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e - 시즌 8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8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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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e 시리즈를 참 좋아한다. 이 책은 내가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여러 기쁨들이 뒤섞여 있다.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 주고, 지성의 문을 두드려 주고, 마음의 동요를 일으켜서 뭉클한 감동까지 불러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시즌이 나올 때마다 무척이나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펴들었다. 벌써 시즌8, 여덟 권째 책이다. 게다가 7권가지 누적 판매부수는 무려 100만 권을 돌파했다고 한다. 소설도 아닌 인문 서적이, 게다가 영상에서 시작해서 책으로 옮겨온 원소스 멀티 유스가 이렇게 각광을 받으니 더 놀랍기만 하다. 책에서 먼저 인기를 끌어 영상으로 옮겨간 경우는 많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보다 신선하다.

 

이 책의 원본에 해당하는 방송은 5분을 넘지 않는다. 시각적인 기쁨이야 영상으로 접할 때 오감이 더 즐겁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말을 다 전달하는 것은 무리일 터, 이렇게 보충수업 하듯이 책으로 빈 칸을 채워주는 것이 참 좋다. 물론, 나의 경우는 대다수 책으로 먼저 보고 나중에 영상을 찾아보는 편이어서 순서가 좀 바뀌긴 하지만...^^

 

 

(3차원 영상의 아름다움을 2차원으로 옮겼지만 그 맛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사진을 잘 못 찍었지만 책속 사진은 선명하고 아름답다.)

 

이번 시즌 8에서는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이라는 제목으로 묶어냈다. 결국 사람 사는 이곳, 사람의 이야기가 핵심이 되는 것이다. 초반에 영상에서 나왔을 문장들이 등장하면 누구에 관한 이야기일까 잔뜩 눈을 빛내며 읽어 내려간다. 초반의 몇몇 힌트만 가지고 주인공을 찾아내면 수수께끼를 맞힌 것처럼 큰 재미를 느낀다. 내가 이전에 몰랐던 인물이 나오면 그 생소함에 또 반가워한다. 이런 사람이 있었구나, 이런 이야기가 있었구나... 역사를 담은 이야기가 나오면 또 열광하게 된다. 이렇게 깊은 의미가! 게다가 광고의 카피 문구를 떠올리게 하는 문장들은 몹시 매혹적이어서 독자를 자주 홀린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대결은 축구경기 이상의 함의를 지닌다. 카탈루냐의 수도이자 프랑코 파시즘 정권에 맞선 자유의 성지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의 수도이자 프랑코 정권의 근간이었던 마드리드, 이 두 지역을 연고로 하는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격돌은 사실상 카탈루냐와 스페인의 대리전과 다름없다. FC바르셀로나의 슬로건이 ‘MES QUE UN CLUB'(클럽 그 이상)인 이유다.-34쪽

 

‘클럽 그 이상의 클럽!’ 단순한 축구 경기가 아닌 문화와 역사와 인간 승리를 함께 담아냈다.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차이점도 놀라웠고, 여기서 파생해서 함께 설명한 협동조합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특히나 한국의 협동조합이 본연의 자세를 잃고 자본주의화해서 경쟁 위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소름도 돋았다. 단지 협동조합이기만 해서는 안 됨을 잊지 말아야겠다. 한 편의 내용이 끝날 때마다 소개해주는 책들도 흥미롭다. 같이 공부하고 참고할 것들이 마구 늘어간다. 즐거운 비명이라 하겠다.

 

그러나 협동조합 운동가 김기섭은, 오늘날 한국의 협동조합이 과연 자본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에 따르면 협동조합은 결사체이자 사업체로서 상생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데, 한국의 협동조합은 결사체로서이 성격을 심각하게 이탈해서 경쟁력 강화, 소비자 주권 등의 시장자본주의 용어는 물론이고 주식회사의 성장·개발방식을 도입하고, 협동조합들끼리 바로 이웃에 매장을 여는 등 경쟁체제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37쪽

 

'마요 광장의 어머니들' 편은, 이 책을 읽은 것이 5월이기에 더 의미가 있었다. 독재 정권에 의해 희생된 무고한 시민들과 그들의 유가족이 지금도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새기게 된다. 그리고 그 고통을 만들어낸 당사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1995년 검찰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면서 전두환, 노태우 등 신군부 인사들을 불구속기소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1996년 1월 내란과 반란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광주항쟁 진상규명과 함께 제5공화국 비리수사를 진행했다. 1997년 4월 전두환 대통령은 반란수괴, 반란모의참여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 원을 선고받고 수감되었다가 12월 22일 ‘지역감정 해소 및 국민대화합’의 명분으로 특별 사면되었다. 납부한 추징금은 532억 원이고 나머지 1,673억 원은 “통장에 29만 원밖에 없어서” 미납했다. 2007년 1월 경남 합천군은 황강변 ‘새천년 생명의 숲’의 이름을 일해공원으로 바꾸었다. 일해는 전두환 대통령의 아호다. 2012년 2월 서울 상암동에 박정희기념관이 개관했다. 총 220억 원의 공사비 중 200억 원이 국고보조금이다.  -84쪽

 

다큐멘터리 영화 '말하는 건축가'를 무척 인상 깊게 보았다. 이 책에서 이분을 다시 만나자 반가움이 한층 더했다. '공공성'에 대해서 크게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 땅이니, 내 집이니, 내 재산이니... 라는 명분으로 공공성을 해치는 것은 얼마나 저급하고 천박한 선택인가.

 

사유지 안에 세워지는 건축은 동시에 지구 위에 구축되는 건축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건축은 그 태생이 공공적”이기 때문이다. 정기용에게 건축은 하나의 독립된 대상이라기보다는 환경과 어우러져 풍경의 일부를 이루며 그곳의 역사, 문화, 사용자의 편의와 정서가 반드시 반영되어야 하는 구체적 사물이다. 여기서 건축가의 역할은 다양한 현대적 삶을 이해하고, 조절하고 판단하고, 공간이 주는 상상력을 구체화하고, 여러 사람들의 의견과 노동을 조율하여 “원래 거기 있던 사람들의 요구를 공간으로 번역해내는” 것뿐이다. 이것이 바로 정기용이 말하는 ‘감응의 건축’이다. -168쪽

 

그의 이름 앞에 ‘건축철학자’라고 명명한 것은 적절하고도 적확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경의를 표한다.

 

의미 없는 상상이지만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본다. 역사를 돌이켜서 어느 한 부분만 수정할 수만 있다면,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무엇을 들어내고 싶은지... 안타까운 부분들이 많지만 현대사로 범위를 한정 짓는다면 나는 이승만의 집권을 막고 싶다. 친일 청산의 기회를 박탈하고 그들의 영구적 집권을 뿌리 내린 이승만. 나는 거기서 분단과 전쟁과 독재의 모든 씨앗을 본다. 비틀비틀 힘겹게 걸어온 이 땅의 민주주의. 그 만신창이의 역사도 거기서 뿌리를 본다. 이 책에서는 친일인명카드 제작에 인생을 걸었던 임종국 선생님의 이야기를 하면서 반민특위도 같이 다뤘다. 당연히 이승만 얘기도 나온다. 민족문제연구소의 '백년 전쟁'이 아니 떠오를 수가 없다. 양으로 따지자면 한줌 밖에 되지 않는 친일파의 후손들은 질로 따지자면 이 땅의 절대 권력과 부를 거머쥐고 있다. 대대손손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견고한 탑 속에서. 점점 더 희박해지는 역사교육의 현실도 함께 떠올렸다. ‘야스쿠니 신사’를 아냐고 물으니 '야스쿠니 잰틀맨'이라고 대답하는 청소년들을 보며 단순히 아해들의 무지함을 탓할 수가 없다. 국사가 필수과목이었던 내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근현대사는 얼마나 허술하게 배웠던가. 배우지 못해서 모르는 이 아이들이 자라고 난 다음의 대한민국과 우리 역사는 어디를 향해 갈지 두려울 지경이다. 역사는 역시, 가정교육이 답인가....ㅜ.ㅜ

 

방문취업제가 외국인노동자의 가족 동반을 불허하는 상황에서 부모가 한국행을 택한 가정의 이혼율은 25%에 육박한다. ‘한 자녀 갖기 풍조’가 만연하여 신생아수는 10년 전에 비해 1/4로 줄었다. 연변 조선족의 둘째자녀 출생수는 연 900명을 밑돈다. 아이가 없으니 민족학교가 문을 닫고, 민족학교가 없으니 아이를 한족학교에 보내는 악순환 속에서 역사와 언어에 대한 교육도 부실해지고 있다. 2009년 길림성 조선족 언어사용 실태조사를 보면, 초등학생 62.5%, 중고등학생 48%가 한글을 전혀 모른다. 여기에 중국에서 살려면 중국말을 잘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조선족사회 학부모들 사이에 큰 호응을 얻으면서 민족학교와 한글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271쪽

 

조선족 문제도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가정이 해체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의 1편 우승자 백청강이 바로 떠오른다. 한국으로 돈 벌러 떠난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면서 외로움이 사무칠 때마다 더 열심히 노래를 불렀다는 그 청년 말이다. 통계로 본다면 조선족이 국내에서 일자리를 얻는다고 해서 내국인이 그들 때문에 일자리를 잃게 되는 비율은 아주 미미하다. 그런데도 우리와 같은 얼굴을 하고 같은 언어를 쓰는 우리 동포를 향한 이 땅의 시선은 곱지가 않다. 그러니 타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은 오죽할까. 경제 규모가 이만큼이나 성장했지만 우리의 시민 의식 수준은 여전히 성인이 되지 못하고 철없는 아이 수준을 밑도는 듯하다. 배워야 할 게 참 많다. 

