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카르티에 라탱 - 사토 겐이치

카르티에 라탱 Le Quartier Latin은 '라틴어 구역'이라는 뜻으로, 파리 센 강 좌안의 대학가를 가리킨다. 책은 '위대하신 선조 드니 쿠르팡이 남기신 회상록의 번역 출간을 특별히 허락한다'는 벡생 후작 드니 9세 드 쿠르팡의 엄숙한 서문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주인공 드니 쿠르팡은 부잣집 아들이란 것 말고는 내세울 게 없는-작달막한 키와 볼품없는 외모, 걸핏하면 훌쩍거려 '울보 드니'라 불리는 소심하고 한심한 청년. 그는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옛 가정교사 마지스테르 미셸에게 달려가 도움을 청한다.

명석한 두뇌와 천재적인 추리력으로 사건을 척척 해결해나가는 미셸은 카르티에 라탱에서 가장 촉망받는 수도사이자 모든 여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희대의 바람둥이. 구두 장인 자크 루브르의 실종 사건을 시작으로 몇 건의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생 테스프리 기숙사를 중심으로 하는 모종의 세력의 존재가 드러나고,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의 갈등 속에서 사건은 기독교 신학의 근간을 위협하는 거대한 음모와의 싸움으로 확대되어간다...

16세기 파리의 역사와 풍속에 대한 고증, 만화적 상상력과 장르적 관습의 차용이 눈에 띄는 유쾌한 역사소설이다.

---------------------------------------------- 재미있을 것 같다.

사토 겐이치의 <왕비의 이혼(나오키상 수상작)>을 재미있게 읽기도 했고.. 탐난다.. ^-^

 

2.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

김석희 씨 번역본이 좋다고 해서 사려고 봤더니 어느 새 품절..

그런데 출판사가 바뀌어서 다시 나왔다. 그것까지는 좋은데.. 표지가.. ㅡ..ㅡ;;

훨씬 촌스러워졌다.  (오른쪽이 옛날 거. 왼쪽이 새로 나온 열린책들 판 프랑스 중위의 여자)

어쨌거나 읽고 싶었던 책이 다시 나와 준 건 고마운 일이다. 

같은 작가 같은 번역자의 <만티사>도 같이 사 볼까나...  

 

3. 타이거 타이거!

알프레드 베스터의 신간. <파괴된 사나이>를 재미있게 읽었다. 이번 것도 기대된다. 물만두님도 사셨다는데, 우선 물만두님 서평을 기다려 볼까? ^^a

그 밖에, 헨드릭 빌렘 반 룬의 예술사 이야기 1,3. 인류이야기 1,2,3, 렘브란트 1,2

오브리 메넨의 <예술가와 돈, 그 열정과 탐욕> 

한길아트 <렘브란트>

헤슬러의 <리버 타운>

이지상의 <황금 소로에서 길을 잃다> 등등... 사고 싶은 책은 끝이 없군요. 참아야 하는데..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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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6-06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르티에 라탱> 저도 사 볼려고 했지요. 재밌을 것 같아요. 글구 정말<프랑스 중위...>촌스럽게 나왔네요. 오래 전 영화 보고 너무 좋아 사 볼 생각했었는데, 지금 내용이 하나도 기억에 없군요. 흐흐.

로렌초의시종 2004-06-06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르티에 라탱> 전 샀는데^^; 저번에 집에서 돌아오는 길에 강남 영풍문고에서 보고는 그만 유혹을 참지 못하고 ㅡ ㅡ; 잠깐 훑어 봤는데 재밌어요. 수작(秀作)이라고 할만할 듯. 사실은 몇달전부터 문학동네 게시판에 발간예정이라고 해서 계속 기다렸거든요. 출판사 소개만 보고도 그만 가슴이 두근거려서. 저도 왕비의 이혼 보고는 사토 겐이치 책은 다 샀거든요. 그래봐야 몇 권 안되지만.

모노 2004-06-07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 중위의 여자는 강추지만... 만티사는 좀.. 별로...? 머..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panda78 2004-06-07 0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버타운과 카르티에 라탱, 프랑스 중위의 여자는 오늘 주문할까 생각 중..
읽을 책들이 쌓여 있는데... 이러면 안되는데.. TㅂT

Fithele 2004-06-07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이거! 타이거! 베스터의 최고 작품이죠. 너무 오래전에 읽은지라 내용이 기억 안 나서 별5개를 줄 리뷰를 못 쓰고 있습니다. --;; 개인적으론 <파괴된 사나이>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네요.

