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12월이 되었고, 절반이나 흘러버렸다. 월요일인가 싶었는데 금세 금요일이 되었고, 대선도 코앞이다. 어휴, 시간 정말 빠르다.

 

1. 12월의 첫날이 되기 전날, 우리 집은 김장을 했다. 그날따라 부러 일찍 사무실로 나가버린 언니 덕분에 엄마와 둘이서 김장 담그기 돌입! 채칼로 무 썰다가 손가락도 과감히 베어주면서 김장을 마쳤다. 그리고 퇴근길, 오랜만에 친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초등 중등 동창으로 9살 때부터 친구였으니까 우리가 알고 지낸지 꽤 지난 동네 지기다. 이번엔 거의 6개월 만에 연락을 받은 거였는데 한달 뒤 결혼한다는 소식이다. 연애하는 걸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곧이 믿기지 않았느데 사실이었다. 어이쿠! 친구는 해넘기기 전에 결혼을 결정했다. 당연히 축하해 주었는데 내심 우울하기도 했다. 뭔가 나만 뒤쳐지는 기분이 들어서 말이다. 집에 와서도 울적해 하니 언니가 사진을 보내주었다.

 

 

 

으하하핫! 요새 예뻐라 하는 이민호 사진이다. 이런 남자 만날 거라고 언니가 위로해 주었다. 김장날 토낀 것 용서해 주기로 했다. ㅎㅎㅎ

 

2. 지난 주에는 생일이 끼어 있었다. 그 즈음에는 늘 친구들과 약속을 잡기 마련인데, 해마다 내 생일만 꼭 피해서 약속이 잡히는 기현상! 작년엔 그래도 저녁 시간이 비어 있어서 친구를 만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저녁 근무이니 저녁에 누구를 만나기도 거시기한 상황. 그나마 시험 기간이어서 평소보다 두시간 일찍 끝나서 친구를 보려고 했는데 친구 컨디션이 말이 아니라 해서 다음 날로 약속이 밀렸다. 그리하여 정말 생일날 아무도 만나지를 못했다. 야곱에게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이미 퇴근했는지 사무실 전화는 받지를 않고(야곱은 핸드폰을 쓰지 않는다.) 집에 연락을 해보니 식구들은 이미 다 밥을 먹었다 한다. 크흑! 쓰라린 마음을 부여잡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중간에 넘흐 배고픈 거다. 돌아오는 길은 좀 멀어야지... 해서 중간에 내려서 밥을 먹었다. 혼자서.

 

 

요렇게 생긴 밥상이었다. 배가 고팠지만 생각만큼 맛이 없었던 것은 혼자 먹어서였을 것이다. 나 원래 혼자서 밥 잘 먹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이날은 쓸쓸했다.

집에 돌아오니 조카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다현양에게 이모 선물 없냐고 물으니 이렇게 답한다. "지우개 주까?"

으하하핫, 지우개는 저번에 주었으니까 이번엔 연필을 달라고 했다. 몇 자루? 하기에 두자루~했더니 후하게도 네자루나 주고 갔다. 귀여워라!

 

(사진 펑!)

 

3. 알라디너로부터 고마운 선물을 받았는데, 알라딘은 축하 카드를 뒤바꿔 보내는 만행을 저질렀다. 잘못 보내진 카드는 다시 보내주기로 했다. 내게로 잘못 도착한 카드는 대체 누구 것인지... 이름이 없어서 무척 궁금하다능!

 

 

 

 

 

 

 

 

 

4. 1차 대선후보 토론회를 보고 나서 충동적으로 트위터에 가입했다. 사용법을 몰라서 마구 헤매고 있을 때 처음으로 나를 맞팔한 사람이 나타났다. 그 사람은 안철수였다. ㅋㅋㅋ

 

5. 트위터를 해보니 새로운 세상이 나타났다. 소식이 엄청나게 빠르게 도착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포털에서 뉴스보는 것하고는 비교가 안 되는 속도다. 내가 팔로잉 한 사람들이 전하는 소식이니까 아무래도 내게는 좀 더 맞춤한 소식들이 들어오는 것도 재밌고 말이다.

 

트위터 안에서만 보면 내가 지지하는 그분이 이미 당선된 것만 같다. 투표율만 높다면 안전하게 말이다. 그러나 저들이 워낙 후안무치한 인간들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안심이 되질 않는다. 무슨 짓이든 할 사람들로 보이니까.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6. 그런 와중에 발랄한 네티즌들 때문에 여러 차례 웃고 말았다. 이를테면 이런 것!

