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언 어스 - ‘또 다른 지구’와 미지의 생명체를 찾아서
리사 칼테네거 지음, 김주희 옮김, 이정은 감수 / 쌤앤파커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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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우주에 우리뿐인가?"

이 질문에 '예' 또는 '아니오'라는 분명한 답이 있어야 한다.

수천 년간 우리 인류는 우주에 대한 의문을 품어왔고 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실질적인 노력도 해왔다.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는 여러 미스터리를 가지고 있는 우주. 우리가 우주에 대해서 품고 있는 의문점 중 하나는 바로 "과연 우주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할까?" 일 것이다. 이 주제는 현재 과학계에서 맹렬하게 연구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 그동안 영화나 소설 등 상상의 분야에서 다루어진 것이기도 하다.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앞으로 화성에 지구인이 머물 수 있는 기지를 구현할 생각을 하고 있다는데, 만약에 우주에 인류가 둥지를 틀 만한 행성이 존재한다면 생명체가 살고 있을 확률도 당연히 있는 게 아닐까?

이 책 <에일리언 어스>를 쓴 리사 칼테네거는 현재 코넬대학교 천문학과 교수이자 미국 자연사박물관 연구원이다. 우주의 빛을 해독해서 외계 행성의 환경과 생명체 흔적을 추적하는 세계적인 천문학자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외계 생명체의 가능성을 믿는 쪽이다. UFO가 찍힌 사진들도 많이 봤고 예전에 봤던 어떤 SF 영화를 통해서 인간은 지구에서 자연 발생된 존재라기보다는 어떤 외계인 엔지니어 종족 (?)의 손에 의해서 만들어진 존재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그냥 나의 뇌피셜.. ) 어쨌든 가능성은 반반이지만 이 책 <에일리언 어스>는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만한 가능성을 아주 과학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인 이론과 실험 등을 통해서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우선 " 우주에 인류와 같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이 있을까? " 라는 관점에서 이 주제를 다루고 있다. 말하자면 지구에는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데 - 적당한 태양 에너지 공급과 물 그리고 대기 등 - 이와 비슷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다른 행성이 과연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선다. 일단 우주의 크기는 어마어마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태양계와 비슷한 시스템을 가진 ( 즉, 태양과 같은 항성이 에너지를 공급하고 그 주위를 행성이 돌고 있는 시스템 ) 은하도 상당히 많기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그러나 실제로 조사해 본 결과 금성은 대기가 지옥처럼 뜨겁고, 화성은 물이 흐르지 않는 춥고 건조한 환경을 가졌다는 점에서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떨어졌다. 말하자면 기체로만 이루어진 행성도 많고 암석 행성일지라도 생명체가 존재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추어져있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전제로 연구해야 한다는 것.

두 번째로 이 책은 "생명체란 무엇인가?"라는 관점에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탐구한다. 아직 인류는 생명체의 정확한 정의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생명을 정의하는 세 가지 원리가 이 책에 소개된다. 우선 생명체는 진화하고, 경계를 지닌 물리적 실체이며 화학적, 물리적, 정보

적 실체라는 것이라고 정의된다. 1952년 시카고대학 소속 과학자들은 지구의 고대 대기 성분으로 예상되는 이산화탄소, 메테인, 수증기를 유리 용기에 담고 번개를 모방한 불꽃을 기체 혼합물에 일으킨 결과, 갈색 유기물을 얻게 된다. 그리고 지구에 떨어진 운석에 물과 결합해서 유기물을 만들어내는 화학물질이 동반된 사실도 알게 된다. 어쨌든 생명체는 빛 에너지와 물 그리고 대기 속 유기 화합물과 같은 여러 요소들이 적절한 환경과 어우러져서 탄생하게 되는 것. 저자는 이러한 이론을 통해서 우주에는 충분히 다른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음을 강력하게 논증하고 있다.

