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국경선 스퀴텐 & 페테르스 어둠의 도시들 2
프랑수아 스퀴텐.보누아 페테르스 지음, 정재곤 옮김 / 세미콜론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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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첫 시작의 날짜가 761년 6월 30일이다. 주인공 롤랑은 새로이 지도제작사에 부임하게 되었다. 지도 만드는 사람이지만 심각한 방향치였던 롤랑은 엄청나게 헤맨 끝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명문가 자제인 롤랑은 새로 만난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모두들 그의 종조부 이름 앞에서 표정이 변했다. 그의 상사는 미스터 폴이라 불리는 할아버지였는데, 그 역시 롤랑의 종조부와 일했던 적이 있는 인물이었다. 폴은 롤랑의 실력을 테스트 하겠다며 판화 그림을 보여주었다. 이 그림 안에서 무엇을 읽어내야 할지 몰라서 땀을 삐질 흘리는 롤랑. 폴은 이 그림에서 수로를 지적했다. 파괴된 수로의 흔적은 분쟁의 증거였다. 끊임 없는 전쟁은 국경선을 수시로 바꾸었던 것이다.

 

 

방향치 롤랑은 미스터 폴 없이 혼자 돌아가다가 뜻밖의 장소를 방문하게 되었다. 기계로 지도를 제작하는 곳이었는데, 그건 마치 원하는 방향으로 지도를 만들어 내고, 그 지도에 따라 국경선을 멋대로 정할 것만 같은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이곳에서 만난 드주노프는 내친 김에 클럽 구경까지 시켜주었다. 그곳에서 유일하게 옷을 벗지 않는 여자를 만났고, 묘한 분위기에 끌려 롤랑은 이 여자에게 접근했다. 그녀의 이름은 스코드라. 그녀가 옷을 벗지 않았던 까닭은 몸에 그려진 얼룩 때문이었다. 남들은 문신이나 얼룩 정도로 파악했지만 지도 제작사인 롤랑은 단숨에 그것이 '지도'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여자의 몸에 있는 지도의 비밀은 대체 무엇일까.

 

 

지도 제작국에 국가 원수가 도착하게 되었다. 놀이공원 자전거 같은 이동수단이 있는가 하면 하늘을 나는 비행선도 있는 공간이 바로 이 작품 속의 배경이다. 작품속 시간인 761년이 서기력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국가 원수는 이 나라 소드로브니의 무한한 국경선 확장과 그를 통해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그렇게 다시 군사력을 키우는 원동력을 만들고 싶어 했다. 그리고 롤랑은 스코드라의 모메 있는 지도가 이 나라의 '국경선'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라디직 원수는 그 국경선이 아닌 더 확장된, 더 커다란 국경선을 원했다. 롤랑은 스코드라가 위험해질 거라는 불길한 기분에 싸인다.

 

 

3주 동안의 휴가를 지내고 왔더니 미스터 폴은 해임되었고, 지도 제작국은 모든 게 변해 있었다. 옛 지도는 모두 사라졌고 기계에 의한 지도 제작이 이뤄졌다. 그리고 그렇게 배출된 지도는 현실의 지도가 아니었다. 롤랑은 모든 게 엉망으로 느껴졌고 점점 더 불길한 기분에 시달렸다. 마침내 스코드라와 함께 탈출을 감행하는 롤랑. 그리고 마침내 확인한 국경의 마을. 심지어 마을 이름조차도 '스코드라'다. 당연했다. 그곳 출신들은 지명을 따서 이름을 짓곤 했으니까.

 

 

탈출은 실패했다. 롤랑은 이 나라의 거대한 톱니바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지 못한 채 서툰 순정으로 덤비다가 오히려 스코드라에게 수치와 치욕을 안겨 주었다. 명문가의 자제란 타이틀로 목숨은 건졌지만 미래를 잃고 사랑도 잃어버린 롤랑. 정처 없이 길을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먼 배경에서 바라보는데, 뻗어 있는 길이 여자의 몸을 형상화했다. 그러고 보니 이 작품의 곳곳에서 펼쳐진 길들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을 때가 많았다. 읽을 때는 몰랐는데 다시 앞으로 돌려서 그림만 찬찬히 보니 그렇게 숨어 있는 그림들이 깜짝 메시지처럼 다가왔다.

 

 

 

거대한 우주, 광활한 자연 안에 하나의 개인은 얼마나 작고도 소소하던가. 이 한 편으로는 이 시리즈를 관통하는 큰 흐름을 다 찾아내지 못하겠다. 조금은 어렵고, 조금은 버거운 느낌이다.

 

 

속표지와 겉표지를 같이 담아봤다. 보이지 않는 국경선. 끊임없이 확장하고자 하는 국경선. 끝이 보이지 않는 욕망과 탐욕의 결말은 아닌지......

 

시리즈는 12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해외 시리즈는 18권인 모양이다. 그러나 국내 출간작은 단지 4권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시리즈가 그랬던 것처럼, 시작은 했지만 완성은 보지 못하는 시리즈가 될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런 책들은 아무리 훌륭하고 좋더라도 대중성과는 거리가 좀 있고, 좀처럼 수익을 내기 어려우니 말이다. 안전하게 출간될 수 있게 보조해주는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유독 만화 시리즈는 시작은 했어도 쫑내기가 어렵다. 예전에 고전을 만화로 옮기는 시리즈도 한창 진행되어서 황미나, 강경옥, 신일숙 같은 작가님들의 이름이 심심찮게 보였는데, 그 책들도 어느새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서글픈 일이다.

 

덧글) 127쪽에 오타가 있다. 지도제작국를 >>> 지도제작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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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비캉드의 광기 스퀴텐 & 페테르스 어둠의 도시들 3
프랑수아 스퀴텐.보누아 페테르스 지음, 양영란 옮김 / 세미콜론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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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르비캉드의 도시를 완벽한 대칭으로 설계하고 싶은 도시 설계가이자 건축가인 유겐 로빅. 그는 자신이 설계하고 밑그림을 그린 도시의 구조물들이 어느 순간 균형을 잃은 것을 알아차렸다. 그가 계획했던 공사가 중단되었고, 그 바람에 짓다가 만 건축물들은 조심 전체와 구별되어 볼썽사납게 변해버렸다.

