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3번 안석뽕 - 제17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271
진형민 지음, 한지선 그림 / 창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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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학생만 신이 나는 학교가 못마땅한 우리 시대 모든 안석뽕과 조조와 기무라에게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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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베카 O.S.T. [3CD]
옥주현 외 노래, 실베스터 르베이 (Sylvester Levay) 작곡, 미하엘 쿤체 (M / Kakao Entertainment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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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베카의 여운을 잊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아직 보지 못해서 안타까운 사람이라면, 트리플 캐스팅을 두루 경험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음반을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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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er Story -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
마리안네 보이헤르트 엮음, 김재혁 옮김, 마리아-테레제 티트마이어 그림 / 을유문화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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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로 그린 꽃 그림이 무척 우아해 보인다. 꽃에 대해 명사들이 했던 말들을 닮았다. 꽃에 얽힌 역사와 꽃을 노래한 시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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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문학동네 시인선 32
박준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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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병

한 며칠 괜찮다가 꼭 삼 일씩 앓는 것은 내가 이번 생의 장례를 미리 지내는 일이라 생각했다- 25쪽

광장

빛 하나 들여보내는 창(窓)이면 좋았다 우리는, 같이 살아야 같이 죽을 수도 있다는 간단한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시절에 만났다- 37쪽

지금은 우리가

별 밝은 날
너에게 건네던 말보다

별이 지는 날
나에게 빌어야 하는 말들이

더 오래 빛난다- 40쪽

미인처럼 잠드는 봄날

어제는 책을 읽다 끌어안고 같이 죽고 싶은 글귀를 발견했다 대화의 수준을 떨어뜨렸던 어느 오전 같은 사랑이 마룻바닥에 누워 있다- 41쪽

유월의 독서

그림자가
먼저 달려드는
산자락 아래 집에는

대낮에도
불을 끄지 못하는
여자가 살고

여자의 눈 밑에 난
작고 새카만 점에서
나도 한 일 년은 살았다- 42쪽

호우주의보

발밑으로 떨어지는 머리카락이
꼭 오래전 누군가에게 받은 용서 같았다- 44쪽

환절기

우리는 매번 끝을 보고서야 서로의 편을 틀어주었고 끝물 과일들은 가난을 위로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49쪽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찬비는 자란 물이끼를 더 자라게 하고 얻어 입은 외투의 색을 흰 속옷에 묻히기도 했다'라고 그 사람의 자서전에 쓰고 나서 '아픈 내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문장을 내 일기장에 이어 적었다- 55쪽

옷보다 못이 많았다

그해 윤달에도 새 옷 한 벌 해 입지 않았다 주말에는 파주까지 가서 이삿짐을 날랐다 한 동네 안에서 집을 옮기는 사람들의 방에는 옷보다 못이 많았다- 57쪽

천마총 놀이터

놀이를 놀이이게 하고 겨울을 겨울이게 하는 놀이터에 봄이 와도 너는 오지 않았으니 나는 풀어놓은 아픈 말들을 한데 몰아 노트에 적는 놀이를 시작했다 흙이 흙을 낳고 말이 새 말을 하는 놀이, 그 말을 자작나무 껍질에 옮겨 적지 않아도 되는 놀이, 흙에 종이를 묻는 놀이- 72쪽

낙서

봄의 왼편은 겨울 같고
몸의 오른편은 봄 같던 아픈 여자와
늙은 남자가 빈 테이블을 지키고 있는 집- 76쪽

저녁-금강

해를 등지고
다음 생의 이름을
점쳐보는 저녁

당신의 슬픈 얼굴을 어디에 둘지 몰라
눈빛이 주저앉은 길 위에는
물도 하릴없이 괴어들고

소리 없이 죽을 수는 있어도
소리 없이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우리가 만난 고요를 두려워한다- 78쪽

문병-남한강

아무 것에도
익숙해지지 않아야
울지 않을 수 있다

해서 수면(水面)은
새의 발자국을
기억하지 않는다

오래된 물길들이
산허리를 베는 저녁

강 건너 마을에
불빛이 마른 몸을 기댄다- 80쪽

눈을 감고

사람을 사랑하는 날에는
길을 걷다 멈출 때가 많고

저는 한 번 잃었던
길의 걸음을 기억해서
다음에도 길을 잃는 버릇이 있습니다- 82쪽

입속에서 넘어지는 하루

길눈이 어두운 겨울이나
사람을 잃은 사람이
며칠을 머물다 떠나는 길

떠난 그 자리로
가난한 밤이 숨어드는 길

시래기처럼 마냥 늘어진 길

바람이 손을 털고 불어드는 길

사람의 이름으로
지어지지 못하는 글자들을
내가 오래 생각해보는 길

골목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그림자로 남고

좁고 긴 골목의 끝을
바라보는 일만으로도
하루가 다 지새워지는 길

달이 크고
밝은 날이면
별들도 잠시 내려와

인가(人家)의
불빛 앞에서
서성거리다 가는 길

다 헐어버린 내 입속처럼
당신이 자주 넘어져 있는 길- 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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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4-29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저는 '지금은 우리가' 참 마음에 듭니다.
즐겁고 행복한 한 주 되세요.^^

마노아 2013-04-29 12:23   좋아요 0 | URL
좋은 시가 많았어요. 밑줄긋기에 사진 넣기가 되니까 이런 부분은 편해졌어요.
글이 많을 때는 찍어서 올리는 거죠. 하하핫.^^
후애님도 한주 즐겁게 시작하셔요~
 
뮤지컬 레베카 O.S.T. [3CD]
옥주현 외 노래, 실베스터 르베이 (Sylvester Levay) 작곡, 미하엘 쿤체 (M / Kakao Entertainment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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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베카를 본 것은 1월 27일이었다.
올해의 첫 뮤지컬이었고, 류정한-신영숙이 주인공이었다.
히치콕의 오래 전 영화 레베카를 볼 때는 압도적으로 댄버스 부인이 주인공이었지만,
뮤지컬로 올라가면서 막심의 비중이 커졌고, 댄버스 부인을 넘어서진 못하더라도 막심의 새 부인 '나'의 역할도 커졌다.

