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소녀
잭 케첨 지음, 전행선 옮김 / 크롭써클 / 2009년 6월
품절


그때, 나는 '적어도 내가 때리는 건 아니잖아.'라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난다.
원하기만 했다면 나도 그들의 폭력에 합세할 수 있었다.
그 순간,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나도 권력을 가진 자였다.-179쪽

아이들은 대부분 작업대 주변에 둘러 앉아 카드놀이나 낱말 맞추기를 하면서, 콜라를 마시거나 잡지책을 읽기도 하고 이야기도 했다. 모두들 무언가를 조롱하거나 수치심을 주는 말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맥이 그곳에 있지도 않은 듯이 행동했다. 폭행은 일상적이고 평범한 일이 되어 있었다. 맥의 존재는 우리로 하여금 포로들의 수동적인 복종을 요구하게 만들었다. 이제 맥은 우리 클럽하우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였다. 우리는 그곳에서 거의 모든 시간을 보냈다. (...) 맥은 꽁꽁 묶인 채 그곳에 조용히 앉아 있거나 서 있었고, 우리는 그녀에게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 그러다가 가끔 누군가 맥을 이용한 새로운 놀이가 있다고 제안하면 그것을 시도해보곤 했다.-276쪽

(작가노트)
그녀의 아이들은 <<파리 대왕>>에 등장하는 소년들을 연상시켰다. 일단 아이들 문제는 제쳐 놓기로 하자. 여기 그 여자, 그 어른이 있으니 말이다. 아이들의 행위를 허락했던, 혹은 그 모든 상황을 지휘하고 각각의 방식을 게임으로 변형시켜 이끌었던 그 사람 말이다. 자신의 고통 이외에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그녀의 왜곡된 성향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자신의 게임에 다수의 십대들을 끌어들였다. 그 소녀의 '친구'였던 아이들을.-3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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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기 기운을 느꼈던 것은 현충일 밤이었다. 낮동안 무척 더워서 허덕였는데 밤이 되어 기온이 떨어지니 춥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다음 날부터 바로 목이 잠겼다. 그래도 설마 오뉴월 감기에 걸리겠냐는 생각으로, 좀 더워서 지친 거겠지... 하고 말았는데, 주말을 넘기면서 기침을 엄청 했고 코피도 엄청 쏟았다. 코 안의 혈관이 터진 것이다. 그리고 월요일에 이비인후과를 갔는데 후두염 진단을 받았다. 목을 쓰지 말란 당부가 있었지만 수업을 하려면 목을 안 쓸 수가 있나. 그 한 주 동안엔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아서 엄청 고생을 했다.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또 억지로 써야 하니 목이 더 상했나보다. 그렇게 한 달 동안 병원을 다니고 있다. 감기 몸살+후두염이었는데 지금은 성대결절 초기 진단까지 받았다. 쉰 목소리는 많이 좋아졌지만 원상복귀는 되지 않았고(병원에선 8주 정도 예상하라고....ㅜ.ㅜ) 침 삼키는 것도 아프다. 초기 3주 동안에는 카페인 먹지 말라고 해서 커피를 먹지 못해 무척 힘들었다.(그게 제일 힘들었다...;;;) 너무 차도가 없는 것 같아서 동네에서 더 유명한(그래서 사람이 많아서 가지 않았던) 병원으로 옮겼는데, 약을 바꾸니 증상이 좀 더 완화되었다. 처음부터 여기 갈 걸...ㅜ.ㅜ 여기선 하루 한잔 정도는 먹어도 좋다고 해서 야호!를 외쳤다. 여름엔 아이스 커피가 짱이지!!


초기에 가장 상태가 악화됐던 건 월요일 밤 때문이었다. 그날은 여태까지 중 가장 더운 날이었는데 내 방 온도는 34도였다. 서향 방이라 여름엔 아주 지독한 방이라는 걸 작년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올 여름은 봄 없이 갑자기 닥쳤던 터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이날 자다가 지나친 기침으로 깼는데 방 온도가 33도였다. 세상에, 새벽 온도가 33도라니 말이 되는가? 그래서 방문 두개와 창문 두개를 모두 열고 다시 잠들었더니 이번엔 또 추워서 다시 깼다. 더위 먹어서 상태가 더 안 좋아진 것 같다. 이제 막 여름의 시작인데 어쩌누... 그저 건강이 최고! 


이렇게 목이 아픈데, 아파서 목소리 쩍쩍 갈라지는데 일부러 두번씩 물어보고, 못 들은 척하고, 꼭 한박자씩 되묻는 못된 녀석이 있었다. 요즘은 이렇게 '못된' 사람을 주변에서 아주 많이 보고 있다. 왜 그러지? 왜 그럴까? 애써서 착해지진 못하더라도 일부러 못되질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에휴....


하여간, 그렇게 목이 아플 때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한대목이 떠올랐다. 여주인공 혜성이 귀가 어두운 할아버지의 국선 변호사가 된 첫날, 목을 많이 써서 말하는 걸 힘들어 했다. 그러자 눈을 보면 상대방의 마음 속 목소리가 들리는 박수하는 혜성에게 말하지 말고 속으로 생각하라고 한다. 자신이 읽겠다고. 두 사람은 식탁 앞에 마주 앉아 있었는데 여자가 속으로 말을 하면 수하가 그걸 소리내어 대꾸한다. 그렇게 한쪽은 눈으로 말하고 한쪽은 그걸 들어준다. 판타지는 둘째 치고 나도 저렇게 속으로 말하고 싶었다. 목 아파 목 아파 목 아파......