 

 

 

이 비대칭이 우르비캉드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거라고 힘주어 강조하는 유겐 로빅. 그는 도시의 위원회에 장문의 편지를 올려 도시 정비 사업을 제안하지만 생각처럼 매끄럽게 진행되지를 않았다. 그게 6월 18일의 일이었고, 며칠이 지난 6월 24일. 위원회의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유겐은 책상 위에서 모서리만 있는 정체불명의 육면체를 발견한다. 클라우스와 프리드리히가 폰 하르덴베르크 작업장에서 발견한 것이라고 했다. 물체는 너무나 단단해서 표본 추출기의 날을 부러뜨렸다. 한 변의 길이가 15cm를 넘지 않는 속이 빈 단순 육면체 구조물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

 

 

 

 

위원회로부터 퇴짜를 맞고 사무실로 돌아와 보니,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육면체의 길이가 자라 있었다. 마치 싹이 돋아나듯이. 육면체는 점점 자라났다. 게다가 책상에 뿌리를 내려버렸는데 그렇다고 책상을 망가뜨리지도 않았다. 그냥 통과하듯이 깊이 박혔을 뿐이다. 육면체가 궁금했지만 로빅은 자신의 도시 계획을 관철시키는 것이 더 중요했다. 관련자들을 만나고 설득하느라 자리를 비웠더니 그 사이 육면체는 더더더 자라서 정글짐 모양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틀 뒤 책상에 엎드려 잠들었다가 깨어나 보니 구조물의 한 기둥이 자신의 팔을 통과하고 있었다. 희한하게도 아프지는 않았다. 구조물은 계속 자라고 있었으므로 잠시 후 팔을 뚫었던 구조물은 옆으로 비켜갔고 유겐은 그제서야 겨우겨우 방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그렇게 성장한 육면체는 유겐의 사무실을 뚫고, 건물을 뚫고 우르비캉드 전체를 점령하듯이 퍼져나갔다. 도시 주민들이 놀라고 당황해하고, 게다가 신기해한 것은 당연한 일! 구조물은 도시를 갈라놓은 양 편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었다. 사람들은 지체 없이 경계를 넘어 건너갔고, 이 신기한 구조물은 누군가에게 신앙의 대상이 되고, 누군가에겐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이 와중에도 유겐은 처음 육면체가 책상에 비스듬히 놓여있었던 게 마음에 안 든다. 처음에 반듯하게 세워졌더라면 이만큼 자란 구조물이 완벽한 대칭을 이루었을 텐데, 그가 못견뎌하는 비대칭의 비대칭을 아주 제대로 표현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람들은 놀랍게도 빠르게 적응했다. 그 구조물을 이용해서 돈벌이를 하고 농사도 짓고 자신만의 영역을 설정했다. 스스로 자란 이 구조물은 신기하게도 계절을 탄다. 겨우 내내 성장을 멈추더니 날이 풀리자 다시금 활동을 개시했다. 마치 살아 숨쉬는 것처럼!

 

 

 

구조물 사이사이를 연결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도 설치하고 모노레일도 세웠다. 더 빨리, 더 쉽게 이동하기 위한 갖은 방법을 동원하며 구조물을 이용하던 어느 날, 지진이 나듯이 구조물이 무너져버렸다. 마치 하늘에 닿을 것처럼 높이 세웠던 바벨탑이 무너지는 것처럼.

 

도시는 폐허가 되었고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사람들을 떨궈낸 구조물은 전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더니 마침내는 우르비캉드를 벗어나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자 이 도시의 정치가들은 사라진 구조물을 대신한 인공 구조물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어마어마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아류작은 오리지널의 위엄을 감당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칠 줄 모르는 건축가이자 설계자인 유겐은 자신의 힘으로 육면체를 만들어 내려고 애를 쓴다. 과연 그의 작업은 성공할 수 있을까. 끈기와 자부심은 하늘을 찌르지만, 그것이 생명력 있던 자가 생성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어둠의 도시들 시리즈를 무척 궁금해 했는데, 지인의 사무실에 두권이 있길래 빌려왔다. 다시 돌려주기 전에 먼저 집은 게 이 책인데 시리즈 중 세번째 책이다. 같이 빌려온 책 중에 두번째가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뒷권을 먼저 읽어버렸다. 굳이 순서가 아주 중요할 것 같지는 않아 보여서 읽던 것을 멈추지 않았다. 각별한 세계관을 가진 독특한 그래픽 노블로 보인다. 가상의 도시지만 우리 사는 문명 도시와 그렇게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인간이 살고 있는 곳은 어디든 그러해 보이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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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N 과학

제 1803 호/2013-02-13

 

심장이 두근두근! 사랑일까, 뇌의 착각일까?

드디어 내일이 발렌타인데이! 태연은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을 온통 쑥대밭으로 만든 채 무언가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으… 짜증나, 으~ 짜증나! 도대체 왜 모양이 예쁘게 나오지를 않냐고! 혹시 초콜릿이 별로 안 좋은 건가? 아님 모양 틀이 미운건가? 아아, 어떡하지?”

“태연아, 도대체 누굴 주려고 그렇게도 열심히 초콜릿을 만드는 게냐? 혹시 아빠? 으흐흐. 역시 그렇구나. 원표랑 헤어진 지 두 달도 안됐는데 벌써 남자친구가 생겼을 리는 없고. 아빠 맞지?”

“아빠가 아니므니다.”
“그럼 새 남친이냐?”
“남친이 아니므니다!!”
“그럼 누군데?”
“사람이 아니므니다. 수종이는 신이므니다. 너무나 잘생겼으므니다!! 수종이를 볼 때마다 심박수가 200을 찍스므니다!”

아빠는 급속히 기분이 나빠진다. 아빠를 위해서는 달걀 프라이 한 번 부쳐 본 적 없는 태연이가 알지도 못하는 어떤 녀석에게 초콜릿을 만들어 바치겠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도 심술이 나고, 그 녀석을 칭찬하는 것도 얄미워 죽겠다.

“심장이 그렇게나 뛰냐?”
“네~, 심장이 가슴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아요.”
“단지 심장만 뛰는 거야?”
“네, 엄청! 베리 어~엄청!!”
“에이, 그럼 넌 사랑에 빠진 게 아냐. 단지 사랑에 빠졌다고 착각을 하는 거지.”
“예에??”
“진짜야. 네가 수종이란 녀석을 좋아해서 심장이 뛰는 게 아니라 심장이 뛰니까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거라고. 이런 사실은 실제로 여러 실험을 통해 증명됐어.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대학교의 아서 아론, 도널드 더튼 박사가 했던 ‘카필라노 실험’이 대표적인 경우지. 박사들은 실험에 참가한 남성들 중 절반은 낮고 안전한 다리를 건너게 하고, 절반은 아찔한 흔들다리를 건너게 했단다. 남성들이 다리를 건넌 직후, 한 젊은 여성이 그들에게 다가가 엉뚱한 설문조사를 했지. 그런 다음 설문결과를 알고 싶은 사람은 그 여성에게 전화를 하라고 말했더니,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아니? 아찔한 다리를 건넌 남성들이 8배나 많이 여성에게 전화를 했다는구나. 아찔한 다리를 건너느라 심장이 벌렁벌렁 뛰고 있었던 탓에 상대 여성을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꼈고, 전화를 하게 됐다는 거야.”

