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43 호/2011-09-26


좋은 탄수화물은 뭐고 나쁜 탄수화물은 뭐야?
빵, 과자, 국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탄수화물은 거의 ‘적’으로 표현된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무조건 지방을 적게 먹는 것보다 탄수화물을 줄여야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비단 다이어트뿐만 아니다. 탄수화물 과다 섭취는 건강의 적으로도 꼽힌다. 최근 스웨덴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자나 케이크 종류를 자주 먹으면 자궁암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또 포도당을 적게 섭취하면 당뇨 예방은 물론 장수, 암 예방에도 좋다거나 간식을 자주 먹는 등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생물체의 필수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이 어쩌다 건강의 적처럼 공격받고 있는 걸까? 하지만 탄수화물이라고 다 나쁜 것이 아니다. ‘좋은 탄수화물’ 을 적당량 먹으면 혈당을 천천히 올려 운동의 에너지원이 되면서 운동할 의지도 만들어지고 아까운 근육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 반면 ‘나쁜 탄수화물’ 은 혈당을 급격히 올려 빨리 허기지게 만들고 탄수화물 맛에 중독되게 한다.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 탄수화물

우리는 음식을 통해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하지만 그 중 에너지, 즉 칼로리를 내는 것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3가지다. 그 외 비타민이나 미네랄은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고 에너지를 내는 과정을 연결해주는 필수적인 요소긴 하지만 그 자체가 칼로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중 에너지원으로써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탄수화물과 지방이다. 물론 단백질도 g당 4kcal의 에너지를 내지만 단백질의 주된 역할은 우리 몸의 세포와 골격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탄수화물과 지방은 우리 몸의 핵심 에너지원이지만, 탄수화물은 지방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 뇌의 유일한 에너지원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뇌 세포는 활동하기 위한 에너지원으로써 탄수화물만을 고집한다. 물론 탄수화물 공급이 완전히 제한됐을 경우, 시간이 흐르면 뇌의 적응력에 의해 지방에서 유도된 ‘케톤체’라는 것을 에너지로 사용하지만 이는 매우 특별한 상황이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뇌 세포는 탄수화물만을 에너지로 사용한다. 즉 뇌는 밥만 먹고 산다고도 말할 수 있다.

뇌의 이런 독특한 특성 때문에 우리 몸은 어떻게든 혈당, 즉 혈액속의 포도당(탄수화물의 가장 작은 단위의 형태 중 한 가지)의 농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한다. 혈액 속 포도당의 농도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뇌 세포로의 에너지 공급이 줄어들게 되므로 뇌의 기능이 떨어지며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지면 의식을 잃게 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이렇게 중요한 탄수화물의 저장 공간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에 저장할 수 있는 탄수화물은 근육에 300g, 간에 100g 정도다. 이는 1,600kcal 정도의 양으로 하루만 완전히 단식을 하면 그 저장량이 모두 고갈된다. 반면 지방은 g 당 칼로리도 높으면서(체내에서 g 당 약 7.7kcal) 그 저장량도 무궁무진하다. 일반적인 남성의 경우 체중이 70kg이면 체지방량은 대략 10kg 정도다. 이를 칼로리로 환산하면 무려 7만 7,000kcal다. 탄수화물 저장량과 비교를 해보아도 그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저장지방(중성지방)에서 탄수화물로의 전환은 그 효율이 떨어지는데 반해 우리가 섭취하고 남은 탄수화물은 쉽게 지방으로 전환되는 특징이 있다.

운동할 때 사용되는 양은 어떨까? 지방은 유산소성 운동의 에너지원으로만 사용되며 그 저장량이 많아 운동 전 지방 섭취량에 따라 운동능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반면 탄수화물은 유산소성 운동과 무산소성 운동 모두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저장량은 제한돼 있어 운동 전 몸속 탄수화물의 저장량에 따라 단기간에 큰 힘을 사용하는 무산소성 운동뿐 아니라 장기간 지속하는 유산소성 운동 능력에도 영향을 준다. 실제로 좋은 경기 기록을 내기 위한 선수들의 식사 요법은 시합 전 몸속 탄수화물 저장량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도록 고안돼 왔다.

탄수화물의 역할은 이렇게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몸은 탄수화물의 섭취와 고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탄수화물은 우리가 무조건 피하고 멀리해야 할 영양소가 아니라, 잘 다스리고 조절해서 섭취해야 할 영양소인 것이다.



[그림 1]잡곡빵과 각종 야채, 양질의 단백질을 함께 섭취하는 것은 좋은 탄수화물 섭취법이다. 사진 제공 : 박상준● 탄수화물 다스리기, 이렇게 하자!

양날의 칼 탄수화물 다스리기, 그 첫 번째 방법은 ‘섭취량’ 조절하기이다. 탄수화물의 종류도 중요하지만 가장 핵심은 섭취하는 ‘양’이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면 활동할 기력이 떨어지지만 그 양이 과하면 금세 지방으로 전환돼 저장된다. 따라서 자신의 신체 활동량에 따라 탄수화물 전체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자가운전으로 출근해 하루 종일 앉아서 일을 하다가 집에 와서 TV를 보는 직장인과 하루 종일 발로 뛰는 운동선수가 같은 양의 탄수화물이 필요할리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종류’를 잘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보았듯이 탄수화물도 ‘좋은’ 탄수화물과 ‘나쁜’ 탄수화물이 있다. 이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섭취 후 얼마나 혈당을 빨리 올리느냐에 있다. 나쁜 탄수화물은 섭취 후 혈당을 빠르게 증가시켜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급격히 자극한다.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탄수화물은 그 후 혈당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말과도 같다. 때문에 다음 식사 시간이 오기도 전에 배고픔을 느끼게 되며 단시간동안 과도하게 증가한 몸속 탄수화물은 그 저장고를 채우고 넘쳐 결국 지방으로 저장된다.

또한 나쁜 탄수화물은 그 자체가 우리의 머릿속에 그 맛을 각인시키고 그 맛을 계속해서 찾게 만든다. 나쁜 탄수화물로 대변되는 탄수화물은 정제된 탄수화물로, 대표적인 것이 오로지 단맛을 더하려 청량음료, 도넛, 과자 등에 첨가되는 설탕과 같은 첨가 탄수화물이다.