가늠할 수 없는 공간을 가진 우주.. 이 광활한 곳에 오직 인간만이 생명체로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SF 소설이나 영화 등을 통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외계인을 등장시키곤 했지만 그것은 역시 상상력의 영역일 뿐... 이 책 <에일리언 어스>의 저자 리사 칼테네거 교수는 앞으로 우리가 외계 생명체를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을 여러 관점으로 접근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독자들은 지구의 탄생에서부터 보이저 1호 2호에 담긴 골든 레코드의 사연, 그리고 우리 태양계를 돌고 있는 행성들에 대한 좀 더 세밀한 정보와 보다 더 먼 우주에 존재하는 지구와 비슷한 새로운 행성의 발견 등등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과학에, 특히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흥미진진한 과학 서적 <에일리언 어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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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울의 내가
현호정 지음 / 사계절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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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가장 좋은 눈물은 가장 작은 눈물일지도."

생과 사, 그 끊임없는 순환의 신비를 말하고 있는 듯한 현호정 작가의 단편 소설집 " 한 방울의 내가 ".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꿈의 세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는 책이다. 화분에 갇혀있어야 하는 무기력한 존재인 식물이 피를 마신 후 말도 하고 걸어 다니기도 한다. 누군가의 눈물에서 비롯된 작은 물방울은 전생을 기억하는 독자적인 존재가 되어 세상을 탐험하며 사랑하는 그 누군가를 찾아다닌다. 삶과 죽음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샴쌍둥이 같은 것. 살기 위해 먹어야 하지만 죽어야 누군가의 먹이가 되어 그를 살릴 수 있다. 마치 거대한 수레바퀴 같은 생과 사의 이야기 - [한 방울의 내가]

<라즈베리 부루>

계단 밑 지하에 숨어서 살아가는 나. 그 누구의 눈길에도 들키지 않은 채 마치 식물처럼 살아가는 "나"는 언젠가부터 작은 라즈베리 나무에 "부루"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그에게 자신의 피를 나눠준다. 피를 준다는 것은 생명력을 주는 행위. 그로 인해 마치 인간처럼 말할 수 있게 되고 걸어 다니게 된 부루는 마치 식물처럼 옴짝달싹하지 못한 채 죽어가는 "나"를 돌봐주는데.... ---- 식물을 먹는 인간 그러나 죽은 후 우리는 땅이 되어 다시 식물에게 양분을 준다. 자연은 거대한 어머니이고 우리는 언젠가는 자연으로 돌아간다. 식물에게 생리혈을 나눠준다던가 하는 그로테스크한 면이 없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거대한 잎사귀 틈에 잠든 주인공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해서 뭔가 아련한 느낌을 주는 이야기.

<물결치는 몸, 떠다니는 혼>

액자식 소설 같은 이야기이다. 카페에서 일하는 K와 부랑자의 대화 속 이야기. 부랑자는 아직 오지 않은 지구의 속삭임을 듣게 된다. 미래의 어느 순간 지구는 끔찍한 재난을 맞이하고 물에 잠긴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태어난다. 온갖 쓰레기들이 떠다니는 더러운 바다. 먹을 것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물속을 떠다니는 흰 부유물을 먹고 살아가는데, 알고 보면 그건 이미 죽은 자들의 몸이다. 재난 이후 태어난 아이들은 몸에 돋은 종기와 같은 기생체와 함께 살아가게 되지만 어느덧 기생체들은 자생체보다 더 크고 힘이 세지게 되는데...... ---- 내가 평소에 상상하던 디스토피아 속 지구를 매우 그로테스크하게 잘 그려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 원래 몸보다 훨씬 더 비대하고 강력해진 기생체들을 상상하니 머리끝이 쭈뼛 서는 느낌이랄까... 이 작품도 살기 위해 먹어야 하고 죽은 뒤 누군가의 먹이가 되는 순환을 그려낸 듯.

