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기내식 맛없는 이유는 소음 탓? 소음의 역할   FOCUS 과학

제 1779 호/2013-01-14

항공기 기내식 맛없는 이유는 소음 탓? 소음의 역할

흔히 항공기의 기내식은 맛이 없다고 평가된다. 이용자들은 항공사에 맛있는 음식을 요구하지만, 항공사는 최고로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소음’ 때문이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앤디 우드 교수는 2010년 10월 ‘음식품질과 선호(Food Quality and Preference)에 실린 논문에서 소음과 맛의 관계에 대해서 밝혔다. 그는 소음이 증가할수록 음식의 맛을 사람들이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앤디 우드 교수는 48명의 실험자의 눈을 가린 뒤 이들에게 비스킷과 감자 칩과 같은 맛있는 음식을 주고 헤드폰을 쓰게 하면서 소리에 따라서 맛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지 실험을 했다.

실험자들은 소리가 커질수록 단맛이나 짠맛을 느끼지 못했다. 그 이유는 주의가 분산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소음이 많은 식당에서는 사람들이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를 뒷받침해 준다. 통상적으로 조용한 가정집의 음식보다 시끌시끌한 식당의 음식이 단맛이나 짠맛이 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맛이 강하지 않으면 맛이 없다고 느낄 가능성이 많다.

이렇게 소음은 사람들에게 별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당장 일에 집중을 못하게 하며 두통이나 불안과 초조함, 불면증, 착란증을 일으키고 정신분열증이나 편집증은 물론 심혈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하지만 소음이 완전히 없어도 안 된다. 미국 미네소타 미네아폴리스의 실험실에 있는 ‘무향실(anechoic chamber, 외부의 소음을 완벽히 차단한 음향측정용 방)’에 사람들이 들어가면 45분을 넘기지 못한다고 한다. 아예 소음이 없으면 사람들은 감각의 혼란이 생겨 버리기 때문이다.

소음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2012년 6월 미국 컨슈머리서치 저널에 발표한 미국 일리노이대의 라비 메타 교수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조용한 공간보다 소음이 있는 공간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실험자들에게 세상에 없는 물건을 만들라거나 평소에 익숙한 물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용하라고 과제를 냈다. 상대적으로 조용한 환경(50dB)에 비해 소음이 있는 환경(70dB)에서 참가자들이 흥미로운 답변을 내놓았다.

70데시벨(dB)은 청소기나 TV, 커피숍에서 트는 음악 소리 정도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시끄러운 상황에서는 문제에 더 집중하게 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 접근하던 방식이 방해를 받으면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면서 보통은 생각지도 못하는 아이디어가 나온다. 그러나 85dB 이상에선 창의력이 떨어졌다. 또한 음악이 있는 매장에서 신제품이 팔렸다. 이는 새로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창의성을 증가시킨 것이라는 맥락이다.

친환경적인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는 소음이 환경오염을 덜 시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내연기관이 아니라 모터를 사용하고 그 모터의 소리마저 흡음재가 흡수한다. 하지만 소음이 없어서 오히려 위험한 차가 돼 버렸다. 일반 보행자도 그렇지만 시각장애인이나 어린이들이 자동차가 접근하는지 판별을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의 실험 결과, 일반 휘발유 자동차의 경우 8.5m 밖에서 차가 다가오는 것을 감지했지만 하이브리드차는 2.1m 앞에 올 때까지도 감지가 불가능 했다. 그래서 한 스포츠카 회사는 가짜 소음을 만드는가 하면 범퍼에 스피커를 달기도 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고주파보다 저주파가 더 위험하다고 한다. 저주파는 잘 들리지 않기 때문에 그 존재감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두통과 불면증, 만성스트레스를 일으키고 위궤양, 고혈압, 당뇨병, 암까지도 발생시킨다. 소리 없이 사람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저주파다. 더 시끄럽다면 사람들이 이를 피하거나 방지하려고 노력을 할 것이다.

시동을 걸 때 나는 소리는 크지만 불쾌감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렁차게 나야 사람들은 기분 좋게 느낀다. 길거리의 빗자루 소리도 경쾌해야 깨끗해진 듯싶고 청소기는 소음이 있어야 청소가 잘 되는 것 같다. 칫솔 역시 시원하게 소리가 나야 잘 닦이는 듯싶다. 변기에서 물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고 슬그머니 없어지기만 한다면 찜찜하다. 시장에서는 사람들이 왁자지껄해야 하고 홈 쇼핑 채널은 진행자가 호들갑을 떨어야, 쇼핑센터에서는 사람들이 웅성거려야 제 맛이다.

청량 음료수의 캔을 딸 때 소리가 없다면 시원한 맛이 덜할 것이다. 기름으로 튀겨낸 스낵 봉지를 열 때나 튀김에서 바스락 소리가 나지 않는다면 맛이 덜할 것이다. 맥주를 따랐을 때 시원하게 올라오는 거품의 소리는 술 마실 맛을 나게 한다. 폭포에는 폭포소리가 나야 하며, 도마에서는 칼과 도마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야 한다. 시끄러운 아이들의 소리는 잔칫집에서는 제 맛을 준다. 좌판에서 엿을 쪼개며 두드리는 가위 소리는 주택가에서는 짜증이지만 축제 행사장에서는 더욱 정겹다. 이런 곳에서는 조용한 클래식보다 시끄러운 트로트가 더 어울리고 기분도 낸다. 이른바 감성 소음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소음인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아름다운 음악이 되기도 한다. 특히 본인에게는 잘 들리는 음악이지만 거리감이 있는 사람에게는 하나의 노이즈에 불과하다. 사람에게 잘 들리는 주파수는 3500㎐ 대역인인데, 이보다 낮아지면 음량의 폭이 가늘어져 소리 크기는 작아지지만 훨씬 민감하고 자극적인 소음이 된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음악을 들려주면 소는 젖을 잘 만들어낸다. 일본의 연구에 따르면 젖이 2~3%늘고 젖의 질도 좋아졌다고 하는데 돼지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물론 완전한 공유가 이루어진다면 소음이라는 것은 없는지도 모른다. 미국 코넬대학 심리학과의 로렌 앰버에 따르면 옆 사람의 대화 내용이 짜증을 일으키는 이유는 대화 내용이 드문드문 들리기 때문에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뇌가 피로해지는 결과라고 했다. 큰소리로 말하지 않아도 옆 사람의 대화가 소음으로 들리는 이유다.