호랑녀 2004-06-07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탐난다...^^

마태우스 2004-06-07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님의 서재가 탐나요^^

호밀밭 2004-06-07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이거 타이거!> 제가 좋아하는 타이거 우즈에 대한 책인가 했더니 추리 소설이군요. 추리 소설도 좋아하는 장르지만요. 이 책 탐나네요.

mira95 2004-06-11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카르티에 라탱과 타이거타이거 사볼려고 보관함에 담았어요.. 음 예전에 <프랑스 중위의 여자>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그 영화의 원작인가? 판다님 읽으시면 평도 말해주세요..

panda78 2004-06-11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영화 원작 맞아요. 다음에 살 건데.. ^^;; 읽으면 평 올릴게요-
 

 

 

 

 

 

 

진주귀고리 소녀와 카라바조는 검은비님께서 찜하셨어요. ^^*

1. 진주 귀고리 소녀  8550원

소개글
17세기 네덜란드, 예술이 화려하게 꽃피던 중심에 거장 렘브란트와 할스, 요하네스 베르메르가 있었다. 이 책은 베일에 싸인 화가로 남아있는 베르메르의 작품 '진주 귀고리 소녀'를 테마로 쓴 소설이다.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하는 미적 모호성을 지닌 이 그림은 '북구의 모나리자'라 불린다고.

지은이는 그림 속 소녀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살아 움직이게 만든다. 17세기 네덜란드의 일상을 치밀하게 복원하고 거기에 정확한 미술사적 지식, 화가 베르메르의 삶과 예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드라마를 빚어낸 것. 이야기의 정점에는 물론 '진주 귀고리 소녀'가 있다.

열여섯 살 난 도장공의 딸 그리트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베르메르 집 하녀로 들어간다. 그녀는 그곳에서 내면에 잠재한 그림에 대한 재능과 열망을 발견한다. 이를 알아챈 베르메르는 그녀를 자신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하녀와 주인, 화가와 모델, 스승과 제자, 남자와 여자. 중간중간 적절하게 배치된 그림 이야기와 함께 두 사람 사이의 짜릿하고 미묘한 감정선을 세심하게 그려냈다.

원서에는 없는 23점의 원색 도판이 실려있는데, 소설 내용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되는 작품만 가려 실었다. 또한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델프트 지도를 실었으며, 책 말미에는 작가 인터뷰가 실려있다.

2. 재원 미술 작가론 - 카라바조 9000원

3. 은하 철도의 밤 - 미야자와 겐지 걸작선 6400원

소개글
어쩌면 '은하철도 999'의 원작자(사실 원작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로 더 잘 알려졌을, 일본 근대문학의 '독특한' 존재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 걸작선. '은하철도의 밤'뿐 아니라 '주문이 많은 요리점', '첼로 연주자 고슈' '쏙독새의 별' 등의 대표작이 들어 있다.

겐지의 세계는 환상적이고 우주적이다.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도 그랬듯이, 그 세계는 아이들이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어른들에게는 그 이상의 지평을 열어주는 상상력의 보고다.

하늘의 별, 은하수, 은하수를 가로질러 달리는 기차, 포세와 춘세의 쌍둥이별 등 하늘의 세계와 튤립, 개양귀미, 달리아, 쏙독새 등의 동물의 세계는 겐지의 '불교적' 세계관과 맞닿아 깊이 있고 자연스런 동화를 이룬다.

그 세계에서는 교훈, 혹은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 같은 것을 찾으려고 애쓰지 않는 것이 좋다. 아름다운 의태어로 표현된 환상적인 정경을 그저 느끼는 것으로 족하다(의태어가 감탄스러울 만큼 효과적으로 쓰인 겐지의 동화는 구연동화용으로 적합해서 일본의 교과서에 실린다고 한다).

'은하철도의 밤'이 맨 앞줄에 있지만 그보다는 뒤에 소개된 다른 중편과 단편들을 먼저 읽고 다시 앞으로 돌아오길 권한다. 마음의 주파수를 겐지의 세계로 맞추고서 온전히 온몸이 녹아들었을 때, 비로소 모든 상징과 상상의 결집체인 '은하철도의 밤'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4. 우리 고양이하고 인사하실래요? - 일곱 마리 고양이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 6800원

소개글
목차에 등장하는 비티, 파피, 체스터... 등은 지은이와 함께 살았던 고양이의 이름들이다. 그중 비티는 일곱번째 고양이였는데, 지은이는 이 고양이를 보면서 "어떻게 삶을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깊이 생각하게 된다.

비티는 집 잃은 고양이였고, 지은이는 밤이 지나면 이 고양이를 동물보호소에 데려다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비티는 너무나 활발했으며, 자신을 달가와하지 않는 다른 고양이들이 아무리 괴롭혀도 천성적인 밝음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고양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던 개 프리비에게 다정하게 대해주었고, 다른 동물과 사람들에게 늘 먼저 다가가면서 호기심을 가졌다.

