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 미 모어 마마 네오픽션 ON시리즈 34
김준녕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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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엄마를 죽였다

그것도 아주 잔인하게"

시작부터 머릿속에 거대한 물음표가 그려지는 작품

그 상태로 질주하는 책 내용을 헉헉거리며 따라가게 된다.

주인공과 엄마 그리고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상당히 폭력적이고 억압적이어서 재벌이라서 이런 건가?

아니면 내가 모르는 다른 비밀이 있는 건가?라고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책은 주인공 최신이 총으로 엄마를 쏴 죽이는

아주 끔찍하면서도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장면은 독자들의 관심을 한 번에 끌어모아 쭉 이끌고 가는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교묘하게 조작된 시간의 흐름 덕분에

독자들은 어려운 퍼즐을 완성하는 듯한 재미를 느끼게 된다.

주인공의 엄마는 신약 개발로 성공한 대기업의 회장이다.

그러나 딸에게는 엄청나게 냉정하고 통제적이다.

"나"는 바깥세상과의 접촉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에서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 세상을 배우게 되는데

완전히 촘촘하게 짜인 계획대로 사는 삶은 그녀를

숨 막히게 만든다.

인간이기에 사랑을 갈구하는 "나"를 엄마는 대놓고

무시하고 조금이라도 계획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곧바로 강한 체벌을 가하는 엄마. 그뿐만 아니라

주인공에게 "너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 느니

"아무도 널 몰라야 한다"라는 막말을 퍼붓는 엄마...

이들 모녀 사이에는 어떤 끔찍한 비밀이 도사리고 있는 걸까?

부모가 자식을 키울 때 본인의 콤플렉스를

투영할 가능성이 있다... 인간이기에.

지나치게 가난했다거나 얼굴이 못생겼다거나

아니면 본인이 부모에게서 상처를 받았다거나 하는..

나는 이 이야기가 그런 이야기인 줄 알았다.

원래 딸과 엄마 사이에는 애증이라고도 할 수 있는

미묘한 어떤 감정의 강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그런데 이 책은 좀 더 예상하지 못한

어마어마하게 충격적인 반전을 제시한다.

결말을 알게 된 순간,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의

미스터리한 발언들이 다 이해되고

좀 이상하게 흘러간다 싶었던 서술 진행이 한꺼번에 이해가 되었다.

소름이 끼쳐서 전율이 일 정도로....

책을 다 읽고 나니 이런 생각들이 떠오른다.

인간이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

우리는 실제로 자유의지에 따라 살아가고 있나?

인간의 탐욕과 과학이 만나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스포츠카로 질주하는 듯한 서스펜스에

어마어마한 충격을 주는 반전까지...

확실한 도파민을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책 <텔 미 모어 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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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사피엔스
해도연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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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난 아직 여기 있어. 우리는 아직 여기 있다고."

마치 인류 문명의 시작을 그려내는 듯한 작품이랄까?

그래서 소설이라기보다는 인류학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 내려간 소설 [라스트 사피엔스]

문명의 시작이 있었으면 끝도 있겠지만

어쩌면 그것은 거듭된 반복의 결과일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듯한 소설이다.

주인공은 아마도 냉동 캡슐이었을 것으로 보이는 장치에서 깨어난다.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왜 이 캡슐 안에 있는지

아무런 기억도 떠올릴 수 없는 주인공

그는 띄엄띄엄 여기저기에서 발견되는 단서들을 통해

자신의 이름이 에리카라는 점과 이미 2만년이 훌쩍 지난

미래의 시점과 공간에 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갓 태어난 아기가 천천히 주위 환경을 파악해나가듯

새로운 눈으로 주위 환경을 알아가는 주인공 에리카.

그녀는 본인처럼 냉동 캡슐 속에서 사망한 듯한 사람과

마치 폐허처럼 변해버린 건물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자신이 잠들어 있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를 짐작한다

그러던 와중에 양쪽으로 갈라진 긴 코를 마치 팔처럼 사용하고 있는,

어쩐지 코끼리를 닮은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하게 되고

그들을 "캔티펀트"라 부르며 관찰을 하고 추적하는 에리카.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평화로운 모습과는 달리

캔티펀트들은 에리카를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하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상당한 공포심을 자아내는 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인간 중심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나와 같은 독자들은

문명이 파괴되고 인간 존재가 사라져버린 듯한 공간에서

홀로 남은 에리카를 보면서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까?

그러나 공포스러운 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경외감을 자아내는 소설이다.

지성을 갖춘 생명체 "캔티펀트"가 가진 자애로움과 배려심 그

리고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연대하는 에리카의 모습

그리고 먼 우주에서 들려오는 "살아라"라고 하는 신호는

어쩌면 우리 인류의 한정된 지식만으로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세상, 우주가 인류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다는 느낌이었다.

