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는 쿠스(KOOS)가 지킨다!   FOCUS 과학

제 1614 호/2012-05-28

우리 바다는 쿠스(KOOS)가 지킨다!

2012년 5월 21일 아침, ‘해를 품은 달’을 볼 수 있었다. 달이 태양의 일부를 가리는 부분일식이 일어났던 것이다. 옛날에는 한낮에 태양이 느닷없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주변이 어두컴컴해지는 개기일식이 일어나면 천재지변이 난 듯 큰 소동이 벌어지곤 했다. 조선시대에는 일식이 일어나면 왕이 부덕한 소치이며, 나라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지금은 언제 태양이 달에 의해 가장 많이 가려지고 언제 다시 완전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지 분 단위까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관측 가능한 다음 부분일식은 약 4년 뒤인 2016년 3월 9일에 일어난다는 것조차 이미 알고 있다. 이는 모두 천문학의 발전 덕분이다.

현대인들은 기상예보에 민감하다. 예전에는 농사를 지을 때 ‘비가 언제 오려나’ 하는 정도의 관심사에 머물렀다면, 지금은 일상의 모든 활동이 날씨에 따라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야외 행사 일정을 잡으면 그날 혹시 비가 오지나 않을까 해 노심초사 일기예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옛날에는 며칠 후의 날씨는 고사하고 바로 코앞의 날씨도 예측하기 힘들었으나, 지금은 장소별, 시간대별로 날씨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첨단 관측 장비와 발전한 기상학 덕분이다.

우주에서 대기를 거쳐, 이제 바다로 눈을 돌려보자. 옛날에는 망망대해를 항해하면서 언제 풍랑이 거세질지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었다. 지금은 바다 어디에 있든지 주변 해황을 손금 들여다보듯 훤히 알 수 있고, 앞으로 해황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있다. 첨단 해양과학기술 덕분이다. 육지에서 생활하던 인류는 활동영역을 바다로 넓혀 나가고 있다. 어로작업이나 항해뿐만 아니라 여가활동의 장으로서 바다에서의 활동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첨단 해양과학기술을 우리 실생활에 활용할 시대가 다가왔다.

한국해양연구원에서는 2009년 8월부터 국토해양부 연구 사업으로 ‘운용해양예측시스템(KOOS: Korea Operational Oceanographic System)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13년 6월이면 해양예측시스템 ‘쿠스(KOOS)’가 가동돼 우리나라 주변해역에서 일어나는 자연 재해와 해양 오염사고에 대비하고, 해양환경을 관리하고, 안전한 항해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안경비업체의 구호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앞으로 우리 바다는 쿠스가 지키게 된다. 우리바다 지킴이 쿠스는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리고 있는 여수세계박람회의 해양베스트관에서 8월까지 미리 만나볼 수 있다.


[그림] 쿠스(KOOS)의 해양예보 개념도. 자료 제공 : 한국해양연구원

쿠스가 어떻게 우리 바다를 지킬 수 있는지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우리는 2007년 12월 태안에서 있었던 허베이스피리트호의 대규모 기름유출사고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아름답던 바닷가에 죽음의 그림자처럼 밀려오던 시꺼먼 파도와 바다를 생활터전으로 삼고 살던 어민들의 근심에 싸인 얼굴을. 그리고 백만 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손에 걸레를 들고 기름 묻은 바닷가 바위를 일일이 닦던 모습을.

이렇게 바다에서 기름을 싣고 가던 배가 좌초돼 기름이 흘러나온다고 가정해보자. 배에서 흘러나온 기름은 바닷물의 흐름을 따라 퍼져 나갈 것이다. 만약 우리가 사고 해역의 해류와 조류에 대한 정보, 바람에 대한 정보 등을 알고 있었다면 기름확산모델을 사용해 유출된 기름이 어디로 흘러가고, 얼마나 넓게 퍼져갈 것인지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다. 유출된 기름이 도달할 곳에 오일펜스를 치는 등 미리 손을 써 검은 파도가 바닷가를 덮치는 것을 막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바닷물의 온도, 염분과 같은 기본적인 물리 성질은 물론 파도, 해류, 조류 등 바닷물의 움직임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다. 또한 기름유출사고, 선박 사고 등 바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유형의 사고에 대한 정보까지 획득해야 한다. 이런 자료와 정보는 다양한 첨단 해양관측 장비들로부터 얻는다.

