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피아빛 초상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6
이사벨 아옌데 지음, 조영실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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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사건의 책임자니까 남아서 집을 지키겠어요."
"이 집과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합쳐도 당신 목숨이 더 귀중해요. 제발 같이 가요."

혁명으로 인한 힘겨루기 속에 많은 이들이 잡혀가고 많은 이들이 고문당하고 죽었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진지하게 읽고 있다가 갑자기 윌리엄스의 행동이 이리도 멋지게 두드러지다니!
칠레로 건너올 때도 혼자 된 안주인인 파울리나를 지켜주기 위해 결혼을 감행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홀로 남는 것으로 파울리나와 그 가족을 지키려 한다. 이런게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이 사랑이란 말인가. 윌리엄스가 집사로 살기 전의 삶은 비록 자세히 알 수 없지만 그 어떤 남자들보다 귀족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부디 무사히 살아있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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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열린책들 세계문학 246
케이트 쇼팽 지음, 한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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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에드나는 (중략)우리랑 달라요. 불행히도 에드나는 실수로 당신을 진지하게 받아들일지도 몰라요."
"저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나요?"

십대 때부터 휴가지에 오는 기혼 여성들을 잘 따라다녔다는 로베르. 이번에는 그 대상이 에드나이다. 남편의 요구에 습관처럼 복종하고 따랐던 에드나가 간밤에 흘린 눈물도 예사롭지 않은데, 로베르의 접근은 그녀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게 될까?
십 수년전 대한민국을 애인 신드롬에 빠뜨렸던 드라마 <애인>이 오버랩된다. 가부장적인 남편과 가정밖에 모르는 아내의 외로움, 그리고 그 외로움을 파고드는 다정한 남자. 남편으로 인한 외로움을 다른 남자에게서 위로 받는다면 그 사랑은 용서받을 수 있을까?
이들의 휴가가 끝나면 감정도 식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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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자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4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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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내가 돈을 원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건 돈이 아닙니다."
"그럼 뭔가요?"
"나에게 필요한 건 ... 이 장미들 가운데 한 송이만 줘요."

니힐리스트인 바자로프가 보이는 여러 행동들은 허무주의자의 그것이라기 보다는 그가 그토록 비판해마지 않는 낭만에 오히려 더 가깝다.
낭만과 사랑에 대해 혐오에 가까운 비아냥들은 다 잊은 듯이 오진초바에게 금사빠의 면모를 보인 것도 모자라 페네치카에게는 아들 미챠의 진료비를 대신해 장미 한 송이를 바랄 뿐이다. 아니, 거기에 기습 키스까지 더해갔으니 낭만과 사랑을 그 어느 누구보다도 몸소 실천해 보이고 있는 것이다. 타인을 향해 배배꼬인 비판만을 늘어놓던 바자로프가 진짜로 비판하고 싶은 것은 자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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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아빛 초상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6
이사벨 아옌데 지음, 조영실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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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아우로라 델 바예...예쁜 이름이네. 세베로, 전쟁에서 무사히 살아 돌아와야 해. 우리가 결혼하면 그 아이는 우리의 첫딸이 될 테니까.

짐작조차 하지 못했던 니베아의 포용력. 여자의 질투는 흔히 봐왔지만 이런 이해심을 가진 여자라니, 니베아의 그릇이 달리 보인다. 사랑이 깊으면 이런걸까, 사랑이 덜 깊으면 이런걸까. 남다른 의식의 소유자라 마음 씀씀이도 남다른 것일까? 지식이  많다고 해서 지성도 높은 것은 아니듯 깨어있는 의식을 가진 이라고 해서 모두가 넓은 아량을 보이는 것이 아님을 주변을 통해서도 보고 티비에 나오는 많이 배우신 높으신 분들을 보면서도 알고 있기에 니베아의 쿨하기까지한 이런 결정에 존경심마저 생긴다. 한 때 내 약혼자가 사랑했던 여인의 아이를 받아들이겠다는 니베아. 그 마음 부디 변치 않기를...

전쟁에 참전한 세베로도 점차 린 소머즈에 대한 (사랑이랄까 그리움이랄까)생각이 옅어지고 니베아야말로 자기 인생의 유일한 여자라고 깨닫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 상처도 흐르는 세월이 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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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자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4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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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현의 사람들은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고, 오진초프와의 결혼을 심하게 비난했으며, 그녀에 대한 온갖 허황된 소문을 떠들어 댔다.

사람들은 좋은 일보단 안좋은 일로 남얘기에 더 열성적이다. 세 치 혀가 주는 상처는 당하는 입장에서는 그 어떤 비수에 베인 것보다 날카롭고 깊다. 가진 것도 없이 어린 동생을 건사해야 했던 스무 살의 안나가 오진초프의 청혼을 받아들인 것이 무슨 큰 죄라고... 어쩌면 갑자기 나타난 행운에 사람들의 시기 질투가 소문을 만들어냈을지도.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소문은 오진초바 본인의 귀에까지 흘러 들어갔지만 그녀는 귓등으로 흘려 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았을까?
아르카지는 오진초바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지만 아직은 이 호감이 남성으로서 느끼는 것인지 사람 대 사람으로서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다. 오진초바와 바자로프 사이의 이 이상한 긴장감은 또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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