막판에 드러나는 일종의 반전은

한편으로는 허탈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희망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표현을 떠올리게 만드는 결말이랄까?

마지막에 나오는 에리카의 선택은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 인류에게 일종의 위로와 희망을 안겨주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SF 적 상상력과 철학적인 깊이가 만나서

인간 존재와 삶의 의미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소설 [라스트 사피엔스] 인류의 미래와 인간성에 대한

통찰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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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클럽
김쿠만 외 지음 / 냉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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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달리기라는 이름의 치유, 그리고 함께라는 감각

책 [러닝 클럽]은 단순히 달리기에 관한 소설집이 아니다.

이 책은 달리는 사람들, 달릴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그리고 달리면서 삶의 의지를

회복하고 싶었던 사람들 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다섯 명의 작가가 각각의 호흡과 리듬으로 써 내려간 다섯 편의 단편은,

마치 이어달리기를 하듯 느슨하게 연결되면서 "치유와 회복"이라는 주제를

또렷이 드러낸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최미래 작가의 <호흡 메이트>였다.

주인공이 사용하는 "러닝 클럽"이라는 앱에는 "브리드 라인"이라는 기능이 있는데,

이 기능을 통해서 낯선 러닝메이트와 메시지를 주고받고 통화를 하면서

함께 달리는 기분을 느낀다는 설정은, 사람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 하면서도 외로움은 싫은, 현대인의 마음을 가장 잘 보여준다는 느낌이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마음의 속도를 맞추는 감각.

그저 함께 숨 쉬며 달리는 것만으로도 연대감을 느낀다?라는 주제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김쿠만 작가의 <눈밭 달리기>에서는 네발로 눈밭을 달리는

주인공에게서 이상한 해방감이 느껴졌고, 이묵돌 작가의 <달려도 달려도>에서

늘 도망치는 주인공 민영에게서 젊은 날의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김준녕 작가의 <가장 보통의 빠르기>에서는 끝까지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며 달리는 태관의 모습에서 삶의 원칙이라는 게 느껴졌다.

책 [러닝 클럽]의 전체적인 주제를 말하자면, "자신을 다시 일으키는 치유와 회복"

인 것 같다. 누구나 달리기를 하다 보면 숨도 차고, 다리도 아프고, 그냥 멈춰서

쉬고 싶기만 한다. 그러나 그런 고통을 이겨내면서 달리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나아가고 있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나도 "한번 달려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계획을 세우고, 조금씩 거리를 늘리고,

속도를 높이는 과정을 통해 성취감을 다시 느끼고 싶다는 마음.

마지막으로 강렬하게 이미지로 떠오르는 장면은

이서영 작가의 [러닝메이트] 속 한 컷이다.

VR 고글을 쓴 채로 달리는 주인공 "경희"는

언젠가부터 둥글고 깊은 눈의 "사슴" 이미지가 거리를 좁히지 않으면서

함께 달리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에게서 왜인지 모를 경이와 안도를 느끼는 경희.

알고 보니 사슴은 겉으로는 연약해 보였지만

누구보다 끈질기게 농성장을 지켰던 윤재.

그의 존재가 VR이라는 일종의 가상현실 속에서

사슴이라는 상징으로 이어지고 그 이미지와 함께 달린다는 설정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뭉클한 위로로 다가온다.

뭔가 운명적인 인연 혹은 삶이라는 전쟁터에서의 전우라는 느낌이

이 한 장면에서 느껴졌다.

우리는 달리다가도 넘어지고 넘어졌다가도 다시 일어나 달린다.

그처럼 이 책 [러닝 클럽]은 모두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지금 잠시 멈춰 있어도 괜찮아. 너는 다시 달릴 수 있어.

지금 혼자 달리는 것 같아도 누군가는 곁에서 함께 호흡하고 있어."라고.

"달리기"를 주제로 사람과 삶, 상처와 회복을 다시 마주하게 만드는 앤솔로지 소설

[러닝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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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체가 보고 싶은 날에는
구보 미스미 지음, 이소담 옮김 / 시공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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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나는 단지 경비원이야. 이제부터 너도 그 일원이 되는 거야."

제목이 다소 도발적이라 내용이 매우 궁금했던 책.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첫 느낌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오는 제목이다.

방치된 사람들과 그들을 외면하는 사회...

그러나 암울한 상황에서도 희망의 꽃은 다시 피어나는데....

주인공 미카게는 3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는 남자 친구와 집을 나가버려서 현재는 언니와 살고 있다.

병약하고 인간관계가 서투른 미카게는 일반 고교를 다니지 못하고

빵공장을 다니며 야간 학교에서 공부를 한다.

