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자가 된 아이 푸른숲 역사 동화 3
김남중 지음, 김주경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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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로 들어오자 산들이 낮아졌다. 여기저기 불타 버린 마을이 있을 뿐 사람 사는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간혹 멋모르고 고개를 내민 사람들은 귀신이라도 본 듯 재빨리 달아나기 일쑤였다. 그때마다 테무게는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두려움은 군대에게 보내는 칭찬이다. 테무게는 자신이 몽골군이라는 것이 더욱 자랑스러웠다.-46쪽

"야, 몽골에 황제가 있지 진도처럼 조그만 섬에 무슨 황제가 있어?"
"작으면 황제 있으면 안 돼?"
"웃기잖아."
선유가 발끈했다.
"진도가 크건 작건 우리나라인데 왜 그게 우스워? 진도에 황제가 있으면 자랑스러워야지 그게 왜 웃기는 건데? 넌 고려 사람 아니야? 왜 자기 나라를 작다고 무시해? 그런 네가 더 웃기는 거 몰라?"-101쪽

후퇴도 작전이었다. 무너지듯 도망치면 적군의 사기를 높여 주고 아군의 피해를 늘릴 뿐이다. -145쪽

"믿을게, 전쟁을 막으려고 했다는 말."
뜻밖의 대답에 송진이가 놀랐다. 송진이가 되물었다.
"믿는다고? 진짜?"
"큰 고백을 하는 사람은 작은 거짓말 안 해."-174쪽

테쿠게가 참가한 첫 전쟁이 끝났다. 직접 적을 쓰러뜨리지는 못했지만 많은 경험을 했다. 전쟁에 필요한 것은 말과 활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거기에 한 가지가 더 붙었다. 그것은 경험이었다. 경험에서 용기가 나온다. 경험 없는 용기는 손잡이 없는 칼이었다. 잘못하다가는 칼을 쥔 사람이 다칠 수 있다.-1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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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든 다 때가 있다 그림책은 내 친구 9
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글 그림, 강무홍 옮김 / 논장 / 2004년 1월
절판


이 책에 나오는 구절들은 전도서 3장 1절부터 8절과 1장 4절에서 뽑은 것이다. 2천년 이상 전해 내려오면서 지혜의 말씀으로 분류된 이 메시지는 종교를 초월해서 수천년 동안 쌓여 온 인류의 경험에서 나왔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메시지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책의 그림이다. 여러 나라의 전통과 문명을 담아내었는데, 그 속에서 역사와 문화가 함께 손에 잡힌다.

"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고"

이 구절은 이집트의 그림에 나왔다. 기원전 2000년에서 1000년 경, 이집트 신왕조 시대 무덤 벽화 양식으로 그린 그림이다. 미라의 신인 아누비스가 죽은 자들을 저승으로 안내하고 있다. 전도서의 구절과 맞아 떨어지는 그림이다.

"심을 때가 있으면 거둘 때가 있다."

일본의 18,19세기에 전성기를 누린 우키요에 목판화다. 우키요에의 독창성과 아름다움은 19세기 파리의 인상파 화가들의 눈에 띄면서 유럽 미술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죽일 때가 있으면 살릴 때가 있고"

멕시코, 7세기 경 코덱스 누탈 양식으로 그린 그림이다. 좀처럼 만나지 못한 낯선 그림이다.

"허물 때가 있으면 세울 때가 있다."

기원전 6세기 그리스의 적회식 도기 양식과 흑회식 도기 양식으로 그린 그림이다. 전시관에서 곧잘 보곤 했던 항아리들이 떠오른다.

"울 때가 있으면 웃을 때가 있고"

인도의 필사본 삽화 양식으로, 이런 그림은 16세기 초에서 17세기에 이르는 무굴 왕조 시대에 꽃을 피웠다. 가뭄과 풍년의 대비되는 희노애락이 대조적으로 그려졌다.

"가슴 깊이 슬퍼할 때가 있으면 기뻐 춤출 때가 있다."

중세 유럽에서 인쇄술이 발명되면서 유행한 목판화 일러스트레이션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의 모습과 남녀가 부부로 맺어지는 축하현장의 모습이 같이 담겨 있다.

"돌을 버릴 때가 있으면 모을 때가 있고"

14세기 푸에블로 인디언들이 의식을 치르던 방인 키바의 벽화 양식으로 그린 그림이다. '태양을 향해 쏜 화살'의 그림이 떠오른다.

"서로 껴안을 때가 있으면 거리를 두어야 할 때가 있다."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 에티오피아의 타나 호 부근의 곤데르 지방에서는 왕실을 위해 필사본을 만들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함께 비잔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갈색 피부의 동그란 눈망울이 무척 귀엽게 보인다.

"얻을 때가 있으면 잃을 때가 있고"

샴이라 불리던 태국에서 발달한 그림자 연극 양식으로 그린 그림이다. 소가죽으로 만든 복잡한 형상 뒤에서 불빛을 비추어 막에 그림자를 만들어 보여주는 그림자 연극은 태국 남부 지역에서 발달했다. 베트남에서도 비슷한 연극이 있다고 본 것 같은데 정확한 이름이 떠오르질 않는다.

