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 - 제멋대로 선을 넘나드는 사람들과 안전거리 지키는 법
서제학 지음, 봄쏙 그림 / 필름(Feelm)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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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

 

봄쏙 서제학 (글 그림) | 필름 (펴냄)

 

 

 

 

 

 

 

주위에 프로 불편러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조금은 손해보는 듯 살고,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살아가자 마음 먹지만 자로 잰듯이 선을 그어대는 사람도 있고 자기쪽으로 넘어오는 선은 철저하게 지키면서 남의 선은 시도때도 없이 정을 호소하며 넘나드는 사람도 있다. 보통 이런 이들을 얌체라고 뭉뜽그려 얘기한다.

 

어른이 되고 세상을 살아가며 많은 만남과 또 그만큼 많은 헤어짐을 하며 인연을 더하고 빼왔다. 사람을 골라가며 관계를 맺을 수는 없지만 "진상과 관종만큼은 절대로 피하자"가 나름의 원칙으로 굳어졌다. 그렇지만 공적이든 사적이든 그물처럼 얽히는 관계 중에는 피할 수 없는 관계도 있다. 그런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동네 개가 짖는다고 생각하려 노력하지만 아주 가끔은 목줄을 끊고 뛰쳐나와 물기까지 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 한 번씩 무너지는 멘탈을 추스리기 힘들 때도 있다.

 

 

 

자존감이나 관계에 대한 많은 자기계발서와 처세술에 관한 도서들을 읽어봤지만 이렇게 내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책은 없었다. 철학자나 전문가, 심리학자들이 읊어대는 뻔하고 비슷비슷한 처방들은 책 속에 활자로만 자리할 뿐 내게 직접적으로 와닿기에는 너무 멀고 입에 발린 소리들 뿐이었다. 책과 일상 사이의 괴리감이 손에서 책을 놓는 순간 점점 더 커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는 실제 자신의 얘기를 들려주는 저자의 경험에 나의 경험이 겹치면서 공감 백퍼센트를 느끼게 되고 학술적인 용어나 어렵게 돌려 말해 멋있어 보이려는 노력없이 더 가깝게 더 나의 이야기로 다가왔다. 정말 힘들때 다시 꺼내보고 싶은 책이다. 유머스럽게 쓰여졌지만 우습지 않고 무겁게 쓰여지지 않았지만 결코 가볍진 않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받는 상저와 고통을 교통사고와 비교하고 빗대어 고통사고라고 표현하고 그에 따른 대처법을 보고서 형식으로 정리해 놓으니 그 기발함이 재미도 있으면서 이해도 쉬웠다.

 

멋있고 깊이가 있어야만 명언인가? 내 삶에 녹아 나를 변화시키는 문장이라면 그게 명언이지!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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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너무 가혹한 당신에게 - 내 몫이 아닌 비합리적 죄책감과 이별하기
일자 샌드 지음, 정지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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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책임감의 부재가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게 바로 스스로를 피해자로 인식하는 것이다.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를 하는 것과 스스로를 피해자로 인식하는 것 그리고 진짜 피해자인 것은 엄연히 다르다. 개인적으로 이 중 가장 대책없이 답답함을 주는 것은 자신을 피해자로 인식하는 경우인 것 같다. 스스로가 그렇게 철썩같이 믿고 있으니 대화가 되질 않는다.
상대방에게 필요이상의 죄책감을 심어주려 하면서 자신의 책임을 피하고 전가한다. 상대가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스라이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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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박노해 사진에세이 2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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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연자방아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기구 중 하나로 더 이상 덧붙일 것도 덜어낼 것도 없는 도구다.
최고의 삶의 기술은 언제나 가장 단순한 것으로 가장 풍요로운 삶을 꽃피우는 것이 아닌가.