 

공주님이 당선되고 난다면 변해버릴 네이버를 상상해본 것이다.

 

 

 

 

 

출처

 

물론, 웃으면서 섬뜩하기도 하다. 검색어며 뉴스며 TV편성에 행사 알림까지... 분명 어느 쪽의 사람들에겐 이런 세상에서 아직도 살고 있을 테지만...

 

7. 그런가 하면 무척 뭉클한 영상들도 많이 보게 된다. 워낙에 노래가 좋기도 하지만, 저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진심을 믿기 때문이다.

 

 

이런 명언도 발견했다.

 

당신이 박근혜가 좋아서,박근혜를 선택하고,박근혜를 지지할 수도 있다.그런데 당신이 문재인이 아닌 박근혜를 '선택' 할수있는 권리는, 문재인이 싸워서 당신에게 준 것이다.박근혜가 청와대에 있던 시절, 국민에겐 그 권리가 없었다.

 

8. 박근혜가 당선이 되지 않으면 할복 자살하자고 했던 배우 강만희가 하나회의 막내이자 국회의장이기도 한 강창희의 동생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 놀랍고 끔찍한 세상.

 

 

 

9. 영화 26년은 관람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그것을 기념하며 투자자님과 작가님의 국수 한그릇 인증샷이다. 어제는 울 공장장님 생일이었는데 설마 생일상이 국수였을까? 공장장님도 영화는 한번 밖에 보지 못했다고 한다. 같이 볼 여자친구가 없다고... 그래서 나는 울 엄니와 함께, 언니와 함께 두번 보았다. 근데 왜 슬프지...ㅡ.ㅜ

 

 

 

교육감 선거도 중요한데 역시나 걱정이 많다. 울 교장은 문용린 후보를 교무실에 대동하고 와서는 대놓고 지지를 부탁하기도... 헐...;;; 진보측 후보는 이수호! 수호의 하얀말이 떠오르네...ㅎㅎㅎ

 

 

 

 

 

 

대선 후보 2차 토론도 무척 흥미롭게 보았는데 그분 의자에 깔려 있던 수건에 식겁! 역시 공주님은 다르시구나!

그나저나 다음 포털에서 '무식'이라고 쓰면 그분이 연관검색어로 뜬다던데... 나 확인하고 말았다. ㅋㅋㅋ

 

해외의 부재자 투표와 국내 부재자 투표의 긴 줄들이 먹먹했다. 인도에서는 40시간을 투자해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온 사람도 있었다.

 

10. 투표 한장의 가치를 문재인 후보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년 예산이 350조원 쯤 되니 5년이면 1800조원. 4000만 유권자로 나누면 4500만원! 우리의 한표가 이렇게 크고 무겁다. 결단코 기필코 반드시 무조건, 투표하자!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12-12-15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촛불앞에 환한 마노아님 얼굴 너무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워요. 민호 닮은 남자 꼭 새해엔 만날거에요ㅎㅎ 근데 생일카드가 바꿔어 갔다면 이건 너무한걸요. ㅜㅜ 다사다난한 한 해 마노아님 일상이야기는 계속되고~~^^ 주말 행복하게 보내세요.

마노아 2012-12-15 16:38   좋아요 0 | URL
헤헷, 저와 함께 기원해 주세요. 민호 같은 남자로! ^^ㅎㅎㅎ
아아아, 고백하건대, 프레이야님 카드가 바뀌어서 왔어요.ㅜ.ㅜ 그래서 그거 확인하느라고 감사 인사가 하루 늦었답니다. 메시지는 온라인으로 전달 받고 카드는 다시 발송해 주기로 했어요. 삽질은 저의 숙명일까요. 제가 안해도 주변에서 해주지 뭐예요...;;;;
아무튼, 삽질은 끝내고 주말은 즐겁게, 힘차게 보내도록 해요. 모처럼 따뜻해서 참 좋아요.^^

turnleft 2012-12-15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요 >.<
게다가 트위터 입성도 축하!!! 트위터 아이디 좀 알려주세욧!!!

