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쿠, 9월이 홀딱 지나가버렸네!!!

서둘러 작성해 본다.

8월 달에 생각보다 영화를 많이 본 것은 공사 때문이었다. 몇 주에 걸쳐서 우리 집과 아래 층 전반에 걸쳐서 공사가 진행됐다. 온종일 그 드드드드드 소리를 듣노라면 집에 있을 수가 없어 어디로든 뛰쳐나가야 했다. 어떤 날은 시끄러워서, 어떤 날은 화장실이 급해서 극장으로 달려갔다. 그 결과 보게 된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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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출연진이 이미 이 작품의 성격을 절반 이상 말해준 영화였다. 웃기다 싶은 배우들을 세트로 출연시켰다. 오지호는 진지한 연기보다 코믹 쪽이 더 어울리곤 했다. 차태현은 말할 것도 없고.

 

 

 

 

 

 

 

 

 

간서치, 책만 보는 바보 이덕무에게서 연상되는 느낌은 무척 유약한 편인데 이 작품 속 이덕무(차태현)은 무척 적극적이고 노련하며 능글맞기까지 하다. 근데 그게 또 잘 어울린다! 금보다 귀한 권력의 상징' 얼음'을 털기 위해서 서빙고를 노리는 이 패거리들의 한바탕 작전이 재밌게 펼쳐진다. 나름 조선판 오션스 일레븐이다. 조선 제일의 무사 동수 역의 오지호도 고지식하고 올곧은 심지를 지닌 무사 역에 잘 맞았다. 반칙 모르고 뺀질거리는 것 싫어하며 융통성 모르는 성격까지도 말이다.

 

이문식이 특별출연을 했는데 서역에 가보고자 했던 그의 꿈이 무산되었을 때 관객도 같이 안타까웠다. 오우 케이!하며 시원하게 웃던 모습이 애달팠다. 정조 즉위 즈음의 조선 상황을 제법 잘 맞추었고, 실존 인물들과 가상의 인물들도 적절히 섞어냈다. 한마디로 조화의 승리! 그리고 마지막 한방은 송중기가 해냈다.

 

 

아아 이 꽃돌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일찍 나가버린 관객은 보지 못했을 마지막 장면에서 스크린이 환해지는 것을 느꼈다. 가슴이 뿌듯해지며 작품의 완성도를 괜히 업시키며 어깨 으쓱했다. 이 영화 아직도 상영 중인지 모르겠다. 명절 연휴에 가족이 함께 보기 적당한 영화다.

 

 

★★★★

 

49. 나는 왕이로소이다

 

포스터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설마 하니 이 영화가 코미디일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속았다는 것은 아니다. 주지훈이 세종과 세종 꼭 닮은 천민 덕칠의 1인 2역을 해냈는데, 연기의 깊이는 조금 부족했지만 그렇다고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아주 대놓고 코믹을 펼치는데, 태종 역의 박영규가 열 받으면 이단옆차기를 날리는 데서부터 이미 이 영화의 성격은 결정된 것이다. 김수로도, 임원희도 모두 제대로 웃겼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웃겼던 것은 황희 역을 맡은 백윤식 씨의 연기가 아니었나 싶다.

 

생각해 보면, 세종대왕의 업적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이런 게 한 사람이 다 해낼 수 있는 일인가 싶을 만큼. 게다가 인간이 이렇게 완벽할 수는 없는 법! 그를 이렇게 만든 어떤 계기가 있을 거라고 상상해봄직 하다. 영화 속에서 충녕은 세자가 되자마자 궁을 뛰쳐나온다. 도저히 임금이 될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궁궐 담을 넘으려던 자신과 꼭 닮은 얼굴의 덕칠. 그렇게 이들은 왕자와 거지처럼 역할이 바뀌어 서로의 영역으로 뛰어든다. 이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이 세종을 세종답게 만들었다. 덕칠이 뒷간이 급해져서 치르게 된 에피소드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거의 겹친다. 사실 설정도 흡사하다. 완성도를 따지면 광해 쪽이 훨씬 재밌었지만, 이 영화도 유치함을 인정하고 본다면 아주 즐겁게 볼 수 있는 유쾌한 영화다. 결코 돈이 아깝지는 않았다. 역시,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영화다. 아직도 하고 있다면...

별점은 별 셋 반 정도지만 기분 좋게 반올림 해본다.

 

 

 

 

 

 

 

 

★★★★

 

50. R2B 리턴투베이스

 

이 영화는 정지훈이 군대 가기 전에 찍은 건데 뒤늦게 개봉한 거라고 들었다. 대체 왜 여태 기다렸다가 개봉했는지 모르겠다. 그럴 만한 어떤 가치가 있는지? 전투기 조종사들의 일과 사랑에 관한 영화다. 많이, 뻔하다. 굳이 죽일 필요까지 없는데 괜히 등장 인물 하나가 죽은 것 같다. 이어서 터질 나름의 '복수'를 위한 조건으로 말이다. 그런데 신참이 왜 거기에 혼자 고립되었는지가 설명되지 않았다. 좀, 성의가 없었다. 북한 내에서 쿠데타가 일어나서 서울을 침공했고, 그 와중에 결혼을 앞둔 군인이 한명 죽었고, 신참 군인은 어쩌다 보니 홀로 고립되었다. 그 후배를 무사히 귀환시키기 위해 설질 나쁘고 안하무인이지만 실력 뛰어난 정지훈이 나선다. 북한은 나름 협력해서 전투기가 들어오는 것을 허락해 주고. 우리에게서 만만한 공공의 적이 북한이라는 설정이 부담스러웠는지 북한 내 군부 쿠데타로 돌려 세웠는데, 뭐 이것도 그렇게 썩 내키지 않는다. 그래도 볼만했던 것은 그 옛날 백야 3.98이던가? 아무튼 전투기 나오는 작품들은 특수효과가 많이 부족했는데, 이 작품은 그런 면에서는 이제 불만이 없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탑건 찍어도 될 만한 기술 갖춘 것 같다. 그렇다고 영화가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