이렇듯 지나친 소음은 우리를 괴롭게 만들지만, 알고 보면 소음은 우리생활에 꼭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글 : 김헌식 문화평론가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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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 신화편 세트 - 전3권 신과 함께 시리즈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신과 함께" 저승편을 엄청 감동 깊게 읽은 탓에, 이승편은 웹툰으로 다 보았고, 신화 편도 웹툰 연재 당시 열심히 챙겨보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계속 밀리다가 완결되면 봐야지... 하고 미루게 되었는데, 다시 책을 보니 상편은 다 읽었고, 중편 중간 정도까지는 연재분을 보았더랬다. 다시 읽어도 역시 재밌는 작품이다.

 

저승편과 이승편에 이어 '신화편'이 마지막으로 나왔는데, 내용은 사실상 앞의 작품의 '프리퀼'에 해당한다. 저승의 신들과 차사, 가택신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입장이 되었는가를 하나하나 풀어내고 있다. 당연히 한국의 신화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때로 작가의 창작 과정을 거치기도 했고, 약간의 편곡(?)도 가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그 작업들은 모두 조화롭게 구색을 맞추었고 통일성도 이루고 있다. 작가님이 '작가느님'이 되어가고 있나 보다.

 

시작은 천지 창조부터 잡았다. 태초에 혼돈이 있었는데 그 혼돈의 작은 틈을 찢고 거신이 나타났다. 거신이 둘로 찢은 혼돈이 하늘과 땅이 되었다. 그런데 또 하나의 거신이 땅에서 솟아나 다투게 되었다. 처음 나온 거신이 눈이 무려 네개나 있는 두번째 거신을 제압했고, 그의 눈을 뽑아 하늘에 던지니 두 개의 해와 두 개의 달이 되었다. 두번째 거신은 흩어지고 세상에는 오색구름이 피어나 산과 강과 들이 생겨났다. 훗날 사람들은 첫번째 거신을 가리켜 하늘 문을 지키는 신 '도수문장' 또는 '미륵'이라 불렀다. 그리고 또 하나의 신이 하늘에서 나타났으니 사람들은 그를 '옥황상제' 또는 하늘과 땅의 왕 '천지왕'이라 불렀다.작품은 천지왕의 두 아들, 대별왕과 소별왕의 테스트로부터 이야기를 풀어낸다.

 

인간세상에 힘세고 영악하고 재주 기발한 놈이 나타나 사람들을 장악했으니 그의 이름은 수명장자. 그는 짐승을 길들이는 법을 알았다. 성격 드세고 잔인한 면이 있었지만 사람들에게 짐승을 길들이는 법을 알려주어서 어느 정도 공도 있다. 그런 그가 인간 세상을 장악하고는 지나치게 허세를 부리다가 옥황상제의 눈길을 끈 것이다. 천지왕은 두 아들을 시험해 보려고 수명장자를 제압해 오라고 했다. 덕이 있고 재주도 좋은 큰 아들 대별과, 시기심 많고 성격 나쁘고 못되기까지 한 둘째 아들 소별. 공은 큰아들이 세웠지만 잡아챈 것은 소별이. 이어지는 시험에서도 사기를 친 소별이 이승을 맡고, 착하디 착한 큰형 대별은 저승을 관장하게 된다. 하지만 하늘에 떠 있는 두 개의 해와 달 때문에 이승 꼴이 말이 아니다. 제 힘으로 안 되자 결국 형님 손을 빌리게 되고, 대별왕 덕분에 하늘에는 하나의 해와 달만 남게 되었다. 신화에서는 그가 혼자 힘으로 해냈다고 나오는데, 주호민 작가는 여기에 민중의 힘을 보탠다. 모두의 간절한 열망이, 십시일반 돕고자 하는 마음 가닥가닥이 모여서 거대한 힘을 끌어낸다고... 그렇게 그들의 자존감을 세워주는 멋있는 임금 대별왕.

 

 

이 부분이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로 표현된다면 무척 감동적일 것 같다. 보이지 않는 활이 생겨나고 보이지 않는 화살이 하늘을 향해 날아간다. 그 열망들이 모아져 세상에 평화가 찾아온다. 작가는 '참정권'을 떠올리며 이 부분을 썼다고 한다. 뭉클하다.