지은이는 만약 비티가 비관적이고 우울한 녀석이었다면 '우리는 다음날 곧장 동물보호소에 갖다 맡겼을 테고, 결국 비티는 세상은 악의로 가득찬 곳이라는 믿음을 확인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스스로가 행복하면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을 퍼뜨리게 되고, 사람들이 다들 그를 좋아하게 된다고. 쾌활하고 긍정적인 사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비티로부터 배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독자들도 지은이의 나직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타인을 사랑하는 법, 편견으로부터 벗어나는 법, 행복을 추구하는 법과 현실이 불만족스러울 때 자신을 변화시키는 법 등을 배울 수 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지은이가 묘사하는 고양이들의 각기 다른 성격과 행동들로부터 얻는 즐거움도 있을 것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 책에 실린 이쁜 고양이들의 삽화를 보는 것 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고양이 삽화는 일러스트레이터 이성표씨가 그렸다. :>)

5. 맨스필드 파크 -제인 오스틴 10000원

셋트 아니니까 다른 책들과 섞어서 고르셔도 됩니다.

상태는 맨스필드 파크만 약간 헌 책이고(지저분하지는 않음), 나머지는 깨--끗합니다.

가지고 계신 다른 책들과 바꿔는 것도 좋구요! (완전히 바꾸는 거에요. 다시 반환하는 게 아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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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6-06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7750원... 음.. 12000원짜리 골라도 되려나요? 그럼 골라서 방명록에 남길게요- *^^*
 

.

             

 

 

 

 

 

이름을 잃어 버린 아이/원제 A Child Called ‘IT’,
데이브 펠처 지음, 신현승 옮김
생각의나무, 188쪽, 8000원

로스트 보이/원제 The Lost Boy,
데이브 펠처 지음, 신현승 옮김
생각의나무, 334쪽, 9500원

가정이 얼마나 끔찍한 지옥이 될 수 있는지를 증언하는 두 권의 책을 읽었다. 갈피마다 넘쳐나는 참혹한 아동 학대의 실상과 저항할 수 없는 절대 약자의 눈물겨운 투쟁의 기록들은 순식간에 읽혔는데, 읽고서는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우선 나는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이 땅의 모든 아이들에게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이다.

새싹처럼 여리고 착한 이 어린 생명들에게 매질을 하고, 성폭행을 하고, 가두고, 살해까지 하는 어른들 중 한 사람이 바로 나라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부끄러워 낯이 뜨겁다.

아동 학대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그다지 새로울 게 없는 주제다. 하지만 300주 동안이나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희대의 ‘괴문서’, 『이름을 잃어버린 아이』나 『로스트 보이』에서 그려지는 정도의 아동 학대라면, 아무리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가히 충격을 금할 수 없을 것이다. 도대체 자신이 직접 배 아파 낳은 아이를 열흘씩 굶기고, 뜨거운 난로 위에 맨발로 올려 세우고, 암모니아 가스를 가득 채운 욕실에 가두고, 팔이 부러질 정도로 매질을 하는 엄마가 세상에 어떻게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자기 아이를 미치광이로 만들어 정신병원에 가두는 알코올 중독자 어머니가 버젓이 나돌아다니는 이 세상은 대체 뭐란 말인가?

이야기는 시종 죽음만도 못한 삶을 꾸려나가야 하는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담담하면서도 끔찍할 만큼 리얼하게 보여준다. 단 하루도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단 하루도 마음 편히 먹고 자고 놀아보지 못한, 읽는 사람조차 믿어지지 않는 주인공의 하루하루가 거짓없이 진술된다. 끔찍한 학대의 과정도 충격적이지만, 그 와중에서도 마지막 꿈을 잃지 않고 생존을 위한 투쟁을 벌여나가는 주인공의 맹목적인 용기와 삶에 대한 애정, 막연한 모성에 대한 동경에는 그저 가슴이 먹먹해질 뿐이다. 우리 어른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12세 이전에 친엄마에게 당한 학대 이야기를 주로 적은 『이름을 잃어버린 아이』와 그 이후 소년원과 양부모들을 전전하며 겪은 또다른 학대와 유기에 대한 체험을 적은 『로스트 보이』를 읽고 난 한밤중, 나는 어린 시절 들었던 몇 가지 해괴하고 소름 끼치는 이야기들 가운데 아동 학대에 관한 아주 징그럽고 끔찍한 이야기 한 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미나리 장수 할멈의 거머리 이야기’로, 실화였는지 누가 꾸며낸 얘기였는지 지금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어린 시절 내가 살던 산골 마을에서 그 이야기는 진짜 일어났던 일처럼 어린아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 즈음 우리 동네에는 이미 신통력을 잃어버려 더는 점을 치지 못하는 굿당 할멈이 미나리를 팔아 연명하며 지내고 있었다. 그러나 점을 치고 굿을 하던 할멈의 신통력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과 일종의 외경심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서, 특히 아이들은 여전히 할멈의 깊고 차가운 눈매를 마주칠 때마다 서늘한 공포를 느끼곤 했다.