2. 6월 중순 경에 오래만에 지인들을 만났다. 두 언니는 시집 간지 오래고, 한 친구는 곧 결혼한다고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한 후배는 십여 년 만에 연락이 왔는데 2주 뒤에 결혼을 한다고. 그리고 또 한 친구는 딸 돌잔치가 있다고 알려 왔다. 바야흐로 경조사의 나날이구나. 아흐 동동다리~


3. 지난 주 월요일에는 오리발을 들고 즐겁게 수영장으로 향했다. 오리발 끼고 수영을 하면 확실히 덜 힘들기 때문에 속도 안 맞아서 중간에 가로지르기 안 해도 되고 체력도 덜 소모적이어서 기대가 됐다. 그런데 샤워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깨달아야 했다. 내 가방과 오리발 가방만 들고 오고 수영복이 든 샤워백은 안 가져온 것이다. 아아아.....;;;; 결국 샴푸 동냥으로 샤워만 하고 나와야 했다. 때마침 오리발 안 가져온 아주머니가 계셔서 오리발만 빌려주고 왔다. 운동 삼아 걸어서 왔는데 그 때문에 집에 와서 다시 샤워...;;; 이 무슨 삽질인지...ㅜ.ㅜ


4. 요며칠 읽은 소설과 만화에서는 공교롭게도 비슷한 인물이 등장한다. 이른바 사이코패스!


먼저 읽기 시작한 것은 '이웃집 소녀'였지만 아무래도 분량이 있어서 나중에 컴퓨터 업데이트 후 종료시키는 동안 읽었던 '인 디즈 워즈'를 먼저 마치게 되었다. 처음에 어쩌다가 관심을 갖게 된 건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추천 마법사였는지 어디였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이 발간된 것에 팬들이 엄청 열광했다고 하는 것이다. BL물이어서 좀 망설였는데 표지 그림은 무척 흥미로운 편이었다. 그래서 중고 알림 설정해 뒀는데 때마침 알림이 와서 주문을 했다. 내용은 이렇다. 



정신과 전문의 아사노 카츠야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남자가 자신을 감금하고 범하며 ‘사랑해’라는 말을 계속 속삭이는 악몽. 꿈과 현실을 이어주는 연쇄살인범이 카츠야 앞에 나타났을 때 어느새 그 꿈은 현실의 경계를 넘어왔다. 연쇄살인범에게 홀린 카츠야의 운명은!?


책은 두 권짜리 같은데 국내에는 1권만 나왔다. 카츠야는 지독한 악몽 속에서 자신을 강간한 남자를 현실에서 만난다. 그는 정신과 의사고 상대는 연쇄살인범이었다. 수용소 같은 곳에서 상대에게서 정신과 의사의 소견으로 낼만한 어떤 결과를 끌어내야 했는데 대면을 거듭할수록 오히려 말려드는 건 카츠야였다. 그리고 터널 사고로 시내의 경찰들이 모두 투입되어 타츠야는 아파트로 돌아가지 못하고 수용소에서 하룻밤 자게 되는데 이날 정말로 그 사이코패스의 포로로 잡히게 된다. 그리고 1권 끝! 아마도 2권에서는 자신이 꿈에서 겪은 게 현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서 연쇄살인범은 남자들을 잡아다가 고문을 하고 신체를 훼손해서 죽여버렸다. 이전의 범죄 장면은 보여주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BL물답게 남자 간의 섹스(여기서는 강간!)가 나오는데 이런 체위가 가능하단 말인가! 싶은 것들이 많아서 쫌 놀랐다. 내가 본 BL 물이란 이마 이치코나 요시나가 후미의 비교적 가벼운 수준이었는데 갑자기 너무 센 수위를 본 것 같다. 살짝 문화충격!










이웃집 소녀는 더 충격적이다. 한 소녀를 감금하고 학대해서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사이코패스가 나오는데, 그녀는 그 학살과 폭력의 전 과정에 자신의 세 아들을 참여시켰고, 심지어 이웃 아이들까지 공범자로 만들었다. 이 작품이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사건의 개요에 작가가 살을 붙인 거라고 여겼다. 그렇지 않고는 이렇게 잔인할 수 없다고 여겼다. 그런데 알고 보니 실제 사건은 소설보다 더 끔찍했다. 오히려 소설은 독자를 고려해서 사건을 좀 더 순화시켰다는 것이다. 세.상.에.... 


미친놈이 많은 세상인 건 아는데, 그 미친놈이 점점 많아진다는 게 끔찍하다. 고현정 주연의 '여왕의 교실'이라는 드라마에서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같은 반 친구를 어떻게 왕따시키고 괴롭히는지를 아주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고현정이 분한 마선생(일명 마녀!) 캐릭터는 다분히 드라마적이지만, 아이들은 어떨까 싶다. 현실은 이보다 더 교묘하고 더 잔인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무섭고, 무서운 일이다. 이 끔찍한 폭력들 사이에는 '방관자'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내가 아니니까, 내가 끼지 않으면 내가 희생자가 될까 봐 침묵의 카르텔을 맺거나 아니면 적극적인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왕따 가해자들 중에는 과거 왕따 희생자들이 많다고 했다. 다시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떠올랐다. 


주인공 장혜성(이보영)은 10년 전 살인 사건의 목격자가 되어 증언을 했다. 그때 동시에 목격을 했던 친구(서도연 검사)는 함께 증언하기로 한 약속을 깨고 법정에서 도망쳤다. 그 바람에 홀로 증언을 한 혜성은 그때의 원한으로 민준국의 표적이 되고, 민준국은 혜성의 엄마를 죽여버린다. 민준국은 사건을 사고사로 교묘하게 위장을 했고, 혜성은 서도연 검사를 찾아가 증거를 위장해서라도 놈을 유죄 판결 받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때 내가 아닌 네가 증언했다면 지금 유가족은 네가 되어 있을 거라고...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러니까 누가 어떤 피해를 입건 눈감고 귀닫고 입 다물고 살란 얘기는 아닌데, 올바르게 산다는 건 참으로 많은 용기와 희생을 요구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또 들었다. 용기만 필요하면 그나마 좋겠는데 혹시 어떤 대가까지 치러야 한다면 그건 쉽게 나설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어휴, 어렵다.