 

51. 이웃 사람

 

강풀 작가의 이웃 사람을 읽으면서 오싹하기도 했고 감동도 받았다. 요즘처럼 흉악 범죄가 날마다 경쟁하듯이 더 엽기적으로 늘어가는 때에 이웃에 연쇄살인마가 살고 있다고 해도 충분히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동안은 강풀 작가의 작품을 영화로 옮겼을 때 원작을 뛰어넘기는커녕 원작의 재미와 감동을 절반도 살리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작품은 원작을 아주 똑같이 옮겼고, 근데 그게 영화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이미 내용 다 알고 보았는데도 긴장감이 가득했고,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에 감탄하면서 보았다. 특히 김윤진의 연기는 눈물을 쏙 빼게 한다. 죽은 아이가 날마다 돌아오는데, 그 아이의 그 외로운 마음을 들여다봐준 어미의 마음이란, 제 배로 낳은 자식이 아니어도 충분히 어머니의 그것이다.

 

영화는 원작과 엔딩만 조금 차이가 난다. 엔딩에서 새롭게 귀신이 된 양반이 버스에 올라타는 장면이 시각적으로 꽤 인상 깊었는데 그걸 다른 걸로 대체한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 부분도 찍긴 찍었는데 뺐다고 한 것도 같고... 인터뷰를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기억이 왔다갔다 한다. 자신 없으니 패쓰!

명절이라 주차장 문제로 껄끄러웠던 아래층 정육점에서 일부러 고기를 사고, 곱창 냄새를 빨래에 잔뜩 배게 했던 아래층에서는 치약 세트를 들고 왔다. 그렇게 더불어 살아가는 거겠지. 우리 이웃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

 

52. 제이니존스

 

친구와 함께 본 음악 영화다. 친구가 예매를 해서 사실 제목도 모르고 나갔다. 음악 영화는 대체로 실패하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 기대가 있었다. '원스' 같은 대박 작품은 아니지만 그냥 잔잔한 재미가 있었다. 전형적인 나쁜 남자였던 주인공이 자기도 몰랐던 딸을 만나면서, 그것도 같이 음악을 하게 되면서 조금 더 좋은 남자로, 좋은 아버지로 변화해 가는 게 좋았다. 관객이 흠뻑 빠질 만큼 노래가 좋지 않았던 것은 좀 아쉽다. 근데 작품에서 나온 것처럼 남자랑 아이가 정말 닮아 보였다. 눈매가 말이다. 신기해라.

 

제이니 존스의 엄마 역은 엘리자베스 슈가 맡았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였던가? 암튼 엘리자베스 슈의 아주 예뻤던 시절을 기억하는데, 지금은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서 처음엔 그녀인줄 알아보지 못했다. 왠지 내가 다 섭섭하다.

 

★★★☆

 

53. 미드나잇 인 파리

 

아, 이 영화 너무 사랑스러웠다. 우디 앨런 감독은 진정 천재가 아닌가 싶다. 헐리웃에서 잘 나가던 작가인 남주인공은 여자 친구와 파리에 여행을 왔다. 여친과 달리 이 남자는 1920년대 파리가 가장 완벽했다고 생각하며 갈 수 없는 그 시대를 동경하고 그리워하며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12시 종이 쳤을 때 술에 잔뜩 취해서 자동차 한대를 얻어탔을 뿐인데 그곳은 1920년대의 완벽한 파리가 아니던가. 여기서 그는 흠모하고 존경해 마지 않던 여러 예술가들과 교류하게 된다. 남성미 물씬 풍기는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 부부, 바람둥이 피카소와 달리까지. 재밌는 것은 캐스팅을 기막히게 해서 실제 그들이 살아 돌아온 것처럼 보여준다는 것이다.

 

 

젤다 피츠제럴드 사진까지는 찾아보지 않았다. 이미 스콧 피츠제럴드에서 대박이지 않은가!

 

 

 

 

 

 

 

 

 

 

 

 

 

 

헤밍웨이의 젊었을 적 사진을 서점에서 보고는 깜놀했던 기억이 난다. 수염이 덥수룩한 노년의 그의 모습만 보다가 이렇게 핸썸한 얼굴의 작가를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던 것이다. 작품 속 배우는 좀 느끼해 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뭔가 퇴폐적이기도 하고 뭔가 마초적인 모습도 느껴지는데 그게 나름 매력이 있다. 작품에서 남자 주인공에게 결정적인 한 마디를 해주는 반전의 제공자이기도 하다. ㅎㅎㅎ

 

 

 

 

 

 

 

 

 

 

 

 

 

 

 

달리에서 정말 빵 터졌다! 저 동공하며 손가락까지, 모두 달리처럼 보인다. 아, 완전 웃겼다.

 

 

 

 

 

 

 

 

 

 

 

 

 

 

 

피카소 젊었을 적 사진은 못 찾았는데 대충 이미지가 비슷해 보인다. 고집스럽고 완고해 보이는 저 표정 좀 보라지...