“말도 안 돼. 인간이 얼마나 오묘하고 영특한 존재인데, 심장 뛰는 것과 사랑을 구분조차 못한다는 거예요?”

“그럼 또 다른 실험을 말해줄게. 뉴욕주립대학교 심리학과 스튜어트 밸린스 교수는 방 안에 남성을 한 명씩 데려다놓고 자신의 심장박동 소리를 스피커로 들려주면서 여성의 사진들을 보여줬단다. 그런데 실제로는 자신의 심장소리가 아니라 가짜로 녹음된 심장소리였지. 교수는 미인 사진을 보여줄 때는 보통의 심장소리를, 평범하거나 매력적이지 않은 여성 사진을 보여줄 때는 미친 듯이 빠르게 뛰는 심장소리를 들려줬어. 그랬더니 어떻게 됐게? 남성들은 자신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고 생각되는 평범한 여성에게 훨씬 높은 호감을 보였다는구나. 이런 착각을 심리학적으로는 ‘귀인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라고 부르는데, 이 실험처럼 너도 단지 심장이 뛰니까 ‘내가 수종이를 좋아하는 구나’ 그렇게 생각한 거라고.”

“진짜요? 흑흑, 이번에는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절대 아니거든! 인간의 뇌는 현실과 착각을 구분하지 못하는 속성을 갖고 있단다. 심지어는 ‘노인’과 관련된 단어를 보여주자 자신을 노인이라고 착각한 실험참가자들이 노인처럼 굼뜬 행동을 했다는 실험까지 있어. 특히 사람의 뇌가 가장 심한 착각 상태를 보일 때는 사랑에 빠졌을 때야. 머리부터 발끝까지 상대방의 모든 것이 멋있어 보이고, 작은 키나 괴팍한 성격까지 사랑스럽게 느끼게 되는 ‘제 눈에 콩깍지’ 상태가 되는 거지. 그런데 인간은 이러한 착각을 착각이라고 여기지 않고 사랑이라고 인식한단다. 이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이냐!”

“알겠어요. 모든 것이 제 뇌의 착각이었다면… 다시 생각해 볼게요.”

“그렇지!! 그런 태도 참으로 좋다. 우리나라 교육방송에서도 실험을 했었는데, 놀이공원 소개팅을 한 커플이 실내 소개팅을 한 커플보다 실제 연인이 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단다. 놀이공원은 곧 무엇이냐! 무서운 놀이기구! 다시 말 해 벌렁대는 심장 아니겠니? 그러니까 태연아, 넌 결단코 사랑에 빠진 게 아니란다. 심장이 좀 빨리 뛰었을 뿐이지. 알겠니?”

“흑흑흑, 정말로 감사해요 아빠. 깊은 깨달음을 얻었어요. 오늘처럼 아빠의 과학상식을 좋아한 건 태어나서 처음이에요. 그러니까 놀이공원에 가서 수종이에게 자이로드롭을 타게 한 후, 고백을 하면 커플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신거죠? 꼭 실천할게요!”

“헉! 그게 아니라….”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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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 제120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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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기에 착공되고 불황의 시작과 함께 입주가 시작된 도쿄의 고급 아파트. 출세의 상징과도 같은 그 아파트에서 어느 날 일가족 4명이 살해된다. 그런데 사체를 확인해 보니 이들은 살해된 아파트의 주민이 아니었고, 원 주인은 처가댁에서 있다가 이 사실을 알고는 도망친다. 도망친 원 주인이 다시 출두해서 사건을 알아보니, 이들은 대출금을 갚지 못해서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가게 되었고, 넘어간 집을 다시 되찾기 위해 소위 '버티기꾼'을 고용해서 임시로 살게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또 조사를 해보니 버티기꾼으로 고용된 사람들은 가족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그들이 사용한 이름도 진짜 이름이 아니었다. 대체 이들은 누구이며, 왜 여기서 이렇게 죽임을 당한 것일까.

 

이 작품은 이렇게 일가족으로 보였던 네 명의 살해 사건을 시작으로 관련된 사람들을 하나하나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진행해 나간다. 전지적 작가의 역할을 해내는 이는 바로 인터뷰를 담당하고 있는 르포 작가가 되겠다. 이 사람 역시 인터뷰가 진행되는 중간에는 사건의 전말을 다 알 수가 없었지만, 하나하나 추적해가고 진짜 진실에 다가가면서 독자 역시 그 진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680여 쪽에 이르는 긴 소설인데, 누가 진짜 범인인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이들이 왜 죽었는지, 왜 이렇게 모여 있었는지 그 '이유'가 중요했다.

 

작품은 끊임 없이 '가족'에 대해서 얘기했다. 이 작품에는 정말 무수하게 많은 가족들이 등장한다. 게 중에는 화목한 가정도 있고, 화목한 척하는 가정도 있고, 서로 위해 주지만 사실은 가족이 아닌 유사 가족도 있고... 정말 무수한 사례의 가족들이 나온다. 그리고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과, 살인 용의자로 추적되는 사람과, 이름을 도용한 사람과, 이름을 도용당한 사람까지 다양한 유형의 가족이 등장하는데, 그들 가족 테두리 안에서 이야기들이 생성되고, 그것이 밖으로 확장되어서 이 어마어마한 살인 사건과 맞닿게 된다.

 

감정 표현이 서투르고 때로 오해와 불신이 씨앗이 되어서 비극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가정은 처음부터 '가족'이라는 이름이 불쾌할 만큼 서로에 대한 증오만 남은 경우도 있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이지만, 또 드라마에서도 마주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지만, 그것들이 그냥 지나쳐지지 않는 것은 우리도 살면서 그런 가족과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크든 작든 집집마다 작은 문제점들을 갖고 있고, 가족이기 때문에 더 힘든 경우가 있지 않던가. 적어도 나는, 많이... 아주 많이 그랬으니까.

 

이승환 5집 타이틀 곡은 '가족'이다. 이 노래의 가사 일부분은 이렇다.

 

힘이 들어 쉬어가고 싶을 때면
나의 위로가 될
그때의 짐 이제의 힘이 된 고마운 사람들


5월이면 많이 울려 퍼지는 이 아름다운 가사처럼, 한때 짐이 되었을지언정 지금은 '힘'이 되는 가족을 우리는 모두 바라고 소망하고 추구한다. 그렇지만 어떤 집에서는 여전히 '짐'이 되는, 그래서 내려놓고 싶지만 버릴 수 없어서 더 고통스런 가족도 존재한다. 그 생각 때문에, 이 작품이 더더더 무겁게 다가왔다. 살해된 사람도, 그리고 살인자가 된 사람도 정상스런 가족 울타리 속에서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살의를 느끼게 할 만한 부모를 갖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조건 없이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할 대상으로부터 태어남과 동시에 저주를 받고 자란 존재가 멀쩡하게 자라서 보통 사람들의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기적같은 일이 아닌가. 강력 범죄가 발생하면 그 사람의 가정 환경부터 의심하고 파고들어가는 것도,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의 집안 사정부터 돌아보게 되는 것도 그런 까닭 아닌가. 본질, 근원, 시작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시작점을 잘못 시작하면 돌이키는 일이 참으로 힘들다. 피를 나눈 가족과의 관계가 이리 힘든데, 타인과 관계를 맺고, 다시 가정을 이루고 부모가 되는 일은 얼마나 어마어마한 일일까.