마노아 2012-12-15 16:3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저는 알라디너는 최초로 턴님을 팔로잉 했어요. 턴님은 아이디 그대로더라구요.ㅎㅎㅎㅎ
제 아이디는 elmanoa입니다.^^

순오기 2012-12-16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생일카드가 바뀌어왔다니, 알라딘의 황당 이벤트네요.ㅠ
생일케잌 촛불에 비친 마노아님, 소녀같아요~ ^^
심야에 동영상 보고 들으며 서류 작업했어요.
댓글 달면 밤새 잠 안자고 뭐하노? 할까봐 아껴두었다 지금 남겨요.^^
올해는 우리가 얼굴을 못 봤지요?
26년~ 두번 보기 운동에 동참해야겠어요.^^

마노아 2012-12-15 16:40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카드는 봉투에 담겨왔는데 프레이야님 카드가 봉투도 없이, 게다가 내용도 이상하게 와서 알아차렸어요. 뭔가 실수가 있구나! 하고요.ㅎㅎㅎ
우왕, 소녀라니, 기분 무지 좋습니다. 소녀가 되고 싶어요.^^
올해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많이 섭해요. 새해에는 부지런을 떨어서 우리 꼭 상봉하도록 해요.
26년의 바람, 광주에서 더더욱 빛날 거예요.^^

라로 2012-12-15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촛불앞에 환한 마노아님 얼굴 너무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워요.2
최강동안이 아니실지!!!^^
저도 최근에 알라딘에 황당한 실수를 했는데 그건 제가 한거고
마노아님건 알라딘에서 한 거네요!!ㅜㅜ
근데 저도 정말 궁금해요,,,그 카드에는 뭐라고 쓰여있는지 또 누가 받아야 하는 건지,,,
암튼 마노아님 내년엔 정말 민호군 닮은 멋진 남자사람 만나시길 빌어드릴께요!!

마노아 2012-12-15 16:41   좋아요 0 | URL
우힛,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우리의 실수는 서로서로 귀엽게 봐주면 다 봐줄만 해요. 하하핫^^
제게 잘못 온 카드는 이름이 없어서 어느 분이 누구에게 보내는 건지 모르겠어요. 암튼 그분이 생활부장교사라는 것만 압니다.^^
내년에는 정말 분발하겠어요. 불끈!!!!!

무스탕 2012-12-15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촛불앞에 환한 마노아님 얼굴 너무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워요. 3
나도, 진짜루요, 지난주 마노아님 생일 기억하고 있었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글을 남겨야지! 불끈!! 하고 나름 결심을 굳게 하고 있었는데요, 글쎄 날짜들이 저를 기다려주지 않고 마구 가버리지 뭐에요 ㅠ_ㅠ
아.. 올해는 정말 사람노릇 못하고 살아내고 있어요.
1주일도 훌쩍 지나고 열흘이나 지났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생일 축하 할래요.
생일 정말 많이 축하해요~ :D

내년 생일 선물론 민호군 똑 닮은 멋지구리 청년이 마노아님 어깨를 살포시 둘러주길 저도 지금부터 간절히 빌어줄게요^^

마노아 2012-12-16 16:47   좋아요 0 | URL
바쁜 와중에 제 생일까지 생각해 주시고, 무스탕님 감사해요.^^
정말 이렇게 시간이 후다닥 지나가다니 야속해 죽겠어요. 2012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아후....(>_ㅡ)
어제 친구 함 받는데 다녀왔더니 저의 심란 지수가 더 올라가버렸어요. 아흐 동동다리~
무스탕님, 올 한해 정말 바쁘셨지요?
내년엔 여유로운 시간도 꼭 확보하셨으면 해요. 그래야 우리가 데이트도 하지요.^^
주말 즐겁게 보내셔요! 저는 TV 토론을 기다리고 있어용~

같은하늘 2012-12-17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촛불앞의 마노아님 어느새 머리가 저리 길어지셨나요?
활짝웃는 소녀의 모습이에요~~~^^
저 노래를 어제 광화문광장에서 듣고 왔는데 지금 다시 들으니 마음이 울컥해요.
잘 되야될텐데~~~

마노아 2012-12-17 01:47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는 제가 소녀도 되어보아용~
와, 저도 어제 광화문에 있었는데 친구 함 들어오는 날이어서 행사 시작 전에 떠나야 했어요.
무척 아쉬워서 트위터로 생중계 보다시피 했답니다.
우리 좀 더 힘을 내보아요. 투표는 우리의 힘!!!
 

