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우리 인문학 - 페르소나와 아니마의 갈림길에서
김경윤 지음 / 생각의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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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문학,역사에 해박한 사람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지식의 방대함을 풀어내는 저력이 놀랍기만 하다.단순히 독서를 통한 간접적인 교양 쌓기를 떠나 이를 현대인의 삶과 접목시키고 사회의 진보를 꾀하고 인문학의 틀을 공고히 하고 일반인들과 이를 공유하고 전파해 나간다면 사람의 마음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생각과 사유의 틀이 확고하게 잡혀 가리라 생각한다.또한 기나 긴 과거의 시간 속에 살다 간 선현들의 얘기를 통해 삶의 교훈과 진리를 찾아 가는 것도 삶의 의미와 가치를 높여 주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사유의 폭을 넓히고 인간의 마음을 순화시키며 지난 역사의 발자취를 통해 현재의 거울을 되살리는 정신적 작용과 실천은 인간이 단지 빵만으로는 살 수가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살아가면서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부터 중대한 사건에 이르기까지 분명 일의 원인과 결과가 있을 것이기에 문제의식을 갖고 끊임없이 탐구하고 조사하며 통합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것은 철학과 역사,문학의 깊이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글은 흔히 세인들이 고리타분하다고 느끼는 문학,역사,철학의 세계에서 대가의 반열에 오른 39인의 삶의 족적과 사상을 되짚어 보면서 자신의 과거를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그리고 이들의 사상은 현재의 거울로 삼아 다가오는 미래를 어떻게 살아가고 인간다움의 실현을 위한 좋은 지침서가 될 수도 있다.39인의 삶과 이념,사상은 당대를 살아가면서 그 사상이 활짝 꽃을 피우기도 하고 시대의 조류에 부딪혀 억제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있다.

 

 

 

 

더불어 인간의 행복은 자기중심성을 버리고 타자를 승인할 때,즉 인간도 지구의 일부이며 나 아닌 타인 역시 나의 일부임을 수용하고,내외,중심과 주변의 이분법적인 사고를 벗어나 새로운 조화와 균형을 형성할 때 상생과 행복을 체감하고,생명 의식의 발양과 영성의 회복이야 말로 행복의 정점이 아닐까 한다.이 대목이 가장 마음에 와닿고 사회구성원들이 추구해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오늘날에는 정보량의 축적이 지식이 되고 이는 곧 상품으로 연결된다.사회의 지식이 바로 상품이 되는 것을 거간꾼의 상품으로 변질되면서,조선후기 이덕무는 글을 읽어 공명에만 정신을 쏟고,마음으로 환하게 비추어보지도 않는 것을 한탄했다.가난과 연대한 독서,실천을 생각하는 독서를 통해 진정한 친구를 만날 수가 있다고 했다."마음에 맞는 시절에 마음에 맞는 벗을 만나 마음에 맞는 말을 하며 마음에 맞는 시문을 읽으면 이것이야말로 지극한 즐거움이다"라고 했다."책과 더불어 노닐 일이다"라고 한 이덕무의 말에서 진정한 친구에 대한 강렬한 갈구를 읽을 수가 있다.

 

 

 

한국의 역사에서 느낄 수 있고 교훈으로 삼을 수 있는 대목은 동학과 서학의 운명이다.민족 종교였던 동학의 관(官)의 탄압으로 세력을 잃어가고,서학은 서구 열강의 지원 아래 그 세력을 키워갔다는 점이다.아이러니하게도 동학은 세력이 미미한 반면 기독교를 비롯한 서학은 한국 사회의 위력적인 종교세력이 되고 권력의 지향점이 되어 버린 점이다.이 기독교가 가난한 자,어려운 자,갇힌 자를 위한 본래의 종교정신을 훼손시키고 변질되어 가고 있는 점에서 한국 민중을 위한 동학의 정신인 인내천 곧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정신을 새롭게 되새겨 볼 만하다.

 

 

 

 

물질문명이 우선시 되면서 정치권력,종교권력이 본래의 취지와 기능을 잃을 지가 오래이다.권력 나눠 먹기,사회구성원 간의 불화,불신 등이 결국은 한 나라의 미래와 역사를 수렁텅이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깊다.결국 나와 주변 사람들만의 편협한 삶이 아닌 나와 타자를 수용하고 새로운 조화와 균형과 상생과 행복의 나눔은 우리 시대가 풀어야 할 과제이고 숙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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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후
기욤 뮈소 지음, 임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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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결혼을 하고 얼마 못가서 파경을 맞는 부부가 있는가 하면 자식이 있는 상태에서 양육권을 반반 나누면서 헤어지는 경우도 있다.다시는 안 보고 상종하지 않으리라 마음을 굳게 먹어도 언젠가는 아이들 때문에 불가피 만나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부부란 두 개의 성이 결합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만나서 혼을 맺고 성격과 뜻,여러 사정으로 헤어짐에 있어 과연 만남과 헤어짐,그리고 중간에 놓인 자식들이 안게 되는 심리적 영향 등을 놓고 볼 때 이것은 누구의 책임이고 진정한 부부관계는 무엇인가를 되돌아 보게 한다.