 

그렇기에 이 작품은 몹시 무겁게 읽히지만, 그래도 그 행간 안에는 따뜻한 부모의 정도 느끼게 하는 부분이 있다. 이를테면 살인 용의자로 쫓겨다니는 인물을 발견한 것은 자신의 딸이었지만, 행여나 아이에게 해가 미칠까 봐 자신이 먼저 알아봤다고 서둘러 말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그랬다. 어린 딸은 철없이 자신의 공을 아빠가 가로챘다고 섭섭해 했지만.

 

사회파 소설가로도 유명한 미야베 미유키답게 이 작품에서도 여러 사회 문제를 지적했다. 호황 경기에 힘입어 호화스런 고급 아파트를 지었지만 거품 경제가 꺼지면서 아파트값은 떨어졌고, 그 바람에 나도 조금만 더 보태면 저런 집에 살 수 있을 거란 허파에 바람 든 사람이 등장한다. 제 능력을 상회하는 빚을 지고, 그 위험성을 지적하는 누이에게 몹쓸 소리를 하며 연을 끊어버리는 남동생과, 그런 남편을 부추기며 허영을 채우는 아내가 있다. 그리고 이런 부모가 부담스러워 차라리 생판 모르는 남과 살고 싶어하는 아들이 있다. 대체 누구를 위한 고급 아파트일까. 거기서 살면 자신의 위치가 높아질 거라고 착각하는 이 우매한 인간들이 어디 여기에만 있겠는가.

 

아들의 진로 문제로 크게 싸운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을 우습게 여긴다고 생각했고, 이런 고급 아파트에 들어가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아버지로서의 체면을 차릴 수 있다고 여겼다. 잘못된 진단과 잘못된 해결방법. 악순환은 삶에 깊은 골을 만들어버렸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본인도 힘들어 했던지...

 

작품 말미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돌아갈 곳도 갈 곳도 없다는 것과 자유라는 것은 전혀 다른 걸 거야."

 

정말, 많이 다르다. 어디든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구속이 아니라 최소한의 안전망이다. 독립해서 살겠다고 몇 번이나 집을 나갔지만 결국 이번 주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나의 큰 언니를 떠올리면서 생각해 본다. 그런데 나의 자유는 어쩌지? 후우......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를 생각해 본다. 우리의 가족과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양분을 주어 가꾸어 온 그 자리를. 당신의 자리에선 꽃이 피고 열매가 맺었는지, 아니면 가물어 시들시들 죽어가는지, 혹은 악취를 풍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작품이 몹시 길고 진실이 한꺼풀씩 드러나는 과정이 몹시 오래 걸린다. 지나치게 많은 등장인물과 그들 각자의 구구절절한 가족사도 작품을 좀 늘어뜨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과정이었음은 분명히 인정한다. 헌데 작품 말미에 붙은 '해설'은 솔직히 좀 사족 같다. 크게 공감이 가지도 않았고... 여하튼 미미 여사는 솜씨가 훌륭하다.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덧글)

164쪽 관자놀이에서 옆으로 한 줄기 선명하게 나 있는 메시만 남게 되었다. >>> 메시만????

514쪽 얘기 없는 얘기 >>> 있는 얘기 없는 얘기

514쪽 꼬득였는지 >>> 꼬드겼는지

556쪽 떠들고 다닌데. >>> 떠들고 다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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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와 함께 한 태평양 위 2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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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무르

 

2013년의 첫번째 영화는 오락성보다는 좀 더 의미있는 영화를 고르고 싶었다. 그리하여 선택한 첫 영화는 '아무르'

평화로운 노후를 보내던 음악가 출신의 노부부에게 어느 날 위기가 닥쳤다. 아내 안느가 갑자기 마비 증세를 일으킨 것이다. 수술위험이 높지 않다고 했는데 안느는 오른쪽 마비로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되었다. 남편 조르주는 헌신적으로 아내를 돌보지만 본인도 노쇠해 기운이 달리는 입장에서 종일 아내를 돌보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다. 아내 역시 이부자리에 실례를 하는 자기 자신을 용납하기 어려웠고, 자신 때문에 남편이 지쳐가는 것도 견딜 수가 없다. 그러나 스스로 죽는 것도 쉽지 않은 일. 남편은 아내와 자신의 입장이 뒤바뀌었어도 마찬가지 아니였겠냐고 묻지만, 마음과 현실이 늘 일치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이들 부부의 선택을 이미 보여주고 시작했다. 그러니 관객은 이들이 어떻게 해서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천천히 따라가 보는 게 임무다. 초반에 음악회 씬을 빼고는 모든 장면이 이들의 아파트 안에서만 이루어진다. 주인공들이 모두 팔순을 훌쩍 넘은 노인분들이기 때문에 움직임도 아주 느리다. 영화도 전체적으로 아주 천천히 흘러간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몹시 지루하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강풀 작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떠올랐다. 이쪽은 지극히 한국적 정서를 건드렸고, 아무르는 지극히 차갑고 사실적인 현실을 담았다. 선호하는 쪽은 있을 수 있어도 우열을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반세기라는 긴긴 시간을 함께 한 노부부에게 찾아온 삶과 죽음의 경계. 서로 극진히 사랑하고 아끼고 얼마든지 헌신할 마음도 있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었던 인생의 씁쓸함과 쓸쓸함이 진하게 느껴졌다. 무언가 더 할 말을 잇지 못하게 하는 묵직함이 영화 전반에 흐른다.

 

존엄사 문제도 떠올라서 영화 청원도 함께 생각났다. 같이 보면 두루두루 좋겠다. 느낌은 아주 극과 극으로 다르지만...

이자벨 위페르의 비중은 생각보다 많이 작았다. 그래도 마지막에 빈 집에서 가만히 대사 없이 앉아 있는 장면으로도 화면을 채우는 느낌은 충분했다.

 

 

 

 

 

 

 

 

 

 

 

★★★★☆

 

2. 로얄 어페어

 

포스터는 좀 별로다. '혁명가를 사랑한 왕비', '세상을 뒤흔든 치명적인 왕실비화'라는 광고 문구도 좀 별로다. 마치 '스캔들' 정도로만 얘기하는 것 같아서. 이 영화는 그 이상을 얘기한다. 아주 치열하게.

