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속의 얼짱 몸짱]<1>마녀는 미녀다…惡女 뜨다

 

 

폴란드 여류화가 렘피카는 욕망의 해방을 부르짖는 성욕의 화신들을 충격적인 주제와 기법으로 재현해냈다. 실제 삶에서도 `팜므 파탈`이었던 렘피카의 유화 `그룹 오브 포 누드`(Group of Four Nudes·1925년·130.8x81㎝)에서는 섹스의 황홀경에 빠진 요부들의 이미지가 실감나게 표현되어 있다. 그림 출처는 타쉔(TASCHEN)출판사 간행 `렘피카`도록. 사진제공 이명옥씨

《얼굴이 가장 잘 생겼다는 뜻의 ‘얼짱’에 이어 몸매가 가장 아름답다는 ‘몸짱’까지 가히 ‘짱’들에 대한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다이어트, 성형, 누드, 피어싱, 문신 등에 대한 관심도 거의 강박에 가까울 정도다.

 

가장 사적(私的) 영역인 남녀관계에서도 이혼, 스와핑 등 제도에 구속되기보다 욕망이 우선하는 시대로 접어든 느낌이다. 사비나미술관 이명옥 관장이 매주 그림을 화두 삼아 이처럼 몸에 얽힌 다양한 욕망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본다.》

 

현대는 악녀의 시대다. 사악하고 불온한 악녀들은 ‘천사 표’ 여자들을 부추겨 질펀한 욕망의 부름에 따를 것을 강요한다. 현실에서 뿐 아니라 방송, 책, 영화에는 위험하고 음탕한 마녀들이 넘쳐난다.

잡지에는 ‘할리우드의 섹시한 반란자'‘(피플), ‘너랑 한 번 할 거야’(보그) 등 도발적 제목들이 버젓이 등장한다. 뮤지컬과 영화로 만들어진 흥행작 ‘시카고’와 영화 ‘참을 수 없는 사랑’에 이르기까지 터놓고 요부(妖婦)를 찬양했다. 미모의 저자가 암캐를 자처한 ‘비치’라는 책도 나왔다.

21세기형 요부는 단지 섹스 도구에 불과했던 과거의 요부와는 달리 강한 개성과 성적 매력을 밑천 삼아 유혹의 게임에서 승자가 되려 한다. 신종 ‘팜므 파탈’(Femme fatale·요부, 악녀를 뜻하는 프랑스어)의 등장은 지성미와 섹스어필하는 여자가 인생을 주도하는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것이다. 요부는 에로티즘을 자극하는 원천이요, 남성은 에로티즘에 유혹당하기 쉬움을 현대인들은 절감하고 있다.

‘에로티즘’의 저자 ‘바타이유’는 인간은 금지된 성의 울타리를 무너뜨릴 때 아주 강한 쾌감을 느낀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생식에 목적을 둔 동물의 성행위와 쾌락을 추구하는 인간의 에로티즘은 명백히 다르며, 문명사회는 에로티즘의 가공할 파괴력을 잠재우기 위해 성을 금기로 묶어두었음을 강조했다.

생전의 렘피카 사진

굳이 바타이유의 이론을 들추지 않더라도 성욕은 억압할수록 커지며, 두려움은 욕망에 기름을 붓는다는 것을 숱한 문학작품과 영화·미술작품들은 입증하고 있다.

폴란드 화가 렘피카(1898∼1980)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대상이 되기를 거부하고 욕망의 해방을 부르짖은 성욕의 화신들을 충격적인 주제와 기법으로 재현해냈다. 섬뜩한 붉은 입술을 도발적으로 내밀며 뜨거운 욕정을 이기지 못해 몸부림치는 나부(裸婦)들!

뱀처럼 뒤틀린 몸과 게슴츠레한 눈빛은 바라보는 이의 영혼마저 혼미하게 만든다. 렘피카가 섹스의 황홀경에 빠진 요부들의 이미지를 실감나게 묘사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 스스로 거침없는 팜므 파탈의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1920∼30년대 화단(畵壇)의 프리마돈나로 군림했던 렘피카는 관음증, 그룹섹스, 동성애 등 파격적인 에로틱 그림들을 잇달아 선보여 큰 파문을 일으켰다. 첫 남편 타도이츠가 그녀의 광적인 쾌락 탐닉, 대담한 성적 편력에 질려 “사람이 아니라 괴물이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렘피카는 미모가 시든 말년에도 40년 연하의 조각가와 정염을 불태운 화끈하고 본능에 솔직한 여성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삶 그대로 얼음처럼 차갑고 불같이 뜨거운 요부들을 예술 속에 영원히 살아 숨쉬게 했다.