 

 

 

 

 

 

 

 

 

 

 

 

 

영화가 90여 분 정도로 무척 짧은 편인데 잠시도 가만 두지 않고 빵빵 터뜨리는 깨알 같은 재미가 있었다. 파리의 그 낭만적인 밤이랑, 비에 젖은 거리의 모습, 이미 떠나온 앞선 시대를 끊임없이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감동과 재미가 어우러진 수작이다. 무엇보다 제작비를 그리 많이 들였을 것 같지 않은데도 완성도가 훌륭하다. 이렇게 로맨틱하고 이렇게 기분 좋은 영화라니! 포스터만 봐도 사랑이 뚝뚝 흐른다. 아, 이 영화 참 좋다. 별 다섯 만점에 별 열 개 주고 싶다.

 

 

★★★★★

 

54. 케빈에 대하여

 

아, 이 영화는 제목을 읽으면서 벌써 마음이 무거워진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자유로운 삶을 즐기던 여행가 에바는 토마토 축제에서 만난 남자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가졌고 결국 출산을 하기에 이르렀다. 하룻밤의 열정에 대한 대가는 가혹했다. 에바가 준비가 안 된 것도 사실이었지만, 그녀의 아이가 지나치게 남달랐다. 아이는 엄마와 단 둘이 있는 동안에는 자지러지게 울었고 아빠가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방긋 웃으며 잘 논다. 당연히 남편은 아내가 유난을 떠는 거라고 생각했다. 아이는 여섯 살이 되기까지 기저귀를 찼다. 대소변을 못 가려서가 아니라 '안' 가렸던 것이다. 엄마를 괴롭히기 위해서. 엄마를 자신 옆에 꼭 붙잡아두기 위해서.

 

아들 케빈은 엄마에게 집착했다. 네가 태어나지 않았을 때가 더 좋았다고 아기 적에 했던 말에 대해서 보복이라도 하듯이 더더더 엄마가 자신에 대해 한탄하게 만들었다. 철저하게 남들 앞에서는 멀쩡한 아들 행세를 하면서. 그 아들의 행각은 엽기적인 가학을 뛰어넘어 돌이킬 수 없는 폭력으로 치달았다. 희대의 살인마가 된 것이다. 또 다시 엄마와 둘만 남게 되었다. 케빈은 엄마가 자신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이렇게 비뚤어진 사랑으로만 엄마를 붙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단순히 애정 결핍이란 이유를 붙이기엔 케빈의 죄가 너무 컸다. 그 뒷수습을 묵묵히 감당해내는 에바의 남은 생이 가엾고 가여웠다.

 

 

케빈 역을 맡은 이즈라 밀러의 창백한 얼굴과 사람을 뚫어볼 것 같은 강렬한 눈빛의 조화가 무서웠다. 이 아이가 저지를 일들이 두려워서 영화를 보는 내내 더 긴장하게 되었다.

 

 

여동생은 정말 사랑스러웠다. 에바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문제가 있어서 케빈이 저렇게 된 것인가 고민을 했지만, 둘째 아이와의 평범한 모녀 관계를 떠올린다면 역시 에바가 아니라 케빈이 문제였다. 아들의 상태가 이렇다는 것을 남편도 모르는데 도대체 누구와 의논을 하며 누구와 이 문제를 풀어갔을 것인가. 그러니 이 영화의 포스터처럼 '너의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이 에바에게는 천형처럼 보인다.

 

 

틸다 스윈튼은 많지 않은 대사 속에서 저 지친 표정으로 영화의 많은 것을 표현해 내었다. 아무리 극이라지만 이 영화를 찍는 동안 연기자 자신도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스릴러 소설에서는 미성년자가 자신이 미성년이라는 것을 이용해서 죄값을 치르지 않는 것에 대해 종종 언급되고는 한다. 케빈 역시 열여섯 생일을 얼마 앞두고서 범행을 저질렀다. 그리고 이년의 시간이 흘렀고 이제 성인이 되어 교도소로 옮겨가게 되자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두려이 뭔지 케빈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아래 지식e 동영상처럼 그가 바라는 것은 이제 '동정심' 차례일까.

 

에바는 케빈과 거리를 둔다. 버리지도 않지만 집요하게 파고들어 이유를 묻지 않았다. 그 인내의 시간은 에바에게도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영화는 붉은 색과 파란색을 잘 대비시켜서 에바를 조명한다. 토마토 축제의 붉은 색은 에바에게 원죄와도 같은 시작점이었을지 모른다. 이웃들의 테러로 온 집안이 붉은 페인트로 도배가 되었을 때 묵묵히 닦아내는 장면도 그렇다. 반면 파란색은 다시 출발하려고 애쓰는, 어떻게든 회복하고 싶어하는 에바의 마음을 비쳐준다. 속죄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것이 에바 자신이든, 아들 케빈이든...

 

 

 

 

 

 

 

 

 

케빈(으로 대변되는 사람)에 대하여 얘기하는 것은 몹시 조심스럽다. 이런 소시오패스, 혹은 사이코패스가 결코 영화 속에서만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세상 일에는 인과 관계라는 것이 성립하는 편이지만, 이렇게 설명될 수 없는 사회악도 분명 존재한다. 얼핏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가 떠오른다. 참 어렵고 무서운 세상이다.