 

절대왕정이 무르익던 18세기 덴마크에 영국 공주가 시집을 왔다. 정략혼으로 시집 간 임금 크리스티안 7세는 편집증을 앓고 있고 지적이고 교양 넘치는 공주와 달리 무례하고 유치하고 경박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왕자를 낳음으로 자신의 도리는 다 했다고 여긴 왕비는 마음의 문을 닫고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갈 뿐이었다. 그런 왕실에 임금의 주치의로 독일인 의사 요한 스트루엔시가 들어온다. 계몽사상가이기도 했던 요한은 상처가 많은 임금을 어루만져주고, 그의 눈높이에 필요한 정서적 교감을 나눠준다. 나아가 개혁법안으로 기득권만 유지하려고 하는 귀족들을 몰아내고 그 과정에서 임금도 자신감을 얻고 덴마크에 새로운 시대를 열어갔다. 영국에서 이미 이런 개혁적 사고를 하고 있었던 왕비 역시 요한에게서 매력을 느낀다.

 

 

태어난 곳과 다른 곳에서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이들 외로운 혁명가들은 서로에게 깊이 탐닉했다. 위험할 만큼. 그리고 그런 이들의 행보는 개혁을 엎어버리고 싶은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덴마크에서 쫓겨남과 동시에 자식들과도 생이별을 해야 했던 왕비는 죽음을 앞두고 아이들에게 긴 편지를 남긴다. 이 영화는 바로 그 편지 내용을 재연해내는 과정이 되겠다. 왕자의 생모인 전 왕비는 목숨을 부지했지만, 이방인 개혁가는 가차 없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다.

 

 

혁명을 통해 덴마크 국민들에게 새로운 삶을 주고 싶었던 요한의 진심은 외면되고 그들 민중은 어서 목을 치라고 소리를 높인다. 단두대로 끌려가는 이 남자의 심장은 배신감과 서러움으로 가득했을 것이다. 혁명과 개혁은 한순간에 엎어져 중세로 돌아가버린 덴마크.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끝나지 않았다. 요한이 이루고자 했던 새 세상은 곧 다시 찾아왔고, 역사는 그 희생과 진심을 인정해 주었다.

 

혁명을 노래한 레미제라블이 아주 인기를 끌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쪽이 더 깊은 감동을 끌어냈다. 요한의 진심은 덴마크의 국민들에게 더 많은 자유와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었지만, 거기에는 돈이 필요하고, 그 재원을 잡음 없이 끌어내려니 다시금 독재 스타일이 나오는 삐걱거림. 원칙을 고수하면서 개혁을 완수하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유혹이 도사리는가. 또 아무리 거창한 대의라 할지라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서두르면 실패하기 쉽고 동지 없는 개혁은 더 힘들다. 지난 연말 대선 결과가 준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던 찰나에 이 영화는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혁명은 원래 피를 부르는 법이고, 언제나 희생을 강요해왔다. 그러나 목표가 올바르다면, 시간은 걸릴지언정 결국엔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또 한편으로 답답함을 느끼게 했던 것이 우리와의 차이점이었다. 진주 농민 봉기 당시 민란의 규모는 거의 전국적이었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수령을 직접 단죄한 일이 없다. 망신을 주는 정도에서 끝났던 것이다. 나라에서 보낸 나랏님 대신이라는 그 감투의 힘은 압도적이었다. 그렇게 억압받고, 그렇게 힘이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스스로 절대 권력을 끌어내리지 못했던 역사적 경험들은 좀 우울하다. 이게 다 공자 때문일까?

 

여주인공이 88년생인데, 남주인공 매즈 미켈슨은 65년생이다. 처음 요한이 등장했을 때 나이 차이가 지나치게 많이 나서 감정이입이 잘 안 되었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되면서 왕비가 빠져들 수밖에 없는 그 심정이 이해가 갔다. 몹시 매력적인 인물이다. 더 헌트도 얼른 보고 싶은데 자꾸 시간대가 안 맞아서 뒤로뒤로 밀리고 있다. 언능 보고 와야지...

 

 

 

 

 

 

 

 

 

 

 

 

★★★★★

 

3. 클라우드 아틀라스

 

매트릭스는 진정 혁명 같은 영화였다. 영화의 판도를 완전히 뒤엎어버린... 그런 영화들이 몇몇 있었다. 아바타도 그랬고 인셉션도 내게는 그랬다. 워쇼스키 남매와 '향수'의 톰 티크베어가 함께 연출을 맡고, 매력적인 배우 배두나도 주연으로 참여한다니, 여러모로 이 영화는 꼭 보고 싶은 영화였다. 세시간에 이르는 긴 영화라는 게 전날 잠을 잘 못 자고 간 내게는 치명적으로 작용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 영화를 내리기 전에 봤다는 것이 무척 다행스럽다. 비록 졸음을 못 이겨 중간에 좀 날리긴 했지만 그건 영화가 재미 없어서가 절대 아니다. 아직도 상영하는 곳이 있다면 나는 한번 더 보고 싶다.

 

이 영화에는 여섯 개의 시간대가 동시에 흐른다. 1849년 태평양을 항해중인 상선 위. 누군가 남자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 적은 가까운 곳에 있다. 그리고 1931년. 살아서는 허락되지 않는 지독한 사랑이 뜨겁게 타올랐다. 아름다운 심포니 '클라우드 아틀라스 6중주'가 탄생하기까지의 강렬한 욕망과 로맨스! 그리고 1973년. 핵발전소를 둘러싼 비리와 진실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린 여기자가 있다. 그녀를 뒤쫓는 숨막히는 추격이 긴장감을 늦출 새 없이 따라붙는다. 그리고 2012년, 감옥 같은 요양원에서 끔찍한 나날을 보내는 티모시의 자유를 향한 갈망! 이 영화에서 '개그'를 담당하는 시간 되겠다. 그리고 2144년. 나라의 경계가 무너지고 언어와 문화가 뒤섞인 미래 세계 '네오 서울', 클론 손미가 여기서 나온다. 손미 역을 맡은 배우가 바로 배두나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시간이 2321년의 미래. 식인종 '코나족'에게 가족을 잃고, 악마 올드 조지의 환청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자크리와 다른 행성에서 온 '프레션트족 메로'가 만났다. 톰 행크스와 할 베리가 이 파트의 주인공이다.