멸종동물의 부활, 가능할까?   FUN 과학

제 1758 호/2012-12-12

멸종동물의 부활, 가능할까?

“고 백여우 같은 주연이가, 내 남친 원표한테 꼬리를 치더란 말이지?!”

“아이고!! 그렇당께. 아주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가 따로 없더랑께로!”

“고것이 원표 간을 빼먹고 있는 줄도 모르고 난 원표 맘이 변한건가 걱정만 하고 있었다니깐! 안되겠다. 당장 고 백여우를 혼내줘야지!”

태연과 전라도 출신 짝꿍은 두 주먹 불끈 쥐고 분연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들을 본 아빠는 문 앞에서 아이들을 막고 선다.

“얘들아~ 진정, 진정, 싸우지 말고 대화로 풀어야지. 주연이가 진짜 백여우 짓을 했는지 안했는지 확실치도 않잖니. 그리고 여우는 사람 간을 빼먹는 그렇게 사악하고 못된 짐승이 아니란다. 단지 눈매가 날카롭고, 몸놀림이 매우 날쌘데다, 밤에 돌아다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쁜 이미지를 심어줬을 뿐이지. 심지어 여우는 멸종돼 버린 불쌍한 짐승이란다.

“예에? 하이고, 태연 아부지 뭐라능교? 한 살짜리 얼라가 보는 그림책에도 여우가 있고만, 멸종이 우째 돼요?”

“믿기지 않지? 동화책에 워낙 많이 나오니까 당연히 산에 가면 여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한국 토종여우는 벌써 20여 년 전에 멸종되어 버렸단다. 원래는 가장 개체수가 많은 짐승 중에 하나였고, 얕은 언덕이나 물가 즉 인간의 거주지역과 가까운 곳에 주로 서식했었지. 근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짐승이라서 옛날이야기에도 그렇게 여우가 자주 등장했던 거란다. 그런데 20세기 들어 여우털로 만든 목도리와 옷이 대유행을 하면서 여우사냥이 급증한데다, 1960년대 이후 대대적인 쥐잡기 운동이 벌어지면서 여우의 주된 먹이인 쥐가 거의 사라져버렸단다. 그렇게 여우도 덩달아 멸종하게 된 거지. 또 쥐약을 먹고 죽은 쥐를 여우가 다시 먹어서 죽는 경우도 적지 않았단다. 그렇게 한반도에서 여우가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게 1989년의 일이야.

“1989년이요? 와, 내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에 멸종이 됐구나. 불쌍해라. 그럼 지금 동물원에 있는 여우는 다 수입한 거예요?”

“그렇지. 그런데 얼마 전 한국 토종여우 복원 프로젝트가 추진됐단다. 2008년 토종여우 한 쌍을 북한에서 데려다가 국내 동물원에서 키웠는데, 그 여우들이 올 초에 새끼를 낳았거든. 그 아이들에게 야생훈련을 시켜 지난 10월 31일에 소백산에 방사를 했단다.

“야생훈련이라고요? 아니 야생이 아닌데서 우째 야생훈련을 시킨대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사람을 피하는 훈련이란다. 사람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새끼들을 키우고, 가끔 사람이 나타날 때면 콧등에 전기 자극을 주거나 피리를 불어서 도망가도록 훈련을 시키지. 만약 이런 대인기피 훈련을 하지 않으면 사람에게 해를 입히거나 농작물에 손을 댈 수도 있고, 반대로 사람으로부터 공격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또 살아있는 닭을 절대로 먹지 않는 훈련도 받는단다. 그래야 야생에 나간 뒤에도 인간이 키우는 닭을 훔쳐 먹지 않거든. 이것 말고도 야생 쥐를 잡아먹는 법이나, 은둔할 장소를 만드는 법 등 배울 것이 아주 많단다. 물론 이런 훈련을 거친다고 자연 방사된 동물이 모두 자연에 잘 적응하고 사는 건 아냐. 불행하게도 10월 31일 소백산에 방사된 여우 한 쌍 중 암컷은 6일 만에 죽은 채로 발견됐단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고 비가 자주 내릴 때 여우를 방사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됐어. 이를 계기로 앞으로는 자연방사에 좀 더 구체적이고 섬세한 계획을 세울 예정이야.”

“하이고, 사람이 참으로 바보같당께라우. 멸종을 안 시키고 잘 보존하면 될 것을 왜 고로코롬 허투루해서 큰 돈 쓰게 맹그나 몰라잉.”