하늘에서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바다 표면에서는 관측부이나 종합해양과학기지, 조사선 등에서, 그리고 바다 속에서는 계류장비나 수중글라이더를 통해 자료를 입체적으로 얻을 수 있다. 동해, 서해, 남해에서 얻은 해양관측 자료는 거의 실시간으로 수요자들에게 전달되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 수요자들은 해양자료를 받아서 우리나라 주변 연안과 먼 바다의 해상 상태를 정확하게 예측해 현업에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해양에서 시작된 자연재해도 빈발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태풍의 세기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초강력 슈퍼태풍이 만들어져, 그로 인한 피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다보니 연안지역 침수 문제도 심각한 문제로 부각됐다. 해수면이 높아지면 태풍이나 해저지진 등으로 인한 해일이 발생해 피해는 더 커진다. 우리는 2011년 3월 일본 센다이 인근 태평양 해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지진해일의 여파로 일본 후쿠시마에 어떠한 피해가 생겼는지 생생히 목격했다.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해양에서의 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선박은 점차 대형화되고 있어 사고가 났다 하면 대형사고로 번진다. 선박의 숫자도 늘어나다 보니 사고가 날 확률도 높아지고, 육지와 달리 바다에서 사고가 나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진다. 바다라는 환경 때문에 방재활동이 어려운 만큼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쿠스의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쿠스는 구스(GOOS)라 불리는 전지구해양관측시스템(Global Ocean Observing System)을 모태로 하고 있다. 구스는 바다에 대한 이해와 체계적인 관리 필요성 때문에 1991년 유네스코(UNESCO) 산하 정부간해양학위원회(IOC)에서 만들어졌다. 바다를 알기 위해서는 바다를 맞대고 있는 주변국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구스에는 많은 지역해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나라 주변에는 북동아시아지역 해양관측시스템(NEAR-GOOS)이 있으며, 우리나라, 중국, 러시아, 일본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와 중국은 황해해양관측시스템(YOOS)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해양관측시스템을 통해 더 안전한 바다, 더 풍요로운 바다, 더 깨끗한 바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글 : 김웅서 한국해양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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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새는 날마다 눈이 좀 풀려 있다. 졸음이 눈에 가득하다. 어떤 분이 바쁘다면서 영화를 많이 본다고 하셨는데, 그말이 맞다. 바쁜데 영화도 많이 보고 틈틈이 전시회도 가고 공연도 가니 정말 바쁘다. 바쁘고 피곤해도 그건 포기가 잘 안 되어서 말이다. ^^

근래에 본 무료 전시회로는 요런 게 있다.

 

AP 통신이 본 격동기 서울 & 로쎄티의 서울

 

전시회를 보고 나서 다리가 아파서 사단이 난 친구와 나는 가볍게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분식집을 찾아 헤맸다. 다행히 떡볶이집을 하나 발견해서 먹고 나왔는데 치아 교정 중인 친구의 양치질을 위해 스타벅스에 들어갔다가 대학 동기를 우연히 만났다. 이 친구는 현재 완도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이미 두 아들의 아버지이며, 세째 아들은 엄마 뱃속에서 자라고 있다고 전했다. 하하핫, 세월 무상하여라. 친구랑 나는 둘다 솔로인지라 왠지 직무유기인 것처럼 느껴져서 조금 무안했더랬다. 대학 새내기 때 만났는데 어휴...;;;;;

 

2. 최근에 지인의 아버지가 췌장암 4기인 것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수술을 받으셨다. 올해 여든 셋인데, 평소 운동 많이 하시고 소식 위주로 아주 건강을 챙기신 분이어서 우리끼리는 100세까지도 거뜬하다고 우스개 소리를 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새 4기라니, 놀라서 말도 잘 안 나왔다. 수술후 봉합에 문제가 있어서 재수술까지 마치고 지금은 병원에서 입원 중이시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시기를! 수술 경과가 제발 좋기를...

 

또 다른 고등학교 친구는 둘째를 출산했다고 연락해왔다. 체격이 무척 작은 친구인데 아기가 3.95kg이었다고... 어휴, 이 친구도 고생했네. 산후조리원이 겁나 멀다. 예전에 첫애 낳기 전에 다녀왔다가 왕복 4시간에 지쳐서 장염 걸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3. 울 교장샘은 과시욕이 꽤 크신 분이다. 더군다나 권위 앞에서는 그게 더 심해지신다. 지난 월요일에 교육청에서 사람이 나왔다. 할 일 다 해놨으면 교육청에서 누가 나오건 뭐가 문제겠는가. 근데 직원들 다 명찰 차고 나와서 한줄로 서서 인사하라신다. 자기가 소개하겠다고. 헐~ 분위기 보니 평소에도 자주 이랬나 보다. 그리고 이럴 때 꼭 줄반장 자처하는 분도 계시고...;;;; 떴다! 해서 줄 섰는데, 아직 도착 전이고, 또 떴다! 해서 줄 섰는데 역시 아니고... 무슨 양치기 소년된 기분... 세번째에 드뎌 등장하셨는데, 직원들 줄 서서 인사하니 이분은 또 얼마나 민망하고 당황하셨겠는가. 어여 들어가서 일보라고 손사래... 무안해진 우리도 언능 들어왔는데, 30분 뒤에는 나가시니 주차장에 나와서 또 인사하라고... 헐......;;;; 그런데 이번에는 그분이 나오지 말라고 적극 거절하신다. 여기가 공산당이냐고.... 내 말이... 진심 부끄러웠다.