5. 어제는 친구와 영화 '감시자들'을 보기로 해서 명동으로 나갔다. 명동역에 막 도착했을 때 일본인 관광객 둘이 영어로 길을 물어왔다. 롯데 면세점을 찾고 있다고. 롯데 면세점이라... 바로 앞에 롯데 영플라자가 있고, 그 옆에 롯데 명품관, 그 옆이 롯데 본점이던가? 본점에 있겠지 싶어서 넥스트 넥스트 빌딩~이라고 말해 주었다. 영어 표현은 모르겠고, 위치는 맞게 설명해 줬나 모르겠다. 아무튼, 영화를 보았는데 여기서 정우성은 모처럼 악역을 맡았다. 그가 연기한 제임스(이름이 나오지 않아서 몰랐는데 자막에 그렇게 뜨더라!)는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이다. 돈을 받고 의뢰받은 일들을 처리하는데 은행도 털고 증권거래서도 털 예정이었다. 그 과정에서 방해가 되거나 위협이 된다고 여기면 눈하나 깜박하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무서운 인물이었다. 연속으로 사이코패스에 사악한 인물들이 나오는 작품을 보니 무척 피곤하다. 한편으로는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질까 싶어 범죄심리학에 관한 책이 궁금해지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눈과 마음을 정화시키기 위해 따뜻하고 아름다운 책을 좀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6. 요새 팟캐스트로 이이제이를 열심히 듣고 있다. 예전에 한번 듣다가 너무 시끄럽고 욕설도 많아서 중간에 듣다 말았는데, 현대사를 많이 다루고 있어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듣기로 했다. 초반에 앞서 지적한 것들이 좀 거슬렸는데 차차 그 부분도 순화가 되었고, 일단 무엇보다도 내용이 재밌고 유익했다. 물론 우리의 현대사를 다루다 보니 혈압이 상승하는 건 어쩔 수 없는데, 아프다고 피할 수 있는 역사는 아니니 감수하고 잘 듣고 있다. 40회 이상 진행된 걸로 알고 있는데 현재 30회 정도 분량을 들었다. 방송도 대따 긴 편인데 주구장창 귀에 꽂고 살고 있다. 그 바람에 이어폰 하나가 고장 났다. 엄마 핸드폰 바꿀 때 받은 이어폰인데 내가 아작 냄..;;;; 


7.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이다. 어쩌다가 광복절 얘기가 나왔는데 얘들이 광복절이 언제인지 모르는 것이다. 농담하는 건가 싶어서 차례로 물어봤는데 다섯 명 중 아무도 대답을 못했다. 딱 한명이 대답했는데 "삼일절인가요?"라고 말해서 나를 식겁시켰다. 아, 미치고 팔짝 뛰겠다. 이런 수준이다. 우리 반에 온 아이들이 성적이 많이 부족해서 그런가 싶어 교실에서 수업하는 선생님께도 물어봤더니 그쪽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 언제나 현실은 소설보다 공포스럽다니까. 얼마 전 서울대에선 수능 시험에서 근현대사 필수로 보던 걸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역사 교육을 확대하기 위해서 폐지한다는 모순적 발언에 실소가 나왔더랬다. 나라 꼴이 참...;;;;


8. 요새 눈이 좀 침침하다. 시력이 떨어진 건지, 근래에 염증으로 많이 아프고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눈이 건조해서 인공눈물을 한방울씩 쓰곤 하는데, 약이 남아 있어서 안과를 좀처럼 가지 않았는데 조만간 한번 다냐와야겠다. 


9. 본격적인 장마인가 보다. 기상예보를 보니 계속 비소식이다. 지난 달에 친구 생일 선물로 우산을 주었는데, 예쁜 장우산들이 많아서 가볍지만 튼튼한, 그리고 예쁜 장우산이 갖고 싶어졌다. 그런

데 쎄씨 7월호 부록이 장우산이지 뭔가! 장우산을 택배로 배달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지 싶지만 내일쯤 이 책을 주문하리라. 











10. 그나저나... 7월 1일에 주문한 내 책은 왜 아직도 오지 않는 것일까? 예약도서가 포함되어 있어서 일부러 부분배송을 시켰는데 통 소식이 없다. 미배송 신고를 했지만 주말이 끼어서인지 답변도 없고... 내 책은 비오는 이 거리 어디에 있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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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7-08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보다 더 무서운 현실, 공감합니다~~ ㅠ
장마가 시작됐네요, 건강한 여름나기를 목표로 잘 건너보게요.^^

마노아 2013-07-08 12:54   좋아요 0 | URL
오늘 천둥소리에 푸른 번개까지, 서라운드 쾅쾅 찍어내는 장마비가 왔어요.
그런데 지금은 또 소강 상태네요. 언제 다시 올지 몰라 불안하네요. 장화 신고 왔어야 했는데 운동화 신고 왔거든요.
건강한 여름! 반드시 지켜야 할 과제예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8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 님의 책은 비 맞고 있을 겁니다.

마노아 2013-07-08 12:54   좋아요 0 | URL
아아아악! 상상하고 싶지 않아요.(>_<)

Mephistopheles 2013-07-08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료 잘하는 이비인후과의 경우 대부분 꽤나 강력한 항생제가 포함된 처방전을 내린다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지요...^^
(저 쎄씨의 모델은 우리나라 여성분들을 단발머리 광풍으로 몰고 가고 있는 고준희씨가 아닌가요?)

마노아 2013-07-08 12:55   좋아요 0 | URL
첫번째 병원보다 진료비는 400원 싸구요. 약값은 1/3 수준으로 내려갔어요. 한달 동안 치료를 받아서 자연스레 좋아진 것은 모르겠는데 일단은 두번째 병원이 더 마음에 드네요.^^ㅎㅎㅎ
아아, 그런데 저런 머리는 고준희처럼 조막만한 얼굴이나 어울린다는 것이 함정!!!