 

 

★★★★★

 

55. 대학살의 신 

 

로만 폴란스키 감독에 조디 포스터, 케이트 윈슬렛, 크리스토프 왈츠 주연이다. 남은 한 명은 케빈에 대하여에서 아버지로 나왔던 존C. 라일리다. 프랑켄슈터인처럼 생겼는데 여기저기 많이 나온다.ㅎㅎ

 

제목이 어마어마해서 인상적인데, 그것 말고도 익숙하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몇 해 전에 대학로에서 연극으로 이미 접했었다. 영화를 보니 확실히 생각이 났다. 연극에서도 문제의 가식덩어리 '꽃'이 나왔고 그 부분에서 막 웃었던 게 떠올랐다. 이 영화는 짧다. 90분 내내 네 명의 주인공이 거실에서 내내 말싸움을 벌인다. 처음엔 아이들이 싸웠고, 그래서 가해 학생 부모가 사과를 하러 왔고, 그러다가 언쟁이 심해지면서 어른 싸움으로 변해가는 게 내용의 전부다. 그 과정에서 지적이고 매너 좋고 교양 있고 성격 좋았던 이들이 지독한 독설가에 진상의 진상으로 거듭난다. 사실은 이쪽이 본모습이었달까. 아니, 두 모습 다 이들의 진정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표면에 내세웠든, 속으로 감추었든.

 

아무튼 제작비라고는 배우들의 출연료 외에는 별로 쓴 게 없을 것 같은 영화인데 그럼에도 충분히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해 주었다. 근데 배우들은 저 다다다다 대사 외우기 안 힘들었나 모르겠다.

 

★★★★★

 

영화는 이렇게 8편을 보았다. 중간에 내셔널지오그래픽전을 예매했었는데 광복절 전까지 봐야 하는 티켓이어서 시간이 맞질 않아 취소를 했다. 그 전시회는 아직도 진행중이지만 작년에도 보고 왔으니 굳이 다시 챙겨보고 싶지는 않다. 사진전은 취소했지만 '한번 더 회고전'을 보았으니 아쉬울 일은 전혀 아니다. 이번에도 나는 무한 앵콜을 자랑한 '빠데이'는 티켓을 쥐지 못했다. 이날 공연에서 이승환은 본공연에서 27곡을 불렀고, 앵콜로 22곡을 추가로 더 불렀다고 한다. 세상에... 다녀온 사람들 좋겠다.ㅜ.ㅜ  

 

 

 

 

선곡 리스트

 

좋은 날
나는 나일 뿐
내게
내가 바라는 나
그가 그 녈 만났을 때
애원
첫 날의 약속
그대는 모릅니다
너에게만 반응해
사랑하나요
푸른 아침 상념
체념을 위한 미련
오글송
너의 기억
참 쓰다
마지막 인사
외면
이 노래

A/S
크리스마스 위시즈
못말리는 봉팔이
루머
WARNING
소통의 오류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개미혁명

ENCORE
1.나는
내 생애 최고의 여자
2.제리제리고고
덩크슛
3.세가지 소원
화려하지 않은 고백
4.물어본다
심장병
5.퀴즈쇼
멋있게 사는 거야
6.dear son
너를 향한 마음
7.기다린 날도 지워질 날도
착한 내 친구
8.완벽한 추억
슈퍼히어로
9.단독 전쟁
붉은 낙타
10.하찮은 사랑

11.그냥 그런 이야기
이별기술자

그리고 세현군 피아노 연주회 참석한 것이 나름 문화 생활이면 문화 생활이다. 연주는 3분 안에 끝났지만 참가자가 워낙 많았으니까. 당시 참가상으로 받은 연두색 프라이팬에 계란 프라이 잘 해먹고 있다. ㅎㅎㅎ

 

펼친 부분 접기 ▲

 

서둘러 8월의 문화생활을 정리했다. 그리고 이제 9월의 문화생활을 정리할 차례다. 하하하...;;;;


바람과함께사라지다, 김주호, 차태현, 오지호, 민효린, 성동일, 신정근, 고창석, 송종호, 이채영, 천보근, 김향기, 남경읍, 이문식, 이덕무, 정약용, 백동수, 정조, 얼음, 코믹, 사극, 오션스일레븐, 서빙고, 서자, 나는왕이로소이다, 장규성, 주지훈, 백윤식, 변희봉, 박영규, 임원희, 이하늬, 백도빈, 김수로, 세종, 세종대왕, 1인2역, 왕자와거지, 충녕대군, 양녕대군, 황희, 코미디, R2B, 리턴투베이스, 김동원, 정지훈, 유준상, 신세경, 김성수, 이하나, 이종석, 조성하, 오달수, 정석원, 공군, 전투기, 북한, 탑건, F15, 피스아이, 골든이글FA50, 이웃사람, 김휘, 강풀, 김윤진, 마동석, 김새론, 김성균, 임하룡, 도지한, 장영남, 천호진, 김정태, 정인기, 차광수, 만화원작, 이웃, 제이니존스, 데이비드M.로젠탈, 아비게일브레스린, 알레산드로니볼라, 엘리자베스슈, 브리터니스노우, 피터스토메어, 조엘무어, 데이빗리스미스, 프랭크월리, 음악영화, 로드무비, 미드나잇인파리, 우디알렌, 오웬윌슨, 마리옹꼬띠아르, 레이첼맥아담스, 애드리언브로디, 칼라브루니, 케시베이츠, 마으클쉰, 알리슨필, 톰히들스턴, 코리스톨, 레아세이두, 커트풀러, 게드엘마레, 미미케네디, 니나아리안다, 데이빗로우, 릴미르크, 다니엘런드, 귀욤고익스, 미셀빌레모, 티에리한시세, 마르시알디폰조보, 안드리안드밴, 케네스에델슨, 서지배그더사리언, 톰코르디에, 오드리프류롯, 마리소나콘드, 소니아롤랜드, 로렌트스필보겔, 로랑클라렛, 사바로로브, 카린바나스, 올리비에라보르딘, 마리안느바슬레, 파리, 헤밍웨이, 피카소, 피츠제럴드, 달리, TS엘리엇, 거트루드스타인, 린램지, 틸다스윈튼, 이즈라밀러, 소시오패스, 모성, 스티븐소더버그, 오렌지상, 케빈에대하여, 대학살의신, 로만폴란스키, 조디포스터, 케이트윈슬렛, 크리스토프왈츠, 존C왈츠, 연극원작, 고품격막장코미디, 애들싸움, 어른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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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jinkang 2023-05-21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지? 심하다.
 