반면 좋은 탄수화물은 혈당을 서서히 올린다. 우리의 주식인 쌀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나쁜 탄수화물 공급원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흰 쌀밥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인슐린 분비를 빠르게 자극하지만, 잡곡밥이나 현미밥은 혈당을 천천히 올리고 인슐린 분비를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는 좋은 탄수화물이다.

추가적으로 탄수화물은 단독으로 섭취하는지 다른 음식들과 함께 섭취하는지에 따라 혈당과 인슐린 분비에 차이를 나타낸다. 단백질이나 지방과 함께 섭취하는 경우 탄수화물만 단독으로 섭취하는 것에 비해 혈당을 천천히 올리고 인슐린 분비를 서서히 자극한다. 이런 의미에서 밀가루로 만든 면류의 경우 쌀보다 조금 더 불리한 면이 있다. 쌀밥은 보통 다른 반찬들을 함께 섭취하는 형태임에 반해 면은 하얀 밀가루로 만든 정제 탄수화물이면서 그 외의 반찬 없이 오로지 면만 섭취하는 형태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잔치국수를 예를 들어보자. 하얀 면에 단지 김치만을 얹어서 한 끼를 해결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밥에 각종 나물 반찬과 생선구이 한 토막을 얹어서 섭취하는 것에 비해 좀 더 급격히 혈당을 상승시키게 된다. 이러한 우리 몸의 반응을 이해한다면 밀가루 음식을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이에 맞는 적절한 방법, 즉 가능한 정제 밀가루는 피하고 (흰 빵 보다는 잡곡빵으로) 채소와 양질의 단백질을 함께 섭취한다면 똑똑한 밀가루 섭취법이 될 수 있다.

현대 사회에 사는 우리는 값싸고 입맛을 자극하는 탄수화물 음식들을 쉽게 먹을 수 있다. 무조건 맛을 좇기 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적당량의 좋은 탄수화물을 섭취한다면 건강과 다이어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글 : 박상준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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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9-28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요즘 현미밥에 물려서 자꾸 흰쌀밥을 먹는데, 다시 현미밥을 먹어야겠어요.ㅜㅜ
좋은 정보 고마워요!!

마노아 2011-09-28 16:22   좋아요 0 | URL
현미 100%가 다이어트에 최고라던데, 감히 엄두가 안 나요.^^ 적당히 섞어 먹는 게 좋아요.ㅎㅎ

2011-09-28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8 1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제 1442 호/2011-09-26


비행기 착륙을 방해하는 바람, 윈드시어

파란 잉크를 마구 풀어놓은 듯 새파란 하늘과 두둥실 떠다니는 하얀 구름, 그 아래로 보이는 제주의 푸른 바다!! 아빠와 함께 제주행 비행기를 탄 태연은 감탄사를 연발하며 창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가을하늘을 만끽하고 있다. 단지 아빠의 출장에 묻어온 것에 불과하지만, 그러면 어떠하리. 제주 바다를 즐기며 콧바람을 쐬는 것만으로도 태연에겐 행복 그 자체다.

그런데 멀리 제주공항이 보이기 시작한 바로 그 때, 비행기가 상하 좌우로 마구 흔들리더니 급하강을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순식간에 비행기 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비행기는 다시 고도를 높이더니 곧바로 ‘돌풍으로 인해 착륙에 실패해 다시 서울로 향한다’는 기장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악! 안 돼, 안 돼!! 학교까지 빼먹고 아빠 출장을 따라왔는데, 다시 돌아가면 나는 어떡하냐고요! 기장 아저씨! 스튜어디스 언니! 당장 비행기를 돌리라고요오오오!!”

태연 옆에 앉아있던 할머니도 한몫 거든다.
“그려, 다시 뱅기를 돌리랑께! 경주김씨 백촌공파 4대 독자가 제주섬에서 시방 탄생하는 중인디, 가긴 어딜 간다는겨!!”

“아이고, 태연아! 그리고 할머니! 지금은 도저히 착륙이 불가능한 상황이에요. 회항이 최선이라고요.”

“먼 소리여! 아까까정 바람 한 점 없이 멀쩡하드구만 돌풍은 뭔 돌풍! 기장이 실력이 없어서 못내링께 지금 이 쌩쇼 아닌감?”

“그런 게 아니에요. 지금 부는 돌풍은 ‘윈드시어(wind shear)’라는 건데요. 강한 바람이 다양한 지형지물과 부딪힌 뒤 하나로 섞이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소용돌이 바람이라서 아무리 뛰어난 기장이라도 바람의 방향을 전혀 예측할 수가 없어요. 특히 제주도 같은 경우엔 강풍을 동반한 기압골이 한라산을 만나 갈라졌다가 다시 합쳐지는 과정에서 윈드시어가 자주 발생해요. 일 년에 평균 408편의 비행기가 윈드시어 때문에 결항을 할 정도라고요. 2011년 8월에는 제주, 부산 등에서 김포공항으로 가는 항공기 129편이 무더기로 결항한 것도 윈드시어 때문이고요.”

“엥? 윈드 거시기가 그러코롬 무서운 겨? 하긴 이름부터 무섭기는 하고만. 잇몸이 어쩌코롬 시려분지 ‘잇몸 시려’에서 따 온 거 아녀? 나이가 드니까 잇몸 시려분게 젤 무섭단 말이재~.”

“깔깔깔!! 윈드시어가 잇몸 시려에서 생긴 말이라니…. 할머니 완전 작명의 달인이셔!! 그런데 아빠, 과학이 이렇게 발달했는데 윈드시어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 거예요?”

