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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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와인드,가 뭘 의미할까 라는 생각을 하기 이전에 이 책의 시리즈가 4권이나 된다는 것에 조금 늘어지는 이야기가 아닐까 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그러니까 솔직히 '언와인드'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책을 펼쳤는데 바로 집중해서 읽게 된다. 

소설의 첫장에 '아동을 중절하는 동시에 살려두는 과정을 언와인드라고 한다'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실제로 언와인드 되는 과정에 대한 묘사를 읽을 때는 소름이 끼쳐 소설 속 이야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끔찍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첫권의 끝을 읽으며 두번째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고 있었는데, 지금 다시 책의 첫장을 펼치니 '더 많은 사람이 장기를 기증했다면 언와인드는 절대 생기지 않았을 거다'라는 제독의 이야기가 - 소설 속에서 어떤 상황이었는지 기억이 나는데, 책을 읽기 시작하며 제독의 말이 갖는 보편적인 의미를 생각했던 것과 달리 책을 읽고난 후 다시 읽어보는 이 문장은 보다 더 깊은 의미를 담고 다가온다. 


이야기는 언와인드가 예정된 코너, 리사, 레브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분노조절을 잘 하지 못하는 코너는 부모에 의해 언와인드 당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도망치기로 결심한다. 집에서 말썽꾼이 되어버린 코너를 언와인드 신청하고 부모님은 동생만 데리고 휴가여행을 떠날 예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리사는 주립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었으나 주보시에 대한 예산삭감으로 인해 언와인드의 대상이 되고만다. 또 다른 언와인드 대상자인 레브는 타의에 의해 언와인드 되는 친구들과는 달리 본인 스스로 십일조가 되어 언와인드를 청하고 있다. 

책의 줄거리를 따라가며 읽느라 미처 깊이있게 생각해보지못했는데 세 친구들의 성장과정과 가정환경 등의 이야기는 현실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세 친구가 언와인드를 피해 도망자가 되었다가 다시 만나고 여러 사건을 겪으며 언와인드의 현장인 하비스트 캠프로 잡혀가고 그곳에서 또 다른 사건을 겪게 되고...

짧은 설명으로 소설의 줄거리를 이야기할수는 없지만, 사실 소설의 이야기를 더 길게 할 수 있어도 말을 아끼고 싶다. 줄거리의 이야기를 하기보다 그 안에 담겨있는 의미들을 느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생명법'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인데 소설 속의 생명법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세계에서의 생명법에 대해서도 깊이있게 생각해봐야 한다. 

언와인드를 할 수 있는 과학기술이 없다할지라도 이미 오래전부터 장기밀매가 있어왔괴 부자와 가난한 이들의 생명연장 역시 평등하지 않다는 것 등 많은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다. 

언와인드,라는 개념과 생명법이 존재하는 미래세계의 이야기가 비유적인 현재의 이야기라고 생각해본다면 이 소설은 두번째 읽을 때 더 천천히 읽으며 더 깊이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희망적인 모습을 보이며 '히비스트 캠프의 도망자'이야기는 끝을 맺지만, 생명법과 언와인드가 남아있는 이상 이들의 유토피아는 완성이 아니다. 그래서 더욱 이어지는 두번째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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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서는 그 전쟁을 미화하지. 전쟁의 진짜 모습을 기억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아무도 없어. 넌 내게 어느 편에 섰는지 물었다. 진실을 말하자면, 그 전쟁에는 두 편이 아니라 세 편이 있었어. 생명군, 선택단, 그리고 미군 중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었지. 그들의 임무는 양쪽이 서로를 죽이지 못하게 막는 거였다. 나는그 세 번째 편에 있었어. 불행히도 우리는 성공하지 못했다. 알다시피, 갈등은 언제나 하나의 문제에서 시작한다. 의견 차이,말다툼에서. 하지만 그런 갈등이 전쟁으로 번질 때쯤에는 원인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이제 중요한 건 하나, 단 하나뿐이니까. 양편이 서로를 얼마나 증오하느냐는 문제 말이다.」
제독은 머그잔에 위스키를 더 따른 뒤에야 말을 잇는다. 「전쟁 이전에는 전쟁으로 이어지는 어두운 나날이 있었다. 옳고그름의 기준으로 여겨졌던 모든 것이 뒤집혔지. 한편에서는사람들이 생명권을 지키겠다며 임신 중절 시술을 하는 의사들을 살해했고, 다른 편에서는 사람들이 태아 조직을 팔겠다는이유만으로 임신하고 있었다. 모두가 지도자의 능력이 아니라, 이 한 가지 문제에 대한 입장을 근거로 지도자를 선택했지.
광기 그 이상이었다! 그런 뒤에는 군대가 분열했고, 양측 모두전쟁 무기를 손에 넣었다. 두 입장은 결국 서로를 파괴하기로작정한 두 군대가 되었지. 그런 뒤에 생명법이 나온 거야.」생명법이 언급되자, 코너는 등줄기를 따라 얼음물이 흐르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는 한 번도 생명법에 관심을 둔 적이 없었지만, 언와인드가 되고 나니 모든 게 달라졌다.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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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는 것은 운동도 아니고 별 도움이 안된다,라고 하지만 그래도 각자의 걷는 속도가 다른 것이라 생각하고 또 그마저도 걷지 않으면 더 안좋을 것 같아서 왠만하면 아침 출근과 점심을 먹고난 후에는 걸으려고 한다. 

그래서 오늘 아침도 변함없이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섰는데.