 

영화는 아주 재밌게도, 이 다섯 개의 시간대에 어마어마한 배우들이 중복해서 출연한다. 자신들이 주인공인 파트가 있고, 또 아닌 곳에서는 재미난 분장을 하고서 조연으로 출연한다. 각 배우당 1인 5,6역을 거뜬히 소화해내는데, 영화의 말미에는 이들이 어떤 역으로 나왔는지를 '깜짝선물'로 보여준다. 몇몇은 충분히 찾아낼 수 있었는데, 어떤 분장은 너무 놀라워서 정답을 보고서야 알아차리기도 했다.

 

 

휴 그랜트, 짐 스터게스, 휴교 위빙(여자 간호사 역), 톰 행크스다.

 

 

위아래 모두 여자는 배두나다. 아래쪽 역할은 정말 못 알아봤다. 뒤에 한글 적힌 상자도 보인다. ㅎㅎㅎ

 

 

주인공 파트너는 주연으로 나올 때나 조연으로 나올 때나 상대 배역은 같다. 그러니까 다른 시간대에서도 결국은 파트너로 나온다는 것이다. 이 남자가 저 위 인조인간스런 얼굴의 남자라고 잘 연결이 되지 않는다. 2144년의 시간대에서 손미는 클론이지만 가장 인간적인 얼굴을 가졌고, 진짜 인간인 혜주는 아주 부자연스럽고 무서울만큼 기계적인 얼굴로 나온다. 그 극적인 대조와, 그럼에도 이들이 뜨겁게 사랑하게 되는 숙명적인 인연이 무척 벅차게 다가왔다.

 

 

'서울'이란 지명이 'soul'과 닮아서 미래세계의 배경으로 골랐다는 워쇼스키 남매의 설명이 흥미로웠다. 과연 이 도시는 진정 영혼을 갖고 있는지 좀 생각하게 되지만...

 

 

밴 위쇼는 캐릭터가 참 좋다. 이 배우는 과학자로 나와도 어울리고(007 스카이 폴) 이 작품처럼 예술가로 나와도 잘 어울리고, 향수 때처럼 광기 어린 모습도 아주아주 잘 어울린다. 게다가 이 뒷태를 보시라.

 

 

난 여자 뒷모습인 줄 알았다. 어휴, 이 남자의 저 실루엣을 보시라. 코피 터질 뻔했다. ;;;;

별똥별이 떨어지는 모습의 문신은 여주인공에게서 계속 나왔다. 배두나도 나왔고 할 베리도 있었다. 그러니까 저 시대에서는 그 역할을 벤 위쇼가 한 것이다. 이 커플들은 생을 거듭해서 다시 태어나고 또 사랑했지만, 그 커플을 연기한 배우가 꼭 같지는 않다. 지금은 이 게이 커플이 미래 사회에선 배두나가 연기한 손미와 혜주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영화는 무려 500년에 걸친 이야기를 여섯 개의 시간대로 나누어 설명하기 때문에 무척 방대하고 어지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 안에서 일관되게 노래하는 사랑과 갈망, 모험과 도전, 음모와 희생이 저릿저릿하기만 하다. 장점이 많은 영화지만 최고 공로상은 각각의 캐릭터를 구별시키는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력과 제작팀의 분장 능력에 있지 싶다. 대작이다.

 

 

배우들의 얼굴을 어지럽게 박은 포스터보다 이쪽이 더 많은 것을 함축한 것처럼 보인다. 마음에 드는 포스터다.

 

 

 

 

 

 

 

 

 

 

 

 

 

 

 

 

 

 

 

 

 

 

 

★★★★★

 

4. 잭 리처

 

원작 소설이 있는 줄 몰랐다. 그래서 주인공이 탐 크루즈가 되었을 때 말이 많았다는 것도 당연히 몰랐다. 사전지식 아무 것도 없이 그냥 봤다. 본 시리즈나 미션 임파서블과 비교하는 것은 좀 무리라 생각하지만 탐 크루즈는 여전히 원톱으로도 액션 영화를 소화해내는 저력이 있는 배우라는 생각을 했다. 탐 아저씨 근육은 멋있어 보이지 않지만 '진짜'라는 느낌은 주는 배우임에 틀림 없다.

 

도심 한복판에서 6발의 총성과 함께 5명의 시민이 무차별적으로 살해되었다. 현장의 모든 증거들이 한 남자를 용의자로 지목하지만 그는 자백을 거부한 채 '잭 리처'를 데려오라는 메모만을 남긴다. 그러나 전직 군 수사관 출신의 잭 리처가 도착했을 때 용의자는 이송 과정에서의 구타로 혼수상태가 되어 있었다. 지문도 없고 흔적도 없고 신분도 남기지 않는 잭 리처가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 가고 숨겨져 있던 더 큰 음모가 마침내 드러난다. 연기자들은 모두 강렬한 포스를 남기며 열연을 보이지만, 그래도 싱거웠던 것은 배후의 배후로 나오는 인물의 범행 동기에 대한 개연성 부족이다. 반전은 보여줬지만, 그 반전의 설득력은 좀 떨어졌다. 또 첫번째 용의자의 변심도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좋았던 점은 잭 리처라는 인물의 캐릭터다. 법의 한계를 뛰어넘어 심판을 내리는 그는, 그 바람에 자신의 자유와 안전을 포기했고 대신 '정의'라는 가치를 지켜냈다. 이런 단호한 인물이 주는 영웅적 고뇌와, 또 특별한 능력으로 펼쳐내는 수사과정들은 무척 재밌었다. 근데 이거 2편도 나오려나? 책은 시리즈가 무척 길던데... 앗, 지금 검색해 보니 변호사 역으로 나온 여주인공 로자먼드 파이크는 무척 나이가 들어보였는데 79년 생이다. 오, 이게 제일 큰 반전인가!

 



 

 


 

 

 

 

★★★☆

 

5. 라이프 오브 파이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 수년 동안 묵혀 두었던 원작 소설을 읽었다. 그리고 부커상의 위용을 확인했다. 아, 원작 소설 정말 좋았다. 감탄에 또 감탄!!!

 

그래서 아무래도 영화는 매력이 덜했다. 아주 화려한 CG를 선보였지만 이 화려한 볼거리들 속에서는 원작 소설의 명문을 고스란히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이런 영상들은 확실히 압권이었다. 아이맥스 3D로 보길 잘했다.

 

 

수영장에서 촬영했다고 하던데 그래도 그 수영장이 꽤 컸겠지? 물도 엄청 쏟아부었을 것이고... 영화 기술은 정말 빠르게, 아주 가파르게 발전하는구나.

 

고백하자면, 나 이 영화 보면서도 살짝 졸았다. 아이맥스 시간대를 맞추려고 좀 일찍 일어났더니 살짝쿵 피곤해서리...;;;;

 

태평양 위에서 호랑이와 함께 227일을 버텼던 인도 소년의 고달픈 생존기. 소년이 마주해야 했던 폭우와, 굶주림과, 식인섬의 공포까지... 모두 어마어마한 모험이며 절박한 투쟁이었다. 진짜 싸움은 소년의 내부에 있었기에 더 가혹했다.

