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3 - 1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3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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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3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펴냄)

세상에 별놈의 죽음이 다 있지마는 굶어 죽는 것같이 애참하까. 농사를 지어 곡식을 거둬들이는 농사꾼이 더 많이 굶어죽는다. 와 그러꼬? 풀 한 페기 뽑아본 일이 없는 놈들이사 어디 굶어 죽던가? 와 그러꼬?

-<토지 3> 본문 387페이지

귀녀의 해산과 사망, 본색을 드러내는 조준구, 임이네의 귀향, 흉년과 호열자로 인한 사람들의 죽음 등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무엇보다도 최참판댁의 윤씨 부인과 봉순네, 김서방의 연이은 죽음은 어린 서희를 기댈 곳 없는 처지로 만들었다. 입만 열면 양반의 자손임을 떠벌리던 평산의 행동거지와 마음씀은 시정잡배보다 못했으니 그가 한 짓은 최참판 가의 불행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되고 말았고 '죽 쒀서 개 준다'고 그 덕을 본 것은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던 조준구였다. 개화 한 양반 유세를 유식한 척 뽐내는 비겁한 무식자 조준구.

마음은 늘 월선에게 향해있던 용이는 덜컥 임이네에게서 아들을 낳았다. 임이네와 월선을 향해 끊임없는 질투를 하던 강청댁도 호열자로 죽자 임이네는 용이와 살림을 합친다. 월선을 질투하고 불안해 하면서도 떳떳하게 큰소리 치지 못하는 처지가 될 줄을 임이네는 꿈엔들 생각했을까.

흉년으로 인심은 사라지고 굶어죽는 사람이 헤아릴 수 없는 비극을 조준구는 또 한번 이용하려 든다.

수동이와 길상, 봉순이가 똘똘 뭉쳐 서희를 지키지만 아직 어린 서희는 힘이 없다. 체면도 범절도 모르는 조준구와 그의 처 홍씨의 안하무인을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을런지.

'서희야. 어서어서 자라렴. 더 강한 서희가 되렴'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선정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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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동품 상점 (양장)
찰스 디킨스 지음, 이창호 옮김 / B612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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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동품 상점

찰스 디킨스 (지음) 이창호 (옮김) B612북스 (펴냄)

넬이 살아 있나요?

-<오래된 골동품 상점> 표지글에서

잡지 "마스터 험프리의 세계"에 연재 중이던 찰스 디킨스의 <오래된 골동품 상점>의 마지막 호를 싣고 오던 배를 향해 1840년 수많은 인파가 모여 애타게 물었다는 질문이다. 단순히 결말에 대한 궁금함이라기 보다는 넬의 인생에 더이상의 고달픔과 상처가 없기를 응원하고픈 간절한 바램이지 않았을까 싶다.

765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두께는 완독에 대한 부담을 주었지만 어찌 마다하리. 찰스 디킨스를~ 찰스 디킨스의 최고 베스트셀러를~!!

절대적 악의 존재라 할 수 있는 퀼트에게서 달아나는 넬, 그런 넬과 노인을 찾아 뒤쫒는 퀼트와 정체모를 의문의 독신 신사의 쫒고 쫒김, 만날 듯 하다가도 엇갈리는 안타까움에 책의 두께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길었더라도 감동에 젖을 시간이 더 늘어나지 않았으려나?

넬이 할아버지와 길 위의 생활을 고되게 이어가며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언뜻언뜻 다른 동화나 소설이 스치듯 떠올랐다. 몬 플라더스 양의 학교에서 눈치밥 먹으며 생활하는 에드워드 양의 처지와 넬을 찾는 의문의 독신 신사는 프랜시스 호지스 버넷의 '소공녀'를 생각나게 했고 키트의 억울한 도둑 누명을 보면서는 찰스 디킨스의 (집필 시기는 올리버 트위스트가 먼저 였지만)'올리버 트위스트'가 떠올리게 했다.


 

오로지 악을 행하기 위해 태어난 것 같은 퀼트와 그런 퀼트에게 갖은 모욕을 당하면서도 아첨하며 악의 조력자가 되는 브라스와는 달리 고생과 배신에도 희망을 놓지 않고 스스로 또다른 희망을 만들어가는 넬, 정직과 신의로 듬직하게 자라가는 키트. 선과 악, 악과 선의 대조적인 구도는 그들이 살아오며 행한 일들만큼이나 그들 자신이 맞이한 결말도 대조적이다. 오직 스위블러만이 브라스 남매의 하녀를 만나 어리석음으로 인해 부지불식간에 저지르던 악을 떨치고 새사람이 된다.