<한 방울의 내가>

전생에 "메이"라는 한 인간의 눈물방울이었던 "나"는 땅으로 떨어진 후 세상에 이리저리 휩쓸린다. 빗방울이 되어 다른 빗방울들과 함께 춤을 추며 세상에 스며들었던 "나"는 이생에서는 작은 웅덩이가 되었다. 오리와 이야기하고 바람의 소리를 듣는 등 여러 정보를 종합해 본 결과 "나"는 물의 중심을 이루는 작은 구슬 "온"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원래 큰 물과 작은 물이 동화의 춤을 추다 보면 더 작은 쪽 온이 사라지게 되는 게 원칙이지만 "나"는 자신의 온을 지키기로 결심한다. 반드시 이 생에 메이를 만나야 하기에..... --- 그저 물일뿐인데 이제는 "온"이라는 생명 에너지를 가진 하나의 존재로 보게 된다. 전생의 기억을 간직한 채 거대한 흐름에 합쳐지길 거부한 물방울. 과연 물방울 "나"는 메이를 되찾을 수 있었을까?

뭔가 상당히 독특하고 기묘한 작가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왔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삶과 죽음, 탄생과 소멸 등등 생명의 거대한 주기 혹은 순환을 말하고 있는 것 같은 소설집 <한 방울의 내가>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탄생이라는 것, 그리고 살기 위해서는 우리는 끊임없이 먹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는 것 같다. 현실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전개도 꿈에서는 납득되는 것이 사실이다. 연필로 만든 샌드위치를 먹거나 죽은 이의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끔찍한 상황이라도 꿈속이라면 가능하다. 라즈베리 나무가 식물 같은 인간을 돌보고, 자신만의 "온"을 품은 채 전생의 연인을 찾아헤매는 물방울의 모습이 묘사되는 이야기, 기묘하고 혼란스럽고 뒤죽박죽이지만 신비롭고 아름다운 꿈속 세상 같은 이야기로 이끄는 단편 소설집 <한 방울의 내가>를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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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익스프레스 - 한 권으로 빠르게 끝내는
김영석(써에이스쇼) 지음, 김봉중 감수 / 빅피시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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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순으로 큰 흐름을 잡고.

사건으로 한 번 더 깊게 읽는다!"

고등학교 때 세계사를 가르치시던 선생님이 굉장히 위트 있고 재미있으셨던 분이라 우리는 수업 시간 내내 빵빵 터졌었다. 선생님 덕분이긴 하지만 어쨌든 나는 국사보다는 세계사를 더 좋아했었고 특히 유럽 중세 시대의 경우, 매혹될 정도였다. 흑사병이나 십자군 전쟁 그리고 마녀사냥 같은 뭔가 불길하고 어두운 느낌을 주는 사건들이 많았지만 그래서 그런지 좀 더 극단적이고 다이내믹 (?) 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이후 종교개혁이나 영국의 산업 혁명 같은 사건들도 이 세상을 이루는데 결정적인 사건으로 여겨져서 흥미진진했다. 과거는 반복되는 것! 세계사를 공부하면서 뭔가 세계를 움직이는 거대한 힘의 흐름을 보는 눈을 기른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성인이 된 후에는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었는데, 그런 면에서 이번에 읽게 된 책 <세계사 익스프레스>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 책은 현재 유튜브 채널 "써에이스쇼"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석 저자가 집필한 것인데, 동서양을 넘나들며 길고 복잡한 역사를 단숨에 정리해 주는 역사서라고 한다. 크게 2개의 파트로 나뉘어있는데, 첫 번째 파트는 전체 세계사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주요 사건들을 시간 순으로 나열해 놓았다. 고대에서 현대까지 일반 독자들도 알만한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에 대한 요약들이 소개된다. 공부 잘하는 모범생들이 요약해놓은 족보 같은 느낌이라서 아주 쉽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두 번째 파트에는 일종의 심화과정으로 강대국의 주요 역사가 펼쳐져 있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복잡한 국제 정세를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 할 사건들이 소개된다고 한다. 예를 들자면, 미국이 어떻게 세계 초강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는지, 러시아가 가장 넓은 땅을 가지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갈등이 끊이지 않는 이유 등등 지금도 세계 각지를 주무르는 굵직한 사건들이 나와 있다. 나의 경우, 대학생 시절에 이스라엘에 다녀온 적이 있어서 사실 중동 지역에서의 내전과 갈등 등을 실제로 겪어보기도 했다. 그래서 내게는 202쪽에 나와 있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갈등을 다루는 "종교 갈등은 어떻게 전쟁이 되는가"의 내용이 흥미로웠고 눈에 들어왔다.