네꼬 2013-07-08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간만에 누구랑 연락 주고받다 보면 아 결국 경조사 때만 연락 주고받나, 싶다가도 뭐 이렇게라도 연락하는 게 어디야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집에 가만 있는 저도 하루에 두 번씩 샤워한다구요. 그러니 삽질이라 서러워 마셈! ㅎㅎ

마노아 2013-07-08 12:57   좋아요 0 | URL
안 하던 선물이 도착해서 의아해 하자 울 언니 왈, 둘째 임신했나보다! 했는데 정말 딱이더라구요. 몇 번 반복되니 저도 감이 오더군요. 하하핫..;;;;;
오늘 날씨 많이 습해요. 이런 날씨도 샤워 여러 번 하게 만들죠. 어제는 청소하다가 땀으로 목욕했어요. 날이 어찌나 습하던지...
지하철 잘못 내린 삽질도 있었지만 지면 관계상(응?) 생략했어요. 삽질은 뭐 일상이죠. ㅎㅎㅎ

감은빛 2013-07-09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대결절'이라니! 오래전 학원 강사하던 시절 생각이 나네요.
그땐 일주일에 32시간, 하루에 7시간씩 강의를 했는데,
보습학원이라 공부보다는 시간 때우러 오는 아이들이 많았고,
지독히 말 안듣는 소위 말하는 문제아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매 수업마다 소리를 엄청 질러야 했지요.
나중에는 목소리가 안나오더라구요.
주말에 쉬면 조금 나았다가 월요일부터 다시 목이 쉬어버리고,
일주일 내내 목이 아파서 고생하고, 아픈 목으로 또 소리를 지르고 살았어요.

하루 빨리 회복 되시길 바랍니다!

마노아 2013-07-10 00:53   좋아요 0 | URL
어휴, 일주일에 32시간이면 살인적인 스케줄이네요. 저 예전에 일주일에 26시간 수업을 한달 정도 했는데 보약 지어 먹었어요. 기력이 딸려서 못 버티겠더라구요..;;;;;
저도 현재 부진아 지도 중인지라 목소리가 계속 높아지긴 합니다. 오늘도 참다참다 버럭!(ㅡ.ㅜ)
그래도 확실히 이번 주는 목소리가 거의 돌아온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말 많이 하면 전보다 빨리 잠기는 게 아직 원상복귀는 아니지만 차도가 보여서 힘이 납니다.
염려 감사해요. 덕분에 금방 나을 것 같은 기분이에요.^^
 

정리하는 걸 깜박했다. 올해의 절반 기간 동안 내게 좋았던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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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7 2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07 2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흘에 걸친 기말고사가 끝났다. 사흘 동안 11시간의 지루한 감독도 해야 했다. 첫날은 앉지도 못하게 해서 네시간 동안 내내 서 있었는데 그 지루함과 피곤함을 달래게 한 것은 전날 보았던 이종석과 이보영의 키스 장면이었다.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월요일까지 사흘에 걸쳐서 '너의 목소리가 들려' 8편을 연속으로 보았다. 월요일에 본 게 8회였는데, 그 마지막 장면이 어찌나 애틋하고 절절했던지.... 오랜만에 가슴이 왈랑거렸다. 



(그나저나 수족관 참 멋지다. 저기 어디지??)

박수하(이종석)는 아홉살 나이에 아버지와 함께 사고를 당했다. 아버지의 차를 덮친 트럭을 몰았던 민준국(정웅인)은 자신이 죽이려 했던 상대가 아직 살아 있자 쇠파이프를 휘둘러 끝내 살인을 완성한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그걸 목격한 아들도 죽이려고 했는데 때마침 그걸 보고 만 장혜성(이보영)이 목격하고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바로 그 시점부터 수하는 상대방의 눈을 보면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혜성의 증언으로 민준국은 10년 동안 복역을 하고 출소한 뒤 바로 복수에 돌입한다. 고3 학생인 수하는 국선 변호사가 된 혜성을 10년 만에 만났다. 첫사랑 그녀는 10년 동안 내 가슴에 품었던 청초하고 청순한 이미지와 무지 달랐지만(당시 그녀는 고등학생이었다!) 그래도 첫정이 어디 가겠는가. 여러 우여곡절을 거쳤고, 혜성을 지키려는 수하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한 민준국은 혜성의 어머니를 사고로 위장해서 죽여버렸다. 게다가 1심에서 무죄 판결까지 받은 상태. 혜성 덕분에 목숨을 건졌었던 수하는 자신의 목숨이 그녀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래서 혜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목숨도 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민준국의 다음 목표가 혜성과 자신이 된 상황에서 먼저 놈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자신을 어리게만 보는 혜성에게는 어른 애인이 있는 상태였고, 그녀와 마지막으로 꼭 가고 싶었던 수족관에서 수하는 나름의 이별 시간을 갖는다. 

세상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이 어린아이가, 누군가의 속에 감춘 본마음이 들렸을 때 세상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졸지에 고아가 되어서 고모부 댁에 맡겨진 아이를 바라본 고모부는 아이가 짐으로 여겨졌고, 작정하고 아이를 버리고 도망가기까지 했다. 어렵게 찾아찾아 집으로 돌아왔어도 그 집은 자기 집이 아니었다. 이 아이가 지난 십년 동안 겪어온 신산스런 삶은 말로 표현못할 드라마였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아이는 건강하게 자랐다. 그녀를 지켜주기 위해서 열심히 운동을 했고, 무엇보다도 이 무섭고 차가운 세상을 원망하지 않으며 스스로 단단해질 만큼 바르고 곧게 자랐다. 지나치게 말라서 격투 씬에서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는 게 아쉽지만, 경기 일짱이었던 학교 2013의 고남순보다도 더 강한 사내아이가 되어 있는 것이다. 연이어 고등학생으로 출연하고 있지만 그 선택에 손을 들어주고 싶을 만큼 작품이 재밌다. 

설명이 길어졌는데, 하여간 바로 저 장면 때문에 내 가슴이 마구 뛰었다. 키스 하는 순간 또르르 눈물이 흘렀던 장면은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를 떠올리게 했다. 오랫동안 엇갈려 왔던 고수와 한예슬이 마침내 고향 땅에서 재회했을 때, 가로등 아래서 키스 하던 그 장면. 그때만 해도 고수는 사슴 같은 눈망울을 자랑하던, 소년의 얼굴을 가진 배우였다. 얼마 전에 시작한 황금의 제국? 1회 앞부분만 잠깐 보았는데, 성공/복수에 영혼을 판 남자의 얼굴이 되어 있었다. 예전에 자이언트에서 장혁이 그랬던 것처럼. 문득 강동원이 생각 났다. 형사 듀얼리스트에서 맑은 눈빛을 보여주었던 그도 이제 군대도 다녀왔으니 소년의 얼굴에서 사내의 얼굴로 바뀌어 있지 않을까 하고.