“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없다’가 정답이야. 대신 조종사가 직접 윈드시어를 감지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최신 항공기에는 대부분 윈드시어 감지 장치가 장착돼 있지. 만약 이 장치에서 경보가 울리면 비행기는 그 즉시 복행(Go-around)을 해야 한단다. 복행은 착륙하려고 내려오던 비행기가 착륙을 중지하고 다시 날아오르는 비행법이야. 보통 무슨 사고가 났나 싶어 걱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윈드시어가 발생했을 때 가장 안전한 대처법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어쨌거나 태어나서 처음 와 본 제주도를 땅 한 번 못 밟아보고 되돌아가야 한다는 게 너무 슬퍼요. 다음엔 윈드시어가 절대 발생하지 않는 날 와야지. 암튼, 그 무시무시한 그 바람만 없으면 맘 놓고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거죠?”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냐만 안개, 바람, 뇌우, 눈, 비 등 모든 기상 여건이 비행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단다. 그 중에서도 바람이 가장 무서운데, 지상 500m에서 1,000m 사이에서는 윈드시어가 불어서 무섭고, 높은 고도에서는 갑작스러운 난기류가 생겨 무섭고, 뒤에서 부는 뒷바람은 양력의 크기를 줄이기 때문에 비행기가 잘 날지 못하게 해 무섭지. 또 안개나 눈, 비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거리를 짧게 해서 조종사의 안전운행을 방해해.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도 공기 밀도가 낮아져 양력이 작아지기 때문에 운항이 어려워진단다.”

“뭔 소리여 이 사람아~. 자꾸 양력 양력 하는디, 세상이 아무리 천지개벽을 혀도 생일은 양력이 아니라 음력으로 정해야 쓰는겨. 울 4대 독자는 틀림없이 음력을 쓸 것이랑께.”

“하하, 할머니 여기서 양력은 그 양력이 아니라, 비행기를 띄우는 힘을 말하는 거예요. 보통 비행기 날개는 윗면이 볼록하고 아랫면이 평평하게 생겼는데, 그 때문에 날개 위아래에서 공기가 다른 속도로 흐르게 되거든요. 윗면의 공기가 아랫면의 공기보다 빠르게 흐르는 거죠. 그렇게 되면 윗면의 기압이 아랫면보다 작아지고 자연스럽게 비행기 날개가 위로 떠오르는 힘, 즉 양력을 얻을 수 있는 거예요.

“가만 가만!! 시방 이 시점에서 어마어마한 생각이 떠올랐구먼. 우리 4대 독자 이름이 번개처럼 내 머리를 치고 간 것이여. 김윈드 어떤감? 윈드시어가 허벌나게 부는 날 태어났응께 말여! 아님 김뱅기로 할까나? 뱅기서 이름을 지었응께. 엉?”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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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9-27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라~ 윈드시어~~~~! 잇몸시려.. ㅋㅋㅋ

마노아 2011-09-28 16:26   좋아요 0 | URL
윈드시어, 잇몸시려~ 훌륭한 대구예요.^^ㅋㅋㅋ
 
카운트다운 - Countdow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한 남자가 있습니다. 이름은 태건호. 그의 직업은 회수율 100%를 자랑하는 채권추심원입니다. 사채 빚을 진 사람들을 찾아가 어떡해서든 빚을 받아오는 게 그의 일입니다. 그는 좀처럼 웃는 일이 없습니다. 자신이 웃으면 다른 사람 열 사람이 울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 건호가 운전 도중 실신해서 병원으로 실려 옵니다. 의사는 간암이라고 했고 상당히 진척되어서 무척 위급하다고 했습니다. 생명은 이제 두 달 정도 남았다나요. 당장 수술을 해야 하지만 기증자를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요.  

처음에 건호는 자신의 병명을 거부했습니다. 다른 병원을 재차 찾았지만 같은 이야기만 들려올 뿐입니다. 어떤 의사는 웃음으로 치료해 보자고 억지로라도 웃으라고 합니다. 좋았던 시절을 떠올려보라고. 이 남자의 좋았던 시절에는 어린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아들은 5년 전에 죽고 없습니다. 그에게서 좀처럼 웃음이 떠오르지 않는 이유를 또 발견하는 순간이지요. 그런데 이 남자, 아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스스로 봉인한 채 가두어버린 것입니다. 건호는 아들과 예전에 살았던 집으로 찾아갑니다. 철거 직전의 아들 방 책상 서랍에서 상자를 하나 찾아냅니다. 거기에 피아노 연주가 녹음된 테이프가 있습니다. 무언가 기억이 상처를 건드리지만 좀처럼 그 지점을 찾아내지 못합니다.

건호의 아들은 뇌사 상태로 죽었고, 장기 이식으로 네 명의 사람에게 새 생명을 전달했습니다. 남자는 그 사람들을 차례로 찾아가며 자신에게 간이식을 해줄 수 있는가를 확인합니다. 너의 생명을 빚졌으니 이번엔 내 생명을 살려봐라!라는 무언의 눈빛이지만, 목숨 빚을 졌다고 해서 목숨으로 되갚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지요. 그러다가 아들의 심장을 받아간 차하연과 연이 닿습니다.

그런데 이 여자, 보통이 아닙니다. 희대의 사기꾼으로 숨소리조차 거짓말 같다면 좀 상상이 될까요? 차하연으로 분한 전도연은 완벽하게 배역을 소화해 냅니다. 어째 나이가 들수록 더 섹시해지는 것인지, 천상 요부라고 해도 칭찬으로 들릴 만한 연기를 펼쳐냅니다.

차하연은 현재 교도소에 있습니다. 곧 형기를 마치고 나올 예정인 그녀가 선뜻 간이식 수술을 약속합니다. 그리고 사람을 하나 찾아달라고 하지요. 조명석. 그녀의 사기 기술 전수자이며 동업자였고 선배였던 사람. 그리고 그녀를 배신하고 교도소에 처넣은 인물이기도 합니다. 채권추심원의 장기를 발휘해서 경찰 신원조회 기록에도 뜨지 않은 사내를 건호는 찾아냅니다. 무리해서 몸을 쓰고, 건강은 더 악화되고, 이제 수술을 장담할 수 있는 기한은 딱 열흘로 좁혀집니다. 열흘 안에 수술을 받아야 생존이 가능한 것이지요.  