“맞는 말이야. 토종여우뿐만이 아니라, 반달가슴곰과 산양도 복원 중이란다. 지리산에 34마리가 방사된 반달가슴곰은 현재 27마리(출산 8마리, 폐사ㆍ회수 15마리)가 야생 활동을 하고 있는데, 자체 증식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어 야생적응 성공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지. 또 2007년부터 월악산에 방사된 14마리의 산양은 이제 38마리로 늘어났다고 하는구나. 원래 90년대 후반에 10마리를 방사했었는데 근친교배로 전멸 위기에 놓여 있다가, 2007년에 다시 복원사업을 시작했고 현재는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해 성공적으로 복원이 진행 중이란다.”

“그럼 성공의 기준은 뭐예요? 몇 마리나 야생에 살아있어야 복원에 성공한 거예요?”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복원 성공의 기준은 최소 50마리란다. 50마리가 넘으면 추가 방사 없이도 개체수가 유지 혹은 증가될 수 있다는 거지. 공단은 ‘멸종위기종 증식·복원 종합계획(2006)’에 따라서 앞으로 사향노루, 시라소니, 남생이 등 14종에 대한 복원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란다.”

“하이고, 멸종된 동물은 과학기술로 복원이나 한다카지, 멸종되부런 사랑은 우째 복원한다냐. 원표 마음이 버얼써 몽땅 주연이헌티 가부맀당께. 주연이가 꼬리친 게 아니라 원표가 바람이 났다 그말이여. 이를 우짜고~~!!”

“뭐어~? 아까는 주연이가 구미호라며!! 그럼 원표 마음이 바뀐 거란 말이야?”

“아깐, 니가 허벌나게 맘 상해 할까바 거짓부렁한 것이징….”

“엉엉~ 나는 어떡해 엉엉…. 아빠, 토종여우 복원 말고 원표 마음 복원 프로젝트를 해주세요. 엉엉엉~ 내 첫사랑이란 말이야. 엉엉….”

2012년의 달력이 달랑 한 장 남아있던 어느 날, 태연의 첫사랑은 그렇게 떠나버렸다. 과연 태연의 사랑은 언제쯤 다시 복원될 수 있을까?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FUSION 과학

제 1753 호/2012-12-05

[이달의 역사] 20세기 최대 산업재해, 보팔 대참사

‘보팔에 정의를!(Justice in Bhopal now!)’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다. 시대가 달라져도 비슷한 상황이 주기적으로 되풀이된다는 이야기다. 그 덕분에 우리는 역사적인 사건을 보면서 반성하고 교훈을 얻는다. 만약 그 역사를 잊어버린다면 똑같은 결말을 맞게 될 테니 말이다.

2012년 9월 27일 경북 구미시 산동면에서 일어난 ‘불산가스 누출사고’는 역사가 반복된다는 말을 절실하게 떠올리게 한 사건이다. 28년 전 인도 보팔에서 일어났던 ‘보팔 대참사(Bophal disaster)’에서 교훈을 얻어 철저히 대비했다면 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보팔 대참사의 전말은 이렇다. 때는 1984년 12월 초, 장소는 인도 보팔에 있는 유니언 카바이드(Union Carbide Corporation)의 공장이다. 이 공장의 직원이 농약과 살충제를 만드는 데 쓰는 ‘메틸 이소시안산(Methlyl IsoCyanate)’을 저장하는 610번 탱크의 온도가 갑자기 올라가고 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메틸이소시안산은 1차 세계대전 때 독가스로 쓰인 ‘포스겐’과 ‘시안화 가스가’ 섞인 맹독성 화학물질이다. 이를 보관하는 탱크 내부는 섭씨 0도로 유지돼야 하는데 무언가 문제가 생긴 것이다.

당황한 공장 측은 할 수 있는 모든 안전 대책을 총동원했지만 저장탱크의 온도는 내려가지 않았다. 속수무책으로 시간만 흐르고 계속 온도가 높아지던 610번 탱크의 콘크리트에는 균열이 생겼다. 결국 610번 탱크는 폭발했고, 42톤 규모의 메틸이소시안산 가스가 본격적으로 유출되기 시작했다.