 

 

23년간 11번의 선거에서 승리한 스웨덴의 최장수 총리 타게 에를란데르 편은 감동 그 자체였다. 가난하고 어려울 때 복지를 말했던 그 의식이 놀랍고, 오히려 부유해졌기 때문에 나눔이 되지 않는 우리의 현실이 갑갑했다. 똑같이 경제 성장을 부르짖었지만 누구는 '함께'를 외쳤고, 누구는 그들만의 리그를 장식했다. 소통의 민주주의. 아득하게 들린다. 부럽고, 부럽고, 그래서 무참하다. 에를란데르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가 나왔으면 했는데 방송 분량만 보여주고 추가 내용이 없어서 섭섭했다. 내용이 짧아서 섭섭하기란 나로서는 좀처럼 없는 일이다. 긴 것 질색팔색하는 인간인지라... 그만큼 꽉 찬 내용의 지식e 시리즈를 아끼기 때문일 것이다. ^^

 

OECD 가입국 중 자살률 1위를 차지한 대한민국. 죽음은 늘 안타깝지만 그 중에서도 노동자의 절망 자살은 언제나 마음의 짐이 된다. 그 정점에 쌍용자동차가 있다.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의 핵심은 ‘죽음각인’, 즉 죽음을 생생하게 경험하는 데에 있다. 살아서 죽음에 이르렀던 자로서 PTSD 환자들은 일상으로의 복귀가 불가능하다. PTSD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다. 하여 와락의 최우선과제는 ‘일상의 복원’이고, 그 중심에는 ‘밥’이 있다. “엄마가 따뜻한 밥을 해주듯이 기본적인 보살핌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에야” 비로소 치유가 시작된다는 것이 와락의 생각이다. -284쪽

 

'의자놀이'에서 그 부분이 생각난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가 자살을 했는데, 죽기 전에 휴대폰의 전화번호부를 모두 지우고 엄마 전화번호 하나만 남겨두었다고. 자신의 죽음을 감당해줄 유일한 가족으로 엄마 한 사람만 남겨둔 그 깊은 절망과 외로움이 사무친다.

 

요즘은 그렇게 표기하지 못한다고 하지만(그나마도 인권단체의 항의 이후 바뀐 거지만) 범죄자 공개수배 전단지에 '노동자 풍'의 생김새를 설명할 때가 많았다. 이때의 '노동자'가 풍기는 어두운 그림자라니.  

 

 

노동의 신성함을 가르치지 않는 이 땅에서 프랑스의 필수 교육과목 '시민교육'은 부러움을 넘어 감동을, 그래서 더더욱 비교되는 현실에 비참함을 느끼게 했다. 다시 한 번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한다. 초등학교 5학년인 큰조카의 수학 시험지가 며칠 전에 나를 당황스럽게 했다. 수학 전공자나 풀법한 아주 어려운 문제가 버젓이 실려 있었다. 배웠냐고 하니까 배우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더 기막힌 것은 그 시험문제를 대부분의 아이들이 선행으로 배워서 풀어왔다는 거다. 미친 교육, 미친 대한민국이다.

 

심각한 내용과 진지한 주제가 많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마냥 무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분명 쉬어갈 짬과 웃음의 지점이 있다. 리처드 파인만(1918-1988) 편이 그랬다. 재미로 물리학을 열심히 연구하다가 노벨상까지 받은 이 괴짜 천재는 무엇보다도 ‘즐거움’을 원했다.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요한 호이징가가 정의한 것처럼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의 대표 인물이 아닐까 싶다. 신분을 속이고 학생들의 물리숙제를 대신 해주기도 하고, 학점 없는 강의를 수년 동안 진행하기도 했다. 1977년에는 물리학자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우연히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탄누 투바’를 알게 되었다. 이곳을 방문한 서구인이 아직 없었고, 수도가 자음만으로 이루어진 키질(kyzyl)이라는 이유만으로 투바에 가기로 결심하기까지 했다. 공산권 국가에, 게다가 언어도 통하지 않는 지역에 들어가려는 노력은 몇 번의 좌절을 겪었고, 파인만의 사후에서야 11년 만에 완료된 프로젝트였다. 자음만으로 이루어진 도시 이름도 신선하고, 그런 것에서 영감을 받아 거대한 프로젝트를 가동시킨 그 열정도 대단하다. 우리가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하고 연구하고 일을 한다면 이 지구가 분명 더 아름답게 변해있을 것만 같은데...... 

 

 

‘홍대용 별’이라 이름 붙여진 소행성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성리학 위주의 조선 사회에서 지구가 둥글며 돌고 있다고 얘기했던 학자. 그의 이런 특성을 이해한다면 그 시대에 ‘북학파’라 불렸던 그의 성향을 이해하는 것이 보다 쉬울 것이다.

 

내 취향에는 아주 걸맞은 이 책에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번 시즌8은 유독 앞의 책보다도 읽기에 조금 어렵다는 느낌이다. 청소년 독자도 많다는 것을 고려해서 좀 더 쉽게 서술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예를 들면 『뿌리 깊은 나무』발행인 한창기 편에서 ‘국판’이나 ‘사륙배판’이란 단어가 등장하는데 보통의 독자들에게는 아주 낯선 용어가 아닐까. 전반적으로 한자 용어도 많은 편이었던 것도 조금 신경이 쓰였다. 문장이 현학적인 느낌이 들었다.

 

자본/주의, 민족/주의 등등... 무슨 무슨 주의 앞에 ‘/’을 그은 것은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일까? 처음에 오타인가 했는데 뒤에도 반복되어서 기술되기에 어떤 이유나 고집이 있는지 궁금하다.

 

206쪽에서 좌익 세력이 모스크바3상 회의 이후 반탁을 외치다가 소련의 입김으로 태도를 바꾸면서 좌우대립이 격화되었다는 표현도 조금 걸린다. 이 부분에서는 ‘동아일보의 오보’ 사건을 먼저 설명해 주고 입장이 바뀐 배경을 말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수정되었으면 하는 부분도 있다.

189

27일 백범 김구가 피살당했다. >>>26일

225

이 모든 아이들은 최대로 성장할 권리가 있다. >>>‘제대로’가 아닐지... '최대로'가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닌데 좀 어색하다. 

 

몇몇 아쉬운 대목을 이야기했지만 그건 이 아름다운 책의 아주 소소한 부분들이다. 이 시리즈가 오래오래 이어지고 더 많은 독자와 더 벅차게 만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해본 작은 투정이다.

 

참, 시청자 참여 ucc 공모전도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이 참가했으면 한다.