이야기는 이 굿쟁이 할멈이 자신의 퇴화한 신통력을 복원하기 위해 이웃 마을에서 어린아이 하나를 몰래 업어왔다는 데서 시작한다. 그 아이를 굿당 구석에 놓인 작은 독 속에 가두어두고 있다는 소문이 뒤를 이었는데, 할멈은 미나리를 다듬을 때마다 미나리 대궁에 붙어 있는 거머리를 조롱박에 모아 담았다가, 아이가 들어있는 독 속에 하나하나 던져 넣는다는 것이었다. 거머리에 시달린 아이가 두 눈 가득 시퍼런 불을 밝히며 독기를 내뿜을 때 할멈의 신기가 되살아난다고 아이들은 말했다. 더욱 끔찍한 것은 이야기의 대단원인데, 아이를 찾던 아버지가 마침내 굿당에 뛰어들어 구석에 놓인 독을 깨뜨리고 아이를 안으려는 찰나, 둥글게 부풀어 있던 아이의 배가 퍽 하고 터지면서 한 덩이 거머리 떼가 쏟아져 내렸다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이 평화와 안온의 시절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어린아이는 어린아이대로 세상에 대한 공포를 감수하면서 힘겹게 자라고 있다. 어린아이들의 볼이 통통하고 발그레한 이유를 아는가? 이전에 소설가 김영하로부터 그 이유를 들었다. 아동 유기가 일상적으로 일어나던 시절, 야위고 핏기 없는 볼을 가진 아이에 비해 그러한 아이는 부모로부터 버림받을 가능성이 작았다고 한다. 아이는 자신의 생존능력을 과시하는 상징으로 볼을 발그레하고 통통하게 진화시켰다는 설명이다.

최근 뉴스에 의하면 가출한 아내 대신 초등학생 어린 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아빠와, 그 어린아이에게 아빠의 술시중을 들라고 닦달한 할머니가 고발됐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어떤 젊은 계모는 다섯살짜리 여아의 목을 개줄로 묶어 베란다에서 ‘길렀다’고 한다. 그 20대 계모는 손발과 가재도구로 아이의 온몸을 두들겨 팼을 뿐만 아니라 다리미로 등과 배를 지지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다섯살짜리 여아의 젖꼭지를 가위로 싹뚝 잘라버렸다고 한다. 이쯤 되면 인간은 아직 아동 유기와 아동 학대라는 야만의 폭력성을 핏속에 지니고 있는 원시인에 불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자신 심각한 아동 학대의 희생자였던 책의 저자 데이브 펠처는 이러한 인간의 야만성에 대한 고발의 한 방법으로 자신이 겪은 아동 학대의 내막을 책으로 펴냈다고 한다. 하지만 내게는 그 끔찍한 학대의 내용보다 그 학대를 뚫고 살아남아 성인이 된 저자의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탈출 과정이 더 믿기지 않을뿐더러, 더 감동적으로 읽힌다.

5월은 갔지만, 우리의 아이들이 아이로서 최소한의 행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진정한 5월은 아직 온 바가 없다.

심상대(소설가)
중앙일보 6월 5일

예전에 데이빗 펠처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친엄마가 자기 아이들 중 유독 한 아이만 지독하게 학대하는 이야기를 읽고 얼마나 경악했던가.

현실은 소설보다 잔인했다.  중앙일보 북리뷰 커버스토리 제목은 <행복한 어린 시절? 그런 건 이 세상에 없어>다. 가슴아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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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6-05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만나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절대, 읽지 않을 생각입니다. 절대....

sunnyside 2004-06-05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고통스러운 이야기로군요.
부끄러운 어른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선택의 여지 없이 지옥에서 살아야 하는 아이들의 삶은..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수 있을런지. 후...

푸른사과 2004-07-28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소름이 돋았습니다...할말도 잃었습니다..
 