 

4. 지난 한주는 시험기간이었다. 참 말 많고 탈도 많은 시간이었다. 교무실 컴에는 한글 2002가 깔려 있고, 우리집 컴에는 한글 2007이 깔려 있어서, 집에서 만들어온 시험 문제를 교무실에서 불러오니 그림이 다 깨져서 애를 먹었고, 그 다음에는 다른 사람 피씨에서 출력을 하자니 이번엔 프린터기가 문제였고, 그렇게 사연 많게 작업을 마쳤더니, 이곳은 양면 인쇄가 안 되므로 단면으로 출력을 해야 하며, 그것도 인쇄 기사님 안 계시니 2장을 넘기면 안 된다고 해서 다시 편집하느라 하아...;;;;

 

그래도 뭐 이런 건 다 해프닝이다. 다음 번에는 좀 더 수월하게 해낼 것이다. 그런데 시험 감독을 해보고는 아주 깜딱! 놀랐다. 만학도인지라 시험 문제도 쉽게 냈고, 예상 문제도 몇 번이나 풀어줬고, 또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어서 시험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의심하지 않았는데 이건 뭐.... 공산당 사건보다 더 부끄러웠다. 뒤늦게라도 공부를 하려는 것은 아주 칭찬받을 일이지만 그걸 무기 삼아서 부당한 방법을 당연한 특권으로 둔갑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근무 두달이 되었는데, 아직도... 날마다 뭔가 놀랄 일이 계속 생긴다. 주변 샘들 조언으로는 그렇게 한 3년은 놀랄 일들이 있는 학교라고 한다. 하...하하...;;;;

 

5. 지난 주 화요일에는 2012년 봄 전시 '간송 50주년 기념 진경시대회화대전' 을 다녀왔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친구가 연락해 오는 바람에 후다닥 다녀왔다. 전시는 오전 10시에 시작한다. 우리는 10시에 전시관 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그래놓고도 한시간 반을 줄 서서 입장했다. 1층은 사람이 엄청 많아서 떠밀리면서 보았고, 2층은 줄을 세워서 볼 수 있었는데, 이 줄이 너무 어마어마해서 역시 감상은 쉽지 않았다. 눈에 익은 정선이나 이인문, 김홍도와 강세황, 신윤복의 그림이 있고, 그밖에도 눈을 즐겁게 해주는 많은 그림들이 있었다. 재밌었던 것은 간송 전형필의 그림과 도자기도 있었는데 뭐 썩 훌륭하지는...^^;;;;

 

줄 서 있을 때 앞쪽에 계시던 아저씨 한분이 갑자기 뒤돌아 보시더니 나더러 일본인이냐고 묻는다. 왜 이런 질문을 하시나 당황스러워서 대답을 바로 못했는데 이번에는 일본어로 일본인이냐고 묻는다. 대체 왜 그러신 거지????

 

암튼! 친구가 한 시 반에 방과후 학교 수업을 가야 해서 우리는 꽤 마음이 급했다. 밥먹을 짬이 부족했는데, 그렇다고 굶고 갈 수는 없는 일! 아쉬운대로 햄버거로 대충 점심을 해결했는데, 좋은 그림 보고 패스트푸드를 먹으니 어째 마무리가 마음에 안 든다. 게다가 내 출근 시간으로는 너무 일러서 나는 또 더운 날씨에 약간의 배회를... 하지는 않고 버스로 출근했다. 좀 돌아가기는 하지만 일찍 출근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ㅎㅎㅎ

 

 

6. 목요일에는 요새 통 입맛 없어하시는 엄니와 함께 빕스를 다녀왔다.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한성대점이지만, 동묘역에서는 폭립 무제한이므로 동묘역으로 고고씽. 맛나게 점심을, 많이 먹었다. 아 배불러...;;;; 시간도 좀 여유가 있어서 걷기로 했다. 많이 더운데 양산을 두고 온 관계로 다이소에서 야구모자 하나를 사서 무작정 걸었다. 동묘역에서 광화문역까지 대략 8정거장 정도? 더운 날씨에 오래 걸어서 노곤했다. 배는 별로 안 꺼지고, 걷느라 목말라서 먹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때문에 배가 더 부르기까지. 암튼, 광화문역에서 버스를 타고 하품을 크게 했다. 이제 좀 자야지.... 했는데 막 승차하시는 어느 승객 다리에 깁스가.... 아아아.... 나한테 등지고 서 계시긴 했는데 반대쪽에서도 아무도 안 일어나... 결국 내가 일어났다. 바로 못 일어난 게 미안했는데 이분이 아주 고마워해서 더 민망. 배부르고 다리 튼튼한 내가 서서 가는 게 마땅하지. ㅎㅎㅎ

 

