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le 2004-06-22
판다님, 이의 있습니다. 어찌하여 존 버거의 책이 <미술서 불량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겁니까. 아무리 도판이 흑백이라고는 하지만 지금껏 피카소에 대해서 존 버거만큼 솔직한 사람 있었습니까. 아, 물론 그의 다른 책에 비해 내용의 완성도가 쬐금, 아주 쬐끔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도판이 흑백이라고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법이 어딨습니까. 그 문제의 불량리스트에 이주헌하고 한젬마도 있지요? 아니아니 되옵니다. 어떻게 그런 허접들과 존 버거를 같은 자리에 올릴 수 있단 말입니까.
이 아저씨 농사짓느라고 돈을 못 벌어서 그런다는 거 아닙니까. 케네스 클라크야 마태님 같은 준 재벌에 타고난 부르조아이니 도판을 싸그리 칼라 아니 금장이라도 할 수 있지만 판다님도 알다시피 요즘 알타리 무우 그거 좀 짓는다고 어디 돈이 됩니까.
판다님, 판다님, 판다님께서 그러시면 정말 아니되는 것이옵니다. 추흐흑. 가난한 것도 서러운데 도판이 흑백이라고 문전박대 하시면 버거씨가 이 넓디넓은 알라딘에서 도대체 누굴 믿고 산단 말입니까.
그러니까, 저는 말입니다. 판다님이 블랙리스트에서 버거씨를 빼줄 때까지 저녁밥도 안 먹고, 개밥도 안주고 이렇게 여기 앉아서 1인농성을 벌일랍니다.
판다님은 당장 무고한 버거씨를 석방하라! 석방하라! 석방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