그리하여 교도소 출감 당일 그녀를 데리러 갔던 건호는 차하연에게 거액의 사기를 당한 옌벤 흑사파 두목과 추격전을 벌입니다. 오만석이 분한 스와이는 연극 트루 웨스턴의 느낌과 무척 흡사합니다. 성질 더럽고 악독한 캐릭터지만,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캐릭터가 그에게 무척 잘 어울렸습니다. 스와이 일파는 무사히 따돌렸지만 차하연에게 속아 간은커녕 차와 지갑까지 빼앗긴 태건호. 그렇지만 그가 차하연을 포기할 리가 없지요. 이때부터 건호와 하연, 그리고 조명석과 스와이 사이의 서로 쫓고 쫓기는 반전의 반전이 거듭됩니다. 게다가 심각한 소재와 달리 시종일관 웃음 코드가 등장합니다. 그들은 웃지 못하지만 관객은 충분히 웃을 수 있지요.

여기까지만 해도 이야기는 충분히 재밌습니다. 그렇지만 영화는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갑니다. 누구든 속일 수 있고, 뭐든 가볍게 다가서는 차하연이지만, 그녀에게도 씻지 못할 원죄가 있습니다. 본인이 인정을 하든 못하든 말입니다. 건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기억해내지 못하는 아들의 죽음에는 분명 비밀이 있습니다. 그들의 비밀과 진실은 천천히 공개됩니다. 그리고 관객은 주인공들의 상처에 깊은 위로를 전하고 싶게끔 동화됩니다. 그들이 뿌린 씨앗이 얼마나 위험한 싹으로 자라났는지 모르는 바 아니지만, 결코 그들을 향해 돌을 던질 수가 없게 됩니다. 오히려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냐고 다독여주고 싶어지지요.

아마 그들은 세상을 향해 저항하고 싶었을 겁니다. 나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든 세상을 향해 복수를 하고 싶었을 지도 모릅니다. 얼마든지 망가져 주겠다고, 얼마든지 되갚아주겠다고 이도 악물었을 겁니다. 어떻게든 주어진 운명을 극복해 보겠다고 아등바등 버텼는데, 달라지지 않는 세상에서 그들은 작고 작은 존재일 뿐입니다. 목숨이 위태로우면 생명부터 살려야 하고,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합니다. 비록 그들은 자연의 섭리에 대항할 수 없고, 인간의 숙명을 피해가지도 못하지만 인간이 해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잃지는 않습니다. 그 부분이 영화의 엔딩과 함께 깊은 감동을 끌어냅니다. 작고 힘없는 인간이 크고 숭고해지는 절정의 순간이지요.

작품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마음도 더듬어 봅니다. 거액이 든 통장보다 따뜻한 포옹 한 번을 더 원하는 외로운 영혼들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충분히 어렸던 부모, 자신처럼 실수하고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친 부모의 모습을 목격하면서 아이도 연민이라는 것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게 인간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위로를 받고, 위로해 주며 함께 살아갑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부조리하고 부도덕하고, 말썽 많은 이 세상에서 그래도 인간들이 웃으며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지요.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이 웃었고, 많이 짠했고, 그리고 많이 좋았습니다. 누구라도 장담할 수 없는 어떤 사람의 입장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엄마니까, 아빠니까, 자식이니까-라는 당연한 입장이 아니라, 그저 그 누군가의 각별한 입장 말입니다.

강냉이를 쓸어 모아 시사회에 당첨되어서 본 영화입니다. 수영을 하루 못 갔지만(결과적으로 3회 연속 빠지고 체중증가에 식겁까지 했지만)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배우들의 열연에 감탄했고, 허종호 감독의 이름 석 자도 기억하게 만들었습니다. 영화를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보여준 연출 기법은 최고였습니다. 치료와 봉합의 미학이랄까요. 올해 본 한국 영화중에서 가장 좋았다고 한다면 너무 후한 걸까요? 좀 후해도 되겠습니다.^^ 

영화 카운트다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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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9-27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단숨에 읽었어요. (제 기준으로는) 좀 긴 리뷰였는데, 다 읽고 보니 하나도 길지 않아요. 영화 볼께요. 제가 좋아하는 배우는 나오지 않지만..음.. 모르죠.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중에 누군가가 좋아질지두요.

마노아 2011-09-28 16:23   좋아요 0 | URL
인터넷이 안 되는 동안 썼던 터라 한글문서로 작업했는데 지금 보니 생각보다 기네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꽤 나왔어요. 아니었어도 좋았을 것 같지만요.^^

비로그인 2011-09-27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이 자그마치 다섯 개... 전도연 좋아하는데, 얼른 봐야겠네요 ㅎㅎ

마노아 2011-09-28 16:24   좋아요 0 | URL
전도연이 나온 영화 중에 300만을 넘긴 게 없다고 해서 놀랐어요.
이번엔 거뜬히 넘겼음 좋겠어요. 청소년 관람불가긴 하지만요.

순오기 2011-09-28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도연의 영화 선택을 믿어도 되겠지요. 정재영도 싫지 않은 배우고...
아직 개봉을 안했군요~ 리뷰를 보니 충분히 기대할만한 영화네요.

마노아 2011-09-28 16:24   좋아요 0 | URL
내일 개봉일 거예요. 의로인과 맞붙게 되었네요.
요새 보고 싶은 영화가 참 많아요.
어제 언피니시드를 시사회로 보았는데 그 영화도 참 좋았답니다.^^

꼬마요정 2011-09-28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 영화가 자꾸 생겨나네요. 저도 보러 가야겠습니다.^^
전도연은 믿을 수 있는 배우니까요~~~

마노아 2011-09-28 16:24   좋아요 0 | URL
요새 보고 싶은 영화를 다 챙겨보는 일이 무척 바빠요.
부지런을 더 떨어야겠엉.^^

또치 2011-09-28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러 가야겠네요! >.<

마노아 2011-09-28 16:25   좋아요 0 | URL
보셔요, 보셔요, 그리고 '언피니시드'도 보세요.^^

같은하늘 2011-10-01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보고싶어 찜했는데 제가 가는 극장에서는 어제 안하더라구요.ㅜㅜ
그래서 그냥 <최종병기 활> 보고 왔는데...
이거 꼭 볼꺼야요~~~

마노아 2011-10-02 23:10   좋아요 0 | URL
요새 괜찮은 한국 영화가 많아서 아주 즐거워요.^^
괜찮은 외화도 많고, 올 가을은 영화가 아주 풍성해요!
 