누군가의 불행과 간절함을 자신의 기회로 여기는 사람들로 인해 그 불행은 마음마저 병들게 한다. 그럼에도 사랑을 잃지 않았던 넬.

하나뿐인 손녀 넬을 위한다는 이유로 일확천금의 꿈을 버리지 못해 도박의 수렁에 빠진 할아버지가 너무 야속했지만 독신 신사의 정체가 밝혀지고 더불어 할아버지의 가슴 아픈 사연이 드러나면서 이해가 되는 마음이 아주 없진 않았다. 길 위의 구걸하는 삶이라도 행복할 수 있다던 넬에게 경계 대신 도움을 주었던 이들을 찾아 잊지않고 보답한 독신 신사의 마음씀에도 울컥 감동이었다.

<오래된 골동품 상점>. 찰스 디킨스가 찰스 디킨스 했다.

이보다 더 찰스 디킨스다울 수 있을까!

"이책은 당신의 폐를 열어주고, 당신의 얼굴을 씻어주고, 당신의 안구를 정화하고, 당신의 치밀어 오르는 화를 잠재울 것이다. 그러니 마음껏 울어도 좋다"는 찰스 디킨스의 말보다 더 적절한 추천사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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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는 용기 - 불합리한 세상에 대처하는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의 가르침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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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는 용기

기시미 이치로 (지음) |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펴냄)

지금 우리에겐 지성적인 분노가 필요하다!

-<화내는 용기> 표지글에서

몇 해전 오프라인 독서모임에서 <미움받을 용기>를 접해 감명깊게 읽었었다.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를 통해 아들러 심리학을 알게 되었고, 이후 얼마간 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책들을 연달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제목도 비슷한 <화내는 용기>가 친근하게 다가왔는지 모르겠다.

화내는 용기. 그래, 화를 내는데 용기가 필요하지. 참고 참고 또 참아 홧병이 나고 스트레스가 극에 달아 공황장애도 생긴다. 그런데도 화를 낸 후에 감당해야 할 현실적인 일들이 눈앞을 스쳐 또 다시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것을 참고 또 참는다. 무엇이 그토록 화가 나도록 만드는 것일까? 기시미 이치로는 '불합리한 일'을 그 원인이라고 말한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나 세월호 침몰 등과 같은 대형 사고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던 이유도 따지고보면 불합리한 일들 때문이었다. 부정부패와 비리로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고가 일어나고, 사후 대책과 수습에서도 정말 책임져야 할 사람은 빠져나가고 꼬리자르기만 하는 관행도 모두 불합리한 일들이었다.

부당한 일을 당하거나 목격했을 때, 분위기에 휩쓸려 침묵하는 방관자가 되거나 압력에 굴복하는 비겁자가 되기도 한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 염려해서 '나'를 낮추고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오히려 '남의 시선을 신경쓰는 나가 너무 많아서'라는 대목에서는 완전 허를 찔린 느낌이다.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일을 '선'이라고 생각한다는 대목도 마찬가지다. 타인이 볼때는 이기심이지만 자신에게는 '선'인 것이다. 악을 추구하고 악을 원해서 행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이익을 쫒다보니 그리되었다는 것이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먼저 챙기다보니 생기는 불합리한 일들. 인위적인 분위기를 이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분위기나 대화를 끌어오기도 한다. 결국 불합리한 일들은 모두 사람이 만든 것이다. 약자끼리 분쟁을 하도록 만들어 분열을 조장해 엉뚱한 곳으로 눈을 돌려버리는 속임수도 익숙하다. 그러나 그런 속임수와 거짓말에 길들여져가고 있는 듯한 느낌은 정말 느낌 뿐인걸까.

"진정한 분노는 감정이라기보다 지성에 속한다"는 말에 잠시 호흡을 가다듬어 본다. 불합리한 현실을 맞닥뜨렸을 때 감정에 휩쓸려 마구잡이식 화를 내기보다는 지성적인 분노를 표출해 이성적인 대화로 문제 해결을 해야한다고 기시미 이치로는 말한다.

씁쓸하다. 서로가 추구하는 선악이 다른데 대화하는 서로의 언어가 같을까? 그러나 포기할 수 없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절망하기 보다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봐야 한다. 어쩌면 그것은 화내는 용기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일지 모른다. 세상을 바꿔 가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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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 수확자 시리즈 3
닐 셔스터먼 지음, 이수현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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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 소설들에서 미래가 밝지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종소리 끝에서 인간들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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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더헤드 수확자 시리즈 2
닐 셔스터먼 지음, 이수현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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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지키기위해 악을 도구삼는 것은 정말 필요악 인것일까? 정의를 지키기위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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