7. 시험 기간인지라 평소보다 조금 일찍 끝나고 있었다. 목요일에는 약탈문화재 환수를 위한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1회(바위에 침 뱉기) 때도 참여를 했는데, 그때는 이승환 10집이 나오고 첫번째 스케줄이어서, 그의 새노래를 라이브로 바로 들을 수 있는 최상의 기회였다. 그때를 떠올리며 공연을 예약했다. 게다가 이번엔 무료 공연이기까지! 아마도 끝순서로 나올 테니 좀 늦게 도착해도 괜찮겠거니 했다. 그런데 공연 간다고 하니 부장님이 20분 일찍 보내주셨다. 오, 예! 만세! 나 보내고 남은 사람들 모두 회식 간 것은 알았지만, 삼겹살과 이승환을 바꿀 수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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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가 덜 된 것인지,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1회 때보다도 참여율이 아주 저조했다. 외규장각 도서가 대여라는 형식으로라도 돌아와서 그런 것일까? 허클베리핀의 보컬은 보기만 해도 숨막히게 생긴 가죽 자켓을 입고 나왔는데 깡말라서 안 더운 것일까 궁금하게 만들었다. 한곡 끝나고 바로 벗는 걸 보니 덥긴 더웠나 보다. 두번째 나온 3호선 버터플라이는 긴 생머리를 풀고 나왔는데 가죽 자켓보다 더 더워 보여... 하지만 헤드뱅잉을 포기할 수 없지... 덥다면서 머리는 절대 안 묶는다. 하하핫!

 

 

마지막에 나온 울 공장장님과 모처럼 신나게 놀았다. 그 전주에 있던 포스코 음악회 떨어져서 속상했는데, 다행히 여기서 만났다. 강풀의 26년 영화화에 대한 성원을 부탁했다. 지난 주에 3억 정도 모였던데 이번 달 안에 10억을 어찌 모으나... 걱정이다.ㅜ.ㅜ

영화 <26년> 대국민 크라우드펀딩

 

8. 금요일에는 교생 실습 마지막 날이라고 학교 측에서 식사를 제공했다. 미리 말해줬으면 점심을 안 먹고 출근하는 건데 낭패! 배불러서 못먹겠다고 하니 무조건 먹어야 한다고 한다. 저녁을 땡겨먹는다고 생각하고 밥을 먹었는데, 시험 끝난 날이라고 어느 반에서 회식을 하는데 거기 다 불려갔다. 메뉴는 해물찜! 오오오, 내가 안 먹는 메뉴야...;;;; 근데 자꾸 소주를 권하셔.... 그래서 본의 아니게 소맥을...ㅎㅎㅎ

 

9. 최근에 가장 즐겁게 본 프로그램으로 '불후의 명곡2'가 있다. 좋아하는 프로인데 임태경이 나와서 더 좋았다. 그래서 나와 뮤지컬을 자주 보곤 했던 진주 언니와 '울지마 톤즈'를 예매했다. 임태경이 이태석 신부로 나온다고 하길래... 그런데 막판에 조율이 잘 안 되어서 출연이 취소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잽싸게 임태경 콘서트 '불후의 명곡'으로 갈아탔다. 하하하....

 

근데 또 막판에 일이 꼬여서 언니는 토요일 공연을 못 오고 일요일 공연으로 갈아탔다. 해서 나는 혼자 다녀왔다. 팬클럽 단관으로 가장 저렴한 좌석을 골랐는데 이게 8% 할인된 공연이다. 근데 공연 나흘 전에 티몬에서 반값 티켓이 풀렸다. 오마이갓! 나보다 훨씬 좋은 좌석이 내표보다 훨씬 싸...-_-;;;;; 뭐 어쩔 수 없지.

 

공연은 30분 지연되어서 시작했고, 2시간에서 조금 부족한 시간으로 끝났다. 게스트는 두팀. 소향이 노래 잘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라이브로 들으니 더 대단했다. 임태경은 여전히 귀공자풍으로 우아하게 노래를 불렀다. 좋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그 두시간 동안 울 공장장 생각을 더 많이 했다. 공연은 종합 예술이어서 가수가 노래 잘 하는 것만으로 꽉 채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음반도 나오는데, 알리 때와 마찬가지로 방송 버전 라이브가 아니라 스튜디오에서 재녹음한 버전이다. 알리 음반을 사놓고 한 번 밖에 못 들었다. 라이브 때의 감동을 받지 못해서다. 그래도 의리가 있지, 이 음반은 사야겠다.