이키가미 8 - 죄와 벌
마세 모토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항상 두 편씩의 이야기가 실리는데 이번 이야기 두 편은 다행히 결말이 조금은 훈훈하다. '사망예고장(이키가미)'을 전달 받고 만24시간 뒤에 죽을 사람들의 이야기는 극단적으로 갈리기 마련이었다. 국가가 '번영'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생명을 1000명당 1명 꼴로 죽여나가는 사회에서 자신의 죽음에 억울함을 품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이 분명 나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동시에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고 의미있는 죽음으로 승화시키는 인물들도 나오고 있다. 이 무시무시한 체제는 분명 변화되어야 마땅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을 터, 그 사이사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뭉클한 이야기들이 섬뜩한 소재 속에서 따스한 감동을 준다.  

첫번째 이야기는 사고 다발 지역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의 가해자로 복역을 하고 나온 사내에게 전달된 이키가미 이야기이다. 살아온 삶도 기구했지만, 자신이 저지른 사고로 더 큰 고통을 안고 살게 된 이 남자의 마지막 24시간은 참으로 눈물겨웠다. 그가 변화시킨 다른 사람의 삶도 감사할 따름이다. 국가번영법이라는 허울은 소름 끼치지만 그의 마지막 수고와 봉사는 '영웅'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게 들린다. 

두번째 이야기는 외모에 관한 이야기이다. 자신의 외모에 컴플렉스를 갖고 있는 두 사람이 나온다. 

 

'돼지호박'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 소녀. 통통하던 중학생 시절도 예쁜 소녀였건만, 본인은 늘 자신의 얼굴에 자신이 없다. 먹으면 바로 토해내면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안고 살고 있는 이 소녀를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한 남자가 있다. 자신의 외모 때문에 괴물 소리를 듣는 이 소년은 취업을 한 뒤에도 외모 때문에 영업실적이 전무하다고 믿었다. 그리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성형수술로 완벽한 변신에 성공한다. 

 

등뒤의 수근거림은 여전하지만, 이제 그는 영업 킹이 되어 있고, 외모만으로도 먹혀주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달라진 삶이 그의 앞에서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그런 때에 운명은 꼭 장난을 치고 만다. 그는 그에게 떨어진 기막힌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소화를 할 것인가. 그리고 의미있는 시간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이들과 달리 훈훈한 외모를 지닌 우리의 이키가미 배달부 후지모토에 대한 당국의 감시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그것이 너무 신경이 쓰여 오히려 사망예고장 배달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좀 덜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이 여전히 감시의 대상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그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키가미로 인해 빚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도 궁금하지만, 이 체제가 무너지는 것도 꼭 보고 싶다. 상상의 세계라지만 꼭 상상만의 세계는 아닌 것 같아서 볼 때마다 재미와 섬뜩함을 동시에 느끼곤 한다. 이런 세상도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깊이 안심하고 싶다. 이키가미 없이도 감동적인 사연들은 세상에 얼마든지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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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사르 2011-09-25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런 류의 애니, 좋아욧. 20,21세기 소년 느낌처럼 말이죠. 무지막지한 권력 앞의 한 개인의 노력도 유의미하다, 라는 말이 이런 애니로 보면 특히 잘 와 닿는 것 같아요. 히. 저도 봐야겠어요. 이게 시리즈 8권인가보죠?

마노아 2011-09-27 16:41   좋아요 0 | URL
아직 완간은 아닌데 에피소드 두개씩 소개해서 완결 기다리지 않고 보아도 무방해요.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영화는 저도 아직 보지 못했어요.
어제 지인의 사무실에 20세기 소년 전집이 있는 걸 봤어요.
전 앞에 보다가 못 봤는데 나중에 빌려보려고 해요.^^

꼬마요정 2011-09-26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서운 사회에요. 일본 애니는 특히 거대한 어떤 권력 앞에 놓여있는 사람들의 선택을 소재로 잘 삼나봐요. 데스노트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말이죠.. 피안도도 그렇고.. 음.. 일본인들에게 내재된 군국주의 때문일까요.. 자신들은 의식하지 못해도 거기서 벗어나고 싶은 걸까요?

마노아 2011-09-27 16:43   좋아요 0 | URL
섬뜩한 미래사회 이야기가 참 많아요. 거대한 권력 앞의 시민들은 너무 작고 약해서 더 남일 같지 않아 소름이 돋곤 해요. 침묵의 함대 읽을 때의 전율도 함께 떠올라요. 일본의 만화 저력은 어마어마해요.
 

1. 추석 연휴 때 티몬에서 C펜을 주문했다. 글자를 스캔해주는 펜인데 밑줄긋기를 많이 하는 내게 유용할 것 같아 꽤 비쌌지만 눈 딱 감고 샀다. 이미 받은 고객들이 후기를 잔뜩 올리고 있는데 내가 주문한 것만 택배사 물품에 인계되지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어제 전화해서 택배사에 알아보라고 했는데 오늘 연락이 없어 다시 전화해 보니, 내 전화번호를 엉뚱한 데 걸어놓고는 내가 전화 안 받았다고 한다. 헐;;;; 암튼, 결론은 택배사에서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_-;;; 그래서 다시 발송했다고 하니 내일은 오겠지. 힘들구나...;;; 

2. 사이즈 잘못 온 스프리스 운동화는 언니 주기로 했다. 대신 너희 잘못이 있으니 위메프에서 포인트 2,000원 넣어주기로 했다. 어제 넣어준다고 해놓고 오늘 안 들어와서 다시 전화해 보니 일괄적으로 적립해줄 생각인데 그게 언제 완료될지 모른다고 한다. (제품 후기가 가관이다. 오배송도 많고 왼쪽만 두짝 온 고객도 있고, 불량도 많고... 어마어마한 교환 환불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뭐, 일주일까지는 기다려 주마.(ㅡㅡ;;;) 

3. 지난 주에는 왼쪽 귀가 무척 아팠다. 물이 들어가서 그런 것 같은데 자연스레 고쳐질 줄 알았더니만 금요일에는 윙~ 소리가 나면서 더 아픈 거다. 놀라서 토요일에는 병원부터 찾았다. 가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만약 중이염이면 어떻게 하지? 그럼 수영을 그만둬야겠지? 수영을 그만두면 요요가 오겠지? 그럼 대체 운동으로 뭐가 좋을까? 에어로빅을 해야 하나? 별로 흥미 없는데 어쩌지? 뭐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서 병원에 갔는데 '외이도염'이었다. 약 사흘치 받고 지금은 괜찮아졌다. 수영 계속 해야지. 

