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래 계획대로라면 오늘 mbc FM4U 여름음악 페스티벌을 갔을 것이다. 거의 해마다 갔던 것 같다.(이승환이 나오니까!) 당첨되어서 2명이 갈 수 있는 표가 있었는데, 같이 가기로 했던 야곱도 일이 생겼고, 나는 컨디션이 바닥이었다. 

2. 어제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요통이 생겼는데 찜질하고서 좀 괜찮아졌나 싶었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너무 아픈 것이다. 서 있으면 당연히 아프고, 앉아 있어도 아팠다. 친구네 집에서 마지막 모니터링 파일을 복사하고 집까지 걸어오고 싶었지만 도저히 기운이 없고 허리가 아파서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내가 이승환을 포기할 때도 생기다니... 나이는 못 속여..;;;; 

3. 오늘은 큰조카 생일이니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조카의 생일을 빙자해서 달콤한 케이크를 먹기로 했다.  집앞 파리바게뜨보다 세 정거장 전에 미리 내려서 케이크를 골랐다. 신기하게도 고구마 케이크가 열량이 가장 높았다. 초코 케이크보다 더 말이다! 가장 칼로리가 적은 것은 쉬폰 케이크였다. 

 

소박한 생일상이다. 케이크를 올리고, 엄마가 준비한 잡채와 천도복숭아, 김치가 끝이다. 미역국은 언니네 있었지만 내가 거기까지 갈 엄두가 안 나서 우리집에서 상을 차렸다. 큰조카 생일이지만 초를 꽂을 때는 둘째 다현이가 더 신났다. 열살이니까 큰 초 하나면 되는데, 빵집에서는 기어이 작은 초로 10개를 주었다. 다현양은 그래서 더 신났다.  

4. 케이크! 그것도 쉬폰 케이크! 아, 이 얼마만인가! 오늘은 몸이 아프니까 모처럼 맛난 걸 양껏 먹는 거라고, 스스로를 세뇌시키며 맛있게 먹었다. 김치 빼고는 사실 모두 다이어트의 적이었다. 생크림 발라진 케이크에 아주 약간이지만 초콜릿도 먹고, 잡채도 맘껏 먹었다. (복숭아는 어찌나 떫은지 반도 못 먹었다..;;;;) 

5. 실컷 먹고 배가 부르고 나서 밀려오는 충만한 포만감에 의한 만족감과 두려움이라니! 후회해도 이미 소용없다. 최근 두 달 동안에 가장 많이 먹은 저녁이다. 게다가 몸이 아파서 운동도 못한다. 아흐 동동다리~ 

6. 요통의 정체가 뭘까 고민하다가 생리 전초전이 아닐까 싶어 약국에 갔다. 게다가 어제부터 입술 주변이 가렵더니 퉁퉁 부어서 그것도 문의가 필요했다. 입술 주변은 피곤함에 의한 바이러스성 질환이라며 연고를 내줬다. 최근 피곤하셨죠? 하고 물을 때 어떻게 아셨어요! 라고 맞장구를 치고 싶었다.  

그리고 혹시 생리통이 미리 온 게 아닐까 물으니 맞을 거라고 한다. 집에 타이레놀이 있었지만 소문으로만 듣던 우먼스 타이레놀을 구입했다. 생리통에는 이쪽이 더 효과가 빠르다니까 믿어보는 거지. 

그런데 오, 놀라워라! 약 먹고 30분 정도 지나니까 허리 아픈 게 사라졌다. 생리 전초전이 맞구나. 난 보통 다리가 아픈 편이고 허리는 가끔 아픈데 약 먹는 일이 별로 없어서 아파도 약 생각이 잘 안 난다. 약을 거부해서가 아니라 생각이 나지 않아서 못 먹었는데 이젠 상비약으로 갖춰야겠다. 아픈데 참고 있으면 안 되지.... 

7. 약 먹고 기운 차려서 친구 대신 하는 모니터링 알바를 마무리 지었다. 3주치의 모니터링이 드디어 끝났다. 이메일도 미리 보냈고, 보고서도 사이트에 다 올려놓았다. 친구 오면 보라고 메일도 보내놓았다. 한시름 놓는 기분이다. 부담감을 이제 내려놓자.  