 

음악과 영상과 또 매혹적인 카피까지, 종합 예술을 자랑하는 지식e에 당신의 창의력을 보태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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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8 16: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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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9 07: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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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9 11: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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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30 13: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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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8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8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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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이 바꾼 역사’에 일생을 바친 아흔다섯 노학자가 자서전에 남긴 마지막 구절 “시대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더라도 아직은 포기해선 안 된다. 세상은 결코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에릭 홉스봄 1917-2012

- 19쪽

성장호르몬 결핍증을 앓던 13세의 메시를 세계적인 축구스타로 키운 것은 FC바르셀로나의 힘이었다.
“우리는 축구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동료애와 우정, 헌신 등 축구의 가치를 가르친다. 그것이 바르셀로나의 축구 철학이다.”-FC바르셀로나 유소년아카데미 이반 비뇰 코치
조합원들이 운영하는 클럽 이상의 클럽 FC바르셀로나
세계 유일의 협동조합 축구팀
- 30쪽

FC바르셀로나의 숙적은 레알 마드리드. 두 팀은 정치·역사·민족적 기반은 물론 선수 영입과 운영 방침에서도 대척. FC바르셀로나는 '칸테라’를 통해 선수를 수급. 스페인어로 ‘채석장’이라는 뜻의 칸테라는 유소년 팀을 운영하면서 유망한 선수를 발굴하여 팀의 주력으로 길러내는 제도. 어린 시절부터 호흡을 맞춘 선수들로 팀을 꾸리기 때문에 단단한 조직력을 구축하는 데 유리. 짧고 정확한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을 점유하는 바르셀로나 특유의 플레이 ‘티키타카’의 동력. 2011년 현재 FC바르셀로나의 베스트11 가운데 리오넬 메시, 세스크 파브레가스,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 절반 이상이 칸테라 출신.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갈락티코’고수. 스페인어로 ‘은하수’라는 뜻의 갈락티코는 외부에서 스타플레이어 영입하는 제도. 2000년 루이스 피구를 시작으로 지네딘 지단, 호나우두, 데이비드 베컴 등을 끌어오면서 ‘지구대표팀’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레알 마드리드는 2009년 역대 최고 이적료 9천만 유로를 지불하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입단시켰다. 2011년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베스트11은 이케르 카시야스를 제외하고 갈락티코 출신.- 32쪽

일찍이 무역과 산업으로 번성했던 카탈루냐는 국세가 기울면서 18세기 에스파냐 왕국에 복속되었다. 이후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꾸준히 분리·독립 운동을 전개하여 1932년 자치권을 획득하지만, 1936년 스페인 제2공화국을 무너뜨린 프랑코 정권으로 인해 무위로 돌아간다. 3년 동안 스페인 내전을 치르고 1939년 집권한 프랑코 정권은 반프랑코 전선의 선봉이었던 바르셀로나를 철저히 탄압했다. 카탈루냐의 자치권은 박탈되었고 고유의 언어와 관습, 문화는 전면 금지되었다. ‘카탈루냐의 심장’ FC바르셀로나도 수난을 겪었다. 조합원들이 선출한 클럽 회장은 친정부인사로 바뀌었고 로고에 박혀 있던 카탈루냐 국기도 삭제되었다. 카탈루냐어인 팀명은 스페인어로 교체되어, 1974년 프랑코 정권이 종식될 때까지 FC바르셀로나가 아닌 CF바르셀로나로 뛰어야 했다.

- 33쪽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대결은 축구경기 이상의 함의를 지닌다. 카탈루냐의 수도이자 프랑코 파시즘 정권에 맞선 자유의 성지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의 수도이자 프랑코 정권의 근간이었던 마드리드, 이 두 지역을 연고로 하는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격돌은 사실상 카탈루냐와 스페인의 대리전과 다름없다. FC바르셀로나의 슬로건이 ‘MES QUE UN CLUB'(클럽 그 이상)인 이유다.

- 34쪽

오늘날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세계적인 기업(혹은 단체)은 FC바르셀로나, 썬키스트, AP통신 등이 있으며, 한국에서는 한 살림, 서울 우유, 성미산마을이 대표적이다. (...) 그러나 협동조합 운동가 김기섭은, 오늘날 한국의 협동조합이 과연 자본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에 따르면 협동조합은 결사체이자 사업체로서 상생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데, 한국의 협동조합은 결사체로서이 성격을 심각하게 이탈해서 경쟁력 강화, 소비자 주권 등의 시장자본주의 용어는 물론이고 주식회사의 성장·개발방식을 도입하고, 협동조합들끼리 바로 이웃에 매장을 여는 등 경쟁체제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서민들이 상부상조하는 신용조합으로 발전하던 신용협동조합은 1980년대 접어들어 ‘자본주의적 경영합리화’를 앞세우면서 변질되기 시작했다. 인수합병을 통해 거대 금융기관으로 변모를 꾀했고, 그 결과 1997년 8월 조합원수 500만 명, 1,700개 지점까지 규모가 확장되었다. 그러나 거대화된 신용협동조합은 직후에 불어닥친 국제구제금융 아래 줄줄이 문을 닫았고 공적자금을 투입해 기사회생한 신용협동조합은 제2금융기관으로 제도화되었다.- 37쪽

과거 빅브라더는 시민을 규율에 포함하기 위해 통제를 시행했다. 감옥과 정신병원에 격리된 ‘비정상적인’ 사람들은 교정을 통한 ‘정상’에의 복귀가 전제되어 있었고, 노숙자와 범죄자는 산업예비군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새로운 빅 브라더는 소비하지 못하는 이들을 쓰레기로 취급하면서 생산적인 시민들로부터 격리한다. 시민들은 ‘잉여’가 자신의 공간으로 스며들지 모르는 위험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배제를 위한 감시에 찬동한다. 우범지역보다 부유층 밀집지역에 더 많이 설치돼 있는 CCTV는 바우만의 분석에 무게를 싣는다.

- 50쪽

줄리어스 시저 사망 이틀 후
원로원 회의의 판결
암살자
마커스 브루투스
무죄
amnestia!
잊어버리자!
“로마의 정의를 위해서
브루투스의 행위를 잊어버리고
문제 삼지 말자!“
Amnesty 사면
‘잊어버린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
전쟁이 끊이지 않은 로마제국시대
권력에 물들어간 사면제도
황제가 전쟁영웅에게
하루 동안 부여했던 특별한 권력
‘사면권’
“전쟁포로들을 죽이거나 사면할 수 있도록 허한다.”
- 64쪽

일반사면이 민심수습용으로 수행된다면 특정 범죄인을 지목하는 특별사면은 정치적 목적성을 띤다. 이승만 정권은 15차례, 박정희 정권은 24차례에 걸쳐 특별사면과 특별감형을 남발하며 사면권을 정권유지수단으로 활용했다. 문민정부에 들어서면서 사면권은 ‘정치적 거래’라는 더욱 왜곡된 방식으로 사용되었다. 여론의 강력한 반대에도 김영삼 정부는 ‘율곡비리사건’ ‘동화은행사건’에 연루된 청와대 고위관계자 등 부패사범들을 특별사면했다. 김대중 정부는 ‘12·12와 5·18사건’ ‘전두환·노태우 비자금사건’ 관련자들을 ‘지역과 국민대화합’을 이유로 특별사면했다. 노무현 정부는 대기업총수들을 ‘경제살리기’라는 명분으로 특별사면했고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비슷한 사면은 계속되었다. 반면 정치적·종교적 교의, 생존권 투쟁 등으로 감옥에 갇힌 양심수는 사면대상에서 철저히 제외되었다. 1993년 9월 23일 이후 민가협이 매주 목요집회를 여는 이유다.

- 70쪽

국제사면위원회(엠네스티)는 1961년 영국 런던에서 출범한 비정부 인권기구다. 포르투갈 리스본의 한 술집에서 ‘자유를 위해 건배’했다는 이유로 학생 두 명이 7년형을 선고받자, 노동변호사 피터 베넨슨은 권력에 억압받는 자들을 위한 저항연대를 결성했다. 목표는 세계 각국의 양심수들을 사면하는 것으로 기금마련과 편지보내기 운동을 통해 구체화했다. 개인에게서 시작된 활동은 곧 27개 이상 국가, 18개 지부, 850개의 그룹으로 확산되었다. ‘양심수’라는 말은 국제통용어가 되었고 엠네스티의 상징 ‘철조망에 둘러싸인 촛불’은 희망과 자유를 대변했다. 1962년부터 10년 동안 앰네스티가 사면운동을 펼친 4,000명의 양심수 가운데 2,000명이 석방되었다.