먼 옛날 나라를 잃은 후 유럽 각지에 뿔뿔이 흩어져 살았던 유대인들. 그러나 흩어져 살면서도 민족과 종교를 잊지 않았던 이들은 19세기 말 조상의 땅이자 약속의 땅인 팔레스타인 지방에 그들만의 국가를 세우고자 했고 이 운동이 바로 '시오니즘'이다. 처음에는 유대인들과 팔레스타인이 평화로운 공존을 이뤘으나 영국의 이중 계약과 나치의 박해 등으로 많은 유대인들이 몰려들었고, 팔레스타인을 아랍 국가와 유대 국가로 분할하는 유엔 결의안이 채택되면서 결국 갈등이 시작된다. 사실 미국에 살고 있는 부유하고 권력 있는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어서 어쩌면 팔레스타인의 이스라엘에 대한 도발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가서 보면 경제적 불균형이 심각하고 특히 가자 지구는 경제적으로 폐쇄된 것이나 다름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빈민으로 전락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뭔가 정의롭지 못한 상황........ 과연 중동에서의 갈등이 해결될 수 있을까?

나는 솔직히 역사보다는 과학을 더 좋아한다. 역사서는 승자의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적힐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전에 우리나라를 뒤흔든 어떤 사건을 겪고 나서는 생각이 180도 달라졌다. 현재는 과거의 결정적인 사건으로 인해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그런 큰 흐름을 짚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문이 바로 역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겪은 그 사건도 미래에는 하나의 기록으로 남아서 우리의 후손에게 교훈이나 배울 점을 전해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역사라고 하면 외워야 하는 자잘한 사건들과 인물로 가득해서 어렵고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런 독자들을 위해서 쓰인 책이 바로 이 <세계사 익스프레스>이다. 정말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이 아주 간단하게 잘 요약정리가 되어 있다. 본격적으로 역사를 탐구하고 싶어 하는 모든 독자들이 첫 단계로 읽어볼 만한 책 <세계사 익스프레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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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코드: 더 비기닝
빌 게이츠 지음, 안진환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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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삶을 바꾼 테크놀로지의 거인

혁신적인 비즈니스 리더이자 자선 사업가

빌 게이츠의 첫 회고록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억만장자 사업가인 빌 게이츠. 명문 하버드 대학교를 중퇴하고 젊은 나이에 자신의 소프트웨어 회사를 설립하고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의 운영체제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수장이고 현재는 기후 변화, 세계 보건 그리고 자선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두뇌도 천재적이겠지만 사업적으로도 성공한 이 사람의 삶이 너무나 궁금했다. 그리고 오늘의 빌 게이츠를 이끈 과거의 경험이나 삶의 원동력 같은 것들을 알고 싶어졌다. 그런 부분을 잘 보여주는, 빌 게이츠의 첫 회고록인 이 책 <소스 코드: 더 비기닝>은 아주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시작된다.