 

 

달에서 떨어져나간 파편들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저 파편들을 대별왕의 이름을 따서 '별'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저승의 임금이 된 대별왕. 그러나 일손은 부족하고 할 일은 지나치게 많다. 한마디로 도우미가 필요한 것이다. 한편 저승에 맨 처음  도착한 사람이 있다. 혼자 힘으로 찾아온 이 사내에게 대별왕은 '염마라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줄여서 염라. 이때부터 저승의 재개발이 이루어지고, 열 개의 지옥은 열 명의 시왕이 다스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 우두머리가 바로 염라대왕. 저승 편에서 시크하게 나왔던 그 염라대왕의 시작이 이랬구나.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처럼 반가웠다.^^

 

저승이 처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일단 찾아오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 그래서 저승으로 인도할 안내자가 필요하다. 그래서 등장하는 게 바로 저승차사. 전작들에서 저승차사 셋이 나왔다는 건 이미 확인했다. 이제 차례대로 그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저승차사가 되었는지를 알아볼 수 있겠다. 두근두근, 읽으면서 점점 더 기대가 된다.

 

역시 시크하기로는 결코 밀리지 않는 해원맥. 이 원칙주의자 사내가 추운 북방에서 외롭게 싸우는 이야기는 꽤 슬펐다. 그리고 거기서 만난 오랑캐 소녀 덕춘이까지. 조상의 조상의 조상들부터 그 자리에서 살았는데, 힘있는 자들이 멋대로 경계를 정하고는 '오랑캐'라고 명명했다. 부당한 일이다. 질문이 많은 아이들의 해맑은 눈을 마주하기엔 해원맥이는 입이 짧은 사내다. 이 둘 사이의 은원이 자연스레 정리되면서 동시에 저승차사가 되며 이야기는 훈훈하게 마무리 된다.

 

상권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연재 때는 보지 못한 외전의 등장이다. 여기 성불하지 않고 남아 있는 지장 보살이 계신데, 망자의 손을 잡아주며 한 사람이라도 더 지옥불에서 구해내려고 하는 분이다. 그러나 혼자 힘으로는 역시 역부족. 수행 동자가 도우미가 필요하다며 이름을 추천한다. 옳고 그름을 분별하여 망자를 돕는 어진 사람이라는 의미로 '변호사'

 

 

하하핫, 저승 편에서 가장 인기 좋았던 변호사님을 떠올리시라.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고 이어진다. 인과 관계가 자연스럽고 뚜렷하다.

 

상편에서 소별왕이 대별왕을 속일 때 그것을 방관하고 도왔던 이가 있다. 바로 서천꽃밭의 사라도령이다. 그가 왜 이승 세계에 원한을 품고 있는지를 설명한 게 중편의 시작이다. 중국의 신화에서는 신이 되면 인간적인 감정은 모두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욕망에 눈을 뜬 신들이 인간과 사랑에 빠져 일을 만들기도 하고 여러 사고가 생기기도 한다. 그렇지만 원래 사람이란 희노애락이 있어야 행복도 불행도 모두 느낄 수 있는 존재. 우리 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들은 무척 인간미가 있다. 이쪽이 더 좋다.

 

사라도령이 마음을 고쳐 먹어서 다행이고, 그의 아들 할락궁이가 아버지보다 더 서천꽃밭을 잘 지키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훌륭한 재주를 선한 일에 쓴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재주는 그렇게 써야 하는 법!

 

사라도령과 원강아미, 그리고 할랑궁이를 불행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건 천상에서 쫓겨난 색마 천년장자다. 아비 닮아 악독하기가 결코 부족하지 않은 막내딸의 업은 하편에서 마저 정리시킨다. 그 과정에서 강림도령이 자연스럽게 저승차사로 합류한다. 긴 이야기이고 등장인물도 많은데 이 모든 것들을 조화롭게 엮어낸 작가님 솜씨에 일단 감탄! 신화라는 모티브가 있어도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이승을 다스리는 소별왕의 그릇은 이미 이야기 했고, 점점 망가지는 이승을 보다 못해 저승의 대별왕이 나서기로 했다. 인간들이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그들을 지키기 위한 가택 신이 필요하다는 결론이었고, 그래서 필요한 인물들을 지정해서 집을 수호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이승편의 주역인 성주신과 조왕신, 측간신과 철융신, 그리고 문왕신이 만들어진다. 세상이 평화로워지기 위해선 일단 집부터 화목해야 한다는 것, 집안이 평안해야 마음도 평안해지고 두루두루 모든 게 좋아진다고, 역시 격하게 동의한다.

 

이 집의 위기는 '이승'편에서 제대로 다뤄주었다. 그것도 '철거민'을 소재로. 용산 참사가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연재 당시에도 용산 생각이 많이 나서 보기 참 힘들었다. 작가님도 작업하는 게 무척 힘들었다고... 왜 아니었겠는가. 그러고 보니 용산 참사 벌써 4주기다. 마음이 무겁다...

 

 

분위기 전환하자. 원래 유머가 가득한 주호민 작가! 적절하게 유머 보따리 풀어주셨다. 녹두생이가 엄마를 찾기 위해서 천상으로 갈 수 있는 두루미를 탔는데, 이 용한 두루미가 말도 한다. 자기는 십장생이라며. 먹이는 '잉어'를 쓰는데, 그 바람에 십장생 욕도 비스무리 듣고, 잉여 소리도 듣고... 심각할 뻔했는데 피식 웃고 말았다. 이런 웃음 반갑다.

 

세권의 책이지만 다 읽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글씨가 많지 않고 그림도 큼직하고, 무엇보다 재밌어서일 것이다. 이제 프리퀼을 읽었으니 저승편, 이승편 정주행 한번 더 해주면 더더 맛깔나고 의미있게, 감동적으로 마무리가 될 것 같다. 작품이 끝나서 아쉽지만, 영화로 제작된다고 하니 기쁘게 기다리겠다. 작가님의 다음 작품은 또 어떤 것이 나올지 몹시 기대가 된다.

 

덧글)오타 몇 개 발견했다.