어쨌든... 그렇게 지루한 시험 시간을 견디는 와중 여러 키스 장면들이 떠올랐다.

일단 김수현.



물론, 저런걸 기다려주는 버스 기사님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드라마적 상황이지만, 어쨌든 비주얼이 후덜덜한 배우들이 안타깝게 헤어지면서 키스를 하니 시청자는 그때도 가슴 설레하며 열광했더랬다.


차칸 남자 송중기의 키스도 있었다. 문채원은 기억을 잃었는데 일본에서 했던 그들의 키스를 기억해 냈다. 하지만 당시 송중기는 복수를 위해서 그녀를 이용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래서 이번이 자신의 첫 키스라며 찐하게 입을 맞춘다. 크으, 이게 작년 드라마였던가? 

기억을 좀 더 더듬어 보았다. 김경식이 틴틴파이브로 활동하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무슨 프로그램이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하여간에 짧은 드라마에서 김경식은 어떤 여자를 짝사랑했다.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지만 한결같이. 그런데 그녀를 바라보는 것도 그만두어야 할 상황이 왔나 보다. 전화박스 안에 그녀를 밀어넣고 문을 닫은 뒤, 성에 낀 그 문에다가 입을 맞추었다. 그녀는 문 열라고 난동을 부리는 대신 유리창 반대편에서 마주 키스를 해주었다. 키스 아닌 키스. 내가 꽤 어릴 때 보았던 것 같은데, 그때도 그 절절함에 가슴 시려했던 게 아주 오랜만에 떠올랐다. 









키스가 일상적인 나라에서의 키스 장면은 자연스러움에 있어서 또 가슴을 뛰게 한다. 기억에 남는 키스는 로이스와 클락의 슈퍼맨에서 로이스와 클락(슈퍼맨)이 나눈 많은 키스들이었다. 작품도 내가 좋아하긴 했지만, 그걸 넘어서 두 배우가 키스를 아주 잘 하는 것 같다. 내게 있어 가장 좋아하는 슈퍼맨은 현재까지도 딘 케인의 슈퍼맨이다. 여러 슈퍼맨들이 나왔고 모두들 훈훈한 비쥬얼을 자랑했지만 열아홉의 나를 열광하게 했던 이 슈퍼맨이 최고다. 로이스도 마찬가지다. 그 후 젊고 예쁜 많은 로이스가 나왔지만 내게는 모두 노노노!!



줄리엣보다 아름다웠던 로미오를 보여주었던 디카프리오의 청순했던 시절의 키스도 생각났다. 클레어 데인즈는 무척 뻣뻣한 느낌의 배우였다고 기억난다.(우리나라 배우 중에 김정화가 떠오르는 그 뻣뻣함!) 저 기사 복장도 참 근사했지. 당시 고3이었던 걸로 기억나는데, 지하철역에 전면 광고가 붙어 있었다. 수족관을 사이에 두고 줄리엣을 바라보는 눈빛 맑은 로미오의 미소가 떠오르는구나!


시크릿 가든에서는 거품 키스가 유명했었지. 그러고 보니 현빈도 군대 다녀오더니 골격 자체가 남자가 된 느낌. 어쩔 수가 없어. 군대 갖다 온 뒤 여전히 꽃돌이일 수는 없는 거다. '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삼순이에게 현빈이 물었다. 이상형이 뭐냐고. 삼순이는 키스 잘하는 남자라고 했다. 현빈은 키스 잘하는 남자였던 것이다!!!


'아이리스'의 사탕키스도 유명했지만 사진은 패쓰~



시청 앞에서의 키스라고 했던가? 꽤 오래 전 사진으로 알고 있다. 나중에 저 키스의 주인공을 찾았다고 어디서 읽은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지상에서 영원으로. 고전 영화다. 내가 보지 못한 영화지만 해변에서의 저 키스 씬은 워낙 잘 알려져서 익숙하다. 실제 상황이라면 로맨틱할 수 있지만, 주변에 스탭들 다 있는 상황이라면 컷! 소리와 함께 무척 뻘쭘할지도....

"키스할 때 코는 어디다 둬야 하죠?"라고 천진난만하게 물었던 주인공이 잉그리드 버그만 맞던가?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영화도 책도 보지 못했다. 보고 싶은 작품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영화를 먼저 봤는지 책을 먼저 봤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책은 중3 때 읽었다. 클라크 케이블과의 싱크로율이 꽤 높았다고 기억한다. 고1 때 내 친구는 두 사람이 키스하고 난 뒤 비비언 리가 입냄새 때문에 구역질을 했다고 힘주어 얘기했다. 그때도 믿지 않았고, 지금도 설마 그랬을까 싶은데, 하여간 그렇게 고약한 소문이 나는 게 참 싫었다. 그걸 전한 친구도 별로..;;;;;



스파이더맨의 1편이었는지 2편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여주인공이 멋졌던 건, 그의 비밀을 지켜주었다는 거다. 얼마나 궁금했을까. 당장 저 가면을 벗기고 누구인지 확인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마스크를 조금 걷어서 입술만 드러내고 입을 맞추었다. 캬아~ 정말 로맨스의 극치다. 비까지 오니 더 그럴싸하다. 근데 뒷 편에서 결국 스파이더맨의 정체를 알게 되지 않던가??? 이준기 주연의 일지매에서 일지매 준기는 사랑하는 여인(한효주)이 인질로 잡혀 있자 스스로 나쁜 놈에게 잡히고 만다. 그놈(이 누구인지 기억이 안 나!)이 가면을 벗기려 하자 그것만은 말아 달라고 부탁까지 한다. 자신을 모자란 놈으로 알고 있는 한효주 앞에서 그녀가 동경하는 일지매와 동일인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열혈 시청자였던 나는 그게 참 안타까웠지만, 하여간 정체는 들키지 않은 채(나쁜 놈이 관대했다!) 그는 고문을 당했다. 