뒤늦게 도착한 경찰이 주변을 차단하고 12월 3일 새벽 1시에 비상경보를 발령했다. 그러나 가스는 이미 퍼질 대로 퍼진 뒤였다. 공기보다 무거운 이 유독가스는 지상에 낮게 깔려 도시 구석구석에 스며들었다. 깊은 잠에 빠져있던 사람들은 갑작스런 고통에 깨어났다. 눈을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따가웠고, 숨이 턱턱 막히며 토할 것 같은 증상이 계속됐다.

새벽 2시 즈음 병원에 실려 온 환자 중에는 입에 거품을 문 사람도 있었고 이미 앞을 볼 수 없는 상태인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은 유독가스로부터 멀리 도망치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가스가 퍼져나가는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이다. 가라앉은 가스는 키 작은 아이부터 덮쳤고 주민들은 극심한 호흡곤란과 폐부종 증상을 보이며 죽어갔다.

사고 다음 날 보팔 시내에는 동물 사체가 가득했다. 하루 만에 사망자가 8,000여 명이나 발생했으며, 사고 이후 후유증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도 2만 명이 넘는다. 도시 전체에 시체가 썩는 냄새가 코를 찌르고 시신들은 강에 던져지기도 했다. 주변 공기와 물이 오염되고 먹거리도 찾기 어려워 사람들은 고통 속에 죽어갔다.

이 대참사의 원인은 안전관리가 미비하고 비상대책이 부족했다는 데 있다. 메틸 이소시안산 저장탱크는 온도가 올라가면 내부 압력이 높아질 우려가 있어 항상 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때문에 안전수칙에 따라 철저하게 감독해야 하는데, 보팔 공장의 시설은 안전시설이 제대로 구비돼 있지 않았다. 보팔이 인구 밀집지역인데도 불구하고 최대한 설계비용을 줄이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설계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이뿐 아니다. 공장의 안전관리도 소홀해 사건 발생 당시에도 가장 기본적인 조기 경보체계마저 작동되지 않았다. 1981년 포스겐 가스 누출로 위험성이 보고 됐지만 시정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유니언카바이드사의 책임이 명백한 것이다.

그럼에도 유니언카바이드는 피해자 보상과 후유 장애 치료, 선천성 기형을 타고난 2세들에 대한 대책 등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았다. 보팔 참사 피해자 대표로 인도 정부가 유니언카바이드에 요구한 보상금은 33억 달러였지만, 1989년 인도 대법원은 4억 7,000만 달러를 받는 것으로 판결 내렸고 이후 민사 책임도 인도 정부가 떠안게 됐다.

2004년이 돼서야 그동안 지연됐던 보상금 지급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이뤄졌고, 57만 명 이상의 피해자가 보상금과 구호 프로그램을 받게 됐다. 폐기물 처리와 오염된 수질 관리, 사고 생존자와 2세에 대한 집단 의료보험도 도입됐다. 1984년에 일어난 사고 처리계획이 20년 후에나 확정된 것이다.

당시 사고책임자에 대한 형사소송도 이로부터 6년이 지나서야 나왔다. 26년 만에 내려진 판결이었지만 형량이 말도 안 되게 가벼웠다. 법원이 유니언카바이드의 당시 책임자 7명에게 과실치사 협의로 내린 처벌은 ‘징역 2년에 벌금 약 250만 원’이 고작이었던 것. 이들 7명은 모두 보석으로 풀려났고 법원에 항소신청을 했으며, 특히 최고경영자였던 미국인 워런 앤더슨은 법정에 나타나지 않아 인도인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1984년 보팔 사고 희생자 중에는 아기를 사산하거나 유산한 경우가 많고, 그 당시 어린이들이 성장해 출산한 아이 중에는 선천적으로 기형인 경우도 보고 됐다. 기형이 아니더라도 심장질환, 언청이, 정신지체 등 여러 가지 장애를 갖는 경우도 많다. 이렇듯 보팔 대참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인구밀집 지역에 위험한 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장을 세우면서 안전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팔 대참사와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는 닮은 점이 있다. 또 주민들에게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과 사고 수습이 허술해 피해를 더 키웠다는 점도 비슷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억하지 않으면 역사는 되풀이된다. 보팔 대참사와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에서 얻은 깨달음을 잊지 않아야 다시는 이런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 ‘침묵의 봄’의 저자 레이첼 카슨이 했던 말을 되새겨야 한다.