- 72쪽

1973년 피노체트가 군사정변으로 칠레의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을 무너뜨린 후 군사독재 정부는 라틴아메리카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1976년 3월 24일 육군사령관 호르헤 비델라는 아르헨티나가 페론 대통령 사망 후 경제위기, 정파 간 내분으로 혼란에 빠진 틈을 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했다. 비델라 정권은 군사평의회를 구성하여 의회를 해산하고 사법부와 정당, 노동조합 활동을 중지했다. 또한 칠레, 볼리비아,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남미 군사독재정부들과 연합하여 ‘콘도르 작전’을 수행했다. 콘도르 작전은 표면적으로 ‘사회주의 무장세력 축출’을 내세웠으나 실제목적은 반정부세력 제거에 있었다. 이에 따라 비델라는 ‘더러운 전쟁’을 전개하여 아르헨티나 군부세력에 반대하는 좌파운동가, 지식인, 예술가, 페론주의자들을 무차별 납치하고 살해했다. 끌려간 사람들은 전국 600여 개 비밀수용소에 수감되어 강간, 폭행, 고문당했고 사망자는 바다에 버려졌다. 더러운 전쟁으로 살해·실종된 사람은 공식적으로 1만 3,000명이지만 인권단체는 3만여 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80쪽

군부독재가 끝나고 1983년 들어선 라울 알폰신 민간정부는 비델라를 비롯한 군부인사 370여 명에게 반인도주의 범죄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1989년 라울 정부를 이어받은 카를로스 메넴 대통령은 ‘국민화합’을 명분으로 이들을 모두 특별사면하고 군부정권 부역인사들에 대한 사면법을 제정했다. 2003년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좌파정부가 사면법을 폐기하면서 군부지도자들을 다시 법정에 올랐고, 2010년 아르헨티나 법원은 비델라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 82쪽

1995년 검찰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면서 전두환, 노태우 등 신군부 인사들을 불구속기소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1996년 1월 내란과 반란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광주항쟁 진상규명과 함께 제5공화국 비리수사를 진행했따. 1997년 4월 전두환 대통령은 반란수괴, 반란모의참여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 원을 선고받고 수감되었다가 12월 22일 ‘지역감정 해소 및 국민대화합’의 명분으로 특별사면되었다. 납부한 추징금은 532억 원이고 나머지 1,673억 원은 “통장에 29만 원밖에 없어서” 미납했다. 2007년 1월 경남 합천군은 황강변 ‘새천년 생명의 숲’의 이름을 일해공원으로 바꾸었다. 일해는 전두환 대통령의 아호다. 2012년 2월 서울 상암동에 박정희기념관이 개관했다. 총 220억 원의 공사비 중 200억 원이 국고보조금이다.

- 84쪽

고급 피아노 한 대가 12만 원이던 시절, 18만 3,600원짜리 백과사전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한창기의 ‘세일즈 전사’ 중 한 명이자 훗날 웅진그룹을 창설한 윤석금 회장은 “그는 세일즈맨들에게 단순히 책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교육사업 종사자이자 교육사절이라는 자부심을 불어넣어 주었다”고 회고했다. 브리태니커 한국 지사는 2년 만에 판매원을 250명으로 늘렸고, 전성기 그 수는 1,500명까지 불어났다.

- 92쪽

여섯 글자 한글 제호를 쓰고, 최초로 한글 전용 가로쓰기를 시도한 『뿌리깊은 나무』는 모든 금기를 위배했다. 창간호 표지에는 농부의 얼룩진 손톱이 클로즈업 되어 있었고, 180쪽짜리 얇은 책자는 한국 최초의 아트디렉터 이상철이 설계한 타이포와 이미지로 가득했다. 부록도 없고 특집도 없었다. 순한글 맛을 살려야 한다면서 모든 필자의 글을 교정하는 바람에 종종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본문 디자인에는 예민하게 굴면서도 정작 차례는 한 가지 서체로 무뚝뚝하게 편집했고, 국판 일색인 판형 속에서 홀로 사륙배판을 고집했다. ‘인텔리’를 대상으로 한 다른 잡지와 달리 『뿌리깊은 나무』의 독자는 민중이었고, 민중이 읽는 잡지는 편안하고 친숙한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쓸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구의 것을 팔아 만든 가장 ‘한국적인 잡지’ 『뿌리깊은 나무』의 정기구독자는 6만 5,000명을 헤아렸다. 『신동아』 정기구독자가 2만 명이던 때였다.

- 94쪽

군사정변으로 정권을 장악한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발전’을 선결목표로 내세우고 사회적 역량을 집중했다. 빠르게 진행되는 근대화 속에서 한국적인 것은 곧 ‘배척해야 할 ’ ‘시대착오적인’ ‘추한 것’으로 격하되어 사라졌다. 한국인들은 달라지는 살림살이에 뿌듯해하면서도 “나/우리는 누구인가?” 하는 정체성에 의문을 품었다. 이에 박정희 정권은 ‘민족문화’와 ‘민족주체성’을 내세워 이순신, 세종대왕을 찬양하는 일을 국책사업으로 추진, 출판과 방송에서 외래어 사용을 금지하는 등 대대적인 우리말 정화운동을 펼쳤다. 그러나 강준만 교수는 “위에서부터 아래로 ‘군사작전’식으로 추진된 ‘우리 것 사랑하기’는 실은 ‘우리 것’에 대한 모독이었다. 박정희식 히스테리만 계속되었더라면 ‘우리 것’은 오히려 경멸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한다. 그러면서 “한창기의 ‘우리 것 사랑하기’는 하나부터 열까지 박정희의 방식과는 정반대되는 것이었다. 강요할 힘도 없었지만, 강요할 꿈조차 꾸지 않았다. 계몽도 아니었고 설교도 아니었다. 그는 세련된 포장과 알멩이로 ‘우리 것’의 값어치를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 96쪽

‘다양하고 복합적인 내용을 싣는 정기간행물’로서 잡지는 1731년 영국의 “Gentleman's magazine"에 기원한다. 이후 잡지는 주관적인 관점으로 문학, 정치, 전기, 비평 등을 다루면서 객관성을 견지하는 신문과 차별화하며 세를 불렸다. 잡지가 18세기 유럽에서 성행한 데는 정치적인 문제가 자리한다. 왕정국가의 절대권력이 신문을 통제하자 그 반발과 대안으로 잡지가 호명된 것이다. 문화의 첨병이었던 잡지는 당대의 첨예한 이슈를 아우르며 정치적 해방구이자 무기로서 역할을 자임했다.(magazine은 ‘무기(화약)고’를 뜻하기도 한다.)

- 98쪽

정책에 대한 목표와 실현방법, 실현에 필요한 기한과 재정조달 방법 등을 명시하는 매니페스토는 무책임한 공약 남발을 원천봉쇄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유권자에게 약속하여 책임감 있는 선거문화 정착을 목적으로 한다. 선거 전에는 국민이 정당이나 정치가를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당선 후에는 정치가나 정당이 공약을 확실히 지키고 있는가를 평가하고 검증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일반 선거공약과 다르다.

- 142쪽

한국의 매니페스토는 고질적인 병폐로 지목돼왔던 돈봉투선거, 연고선거, 중상모략·허위비방 선거, 이미지·바람몰이 선거, 선전·선동 선거의 대안으로서 2006년 5·31 지방선거에 도입되었다. 이후 수차례 선거에서 활용되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매니페스토가 10여 장에 불과해 완성도가 떨어지는데다, 수많은 후보들의 출마로 인해서 한 명 한 명의 매니페스토를 읽어볼 여력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참공약을 알리고 유권자들의 정치참여를 유도하려는 의지가 박약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일례로, 2006년 국회 예·결산특별위원회는 2007년 매니페스토 지원예산 20억 원 가운데 19억 원을 삭감하고 1억 원만을 편성해 구설에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약실천율도 낮다. 2012년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는 18대 국회의원의 공약완료율이 35.1%에 불과하고, 국회의원 중 18.3%는 공약이행에 대한 정보공개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 145쪽

탐사보도는 “사실은 진실이 아니다”라는 명제 하에 사건의 이면을 적극적으로 파헤치는 언론보도 방식으로, 19세기 미국에서 유행한 폭로기사muckraking 정신을 계승한다. ‘배설물’이라는 뜻의 muck, '갈퀴질‘이라는 의미의 raking이 결합한 영어단어가 암시하듯이, 권력과 자본의 부정, 부패, 비리, 위선을 파헤쳐 폭로, 고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154쪽

프로퍼블리카는 미국 뉴욕의 비영리 탐사전문 온라인 언론사다. 샌프란시스코에서 40여 년간 운영해오던 투자회사 골든웨스트파이낸셜을 매각해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게 된 샌들러 부부는 2007년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수하자 사표를 제출한 월스트리트저널 편집국장 폴 스타이거에게 자본과 권력에 독점적인 언론사를 제안한다. 해마다 1,000만 달러(약 110억 원)를 제공하되 어떤 논조의 무슨 기사를 쓰든 관여하지 않겠다는 전제였다. 이에 폴 스타이거는 전·현직기자 30여 명과 함께 프로퍼블리카를 설립했다. 프로퍼블리카가 ‘비영리 탐사전문’ 매체로 존립할 수 있는 배경이다.