 

 

영화 말미에 육지에 다다른 주인공의 초췌한 모습이다. 저 굶주리고 지친 얼굴의 효과는 뭘까나? 정말 굶었나, 아니면 CG인가??? 이 순간 그게 무척 궁금했다. 휴 잭맨은 레미제라블의 첫 씬을 위해서 36시간 동안 물을 마시지 않고 갈증난 상태를 만들었다고 하던데, 이 얼굴도 그런 준비를 했던 게 아닐까 문득 궁금해졌다.

 

영화가 원작보다 좋았던 것은 '힌두교'의 상징과 메시지들을 영상으로 잘 표현해냈던 점이다. 또 미어캣 섬의 전체 형상까지도 무척 절묘했다는 것!

 

 

리처드 파커가 가장 크게 잡힌 왼쪽 포스터가 마음에 든다. 색감도 좋고. 오른쪽 미어캣들은 귀엽게 생겼지만 좀 섬뜩하게 느껴진다. 섬의 비밀 때문일 것이다.

 

나야 소설을 먼저 보았으니 영화가 덜 재밌었지만,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보아도 아주 맛날 것 같은 영화이긴 했다. 소설을 두번 읽는 경우는 무척 드물지만, 이 책 '파이 이야기'는 나중에 한 번 더 읽고 싶다. 영화도 기회된다면 다시 봐도 좋을 듯! 그리고 읽고 싶은 부커상 수상작도 몇 개 보관함에 담아놨다. 후후훗!!!

 

 

 

 

 

 

 

 

 

 

 

 

 

★★★★☆

 

6. 7번 방의 선물

 

좀처럼 영화 재밌다는 소리를 하지 않는 울 언니가 꼭 보라고 극찬을 해서 보게 되었다. 영화는 어느 정도 뻔할 거라고 예상했고, 분명히 눈물을 짜낼 거라고 예상했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영화의 진행은 많이 식상했고, 배우들도 모두 연기를 잘 하는 이들이지만 비슷한 역을 많이 맡아왔기 때문에 역시 좀 식상한 감이 있었다. 그리고 울라고 울라고 너무 강요를 해서, 정말 눈물이 나긴 했지만 그게 감동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냥, 저런 억울한 죽음과 억압이 많다라는 생각에 마음이 힘들어서 감당하기 어려웠을 뿐...

 

 

어린 예승이는 정말 사랑스러웠다. 이 아이를 위해서 무엇이든 내던질 수 있는 아빠의 마음도 충분히 공감이 가고, 또 그랬기 때문에 이런 딸을 두고 어찌 떠날 수 있을까 싶어 마음이 아팠다. 류승룡은 무척 좋아하는 배우이지만, 이 영화에서의 연기는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 여섯 살 지능을 연기하느라 목소리가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 났다는 것.  

 

아주 어릴 때부터 지켜봐오던 신혜 양은 이제 완전히 숙녀가 되었다. 아름답게 자랐다. 괜히 내가 다 흐뭇했다. 이 장면에서 속눈썹이 어찌나 예쁘던지......

 

★★★☆

 

1월에는 미국 인상주의 특별전을 다녀왔다. 전시회 자체는 크게 기억에 남질 않았다. 그래도 다녀왔으니 사진만 몇 컷!

 

전시회보다 기념품 매장에서 산 애들이 더 좋았다고 한다면 쪼오끔 미안하긴 하다.

 

 

앗, 근데 저 머리끈을 어디다가 두었지? 사놓고 한 번도 안 썼는데....;;;;

 

 

 

 

 

 

 

 

 

 

 

 

셋째 주에는 조카들을 데리고 언니와 함께 북촌 한옥 마을을 다녀왔다. 날이 비교적 따뜻했던 주말이었는데, 사진 찍으러 나온 사람이 아주 많았고, 외국인도 제법 많았더랬다.

 

 

동네 주민들은 구경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소음 때문에 꽤 몸살을 앓을 것 같다. 조심하긴 했는데 그래도 사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엄청 받을 듯...

 

치과 간판이 재밌다. ㅎㅎㅎ 아기자기 벽화들도 눈길을 끈다.

 

간판들이 예뻐서 찍어봤다. 정감 어린 글씨들이다. 에그 간판은 이승환 7집 앨범이 떠올라서 기분 좋아 찍었다. ㅎㅎㅎ

 

 

스마트폰 용 장갑을 세켤레 사고, 다현양 장갑도 한켤레 샀다. 다현양 머리핀과 내 머리끈도 샀는데, 저 머리끈은 한번 쓰고 망가져서 꿰매야 했다...;;;;

 

 

 

 

 

 

 

 

 

 

 

 

 

 

 

 

 

 

 

한 주 뒤에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덕혜옹주 특별전을 역시 조카들과 함께 보고 왔다.

 

 

로비에 있던 화분이 예뻐서 한컷 찍었다. 오른쪽이 전시장 입구인데 내부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밖에서 한 장 찍었다. 저 동그라미 안에 덕혜 옹주가 앉아 있는 것처럼 연출을 해놨는데 입구에 사람이 많아서 좀처럼 찍기 어려웠다. 아쉬운대로 저렇게만 분위기를 전해 본다.

 

 

 

 

 

 

 

 

 

 

 

 

 

지난 한달 간 조카들 데리고 이곳저곳을 많이 갔는데 덕혜옹주전이 가장 반응이 좋았다. 국립고궁박물관도 볼 거리가 많았고, 무엇보다 실내여서 가장 고생을 덜했다. 그밖의 곳들은 추위와의 싸움에 무참히 패배하곤 했기 때문이다.(어제가 최악!)

 

1월의 마지막 주 일요일에는 뮤지컬 '레베카'를 보고 왔다. 내게는 멀리 진주에서 뮤지컬 보러 때마다 서울 오는 친한 언니가 있는데 우리 둘 다 류정한과 임태경을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같이 볼 때가 많은데 이번엔 류정한 주연의 레베카다.

작품은, 아.... 정말 좋았다! 영화 레베카는 무려 70년도 더 전의 작품인지라 많이 촌스러웠다. 그런데 그 고전을 옮긴 뮤지컬은 장점만 가져오고, 단점은 강점으로 덮어버린 아주 훌륭한 무대였다. 영화를 보면 덴버스 부인이 주인공인 게 확 티가 났는데, 뮤지컬은 아무래도 남주인공에 힘을 좀 실어주었고, 막심 드 윈터 부인은 영화보다 더 강단 있는 인물로 변화시켜서 역시 좋았다. 내가 본 작품에선 류정한, 신영숙, 김보경 주연이었는데, 캐스팅을 아주 잘 선택한 것 같아서 만족도가 높았다. 류정한은 늘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으니 두말하면 잔소리고, 미스 사이공 때 기대를 갖게 했던 김보경의 목소리도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옥주현을 걸러내고 고른 신영숙이 대박이었다. 아, 무대를 압도하는 이 어마어마한 카리스마와 장악력! 신영숙 무대를 보아온지 10년이 넘었는데 이제껏 보았던 중 가장 비중도 높았고, 솜씨를 제대로 보여준 것 같아서 역시 즐거웠다.