“우리가 이겨야 할 대상은 결코 자연이 아니라 우리들 자신”이다.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12-12-05 2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6 0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6 0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6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6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6 0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6 0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9 1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9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1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2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4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4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7 0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7 0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정끝별의 밥시 이야기
정끝별 지음, 금동원 그림 / 마음의숲 / 2007년 11월
품절


새벽밥 - 김승희

새벽에 너무 어두워
밥솥을 열어봅니다
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
으스라져라 껴안고 있습니다
별이 쌀이 될 때까지
쌀이 밥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랑 무르익고 있습니다
-32쪽

십오 촉 - 최종천

익을 대로 익은 홍시 한 알의 밝기는
오 촉은 족히 될 것이다 그런데,
내 담장을 넘어와 바라볼 때마다
침을 삼키게 하는, 그러나 남의 것이어서
따 먹지 못하는 홍시는
십오 촉은 될 것이다
따 먹고 싶은 유혹과
따 먹어서는 안 된다는 금기가
마찰하고 있는 발열 상태의 필라멘트
이백이십짜리 전구를 백십에 꽂아 놓은 듯
이 겨울이 다 가도록 떨어지지 않는
십오 촉의 긴장이 홍시를 켜 놓았다
그걸 따 먹고 싶은
홍시 같은 꼬마들의 얼굴도 커져 있다
-48쪽

식욕이란 얼마나 자극적이고 강한 것인지요. 누군가는 음식 영상을 보며 "아, 저건 정말 포르노야!"라고 했다지요. ‘따 먹고 싶은’ 유혹과, ‘따 먹지 못하는’ 무능과, ‘따 먹어서는 안되’는 금기가 마찰하고 있는 발열 상태의 욕망! 저 홍시와, 홍등과 정육점과 입술과 심장과 교회의 십자가까지가 모두 환한 꽃등 빛깔을 띠고 있는 이유, 알 만합니다!
-51쪽

밥 - 천양희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106쪽

낮달 -권대웅

삶은 너무 정면이어서 낯설었지요
목에 미어 넘어가는 찬밥처럼
숭고하고도 눈물났지요
그림자를 휘적거리며 전봇대처럼 외로웠지요
슬픔도 오래되면
영혼이 밝아진다구요
생은 박하사탕 같아서
그렇게 시리고 환했지요
-108쪽

추억은 추억하는 자를 날마다 계몽한다 - 김소연

추억은 짐승의 생살
추억은 가장 든든한 육식
추억은 가장 겸손한 육체
추억은 추억하는 자를 날마다 계몽한다

추억은 실재보다 더 피냄새가 난다
추억은 도살장
추억은 정육점
붉게 점등한 채
싱싱한 살점을 냉동보관한다
어느 부위 하나 버릴 게 없구나
번작이끽야(燔灼而喫也)라
-172쪽

식탁은 지구다 - 이문재

식탁은 지구다

중국서 자란 고추
미국 농부가 키운 콩
이란 땅에서 영근 석류
포르투갈에서 선적한 토마토
적도를 넘어온 호주산 쇠고기
식탁은 지구다

어머니 아버지
아직 젊으셨을 때
고추며 콩
석류와 토마토
모두 어디에서
나는 줄 알고 있었다
닭과 돼지도 앞마당서 잡았다
삼십여 년 전
우리 집 둥근 밥상은
우리 마을이었다

이 음식 어디서 오셨는가
식탁 위에 문명의 전부가 올라오는 지금
나는 식구들과 기도 올리지 못한다
이 먹을거리들
누가 어디서 어떻게 키웠는지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었는지
누가 어디서 어떻게 보냈는지
도무지 알 수 없기 탓이다
뭇 생명들 올라와 있는 아침이다
문명 전부가 개입해 있는 식탁이다

식탁이 미래다
식탁에서 안심할 수 있다면
식탁에서 감사할 수 있다면
그날이 새날이다
그날부터 새날이다
-180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2-12-05 0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5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년의 마지막 달을 의미있게 지내자.

의미있는 독서와 함께...


1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파란 막대 파란 상자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 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04년 12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2012년 12월 31일에 저장
구판절판
신부이야기 4
모리 카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2년 7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2012년 12월 31일에 저장
구판절판
시간의 네 방향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10년 3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24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2년 12월 28일에 저장

나는 빈 라덴이 아니에요!
베르나르 샹바즈 지음, 바루 그림, 양진희 옮김 / 초록개구리 / 2012년 9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2012년 12월 25일에 저장
절판



1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12-12-04 0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4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