곰 씨족 소년 사슴뿔이, 사냥꾼이 되다 - 신석기 시대 사계절 역사 일기 1
송호정.조호상 지음, 김병하 그림 / 사계절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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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서 늘 돋보이곤 했던 사계절의 역시 우수한 기획을 자랑하는 역사 일기 시리즈 첫번째 책이다. 한국 생활사 박물관의 조금 더 어린 독자들을 위한 새 버전이랄까. 순서도 일치한다. 이 책은 그 첫번째로 '신석기 시대'를 다루고 있다. 대표적인 선사 시대의 한 대목을 자른 것이다. 접근도 좀 더 쉽게 주인공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일기' 형식이다.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만 딱딱하지 않고 어린 아이의 눈높이가 고려된 책이다.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이들의 일년 생활살이를 들여다보면 된다. 이 책은 3월 24일, 그러니까 봄부터 시작해서 겨울까지 이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갔는지를 찬찬히 보여준다. 생활상을 보여주니 이들이 어떤 음식을 먹었고 어떤 집에서 살았으며, 사냥은 또 어떻게 했는지 등등 자세한 삶의 모습들이 모두 소개된다. 역시, 기획이 참 좋다.

 

 

보조 설명이 필요할 때는 책날개를 활용했다. 날개를 펼치면 해당 분야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이들의 도구와 그것들을 사용하는 방법 등이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펼쳐보는 재미도 제법 크다.

 

 

'씨족 사회'라는 말은 글자가 어려운 것도 아니건만 어린이 눈높이에는 어려운 단어일 수 있다. 그것을 여러 씨족과의 관계를 도표로 작성해서 표현해 주었다. 쉽고 간략한 설명이 눈에 팍팍 들어온다.

 

그림 보는 재미도 크다. 김홍도의 '씨름도'를 보는 듯한 구도가 인상 깊다. 안정적이면서 역동적이고, 글과 그림의 조화도 훌륭하다.

 

이야기는 또 어떻던가. 어른은 어른으로서, 아이는 또 아이답게 그 특성을 잘 보여준다. 사슴뿔이의 누나가 상을 받기 위해서 도토리 줍기에만 열중한 동생과 달리 마을 사람 모두가 함께 와서 식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득하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그래, 나이는 거저 먹는 게 아니지. 이런 성숙미가 사람을 또 아름답게 만들지... ^^

 

 

치레걸이가 예쁘다. 저 시대 사람들에게는 나름 소중한 패션 아이템이었을 테니까. 조가비 팔찌에는 이들만의 로맨스도 섞여 있었다. 아, 이야기가 참 예쁘다.

 

이들에게 식량이 얼마나 중요하고 절박한 것인지, 그 식량을 확보하고 지키기 위해 지켜야 할 것들, 그 와중에 싹트는 인간의 욕심과 반성, 또 용기와 지혜가 잘 어우러져 완성된 이야기를 꾸몄다. 이야기 보따리로서도 훌륭하지만 그것을 통해서 정보를 전달하는 능력은 더 탁월하다. '한국 생활사 박물관' 시리즈도 아주 재밌게, 유익하게 보았는데 이 시리즈도 못지 않아 보인다. 다음 시리즈도 연이어 읽어봐야겠다. 다행히 조카에게 남은 시리즈가 더 있다. 첫번째 시리즈는 내가 선물해서 세트를 완성해 줘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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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10-01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석은 잘 지냈나요? 보름달 보고 소원도 빌고...^^
사계절 역사일기 시리즈, 정말 기획이 돋보이는 책이죠!!

마노아 2012-10-01 17:01   좋아요 0 | URL
보름달 보면서 제 반려자에 대한 고민을 살짝 했어요. ㅎㅎㅎㅎ
이 시리즈 참 좋아요. 순오기님이 자주 극찬하셨죠.^^
 
날아라 애벌레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13
허정원 글, 최정현 그림 / 꿈터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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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나무, 주황 나무, 노랑 나무, 그리고 초록 나무도 있는 숲입니다.
시냇물은 졸졸졸 아름답게 흐르구요. 시냇가에는 예쁜 친구들이 살고 있어요.
빨간 애벌레 한 마리, 빨간 애벌레 두 마리, 세 마리, 그리고 네 마리, 다섯 마리...
빨간 애벌레들은 사이좋게 살고 있었지요.
그런데 여기에 낯선 초록 애벌레 한 마리가 나타났어요.
초록 애벌레가 같이 놀자고 하자 빨간 애벌레들은 싫다고 아우성을 쳤지요.
초록 애벌레는 그만 외톨이가 되고 말았어요.