 

 

 

 

 

 

 

10. 스맛폰을 구입했다. 쿠팡에서 기기변경으로 추가 요금 없이, 요금제는 현재 그대로다.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선 인터넷을 쓸 수 있찌만 3G를 쓰지 않으니 인터넷이 자유롭지 않다. 해서 KT 에그를 구입할 생각이다. 와이브로 10기가던가 20기가던가 쓸 수 있다고 알고 있다. 내 폰은 모토로라인데 어제 교보에 가서 케이스를 구입하려고 보니 모토로라는 취급하지 않는다고... 아 빈정 상해..ㅜ.ㅜ

 

스맛폰이 처음인 나는 자판 쓰기가 아주 힘들다. 'ㅎ'자를 못 눌러서 이름을 입력할 수가 없어...;;;;; 암튼 임태경과 이승환 생각을 많이 했던 터라 카톡 이름은 미중년♡으로 정했다. 쓰고 보니 권교정 작가님도 생각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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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5-28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끙.
인터넷이 자유롭지 않은 스맛폰이라면 whatsapp 제대로 사용하기도 불편한데. 차라리 1기가나 2기가 주는 걸 사용하는 요금제를 쓰는건 어때요? ㅜㅜ

마노아 2012-05-28 21:36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왓썹 어케 하는 건지 몰라서 담에 다락방님 만나면 물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핸드폰 요금이 한달에 고작 13,000원 이하로 나오거든요. sk텔레콤은 34요금제도 데이터 한달에 200메가밖에 안 주거든요. 그래서 요금제는 그대로 가고 케이티 에그로 와이브로 10기가나 20기가 신청하려고 해요. 아직 신청 전이지만요.^^;;;

무스탕 2012-05-28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살아 있어요오오오오~~~~~
지금 내 눈은 무지 뻑뻑하고 깝깝하고 그렇지만 오랜만에 마노아님께 잊지 않고 인사 올리는 센스 :)

마노아 2012-05-28 21:36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소식 궁금했어요. 얼매나 바쁘셨기에 이리도 소식이 뜸했나요. 반가워요. 와락!!!

순오기 2012-05-29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가지로 고생하셨네요~ 그래도 눈과 귀가 호강했으니 됐죠.^^

마노아 2012-05-30 17:13   좋아요 0 | URL
아아아, 오늘의 삽질을 생각하면 고생의 고자도 못 꺼내요. 아아아....ㅋㅋㅋ
 

 

 

역사박물관에서 온 메일을 보고서 다녀와야겠다고 결심했던 사진전이다. 보통은 혼자 가는 편인데 이날은 친구와 함께 갔다. 확실히 동행이 있으니 마음이 급해져서 여유있게 보지 못한 게 다소 아쉽다. 그러나 이날은 굽이 있는 샌들을 신었던 터라 발이 아파 나도 오래 서 있기 힘들었다. 어디든 앉을 수만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 기세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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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꽤 많이 찍었는데 편집하다가 힘들어서 몇 장만 골라냈다. 전에는 사진 올리고 마우스 오른쪽 버튼 눌러서 이미지 크기를 변경할 수 있었는데, 요새는 html을 체크하고 바꿔줘야 해서 좀 더 손이 많이 가게 되어버렸다. 기본 크기가 560으로 고정되어 있어서 사진을 좀 더 크게 올리고 싶을 때는 많이 아쉽다. 게다가 요새는 사진 클릭해도 팝업으로 안 뜬다. 포토리뷰가 아닌 이상... 여러모로 아쉽아쉽....

 

 

청계천변 노천시장 1947.5.31

 

강산이 몇 번 바뀐 시간인가. 달라도 한참 다른 게 맞다.

 

 

미군댄스홀 1947.6.23

입구에 댄스홀 운영시간이 적혀 있다. 어두워서 잘 안 보이지만 사진 속 여자분이 신은 구두가 어째 마음에 든다.

 

 

중앙청에 내걸린 북한 인공기를 내리고 있는 미해병대 1950.9.27

중앙청에 유엔기를 걸고 있는 군인들 1950.9.29

 

크기 차이가 장난 아니네. 이것도 의도된 것인가??

 

 

전쟁 중 안전수칙 1952.4.9

철모를 쓴 사람은 아직도 "살아 있다", "철모를 써라"

 

어쩐지 철모를 '안전벨트'로 바꿔서 읽고도 싶다.

 

 

중공군의 공격을 피해 한강 부교를 건너는 피난민들 1951.4.29

 

저 장면을 보니 언뜻 '온양이'가 떠올랐다.

 

  모진 추위 대신 따뜻한 볕이 내리기를...

 

 통일을 노래하다.

 

 

 

 

 

 

 

전쟁 중 부모를 잃은 고아 1951.2.16

 

저 어린 아이의 얼굴에 이미 표정이 사라졌다. 텅 빈 표정. 아이는 앞으로 살아가야 할 제 막연한 미래를 이미 느꼈을 것이다.

 

 

폐허가 된 종로 일대 1951.3.16

뒤로 북악산이 보이고 오른쪽에 조계사 건물이 보인다.