- 155쪽

근대화라는 미명 아래 계통 없이 국토를 파헤치던 시절 고국을 떠났지만, 수십 년이 흐른 후에도 풍경은 달라지지 않았다. 도시는 여전히 ‘재개발’ ‘재건축’이라는 이름으로 과거를 지우고, 약자를 밀어내고, 삶을 갈아 엎는 방식으로 개발되었다. 정기용은 이러한 논리로 추인된 한국의 근대사를 ‘죽음과 학살의 시간’으로 규정했다. “건축과 도시는 궁극적으로 사람의 삶을 조직하고 사회를 다루는 분야이기 때문에 공학이 아니라 인문학·철학으로 분류되어야”하며 “건축가는 건물을 설계하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설계하는 사람”이라고 믿었던 정기용은 1986년 건축사무소 ‘기용건축’을 세우고 올바른 집짓기, 올바른 공간을 구성하는 일에 매진했다.

- 167쪽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가>는 대장암으로 죽음을 앞둔 정기용의 일상에 밀착하면서 평생에 걸친 건축철학과 고민을 탐색한다. 이에 따르면 계원조형예술대학교, 효자동 사랑방, 서울 동숭동 무애빌딩 등 흙에 기반한 여러 건축물들을 세우면서 그가 가장 염두에 둔 것은 ‘공공성’이다. “사유지 안에 세워지는 건축은 동시에 지구 위에 구축되는 건축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건축은 그 태생이 공공적”이기 때문이다. 정기용에게 건축은 하나의 독립된 대상이라기보다는 환경과 어우러져 풍경의 일부를 이루며 그곳의 역사, 문화, 사용자의 편의와 정서가 반드시 반영되어야 하는 구체적 사물이다. 여기서 건축가의 역할은 다양한 현대적 삶을 이해하고, 조절하고 판단하고, 공간이 주는 상상력을 구체화하고, 여러 사람들의 의견과 노동을 조율하여 “원래 거기 있던 사람들의 요구를 공간으로 번역해내는” 것뿐이다. 이것이 바로 정기용이 말하는 ‘감응의 건축’이다.

- 168쪽

2007년 9월 유력 일간지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고향 김해에 호화저택을 지었다고 보도했다. “노무현 랜드” “노무현 타운” “아방궁” 등의 수식어가 붙은 제목과 함께 기사는 몇 주에 걸쳐 반복 게재되었다.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 사저를 설계한 건축가는 정기용이다.

- 169쪽

한국어 명칭이 붙은 최초의 소행성은 ‘관륵’(소행성번호4963). 관륵은 일본에 달력과 천문학, 지질학 등 선진문물을 전달한 백제의 고승이자 천문학자로, 1993년 도쿄천문대학 교수 후루카와 기이치로가 “과거 일제의 행동을 조금이라도 사과하는 마음에서” 붙인 이름. 1997년 천문학자 와타나베 가즈오는 기이치로 박사의 자문을 받아 7365 소행성을 ‘세종’이라고 명명. 이밖에 일본에서 발견하여 한국어 이름을 붙인 소행성은 조경철(4976), 서현섭(6210), 나일성(8895), 전상운(9871), 광주(12252) 등. 한국에서 발견한 소행성에 최초의 승인이 떨어진 때는 2001년. 아마추어 천문가 이태형이 1998년 휴전선 부근에서 발견한 소행성은 2001년 ‘통일’(23880)이라는 이름으로 승인. 2000년 보현산천문대에서 발견한 다섯 개의 소행성 최무선(63145), 이천(63156), 장영실(68719), 이순지(72021), 허준(72059)도 2004년에 승인을 받았고, 홍대용은 2001년 보현산천문대에서 발견하여 2005년 최종 승인. 소행성 이름은 한국과학사에서 ‘명예의 전당’에 오른 과학자 14명을 출생연도 순으로 붙였으며, 김정호(95016), 이원철(99503), 유방택(106817)도 등록되어 있다.- 180쪽

1949년 5월 이문원 등 반민특위위원 세 명이 남로당 연루혐의로 체포되었다. 6월 6일에는 중부경찰서장 윤기병의 지휘하에 50여 명의 경찰이 특위를 습격했다. 6월 중순 ‘국회 프락치 사건’으로 노일환, 서용길이 구속되었고, 26일 백범 김구가 피살당했다. 일련의 사건 속에서 급격히 위축된 반민특위는 10월 해체했다. 이후 40여 년 동안 거론조차 되지 못했던 친일청산 문제는 2005년 1월 27일 ‘일제하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특별법안’ 공포와 함께 재점화되었다. 특별법을 근거로 2005년 5월 31일 ‘제2의 반민특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하고, 2006년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발족해 친일파의 재산환수를 시도했으나 여러 반대와 한계에 부딪혔다.

- 188쪽

특별법 제정 당시 김주현 행정부차관은 “조사대상의 후손들이 반발해 국민적 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면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내일신문 편집국장 박태견은 ”‘국민적 갈등’은 친일인맥이 지난 50년간 줄기차게 주장해온 반대논리였다. 하지만 김차관도 시인했듯 진짜 반대이유는 ‘후손들의 반발’이다. 친일후손들은 양의 개념으로 보면 한줌밖에 안 된다. 그러나 기득권이라는 권력의 질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들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친일연구자 임종국에 따르면, 제1공화국 각료의 34.5%, 제2공화국 각료의 60%가 친일전력자였고, 제3공화국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 189쪽

당시 한국이 해외입양을 통해서 벌어들인 돈은 매해 2,000~4,000만 달러로 추정된다. 기업이 100만 달러 수출만 해도 훈장을 받던 시절, 정부는 소외계층 자녀를 해외입양 보냄으로써 사회복지 비용을 줄이고, 벌어들인 돈은 경제에 재투자하며 경기르 f부양했다. 한국에 ‘고아수출국’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이유다.

- 231쪽

OECD 회원국으로 ‘격상’된 오늘날까지 한국의 해외입양은 계속 된다. 미국 국무부 통계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은 736명을 미국으로 입양 보내 중국(2,589명), 에티오피아(1,726명), 러시아(970명)에 이어 4위(누적 통계 1위)를 차지했다.

- 232쪽

구한말 일본, 러시아, 미국 등 외세의 침략이 계속되면서 조선의 정세가 어지러워지자 살 길을 찾아 떠나는 유민의 수는 점차 증가했다. 땅을 버리고 고향을 등지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국경을 넘어 중국 동북 지방(만주)과 러시아, 시베리아 등지로 나아갔다. 수량이 적을 때의 두만강은 걸어서 건널 수 있을 만큼 얕았고, 그나마도 겨울철에는 얼어붙는 경우가 많았던 탓이다. 만주로 향하는 국경경비도 상대적으로 허술했고, 특히 강 건너에는 농사짓기에 적합한 토질의 땅과, 경작에 충분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할 수 있는 평원과 계곡이 위치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 268쪽

방문취업제가 외국인노동자의 가족 동반을 불허하는 상황에서 부모가 한국행을 택한 가정의 이혼율은 25%에 육박한다. ‘한 자녀 갖기 풍조’가 만연하여 신생아수는 10년 전에 비해 1/4로 줄었다. 연변 조선족의 둘째자녀 출생수는 연 900명을 밑돈다. 아이가 없으니 민족학교가 문을 닫고, 민족학교가 없으니 아이를 한족학교에 보내는 악순환 속에서 역사와 언어에 대한 교육도 부실해지고 있다. 2009년 길림성 조선족 언어사용 실태조사를 보면, 초등학생 62.5%, 중고등학생 48%가 한글을 전혀 모른다. 여기에 중국에서 살려면 중국말을 잘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조선족사회 학부모들 사이에 큰 호응을 얻으면서 민족학교와 한글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 271쪽

