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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상처가 더 아프다 - 유독 마음을 잘 다치는 나에게 필요한 심리 처방
최명기 지음 / 알키 / 2015년 8월
평점 :

인체 표피층에 난 생채기는 연고를 바르고 시간이 흐르면 새 살이 돋아 원상 복귀된다.하지만 내면 깊은 곳에 침투한 생채기는 인체 표피층의 생채기와는 차원이 다를 뿐더러 회복 속도도 더디다.잘 나가다 갑자기 잘못 들어온 길에서 헤매는 것처럼 내면의 생채기는 사람의 마음을 깊은 상처로 남게 한다.그런데 인간이 살아가면서 어떠한 형태로든,어떠한 크기로든 상처를 입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신이 아닌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인생의 행로 속에서 마추칠 수 밖에 없는 부딪침 속에서 상처(傷處)라는 트라우마를 안게 된다.개인의 성격과 기질에 따라 상처의 회복 속도는 차이가 나겠지만,삶의 근원적인 부분에 대한 트라우마는 씻을 수 없을 정도로 내면 깊게 천착되어 소위 '두 눈을 감아야' 비로소 상처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일제강점기 종군 위안부들이 당했던 씻길 수 없는 상처야말로 삶의 몸통을 뒤흔들고 있다고 여겨진다.인간 사회라는 굴레 속에서 한 쪽은 가해자가 되고 한 쪽은 피해자가 되어 상처를 주고 상처를 입고 있는 것이다.태어나 죽을 때까지 고뇌,갈등,번민으로 가득찬 인생이려니 하고 살아가는 것도 빨리 상처를 회복하는 것을 아닐까.
실직,파산,배신과 같은 불행의 요소들을 마주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은 아닐까.실직,파산,배신과 같은 굵직한 불행의 요소가 개인에게 커다란 상처와 고통을 안기면서 삶을 송두리째 빼앗가 가는 경우도 있다.이러한 불행의 요소들로 말미암아 삶의 근원을 잃고 더이상 삶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나머지 우울증,자살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자신에게 놓여진 불행을 딛고 재기하려는 노력과 의지가 뜻대로 되지 않아 벌어지는 사회적 불행은 어찌보면 무관심과 사회적 배제가 낳은 결과물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나 역시 살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었던 경우가 있다.입은 상처 가운데는 '시간이 약'인 경우도 있고,감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사회 구조가 매우 치열하고 냉혹하기 짝이 없다 보니 능력과 노력만으로도 안되는 것이고,믿고 싶었던 이들에게 냉대와 무관심을 받을 때에는 마음 깊은 곳에 '상처'라는 두 글자가 똬리를 틀면서 약한 내 마음을 더 뒤흔들기도 했다.형제자매와의 돈거래가 가장 큰 실수이고 상처였다.그리고 사회생활을 온전하게 하지 못하는 내가 안타깝고 한심스럽기도 했다.그 와중에 혈관질환까지 덮쳤으니 내 존재는 인간의 가장 밑바닥으로 전락(轉落)하고 만 것이다.이제 건강 관리에 충실하고 입은 상처를 애써 잊고자 노력 중이다.
최명기 저자는 개개인이 입는 상처는 소소한 것에서 비롯된다고 한다.이에 동의한다.가족의 죽음,이혼,불륜 및 외도,해고나 파면,감옥행,질병,상해와 같은 주요 불행보다는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있는 가족 구성원,직장 상.하관계,지인,친구 등의 말과 표정,태도에서 상처가 트라우마로 변하고 인생 전반에 균열을 일으키거나,되돌릴 수 없는 불행을 가져올 수가 있다.작은 상처는 일종의 규칙과 질서를 벗어난 일탈행위에서 비롯된 것이다.이러한 상처는 누군가를 이겨야 내가 살아 남을 수가 있고,내 방식대로 따라와 주기를 강요하는 심리적 기싸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이 도서는 왜 나만 상처받는가,상대가 내게 상처를 주는 이유,구체적인 전략을 세워 실행하는 단계를 싣고 있다.어디까지나 개개인 스스로를 변화시켜 지금의 상처에서 점차 정신적 성장을 이루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상처를 받고 상처를 주는 이유를 빨리 파악하여 자신이 상대와 계속 관계맺음을 이어가서는 안된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그간의 정리(情理)를 냉정하게 정리하는 것이 신간 편하다.대개 상처를 받는 입장은 마음이 유순하고 남의 말을 잘 들어주고 싫은 소리를 잘 하지 못하는 부류일 것이다.반면 상처를 주는 입장은 만만한 사람을 대상으로 자랑,생색,조롱,무시를 일삼는 부류가 대부분일 것으로 보인다.현대 사회는 "사람 좋다"는 말보다는 눈치,처세,요령이 빠른 사람이 출세하고 상처를 받기보다는 (은근히) 상처를 조종하는 입장은 아닐런지.
인간관계는 고물줄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잡았다 늘렸다 하는 식이다.가장 이상적인 것은 주고 받기 식이겠지만 경우에 따라선 내 편으로 삼기 위해 삼고초려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작전상 일보 후퇴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사람 좋다는 소리보다는 믿음과 존중을 받는 인격체로 살아 남는 것이 상처를 멀리하는 길이기도 하다.상처를 주고 받지 않는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작은)상처에 흔들리지 않도록 스스로 마음 단련을 해야 할 시기다.마음의 병은 약도 없다는 말이 있듯 상처로 인해 삶이 망가지지 않도록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