기술의 발전, 문명의 발달은 삶을 편리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복잡하게 만들기도 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만 하면 그 다음은 알아서 척척 돌아가는가 싶다가도 한 곳이 고장나 멈추면 모든 시스템이 정지하고마는 편리의 이면은 이용하는게 아니라 절대적 의지를 물질에 해오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한다.
그래, 단순한 것이 최고라는 생각 나도 가끔 하지...
천천히 가고 싶은 사람에겐 빠른 속도가 유혹이 되지 못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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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방 박노해 사진에세이 4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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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보았던 미드 "초원의 집"이 딱 떠오르는 사진이다. 너무 어릴적 기억이라 기억나는 이름은 '로라' 딱 하나지만 그 초원 위의 집에서 로라의 가족들이 얼마나 행복해 했었는지는 또렷이 기억이 난다.
집터가 삶터이자 일터이며 놀이터여서 로라의 가족들이 늘 함께일 수 있었던 이유. 사진 속 안데스 가족도 로라의 가족들처럼 행복하겠지? 온가족이 같은 시간에 밥상 앞에 둘러 앉아 식사하기도 어려운 현대인의 삶이 더 초라해보이는 이유는 뭘까? 가족들의 얼굴을 맞댈 시간조차 따로 시간 내지 않으면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에 정작 지켜야할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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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사진에세이 3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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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박노해 사진 에세이

박노해 (글 사진) | 느린걸음 (펴냄)

볼만한 프로그램이 있나하고 가끔 케이블 채널을 무심코 돌리다보면 자주 보이는 프로그램이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다.

자연인이라 불리는 매 회의 주인공들은 각자의 사연을 안고 산 속으로 무인도로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살아간다. 남들과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그들은 인생의 길을 잃은걸까? 속세의 사람들 눈에는 초라하기만 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들의 눈빛은 그 누구보다 맑고 밝다.

약초를 캐러 산등성이를 오르는 그들은 길이 아닌 비탈을 날다람쥐보다 재빠르게 오르내리고 길이 익숙한 재작진들은 힘들어 한다. 각자가 정의하는 길의 모습이 다른 것이다. 내 길만이 옳고 유일한 길은 아닌 것이다.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슬퍼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삶에서 잘못 들어선 길이란 없으니. 모든 새로운 길이란 잘못 들어선 발길에서 찾아졌으니.

길. 박노해 사진 에세이 중에서

도심 한복판에서 길을 잃으면 당황하고 놀라서 허둥댄다. 하물며 인생에서 길을 잃는다면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러나 목적지에 이르는 길이 꼭 하나만 있으리라는 법은 없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그 길을 처음 걷는 자가 될 수도 있다. 그 길에서 보고 듣는 것이 무엇이 될진 알 수 없지만 조금 더디 가게 되면 더 많은 것을 보게 되겠지.

남들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은 도태되고 낙오되는 것만 같은 불안감에 같은 모습으로 살고자 하는 노력은 필요없는 경쟁을 불러오기도 한다.

백명의 사람이 백개의 방향으로 뛰면 모두가 일등. 그러나 우리는 한 길만을 고집하며 양 쪽의 낭떠러지 길에서 서로를 밀어내고 있지는 않은가?

빨리 가는 것만이 최고라고 여겨 굽은 길을 펴고 좁은 길을 넓히는 와중에 가꾸고 지켜야할 작은 것들을 파괴하지는 않았나. 출세와 성공을 향하는 길에서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은 없었을까? 빨리빨리에 지쳐버린 요즘은 길 자체에 집중하며 천천히 걷는 올레길이 인기다. 혼자 뛰는 전력질주보다 함께 걷는데 더 의미가 깊어지는 요즘이다.

혼자서는 갈 수 없다. 웃으며 가는 길이라도.

함께라면 갈 수 있다. 눈물로 가는 길이라도.

박노해 사진 에세이. 길 120페이지

세상의 많은 길 중에서 좋은 길은 어떤 길일까?

그 길의 끝에 안식을 취할 곳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길이 험난하고 고달프더라도 과정에서 겪는 고생은 축복이 될 것이고, 뒤에서 나를 응원하는 이들과 사랑이 있다면 짊어지고 있는 것은 짐이 아닐 것이다.

사람은 길을 만든다. 모두를 위한 길, 나만을 위한 길, 미지의 곳으로 향하는 길, 돌아갈 곳으로 향하는 길. 그러나 이러한 길을 단절하고 사람과 사람을 단절시키는 것도 사람이다.

삶이라는 길 위에서 세상을 경험하고 자신을 체험한다. 이런 경험과 체험에서 깨달음을 얻고 교훈을 얻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같은 경험을 하고서도 모든 사람들이 깨달음을 얻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머리에서 가슴에 이르는 길이라던데, 나는 그 길의 어디쯤 와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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