4. 월요일마다 오리발을 착용하는데, 오른쪽 종아리에 쥐가 났다. 아직도 안 풀리고 있다. 저번에도 쥐 나서 일주일 가량 고생했는데, 추석 때 내 꿈에 나온 쥐 때문인가 막 궁시렁거리고 있다. 아프다. 마이 아프다...;;;; 

5. 어제는 퇴근 길에 교보문고에 들러서 펜을 구입했다. 원래 화장실만 쓰고 나올 생각이었는데 필기구 코너를 참새가 방앗간 앞을 그냥 못 지나가듯 멈춰서고 말았다. 예쁜 펜들을 보며 헤벌레 웃으며 몇 자루를 골라 담았다. 

 

예전에는 하이테크 펜만한 게 없었는데, 이젠 그 제품만하거나 혹은 능가하는 국산 제품도 많다. 게다라 저렴하기까지! 

무척 흡족하게 펜을 고르다가 문득, 수영장 셔틀버스가 생각났다. 그래서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갔는데, 내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수영장 셔틀 버스가 지나갔다...;;;; 바로 며칠 전까지 중이염이면 어쩌냐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이렇게 쉽게 수영을 패쓰하다니...;;;; 

6. 사실 반은 놓친 거고 반은 놓아준 셈이다. 왜냐하면 8시에 예매가 있었기 때문이다. 예매는 성공했다. 마음을 비우고 뒷자리를 클릭했더니 원했던 좌석을 고를 수 있었다. 일단은 막공만 질렀는데, 추가 좌석이 오픈된다면 다른 날짜도 고려해볼 생각이다. 문제는 에버그린 뮤직 페스티벌이다. 10월 22~23일에 진행되는 페스티벌이며 현재 티켓 오픈이 되어 있다. 출연진이 무척 마음에 든다. 

 

 

 

이승환은 말할 것도 없고 윤복희와 세시봉, 김광진에 정성하까지, 궁금한 뮤지션들이 많다. (세시봉 나온다고 알고 있는데 여긴 이름이 없네..;;;) 문제는 티켓 값이지. 10월에는 뮤지컬 바람의 나라도 하는데... 출연진이 너무 바뀌어서 보지 말까 했는데, 바람의 나라 뮤지컬 버전3부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러니 바람의 나라 팬으로서 또 모른척 해지지가 않는다. 아, 문화생활로 허리가 휠 것 같아. ;;;;; 

7. 다행히 요새는 옷구경을 자제하고 있다. 옥션이나 지마켓에서 판매하는 저렴한 옷들을 자주 구경했는데, 지난 주에 수원 언니 집에 다녀오면서 가을 옷을 잔뜩 공수해왔다. 당분간 옷은 사지 말자!(구경은 가끔... 해도 되겠지??) 그런데 이젠 구두가 갖고 싶다. 난 구두 스타일에 이름이 붙는 걸 몰랐는데 내가 찾는 구두가 '메리 제인'이라고 불린단다. 오, 이름이 무척 여성스러운 걸! 사실 뷰띠 스타일을 눈여겨 보았는데 바지 정장에만 예쁠 것 같아서 메리 제인으로 갈아탔다! 

 

오늘 내가 본 디자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두였는데, 굽이 8cm나 된다. 사용자 후기에 발이 아프다고 되어 있다. 내가 찾는 굽은 5cm 이하로 뒷굽이 너무 얇지 않은 스타일이다. 뭐 굽이 낮아지면 굽도 당연히 굵어지긴 하니 문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3cm도 안 되는 플랫슈즈는 싫은 거다.(발 건강에 안 좋다고도 알고 있고...) 무료배송에 25,000원

 

얘는 3cm로 굽이 적당하다. 애나멜 재질도 마음에 든다. 좀 학생화 같긴 해도 나름의 매력이 있어 보인다. 근데 29,000원에 배송비가 붙는 게 흠! 

 

얘는 굽이 6cm다. 5보다는 높지만 그래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배송비 붙고 24,000원. 위의 것과 어느 게 더 나을지 고민 중이다. 

 

얘는 굽이 9cm던가? 하여간 너무 높아서 살 일이 없을 것 같다. 가격은 39,600원. 색깔은 꽤 마음에 드는 편인데 너무 높은 게 아쉽다.(게다가 좀 비싸!) 

냉큼 주문할까 고민을 하다가 참았다. 친구가 토요일에 부평시장에 옷사러 가자고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 거기가 각별히 싸다고 하네. 그래서 구로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하아, 구로역도 먼데 부평역이라니... 너무 아득하게 들린다. 거기 가면 신발도 있지 않을까? 신어보아서 예쁘고 저렴한 게 있다면 사고 싶어질지 모르니 온라인 구매는 일단 참아보기로 한다.  

근데, 롱부츠도 갖고 싶다. 하아...ㅜ.ㅜ 

8. 오랜만에 안과에 다녀왔다. 원래 6개월에 한 번은 다녀가야 하는데 마지막에 언제 갔는지 기억이 안 난다. 최근에 큰 언니가 시력이 떨어져서 안경을 맞췄다. 언니는 2003년에 라식을 했는데 최근 시력이 0.9가 나와서 안경을 쓴다. 뭐, 늘 쓰진 않고 생각날 때 쓰긴 하더만....  

암튼, 그 얘기를 듣고 나니 괜히 내 눈도 너무 침침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 동안 별로 밝지 않은 형광등 아래에서 자잘한 비즈를 너무 오래 만진 것 같아! 불안이 엄습했다. 다행히 시력 검사를 해보니 큰 차이는 없다고 한다. 작년 10월에 검사했을 때 2,0까지 보였는데(헉, 그럼 나 거의 1년 만에 간 건가???) 오늘도 양쪽 눈 다 뜨고는 2.0까지는 보였다. 안심해야지... 