김봉섭 재외동포재단 조사연구팀장은 조선족들이 생활터전에서도 돈벌이를 할 수 있도록 산업 인프라를 확충하고, 한국 기업이 동북3성으로 거점을 옮기는 것을 적극 검토하자고 제안한다. 특히 청소년을 위해 언어와 학교교육을 지원하고, 해외체류중인 조선족들이 한인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는 정책을 계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하대학 정치외교학과 이진경 교수의 말마따나 조선족 대다수가 자신을 ‘중국인’으로 인식하고 있고, 민족의식을 고취하려는 시도도 잘 먹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러한 전략은 한계를 보인다. 조선족교회 담임목사 서경석은 “이스라엘에서는 피가 1/4만 섞여도 자국인으로 간주하는데 우리는 부모 중 한 명이라도 국적자가 아니면 법적으로 이방인”이라면서 “한족 며느리나 사위에게도 법적·제도적 혜택을 줘 이들을 우리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밖에도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정치적·문화적 해법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상황과 여성과 아이가 없는 현실에서 그저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 271쪽

2011년 3월 한국노동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기능직의 경우 조선족 근로자가 1% 증가할 때 내국인의 실업전환확률(취업자가 일자리를 잃을 확률)은 0.003%에 불과하다. 삼성경제연구소 최홍 수석연구원은 “조선족 근로자들이 다른 외국인 근로자보다 국내 고용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은 높지만 그렇다고 조선족이 점유하던 일자리를 내국인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조선족에 대해 단순히 노동시장 잠식문제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동포의 법적지위에 대해 명쾌하게 정리하는 작업이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 273쪽

자살생존자는 미국 자살예방협회가 발간한 『자살유가족을 위한 핸드북』에서 자살한 유가족을 지칭한 것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받는 정신적 충격이 강제수용소 경험과 맞먹는다고 판단하여 붙인 이름이다.

- 280쪽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감내해야 하는 슬픔에 대해 죽음을 방치했다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 자살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원망, 혐오감은 자살생존자들을 괴롭힌다. 그러나 같은 이유로 자살생존자들은 자신의 고통을 발화하지 못한다.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박재영 사무관은 “유가족 스스로가 도움을 청하고 뭔가 요구하는 게 필요한데 사회적으로 자기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말한다.

- 281쪽

자살에 대한 동서양의 인식 차는 크다. 태평양전쟁 당시 ‘천황을 위해’ 적함에 돌진하던 일본의 가미카제 특공대, “노동자도 인간”이라고 외치며 산화한 한국의 전태일처럼, 동양에서 자살은 종종 대의명분을 위한 ‘숭고한 자기희생’으로 상찬되었다. 반면 서양은 씻을 수 없는 죄악이자 절대적 금기로 자살을 취급했다. 기독교 사상은 가롯 유다의 죄목 중 예수를 판 것보다 자살에 더 무게를 두었다. 독일의 저술가 게르트 미슐러가 언급했듯 “자살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인간의 권리”건만 “국가와 민족에 충성하는 ‘국민 만들기’에 혈안이 된 국가는 이를 금기시했다.” 언제라도 죽을 준비가 된 사람을 지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탓이다.

- 282쪽

오랫동안 폭력문제를 연구해온 미국 정신의학자 제임스 길리건은 통계를 분석하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한다. 1900~2007년까지 미국 정부가 발표한 자료를 들여다보았더니 살인과 자살 등 ‘폭력치사’는 늘 함께 증가하거나 감소했으며, 급증하는 시기와 급감하는 시기도 번갈아 나타났다. 폭력치사가 급증한 세 번은 모두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 집권한 시기와 겹치며 급감하는 세 번은 모두 민주당 대통령 집권기다. 이 같은 결과는 각 당의 정책에서 기인한다. 공화당이 추구하는 정책은 사람들을 강력한 수치심과 모욕감에 노출시킨다. 열등감과 패배감을 조장하고, 타인을 경멸하도록 부추기며, 불평등을 찬미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상실했을 때, 특히 해고를 당했을 때 극도의 수치와 모멸감을 느끼고, 수치와 모멸감이 팽배한 사회에서는 폭력치사 발생확률이 높아진다. 길리건은 폭력치사의 주요인으로 실업, 불황, 불평등을 꼽으면서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를 일러준다.

- 283쪽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한국의 자살사망자 수는 1만 5,566명이다. 2006년 대비 50% 늘었다.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31.2명으로 OECD 평균자살률(11.3명)의 세 배다. 20대 사망원인의 44.9%가 자살이며 비율은 고령일수록 높아진다. 2009년 노인 자살사망자는 5,051명이고, 75세 이상은 OECD 국가의 약 8.3배다.

- 284쪽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의 핵심은 ‘죽음각인’, 즉 죽음을 생생하게 경험하는 데에 있다. 살아서 죽음에 이르렀던 자로서 PTSD 환자들은 일상으로의 복귀가 불가능하다. PTSD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다. 하여 와락의 최우선과제는 ‘일상의 복원’이고, 그 중심에는 ‘밥’이 있다. “엄마가 따뜻한 밥을 해주듯이 기본적인 보살핌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에야” 비로소 치유가 시작된다는 것이 와락의 생각이다.

- 284쪽

18대 대선이 끝나고 이틀 후인 2012년 12월 21일, 한진중공업 노동자 최강서, 현대중공업 노동자 이운남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2일에는 서울인권센터 청년활동가 최경남이, 25일에는 한국외대노조지부장 이호일이 자살했다.

- 285쪽

불안정한 노동은 빈곤을, 빈곤은 해체를, 해체는 고독을, 고독은 다시 가난을 낳는다. 고독사는 결국 가난의 문제이다. ‘고독한 빈곤’은 나이가 많을수록,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더욱 첨예해진다. 노인 1인 가구의 상대빈곤율(중위소득 대비 50% 이하 비율)은 76.6%로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다.

- 295쪽

죽음이 일상에서 분리되기 시작한 것은 ‘위생관념’이 보편화한 근대 이후였다. 인류는 문명화과정에서 ‘활기찬 삶’의 대척점에 있던 ‘부패하고 냄새나는 죽음’을 위생학적으로 격리하고 제거했다. 그리하여 “오늘날 죽음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사회 생활의 배후로 밀려나 악취 없이 신속하게, 죽음의 병상에서 무덤으로 너무도 완벽하게 기술적으로 처리되기에 이르렀다.” 죽음의 고독이다.

- 295쪽

PHS(Pioneer Human Services)의 모토는 패자부활이다. 택배 직원의 평균학력은 초등학교 6학년이고, 영어가 서툴거나 알코올중독에 빠진 사람이 90%다. 이렇게 PHS에서 일하며 기술과 영어를 배우는 이들이 연간 1만 2,000여 명이다. 워싱턴주립대학 연구 결과, PHS를 거친 사람들의 2년 이내 재범률은 6.4%다. 정부의 교정사업 참가자들의 재범률은 23%다. 2006년 PHS 직원을 대상으로 알코올·약물테스트를 한 결과 1.1%가 양성반응이 나왔다. 미국 내 보통 사업장은 4.3%다. PHS의 경영철학은 팀 하로 수석 부회장의 말로 요약된다. “길거리에 나앉은 이들은 자본주의 체제가 낳은 불균형한 구조의 산물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균형을 되찾으려 합니다.”

- 319쪽

2010년 기업의 윤리적 책임을 연구·조사하는 국제적 싱크탱크 그룹 에티스피어 연구소는 윤리적 책임을 가장 잘 이행하고 있는 세계 100대 기업을 선정해 발표했다. 연구소는 연간수익 5,000만 달러 이상, 종업원 100명 이상의 300여 개 기업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20%) △기업 지배구조(10%) △기업 혁신능력 및 시민사회에 대한 공헌도(15%) △법률 준수여부 및 범죄기록 유무(20%) △윤리경영 프로그램 실시여부(15%)등 총 일곱 개 항목의 평가기준을 적용했다. 한국 기업은 단 한 곳도 선정되지 못했다.

- 323쪽

프랑스혁명은 정치혁명이자 교육혁명이었다. 1792년 철학자 콩도르세가 작성한 새로운 교육에 대한 보고서는 “진정한 정치적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고 정치적 통제로부터 자유로운 교육”을 명시하는 한편, 헌법을 이해하고 실천하고 개선하고 내면화할 수 있는 시민교육을 장려했다. 축제와 모임을 교육의 장으로 이용하고, 연대와 참여, 권리를 강조한 ‘평생시민교육’의 개념도 이때 고안되었다. 혁명정부의 교육제도는 당대에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 1804년 나폴레옹이 황제에 즉위하여 헌법을 제정하면서 역사는 퇴보하는 듯했다. 하지만 시민으로서 활동할 권리와, 그런 활동에 대한 기대를 내용으로 하는 시민권이라는 혁명적 원칙은 프랑스 정치와 문화에 흡수되었다. 정치와 교육의 상관관계에 대한 인식도 공고해졌다. 이러한 성취는 제3공화국 교육개혁의 근간이 되어, 19세기 말 시민교육은 프랑스 학교의 항구적인 현실로 뿌리내렸다.