팜므 파탈 자격에 도전하기 위해 현대 여성들은 어떤 끼를 지녀야 할까? 위선의 겉옷을 들춰 붉은 욕망의 속살을 보여주고, 연애와 로맨스의 허상에서 자유로우며, 뼈저린 고독과 살을 적절히 섞으면서 절정에 도달하는 것. 이런 혹독한 통과의례를 거친 여자만이 달콤한 유혹과 차디찬 거부의 감정을 능숙하게 조절하는 프로 요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말이지 요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 국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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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도 멋졌습니다. 직접 보고 싶어요..  @.@

 

 

 

 

 

 

덤으로 두 점 더.

반짝이는 물질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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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6-28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속삭여 주신 분, ^^ 저게 그림이 아니라 그림을 보고 있는 사람들 사진이라 그냥 넣었답니다. 저렇게 직접 보고 싶다는... ^^;;;
여러분, 두 번째 그림 제목은 <가을의 리듬>이랍니다. ^^

아영엄마 2004-06-28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일 위의 그림을 아이들 그림책 보면서 알았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나 아무리 봐도 그림 제목으로 연상되는 것과 매치가 잘 안되는걸 보면 역시 제 미적 감각은...ㅠㅠ;

panda78 2004-06-28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그림책에 라벤더 미스트가 나오나요? @.@ 알려주세요-

Laika 2004-06-28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에 이게 나왔던가요? 영화를 보고도 기억못합니다. 이런..이런..

panda78 2004-06-28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창고 같은 곳에 데리고 가서 보여 준 그림이죠. 막 실려 와서 짜잔- 하고 나타난- >0<
애들이 저것도 그림이냐 어쩌구 저쩌구 그러니까, 리포트도 안내도 되고, 좋아할 필요도 없으니 그저 느껴봐라- 라고 말하는 줄리아 로버츠도 이 그림에 한눈에 반한 듯한 표정이더군요. ^^

아영엄마 2004-06-28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우선 정확하게 나오는 것은 <그림 읽는 꼬마 탐정 단이>입니다. 그리고 <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에도 그림이 하나 나오는데 같은 그림인지, 다른 그림인지 잘 모르겠어요..ㅜㅜ

panda78 2004-06-28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림 읽는 꼬마 탐정 단이>요. 감사합니다. 서점 가서 펼쳐 봐야지- ^ㅂ^

H 2004-06-29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얼마전에 모나리자 스마일을 봐서
더 생생하게 느껴지네요..호호호

panda78 2004-06-29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 주에 봐서.. ^^ 재미있더라구요.. 커스틴 던스트도 귀엽고... 조정린 닮은 통통한 아가씨도 귀엽고.. 그 남자 교수는 별로였지만요.
 


아토스 산, 꽤 험해 보이는군요.

 


아토스 최대의 수도원, 메기스티스 라브라

<우천염천>중 그란데 라브라군요. "최대 규모에 역사적으로 제일 오래된 수도원이다. 따라서 크고 설비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만 가정적인 맛은 떨어지는 편이다." P 79

 


라브라 내부 프레스코화

 


이비론 수도원 - 우천염천의 이빌론 수도원. P 37

이 수도원도 바닷가 근처에 있어서 역시 요새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벽은 높고 창문은 작고 이중으로 된 문은 두껍고 무거웠다. 영화 "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수도원을 연상하면 꽤 비슷할 것이다. P38-39

 


디오니시우 수도원 - 아토스 반도 지도의 디오니스 수도원. 이 곳에는 들르지 않은 듯.

 

 


판텔레이모노스 수도원 (러시아계)

 

 


스키테(무슨 스키테인지는 모름)

스키테에 관한 내용은 P.81에 나옵니다. "수도원의 현지 출장소"같은 곳.

http://blog.naver.com/notredam.do에서 사진 업어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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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4-06-28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험해뵈네요...하루키의 여행이 힘들었을만 하군요..여자가 들어갈수없다니 더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네요..^^

panda78 2004-06-28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등산은 물론이고 평지를 걷는 것도 싫어해서 저는 들여보내 줘도 안 갈 것 같아요. ^^:;;
사진으로만.. 헤헤...

Laika 2004-06-28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판다님 날렵하게 생기신 분이...ㅋㅋ

panda78 2004-06-28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렵이라니.. ^^;;;; 실물을 보시면 아마도 와, 판다네 판다... 퉁퉁하고.. 게으르고.. 딱이다.그러실 겁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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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thele 2004-06-2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그림의 영문자들은 원래 무슨 단어였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