중권 275쪽에 철융은 독에 갖히고>>> 갇히고

하권 90쪽 짚신이 다 헤졌네 >>>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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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3-01-14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신과함께서를 보고싶어서 네이버 웹툰으로 갔는데... 돈 내고 보라더군요...
아니 오백워....ㄴ을 휴대폰으로 긁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500원 쓰겠다고 문상 긁기고 그렇고 신용카드도 없고!!!!
책 사서 읽으란 말 아닙니까... 흑흑 아쉬운대로 집에 고이 모셔둔 [짬]이나 읽으렵니다. 벌써... 7번째 ㅋㅋㅋㅋ

마노아 2013-01-14 21:24   좋아요 0 | URL
어이쿠! 해 넘기면서 유료로 전환됐어요. 며칠만 일찍 갔어도 되었는데 안타까워요.ㅜ.ㅜ
근대 500원 휴대폰 결제될 텐데요. 아, 대신 세금이 붙으려나?
아무튼 안습이에용.... 짬 한참 전에 재밌게 봤어요. 저는 이제 무한동력 볼 차례예요.^^ㅎㅎㅎ

이진 2013-01-15 00:16   좋아요 0 | URL
제 마음대로 휴대폰 못 긁는 학생입니다... 헤헤
무한동력은 앞에 조금 봤는데 별로더라구요. 재밌으려나...

마노아 2013-01-15 23:25   좋아요 0 | URL
어제 네이버 마일리지를 사이버 머니로 쓸 수 있게 해주는 '정책 동의' 메일을 받았는데 혹시 마일리지 있으면 시도해 봐요.^^
무한동력은 아직 보기 전인데 기대를 낮추고 봐야겠어요. 그럼 좀 더 재밌어질지도 몰라요.^^

같은하늘 2013-01-17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노아님 서재에 오면 볼 수 있는 만화~~

마노아 2013-01-18 18:43   좋아요 0 | URL
만화가 빠지면 섭하지요.^^
 

바쁘게 한 해가 넘어갔다. 선거를 치렀고, 선거에 졌고, 그리고 방학을 했다.

방학을 하자마자 언니 사무실이 이사를 가서 몇 달만에 이삿짐 옮기는 일에 착수했다. 그리고 몇 번은 포장작업 도와주러 다녀왔고, 친구는 결혼을 했다. 그리고 나는 한 살을 더 먹었다. 흑...ㅜ.ㅜ

 

1월이 시작되고 몹시 우울했던 어느 날, 언니와 함께 벙커1을 다녀왔다. 대학로에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정확한 위치를 몰랐는데, 길 잘 찾는 언니가 안다고 해서 같이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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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사진으로 많이 접했던 재마난 메뉴들...

은근 양이 많은 비비케익이다. 우리는 김용민을 택했다. 블루베리치즈로~

 

나꼼수에 초대된 많은 이들의 책이 꽂혀 있고, 이곳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는 이들의 책도 보인다. 벙커1 월간 스케쥴이 빼곡하다. 저녁에 잡혀 있는 강연회 등을 가고 싶었지만 언니와 나는 아해들이 돌아올 시간에 맞춰 귀가해야 했으므로 아쉽지만 패쓰!

 

정봉주는 진짜 동안이다. 게다가 몸짱까지 되어서 출감했다...;;;;

 

매장명이 딴지그룹이고 책임자 이름에 김어준도 보인다. 기념으로 한컷 찍었다.

 

지하에도 가보았다. 여기에 스튜디오와 좌석들이 쫘라락 펼쳐져 있다. 바닥마저도 재밌다.

 

 

심지어 화장실도 예술! 쫄지 말자! 가능, 하다!라는 문구가 아프다. 

화장실 유리 벽면에 그려진 네명의 멤버들. 그야말로F4라고나 할까. 참 잘 어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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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하고 유쾌한 그들의 흔적이다. 김어준의 뉴욕타임즈에 불참하면서 "돈 워리 암비지"라고 적어 놓은 김총수. 바쁜 일 마치고 무사히 복귀하세요. 기다리겠음돠!!!

 

2012년 알라딘 서재의 달인에 뽑혀서 기념 선물이 도착했다.

 

 

알라딘 다이어리와 달력, 그리고 머그컵과 카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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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다이어리가 있는데 또 파란 다이어리가 와서 이번에 받은 다이어리는 언니에게 선물. 파랑 머그컵과 빨강 머그컵을 구매했는데, 다행히 하얀 바탕의 빨간 글씨 다이어리가 도착했다.

 

 

 

이제 하얀 바탕에 파란 글씨 머그컵만 갖추면 4종 세트 완성!!!

머그컵이라고 쓰고 집착이라고 읽는 행태는 해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다. 끙! 

 

 

며칠 전 책 정리할 때 언니가 책장을 주기도 했다. 바로 알라딘에서만 살 수 있는 요녀석! 

 

 

이벤트 행사할 때 구하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언니가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슬프게도 저 멋진 책장을 멋드러지게 둘 공간이 없어서 책장 앞에 다시 책장을 둔 난감한 사태....;;;;;

기다려도 네 자리를 만들만한 여유가 없구나. 그냥 붙박이 해야겠다...;;;; 

 

 

울지마 톤즈로 유명한 이태석 신부님 관련해서, 수단 어린이들에게 학용품 보내주기 운동에 참여했다. 덕분에 공책과 수첩, 연필 등등을 찾아내어 언니 사무실에서 택배로 부쳤다. 그거 들고 갈 때 가방이 너무 무거웠는데, 당일 포장 작업도 많이 해서 쓰러지듯 잠들어서 아주 늦게 일어났던 기억이 난다.