"잡을 때가 있으면 놓아 줄 때가 있다."

딱 보아도 중국 스타일 그림이다. 기원전 2000년부터 1000년까지 비단 제조 기술이 발전한 중국은 종이뿐 아니라 비단에도 먹과 수채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다.
한참 시끄러웠던 우리나라의 의궤도 비단에 그려진 그림들. 비단에 그린 그림들은 뭔가 신비로운 느낌들이 있었다. 비단 위의 글씨도 마찬가지!

"찢을 때가 있으면 꿰맬 때가 있고"

12세기부터 16세기까지 번성한 러시아의 이콘화다. 참으로 뻣뻣해 보이는 그림이다.^^

"입을 다물 때가 있으면 열 때가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이 나무 껍질에 그린 그림 양식이다. 동물과 물고기의 내장과 등뼈가 훤히 보이기 때문에 X-선 양식이라고도 하는데 제작 연도는 알 수 없다고 한다. 나로서는 그저 아웃백이 떠오를 뿐이다. ^^

"사랑할 때가 있으면 미워할 때가 있고"

북극 지방에 살던 이누이트 족이19세기에 잘라낸 돌판을 이용해 제작한 판화 그림이다. 얼음과 돌조각에 능하니 판화 예술도 같이 발달한 것이 아닐까.

"싸울 때가 있으면 평화를 누릴 때가 있다."

이란의 세밀화다. 헤라트 지역의 세밀화는 16세기 초 사파위 왕조 때 왕실 후원을 받아 더 발전했다. 그림을 보다 보니 '내 이름은 빨강'이 떠오른다.

"무릇 한 세대가 가면 또 한 세대가 오지만, 이 땅은 영원히 변치 않으리라."

우주에서 본 지구 사진이다. 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그림으로 적절하지 않은가. 무슨 일이든 다 때가 있고, 이 또한 지나간다는 것을...

본문에는 큰 그림과 전도서의 구절만 있다.
각각의 그림에 대한 설명은 책의 맨 뒤에 나온다.
그림과 전도서 말씀만으로도 훌륭하지만, 덧붙여진 설명이 있기에 완성도가 깊어졌다.
예술과 학습의 적절한 균형을 맞춘 책이다. 무엇보다 정성 가득한 그림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무슨 일이든 다 때가 있다.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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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SION 과학

제 1668 호/2012-08-08

[이달의 역사]마라톤은 왜 42.195km일까?

2012년 런던 올림픽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며 다양한 육상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육상 경기는 모든 스포츠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달리고, 뛰고, 던지는’ 동작 없이 이루어지는 스포츠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보다 빨리!(Citius), 보다 높이!(Altius), 보다 힘차게!(Fortius)의 올림픽 표어도 결국은 육상의 정신과 같다.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 숫자가 가장 많은 종목도 육상으로, 무려 47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육상 경기라 하면 100m, 200m, 마라톤 등의 달리기 외에 멀리뛰기, 높이뛰기, 원반던지기, 창던지기 등을 통틀어 말한다. 육상 경기의 유래는 고대 5종 경기에서 찾을 수 있다. 고대 5종 경기는 달리기, 멀리뛰기, 원반던지기, 창던지기, 레슬링으로 고대 병사들의 종합적인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런 고대 5종 경기에는 원시 사냥의 흔적이 남아 있다. 먹잇감을 쫓으려 달려야 하고(달리기), 개울을 훌쩍 뛰어넘어야 하고(멀리뛰기, 높이뛰기), 돌을 던지거나(포환던지기, 해머던지기, 원반던지기), 창이나 화살을 날려야 한다(창던지기). 즉 육상은 ‘인간이 살기 위해 몸부림쳤던 흔적’이고, 인간이 사냥을 안 해도 먹고살 수 있게 되자 스포츠로 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고대 올림픽은 기원전 776년부터 기원후 393년까지 1169년 동안 그리스 제우스 신전에서 5일간 펼쳐졌다. 첫째 날에는 개회식을 열고, 제우스 신을 기리는 제사를 지냈다. 둘째 날에는 약 700m 길이의 U자 트랙 경기장에서 5종 경기가 열렸으며 다음날부터는 그 외의 육상 경기가 펼쳐졌다. 마지막 다섯째 날에는 완전 무장을 한 남자 선수들의 중거리 경주가 벌어졌다. 고대 올림픽 종목은 1896년 근대 올림픽이 열리면서 시대에 맞게 바뀌게 된다.

오늘날 육상 경기는 크게 트랙 경기, 필드 경기, 도로 경기, 혼성 경기 4가지로 나뉜다. 우리가 잘 아는 달리기는 100m, 200m, 400m등의 단거리와 800m, 1500m의 중거리, 5000m, 1만m의 장거리가 포함된 트랙 경기다. 트랙을 벗어나 도로를 달리는 마라톤은 도로 경기에 속한다. 그런데 100m, 200m 등 딱 떨어지는 거리를 달리는 필드 경기와 달리 마라톤은 42.195km를 달려야 한다. 40km도 아니고 42.195km가 된 이유가 있을까.