 

 

 

 

 

 

 

소개글
그해에 발표된 최고의 단편들을 선정, 환상문학의 최정점에 서있는 작품들을 독자에게 소개하는 <2004 세계환상문학걸작 단편선>이 출간됐다. 1988년부터 시작된 이 선집 출간 작업은, 앨런 대트로와 테리 윈들링, 명망있는 두 명의 편집자에 의해 진행된다.

그들은 이 책을 위해 각종 단행본과 신문, 잡지, 계간지, 인터넷 등에 실린 여러 작품들을 검토한 후, 총 44명 49편의 작품을 선정했다. 황금가지 출판사측에서는 매해 본 선집의 원서 출간과 동시에 국내에 책을 펴낼 계획이라고.

톨킨 류의 전통적 판타지로부터 마르케스의 마술적 리얼리즘, 신화를 다룬 소설, 공포 소설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들이 망라된다. 작가들의 국적 역시 영미권 외에 노르웨이, 독일, 일본, 유고슬라비아 등 가지각색. 하루키, 닐 게이먼 등 낯익은 작가의 이름도 보이지만, 켈리 링크, 킴 뉴먼, 마이클 리볼링 등 대부분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들의 면면이 신선하다. 세계 환상문학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

1권 612쪽, 2권 593쪽 양장본입니다.

각 권 13500원. - 27000원 제게 2만원짜리 책을 사 주심 되구요 .

아니면 가지고 있으신 책들 중 바꿔 보실 책 리스트 알려주심 거기서 골라도 되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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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6-05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세계환상문학 걸작선을 한권 읽었는데요, 너무 재미가 없었어요. 이건 그거와 다른 판본 같긴 하지만, 그 후부터 환상이란 말이 들어가면 싫사옵니다. 다른 책 없으신지요?

panda78 2004-06-05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테우스님. 제 책 바꿔봐요 페이퍼를 한번 주욱 봐주시구요- 골라주세요... ^^
마이리스트에도 좀 있답니다 ^-^

 


첫 영성체

 

힌트1

 

힌트2


자화상

힌트3



힌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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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4-06-05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카소요~~~~^^;(드디어 한번 맞췄다!^^)

로렌초의시종 2004-06-05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힌트 1은 의사였던 그의 아버지가 진찰갔던 모습을 그린 거로 알구 있고요
힌트 4는 그의 첫 부인이었던 러시아 디아길레프 발레단의 발레리나였던 올가 코흘로바(성은 기억이 잘......)의 초상이에요. 전에 책에서 봤어요~

panda78 2004-06-05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첫 그림부터 바로 아셨나요? 궁금..
처음 그림과 두번째 그림은 피카소 15세 때 그린 그림들입니다. 천재같죠? ^^;;
힌트3 그림은 피카소가 8세 때 처음 그린 유화라네요. 피카도르
마지막 그림은 유명한 올가의 초상이구요. ^-^

밀키웨이 2004-06-05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피카소가 저렇게 생겼구만요.
오호!
잘 배우고 갑니데이~~

로렌초의시종 2004-06-05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그림에서는 기억이 날락 말락하다가 첫 힌트에서 거의 확신을......^^;

이파리 2004-06-05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현재 제 눈에 보이는 그림의 상태입니다.

판다님이 올려주신 그림도 제대로 못 보구 있

는 이파리입니다. ㅜ.ㅠ

그니깐 오늘은 그림 좀만 올리세요. 많이 올리

믄 판다님 미워할랍니다. ㅜ.ㅠ


panda78 2004-06-05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왜 그럴까요? ㅡ..ㅡ;;
안 그래도 오늘은 그만 올리려고 했어요- ^^;; 주말이니까-
이파리님 월요일엔 제대로 보여야 할텐데..음... 여튼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_ _)>

마태우스 2004-06-05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에 영성체 그림을 보고나서; 잘 그렸네? 누구지? 다비드는 아닌데...
힌트1을 보고는; 설마 또 르느와르?
힌트2를 보곤: 자화상이라니 남자가 그렸군.
힌트3에서는: 잉? 이거 혹시... 입체파의 전단계가 아닐까?
힌트 4에서: 와 이쁘다!

그래서 결국 못맞췄다는....


메시지 2004-06-05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애당초 맞추기를 포기하고 본답니다. 워낙 미술과는 멀었던 처지라...
문제를 내시는 분이나 맞추시는 분이나 다들 대단해보입니다.

panda78 2004-06-05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쁘다! <--- 정신이 산란해지셔서 못 맞추신 거죠?
입체파의 전단계가 아닐까? <--- 몹시 정답에 근접하셨는데, 마지막에 미인이 나올 줄이야.. 아--안타깝습니다.. ^^;;;;
메시지님, 맞추시는 분들이 대단하신 거에요..저는 미리 확인하고 내는 건데요,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