이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철거 직전에 놓인 낡아빠진 아파트

노인들이 고독사로 죽어가고 젊은 이들은 투신 자살이 잦은 곳이다.

미카게는 마치 "거대한 무덤"과도 같은이 곳,

삶보다 죽음에 더 가까운 공간에서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미카게는 젠지로라는 이름의 노인을 만난다

그는 자신을 "단지 경비원"이라 소개하면서

미카게를 반 강제로 경비 업무에 끌어들인다.

아파트 곳곳을 돌아다니며 혼자 사는 이들의 생존을 확인하고

빵과 음료를 나눠주는 젠지로 할아버지...

얼떨결에 이 일에 뛰어든 미카게는

의외로 이 일에 삶에 대한 의지를 느끼게 한다는 걸 깨닫게 되는데..

구보 미스미 작가는 이 소설에서

죽음에 더 가까운 장소 그리고 방치된 사람들을 그려낸다.

그러나 약하디 약한 존재들의 연대감을 묘사하며

삶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이 바뀌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지긋지긋한 가난과 비참한 현실

우울함이 공기처럼 내려앉은 아파트에서

시체를 보고 싶어하는 미카게의 갈망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카게는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젠지로 할아버지와

외롭던 그녀의 삶에 발을 내딛어준 친구들과의 우정을 통해

삶에 대한 의지를 다지게 된다.

생각보다 매우 따뜻하고 정감있는 소설 [당신의 시체가 보고 싶은 날에는]

죽음을 정면으로 다루는 듯 하면서도 결국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살아있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하는 듯한 소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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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기류
여실지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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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난기류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하여

여실지 작가의 소설 [난기류]는 굉장히 진행 속도가 빠른 작품이다.

거기에다 흡인력까지 있으니 말하자면 엄청난 페이지 터너라고 볼 수 있다.

주인공이 있긴 하나, 화자가 딱히 1명으로 정해져 있기보다는

한 장면도 여러 화자의 관점으로 다시 보여주기 때문에 영화 같은 입체감이 있다.

굉장히 충격적 장면으로 시작하여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진행 덕분에

서스펜스가 장난이 아니었던 소설,, 거기에 머리끝이 쭈뼛 서게 하는 공포까지 있으니...

엄청나게 흥미진진한 소설 [난기류] 속으로 들어가 보자

주인공 수연은 저가 항공인 가온 항공에서 일하다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정리해고가 되고 난 후 공항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엄마는 학원에 취직을 하거나 공무원 시험을 보라고

닦달이지만 여전히 항공사에 취직하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는 수연.

한편, 알파 항공 소속 박은하는 여러 일에 휘말려있는 상태였다.

노조에 가입이 되어 있어 이미 회사에 찍혀있고 회장 아들 신현오에게

성추행까지 당한 상태. 그리고 회사의 권력층에 붙어서 이간질과 협잡질을

일삼는 상사에게 속아서 역적 행위 비슷한 일을 저지르게 된다.

결국 자신이 한 행위 때문에 믿고 따랐던 선배 직원은 자살을 하게 되고...

직장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거대한 똥 근처에는

엄청난 수의 똥파리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돈과 권력의 냄새를 아주 잘 맡고

어디에 붙어야 자기에게 이익이 오는지 아는 똥파리 같은 인간들.

그들은 기득권층이 내려준 권력의 사다리를 타고 오르기 위해서

동료들을 모함하고 등에 칼을 꽂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

책을 내내 읽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느 조직이나 남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을지 모른다는

그런 불안감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걸까? 아니면 일부러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켜서 사람들이 서로 위해주고 협동하지 못하게 하는

세력들이 있는 걸까? 나는 아무래도 후자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정치 조직이든 회사의 조직이든 어디든

어딜 가나 큰 빌런, 작은 빌런, 그리고 멸치 빌런들로 북적인다.

이 책 [난기류]는 "조직 속 괴롭힘"이라는 매우 현실적인 상황에서

우리가 겪을 수 있는 현기증이나 공포심 등을 비행기 속 승무원들이 겪는

난기류로 표현하는 듯하다. 이 소설 속에서 난기류를 겪을 때마다 나타나는 "이상 현상" 과 "죽음"은

이미 우리가 겪고 있는 것은 아닐지.... 요즘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묻지 마 살인"이나 "이유 없는 폭력"등은

그런 광기를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

여실지 작가의 소개란에 보면 SF,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 장르를

넘나든다고 되어있는데, 이 소설이 딱 그러하다.

한 인간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극단적 상황은 마치 스릴러 소설 같고

눈알이 돌아버린 누군가의 등장은 마치 잘 쓰인 호러 소설 같았다

엄청나게 재미있었던 장르소설 [난기류]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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