슈퍼 히어로들은 두 가지 인생을 살면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곤 하는데 그게 또 짜릿한 즐거움을 줄 때가 많다. 내가 좋아했던 쾌걸 조로에서 조로도 약혼녀 앞에 자신의 정체를 끝까지 숨겼...던가? 끝내 들켰던가? 부모님은 알고 있었는데 모른 척 했던 건 생각난다. 이거 나 중3 때 했던 만화영화였는데.... 알라딘에선 검색이 안 되네. 



한번 더 출연하는 디카프리오. 사실 이것보다 마차 씬이 더 뜨겁지만 키스 장면이 아니니 이걸로 대체~










영화나 드라마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사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아무래도 클림트의 키스다. 얼마 전에 결혼한 친구는 결혼 선물로 클림트의 키스 1000피스 퍼즐을 원했다. 결혼하고 살 집으로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굳이 친정 집으로 받더니만 판이 커서 새집으로 못 옮기고 많이 맞춘 조각을 부수었다고 한다.ㅜ.ㅜ.나도 1000조각 도전하고 싶은데, 이젠 액자를 걸어둘 빈 벽이 없다. 무릎이 썩는 고통은 둘째 치고...;;;;;


여왕 마고도 떠올랐다. 마가렛 공주가 자신의 결혼식 날 몰래 빠져나가 가면을 쓰고 창녀 행세를 했다. 키스하려는 상대에게 입술은 안 된다고 밀어내던 장면이 떠오른다. 섹스는 가능해도 키스는 안 되는 문화적 금기가 있는 것일까? 그런 얘기를 어디선가 본 것 같긴 한데 정확히 모르겠다. 모르는 게 왜 이리 많은가!!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유다의 키스가 아닌가 싶다. 이 대목을 '키스의 재발견'에서 읽었다는 건 기억이 나는데, 책 내용은 거의 기억이 나질 않는구나.ㅜ.ㅜ


섹시한 사진을 갖고 오고 싶었지만 못 찾았다. 젊은 나이에 돌아가셔서 나를 안타깝게 했던 만화가 김지은 작가님 단편 중에 유다의 키스라고 있었다. 예수를 팔아 넘긴 유다의 고뇌와 번민에 대해서 무척 깔끔하게 묘사했던 게 인상적이었다. 그때는 야오이 만화가 유행하던 시절은 아니었는데 조금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도 같고... 윙크에 실렸던 게 아닌가 싶다. 시기적으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처절한 상황과 달리 따뜻했던 주인공들의 키스가 떠오르고, 이너 스페이스에서 키스하다가 침을 통해 상대방의 몸으로 탐험선(?)이 이동했던 것도 생각났다. 이 영화 덕분에 맥 라이언과 데니스 퀘이드가 결혼을 했었지. 데니스 퀘이드는 이제 할아버지가 되어 있고 맥 라이언은 못 본지 한참 됐다. 여전히 영화 찍고 있으려나?


로마 위드 러브에서 엘렌 페이지와 제시 아이젠버그는 매우 발칙한 키스를 한다. 여자 친구가 없는 틈을 타 여친의 절친과 키스를 한 것. 이래선 안 된다고 발뺌하면서 그걸 즐기는 엘렌 페이지. 사실은 키스할 것 같아서 미리 사탕도 먹어둔 주제에 말이다. (이건 알렉 볼드윈이 알려준 것!)














만화가 이정애 씨의 초기 작품 중 고대 그리스를 배경으로 한 내용이 있었는데 거기에 아주 도도한 미남자가 선머슴 같고 힘도 쎈 어떤 여자에게 반해버리는 내용이 나온다. 고고했던 그가 여자의 발등에 입맞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작품 제목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오로지 키스 장면만 생각난다. 얼마만큼 사랑해야 발에다가 키스를 해줄 수가 있지? 뭐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 고등학교 시절에.


아르미안의 네딸들도 떠올랐다. 넷째 딸 샤르휘나는 글라우커스를 안내자로 연이 묶일 때부터 머리에 관을 썼다. 더듬이처럼 생긴~ 어느 곳에 도착했을 때 예지력을 갖춘 글라우커스가 그 관을 벗고 가라고 한다. 오랜만에 벗어서 어색해진 샤르휘나가 그 안에서 마주친 것은 파멸의 신 에일레스였다. 둘은 결국 키스를 하고 마는데, 그 더듬이처럼 생긴 관이 방해가 될 거라고 글라우커스는 예측했나 보다. 방해 안 될 것 같긴 한데, 하여간 그렇게 판을 깔아주고 극적으로 키스하는 장면이 멋있어 보였다. 역시나 나 고등학교...(아니 중학교던가? 완결이 고2였으니 중학생 때였을 지도 모르겠다.) 시절에 본 키스 장면이다. 










소설 아르미안의 네딸들이 4권으로 완결 됐다. 이 어마어마한 작품을 4권으로 압축하다니! 궁금하긴 하지만 선뜻 지갑을 열게 되지는 않는다. 김진 작가님처럼 자신의 작품을 작가가 직접 소설로 각색한 게 아니라서 말이다. 연재 중에 나는 미카엘을 가장 사랑했지만, 다시 읽으면 케네스 쪽으로 기울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죽은 레 마누아의 주검에 입 맞추던 처절한 사랑을 했던 그의 마지막 모습이 역시 떠오른다. 










키스로 검색한 책들. 파라다이스 키스는 전작 '내 남자 친구 이야기'보다는 덜 했지만 예쁜 이야기였다. 당시 이 책을 내게 빌려주었던 친구가 담주 주말에 호주로 이사를 간다. 그 바람에 다음주 중에 약속을 잡아놨다. 오랜만에 추억 돋네. 그나저나 '나나'는 완결이 나긴 하는 걸까? 벌써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ㅜㅜ


마츠모토 토모의 키스는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피아노 학원 선생님과 학생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카르멘의 하바네라만 생각나네.^^;;;


영화 엑스멘에서 어떤 여자는 키스를 할 때 전류가 흘러서 상대 남자가 심장마비를 일으키고 말았다. 1편을 보지 한참 지나서 이름도 안 떠오른다. 세상에, 이 여자는 그럼 어떤 남자와 키스를 할 수 있는 걸까? 그녀처럼 전기가 흐르는 몸을 갖지 않고서야 어디 겁나서 사랑이라도 나누겠는가. 입맞춤을 위해서 목숨을 걸어야 한다면 너무 가혹하다. 