8. 세현군에게 준 책 선물은 이렇다. 

 

 

 


이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인 건 예상한대로 코믹 메이플과 수학도둑이다. 어찌나 집중해서 보는지 눈도 한 번 안 들더라. 수학도둑은 지난 번에 건너뛰고 22권을 구입하는 바람에 이번에 21권과 23권을 샀다. 저 시리지들은 돌아서면 새로 한 권이 나와서 아주 부담스러운 책이다. 언니네는 책장에 꽂을 공간이 있나 모르겠다.  

 

9. 엄니가 아쿠아로빅을 가신 뒤 아무래도 불안함이 밀려와 훌라후프를 오랜만에 돌렸다. 두달 반 만인가 보다. 구석에 처박혀 있던 묵직한 훌라후프를 꺼내서 돌렸다. 엄니가 금세 오셔서 보던 TV프로그램을 일일연속극으로 바꾸시는 바람에 흥이 좀 깨졌다. 뉴스 헤드라인 나올 때까지 돌리니 30분 정도 했나보다. 먹은 걸 다 소화시키기엔 역부족이지만, 그래도 땀 흘리니 나름의 만족감이 들었다. 내일은 좀 걷고 싶은데 가방이 무거운 날이네. 끙! 

10. 요새 나는 꼼수다 듣고 있는데 웃겨 죽을 것 같다. 물론, 실컷 웃으면서 씁쓸해지긴 하지만 지하철에서 버스 안에서 혼자 히죽히죽 웃고 있는 나를 느낄 때 또 웃게 된다. 국내 최초의 가카 헌정방송! 대단하다. 정보를 주신 머큐리님께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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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9 0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0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pjy 2011-08-19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제 눈엔 잡채만 ♥_♥ 저는 허리가 아프면 굽을 의심합니다ㅋ 오른쪽이 더 빨리 더 삐딱하게 닳아서 말입니다~~

마노아 2011-08-20 00:34   좋아요 0 | URL
잡채, 완전 사랑해요. ㅎㅎㅎ
저도 다리 삐끗할 때는 꼭 같은 방향으로 꺾이던데 걷는 자세의 문제일까요?ㅠ.ㅠ

달사르 2011-08-19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마노아님. 조카 생일 선물에 조카 사랑이 잔뜩 묻어있어요. ^^
저도 잡채 콜~ 잡채는, 엄마표 잡채가 쵝오!
ㅎㅎ 훌라후프 돌리는 여자시군요. 훌라후프는 일반형이에요? 아니면 오돌도돌한거요?

마노아 2011-08-20 00:35   좋아요 0 | URL
엄마표 잡채는 항상 옳아요!
제 훌라후프는 오돌오돌 돌기 있어요. 이게 꽤 무거워요. 한 2kg 되던가?
지금 허리에 멍은 안 들었지만 무척 아프답니다. 흑흑....

블루데이지 2011-08-19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왜 이렇게 허리가 불편할까...날씨 탓인가? 했는데..
마노아님 글 읽으며 아~~ 이거구나..했네요..
저도 힘들어서 한알 삼켰습니다..결과는 아주 좋아요~~감쏴~~드려요!!

마노아 2011-08-20 00:35   좋아요 0 | URL
아, 알약 한 방의 효과가 참 커요. 종종 애용해야겠어요.^^

꿈꾸는섬 2011-08-23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다른 건 안 보이고 잡채가 눈에 확 들어왔어요. 갑자기 잡채가 먹고 싶어요. 엄마가 해주신 잡채......

