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광복절에 만난 베프는 컴퓨터를 거의 쓰지 않는다. 이메일 주소도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책을 주문할 때는 내게 주문을 부탁하고 책 금액을 통장으로 부치곤 한다. 월요일에는 서울에서만 하는 영화를 보느라고 두 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영화 예매도 내가 해주었다. 나는 그날 다른 영화를 보아서 우린 각자 영화를 보고 청계천에서 만났다. 마침 '너는 펫' 촬영 현장을 보았는데, 이게 드라마인지 영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장근석과 김하늘을 보게 되었다. 장근석은 생각보다 키가 안 커서 깔창의 위력을 느꼈고, 김하늘은 다리가 엄청 가늘어서 무척 놀랐다. 세상에, 저 정도 굵기가 화면으로 나가면 보통 날씬한 다리로 보이는구나! 멀리서 봐도 얼굴은 장근석이 더 작다. 하핫...;;;
2. 암튼, 그날 영풍에서 아이들은 책을 보라고 하고 우리는 차를 마셨는데, 그때 아이들이 고른 책 중 하나가 마당을 나온 암탉이었다. 같이 고른 다른 책이랑 암탉 모두 내게 있는 책이라, 나는 내가 갖고 있는 책을 선물해줄 생각이었는데 집에 와서 찾아보니 암탉이 없다. 곰곰이 짚어보니 몇 해 전에 학교 축제 바자회 때 기증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 책을 주문하려고 검색을 해보니 때마침 지마켓에서 4,900원 무료배송을 하는 게 아닌가! 같이 보낼 책도 있고 해서 우리 집으로 배송을 시켰다. 그리고 집에 있던 책과 더해서 편의점 배송을 접수해 보니 770g 나오면서 3,400원이 나와 버렸다. 아뿔싸! 어차피 무료배송이었으니 암탉은 갸 집으로 바로 보내는 거였는데... 내가 책을 4,900원에 사놓고 배송비를 3,400원이나 내다니... 큰언니 독립하고 두 번째로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언니가 있을 때는 업자 배송비를 물어서 2천원이면 되었는데...;;;;;
3. 어제는 친구와 만나는 길에 지난 번 오페라 구경 갔다가 무코타 크리닉 당첨된 상품권을 주려고 책상 위에 꺼내놓고 그냥 나가버렸다. 우편으로 다시 보내주기로 했다.ㅠ.ㅠ 친구는 머리가 아주 길고 생머리고, 또 직장이 잠실 쪽이어서 건대입구 미용실 다녀오기 딱 적당할 것 같았다. 그때 오페라 같이 보기도 했고... 요새는 돌아서면 깜박깜박 잊는다...;;;;
4. 어제 외출할 때 신으려던 신발은 이거였다.
전날 6,400원 무료배송으로 받은 3cm굽의 꽃신이다. 받아보니 생각보다 커서 헐떡이게 만드는데, 그렇다고 반품시키기도 거시기해서 그냥 신기로 했다. 근데 엄니가 너무 노티난다고 해서 외출 직전에 의상에 맞추어 샌들을 신고 나갔는데 이 신발이 오래 걸으면 3번 중 2번은 엄청 발이 아픈 신발이었다. 영풍에서 차 마실 때까지는 그래도 살 만했는데 인사동 구경 갔다가 너무 예쁜 옷을 보는 바람에 둘이 흥분해서 오래 골라서 발이 완전히 망가졌다. 쩔뚝이며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노티나더라도 그냥 꽃신 신을 걸....ㅜ.ㅜ
5. 내가 반한 옷은 아가옷이었는데 면티에 비단으로 글씨를 조각조각 수놓은 옷이었다. 무척 고왔지만 제법 비쌌고, 나는 사면 두 벌을 사야 해서 꾹 참았다. 이모가 돈 많이 벌면 꼭 사줄게...;;;;;
아쉬움을 다실 때 이 옷이 눈에 띄었다. 가격이 9.900원으로 저렴했고, 색깔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사이즈가 모두 컸다. 그래서 엄니께 드리려고 사왔다. 엄니가 무척 좋아하셨는데 사진 찍으려고 오늘 아침에 내가 입어보니 너한테는 크다고 자꾸 참견을 하신다. 하핫, 나 가지려던 거 아닌데...;;; 그리고 사진 보니 그리 크지도 않구만...ㅎㅎㅎ
머리카락이 부시시해서 얼굴은 잘라버렸다. 바지는 지난 번에 잘라서 밑단 박은 건빵 바지 중 하나다. 무릎 길이까지 오던 바지가 지금은 저렇게 껑충해져 있다. 친구는 저 옷으로 보라색을 사갔는데 상의 S사이즈 입는 녀석이 사이즈가 없어서 100을 사갔다. 넌 상체가 말랐으니 크게 입어도 예쁠 거야. 정 못 입겠거든 나중에 날 주렴...ㅎㅎㅎ
6. 부채도 샀다. 화요일에 갔던 학교에서 정신없는 와중에 부채가 사라졌다. 어디 갔는지 안 보여서 인사동 간 김에 하나 장만했다.