뮤지컬 엘리자벳에는 '죽음'이라는 캐릭터가 나온다. 이 죽음은 엘리자벳이 어릴 때부터 황후가 된 이후까지도 꾸준히 쫓아온다. 죽음은 엘리자벳을 유혹하고 끊임없이 그녀를 원했지만, 정작 그녀가 생에 대한 의지를 잃고 생기 없는 모습이 되었을 때는 외면해 버린다. 그리고 가장 아름답고 가장 슬픈 찰나에 그녀에게 입맞추어 목숨을 앗아간다. 작품에서 이 대목에서 격한 키스 씬이 나온다. 죽음이 입맞추는 순간 축 늘어져 죽어버리는 엘리자벳의 모습이 극적으로 연출되었다. 또 '죽음'은 어찌나 섹시한 모습으로 나오던지... 심지어 망사 옷을 입고 나오기까지..ㅎㅎㅎ


잠자는 숲속의 미녀도 빠질 수 없다. 백년이나 잠들어 있던 그녀를 깨운 건 왕자의 키스였다. 이걸 패러디해서 꾸민 재미난 웹툰이 있었다. 백년이나 이를 닦지 못한 공주의 지독한 입냄새에 왕자가 기절하던 만화였다. 자매품으로 백설공주가 난쟁이 집에서 끼친 민폐도 있었는데 그녀의 너무나 큰 X때문에 변기가 다 막혔다는 후문...;;; 키스 이야기 하다가 냄새 피우는 걸로 마무리 할 수는 없지.(>_<)


마지막으로 유명한 CF 하나 올려본다. 무엇이든 배달한다는 DHL



여자 표정이 참 좋았다. 절절한 느낌. 마지막은 코믹하게 갔지만 진지하게 갔어도 좋았을 것이다. 물론 한국 정서는 아니지만.
근데 저 광고 속 배우들은 외국 배우인가? 우리나라 배우인가? 구별이 잘 안 가네. 

두서 없이 길게 적었다. 이게 모두 '너의 목소리가 들려' 때문이다. 어제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전날 방송했던 '너목들'을 보기 위해서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안 뜨는 것이다. 저녁이 되어서 다시 검색했다. 역시 안 뜬다. 아니 방송국이 왜 이리 굼뜨냐고 마구 화가 났는데, 잠시 후 그 까닭을 알았다. 어제는 수요일이었고, 내가 찾던 방송은 어제 했던 것이다. 하하핫, 아직 방송하지 않은 '다시보기'를 찾으니 당연히 없지. 바부팅이..ㅜ.ㅜ

이제 수요일 분을 봐야겠다. 다 보고 나면 목요일 분도 지나갔겠다. 역시 다시보기로 봐야겠다. ^^


추가) 지난 밤 너목들은 보지 못했다. 이번 주 두편은 주말에 몰아서 봐야 할 듯.ㅜ.ㅜ

자다가 하나 더 떠올랐다. 여명의 눈동자! 그 유명한 철망 키스가 있지 않은가. 이제 곧 군대의 이동으로 떠나야 하는 대치와 여옥이 철망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다가 대치가 철망 위로 뛰어 오른다. 그리고 여옥과 뜨겁게, 진정 뜨겁게 키스하던 그 대목! 캬아~ 20년도 더 전의 한국 드라마에선 키스 한번 보기가 참 힘들었더랬다. 보통 키스하는 척을 했지 정말로 하지는 않던... 그런데 누구라도 알 수 있게 뜨겁게 나눴던 그 키스! 두 사람의 절절한 상황과 맞물려 더 애절하게 보였었다. 요새는 뮤지컬에서도 진짜 키스를 하지 하는 척은 하지 않더라. 그래서 정분 나서 결혼으로 이어지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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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3-07-04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접기 기능이 자꾸 에러가 나네. 스크롤바가 너무 길어졌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4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 대박인데요. 저 이런 미시적 탐구 좋아합니다. 키스에 대해 쫘아아아악 나열했군요.
역시 키스 하면 바람과 함게 사라지다 아니겠습니깡 !!!

마노아 2013-07-05 00:15   좋아요 0 | URL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의 키스, 정말 청소기를 연상할 만큼 쫙 흡입하지 않습니까? 아주 격정적이었어요!!!
개인 경험을 덧붙이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5 01:40   좋아요 0 | URL
저는 이런 흡입력이라는표현을 " 드라큘라가 여자 목에 이빨을 꽂아, 얼굴이 창백해질 때까지 쪽쪽 빨아들이는 그 지랄 같은 놈의 허기 " 라고 표현합니다. 강렬하지 않습니까 ? ㅎㅎㅎㅎㅎ

마노아 2013-07-05 13:47   좋아요 0 | URL
지랄 같은 허기! 오오, 강렬합니다. 바로 쫙 와 닿는 걸요!
성석제 편 오늘 올라옵니까? 기다리고 있어요.^^ㅎㅎㅎㅎ

마노아 2013-07-05 13:49   좋아요 0 | URL
오, 리플 달고 보니 성석제 편 올라와 있네요. 냉큼 읽으러 가겠습니다.^^
 

   FUSION 과학

제 1903 호/201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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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역사]자동차 탄생에 숨은 ‘벤츠’ 부부의 비화

독일은 지방자치의 역사가 오래돼 지역별 특색이 분명하다. 특히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등 전국의 중심도시들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건축물로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남서부에서 가장 큰 도시 슈투트가르트는 인기가 별로 없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을 심하게 맞아 대부분의 유적이 파괴됐기 때문이다. 배낭여행객들은 그저 프랑스와 스위스를 드나들 때 기차를 갈아타는 곳이라는 인식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2006년 5월, 슈투트가르트의 명성을 단숨에 바꿔놓은 사건이 발생했다. 자동차 제조업체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z Benz)가 회사 설립 50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자동차 박물관을 연 것이다. 둥글고 울룩불룩한 은색의 금속 띠를 층층이 쌓아올린 듯한 파격적인 외양은 TV와 신문의 단골 소재로 오르내렸다.