60년 전 종로의 모습이 이랬다. 시대도 그랬고 전쟁의 상흔도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

 

 

거리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 여인들 1951.5.3

부서진 건물에 문을 연 가게 1951.10.24

 

전쟁의 와중에도 일상의 삶은 꾸준히 진행된다. 당연한 일!

 

 

한 운동구점에 진열된 훌라후프 1958.12.26 후라후뿌 대매출이라고 적혀 있다.

훌라후프 판매를 위해 시범을 보이고 있는 청년 1958. 12.11

청년이었구나...;;;; 근데 머리띠 하고 계심???

 

 

이승만 대통령 84회 생일 경축행사 1959.3.26  

 

천년 만년 살 줄 알았을까? 욕심사나웠지...

 

 

3.15 부정 선거 규탄 시위 진압 1960.3.16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물대포 발사 1960.4.19

 

역사가 깊은 물대포구나....-_-;;;;

 

휴전 성립하고 무기 반납하는 사진이 있었는데 전두환 생각이 났다. 월남전에서 무기를 암시장에서 사서는 포획한 거라고 상부에 보고했다던데....;;;;;

 

그리고 이 후기를 쓰는 지금은 '더킹 투하츠'가 더 간절히 떠오른다. 토요일에 올림픽 공원 오고 가는 지하철 안에서 보았는데 사람도 많건만 눈물 나서 혼났다. 분단된 조국에서 산다는 것의 위험성과 살벌함을 오감을 통해서 전달해 주었다. 우리에게 이토록 간절히 필요한 통일인데, 왜 간절히 통일을 원하는 것이 죄인 취급 받는 세상이 되어버렸는지 황망하다.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는 이것이 종북 좌파의 실체라며 나름의 사진전을 열고 계신 할아버지들이 계시다. 귀가할 때 여기서 버스로 갈아타는데 날마다 가슴이 뻑뻑해진다.

 

그건 그렇고, 승기! 정말 잘 자라주었구나. 그리고 홍작가와 이피디님 조합, 이번에도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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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기 서울을 보고 나오자니 옆쪽에 전시관이 하나 더 있다. 이탈리아 사람 로쎄티가 본 서울을 담아내었다. 어찌 보면 이쪽이 볼거리가 더 많기도 했는데, 이미 발바닥이 지나치게 중력의 압박을 받고 있어서 설명을 꼼꼼하게 읽지 못했다. 아쉽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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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웃 영화의 범죄자들 수감됐을 때 찍은 사진처럼 보인다. ㅎㅎㅎ

 

 

 

 

 

저 장갑, 사람 손이 들어가는겨? 혹시 더운 물에 빨아서 줄어들었나???

 

 

글씨가 지나치게 디지털 느낌이다. 뭐 귀엽긴 하지만...

 

 

 

 

 

물지게도 무거워 보이는데, 저 안에 물이 가득 담기면 얼마나 무거울까. 그리고 문득 든 생각인데, 똥지게는 더 무거울 것 같아...;;;;;

 

 

방망이 파는 노인이다. 방망이 깎는 노인이 자동으로 떠올랐다. 중학교 때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수필인데 말이지... 누가 썼더라??

 

 

가마가 곧 노점이 되어버렸다. 리어카의 대한제국 버전 같다.

 

 

 

 

아득히 넓어 보인다. 저렇게 건물들이 낮으니, 어쩌다가 높은 건물 위층에서 보면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보다 낮게 사는 것처럼 보일지도...

 

 

지도 접시 좋아! 역사박물관 앞 뜰에 고지도 모양의 분수대가 있다. 흑백일 때가 더 멋있었는데 아주 화려하고 컬러풀한 조명을 깔아서 운치가 사라져버렸다. 역시 아쉽아쉽....

 

 

책에 실린 사진이다. 외국인들 입장에선 무척 신선했을 것이다.

 

 

백년 전 책에도 저렇게 펼침 인쇄가 가능했구나!

 

 

150년 전인데, 몇 백년은 더 되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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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오면서 어떤 책이 생각이 날까말까 했다. 다행히 떠올랐다.

 

 대한제국의 제3대 이탈리아 영사를 지낸 카를로 로제티(Carlo Rossetti, 1876~1948)가 남긴 책 <꼬레아 에 꼬레아니(Corea e Coreani)>에 실린 사진 450여 장과 그에 대한 객관적이고 상세한 해설이라고, 책 정보에 써있다. 이 책, 중고샵에서 건지고 만세~를 불렀는데 아직 못 읽었다. 책을 먼저 보고 전시회를 봤으면 더 반가웠을 것이다. 이제 반대로 기억을 더듬으며 책을 봐야겠다. 이렇게 밀린 책은 늘 많지만, 뭐 언젠가는 보겠다는 다짐은 변함 없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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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5-29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덕분에 접하기 어려운 전시회도 종종 보게 되네요. 감사~~~ ^^
오늘 무등산 숲해설하신 강사님이 숭례문 앞 남지 없애서
결국 화마가 한 인간에게 씌웠다는 얘기하셨어요.ㅜㅜ