숲속에는 숲속 친구들을 돌봐주는 할머니도 계십니다.
할머니는 애벌레들이 무언가를 잘 할 때마다 점 하나씩을 주셨어요.
빨간 애벌레들은 오늘도 할머니께 점 하나를 받았답니다.
벌써 점이 8개, 이제 하나만 더 모으면 무당벌레가 될 수 있어요.
빨간 애벌레들은 점 받을 생각에 잔뜩 신이 났지요.
초록 애벌레도 친구들처럼 점을 받고 싶어요.
하지만 할머니는 초록 애벌레에게는 점이 필요 없다고 하셨어요.
모두에게 점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해 주셨지만 초록 애벌레에게는 어려운 이야기에요. 초록 애벌레는 그저 친구들과 닮아져서 함께 놀고 싶은 마음 뿐이거든요.

그런제 저 할머니, 등에 주걱 하나 매달면 '호호 아줌마'가 될 것 같은데요. 제 기억에는 꼭 닮았어요. ^^

초록 애벌레는 친구들에게 용기를 내어 다시 다가갔어요. 하지만 빨간 애벌레들은 여전히 똘똘 뭉쳐서 초록 애벌레를 따돌립니다. 색깔도 다르고 점도 없고, 게다가 할 줄 아는 것도 없다면서요.

초록 애벌레는 하늘 위로 날아가는 나비에게도 놀자고 얘기해 보았지만 나비는 우아하게 날아서 스윽 사라질 뿐이에요. 그런데 이 장면에서 나비가 보이지 않는 것은 옥의 티군요!

그러던 언으 날, 빨간 애벌레들이 몽땅 거미줄에 걸리고 말았어요.
애벌레들은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죠.
급한 나머지 초록 애벌레에게도 도와달라고 애걸했어요.
초록 애벌레는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서 서둘러 숲 속 할머니를 찾았어요.
할머니는 아쥐 쉽게 빨간 애벌레들을 구해 주었지요.
한바탕 혼이 난 빨간 애벌레들은 정신이 완전 나간 모습이에요.

큰 도움을 받은 빨간 애벌레들은 멋쩍어하며 초록 애벌레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의 마음을 전했어요.
그런데 이 마음을 전달하자마자 애벌레들의 몸에 점이 생긴 게 아니겠어요.
마지막 점이 완성되고 애벌레들은 모두 무당벌레가 되었어요.
한쪽엔 네 개의 점이 있고 한쪽엔 다섯 개의 점이 있네요.
신기한 모습이에요!
한편 초록 애벌레의 몸은 고치로 둘러싸였어요.
봄이 되자 초록 애벌레는 나비들을 만납니다.
제 안의 날개를 펼쳐보라고 조언해 주는 나비 친구들.
그제야 초록 애벌레는 제 안에 날개가 감춰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맑고 파란 하늘이 아름다운 봄날에, 날개를 힘껏 펼친 초록 애벌레는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친구들과 함께 훨훨 날아다니게 되었어요.

다른 게 문제가 되지 않고 따돌림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아주 쉽게 설명한 책이에요.
요즘처럼 왕따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현실에서 어린이 친구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 같아요.
이 작품은 연극 무대가 더 먼저였어요.
무당벌레의 점을 우산으로 표현했군요.
연극에선 관객으로 참여한 어린이들이 직접 극 속으로 들어가 작품 속에 뛰어들 수 있는 시간까지도 준비되었다고 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남을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한 좋은 가르침을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석 날 아침, 어린 조카에게 주기 위해 고른 책으로 적당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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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지난 주 토요일에는 홍대에서 약속이 있었다. 대만 음식 전문점에서 먹은 음식은 아주 특별하지는 않았다. 딘타이펑에서 먹은 만두 맛 같달까. 돌아오는 길에 언니의 사무실에 들르기로 했는데 종로에서 버스를 잘못 갈아탔다. 내가 타려던 버스가 10분 정도 기다려야 해서 먼저 온 버스를 흘깃 보니 노선도에 수유역이 있길래 으레 돈암동을 지나려니 하고 탔던 것이다. 한참을 가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보니 낯선 곳에 도착했다는 불안감이 스물스물... 거긴 안암 오거리였다. 그후 돈암동으로 돌아오기 위해서 버스 두 번을 더 타야 했다. 하아, 종로에서 돈암동은 버스 한번 타고 20분이면 충분한 곳인데...ㅜ.ㅜ

 

2. 그 다음 날은 비가 왔다. 매주 만나곤 했던 친구와 근래 바빠서 못 만났던 터라 일요일 저녁에 보기로 했다. 처음 우리는 종로3가에서 보기로 했는데, 중간에서 내가 저번에 가보았던 맛난 수제버거 집 파머스반에 가보자고 입을 모았다. 내가 가본 곳은 대학로점인데, 본점이 종로에 있으니 종로점을 가기로 했다. 버스에서 약도를 보니 종로와 인사동 어디메쯤... 좀 애매하게 보인다. 해서 일단 창덕궁 앞에서 보기로 했다. 그런데 아뿔싸! 내가 탄 버스가 창덕궁을 지나는 게 아니었다. 해서 종로4가에서 내려서 부랴부랴 창덕궁 방향으로 달리기. 우산 두 개 맞대고 만난 우리는 휴대폰 작은 화면 속의 지도를 보고 한참 고민했다. 친구도 나만치나 길치. 종로에서 조금 헤매다가 안 되겠다 싶어 다시 버스를 타고 성균관대 앞에서 내렸다. 전에 갈 때도 혜화역 3번 출구에서 출발해서 성대 방향으로 나가다가 찾았으니, 이번엔 성대 방향에서 거슬러 올라가면 되리라고 생각한 것. 하지만, 전에도 개화산역에서 김포 cgv를 찾아갔지만 그 반대는 못 찾았던 것처럼, 열심히 걷다 보니 나는 어느새 혜화역 3번 출구에 와 있는 게 아닌가. 하아 못 찾겠다. 해서 파머스반에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찾아가냐고. 당시 시간은 8시 15분. 종업원이 말한다. 마지막 주문이 8시라고. 홈페이지에 10시 반까지 영업 한다고 적혀 있던 걸요? 하니, 그건 평일이고 일요일은 그렇다고 한다. 하아... 결국 못 먹고 돈까스 덮밥 먹었다. 슬프다. ㅜ.ㅜ