매화가 그려져 있는 게 좋았고, 이조년의 시도 좋았고, 대나무 부채라 아주 시원해서 좋았다. 오늘 자랑했더니 둘째 언니가 자기 집에 부채 아주 많다고, 몇 십 개 있다고....;;;;;
7. 어제 신발 때문에 왕 고생하고는 집에 돌아와서 신발 입구를 넓히는 기구를 찾아보았다. 예전에 큰언니가 오프라인 매장을 하고 있을 때는 신발 사이즈 넓히는 기구가 있었는데 나중에 망가졌던 건 기억난다. 그래도 쇳덩어리를 입구에 밀어넣고 며칠 버티면 가죽이니까 신발이 늘어날 것 같았다. 어제 신고 고생한 신발은 발가락 나오는 부분의 입구가 너무 좁아서 발가락을 압박해서 윗부분에 물집이 잡히는 게 문제였다. 헌데 늘리는 기구는 못 찾고, 대신 수년 전에 언니가 많이 작업하던 비즈 공구만 잔뜩 찾았다. 오홋! 눈이 반짝였다.
8. 늘어나 보니 이렇다.
이 사진 찍고 나서 엄니가 몇 상자 더 찾아주셨는데 귀찮아서 또 못 찍었다. 벌려놓으면 판이 아주 크다. 일단 저 안에서 언니가 만들어놓고 미처 팔지 못하고 쟁여둔 물건부터 골라냈다.
한때 언니가 매진했던 십자수 통을 활용했다. 화장솜을 깔아놓고 보니 화장솜도 똑 떨어졌다. 사야겠네... 알라딘에서 아마 화장솜도 팔지? 

메이크업 리무버랑 네일 리무버도 같이 사야지...
9. 오늘은 둘째 언니네 가족이 현장학습 떠나자마자 판을 벌려보았다. 갑자기 나에게 비즈신이 강림하셔서, 구슬 꿰기 신공을 발휘하게 만들었다. 내가 찾아낸 것들 중에는 언니가 장식 부분만 만들어놓고 그만둔 것들이 많아서 응용을 하면 꽤 쓸만할 것 같았다.
애석하게도 사진을 너무 못 찍었다. 번쩍번쩍 광택만 보이네. 실물은 훨씬 예쁜데 아쉽다.
첫번째 목걸이 시계는 시계 약을 갈고(나 시계 약도 가는 여자 사람!) 아랫 부분 늘어지는 장식물이 원래 세 가닥이었는데 낚싯줄이 끊어져서 보수가 곤란해서 아예 한 줄을 제거했다. 어차피 목걸이도 무거운데 좋아진 거라고 믿고 싶다.
아래에 있는 시계도 멈춰있기에 약을 갈았다. 나머지는 장식부분과 목걸이를 연결했고, 팔찌 같은 경우는 걸 수 있는 고리를 연결했다.
