다른 방법을 찾기보다 책임을 전가시킬 희생양을 먼저 찾고 꼬리를 자르는 이들.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죄없는 꼬리를 희생시켰을까.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 오늘의 적이 내일이 동지가 될 지 알 수 없는 정치판. 선과 악의 구분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쥐떼들은 정말 절대 악이고 인간들은 피해자이기만 했을까?

골치 아픈 현실을 유머러스하게 꼬집은 <행성>. 역시 베르나르 베르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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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2 : 이국의 사랑 - 전5권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조르주 상드 지음, 조재룡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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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1을 무척 감명깊게 읽었던터라 흄세 시즌2를 고대하며 기다렸다. 휴머니스트 인스타 계정을 팔로우하고 수시로 들여다보면서 알게된 흄세 시즌2의 발간 소식은 나를 비롯한 많은 책쟁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음이 틀림없을 것이다. "여성과 공포"라는 주제로 만났던 흄세 시즌1 5권의 세계문학 중 유독 강하게 각인된 <회색여인>. "이국의 사랑" 이라는 주제로 돌아온 흄세 시즌2의 5권은 어떤 작품이 강한 감동과 인상을 남겨 줄지 큰 기대를 가지고 기다렸다.

역시나! 기대는 감동과 만족으로 남았다. 장마의 소나기에 젖는 것보다 "이국의 사랑"으로 더 흠뻑 젖어버렸던 시간이었다.

각기 다른 색채와 시각으로 경험하고 싶진 않지만 궁금했던 사랑들을 알고 배우며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더 감사하고 더 깊이 사랑할 수 있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벌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3을 기다리게 된다. 다음 시즌은 어떤 주제로 만날 수 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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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즈워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0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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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즈워스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2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 (옮김) | 휴머니스트 (펴냄)

올해 5월로 결혼 17년차에 접어들었다.

또래 친구들에 비해 늦은 결혼이었기에 큰애는 이제 겨우 중학교 2학년이 되었지만 내 나이는 50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인생을 평균 100세로 셈한다면 얼추 절반을 살아온 삶이기에 나름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평가 아닌 평가와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요즘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읽게 되는 고전문학과 세계문학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자아와 가족, 그 중에서도 특히 부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게 한다. 아이들의 뒷바라지와 노후를 동시에 준비하고 걱정하게 되는 어정쩡한 나이와 현실은 모든 것을 다 가진 도즈워스의 은퇴 후 떠난 부부 동반 유럽 여행을 부럽게 바라보게 했다.

어느 설문조사에서 은퇴후 크루즈 여행을 떠난 부부들의 이혼률을 높아지더라는 결과는 애초 여행의 동기와는 다른 결말에 슬퍼지기도 한다.

젊은 시절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고 경제력과 재능까지 겸비한 도즈워스가 은퇴 후 일을 떠난 뒤에는 아내에게 매사 꾸지람과 짜증받이가 되어 무력감과 소외감을 느끼며 자존감마저 떨어졌다. 주변에 은퇴후 노년을 보내는 많은 부부들을 보면 힘의 무게가 아내에게 많이 쏠리는 것을 보기 어렵지 않다. 도즈워스 부부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일과 친구에게 밀려났던 외로움을 노년의 아내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프랜은 다른 남성들의 관심이 오로지 자신에게만 집중되어야 한다는 이른바 공주병이라는 점이다. 손주의 탄생에도 그 거룩하고 신비한 탄생의 기쁨보다는 자신이 할머니가 되었다는 것이 더 비통한 프랜. 영국, 프랑스, 독일을 돌며 자신은 순수한 척 하며 남자들에게 던지는 노골적인 추파와 유럽에 대한 맹목적인 예찬은 가진 것에 감사할 줄 모르는 철없음과 뻔뻔함에 허영심까지 "도대체 이 여자를 어찌할꼬?"하게 만들었다.

터브의 아내 메이티가 남자들이 아내에게 느끼는 편안함과 따뜻함을 가진 보편적인 여성의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아도 모르는 척, 이해하고 포용하는 모습. 도즈워스가 낭드 아제레도나 이디스에게서 느꼈던 편안함과 동질감을 프랜에게서도 느낄 수 있었다면 아마도 완벽한 부부였겠지.

귀족이 되고 싶었지만 이혼녀라는 꼬리표로 오버스도르프 부인이 될 수 없자 다시 유턴을 하는 프랜은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부끄럽기 그지없다.

아내를 사랑한 도즈워스. 그는 정말 아내를 사랑했던걸까? 젊은날의 그 감정을 잊지않고 그대로 믿으며 살아왔던 건 아니었을까.

흔히들 부부는 정으로 산다고, 전투애로 산다고들 한다. 젊은 날의 풋풋함은 점점 사라지겠지만 세월의 때가 함께 묻고 바래져도 더 끈끈해지는 동질감이 부부만이 가질 수 있는 사랑이 아닐까.

앞으로 20년, 어쩌면 30년이 더 있을 인생. 두 번째 인생을 살기로 결심한 도즈워스에게 응원을 보낸다. 두 번째 인생에서는 자아를 잃지 않고 성숙한 관계로 깊이있는 사랑을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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