몇 분 걷지도 않고 바로 앞에서 누군가 '익스큐즈 미'를 외치길래, 옹 얘네들 우리집 뒤에 있는 숙소를 찾는 애들인가보다 라는 생각으로 손가락으로 위치를 알려주려고 하는데, '폴리스 오피스'가 들린다. 응..뭐? 폴리스?


짧은 영어로 어떻게 소통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 일단 영어로 표현을 잘 할 수 있었다면 그냥 길을 알려주고 말았을텐데, 걔네가 보여주는 지도앱을 쳐다보다가 그 파출소는 자치대가 생기면서 없어진 것 같은데...라는 생각에 오지랖으로 경찰서로 전화를 걸었다. 중국애들이 버스에 짐을 놓고 내렸는데 경찰서를 찾고 있다는 상황과, 내 위치를 알려주고 가장 가까운 지구대를 물어봤더니... 하필 또 내가 출근해야 하는 길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 있는 것이다. 하아...

어쩔건가. 또 짧은 영어단어로 버스타고 가자, 버스카드있냐 했더니 티머니카드를 보여주길래 맘 놓고 버스를 탔는데. 얘들이 버스카드 충전을 못했다네? @@

공항에서는 버스를 어떻게 탔대? 딱 한번 탈 요금만 충전된 카드를 받아온걸까? 아무튼.

버스기사님이 운행시간이 늦어 빨리 가느라 집중해야하니 말 걸지 말아달라며 중국애들 버스비는 그냥 내지 않아도 좋다고 해주셨다. 기사님, 고맙습니다. - 사실 출근길에 버스요금 낼 일이 없었는데 처음 본 애들 차비도 내줘야하나 하고 있었거든.


어쨌든 얘들 데리고 길 물어가면서 파출소에 데려다주고 아슬아슬하게 출근시간에 패쓰!!


내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정말 조카보다 더 어려보이는 애들이 캐리어 끌면서 경찰서를 찾는 모습을 보니 모른척할수가 없다. 영어로 소통이 잘 되었다면 길을 뚝 알려주고 나는 내 갈길을 갔을텐데 그것도 안되어 절망이었고. 

그래도 캐리어때문에 택시도 못타고, 기내용이 아니면 버스도 안태워준다는데 다행히 좋은 기사분을 만나 버스도 무사히 타고 경찰서도 잘 찾아주고, 가는 길에 - 이건 좀 웃겼는데 경찰서 찾아가는 길에 관덕정이 보이니 얘네가 이쁘다고 하는거다. 내 짧은 중국어 단어집에 피아오량이 있으니 그 말은 너무 잘 들리더라.

나중에 이곳에 와서 구경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머릿속이 텅 비어있어서 오래전 집, 관공서 라고 말해주려고 되는대로 떠들었더니 또 역사적인 거냐고 묻는데...아아, 나는 관광안내원이 아닐뿐이고. 눈 반짝이며 이쁘다고 하는 애들에게 4.3 얘기를 꺼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는 길에 보인 쇼핑거리와 동문시장이 있다고 얘기해줄 수 있을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영어회화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이미 오래전에 공부를 했어야했고 드디어 오늘같은 날 그 효과를 보여줬어야했다..... 하지만 지금도 늦은 건 아닐까? 싶지만. 


뭔가를 하기에 너무 늦은 건, 없다고 하지만.


그건 그저 책을 읽기에 늦은 것이 없다고 생각이 들 뿐.









생각해보니.

경찰서에서 인사를 하며, 좋은 여행보내라고 했는데, 걔들에게도 버스에서 짐을 놓고 내린 불운의 시작이었지만 그래도 나의 작은 친절로 좋은 여행의 시작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그리 나쁘지 않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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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우리 학교에서 읽기와 쓰기는 최고 점수를 받았어. 하지만 내 조상님들과, 내가 여기에 있을 수 있도록그분들이 겪어 내신 모든 일을 존중해야 해. 물론 나도 너처럼 말할수있어. 하지만 그러지 않기로 선택한 거야. 예술과 비슷한 거랄까? 피카소는 자기가 제대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걸 세상사람들에게 증명해야 했어. 그런 다음에야 눈 두 개를 얼굴 한쪽 면에 그리고, 코를 무릎에서 튀어나오게 그릴 수 있었지. 봐, 할 줄 아는 게 엉뚱한 그림을 그리는 것밖에 없어서 그렇게 그린다면 넌 그냥 얼간이일 뿐이야. 하지만 그렇게 하고싶어서 선택한다면? 예술가가 되는 거지.」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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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애원하는 눈으로 교사를 본다. 너무나 두려워 말도하지 못하고 그저 고개만 젓는다. 대신 말을 하는 건 소년이다.
「저희를 고발하시면 저흰 죽어요.
그 말에 소녀는 아기를 더 꼭 끌어안는다. 울음소리가 잦아들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들이 바로 경찰이 찾는아이들일 것이다. 교사는 그 이유를 짐작할 수밖에 없다.
「제발요·······」 소년이 말한다.
제발 뭐? 교사는 생각한다. 제발 법을 어겨 달라고? 제발 학교를 위험에 빠뜨려 달라고? 아니다. 전혀 그런 게 아니다. 그가 실제로 하는 말은 이것이다. 제발 인간이 되어 주세요. 너무도 많은규칙과 통제에 둘러싸여 살다 보면 우리가 바로 인간이라는사실을 잊기 쉽다. 그녀는 얼마나 자주 연민이 편의에 자리를내주는지 안다. 그런 경우를 자주 본다.
- P130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나만큼 오래 살다 보면 알게 되는 건... 사람들이 완전히 선하지도, 완전히 악하지도않다는 거야. 우리는 평생 어둠과 빛을 드나든다. 지금 이 순간, 나는 빛 속에 있어서 기쁘고.」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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