- 331쪽

프랑스혁명 정신은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오늘날 국가와 권력, 민주주의와 시민이 존재하는 모든 곳에서 시민교육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청소년 탈선과 극심한 인종차별 문제에 시달렸던 영국은, 곰인형 테디베어를 이용한 ‘서클타임’을 학교수업으로 채택하여 배려와 민주적 의사소통 방식을 가르치고 있다. 재야에서는 누구나 토론과 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식인과 학자들이 장을 만든 ‘천막대학’을 운영한다. 스웨덴의 시민들은 평균 2~3개의 크고 작은 소모임에서 활동하며 가장 작은 단위에서의 민주주의를 직접 실천한다. 독일은 ‘나치 전체주의’를 거울삼아 어릴 때부터 자신과 다른 정치적 견해를 수용하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다원적 민주주의를 교육하고 있다. 10대 정치인과 20대 학생의원은 독일에서 낯선 풍경이 아니다.

- 332쪽

1968년 12월 5일 박정희 정권은 ‘국민교육헌장’을 발표했다. 철학자 박종홍이 기틀을 잡았고 ‘반공’과 ‘민족중흥’을 키워드로 하여, ‘반공주의’와 ‘민족주의’를 양 날개로 삼은 박정희 정권의 이념과 직렬 연결했다. 국민교육헌장은 전국의 학교에 배포되어 교무실과 교실 앞에 내걸렸다.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로서 학교는 국민교육헌장에 따라 학생들에게 멸사봉공의 자세로 국가에 충성할 것을 강요했다. 식민지시대교육시스템으로 획일주의의 상징이었던 교복과 교모, 삭발은 체제순응을 규율하는 기본수단이 되었다. (...) 발표 직후부터 “천황의 절대권력을 정당화하고 천황에 대한 무조건적 충성을 강요했던 일제의 ‘교육칙어’를 그대로 본떴다”는 비판이 거셌던 국민교육헌장은 1993년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폐기되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신자유주의를 바탕으로 ‘수월성과 능률’에 초점을 맞춰 교육을 시장논리로 풀겠다는 내용의 ‘5·31 교육개혁’을 선언했다.

- 333쪽

다니엘 파울 슈레버가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으로 무너져가는 편집증자의 내면을 가시화한 것처럼, 『어느 자폐인 이야기』에서 그랜딘은 보통사람들과 다른 감각으로 세상을 독해하는 자폐인의 내면을 기술한다. 교회 가기 전 머리감기가 쇠골무로 문지르는 것처럼 싫었던 기억, 속옷 봉제선이 핀처럼 살갗을 찔렀던 느낌, 헤어드라이어 소리가 제트기 이륙하는 소리처럼 귀청을 뚫고, 전화벨 소리가 생각을 토막내고, 두 사람 이상이 하는 말은 이해할 수 없기에 사람들로 북적대는 곳이 짜증스럽던 심경. 자폐인의 언어, 사고, 감각체계를 설명하는 그랜딘의 덤덤한 자기고백은, ‘제멋대로 구는, 소통불능의, 자라지 않는 아이’라는 자폐인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 ‘다른’ 것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 342쪽

어린 시절 훈데르트바서의 운명을 이끈 건 ‘유대인’이라는 혈통이었다. 1929년 아버지가 전쟁중 사망한 후 유대인 어머니와 유년기를 보낸 훈데르트바서는, 1938년 오스트리아가 독일에 합병되면서 오베르 도나우스트라세에 있는 외가로 강제이주된다. 그러던 중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정책에 따라 외할머니와 친척 69명이 몰살당했다. 훈데르트바서 모자는 게토에 격리되었다. 게토를 둘러싼, 죽음의 냄새를 풍기는 무채색 수직건물, 그 틈새를 기어이 비집고 자라는 푸르른 식물에서 훈데르트바서는 자연과 생명의 경이로움을 보았다. 직선에 반대한 건축가, 순환의 나선형을 사랑한 미술가, 자연보호에 앞장선 생태주의자 훈데르트바서의 철학적 출밤점이다.

- 3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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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빌에서 만나요 2
유시진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2권 표지와 속표지 그림이다. 역시 앞 그림과 차이가 있다. 일부러 구성을 뒤섞어 놓은 것도 개성 있다.

 

이번 이야기에선 도윤이의 어릴 적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꽤 까칠하고 고집이 센, 다가오는 친구도 조금은 밀어내는 성격의 도윤이를 이해시키는 장면들이 많았다. 결국 아이의 바탕색을 칠해주는 것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나오는 듯하다. 엄마하고의 관계 형성이 잘 되어 있지 않은 도윤이는 인간관계가 힘들다. 어색함을 못 견뎌하고, 그 어색함을 만들지 않기 위해 먼저 피해가는 게 익숙하다. 아빠와 이혼하고 자주 보지 못하는 엄마, 그 엄마의 전화를 기다리지만 막상 전화를 자기 쪽에서 걸면 침묵이 부담스럽고 뭐라 말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어려운 엄마다. 어려서부터 그랬다. 그 엄마가 도윤이를 향해 활짝 웃어주었던 때가 있다. 풀룻을 배워보지 않겠냐고 했을 때다.

 

 

그때 그 미소가 감격스러워서 얼떨결에 시작한 풀룻. 그러나 본인의 의지로 시작한 게 아니고 그 성취 동기도 불확실해지자 풀룻은 도윤이에게서 멀어졌다. 한껏 기대하게 해놓고서 아무 것도 내주지 않는 이렇게 차가운 엄마는 잔인하다. 원래 하던대로 기대를 갖지 않게 했다면 상처가 덜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엄마는 도윤이에게 자신이 어떤 상처를 냈는지 모를 것이다. 이렇게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 결혼도 하고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자신을 닮아가는 차가운 아이를 만들었다. 안타까운 악순환이다.

 

 

도윤이가 바다에게서 엄마와 닮은 점을 무의식 중에 깨닫고 불편해진 뒤의 모습이다. 숨아 가빠와 호흡하기 힘들어진 그에게 바다가 해준 말이 인상적이다. 공기야 당연히 많지만, 그걸 말로 해주고 인식을 시키자 숨쉬는 게 보다 편해졌다. 그렇게 당연한 한마디가 정곡을 찌를 때 안심하게 되는 지점이 있다. 바다는 아주 쿨한 캐릭터로 보이지만 보기와 달리 4차원적 모습이 있다. 뭐 그게 또 잘 어울리지만...

 

 

사씨 남매는 여전히 유쾌하다. 눈으로 하는 건 다 잘하는 사이비가 비즈 공예에 손을 뻗쳤고, 못지 않게 손재주 좋은 이언도 이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웹 디자인도 하는 이비가 사이트를 만들어서 아예 직접 팔기로 했다. 순식간에 창업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인간 이상의 능력을 가진 이들이어서 가능하기도 하지만, 즐거운 것을 찾아내고, 그쪽으로 더듬이를 내밀어 마음 가는 대로 사는 이들의 생활태도가 무척 부럽고 또 마음에 든다. 저렇게 산다고 누구한테 피해주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엄마와 어릴 적 기억 등등, 여러가지로 마음 복잡하고 심난한 도윤이가 사이비 덕분에 마음의 안정을 찾은 부분이다. 꿈속 풍경답게 몽환적으로 그려졌다. 아이가 마음의 안정을 찾고, 감아두었던 족쇄를 풀어낸 것 같아서 나도 다행스럽게 느낀다. 그렇게 마음의 짐을 덜어내게 해줄 도우미가 누구에게나 필요한 법. 그 사람을 만나고, 또 그런 사람이 되어주면서 우리가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거지...

 

결말을 이미 알고 다시 읽는 건 또 독특한 재미가 있다. 전에 느끼지 못한 것들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고, 조금은 안타깝고 초조하게 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다시 만난 건 반가운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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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빌에서 만나요 1
유시진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다시 읽었는데 이 책이 무려 2005년에 출간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화들짝 놀랐다. 시간이 그렇게 빨리 흐르다니... 믿고 싶지 않다. 흑....ㅜ.ㅜ

 

혹시나 하고 겉표지를 벗겨보았다. 예상대로 속에 다른 표지 컷이 나온다. 아마 초기 설정 같다. 약간의 유머를 곁들인... 재밌다. 아마도 예전에 읽었을 때도 확인했을 테지만 다시 보니 신선하다. ^^

 

 

그리고 겉표지는 요렇게 생겼다. 그린빌 답게 초록빛 표지다. 하하핫^^

 

이 작품은 시작과 끝이 아주 중요하다. 시작 부분의 내용이 마지막에 다시 나오면서 순환하는 구조인데 무척 독특하고 재밌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주인공 고등학생 도윤이는 아빠와 둘이 살고 있다. 아빠는 늘 바쁘시고 출장도 잦고, 그 바람에 고딩 도윤이는 늘 혼자 있다.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하고 또 여러 명이 몰려다니는 것도 꽤 싫어하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 외로움을 감추기 위해서 더 도도한 척 하는 걸지도...