 

많은 수첩을 보냈는데 저 두개는 기념으로 갖고 있기로 했다. 알라딘 온리니까.

 

 

익숙한 저 램프를 다현양은 '주전자'라고 불렀다. 아직 지니의 램프는 알지 못하는 다현양 눈에는 주전자로 보인다.

주전자, 나쁘지 않다. ^^

  

 

 

세계의 멋진 도서관 달력을 받고 싶었지만 일찌감치 품절이었으니 표지 달력으로 올 줄 알았다.

재밌게도 한글날 스티커가 따라왔다. 달력이 이미 만들어진 다음에 빨간날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생긴 해프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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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튀어버리긴 했지만 뭐 어떠랴. 이 또한 섬세한 배려인 것을... ^^

 

 

겨울이라고 군살이 팍팍 늘고 있다. 군것질을 끊을 수는 없고 나름 다이어트식으로 고른 호박고구마가 이런 상태로 도착했다.

못난이 고구마라고 하는데, 못나도 이건 심하게 못나지 않았는가. 엄청 얼었다가 녹았다가를 반복한 것 같다. 다 도려내면 뭘 먹나. 게다가 시큼한 냄새까지 나는 게 영 수상쩍다. 결국 반품 신청했다.

 

다이어트를 고민했는데 사흘 연속 튀김 음식을 먹어버렸다. 기름은 한 번 쓰면 며칠 내로 다 정리를 해야 해서 몰아서 튀김 요리를 먹게 된 것이다. 게다가 엄니의 김치 부침개까지 곁들여져서 기름 충만한 나날들이었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속절없이 시간은 흘렀고, 내일은 개학이다. 엉엉, 뭐가 이렇게 빨라...ㅜ.ㅜ

그리고 두려웠던 문자가 끝내 도착했다. 내일 아침 7시 반 전체 회의 잡혀 있단다.

하아, 나 4시 출근인데 7시 반까지 가면 그 빈 시간은 다 어쩌라고... 버럭버럭버럭!

남는 시간은 어느 카페에 짱박혀 책을 봐야 하지 않을까.

 

영화 파이 이야기를 보기 전에 오래 묵혀둔 저 책을 읽어야 하는데....

천황의 하루도 읽어야 하고...

 

그나저나 레미제라블 6권짜리는 언제 시작하지.... 넘 길어서 쉽게 엄두가 안 나고 있다.

아침 회의 여러 차례 겹치면 가능한 스케줄일지도...ㅎㅎㅎ

 

 

새벽 6시에는 출발해야 하니 머리는 저녁에 감아야겠다. 어이쿠, 벌써 열시네....

다행히 날이 풀려서 내일 아주 고생스럽지는 않겠지만, 날이 풀려서 집이 고생하고 있다.

 

 

이사오고 난 다음에도 옥상 방수공사가 마무리가 안 되어서 베란다 쪽으로 간혹 물이 샜는데 그게 거실까지 확대되었다.

몇 주 전에도 물이 옮겨가며 떨어져서 물 받느라 애먹었는데, 어제 외출한 사이 또 물이 떨어져서 거실이 잠시 물바다가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옥상에 쌓인 눈이 녹으면서 저렇게 떨어진 것이다. 제일 황당한 것은 날이 완전히 풀려야 공사가 가능하다나. 그래서 최소 3월까진 기다려야 한다고... 헐....ㅜ.ㅜ

 

이 무슨 난민 코스프레도 아니고.... 날이 추운 것도 싫지만 물 떨어지는 거실은 아니아니되어요....

 

지난 달에 도시가스 요금이 20만원 넘게 나와서 식겁했는데, 이번 달은 35만원이나 나왔다.

따뜻하게 살기라도 했으면 덜 억울할 텐데, 지금도 손이 곱을 만큼 얼음장이다. 근데 무서워서 보일러 18도로 낮췄다.

아, 겨울아 어서 가라. 따뜻하고 찬란한 봄이 그립구나. 그렇지만 봄이 오면 박근혜 정부...

하아, 겨울이나 봄이나...ㅡ.ㅡ;;;;;

 

 

맹렬히 추웠던 지난 주, 아니 지지난 주였던가? 길냥이 한 마리를 버스에 태워 온기를 주게 했던 버스 기사님 무척 감동이었다.

 

그렇게 얼음을 녹이고, 겨울을 밀어내는 온기 가득한 이야기가 많이 많이 들렸으면 좋겠다.  

 

페이퍼를 마무리 하면서 노래 한곡 소개하겠다.

음하하핫, 우리 보스의 신곡 아닌 신곡이다.

 

 

접힌 부분 펼치기 ▼

 

I'm sorry 잠시 막아서요 혹시
내 상처에 그대 역시
외롭게 우습게 가슴 한 켠에 항상
눈물을 담아두게 할 순 없어요

그대여 내게 오지마세요 이미 닫아두었죠
다스리지 못 할 마음은 내 것이 아니죠

I'm sorry 난 딱 그 만큼인 사람

그대여 내게 오지마세요 나를 돕지마세요
누구도 올 수도 갈 수도 없는 나를

날 보며 그리웁게 웃지 말아요
그대 그렇게 사는 얘기도 말아줘요

외롭게 우습게 가슴 한 켠엔 항상

그대여 내게 오지마세요 다들
그 끝을 알죠 아무도 말하려 하지 않을 뿐이죠
사랑은 언제나 불안해요 하물며 불쌍하죠
결국 내가 사랑한 건 나였는지도 모르죠

I'm sorry 나 같은 게 무슨 사랑...

 

펼친 부분 접기 ▲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 중 박시후의 테마곡이다.