마노아 2011-08-24 12:35   좋아요 0 | URL
엄마표 잡채가 가장 기름지고 맛나지요. 저도 엄마가 해주시는 잡채가 늘 가장 맛있어요.^^
 


제 1410 호/2011-08-15

우리나라는 보통 7~9월 사이에 태풍의 영향을 받는다. 태풍은 폭풍우를 수반하기 때문에 태풍이 지나가는 지역은 풍수해 등의 피해를 입는다. 그런데 태풍의 피해는 태풍 진로의 왼쪽에 있는지 오른쪽에 있는지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태풍은 북태평양 서남부에서 발생해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아시아 대륙 동부 쪽으로 이동하며 발달한다. 북위 30도를 넘어서면 동쪽으로 휘어지며 움직이는데, 이 때 태풍이 움직이는 진로의 오른쪽에 위치한 지역의 피해가 더 크다. 때문에 태풍 진로의 오른쪽을 위험반원, 왼쪽을 가항반원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바로 ‘바람’이다. 태풍의 위험반원은 반시계방향으로 부는 태풍 자체의 바람에 편서풍과 무역풍이 합쳐지면서 더욱 강한 바람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가항반원은 태풍 자체가 부는 방향과 편서풍, 무역풍의 방향이 반대여서 상대적으로 풍속이 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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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13 호/2011-08-15

신윤복 그림 ‘월하정인’ 속 데이트 시각은?
김홍도, 김득신과 더불어 조선시대의 3대 풍속화가로 알려진 신윤복은 그 활동에 대한 기록이 없어 작품들의 정확한 제작 시기를 알 수 없었다. 다만 일부 작품에 기록된 간기(刊記)를 통해 19세기 초에 활동한 것으로 짐작될 정도였다. 필자는 천문학이라는 전공을 살려 국보 135호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에 수록된 ‘월하정인(月下情人)’ 속 달의 모양을 분석해 그 그림이 그려진 정확한 일자를 알아내고자 했다.

하지만 국내외 어느 작가의 그림 속에도 월하정인에 등장하는 것과 같은 모양의 달이 그려져 있지 않다. 때문에 월하정인에 그려진 달은 초승달이 잘못 그려진 것으로 여겨져 왔다. 신윤복은 왜 저런 모양의 달을 그렸을까? 만약 신윤복이 그림 속의 달을 실제로 보고 그렸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과연 저런 모양의 달이 보일 수 있을까?

● 월하정인에 대한 분석…단서는 ‘달’


[그림 1]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신윤복의 ‘월하정인(月下情人)’.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일상적으로 밤에는 달의 볼록한 면이 위를 향할 수 없다. 이는 달의 볼록한 면 쪽에 태양이 있기 때문이다. 밤에는 태양이 없어서 달의 볼록한 면이 지평선보다 아래를 향한다. 따라서 그림 속의 달 모양은 월식이 일어날 경우에만 볼 수 있다. 월식은 태양-지구-달이 일직선상에 놓여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는 현상을 말한다. 달의 전부가 가려지는 현상을 개기월식, 일부가 가려지는 현상을 부분월식이라 한다.

그림 속에 쓰인 글에는 그림을 그린 시간대가 야 3경으로 나온다. 이것은 자시(子時)로 밤 12시를 전후한 시간이다. 월식이 일어나는 날은 보름달이 뜨는 날로, 자시 무렵에는 달이 가장 높이 뜬다. 처마 근처에 달이 보이는 것은 보름달의 남중고도가 낮다는 것이다. 즉 여름을 말한다. 보름달은 태양의 반대쪽에 있기 때문에 겨울에는 남중고도가 높고 여름에는 낮다.

여름철 한밤중에 일어나는 개기월식은 지평선과 작은 각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달의 왼쪽부터 가려져서 오른쪽으로 진행된다. 즉, 달의 볼록한 면이 지평선과 약간의 각도를 가지고 옆으로 놓이게 되며 그림처럼 달의 윗부분만 보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것은 개기월식이 아닌 지구의 그림자가 달의 아랫부분만 가리고 지나가는 부분월식의 그림이다.

신윤복이 활동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약 100년간 일어난 월식 중 서울에서 관측 가능한 부분월식을 조사해 봤다. 그 결과 1784년 8월 30일(정조 8년, 신윤복 26세)와 1793년 8월 21일(정조 17년, 신윤복 35세) 두 번에 걸쳐 그림과 같은 부분월식이 있었다.

월식이 일어나더라도 기상 현상 등의 이유로 실제로는 관측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따라서 승정원일기 등 당시 월식을 기록한 문서들을 통해 실제로 서울 하늘에서 이 월식이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당시 일식과 월식은 국가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천문현상으로 여겼기 때문에 거의 빠짐없이 기록이 남아 있다.