변호사인 아버지와 사회적으로 많은 활동을 했던 열혈 어머니 아래에서 성장한 빌 게이츠. 아버지는 성실하고 온화한 편이었지만 어머니는 자식 교육에 신경을 많이 썼고 아이들도 절도 있는 삶을 살도록 엄격히 통제하는 편이었다. 빌 게이츠의 누나인 크리스틴은 모범생 체질이라 부모님 말씀을 잘 따랐지만 어릴 적 빌 게이츠는 주관이 확실했고 반항기가 많았다. 어린 나이부터 자신을 통제하려는 어머니와 충돌이 많았지만 상담 선생님의 중재 덕분에 빌 게이츠는 일찍부터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자유와 자율성을 좀 더 부여받게 된다.

이 책은 지금의 그를 만든 삶 - 가족, 학교, 경력 등등 -에 대한 빌 게이츠의 기억을 기반으로 서술된 회고록이다. 일단 나는 가정 교육이 그의 삶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빌 게이츠의 부모님 두 분 다 사회적으로 명망이 높은 사람들이었는데, 영향력이 있는 만큼 사회적으로도 공헌을 많이 한 것으로 보였다. 백인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기에 비교적 넉넉하고 여유 있는 삶을 누린 것도 맞긴 하지만 신앙을 기반으로 엄격하게, 그러나 이웃에게 봉사를 실천하고 자식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님이 있었기에 지금의 성공한 빌 게이츠가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상류층 자제들이 모인 레이크사이드 스쿨에 진학하게 된 빌 게이츠. 이곳에서 그는 자신의 삶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대단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우선 굉장히 지적이고 정치에 열렬히 관심을 가지고 있던 친구 켄트 에번스와 훗날 마이크로소프트를 함께 창립하게 된 폴 앨런을 만나게 된 것. 그와 친구들은 컴퓨터실을 점령하고 미친 듯이 프로그래밍에 빠져들게 된다. 낮이고 밤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는 미친 듯이 빠져드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이 결국에는 자신의 경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빌 게이츠는 작지만 끈끈한 공동체처럼 유지되던 레이크 사이드에서 열심히 공부한 후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그러나 대학교 생활이 그다지 자신에게 맞지 않음을 깨닫게 되고 마침 우연하게도 워싱턴 주립 대학교를 다니고 있던 친구 폴 알렌도 도전적이지 않고 갑갑하기만 한 대학 생활에 불만족을 느끼게 되면서 결국 둘은 의기투합을 하고 그들이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매진하게 되면서 결국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개인용 컴퓨터를 위한 소프트웨어가 탄생하게 되는데....

뒤로 가면 갈수록 컴퓨터 전문 용어가 나와서 좀 힘들었지만 전반적으로 이 책은 매우 흥미로웠다. 뭔가 베일에 가려져있다는 느낌을 줬던 인물 빌 게이츠의 일생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어릴 적부터 아주 똑똑했지만 반항심도 많고 일종의 똘끼 (?) 도 있었던 어린 빌 게이츠. 그러나 사회적으로 영향력도 있고 부유한 가정을 만든 부모님 덕분에 여러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수학에 대한 열렬한 관심, 좋아하는 일에 미친 듯이 빠져드는 열정, 그 와중에 만나게 된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이 지금의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를 빚어낸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만드는 게 참 중요한 것이구나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생각보다 참 흥미진진했던 책 [소스 코드 : 더 비기닝]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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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그 깊은 독백 - 익숙했던 것과의 결별 바람이 지구를 흔든다
박갑성 지음 / 예미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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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

낡고 벌거벗은 시간 위에

생이 자꾸만 비틀거린다

바쁘게 살아가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인생의 전성기는 지나가고 자꾸만 과거를 곱씹는 나이가 되었다. 너무 예민하고 불안했던 젊은 날이었기에 오히려 약간은 감각이 둔감해진 요즘이 나는 더 좋다. 나는 아직 정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언젠가는 다가올 미래이기에 누군가가 맞이할 정년이 궁금했다. 이 책 [정년, 그 깊은 독백]은 한 직장에서 30년 넘기 근무한 박갑성 저자의 책이다. 치열하고 경쟁적인 회사라는 조직에서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었다는 건 저자가 남다른 인생관과 실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한 게 아니었을까? 내 예상대로, 책에서 마치 향기가 난다고 느껴질 정도로 깊고 은은한 글솜씨가 빛나는 책 [정년, 그 깊은 독백]