내부의 구성도 획기적이었다. 입장권을 구입하면 은색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으로 올라간다. 이후 나선을 따라 돌아 내려오며 벤츠의 역사가 담긴 전시물을 시대별로 감상하는 방식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홀 중앙에 전시된 세 바퀴 자동차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카를 벤츠(Karl Benz)가 1886년에 세계 최초로 만든 휘발유 자동차 ‘벤츠 파텐트 모토바겐(Benz Patent-Motorwagen)’이다.


•독일 특허 37435번을 획득한 세계 최초의 자동차

[그림 1] 세계 최초의 휘발유 자동차 ‘모토바겐’을 개발한 카를 벤츠.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카를 벤츠는 슈투트가르트에서 서쪽으로 80km 떨어진 도시 칼스루에(Karlsruhe)에서 태어나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라인강을 따라 북쪽으로 70km 정도를 흘러가면 만나는 북쪽 도시 만하임으로 이사해 동업자 아우구스트 리터(August Ritter)와 함께 1871년 강철 판금 회사를 차렸다.

창업 초기에는 벌이가 시원찮았다. 그러나 약혼녀 베르타(Bertha)가 결혼 지참금으로 리터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생활이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다. 카를은 1872년 결혼식을 올린 후 공장용 대형 엔진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일을 시작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1878년 12월 31일에는 소형 2행정 휘발유 엔진을 발명하고 이듬해 특허를 받았다.

카를의 열정은 멈추지 않았다. 이후에도 배터리 시동, 점화플러그, 속도 조절 시스템, 기화기, 클러치와 기어 시스템, 수냉식 라디에이터의 특허를 획득하는 등 지금의 자동차도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기본적인 시스템 대부분을 고안했다.

그리고 1886년 1월 29일 마침내 인류의 역사를 바꿔놓은 놀라운 발명품이 탄생했다. 의자와 핸들, 세 개의 바퀴를 단 최초의 자동차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차는 954cc에 0.9마력을 발휘하지만 100kg의 초경량을 자랑하는 4행정 휘발유 엔진을 갖고 있었다. 독일 정부의 공식특허 37435번을 얻었기 때문에 ‘벤츠 파텐트 모토바겐 1호’ 즉 벤츠(Benz)가 특허(Patent)를 받은 모터(Motor) 달린 수레(Wagen)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후 1.5마력 엔진을 갖춘 2호와 2마력을 발휘하는 3호를 연달아 개발해 최고속도를 시속 16km까지 높였다. 그러나 예상보다 판매량이 많지 않았다. 말이 끌지도 않는데 혼자서 털털거리며 이동하는 새로운 교통수단에 사람들은 좀처럼 마음과 지갑을 열지 않았다.


•벤츠 아내가 없었다면 지금의 자동차 문화도 없다

1888년 8월 초 카를의 아내 베르타는 중대한 결심을 한다. 만하임에서 남쪽으로 100km 떨어진 포르츠하임의 어머니 집까지 자동차를 몰고 가기로 한 것이다. 여자 혼자서도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 자동차가 얼마나 대단한 발명품인지 사람들도 알게 될 거라는 확신에서였다.

신중한 성격의 남편에게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게다가 15세와 14세로 아직 어렸던 두 아들 오이겐(Eugen)과 리하르트(Richard)도 여행에 동반했다. 연료도 제대로 된 공구도 없이 무작정 출발한 베르타는 모토바겐 3호를 몰고 라인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림 2] 카를 벤츠의 아내 베르타 벤츠(좌)가 장거리 여행에 사용한 벤츠 파텐트 모토바겐 3호(우).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대학도시 하이델베르크를 무사히 통과하고 약간 남쪽의 비슬로흐에 도착하자 연료가 떨어졌다. 그녀는 가까운 약국으로 달려가 석유 용제의 일종인 리그로인을 구입해 자동차에 주입했다. 이 약국은 ‘세계 최초의 주유소’라는 타이틀을 달고 지금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후 칼스루에를 거쳐 슈투트가르트 서쪽의 포르츠하임까지 104km를 무사히 달린 베르타는 그제서야 남편에게 전보를 보냈다. 3일을 머물다 다시 만하임으로 돌아갈 때는 라인강변을 지나는 90km 길이의 지름길을 택했다.

이 길은 2008년 9월 ‘베르타 벤츠 메모리얼 루트(Berth Benz Memorial Route)’라는 이름이 붙었고 세계 자동차 애호가들이 언젠가 한 번은 꼭 달리고 싶은 길로 꼽힌다. 지금도 격년마다 앤티크 자동차 소유주들이 모여 자동차의 어머니 베르타를 기념하는 퍼레이드를 연다.

베르타는 운전에만 능숙한 것이 아니었다. 여행 중에 자동차가 말썽을 부리면 기지를 발휘해 문제를 해결했다. 평소에도 남편을 도와 기계 제작에 참여했던 경력 덕분이었다. 기화기의 노즐이 막히면 머리핀을 이용해 구멍을 뚫었고, 와이어가 다른 부품에 닿아 간섭이 일어나면 스타킹으로 묶어 고정시키기도 했다. 브레이크가 닳아서 성능이 떨어졌을 때는 구두 수선공을 찾아가 가죽끈을 설치해달라고 주문했다. 현대식 브레이크 라이닝을 개발한 것이다.

카를 벤츠가 위대한 발명가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데는 아내 베르타의 역할이 컸다. 결혼 지참금을 투입해 남편의 회사를 일으켜 세우고, 자동차 관련 특허를 공동으로 소유했으며, 직접 장거리 여행에 나서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자동차 수리와 정비까지 혼자 힘으로 해낸 베르타 벤츠. 세계 최초의 휘발유 자동차를 개발한 카를 벤츠와 함께 실로 자동차 역사에 길이 남을 부부가 아닐 수 없다.

글 : 임동욱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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