마노아 2012-05-30 17:13   좋아요 0 | URL
즐겁게 봐주시는 분이 계셔서 기뻐요.^^
숭례문... 정말 슬퍼요.ㅜ.ㅜ 화마가 잡아가야 할 이는 따로 있는데...;;;;
 
다산어록청상 푸르메 어록
정민 지음 / 푸르메 / 2007년 9월
절판


이것과 저것

내게 없는 물건을 바라보고 가리키며 ‘저것’이라 한다. 내게 있는 것은 깨달아 굽어보며 ‘이것’이라 한다. ‘이것’은 내가 내 몸에 이미 지닌 것이다. 하지만 보통 내가 지닌 것은 내 성에 차지 않는다. 사람의 뜻은 성에 찰 만한 것만 사모하는지라 건너다보며 가리켜 ‘저것’이라고만 한다. 이는 천하의 공통된 근심이다. 지구는 둥글고 사방 땅덩어리는 평평하다. 천하에 내가 앉아 있는 곳보다 높은 곳이 없다. 그런데도 백성들은 자꾸만 곤륜산을 오르고 형산과 곽산을 오르면서 높은 것을 구한다. 가버린 것은 좇을 수 없고, 장차 올 것은 기약하지 못한다. 천하에 지금 눈앞의 처지만큼 즐거운 것이 없다. 하지만 백성들은 오히려 높은 집과 큰 수레에 목말라하고 논밭에 애태우며 즐거움을 찾는다. 땀을 뻘뻘 흘리고 가쁜 숨을 내쉬면서 죽을 때까지 미혹을 못 떨치고 오로지 ‘저것’만을 바란다. 하여 ‘이것’이 누릴 만한 것임을 잊은 지가 오래되었다. -「어사재기」
-16쪽

시비와 이해의 네 가지 조합이 만들어내는 네 가지 삶의 등급이 있다. 옳은 일을 해서 이롭게 되는 것이 첫째요, 옳은 일을 하다가 해롭게 되는 것이 둘째다. 그른 일을 해서 이롭게 되는 것은 셋째다. 그른 일을 하다가 해롭게 되는 것이 넷째다 옳은 것을 지켜 이로움을 얻기란 쉽지 않다. 옳은 것을 지키다가 해를 입는 것은 싫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른 일을 해서라도 이로움을 얻으려고 하다가 마침내 해로움만 불러들이고 만다. 첫째는 드물고 둘째는 싫어 셋째를 하다가 넷째가 되고 마는 것이다.

-19쪽

만족을 모르는 삶에 기쁨은 없다. 미래를 꿈꾸려거든 현재를 경영하라. 내일은 알 수가 없다. 자손은 내가 아니다.

-25쪽

땅은 달아나지 않는다. 하지만 땅문서는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수시로 주인이 바뀐다. 변치 않을 마음의 주인이 되어야지, 고작 땅주인 되는 데 인생을 걸어서야 되겠는가?

-29쪽

사람은 생긴 대로 노는 것이 아니다. 노는 대로 생긴다. 상은 자꾸 변한다. 사람은 나이 들면서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33쪽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지키려 드는 것은 집과 땅 같은 것들이다. 지켜야 할 ‘나’ 는 내버려둔 채, 달아날 염려 없는 물건만 지키려고 난리다. 내가 나를 잃으면 그 많은 물건을 다 지녀도 내 것이 아니다. 한번 떠난 나는 돌아올 줄 모르고, 주인 잃은 빈집에 허깨비만 산다. 이익과 명예, 부귀와 여색에 빠져 떠나버린 나를 어디서 찾아 데려올까?

-43쪽

사람은 제 이름값을 하고 살아야 한다. 이름값을 하려면 명실이 상부해야 한다. 겉 다르고 속 다른 것, 소문보다 실제가 못한 것을 군자는 부끄러워한다. 이름은 내가 얻으려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름은 행위의 결과일 뿐이다. 없는 것을 만들고, 작은 것을 크게 부풀려 얻어지지 않는다. 성실한 노력의 결과로 얻어진 이름 앞에 겸손할망정 부끄러워할 것은 없다. 정작 부끄러운 것은 갖춘 것 없이 얻은 헛된 명성이다. 이런 것은 오히려 재앙에 가깝다.

-83쪽

공부는 부족함을 아는 데서 새로 시작된다. 하지만 초심자일수록 자꾸 드러내고 자랑하려 든다. 논문을 쓰라고 하면 자기가 읽은 것을 다 늘어놓는다. 잔뜩 썼지만 알맹이도 초점도 없다. 미사여구를 늘어놓는 것을 시로 알고, 달콤한 말을 문장으로 여긴다. 잘못을 지적하면 부끄러워 더 분발하는 것이 아니라, 제까짓 게 하면서 원망을 품는다. 오류를 깨달아 인정하는 것이 공부다. 과오를 바탕으로 거듭나는 것이 공부다. 오늘이 다르고 내일이 다른 것이 공부다. 그저 고여만 있고, 저 잘난 맛만 있다면 그런 공부는 해서 무엇 하겠는가?

