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음을 요리합니다, 정식집 자츠
하라다 히카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7월
평점 :
어느 동네나 하나쯤은 있을 것 같은 작고 소중한 정식집 ‘자츠’ 완벽한 요리는 아니지만 먹어보면 요리사의 오랜 실력이 낳은 비범한 맛을 가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 특히 직장인의 경우 고단한 하루를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러 술 한 잔을 곁들인 식사로 피로를 풀 수 있는 곳이다.
30대 여성 사야카는 얼마 전 이혼을 통보하고 집을 나가버린 남편 켄타로 때문에 너무나 혼란스럽고 속도 상해있다. 남편은 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시는 습관을 사야카가 싫어하고 잔소리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혼을 하고 싶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이혼의 이유를 납득하기 힘들었던 사야카는 켄타로가 자주 들리는 동네 정식집 ‘자츠’가 혹시 외도의 장소는 아닌가 하여 '자츠’를 들렀다가 단골손님이 대부분 남자라는 사실과 음식이 의외로 맛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던 중, 남편과의 별거로 수입이 줄어든 사야카는 마침 직원을 구하는 ‘자츠’에서 요리사를 보조하는 직원으로 일하게 되는데....
먼 친척이 운영하던 정식집을 이어받아 수십 년째 운영해오고 있는 70대 여성 조우 그녀의 원래 이름은 미사에인데, 젊은 시절 고향에서 가족이 경영하는 회사를 다니다가 불륜 등으로 분란을 일으킨 사장 때문에 회사를 그만둔 후 이곳 도쿄까지 날아와 정식집 '자츠'의 주인장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과거에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다소 입었던지라 사람들에게 거리를 두고 살아왔지만, 직원 사야카의 입으로 다소 냉정해 보인다 라는 말을 들은 이후로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그래서일까? 남편에게 일방적으로 이혼을 요구당하는 듯한 사야카에게 방어를 할 수 있게 세무사를 소개해 주고, 자기 마음대로 집으로 들어와 살려고 하는 딸 때문에 골치 아파하는 단골손님 다카즈씨의 푸념을 들어준다. 과연 사야카와 다카즈씨는 문제를 무사히 해결할 수 있었을까?
이 책 <마음을 요리합니다, 정식집 자츠>에는 갓 지어낸 밥처럼 따뜻한 기운과 정성 들여 졸인 간장 소스처럼 향긋한 냄새가 풍긴다. 천천히 요리를 배우면서 삶에 대한 의지와 용기를 얻어 가는 듯한 사야카. 처음에는 다소 대면 대면했던 조우와 사야카의 사이에도 어느덧 신뢰와 애정이 쌓이게 되는데...
삶이란 게 별게 있나? 맛있는 요리 하나에 행복해지고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 덕분에 행복해지는 법. 이 소설 <마음을 요리합니다, 정식집 자츠>는 그 단순하지만 깊이 있고 행복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우리는 죽을 둥 살 둥 너무 애쓰며 살아가지만 결국엔 마치 강물이 바닷물로 흘러가듯이, 바람이 불어오듯이 나에게 맞는 일과 나에게 맞는 사람이 찾아오는 게 인생인 것....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술 한 잔의 여유와 향긋한 간장 소스로 양념한 가라아게 요리를 부르는 재미있고 맛있는 힐링 소설 <마음을 요리합니다, 정식집 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