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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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자연의 예찬과 문명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담긴 불멸의 책'

이런 위대한 카피(?)를 달고 필독서라 일컬어지는 <월든>을 바라보기만 하다 드디어 손에 넣고 읽어 보았다. 너무 거창한 광고 카피에 눌려서 그런지 겨우 한번 읽어보고서는 그 느낌을 다 얘기할 수 없겠단 생각이 든다. 전혀 월든에 대한 정보가 없을때엔 스콧 니어링의 삶과 비슷하려니..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조금, 아니 조금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픈 마음은 전혀 없다. 겨우 3년여의 생활일뿐이었지만 소로우는 스물여덟살의 나이에 월든 숲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소박한 삶을 선택한다. 소로우의 사상이나 실제의 삶, 월든 이후의 삶에 대해 아는 것은 없지만 사실 그것이 그리 중요한 것이란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어쨋거나 그는 월든 호숫가에서 생활하며 숲에 동화되어 자연의 한 부분으로 생활을 하였고 그 생활의 이야기는 한세기가 더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의 나에게도 하나의 위대한 삶으로 여겨지고 있다는것이다.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에서 생활하면서 직접 느끼고 경험한 모든 것들이 그의 깊이있는 통찰에 의해 한세기 반이 넘는 미래의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성찰해보게끔 하기때문에 그가 위대한 것이며 월든은 우리가 읽어봐야 할 필독서가 되어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왜 소로우가 월든 생활을 겨우 3년여의 기간으로 끝내버렸는지가 의문스러웠다. 그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한 걸까?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는 자신의 소신대로 생활을 했을것이라 믿는다. 그건 소로우의 월든을 읽고 느낀 것일뿐 다른 이유가 없다.

'나는 결코 남이 내 생활양식을 그대로 따르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 까닭은 그 사람이 내 생활 양식을 제대로 배우기 전에 나는 또 다른 생활 양식을 찾아낼지 모를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될 수 있는 한 많은 제각기 다른 인간들이 존재해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각자가 자기 자신의 고유한 길을 조심스럽게 찾아내어 그 길을 갈 것이지, 결코 자기의 아버지나 어머니 또는 이웃의 길을 가서는 안된다고 당부하고 싶다'[본문에서따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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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클레어 지퍼트.조디 리 그림, 김경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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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부터 수십번을 읽은 책이다. 너무 많이 읽어서-물론 어린시절이었기에 그 횟수가 과장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어쨋거나 읽고 읽고 또 읽었었다. 에피소드의 한 단락이 아니라 누군가의 대화 한마디만 들어도 그에 관해 앤이 벌이는 사건이 줄줄이 내 머릿속에서 빠져나올만큼 난 빨간 머리 앤을 많이 읽었었다. 어린시절에는 황혼녘에 원수(?)처럼 지내던 길버트와 화해를 하고 마리라에게 '모퉁이 길'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끝으로 알았고 지금도 여전히 내게는 그 부분이 제일 감동적이다.

사실 책의 내용을 빤히 들여다 볼 정도로 알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을 다시 읽는 즐거움을 없애지는 못할것이라 생각했지만 내가 너무 커버려서인지 완역본이라는 책을 들고 앤의 이야기에 푹 빠지는 것이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빨간 머리 앤을 추억하는 나는 어쨋거나 완역본이라는 딱지를 달고 다니는 세권의 책을 다 읽었다. 읽어나가다보니 여전히 재미를 발견하고 일상의 즐거움과 행복이 묻어나는 이야기들에 빠져들어갔다. 어린시절의 감동이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나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면 그 감동은 거짓이기에...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 앤~ 이라는 노래를 기억하며 추억속의 앤을 끄집어내는 내가 만난 앤과 아직 앤을 모르는 내 조카녀석이 만나게 될 앤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앤일까?라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해리포터를 수없이 읽어보는 조카에게 빨간 머리 앤을 만나게 해 줘야겠다. 물론 내가 그랬던 것처럼 조카에게는 모퉁이 길에서 그 길 너머에 기다리고 있을 좋은 것들을 상상해볼 수 있게 첫째권만을 보여줄 것이다. 꿈많은 어린시절엔 모퉁이 길에 잠시 멈춰서서 가슴설레는 미래를 마음껏 상상하는 것, 그것이 최고의 이야기가 되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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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배반한 역사
박노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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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님의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이 먼저 떠오른다. 내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재인식의 체험은 말 그대로 충격적이었다. 그래서인가... 어째 '나를 배반한 역사'라는 책의 제목은 그닥 맘에 드는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너무나 큰 기대를 해 버려서인지 책을 읽어나가는 중간 중간, 이렇게 끝인가, 라는 생각마저 들어버리는 것이었다.