 

 

작품의 제목은 '레베카'이지만, 막심의 전처 레베카는 사실 작품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막심의 새 부인은 그저 '나'라고 표현될 뿐 이름이 없다. 이 절묘한 조화가 이 음산한 작품의 각별한 매력으로 작용한다. 영화는 워낙 옛날 작품인지라 배경처리가 아주 미숙했는데, 뮤지컬은 제한된 공간을 장막 위에 그림을 그리는 영상 기법으로 3차원적 공간감을 잘 표현해냈다. 무대장치의 진화가 아주 가파르다. 옥주현 버전으로 보고 온 관객들도 만족도가 높던데, 나는 기존에 옥주현 주인공의 작품들에서 그녀만 아쉬웠던 적(아이다, 엘리자벳)이 있었기에 신영숙을 고집했다. 한 번 더 본다면 옥주현 버전도 고려해볼 생각이지만.

 

(사진 펑!)

 

주연 배우들 사진이 기둥에 박혀 있다. 선호하는 배우 앞에서 사진 찍는 건 당연한 일!

 

 

애석하게도 음반이 발매되지 않았다. 저작권 문제가 해결이 나지 않았나? 당연히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많이 아쉽다.ㅜ.ㅜ

국내 초연이어서 작품이 어떨지 조금 고민이 되었는데 대박 작품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좋은 좌석에서 볼 것을....

하여간 올해의 첫 뮤지컬로 아주 적절한 선택이었다. 레베카, 롱런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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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3-02-11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설 보내셨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랑은 7번방의 선물 하나 겹쳐요. 영화 초반부터 끝날때까지 엄청 울었네요. 어린 예승인 어쩜 그리 예쁘고, 연기도 잘하던지......

마노아 2013-02-12 00:00   좋아요 0 | URL
설 연휴는 칼로리와 함께~ 통 소화시킬 짬이 없이 먹고 있네요. 어휴, 이래놓고 잔뜩 후회하지요.^^;;;
7번 방의 선물은 울어주는 게 예의예요. 안 울 수 없는 영화였어요.ㅜ.ㅜ 예승 양 정말 사랑스러웠어요~

BRINY 2013-02-11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베카' 보러가고 싶네요. 원작 소설 번역판은 품절이던데...

마노아 2013-02-12 00:32   좋아요 0 | URL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1073

소설 여기 있네요. 레베카 노래도 참 좋아서 다시 듣고 싶은데 음반이 없으니 다시 들으려면 저도 공연을 또 봐야 하네요. 하핫^^;;;

Mephistopheles 2013-02-12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즈 미겔슨이란 배우의 전 작품들은 눈여겨볼만해요..젊었을 때 찍었던 킹아더나 플레임 엔 시트런, 발할라 라이징(이건 정말 지루한 영화인데 엄청 강렬하게 나옵니다.), 더 도어...정도.

마노아 2013-02-12 23:35   좋아요 0 | URL
킹 아더가 관심이 가네요. 이 배우 정말 강렬한 포스가 있어요. 오래오래 보고 싶어요.^^

프레이야 2013-02-12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설연휴 즐겁게 보내셨지요. ^^
신혜양은 시라노연애조작단에서 처음 보고 참 마음에 들더라구요. 어린 예승이도 어찌나 귀엽던지ᆢ
로얄 어페어를 놓쳤는데 보고싶어지네요.
벤 위쇼의 뒷태가 저렇다니 헉!ㅎㅎ

마노아 2013-02-12 23:36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여행 잘 다녀오셨나요.
신혜양은 미남이시네요에서 가장 빛났지만, 이승환 뮤직비디오에서 춤을 엄청 잘 춰서 또 기억에 남아요.
초딩시절부터 보아왔는데 벌써 숙녀가 되었어요.^^
어린 예승이는 오디션 본 친구 중에서 가장 점수가 낮았었다고 감독님이 얘기하네요.
근데 결국 주인공 맡았어요.
로얄 어페어 하는 데 있음 꼭 보고 오셔요. 배 위쇼 뒷태는 사진 저장해 두고 자주 봐야겠어요.ㅎㅎㅎ

다락방 2013-02-12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뜬금없이 신혜의 저 사진을 보고 으음, 머리를 길려서 웨이브를 넣어야겠다, 라고 생각했어요. 오늘 아침까지 단발로 쳐버리겠다고 결심했었거든요. 하하핫;;

마노아 2013-02-12 23:36   좋아요 0 | URL
머리 스타일에 대한 변심 주기가 자꾸 빨라지는 것 같아요.ㅎㅎㅎㅎ
어느 쪽이든 변신 환영이에요.^^

순오기 2013-02-13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마노아님, 설은 잘 보냈지요?
영화는 잭 리처만 겹치고 다른 영화는 못 봤어요.
광주에서 옥주현 임태경 뮤지컬 한다고 광고 나오던데...한번 가볼까 생각중이에요.^^

마노아 2013-02-13 11:15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도 설 잘 지내셨지요?
옥주현 임태경 주연의 뮤지컬이라면 황태자 루돌프인가요? 음, 저는 임태경 최유하 버전의 루돌프를 보긴 했는데, 팬이지만 재미는 없었어요. 하하핫^^ㅎㅎㅎ

라로 2013-02-15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저와 본 영화가 다 겹쳐요!!! 로얄 어페어는 제목이 좀 어페어에만 한정되는 느낌이 들어 좀 그래요. 저는 더 헌터도 봤는데 지금 생각해도 참 있을 수 있는 무서운 얘기에요,,,제겐 뮤지컬이 쥐약이라 거의 안 보려고 하는데 임태경의 뮤지컬은 함 보고싶네요,,ㅎㅎㅎ

마노아 2013-02-16 00:15   좋아요 0 | URL
우왕, 찌찌뽕!!! 반가워요. 이렇게 다 겹치긴 참 힘들지요.^^
제목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나비님 얘기 듣고 보니 제목이 좀 한정적인 느낌이 드네요.
지난 설 연휴 때에 저도 더 헌트 보고 왔어요. 어찌나 마음이 무겁던지요. 어휴휴휴휴....
어제도 뮤지컬 한편 보고 왔는데 넘흐넘흐 졸작이어서 발렌타인데이를 완전 망쳤어요.
아르센 루팡 빵꾸똥꾸예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