문서를 통해 알게 된 결과, 1784년에는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지역에 3일 연속 비가 내려 월식을 관측할 수 없었다. 그러나 1793년 8월 21일(음 7.15)에는 오후까지 비가 오다 그쳐서 월식을 관측할 수 있었다.‘승정원일기 [원전] 제1719책’에는 ‘7월 병오(15)일 밤 2경에서 4경까지 월식(月食)이 있었다’고 정확하게 기록돼 있다.



[그림 2] 1793년 8월 21일 밤 서울에는 부분월식이 있었다. 사진 제공 : 이태형 교수
● 신윤복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다른 ‘달’들

신윤복은 풍경이나 사람을 가장 사실적으로 묘사한 화가로 알려져 있다. 그가 그린 ‘야금모행(夜禁冒行)’에는 겨울철 새벽에 술이 거나하게 취해서 피곤한 표정으로 기방을 나서는 양반이 표현돼 있다. 이 그림에는 그믐달이 등장한다. 그믐달로 추정해 볼 때 야금모행을 그린 시간은 대략 새벽 3~4시 경이다.

이외에도 ‘월야밀회(月夜密會)’와 ‘정변야화(井邊夜話)’에는 보름달이 낮게 그려져 있다. 보름달의 위치만으로 볼 때는 보름달이 낮게 뜬 저녁이나 새벽쯤의 상황이다. 이 그림들을 통해 신윤복이 사실과 무관하게 달을 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월하정인에 나타난 것처럼 위로 볼록한 달은 일상에서 거의 볼 수 없는 모양의 달이기 때문에 임의로 그런 달을 그렸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그림 3] 왼쪽부터 순서대로 신윤복의 야금모행(夜禁冒行), 월야밀회(月夜密會), 정변야화(井邊夜話).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이상의 상황을 토대로 1793년 8월 21일(음력 7월 15일, 신윤복 35세, 정조 17년) 자정 무렵을 월하정인의 제작 시기로 보고 보다 자세히 분석해 봤다.

달의 고도 - 달의 고도가 낮게 그려져 있어서 여름으로 추정했지만 정확한 달의 고도를 파악하기는 힘들다. 달 뒤에 지평선 등 특별히 비교 대상이 될 만한 배경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한 결과 1793년 8월 21일 자정 무렵 달의 고도는 약 40도로 북극성의 고도와 비슷한 정도였다. 물론 달과 함께 그려진 처마와 담벼락의 고도는 보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관측자가 앉아 있었다고 보면 40도 정도의 고도에 위치하는 달은 충분히 그림처럼 보일 수 있다. 처마의 고도가 서 있는 사람에게는 낮아 보이겠지만 앉아 있는 사람에게는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을 보는 화공이 건너편 담벼락 아래 낮은 자세로 몰래 숨어서 이 광경을 스케치 했다고 보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각도다.



[그림 4] 청금상련.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주인공들의 복장 - 신윤복이 그린 ‘청금상련(廳琴賞蓮)’은 연꽃이 피어 있는 것으로 보아 7~8월 한낮에 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그림에 나오는 남녀의 복장과 월하정인에 나오는 남녀의 복장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월하정인 속에 등장하는 여인은 밤이라 장옷을 하나 더 걸쳤을 뿐이다.

기본적으로 조선시대에 남자는 바지, 저고리에 두루마기를 입었다. 물론 계절에 따라 겹두루마기(봄, 가을), 홑두루마기(여름), 솜두루마기(겨울)로 바뀐다. 여자도 짧은 저고리에 풍성한 치마가 기본이었고 그 위에 입는 당의가 계절에 따라 겹당의(봄, 가을)나 홑당의(여름)로 바뀐다. 따라서 월하정인 그림 속 주인공들의 복장으로 보아 이 그림이 1793년 8월 21일에 그려졌을 것이라는 추론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만남의 시간 - 그림 속에 쓰인 월침침야삼경(月沈沈夜三更)은 말 그대로 ‘달도 침침한 밤 3경’이라는 시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야삼경(夜三更)은 자시(子時)로 당시의 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의 시간이다. 이 야심한 시간에 과연 두 남녀가 은밀히 만나는 것이 쉬운 일이었을까? 하지만 이 시대의 역사를 연구한 자료를 찾아보면 당시에 늦은 밤에 밀회를 즐기는 일은 흔한 일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월하정인에 나타난 부분월식의 시간과 그림 속 글에 나타난 시간으로 두 남녀의 만남 시간이 자정 무렵이었다는 것은 충분히 추론할 수 있는 일이다.¹⁾