책을 다 읽고나서 아무래도 내가 이 책을 제대로 못읽었지..라는 생각에 리뷰 쓰기가 망설여진다. 그렇지만 내가 서평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에 내가 이해한 만큼만이라도 적어보려고 책을 슬쩍 되짚어 보며 생각해 본다....왜 '나를 배반한 역사'라는 제목을 택하였을까?

역사속에서 개인의 한계는 이해가 되지만 그것이 곧 그 개인의 잘못된 역사 인식의 한계를 인정한다는 말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라고 이해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잘못된 것들은 냉철하게 비판하고 수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지 못한 우리의 역사이기에 그래서 '나를 배반한 역사'라 한 것일까?

왕조사 중심의 교과서로 해야만 했던 국사수업시간에도 선생님은 우리에게 갑신정변의 의미를 뒤집어 설명해주셨던 기억이 있기에 역사란 내게 '배반'이라는 느낌으로보다는 우리 역사의 흐름에 안타까운 마음만 가득했었는데... 시대적 상황과 개인의 사상과 세계정세 파악의 한계... 그러한 것들로 인해 비틀거리며 흘러가야 했던 우리의 역사...

책을 되짚어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진실'이라는 것. 그리고 역사에서 소외된 삶을 살지 않을 수 있는 참된 개인주의를 실행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

내가 역사의 주체라는 것, 그것은 곧 나를 배반한 역사란 말이 우리 근대사의 뼈아픈 진실을 말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면 앞으로 내가, 우리가 이뤄나갈 역사는 모두가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자랑스런 '우리들의 대한민국'이 되리라는 것을 생각한다.

이제 어렴풋이 '나를 배반한 역사'의 뜻을 새겨보았으니.. 잠시 여유를 두고 이 책을 다시 한번 읽어봐야할 듯 하다. '독립신문이 제국주의 침략을 옹호했다니 믿기힘든걸' 이라든가 '도산 안창호가 극단적 지역감정을 갖고 있었다니 놀라운 일이야..' 라는 가벼운 책읽기가 아니라 역사속에 배어있는 그 모든 것들의 '진실'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참된 개인주의자로서 주체적인 삶으로 역사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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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의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가브리엘 루아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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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어가면서 '네 꿈이 머야?'라고 묻기보다는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뭔가'에 대한 고민이 커갈 무렵부터 아주 오랫동안 내 마음에 남아 있던 꿈결같은 소망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단지 내 과거의 꿈이 '선생님'이 되고 싶은 거였다..라고 말하는 것과는 아주 많이 다른다....

내 생애의 아이들이란 책이 알라딘에서 한참 광고될 때까지도 그저 그렇게 볼 수 있는, 교사의 경험을 아름다움으로 치장해 아픈 현실을 잠시 잊을 수 있게 하는, 정말 그렇고 그런 내용을 담은 학교 이야기라고만 얼핏 생각했던 것 같다.

어느 순간 내가 무슨 생각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펼쳐들었을 때부터 나는 한동안 너무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었던..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고통스러워하고 함께 행복해지고 싶었던.. 그 옛날의 꿈이 자꾸만 생각나서였다. 아니, 그 꿈에 대한 생각보다는 그 꿈을 잃어버린 내가 너무 불쌍해서 마음아파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게 <내 생애의 아이들>은 이렇게 다가온 책이었다.

이 책은 깊은 사랑과 열정을 가진 교사의 풋풋한 체험일지처럼 쓰여졌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로만 끝낼 수 있는 책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아이들에게 어느만큼 마음을 열고 다가서는가에 따라 우리들 모두의 인생이, 삶에 대한 희망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의 이야기들은 가르침이란 교사들만의 몫이 아니라 우리들 모두의 삶의 방식이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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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투게더
심승현 지음 / 홍익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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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별로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일상.. 우리 주변에서 흔히 느끼고, 경험하고 생각해봤을 듯한 그런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들이다. 그렇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이 일상을 그려낸 이야기가 꽤나 감동을 준다. 우리가 느끼고 생각해보지만, 그러한 따뜻함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아서 감동을 받게 되는 걸까...

어쨋거나 이 책이 '감동'을 준다는 것을 걸고 넘어지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별로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들이 그 누군가에게로 전해지면서 특별한 것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각자가 서로 비슷한 느낌을 가지면서도 서로에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이 조금은 다른 감동으로 느껴지겠지. 이 책이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건 이런 이유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책을 살펴본다.

책 한권의 가격보다 더 많은 우편료가 나오는 이국땅에서 이 책을 받아 볼 친구와 그곳에 사는 작은 공동체의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특별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맘으로, 잠시나마 맘이 따뜻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책을 포장한다..... 또한 같은 이유로 다른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해본다.

<파페포포 투게더>? 그냥.. 평범해. 하지만.. 내게 특별한 몇 가지 이야기가 담겨있어. 너에게도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몰라. 그러니... 한번 읽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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