 

3. 이 학교는 일년에 교생이 무려 4번이나 온다. 이번에 왔던 교생은 세번째 교생인데 수업 실습은 한 시간도 못하고 갔다...;;;;;

암튼, 이 날로 먹은 교생 실습 기간 동안에 웃긴 일이 몇 차례 있었다. 전에 과감한 옷차림으로 나를 놀래켰던 샘들 두명이, 교무실 문앞에서 큰 소리로 싸웠던 것이다. 놀래서 나가 보니 자기 얘기 좀 들어보라고 끌어당기기까지. 두 사람이 싸운 이유는 실습 일지를 보여주네 마네 문제였다. 아아아... 콩가루야..ㅡ.ㅡ;;;;;

 

4. 지난 주는 시험 기간이었다. 평소보다 한시간씩 일찍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다리도 많이 좋아진 것 같아서 오랜만에 운동을 했다. 이틀 동안 스텝퍼도 열심히 밟아 주었는데 그게 탈이 났다. 다시 무릎이 나갔다. 50여 일이나 지났는데 여전히 아프다.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자 손목도 아프고 발목도 같이 아프다. 심리적인 건가, 정말 아픈 건가. 암튼 의사 샘이 괜찮다 했지만 아무래도 엑스레이를 찍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슬프다.ㅜ.ㅜ

 

5. 지난 주 토요일에는 이대에서 친구와 약속이 있었다. 언니 사무실에서 잠깐 알바를 하고 돈암동에서 버스를 탔다. 한 번에 가는 버스를 검색으로 알아내고는 무척 기뻐했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세시간 동안 포장한 게 힘들었는지 버스 안에서 깜박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보니 버스는 이대를 막 출발해서 신촌으로 향하고 있었다. 까짓, 한 정거장 가볍게 걸어주지 뭐... 했는데 이날 연대 축제가 있다고... 연고전 했나? 암튼, 그래서 도로 통제가 들어가고 엄청 멀리서 내려주는 게 아닌가. 하아, 주말을 곱게 보내고 싶어...ㅡ.ㅡ;;;;;

 

6. 화요일에는 루브르 박물관전을 다녀왔다.

 

도록을 사고 받은 티켓은 평일 관람권이었다. 9월 30일까지 전시회를 하지만 내가 갈수 있는 건 금요일까지였다. 간만에 간 예술의 전당은 사물함이 바뀌어 있었다. 전에는 열쇠였는데 지금은 네자리 돌리는 번호 키로 바뀐 것이다. 가방을 넣고 문을 잠갔다. 사용설명서를 보니 번호를 설정하란다. 해서 내게 익숙한 번호로 돌린 순간 아뿔싸! 뭔가 크게 실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 닫기 전에 번호를 설정해야 하는데 난 문 닫고 설정했으니, 내가 설정했다고 생각한 번호는 사실 앞서 설정된 번호를 흩어놓은 꼴만 된 것이다. 그리고 난 앞서 설정된 번호를 보지 않고 돌렸다. 아아아 대재앙! 0부터 9까지 4자리 번호다. 10의 4제곱이 되는 건가?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무려 10,000개. 주르륵...ㅜ.ㅜ 전시 보고 나와서 있는 껏 기억을 더듬어 처음에 어디서 출발했던가, 내가 왼쪽으로 얼마나 돌렸던가를 떠올리며 한 100개 돌렸나보다. 안 나와, 안 나와....ㅜ.ㅜ 결국 관리하시는 분 불러다가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나같은 사람이 많았는지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신다. 그래도 챙피해..ㅜㅜ 하여간, 그렇게 안에 내 소지품이 뭐가 있는지 증명하고서 가방을 돌려받았다. 미치겠다....

 

 

7. 지난 달에 이어 이번달도 교사 월급을 30만원씩 깎았다. 학교가 어렵다나 어쨌다나. 다 구라다.(쿨럭!) 암튼, 그래놓고 추석이라고 20만원씩 '효도휴가비'를 주었다. 이건 조삼모사보다도 지독한 게 아닌가! 에라이!!!

 

8. 애니팡이 팡팡팡... 거침 없이 날라오는 하트를 대체 어떻게 쓰는 거냐고 마구 헤매다가 애니팡의 세계에 입문했다. 최고 점수 5만 점의 아직 신출내기 수준. 그런데 내가 하트를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9. 알라딘 하루 특가가 사라지더니 기프트 상품 자체가 사라졌다. 화장품도 같이... 아쉽다. 많이 애용했는데.... 이제 이런 재밌는 꾹꾹이를 알라딘에서 볼 수 없단 말인가...ㅜ.ㅜ

 

 

10. 와인 선물이 들어왔다. 이렇게 생겼다.