이 그림의 천문학적 분석은 신윤복이 당시에 정확한 상황을 보고 그렸다는 전제하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당시는 사물을 사실 그대로 그리는 진경산수(眞景山水)의 시대였고 신윤복이 그린 다른 그림 속 달들도 모두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때문에 월하정인도 실제 상황을 묘사했을 것이라 추론하고 천문학적으로 분석해봤다. 앞으로 예술 작품 속에 등장하는 천문학적 현상을 토대로 제작 연대가 불분명한 작품들의 제작 연대를 추정하는 일이 더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천문학은 시대를 재는 가장 정확한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 : 이태형 충남대 천문우주과학과 겸임교수, (주)천문우주기획 대표이사

주1) 참고자료 : 「판소리와 풍속화 그 닮은 예술 세계」(효형출판, 김현주 저) 본문 中 - ‘연인들의 야밤 밀회가 성행한 시대에 이러한 소재와 정서를 담은 춘의도들이 그려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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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8-16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걸 밝혀낸 분도 대단하고, 이렇게까지 사실적으로 묘사한 신윤복도 만셉니다!^^

마노아 2011-08-17 00:19   좋아요 0 | URL
그렇죠? 인생도처유상수 분들이에요.^^
 

1. 아침 일찍 D고등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급하게 시간강사가 필요하다고. 위치를 물어보니 꽤 멀었다. 내가 이력서를 넣었다면 멀어서 패스했을 가능성이 큰 학교다. 하지만 사람 구한다고 전화가 오면 다른 곳이랑 중첩되지 않는 한 보통 간다고 한다. 이번에도 가겠다고 말하고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가는 길에 Y고등학교에도 이력서를 우편으로 부쳤다. 휴일 다음날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엄청 많았다. 익일특급으로 보냈다. 잘 도착하겠지 뭐... 

2. 버스를 한 번 타고, 다시 지하철을 두 번 타고 가는 도중에 이번엔 J중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일전에 내가 이력서를 보낸 곳인데 오늘 3시에 면접이 있으니 오란다. 두 학교가 겹쳤으니 힘들 것 같았지만, 그래도 용케 두 학교가 모두 7호선 라인에 있기에 오후 수업이 겹치지 않으면 참석하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3. D고등학교는 4번 출구로 나가서 500미터만 가면 된다고 했는데, 이정표도 없고 학교도 보이지 않는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물으니 4번 출구로 나와서 뒷편으로 꺾어 돌아가야 나오는 학교란다. 아씨, 그런 건 전화로 미리 알려줬어야지.... 전화 주신 분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분이 아닐까...;;;; 

4. 어떤 사연인고 하니 담당 선생님이 1정 연수 들어가셔서 이번 주에 끝난다고 한다. 헐! 그런 건 방학 전에 미리 알았을 텐데 개학 당일날 사람을 구하다니, 담당자들이 참 정신 없다. 도착했을 때는 4교시 진행 중이었는데 곧 이어 점심 시간이었고, 내게 준 시간표에는 오후 수업까지 모두 '결강'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잠시 일하게 된 부서의 부장님도 오늘 수업이 없으니 이만 돌아가라고 했다. 해서 점심도 먹지 않고 나왔다. 

5. J중학교 면접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어서 기뻤다. 다만, 근무 일이 겹치는지가 관건인데, 내가 일하게 된 자리 선생님은 노트북 사용자인데 노트북을 사물함에 넣어놓고 잠그신 채 학교를 못 나오셔서 컴퓨터를 쓸 수가 없었다. 언니는 외출중이었고, 알아볼 방법이 없어서 근처 피씨방으로 갔다. J중학교까지는 한 시간이면 갈 수 있고 아직 두 시간이 남았으니까.  