 

요 사진을 올린 적이 있던가??  

 

블루 블랙 반지가 가장 최근에 만든 녀석이다. 위에 하얀 색은 언니가 만든 건데 그거 보고서 따라 만들었다. 이제 슬슬 비즈를 접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짐정리하면서 또 가을겨울색에 어울리는 비즈를 잔뜩 발견했다. 어쩌지...;;;; 요즘엔 뜨개질이 하고 싶어졌는데.... 

9. 지지난 주였던가? 나는 가수다에서 윤민수가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불렀다. 양희은의 그 비우고 절제된 담백한 노래가 아니라, 젊은 나이답게 격정적으로 불러내었다. 그가 양희은을 흉내내었다면 결코 감동을 주기 어려웠겠지만,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부른 이 노래가 무척 절절하게 들려 요새 자주 듣고 있다.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 번
잊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 못할 이별도 하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 번
잊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 못할 이별도 하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가사가 팍팍 꽂힌다. 사랑이 끝나고 나니 이 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들이 그 빛을 잃어버린다는 것...  양희은 씨가 가사를 참 잘 썼다. 당장 이별을 한 것도 아니지만 마음으로 공감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10. 그리고 오늘 친구 덕분에 듣게 된 알리의 노래. '무하마드 알리'에서 따온 이름이라던데, 이름에서 상상할 수 있는 느낌과 노래의 차이가 크다. 이 가을에 이보다 더 어울리는 곡이 있을까.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부른 '별 짓 다 해봤는데'라는 곡이다. 

 

A
오늘 우린 모든걸 끝냈어, 웃으면서 헤어졌어
만난동안 행복했었다고, 악수도 나눴어
A'
잘 가라는 너의 한마디가, 내 귓가에 맴도는데
서러워서 너무 서러워서, 눈물을 삼켰죠
C
노래만 불렀어. 온종일 이불속에 얼굴을 묻고
목이 다 쉬도록 미친 듯 소리치며 노래 불렀어
맘에도 없는 사람과 하룻밤 풋사랑에 빠져도 봤고
널 잊고 싶어서 별짓 다해봤는데 너를 잊을 수 없어
2A
그까짓 이별 한번 겪었다고, 사람이 다 죽진 않아
못 견디게 괴롭고 아파도, 언젠가 잊혀져
2C
노래만 불렀어. 온종일 이불속에 얼굴을 묻고
목이 다 쉬도록 미친 듯 소리치며 노래 불렀어
맘에도 없는 사람과 하룻밤 풋사랑에 빠져도 봤고
널 잊고 싶어서 별짓 다해봤는데 너를 잊을 수가 없어
D
할 말이 있었어. 왜 나를 떠났는지 묻고 싶었어
자존심상하고 너무나 속상해서 묻지 못했지만
이 말은 하고 싶었어. 너무나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너 밖에 모르고 너에게 미쳤던게 정말 미안해... 미안해 

하나 더 들어보자. '365일'이다. 

 

 

지난 주에 수원 언니 집에 갔을 때 불후의 명곡 시즌2를 잠깐 보았는데 거기 알리가 나왔다. 본인 노래가 아니었지만 아주 시원스럽게 잘 불러서 임정희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었는데 자기 노래는 더더더 잘 부르는구나. 목소리가 시원하다.  

우리 이별을 말한 지 겨우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어
하지만 너무 이상하게도
내 맘은 편안해 자유로운 기분
이틀 이틀 째가 되던 날
온몸이 풀리고 가슴이 답답해
삼일째 되던 날
내 심장 소리가 너무 커서 잠도 못자

나흘 되던 날 눈앞이 캄캄해 지고
오일 되던 날 눈물만 주루룩-
엿세 되던 날 가슴이 너무 허전해
하루 온종일 먹기만 하네요

일주일 일주일이 되던날
노래 속 가사가 모두 내 얘기 같고
드라마 영화속에 나오는 삼류 사랑얘기가
모두 다 내 얘기만 같아
한 달 한 달이 되던 날
니가 좋아했던 긴 머릴 자르고
니가 싫어 했었던 야한 옷을 입으니
이별이 이제서야 실감나네

1년 되던 날 널 많이 닮은 사람과
사랑에 빠져 행복을 찾았고
가끔은 너의 소식에 조금은 신경 쓰여도
그냥 뒤돌아 웃음 짓게 되네

사랑이 그런 건가봐 세월이 약이었나 봐
그때는 정말 죽을 것 같았어
하지만 지금 사랑이 또 다시 아픔을 줘도
나는 웃으며 이별을 맞을래

사랑은 또 다시 올테니까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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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9-23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락이 또 이동했다. 하아...ㅜ.ㅜ

후애(厚愛) 2011-09-23 0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가 너무 이뻐요!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첫번째 구두와 마지막 구두입니다.^^
즐거운 주말 되셔요~

마노아 2011-09-23 11:00   좋아요 0 | URL
헤헷, 요샌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가 이해가 되고 있어요.
커다란 구두 장을 갖고 싶어요.^^ㅎㅎㅎ
후애님도 주말 즐겁게 보내셔요!

다락방 2011-09-23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 안그래도 알리 노래 올리고 싶었는데 페이퍼 쓸 내용은 없어서 스리슬쩍 지나가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여기에 두 곡 다 있네요. ㅋㅋㅋㅋㅋ
저도 구두는 제일 첫번째랑 마지막 것이 마음에 들어요. ㅎㅎ

마노아 2011-09-23 11:00   좋아요 0 | URL
어제 지나치게 삘 받아서 무한 반복했어요.
오늘 집에 가면 멜론에서 알리 노래 더 찾아봐야겠어요.^^
첫번째 구두가 인기가 좋아요.^^

조선인 2011-09-23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자꾸 수원 오는데 언제 저랑 데이트 안 할래요? 아주 근사한 까페를 알고 있고, 심지어 도장도 꽝꽝 많이 찍어놔서 한 잔은 공짜에요. 네?