과거에 언니가 주문 받아서 저 목걸이들을 제작할 때는 목걸이 부분도 비즈로 만들었는데, 내 경험으로는 목걸이 쪽은 비즈로 만들면 아프다. 목이 긁혀서 말이다. 그래서 그냥 공산품 목걸이 줄을 연결했다. 사진이 저 모양이지만 저것은 비즈로 만든 꿀벌 목걸이!
팔찌 시계는 약을 가느라고 비즈를 벗겨냈더니 다시 끼울 때 고생을 했다. 저 약이 다 닳을 때에는 재차 갈 엄두가 안 날 것 같다. 줄이 없어서 구슬 몇 개 꿰었다. 조약돌 비스무리한 돌도 끼우고... 나름 야심작인데 사진이....;;;;
끊어져 있던 목걸이였는데 나머지 줄을 발견 못하고 짧은 줄로 착각해서 팔찌를 만들었다. 뒤늦게 같은 색깔의 구슬을 발견해서 목걸이도 추가했다. 가장 아래 쪽에 있는 팔찌는 색상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집에 가느다란 낚싯줄이 없어서 보수가 곤란했다. (알라딘에선 낚싯줄도 팔던가? 1호나 2호가 필요한데...) 나름 묘안을 짜내서 여차저차 연결 고리를 만들고 낚싯줄을 목걸이 끄트머리 마감재로 감췄다.
위의 팔찌와 같은 돌멩이를 응용한 귀걸이다. 리본 두 개 엮은 머리핀은 처음에 귀걸이로 만들어봤는데 비즈가 자꾸 구겨져서 생각보다 안 예뻤다. 과감히 머리 핀으로 바꿨다. 나중에 다현양이 하게 되지 않을까. 왼쪽의 귀걸이 두 개는 다현양이 원해서 귀 안 뚫은 용으로 만든 귀걸이다. 내가 해보니 꽤 아파서 무겁게 달면 안 될 것 같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었다. 핸드폰 줄은 앞뒤로 거울이고, 진주 목걸이도 다현양 줄 생각이다.
음, 모델 손이 별로여서 이러나 저러나 실물보다 예뻐 보이진 않는다. 별 도리 없지....;;;;
10. 목걸이가 와방 많아지고 보니 요 즘 유행하는 어깨 끈나시로 된 주름 잡힌 롱 원피스를 한 벌 사야 하는 게 아닐까 중얼거렸더니 엄니가 뭐라뭐라 하신다. 뭐, 말이 그렇다는 거지.... 요즘엔 무료배송에 7,900원짜리 원피스도 많더만....
암튼. 어제 친구와 구경하다가 알아차린 사실인데 내가 꽃무늬에 엄청 환장한다는 거였다. 저 꽃신도 그렇지만, 옷도 그렇고 일단 꽃무늬가 박혀 있으면 한 번 걸음을 멈추고 시선이 뒤쫓는다. 친구가 말해줘서 알았는데 정말 하루종일 그랬다. 이러다가 꽃무늬 롱원피스 살라...;;;;
생각나서 추가한 덧) 어제는 신발이 아파서 걷기 운동을 못한 게 마음에 걸려 집에 와서 훌라후프를 해보았다. 죽도록 아팠다. 목요일에 과식하고 30분 운동했던 자리를 살펴보니 멍이 들어 있다. 하아...;;;; 그래도 참고 해보니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이게 웬 고생인가 싶었다. 생각만큼 운동을 많이 못해서 오랜만에 윗몸 일으키기를 해보았다. 등이 배겨서 수건을 깔았다. 엉덩이도 좀 아팠다. 옷의 솔기가 배기는지 아팠지만 무시했다. 50개를 했는데도 별로 안 힘들어서 내친 김에 100개를 채웠다. 그런데 아뿔싸! 샤워할 때 보니 엉덩이 쪽 살이 쓸려서 상처가 났다. 아프다고 여긴 게 살이 까진 거였구나. 무슨 운동을 자꾸 몸 상해가면서 해...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