6. 첫번째 앉은 자리에서 연달아 블루스크린이 떠서 리부팅을 두 번 했음에도 컴을 쓸 수 없었다. 옆 자리로 옮겨서 컴을 써보는데 열라 느리다. 우리집 컴보다도 느리다. 환장하겠다. 게다가 화면 바뀔 때마다 바이러스가 있다고 창이 뜬다. 게다가 웬 스팸성 팝업은 주르륵 뜨는지, 이런 우라질 소리가 절로 나온다.  

7. 애석하게도 J중학교는 내일부터 출근해야 하는 학교다. 면접을 잘 봐도 두 학교의 수업이 겹치니 갈 수가 없다. 그 학교는 6개월 계약이지만, 내가 오늘 간 학교는 달랑 이번 주 금요일까지만 일하는 거니 마땅히 J중학교로 가고 싶지만, 먼저 전화 온 곳은 하필 D고등학교. 정말, 운도 지지리도 없다. 내가 신의를 지키는 만큼 너희도 나한테 제발 지켜달란 말이지.... 

8. 피씨방에서 털고 일어난 게 51분이었다. 1100원 나왔다. 여긴 50분에 천원이란다. 쳇, 리부팅하다가 걸린 시간이 1분 이상은 될 텐데...;;; 

9. 집으로 가려고 지하철을 탔다. 일곱 정거장인가 지났는데 D고등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오후에 수업 있는데 어디 가냐는 거다. 얼씨구! 나한테 결강 스케줄 잡힌 시간표를 줬다고 하니까 그건 결근한 선생님 시간표란다. 아씨, 뭐라는겨! 일을 제대로 했어야지! 시간을 보니 30분 뒤에 7교시 시작이다. 전철을 바꿔 다시 되돌아갔다. 비는 내리고, 7cm굽의 샌들을 신고 내달으니 물집이 잡혔는지 아프다. 교무실에 다시 도착하니 7교시 시작 종이 친다. 하아... 

10. 교실 위치를 물으니 학생이 가르쳐준다. ㄷ모양으로 삐잉 돌았다. 건물이 ㅁ 형태라서 처음에 물어본 자리에서 왼쪽으로 알려줬으면 몇 걸음만 걸으면 되는데, 오른쪽으로 알려줘서 크게 원을 돌아 교실을 찾을 수 있었다. 하루 온종일 삽질의 연속이다. 

7교시 수업을 마치고 나와 보니 J중학교에서 부재중 전화가 왔다. 죄송했다. 그래서 학교에 전화를 걸어서 부장샘과 통화를 했다. 이러저러해서 못 가서 죄송하다고 했고, 전화주셔서 고맙다고 했다. 부장님은 면접불참 안내 메일까지 보내셨다고 한다. 친절한 학교네. 여러모로 아쉽다.  

최근에는, 정말 되는 일이 없었다. 길 잘 못찾는 거야 길치의 숙명이라지만, 전자제품 하나도 사는 것마다 말썽이었고, 보험 문제도 열 받았고, TV가 준 스트레스하며, 각종 안 풀리는 일들... 어제는 TV리모콘이 말썽이어서 그거 갖고 씨름하다가 예매한 영화를 10분 늦게 봐야 했다.    

알라딘에서 보낸 메일을 보니 유홍준의 국보순례를 구입시 적립금 천원과 알사탕 500개를 준다고 한다. 예약 구매자에겐 저자 사인본과 적립금 2천원이었다. 난 사인본에 별로 목 매는 인간이 아닌지라 알사탕이 더 좋은데 아쉽다. 지금 펼쳐보니 사인이 아주 멋드러지긴 했지만... 

문득, 지난 번 알라딘 로또에 13차례 연속 꽝 먹은 게 생각난다. 요새 정말 왜 이리 풀리는 게 없지. 속상해라. 기분이 확 풀리게, 뭔가 행운이 따라와줬음 좋겠다. 고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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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1-08-16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토닥토닥. 좋은 일이 곧 있을 거에요^^

마노아 2011-08-17 00:1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비연님.^^

순오기 2011-08-16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와중의 점심시간에 내가 전화를 했었군요.
길게 이야기 할 상황이 아닌 것 같아 목소리 들은 것으로 만족했어요.
고단한 하루~~~~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니, 푹 쉬세요!
토닥토닥~~~~~~

마노아 2011-08-17 00:20   좋아요 0 | URL
전화 통화할 때까지는 이렇게 심각하지 않았는데 그 후 어찌나 더 나빠지던지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을 기다리겠어요. 불끈!!

