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과 을, 노사관계?포목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손씨는 성실하고 부지런했다. 손씨의 손을 거친 장사는 이문이 많이 남아 주인 공씨에게 재산 10만을 벌어주었다. 몇 해가 지나 집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손씨의 부탁을 거절하며 공씨는 놓아주지 않았다. 이에 시름시름 앓던 손씨는 결국 죽음에 이르고서야 귀향하여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짧은 이야기의 생각지 못했던 반전!역시 사람은 꾀가 있어야 하는구나.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더니 이를 두고 하는 말이었을까?
미래를 약속한 정인을 배신한 남자의 다음 환생한 삶까지 따라간 원귀의 이야기는 사랑의 맹세를 쉽게 하고 배신도 쉽게 하는 일부의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줄 만하다.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하면 제 눈에는 피눈물이 난다지? 거듭되는 환생의 삶마저 따라다니며 하는 복수라... 요즘 핫한 드라마 "불가살"이 떠오르는데!역시 착하게 살아야 해.
인생은 참 여러가지 모습으로 여러가지 모순을 보여준다.빅터 프랭클이 나치의 점령아래 의사 생활을 하며 보고 행했던 일들도 그러하다. 간질병을 앓던 환자에게 처방한 약이 효과를 보여 정상의 상태가 되자 광장 한복판에서 히틀러를 욕했다. 그를 살리기 위해 약 처방을 멈추고 병세가 악화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일이나 살기 위해 유대교를 포기했던 여인의 선택이 병원이 아닌 가스실로 향하게 된 일이 그렇다.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내리는 선택의 결과가 자신이 바라는 결과와는 같지 않을 수 있다. 하물며 삶과 죽음 뿐이랴. 우리가 내리는 많은 선택도 바라던 결과와는 정반대일때도 있다. 그 결과가 때론 고통일지라도 살아가기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내고 용기를 내어 보게 된다.감정의 격양없이 담담한 듯 죽음에 대해 말하는 그의 글이 오늘따라 더 처연하게 느껴진다.
우리나라 민담에도 그런 얘기가 있다. 늦은 밤 밖에서 자신을 밝히지 않고 나오라며 이름을 부르면 절대 대답하지 말고 나가서도 안된다는 이야기가.어젯밤 청나라 귀신요괴전2권을 읽기 시작했다가 "사촌 오빠라고 부르는 너구리"를 보니 그 옛 민담이 겹쳐 떠오르며 오싹해졌다. "안돼! 대답하면 안돼!" 마음 속으로 하씨 소년을 향해 외쳤지만 결국 소년은 창문을 열고 대답하고 말았다.어이구...왜 그랬니...?
뒷편 "구금당한 귀신"의 이야기는 무척 낯익은 스토리다. 여인의 한은 우리나라의 귀신 얘기 소재 중 으뜸이니 말이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한여름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하지 않는가!역시 착하게 살고 볼일이다. 이 간단하고도 명쾌한 진리를 지키며 살아가기가 이리도 어려울까...
알러스와 슈바르츠의 개인심리학회 탈퇴 선언은 아들러와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들의 갈등을 중재하려던 빅터 프랭클의 노력은 소용없는 일이 되었고 이후로 아들러는 빅터 프랭클과 인사는 커녕 한마디의 말도 섞지 않았다. "미움받을 용기"로 유명한 아들러. 자신과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을 대하는 태도를 봐선 저명한 심리학자들도 자신의 심리가 흐르는 방향은 어찌할 수 없었나보다. 속좁다 해야 할까, 편협하다 해야 할까? 심리학자라고 해서 무조건 너그러워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해서 프랭클에게 학회를 탈퇴하도록 종용했다는 사실은 좀 실망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