이 곡을 신곡 아닌 신곡이라고 한 이유는, 이 노래를 내가 처음 들은 게 몇 해 전이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2011년 6월이었다.

당시 콘서트 도중 미발표곡을 부르겠다고 하면서 누군가를 추모하며 이 노래를 불렀다. 가사는 지금과 전혀 달랐다.

그때 그가 추모했던 인물은 바보 대통령 노무현이었다. 그래서 눈물로 기억하던 곡을 지난 연말 공연 때 들을 수 있었다. 라이브는 아니었고, 스텝들 인사할 때 배경으로 틀어줬던 곡인데 열흘 남짓 만에 방송에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다시 들어서 반갑고, 추모곡으로 다시 듣기는 힘들 것 같아 또 서럽고, 그렇게 생각이 많다.

 

 

 

 

 

 

 

 

 

사랑은 언제나 불안하고, 하물며 불쌍하기까지 하고...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사랑...

올해는 연애를 꼭 하자. (결말이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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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3-01-13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결말에 추천 한 번 더~!! ^^
저는, 어서 추운 겨울이 지났으면 하는 마음 반, 봄이 오기 전에 할 일이 많은데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어쩌나 하는 마음 반인데... 저 양동이와 대야를 보니 얼른 봄이 와야겠네요. 이를 어째요 .. ;;

마노아 2013-01-14 16:39   좋아요 0 | URL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봄같지가 않아서 슬픈 겨울날이에요.^^;;;;
아아아, 근데 정말 결말 괜찮나요? 저대로 쭈욱 가야 하는데 말입지요.

다락방 2013-01-14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말 좋은데요, 뭘. ㅋㅋ

마노아 2013-01-14 16:39   좋아요 0 | URL
해마다 저런 결말을 냈는데 잘 지켜지지가 않더라구요..;;;;

paviana 2013-01-14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말이 매우 훌륭한대요!!! 봄이오면 그네 정부라니 ...나의 봄은 아직 멀었나보네요.

마노아 2013-01-14 16:39   좋아요 0 | URL
훌륭한 결말을 꼭 완성하겠어요. 불끈!
아아, 그네 정부라니, 우리의 진정한 봄은 어디메에..ㅜ.ㅜ

꿈꾸는섬 2013-01-14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겨울 눈도 많이 내렸는데 옥상의 눈들이 다 녹는동안을 어째요.ㅜㅜ
올 해 다이어리랑 컵 너무 부럽네요.^^
그리고 올 해는 꼭 연애^^ 해요. 좋은 생각이에요.

마노아 2013-01-14 16:40   좋아요 0 | URL
옥상에 올라가보는 게 두려워요. 거기야말로 물이 질척거릴 것 같아요.
거실에 떨어지는 물이 그냥 물도 아니고 막 녹물이 떨어져요.
이집에 이사오고 한 달도 멀쩡하게 지나가보질 못했어요. 크흑....
올해는 연애, 자나깨나 연애!! 파이팅하겠음돠.^^

건조기후 2013-01-14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 정말 좋더라고요.. 신곡이 아니었군요. 어떤 마음으로 부른 노래인지 알고 나니 더 슬픈 ㅠ
나이 쉰을 바라보는 남자 목소리가 어쩜 이렇게 맑고 처량한지 ;; (하핫)

다락방 2013-01-14 20:17   좋아요 0 | URL
나이 쉰을 바라보는.............................orz

마노아 2013-01-14 21:25   좋아요 0 | URL
저 방금 노래 처음 나왔던 토요일 방송 보고 왔는데 상황이랑 노래가사랑 음악이랑 삼박자가 아주 잘 맞네요. 어휴 절절절... 그치만 처음 들었던 그 추모곡의 절절함에 비길까요.ㅜ.ㅜ

울 공장장님 내년에 실버보험 가입도 가능한 나이에 등극하세요. 하아....눙물이...ㅜ.ㅜ

건조기후 2013-01-15 00:00   좋아요 0 | URL
드라마 보다가 갑자기 노래 나오는데 심장에 확 꽂히더라고요. 듣고 또 들어도 좋다 ㅜ
근데 이거 미발표곡이면 앨범에도 없겠네요... 훔. 청담동앨리스 OST 같은 거 나옴 사야하나 -_-

맞춤법 틀린 게 눈에 띄어서 ;; 고치는 김에 또 댓글 달고 가요 ㅎ 요새 글자도 너무 자주 틀리고 ㅜ 나이 먹는 거 남 얘기 할 처지가 아니에요 ㅜㅜ

마노아 2013-01-14 23:40   좋아요 0 | URL
제가 벨소리 설정해 놓은 구간이 드라마에서 딱 울리는데, 어휴 정말 심장에 확 꽂히더라고요. 아, 지금 몇 시간째, 사실은 며칠 째 무한반복이에요. 근데도 가사가 다 안 외어지네요..ㅜ.ㅜ

청담동 앨리스 ost에 있고요. 저는 멜론에서 구매했어요. 컬러링도 할까 말까 지금 고민 중이에요.^^

저 리뷰 쓰면서 오타 지적 많이 하는데, 막상 그 리뷰 다시 읽어보면 오타 엄청 많아요.^^;;;;
오늘도 몇 개를 고쳤는지 몰라요.ㅜ.ㅜ

같은하늘 2013-01-17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도 드디어 다녀오셨군요. 저와 같은 블루베리치즈케익~~ㅎㅎ
12월 19일 이후 스케줄이 비어있어 내심 걱정했는데 1월에 꽉 차 있다니..
그리고 아직 영업을 하고 있다니 다행이네요.
올해는 꼭 연애!!! 홧팅!!!