마녀고양이 2011-08-17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마노아님 토닥토닥...
정말 고단한 하루였네요, 하지만 엄청나게 좋은 일이 연속으로 터지도록, 기 팍팍!!!

그리고 늦었지만, 마노아님 사진 너무~~~ 기절하게 이뻐요. 부럽당, 저 턱선 봐!

bookJourney 2011-08-17 09:00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사진 너무~~~ 기절하게 이뻐요. 부럽당, 저 턱선 봐! 2 ^^

마노아 2011-08-18 23:19   좋아요 0 | URL
연속으로 좋은 일 터지기를 학수고대해요.^^
두분 사진 칭찬 감사합니다.^^

개인주의 2011-08-17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저도 일 구할 때 가깝거나 마음에 드는 곳이 나중에 연락이 올 때 정말 속상함요..

마노아 2011-08-18 23:19   좋아요 0 | URL
내맘 같지 않을 때가 참 많지요? 속상하게 말이에요..;;;;

blanca 2011-08-17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고생 많이 하셨네요. 게다가 요새 비도 계속 내리고. 그러다 또 좋은 일이 빵 터질 거예요. 저한테도 하는 얘기랍니다.^^

마노아 2011-08-18 23:20   좋아요 0 | URL
오늘은 모처럼 해가 쨍쨍하더니 저녁에는 비가 잠시 내렸어요.
그래도 분명 좋은 일이 빵빵 터질 겁니다.
우리 서로에게 기를 불어넣어주자구요.^^

2011-08-18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18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사르 2011-08-18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깝다. 나중 전화가 먼저 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그래도 이번에 D고등학교에 지킨 신의가 다음 번에 더 좋은 기회로 돌아올거에요. 꼭 그랬으면 좋겠어요!

마노아 2011-08-18 23:20   좋아요 0 | URL
이런 일이 종종 있는데, 그럼에도 뒷통수 맞을 때도 참 많구요.
분명 좋은 기회로 다시 되돌아오길 소망해요. 달사르님 고맙습니다.^^

BRINY 2011-08-19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이 너무 성실하셔서... 하루 출근했다가, 다른 데 간다고 안나오는 기간제샘들도 많이 봤어요. 마노아님의 신의와 성실함이 꼭 보답받길 바랍니다.

마노아 2011-08-20 00:36   좋아요 0 | URL
전 이런 케이스가 벌써 세번째인데 참 속상하네요.
신의와 성실이 서로에게 통하는 날을 고대해요. 고맙습니다.
 
네모상자속의 아이들
토니 모리슨 외 지음, 이상희 옮김, 지젤 포터 그림 / 문학동네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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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가치는 소중한 법! 그러나 네모 상자 속에서 참 자유를 배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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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8-16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앗. 토니 모리슨이네요? 토니 모리슨이 그림책을 쓰기도 하는가봐요. 저는 토니 모리슨의 [LOVE]를 읽었었거든요. 흑인 여자들의 이야기였는데. 이 책의 토니 모리슨이 제가 아는 그 토니 모리슨이 맞을까요?

방금 검색해봤는데 맞네요. 토니 모리슨이 처음으로 아이들을 위해 쓴 책이래요.

마노아 2011-08-16 13:51   좋아요 0 | URL
전 이 책 보기 전엔 토니 모리슨이 남자인 줄 알았어요. 여자 작가였네요.
흑인 여자들의 이야기라고 하니까 더 관심이 가요. 헬프가 언뜻 떠오르네요. 둘 다 보지 못했지만요.^^

후애(厚愛) 2011-08-16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가가 남자인 줄 알았어요.
표지가 참 이뻐요^^

마노아 2011-08-16 19:37   좋아요 0 | URL
이름만 보고 남자라고 생각했지요. 후애님 미국에 잘 도착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