 

 

와인 사이의 물건들이 궁금하다. 맨 위의 것은 병따개일 것 같은데 가운데랑 맨 마지막은 뭐에 쓰는 거지???

 

올 가을, 와인 색이 유행이라고 하던데... 이소라의 프로포즈 시절부터 해보고 싶었던 와인색 염색이 땡긴다. 아직은 더워서 머리를 바짝 묶고 다니는데, 좀 더 선선해지면 시도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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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7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27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9-28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파란만장이지만 잘 지내는군요.^^
명절도 의미있게 보내고 올해가 가기 전에 볼 수 있기를...

마노아 2012-09-28 21:27   좋아요 0 | URL
요란스럽게, 잘 지내고 있어요.^^ㅎㅎㅎ
정말 올해는 얼굴 맞대고 수다 한판도 못 떨었어요. 올해 가기 전에 꼭꼭 데이트 해용~ ^^

saint236 2012-09-28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일 밑엤것은 푸어러라고 원래 와인은 그냥 따르면 한바퀴를 싹 돌리면서 따릅니다. 그러면 병에 뭍은 와인을 천으로 닦아 내 주어야 하는데 그건 소믈리에가 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고 푸어러를 끼우면 와인이 깨끗하게 따라집니다. 가운뎃 것은 논 드립 링이라고 와인병 목에 끼워서 따르면 병을 타고 흘러내리는 와인이 거기에 걸려서 밑으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해주는 장치입니다. 둘다 깨끗하게 따르기 위한 도구들인데 그냥 옆에 휴지를 준비해 두시고 따른 다음에 닦아 내시면 됩니다. 제일 위의 것은 병따개가 맞고요^^

마노아 2012-09-28 21:28   좋아요 0 | URL
오, 본 것 같아요. 소믈리에가 빙그르 돌리는 거요. 헤헷, 설명 고맙습니다.
사진 올려놓으면 누군가는 알려줄 것 같았어요. 궁금증이 해소 되었어요~
분위기 있게 와인 한잔을 마셔야 하는데, 잔이라도 좀 사놔야겠어요.
와인을 머그컵에 따르자니 영 분위기가 안 사네요.^^
saint236님, 연휴 즐겁게 보내시고 달구경도 꼭 하셔용~

웽스북스 2012-09-28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미식 가셨어요? 저 거기 완전 좋아하는데. 딘타이펑도 좋아하니 당연한걸까요?
거기 가지덮밥 맛있어요. 나중에 가시면 꼭 드셔보세요

근데 막 와우미식 아니고 ㅋㅋㅋㅋ

마노아 2012-09-28 21:29   좋아요 0 | URL
제 입맛은 우리식 중국요리인가봐요. 오늘 조카들 데리고 중국집 다녀왔어요. 홍제역 근처 '짬뽕愛'라고 맛난 집이 있거든요.
가지덮밥은 다음에 다시 가게 되면 도전할게요. 거기 후식은 확실히 맛있었어요.ㅎㅎㅎ
근데 제가 다녀온 데가 '아우미식'인데, 웬디님이 말한 곳도 여기 아닐까요? ㅋㅋㅋㅋ

웽스북스 2012-09-29 14:0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우미식 ㅋㅋㅋ 착각을 ㅋㅋㅋ

마노아 2012-09-30 23:33   좋아요 0 | URL
나중에 같이 가도 좋겠어요. 가지덮밥 먹는 겁니다.^^

프레이야 2012-09-29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인색, 저 무지 좋아해요. 와인색 염색 오래전에 해봤었는데, 이젠 못해요.ㅎㅎ
루브르 박물관전 부러버라. 지방 사는 사람의 비애.
마노아 님, 보름달처럼 풍성하고 즐겁게 추석 잘 지내세요^^

마노아 2012-09-29 11:01   좋아요 0 | URL
와인색 머리카락에 햇볕이 스며들면 정말 와인처럼 반짝이는 게 그렇게 예쁠 수가 없더라구요. 제일 해보고 싶은 건 사실 금발머리지만 그건 좀 힘들겠구요. 직장을 파하지 않는 한ㅎㅎㅎ
루브르는 프랑스 다녀온 사람이 코웃음을 치고, 미술 선생님도 코웃음을 쳤지만, 그래도 전 나름 괜찮았어요. 프레이야님 나중에 서울 오시면 우리 전시관 데이트 할까요?
추석이 코앞이에요. 우리 가득한 한가위 복 듬뿍 받아서 마구 퍼주기로 해요.^^

프레이야 2012-10-01 11:36   좋아요 0 | URL
우와~ 전시관 데이트요? 기대하고 언젠가 날 잡아볼게요^^
올해 안이면 더더 좋구요. 좋은 전시소식 있으면 여기다 좀 올려줘요, 마노아 님.^^

마노아 2012-10-01 17:01   좋아요 0 | URL
서울 오실 때에 분명 어디선가는 좋은 전시회를 할 거예요. 우리 즐겁게 관람하고 향기로운 커피도 마셔요.^^
 
속 깊은 이성 친구 (작은책)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5월
품절


속 깊은 이성 친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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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2-09-25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렇군요.
이런게 바로..ㅋㅋ

마노아 2012-09-25 18:50   좋아요 0 | URL
그림 한장으로 설명이 가능하죠. 대단한 능력이에요.^^ㅎㅎㅎ

프레이야 2012-09-25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속깊은 이성친구ㅎㅎ 그림 참 좋아요.

마노아 2012-09-28 23:10   좋아요 0 | URL
상뻬의 감각이 늘 놀라워요. 멋진 작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