마노아 2013-01-18 18:44   좋아요 0 | URL
같은하늘님 후기 보고서 더더더 가고 싶어졌어요~
생각보다 찾기 어렵지 않았어요. 물론 언니가 옆에 있어서 가능했지만요. ㅎㅎㅎ
올해 제 연애사업, 파이팅입니다.ㅎㅎㅎ

2013-01-18 1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3-01-18 18:45   좋아요 0 | URL
아아아, 이건 정말 자랑할 만한 걸요! 나중에 벙커 원 갔다가 공개 방송까지 보고 왔음 좋겠어요. 그러면 저도 다시 깨알 자랑을....
아아, 그넘의 대선! 오늘 지인과 전화하면서 곧 만나서 부둥켜 안고 울자고 했어요. 흑...ㅜ.ㅜ

BRINY 2013-01-22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냥이가 얼마나 온기가 그리웠으면 버스에 올라탔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노아 2013-01-22 11:3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짠하더라구요. 저 도도한 고양이가 얼마나 추웠으면 저 자리에 앉아 있을까요...
 
미생 1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착수 미생 1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웹툰 연재작을 인터넷으로 잘 보지 않는다. 기다리는 게 힘이 들어서라기보다, 책으로 읽는 게 더 좋았기 때문이다. 웹으로 먼저 읽고 책으로 다시 복습하기도 하지만, 근래에는 대체로 책 나온 다음에 보게 됐던 것 같다. 미생이 출간되고 나서 하나씩 모았는데 금세 4권까지 나왔다.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서 출간해서 그런 모양.

 

제목이 독특했다. 미생(未生)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뭔가 철학적인 제목이다. 어떤 소재를 다루고 있는지 어떤 내용인지도 전혀 모른 채, '이끼'의 그 느낌만으로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책 장을 펼쳤는데 오오옷! 전혀 예상 밖의 소재가 등장했다. 바둑이다!

 

 

작품은 특이하게도 '해설'부터 시작된다. 세기의 대국. 바로 1988년부터 89년에 걸쳐 치뤄진 응씨배가 출발점! 중국 본토 출신의 대만 재벌 잉창치가 전 세계의 고수 16명을 초대해 실력 대결을 펼쳤다. 상금 규모만 115만 달러이고, 우승 상금은 40만 달러. 당시 윔블던 테니스 우승 상금의 두 배가 넘는 액수였다고 한다. 일본은 막부 시대에 명인 자리를 놓고 가문의 흥망을 건 혈전을 전개할 정도로 국가적으로 바둑을 장려했다. 중국은 문화혁명 때 바둑을 핍박하기도 했지만 바둑 종주국의 자존심을 걸고 대회에 임했다. 이에 비해 바둑 변방에 해당했던 한국은 조훈현 9단 딱 한 사람만 초대되었다. 그런데 그 조훈현이 결승에 올랐다. 5판 3승제의 시합에서 조훈현은 1국을 이겼으나 2국과 3국에서 연패했다. 상대는 중국의 녜웨이핑. 결승전 4,5국은 몇 달 후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4국에서 눈앞의 승리를 앞두고 자신의 승리를 의심한 녜웨이핑이 지고 말았다. 이 패배는 네웨이핑을 혼돈에 빠져들게 했다. 중국 전역의 기대와 덩샤오핑의 총애, 40만 달러의 상금 등 그 모든 것이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밤새 자책에 시달리며 잠을 이루지 못한 그와 달리 지옥 입구에서 살아 돌아온 조훈현은 부인과 함께 주최 측이 제공한 관광 일정을 태연히 소화했다. 이것이 제1회 응씨배 결승 최종국(5국)이 열리기 직전까지의 상황이다.

 

그리고 바로 등장인물 소개! 우와아, 이거 뭐지? 놀라웠다. 저 엄청난 결과를 앞두고서 작품이 갑자기 현실이 되어버렸다. 궁금한 독자는 재빨리 검색해 보았다. 결과는 조훈현의 승리! 다시 편안한 마음으로 작품으로 돌아왔다.

 

주인공 장그래. 어려서 신동 소리 들어가며 바둑 학원을 다니던 아이. 프로가 되기 위해서 십여년 세월을 보냈건만, 애석하게도 프로 입단에 실패했다. 그제야 비로소 주름진 아버지가 보였고, 총기 잃은 눈빛의 어머니가 보였다. 이제껏 바둑 외 다른 세상을 몰랐던 그에게 세상이 갑자기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왔다. 감당 못할 규모와 강도로!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와 집을 줄여 변두리로 이사를 했다. 작은 식당을 차렸지만 실패했고, 검정고시를 치른 후 후견인의 제안으로 회사에 취직도 했다. 그러나 바둑 두던 사람이라는 사람들의 호기심은 그를 점점 압박해왔다. 결국 첫 회사는 그만둬야 했다. 그리고 다시 소개 받아 인턴으로 들어간 회사에서는 바둑의 그림자를 철저히 숨겼다. 그 덕분에 장그래의 이력서는 빈칸만 남아 있고, 대학졸업장과 특기사항 하나 없으니 뭇 사람들의 시선과 낙하산 의혹을 감당해야 했다.