이 책은 일종의 에세이이고 내면을 들여다보며 성찰하는 명상서적에 가깝다. 프롤로그 후에 이어지는 글은 여름에서 시작하여 겨울로 끝을 맺는다. 2024년 7월에 정년을 앞두고 있는 저자는 2023년 7월부터 매일 한 꼭지씩 글을 쓴 것으로 보인다. 각 글의 주제는 인생, 가족, 직장 생활 등등 다양하고 각 주제에 대한 저자의 생각, 느낌, 기억 등등이 잘 내린 커피향처럼 은은하게 풍긴다. 아이 셋을 키우느라 고생했을 아내에 대한 미안함,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한 어머니, 그리고 직장을 그만두고 캐나다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나는 딸에 대한 애틋한 마음 등 특히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이 두드러지는 글이어서 좋았다. 그뿐만 아니라 직장 동료들의 고충을 잘 들어주는 인간적인 상사란 느낌도 받았다.

저자가 젊은 시절에 아마도 시인을 꿈꾸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글을 구성하는 언어가 아름답고 표현력이 뛰어나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5시에 출근할 만큼 정신없이 바쁜 직장 생활을 하는 가운데에서도 꾸준하게 이렇게 좋은 글을 써오셨다는 게 놀라웠다. 표현이 아름답고 닮고 싶은 인품이 묻어나는 책인 만큼, 발췌하고 싶은 대목들도 많았는데, 예를 들자면 33쪽 "가까운 사람일수록 호저의 거리가 필요하다. (...)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중요한 행위이면서 보석처럼 아름다운 일이다." 나 38쪽 "삶의 버거움을 느낄 때, 버거움을 뛰어넘는 고통으로 행복해지는 들숨과 날숨, 절망은 생각보다 쉽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와 같은 구절은 삶에 다소 회의적인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놓는 힘이 있다고 느꼈다.

가족과 직장 외에 저자가 관심을 가진 영역이 바로 "등산"이라는 것을 알아챌 만큼, 이 책에는 산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아마도 매 순간 등산하듯 살아오신 분이라서 산에 끌리지 않았나?라는 재미있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73쪽 "맨발로 지양산을 걸었다. 길 위에 밤송이가 떨어져 굴러다니고 가을 향기가 산을 덮자, 사람들의 얼굴에 가을이 물든다." 와 91쪽 "가을 단풍은 머리 위로 내려앉아 있고, 바람이 불면 자작나무는 하얀 속살을 드러내어 순백의 세상을 보여준다"와 같은 구절은 울긋불긋한 색깔로 가을을 드러내는 산의 경치를 잘 묘사한다는 느낌이다. 책의 중간중간 계절을 보여주는 예쁜 장면들을 찍은 사진들도 있어서 글들이 좀 더 돋보인다.

프로필에 저자의 고향이 경남 남해라고 소개되어 있다. 나와 신랑은 휴가 때마다 가고 싶은 지역으로 꼭 남해를 고른다. 바다 경치가 너무나 아름다운 남해 지역 출신이라 그런지 저자의 글에는 자연이 숨어 있다. 회색빛 도시 속에서 벼가 익어가는 풍경을 찾아내고 시간을 내어 한양도성 근처 길을 걸으면서 오래된 경치를 만끽하는 저자. 그 와중에 저자는 생과 사를 고민하고 삶의 무게와 존재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인공지능이 개발되고 디지털 세상으로 점점 굳어지는 한국, 그리고 대도시 서울 안에서 삶을 노래하는 음유 시인이라는 느낌도 들었달까? 하여간 상당한 문학적 재능이 있으신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정년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글을 쓰실 것 같은 박갑성 저자의 에세이 <정년, 그 깊은 독백>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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