뮤지컬 보고 나서 음반이 발매되지 않은 것을 알고 무척 서운했는데, 올해 3월에 음반이 나오면서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모른다. 한차례 발매일이 연기되긴 했지만 기꺼이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앨범!

주연 배우 셋을 모두 담아낸 게 가장 마음에 든다. 예전에 '지킬 앤 하이드'는 조승우 위주로만 곡이 짜여져 있어서 류정한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많이 아쉬웠다. 이번 앨범은 세 배우가 공평하게 노래가 실렸다. 첫번째 시디의 유준상만 6번 곡 '하루 또 하루'를 임혜영과 한 번, 김보경과 한 번해서 노래가 하나 더 실렸지만, 그 정도는 수긍할 만하다. ^^

극 중에서 레베카는 끊임 없이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이름이 불려지고, 그 존재감으로 누군가에게는 갈망을 넘어 열망과 집착의 대상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떨어버리고 싶은 증오의 대상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넘어서고 싶은 라이벌로 다가오지만, 정작 죽은 그녀는 여기에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구도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이름이 되어버렸다. 바로 레케바라는 이름으로!

류정한과 임혜영 조합이다. 내가 본 회차에서는 류정한과 김보경이 부부로 나왔다.
음반으로 들어보니 임혜영과도 무척 잘 어울렸다. 김보경의 목소리는 좀 더 어린애스러운 면이 있는데, 임혜영은 그보다 여성스런 느낌의 목소리다.


2층에서 본 나로서는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클로즈업 된 얼굴이 어쩐지 낯설기까지 하다.
이 작품은 여자 배우들이 역할이 중요하다. 사실상 주인공인 댄버스 부인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대항해서 '나'는 청초하고 순수한 모습에서 강인한 여성으로 변해 간다. 그 대결 구도에서 막심이 균형을 잡는다.
마음이야 세 배우 모두 내가 좋아하니 다 보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이 어디 그렇게 허락해 주던가.
내가 보지 못한 유준상과 오만석 버전의 레베카도 들을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이 음반은 그러니까 선물 그 자체다.

처음에 음반이 도착해서는 차례대로 쭉 들어보고 그 당름에는 류정한 버전으로 계속 들었다. 그러다가 유준상 버전이 좋아져서 또 열심히 들었다.
막심의 목소리와 연기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넘버가 '칼날 같은 그 미소'다.
레베카의 죽음에 얽힌 진실과 이 음산한 저택의 비밀이 드러나는 부분이고, 막심의 인내심도 무너지며 좌절하고 오열하며 절규하고 마침내 끝으로 치닫는 그런 감정의 극단을 달리는 노래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류정한이야 워낙 노래 잘하는 걸로 유명했으니 더 보탤 것도 없지만, 유준상에게 감탄했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해도 노래까지 훌륭하게 소화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전에도 유준상이 출연한 뮤지컬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크게 기억에 남지 않았다.(그 작품은 잭 더 리퍼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특히 이 노래에서는 감정이 점점 고조되어가는 강약을 아주 적절하게 잡아주었다. 정말 내 눈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며칠 전에 '전설의 주먹'을 보았는데, 그 바람에 유준상을 더 주의깊게 보게 되었다. 이 남자, 점점 좋아진다.


옥주현도 다시 보였다. 이전에 아이다와 엘리자벳을 볼 때 유일하게 아쉬운 게 옥주현의 노래였다. 특히 엘리자벳은 모든 캐스팅이 완벽했는데 여주인공이 많이 부족해보였다. 김선영 버전의 노래를 이미 들어보았기 때문에 더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레베카를 보러 갈 때도 '신영숙-류정한' 조합의 날짜를 일부러 골라서 갔던 것이다.

헌데 음반으로 들어보니 옥주현의 레베카도 훌륭했다. 공연을 보고 온 사람들의 호평도 이어졌는데 후하게 준 게 아니라 정말로 좋았던 모양이다. 내게 다시 레베카를 볼 기회가 온다면 이번에는 유준상-옥주현 조합으로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1분 50초에서 무대 돌아가는 것 확인하시라!)

오만석 얘기가 거의 안 나왔는데, 내가 참 좋아하는 배우이건만 이번 레베카는 크게 와닿지가 않는다. 포도밭 그 남자나 헤드윅의 그녀같은 역은 무척 잘 어울렸는데, 귀족스런 막심 역에는 내 선입견에 그닥 어울리지 않게 보이는 모양이다.

그리고 반 호퍼 부인 역의 최나래의 발견도 최대 수확이었다. 이렇게 신나고 이렇게 화끈한 무대를 선사해 주다니! 다음 기회에 또 보게 된다면 그녀가 출연하는 회차로 보고 싶다. 레베카 아닌 다른 작품이라 하더라도.

지금 홈페이지를 열어두고 오리지날 버전을 듣고 있다. 우리말 가사를 아니 영어로 들어도 의미가 통하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오랜만에 계속 들을 수 있는 좋은 음반을 만났다. 게다가 추억의 재생은 물론이요, 새로운 발견까지 주었으니 여러 선물을 함께 받은 기분이다.

작품 속 넘버 제목처럼 '별빛 같은' 작품이다. 오래오래 사랑할 것이다. 반갑다, 레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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