마노아 2011-09-23 11:01   좋아요 0 | URL
7월에 두 번 가고, 9월에 한 번 갔는데 계절이 바뀌기 전에 한 번 더 갈 것 같아요.
제가 가기 전에 연락할게요.^^

무스탕 2011-09-23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곡 다 오늘 아침에 즐겼지요 :)
어제 이마트에 갔다가 구두 코너에서 몇 개 신어 본건 모두 굽낮은 스니커즈같은 신발들이었어요. 전 도대체 발꿈치가 조금만 들린다 싶으면 종아리에서 아우성을 치니 이걸 어쩐대요? ㅠㅠ

마노아 2011-09-23 11:01   좋아요 0 | URL
사람이 간사해서, 한동안 높은 굽을 신었더니 낮은 굽을 신으면 뒤로 젖혀지는 느낌이 나는 거예요.
운동화를 또 한동안 신었더니 높은 굽을 신으면 발 아프다고 아우성이고요.
그래서 딱 적당한 게 3~5 높이인데, 찾기가 힘들어요.ㅜ.ㅜ

웽스북스 2011-09-23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구두는 5cm가 진리라고 믿는 사람인데 5cm 구두를 다들 왜 안만드는지 모르겠어요 ㅜㅜ
이제 7~8cm신으면 발부터 시작해서 온몸이 쑤셔요.

메리제인은 20대때 많이 신었었는데 요즘엔 늙어서 그런가 그냥 아무것도 없는게 좋더라고요. ㅎㅎ

마노아 2011-09-23 11:03   좋아요 0 | URL
예전에 울 언니 매장에 김혜자 씨가 오셔서 5cm굽을 애타게 찾으셨는데, 매장안의 구두는 6cm부터여서 결국 구경만 하고 돌아가신 적이 있어요.
이번에 산 워커힐은 4cm굽인데, 아주 적당하더라구요.
4,5만 되어도 좋겠는데 구하기가 별따기에요..;;;
지금도 고동색으로 메리제인은 한켤레 있는데 검은색을 하나 갖고 싶어요.
근데 1번이 디자인이 예뻐서 자꾸 눈길이 가요.^^

turnleft 2011-09-23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리라는 가수는 처음 들어보는데 목소리랑 발성법이 특이하네요 +_+

마노아 2011-09-23 11:03   좋아요 0 | URL
알리가 직접 복싱을 해도 어울릴 만큼 파워풀해요. 그러면서 좀 허스키하고요. 꽤 매력적이에요.^^

달사르 2011-09-23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구두 안 신은지 몇 년째인지 모르겠네요. 요샌 운동화가 그저 좋더라구요. 그치만!! 일년에 한 번이나 신을 날을 위해 구두를 사 모으긴 한다는..^^; 저는 첫번째 구두가 이뻐요.

C펜..배송이 늦어지는 만큼 효과가 좋았으면 좋겠네요. 저는 마노아님 덕분에 사진 근사하게 올리는 법을 배워서 룰루랄라~ 중이랍니다. c펜도 후기 기대하고 있어염. ^^

와..알리닷! 오늘은 여기서 음악이나 실컷 듣고 가면 되겠군요!

마노아 2011-09-23 11:05   좋아요 0 | URL
철마다, 또 옷에 따라 무수히 다양한 변수의 신발을 탐하게 되어요.
롱부츠 갖고 싶은 마음도 그에 따른 거죠. ㅎㅎㅎ
C펜 오늘은 꼭 도착했으면 좋겠어요. 밑줄긋기 힘들어요..;;;;
필사하시는 분들 정말 대단해요.^^ㅎㅎㅎ
알리와 함께 하는 금요일, 훈늉해요!!

2011-09-23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3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pjy 2011-09-23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런짓 잘 안하는데 회사점심시간에 이어폰 꼿고 듣고 있어요^^;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양언니는 그렇게 슬프게 만든 곡이 아니라고 하던데, 듣고있으면 왜이케 슬픈지요~ 가을타는 싱글-_-; 순식간에 뚝딱 여행가서 입을 바지샀어요ㅋㅋ

마노아 2011-09-23 16:31   좋아요 0 | URL
양언니는 정말 담담하게 부르잖아요. 근데 듣는 사람은 온갖 감정이입을 다하게 되지요.
여행 가게 되었군요! 잘 하셨어요. 가을은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이에요.^^

자하(紫霞) 2011-09-26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리 처음 봤는데 노래 잘 하네요~~
하아~저도 저번주 토욜에 구두굽이 나가서 하나 사야하는데 뭘 사야하나 고민이네요.ㅋ

마노아 2011-09-27 16:49   좋아요 0 | URL
전 지금 발볼을 넓혀주는 기구를 사야 할까 고민하고 있답니다. 마당발은 신발 고르기 힘들어요..;;;;
어제는 엠피3를 안 들고 나와서 심심했는데 오늘은 귀가할 때 알리와 함께 하겠어요.^^

같은하늘 2011-10-01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노래를 들으며 페이퍼를 읽었어요.
노래 잘 부르는 사람들 보면 정말 부러워~~~ㅎㅎ
앞 페이퍼의 가방도 이쁘던데, 구두도 무척 예뻐요.
첫번째랑 마지막이 이쁜데 굽이 너무 높아요. ㅜㅜ
요즘은 구두가 높거나 아니면 낮거나라서 고르기가 너무 힘들지요?
저도 4-5cm 굽이 제일 좋던데...
높은건 힘들고, 낮으면 안그래도 작은키가 땅에 붙는 느낌이랄까~~

마노아 2011-10-02 23:08   좋아요 0 | URL
가방을 오늘 주문했는데 전혀 다른 것을 주문했어요.
두번째 것을 주문하고 싶었는데 언니가 싼티 난다고 한마디 하는 바람에 김이 샜거든요...;;;;
오늘 신발 정리를 했더니 구두가 많이 나와서 구두 구매는 좀 미루려고 합니다.
그냥 롱부츠를 사야겠어요. ㅋㅋㅋ
같은하늘님은 몸이 가벼우니 힐이 버거워하지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