마라톤의 유래는 전설로부터 시작된다. 기원전 490년 아테네군 1만 명과 페르시아군 10만 명이 아테네 동북방으로부터 40.2km 떨어진 마라톤 평원에서 대전투를 벌였다. 아테네군은 격전 끝에 페르시아군을 물리쳤고, 이 기쁜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페이디피데스(Pheidippides)’라는 병사가 아테네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페이디피데스는 아테네에 도착해 수많은 시민들에게 “기뻐하라, 우리가 정복했다.”는 한마디를 전하고 그대로 쓰러져 죽었다. 페이디피데스가 달린 거리가 42.195km라서 이를 기리기 위해 마라톤 거리로 정해졌다고 전해지지만, 알고 보면 이 이야기는 전설에 불과하다.



[그림] 마라톤 경주로에 세워진 페이디피데스의 동상.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마라톤 전투를 자세히 기록한 헤로도토스의 『역사』 책은 물론, 플루타르크가 기록한 마라톤 전투에도 위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이 전설은 기원후 2세기 때의 작가 루키아노스에 의해 처음 언급됐는데, 아테네까지 달려간 병사가 페이디피데스라고 하는 것도 의문이 많다. 페이디피데스는 원래 페르시아군이 마라톤 평원 근처 해안에 상륙하자 아테네군 사령부가 241.4km 떨어진 스파르타에 긴급 원군을 요청하기 위해 보낸 병사의 이름이다. 그는 꼬박 이틀 동안 달려 원병을 요청했지만 스파르타군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틀 동안 241.4km를 달려가서도 끄떡없었던 페이디피데스가 마라톤 평원에서 전투가 끝난 뒤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아테네까지 40km를 달린 뒤 쓰러졌다는 것도 의문의 여지가 많다. 일부에서는 페이디피데스가 마라톤 평원에서 스파르타까지 원군을 요청하기 위해 달렸던 내용이 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설이 맞는다면 마라톤 거리가 241.4km가 돼야 한다.

아무튼 아테네에서 열린 제 1회 근대 올림픽에서는 이 마라톤 전쟁의 이야기를 스포츠로 승화시켜 마라톤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마라톤 경기의 첫 우승자는 그리스의 목동 스피리돈 루이스(Spiridon Louis)였다. 국왕은 루이스에게 금메달과 우승자의 증서, 그리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루이스는 물을 나르는 데 필요한 좀 더 좋은 마차와 힘센 말만 받겠다고 했을 뿐이다. 한 초콜릿 공장에서는 그에게 평생 무료로 초콜릿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으며, 결혼하자는 청혼도 많이 받았다. 그만큼 당시 마라톤 우승자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그렇다면 마라톤 거리가 42.195km로 결정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의 거리로 결정된 것은 1908년에 열린 제 4회 런던 올림픽에서부터다. 처음에는 출발 지점을 주경기장으로 해 총 42km를 달리기로 정했다. 하지만 호기심 많은 영국 황실 사람들이 “마라톤 출발 모습을 보고 싶다. 출발선을 윈저궁 황실 육아실의 창 아래로 옮겨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 바람에 거리가 195m 더 늘어났고, 이후부터 42.195km로 굳어졌다.

그러나 1912년 스톡홀롬 올림픽 마라톤 거리는 또 변해 40.2km였고,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 땐 42.75km나 됐다. 이렇듯 올림픽 마라톤 코스 길이는 주최 측의 사정에 따라 달라졌다. 결국 1924년 파리 올림픽 때 ‘1908년 런던 올림픽 때를 기준으로 하자’는 의견이 채택돼 현재의 42.195m로 확정됐다. 당시 영국은 모든 분야에서 영향력이 가장 강력했기 때문이다.

육상 경기 중 최장시간이 소요되는 마라톤은 인간의 지구력 한계를 시험하는 극한의 스포츠다. 총 거리도 길지만 트랙이 아닌 도로를 달리는 경기이기 때문에 더위나 주변 소음, 완만하지 않은 경주로 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달리고 또 달린다. 오는 8월 12일 남자 마라톤 경기가 열린다. 전쟁에서 시작해 이제는 만인이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 잡은 마라톤. 마라톤에 얽힌 역사를 알고 보면 경기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글 : 김화성 동아일보 스포츠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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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4 09: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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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4 11: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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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똥과 전쟁 - 세계의 그림책 005 세계의 그림책 5
에릭 바튀 지음, 양진희 옮김 / 함께자람(교학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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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똥 하나로도 전쟁을 시작할 수 있는 어른들의 세계, 그리고 전쟁도 멈추게 하는 아이들의 세계. 서로가 평원하고 열심히 지킬 때 가질 수 있는 진정한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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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방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49
유리 슐레비츠 글, 그림 | 강무홍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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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지혜, 그 지혜보다 더 귀한 겸손함! 비밀의 방에 무엇을 담아 두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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