 

그런 도윤이의 일상에 변화를 준 것은 한층 아래에 사는 사이언 사이비 쌍둥이 남매 때문이다. 이름도 독특한 이들은 사실 인간이 아니다. 하나는 시각에, 하나는 미각에 집중하는, 아니 사냥한다고 해야 할까. 하여간 독특한 설정의 인물이 도윤이와 함께 어우러져 제법 따뜻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간다. 엽기적인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면서 말이다.

 

 

생일날 외롭고 우울하게 지냈던 도윤이를 위해 사씨 남매가 베풀어준 깜짝 파티! 울적할 때에 유난히 더 땡기는 달달하고 예쁜 케이크들. 그것들이 왜 위로를 주는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린 그 달콤함에 잠시 마음을 빼앗기며 우울했던 기분을 덜어내곤 한다. 티라미수 케이크 위에서 살포시 잠이 든 도윤이가 귀엽고 안쓰럽다. 달달한 초콜릿 가루라도 뿌려주고 싶다.

 

 

이런 개그 장면 좋다. 사씨남정기가 아니라 사씨남매기...ㅎㅎㅎ 사이언도 웃기지만 사이비는 더 웃기다. 그런데 성을 빼면 '이언'과 '이비' 모두 예쁜 이름이다.

 

아, 이 글 쓰면서 생각났는데... 유시진 작가님의 월흔을 사놓고 못 읽은지 몇 달이 지났는지 기억이 안 난다. 저기 책꽂이에 저렇게 꽂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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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 2 : 살은 돈이다 - 허영만의 관상만화 시리즈
허영만 지음, 신기원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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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는 아버지 궁을 본다. 이마가 뒤로 젖혀 있으면 부모덕을 입지 못한 꼴이다. M자 모양도 선조 궁이 약하다. 이마가 잘생겼으면 귀한 꼴이다. 높은 벼슬을 얻는다.
- 26쪽

눈썹이 눈보다 길어야 한다. 그래야 형제가 많다. 썩은 기둥이 없으니 집을 받드는 기둥이 많다. 눈썹이 너무 여리고 짧고 흩어져 있으면 형제가 없다. 자손이 없다. 고독하다. 눈썹이 눈보다 길어도 너무 검으면 독신일 수 있다. 눈썹이 눈보다 길고 힘이 있으면 천하에 이름을 날린다.
- 93쪽

인생에 바람 잘 날 없다. 모든 일에 타이밍이 맞지 않고 삐걱거린다. 미릉골 즉, 눈썹뼈가 높으면 그런 일을 겪는다. 황소고집도 눈썹뼈의 고집을 꺾지 못한다. 눈썹뼈는 성미가 강하고 강해서 황소도 피해 간다.
- 96쪽

-치아 사이가 벌어져 있으면 기운이 빠져 나가니까 때우는 게 좋아요.
-그럼 기운이 빠져나가지 않나요?
-얼굴은 고쳐도 운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잖습니까?
-뼈는 성형을 해도 정해진 운을 바꿀 수 없지만 털 같은 것은 빼면 약간 효과를 보지.
귀천은 바꿀 수 없고 길흉은 바꿀 수 있다. 원래 형태인 눈, 코, 입, 귀 등은 고쳐도 효과가 없고 징조를 알 수 있는 화상, 흉터, 나쁜 점 등을 고치면 다소 효과가 있다.
- 108쪽

눈은 검은자위 흰자위의 흑백이 분명해야 귀한 눈이야. 검은 눈동자가 클수록 선하고 감정이 풍부하다. 열정적이다. 연예인 중에 이런 눈이 많다. 눈동자가 작으면 작을수록 이성적이고 정신력이 강하다. 다정스럽지 못하다. 지나치게 흰 색은 殺이다. 흰자위가 붉거나 누런 색이면 부모나 처자에게 이롭지 못하다. 재앙이 따르고 오래 살지 못한다.
- 113쪽

코는 나 자신이며 배우자이다. 여성이 코가 약하면 남편 복이 없다. 남성이 들창코라면 노출된 콧구멍으로 몸의 모든 기운이 빠져나간다. 따라서 수명도 짧다. 재물이 빠져나간다. 마음이 허해서 기분파니까 팍팍 쓴다. 그러니 주위에 사람이 많다.

- 126쪽

코는 心包 즉 마음 보따리다. 심뽀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칼날처럼 날카롭거나 빈약하면 덕이 없다. 심뽀가 작다. 사람도 안 모이고 돈도 안 모인다. 콧방울이 두툼한 들창코는 재물 복이 있고 좋은 인심이 나온다. 심뽀가 크다.(이승환!) 이런 사람을 사귀면 술 떨어질 날 없다.

- 131쪽

귀로 건강을 보고 인격을 본다. 귀는 콩팥과 연결되어 있다. 귀가 깨끗하고 색이 좋으면 콩팥이 건강하다. 반대로 어둡거나 검으면 해질녘 꼴이다.

- 156쪽

귀가 네모난 듯 방하면 재물이 넉넉하다. 지나치게 두터우면 욕심이 지나치다. 끝이 뾰족하지 않아야 한다. 각은 살이다. 이리의 귀가 이렇다. 사납다. 눈에 띄게 좁지 않아야 한다. 작은 귀보다 큰 귀가 덕이 있다. 귀는 높게 붙을수록 좋다. 눈과 눈썹을 지나라고 했다. 높은 만큼 귓불이 내려와야 귀한 귀다.

- 158쪽

얼굴 정면에서 볼 때 귀가 드러나면 격이 낮다. 귀가 착 붙어버려서 정면에서 잘 보이지 않으면 같은 모양의 귀라도 격이 다르다. 크게 성공한다.

- 161쪽

깨끗해야 할 얼굴에 점이 보이면 옥에 티다. 격이 낮다. 길에 핀 꽃이다. 타인이 볼 수 없는 곳에 있는 점은 이롭다. 숲 속의 꽃이다. 옥에 티를 가리고 있기 때문에 좋다. 옷 속에 가려진 점은 이롭다. 앞쪽보다 안 보이는 뒤쪽에 있는 점이 더 좋다. 특히 발바닥에 있는 점은 땅기운을 받아서 더욱 이롭다.

- 163쪽

입도 잘생기고 치아가 고루 반듯하면 공부를 잘해서 학자가 된다. 높은 관직에 올라 창고에 곡식이 넘쳐난다

- 182쪽

코가 긴 사람은 삶의 애착이 강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반대로 코가 짧은 사람은 체념도 빠르다. 주위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막연한 일에 도전하지 않는다.

- 200쪽

이마뿐 아니라 얼굴 전체에 주름살이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주름살의 살은 殺이다. 깊고 깊은 가로 주름은 무서운 집념을 보인다. 모험을 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그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랬다.

- 232쪽

인중은 코에서 입으로 이어지는 곳. 이곳이 길면 오래 산다. 인중이 길어도 이마의 기운까지 받아야 오래 살 수 있다. 좁고 낮은 이마 때문에 이 기운을 못 받은 사람이 있다. 존 F. 케네디.

- 246쪽

코뿌리가 좋으면 높은 벼슬에 올라 나라를 지킨다. 코뿌리는 마음의 근본이기에 심지가 굳어서 학업을 크게 이루기 때문이다. 눈썹 사이에서 시작한 능선이 꺼지지 않고 쭉 내려오는 듯한 기운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대를 이을 수 있다. 코뿌리가 푹 꺼져 있으면 몸이 약한 부인을 얻어서 자손이 끊길 수 있다. 좋은 코뿌리는 튼튼한 부인을 얻어서 많은 자손을 둔다. 아그리파. 이마와 코뿌리가 일자면 물소 뿔을 얹어놓은 듯한 코다. 복서비, 크나큰 거부다. 동양 사람은 이런 코가 없다.
- 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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