-97쪽

18세기에 중국에서 간행된 크기가 작은 휴대용 소책자가 조선에서 인기를 끌었다. 소매 속에 넣고 다닐 정도로 작다고 해서 수진본(袖珍本)이라 했다. 그런데 책의 크기가 작다 보니 성현의 말씀이 담긴 경전을 드러누워 보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어찌 감히 성현의 말씀을 자리에 누워서 볼 수 있느냐고 책의 수입을 금지시킨 일이 있다.

-105쪽

시다운 시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근심하지 않는 것은 시가 아니다. 시대를 상심하고 시속을 안타까워하지 않는 것은 시가 아니다. 찬미하고 풍자하며 권면하고 징계하는 뜻이 없다면 시가 아니다. 때문에 뜻이 서지 않고 배움이 순수하지 않으며 큰 도를 듣지 못하여, 임금에게 미치고 백성을 윤택하게 할 마음을 지니지 못한 자는 능히 시를 지을 수가 없다. 너는 힘쓰도록 해라. -연아에게 부침
-164쪽

시는 안타까움에서 나온다. 안타까움이 없는 자는 시를 쓸 생각을 마라. 시인이란 명성을 탐하여 개폼이나 잡으려거든 차라리 붓을 꺾어라.

-165쪽

부지런히 노력해도 검소함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검소함은 아끼고 절약하는 정신이다. 한 번 쓸 것을 여러 번에 나눠 쓰고,. 혼자 쓸 것을 함께 쓴다. 먹고 입는 데 호사를 부리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없다. 육신의 배고픔보다 영혼의 허기를 부끄러워하라. 초라한 의복 말고 빈약한 내면을 다급히 여기라. 아무리 맛난 음식도 한번 침이 닿기만 하면 개밖에 먹지 않는다. 들어갈 때는 다른 것 같아도 나올 때 보면 다 같다. 그러니 냄새나는 똥을 위해 아등바등할 것이 아니라 마음의 곳간을 채우지 못해 전전긍긍해야 한다.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된다.
-2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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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2-05-26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편 빼고는 저자의 감상글이다.
 

커피 흘리지 않고 걸어갈 순 없을까?  

 

제 1611 호/2012-05-21

커피 잔을 들고 걷다 보면 커피가 잔 밖으로 흘러나와 손을 데거나 옷을 버리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조심스럽게 걸으려 해도 커피를 흘리지 않고 걷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 기계공학과의 로우슬린 크레체니코브 교수팀은 사람들이 커피를 들고 걷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평균 7~10발자국 걸으면 커피를 흘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게다가 커피를 흘리지 않고 끝까지 걸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다양한 크기의 컵에 담긴 액체의 고유 진동수를 계산했다. 그 결과 사람의 걸음걸이와 머그컵 속에서 찰랑대는 커피의 고유 진동수가 딱 들어맞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고유 진동수가 같다는 것은 사람이 걷는 박자와 컵 속 커피가 출렁거리는 박자가 똑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걸을수록 공명 현상에 의해 커피의 출렁거림은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특히 컵의 반지름이 7cm, 높이가 10cm인 일반 머그컵에서 이런 현상이 가장 심하게 일어났다. 문제는 갑자기 걷는 속도에 변화를 준다거나 방향을 바꾸면 일정하게 출렁거리던 커피에 카오스가 생겨 커피가 컵 밖으로 빠져나온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피지컬 리뷰 레터 E’ 2012년 5월에 발표됐다.

 

 

 잦은 짜증․불면증, 우울증 아닌 저혈당증?  

 

제 1612 호/2012-05-21

요즘 들어 갑자기 짜증이 늘고 불면증에 시달린다면 우울증보다는 저혈당증일 가능성이 있다.

우울증과 저혈당증의 증상은 비슷한데, 그 이유는 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 때문이다. 사람은 혈당치를 적절히 유지해 뇌에 충분한 포도당을 공급해야 마음도 안정된다. 혈당치 조절은 호르몬의 역할로, 인슐린은 혈당치를 낮추고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등은 혈당치를 높인다. 이때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혈당치를 유지하지 못해 감정기복이 생기거나 졸음, 손발 저림, 가슴 두근거림, 두통 등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건강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혈당치 안정이 중요하다. 혈당치는 호르몬 분비에 따라 조절되고, 호르몬 분비는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조절된다. 혈당치가 완만한 곡선을 그리려면 인슐린이 조금씩 분비될 수 있도록 음식을 먹어야 한다. 탄수화물 섭취량은 줄이고 백미보다는 현미, 식빵보다 통밀빵 등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을 섭취하면 혈당치를 적절히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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