 

자, 여기가 시작점이다. 바둑이 인생의 전부인 줄 알고 살았던 아이가, 바둑판을 떠나 세상에 발을 디밀었다. 첫발자국은 바로 미끌어졌지만 조심스레 두번째 발자국을 떼고 있다. 작품은 각 장과 장의 연결을 저렇게 조훈현과 녜웨이핑의 검은돌 흰돌을 따라가며 진행시킨다. 승부의 마지막까지 이 속도로 따라가면 엄청난 긴장감이 누적될 것이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이 비루한 독자는 바둑을 둘 줄 모른다. 초딩 시절 친구한테 살짝 배웠는데 친구도 제대로 둘 줄 아는 게 아니어서 오목도 아닌 게 바둑도 아닌 게 이상한 잡기가 되어버렸다. 그러니 바둑의 'ㅂ'자도 모르는 게 맞다. 해설이 따라 붙지만 전혀 못 알아먹겠다. 바둑 용어도 내겐 너무 낯설다. 애석하다. 당장이라도 바둑 배우고 싶다. 바둑판이랑 바둑알은 집에 있는데....;;;;

 

 

인턴 직원들은 몇 주 후 있을 P.T를 위해 파트너를 정해야 했다. 어리숙하고 맥아리 없는 장그래는 모두가 노리는 파트너 감이었다. 한마디로 자신을 돋보이게 해줄 폭탄 취급 받은 것이다. 동료 인턴 안영이는 판 안의 사람만 모르고, 판 밖의 사람 모두가 알고 있는 상황에 대한 언질을 주었다. 바둑판 입장에서 그린 구도가 '판 안'과 '판 밖'을 아주 직설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여기저기 치이고 이용당하는 것만 같아 상심한 찰나에 접근해 온 인턴 한석율. 이번 판은 본인이 선수를 치겠다고 멋있게 폼을 잡아봤지만 상대 역시 만만치 않은 고수다.

 

 

되로 주고 말로 받은 장그래. 이둘의 기싸움을 바둑에 기대어 표현한 게 무척 인상적이다. 아주 잘 어울렸달까. 초반에 엄청 끌려다녔던 장그래가 회심의 반격을 가할 때 무척 짜릿해졌다. 비록 입단에는 실패했지만, 그래서 패잔병으로 분류되어도 할 수 없지만, 그러나 그는 승부사로 길러진 사람이다. '집중력'도 무시할 수 없고 승부욕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다. 판을 보고 형세를 뒤집기 위해서 발톱을 감출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이 그림 무척 멋있게 보이는데 누군지 모르겠다. 앞서 여러 프로 기사들의 이름이 나왔는데 이름 배열로 보면 이세돌로 짐작된다. 궁금해서 사진 검색해 봤는데 같은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이 그림의 주인공 누군가요??

 

바둑만화로 보이지만 또 직장인 만화다. 그 둘을 결합시켰다. 바둑도 전장, 직장도 전쟁터.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더군다나 사회성 별로 없는 장그래라는 인물이 어떻게 적응하고 어떻게 개척해가며 살아남을지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된다. 회사의 부장님 과장님 대리님 그리고 인턴까지, 모두들 참 치열하게 살아간다. 제 인생의 무게를 온 몸으로 체험하면서...

 

 

작품 시작 전에 앞서 소개된 작가의 말이 묵직했다.

 

IMF는 이 땅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습니다. 국가가 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줬고, 은행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줬고, 해고가 경영합리화라는 고상한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과거 아버지들이 정년퇴임 이후 가족을 위해 희생한 젊은 날을 회한 어린 시선으로 돌아보게 해주었던 평생직장이란 개념도 없애버렸습니다.

 

거대한 기업들이 쪼개지거나 사라졌습니다. 노숙자를 더 이상 거지라고 부르기 힘든 시대가 되었습니다. 일생을 지배할 것만 같았던 산업화의 논리는 가치의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고 사람들의 생각도 빠르게 적응했습니다. 한국말을 떼기도 전에 영어를 배우게 하고 집은 집이 아니라 '부동산'이 되었습니다.

부모 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 역시 많은 것을 희생하며 살아갑니다. 야근을 마다하지 않고, 쉬는 날이면 아이들 체험학습을 위해 무거운 몸을 밖으로 내쫓습니다. 보다 넓은 아파트를 궁리하고 더 나아 보이는 동네를 꿈꿉니다. TV에서는 꿈대로 살라고 외치는 미담자들이 득세합니다. 꿈대로 못 사는 이들은 위로받지 못하고 배려받지 못합니다. 그저 시민, 서민, 대중으로 퉁쳐서 평가받습니다. -5쪽

 

 

저렇게 살벌한 경쟁의 시간을 사는 우리네 현대인들의 삶과 달리 바둑은 매우 특별한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이긴 사람과 진 사람이 마주 앉아 왜 이기고 졌는지를 나눈다고. 그것도 빠르면 6,7세의 어린이부터 말이다. 그들에게 패배란 어떤 의미인지, 또 패배감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그 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단단해지는지... 그 아이가 세상에 나와서 한 수 한 수 걸음을 옮기는 이야기가 바로 '미생'이다.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그러나 분명 아직 죽은 것도 아닌 생. 장그래를 점점 더 응원하게 된다. 크게 역전을 시켜주어도 좋겠지만, 이대로 끝까지 가주기만 해도 위로가 될 것만 같은 기분. 미생, 끝까지 같이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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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이 도움 받은 책들이다.

나 역시 도움 받을 것 같은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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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천야록- 지식인의 눈으로 바라본 개화와 망국의 역사
황현 지음, 허경진 옮김 / 서해문집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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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궁궐 이야기
홍순민 지음 / 청년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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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2- 정치.문화생활 이야기(개정판), 청년학술 52
한국역사연구회 지음 / 청년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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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1- 사회.경제생활 이야기(개정판), 청년학술 51
한국역사연구회 지음 / 청년사 / 2005년 4월
13,500원 → 12,150원(10%할인) / 마일리지 6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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