 

 

 

 

기욤 뮈소의 작품은 <종이 여자>에서 접했다.젊은 남녀 간의 로맨스틱한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종횡무진하는 남녀 간의 러브 스토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이 글 역시 좋아서 만나 결혼을 하고 자식을 둔 상태에서 남편은 딸을 아내는 아들을 양육한 지가 7년이 되어 가던 무렵에 아내 니키가 남편 세바스찬에게 아들 제리미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식의 행방을 찾기 위해 뉴욕,파리,리우데자네이루 그리고 아마존의 정글지대를 종횡무진하는 전 남편과 전 아내의 자식을 찾기 위한 의지와 새로운 사랑이 싹트는 과정이 숨가쁘게 다가온다.

 

 

 

 

현악기 제조인으로 꼼꼼하고 고지식한 성격의 소유자 세바스찬과 절도,노상만취,마약소지 등의 전과로 벌금,사회봉사명령 등의 이력이 있는 전 아내 니키는 아마도 헤어진 원인이 성격차라고 생각하는데,세바스찬은 딸 카미유를 애지중지 남부럽지 않게 키우던 중 사춘기에 접어 들면서 어느 덧 이성을 만나고 피임약까지 발견하게 된 아버지 세바스찬과 코카인 등의 마약에 연루된 아들 제레미를 두고 세바스찬과 니키는 부모다운 역할을 못한 것을 두고 두고 후회했을 것이다.

 

 

 

 

게다가 니키는 FBI 수사관 샌토스와 가깝게 지내면서 일종의 삼각관계 아닌 삼각관계가 된다.제레미를 행방을 찾으려 당구장 주인의 처참한 죽음과 거인을 죽인 사건이 불거지고,제레미의 폰에 찍힌 동영상에서 제레미가 부랑배들에게 흠신 폭행 당하는 장면을 포착하고 프랑스로 날아간다.동영상에 찍힌 장소를 탐문하던 중 아랍계 불법체류자들에게 역이용만 당하는 세바스찬과 니키는 당구장 주인의 죽음과 거인을 살해한 죄로 인터폴 수사를 받게 되고 니키의 애인 샌토스 수사관은 제레미와 마약과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를 두고 수사를 벌여 나간다.

 

 

 

또한 샌토스는 제레미의 법정 파일을 발견하게 되는데 내용은 매력적이고 쾌활하며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엄마와 보수적이고 합리적인 아빠가 다시 결합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죽을 병에 걸린 프랑스 여형사 콩스탕스는 세바스찬 부부를 여러 정황으로 판단하여 용서를 하고 세바스찬 역시 콩스탕스가 회복되기를 바라며 저명한 암전문의를 추천하기도 한다.

 

 

 

 

그런데 업친데 덮친 격이라고 하듯 아들 제레미가 인터넷상에서 브라질 여자 플라비아를 만났다는 단서를 잡고 리우데자네이로로 향한다.천신만고 끝에 아들과 딸은 마약 밀매조직인 플라비아 일당을 찾으려 사지인 아마존 정글 속을 뒤진다.목숨이 경각에 있고 풍토병이 도사리는 밀림에서 플라비아를 만나고 제레미와 카미유도 만난다.플라비아에 의해 세바스찬 가족 모두가 죽음으로 몰릴 뻔 했지만 니키의 애인 샌토스 수사관이 플라비아를 체포하면서 세바스찬 가족은 죽음의 위기에 극적으로 생환하게 된다.그리고 그 일이 있고 난 뒤 2년 뒤에는 세바스찬과 니키 사이에서 세 번째 아이가 태어나고 둘은 운명적인 재결합의 환희를 맞게 된다.

 

 

 

부모가 이혼을 했지만 아들 제레미는 부모의 결합을 간절히 원하고 그 원망(願望)이 극적으로 이루어져 다시 새출발을 하게 된 세바스찬 부부의 얘기를 통해 남과 여의 만남과 헤어짐은 결국 한 쪽만의 노력과 의지에 의해서 그 관계가 지속되는 것이 아닌 쌍방의 노력과 의지가 뒤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십대 중.후반에 있는 사춘기 자녀들이 조숙하게도 피임약,마약 거래 등 가정을 파탄시키고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는 문제는 부모,사회,국가의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격려,계몽도 뒤따라야 한다는 당위성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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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딩의 여덟째 날
리루이 지음, 배도임 옮김 / 도서출판 삼화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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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사에서 천주교(서학)에 탄압이 정조와 순조,고종대에 이르기까지 기록으로는 네 번의 천주박해가 있었다.국가의 근간인 국체를 뒤흔드는 행위이고 국가의 질서를 문란케 했던 것으로 왕권에 대한 도전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사상과 이념이 가득했던 것이기에,그 탄압은 무시무시할 정도였다고 보인다.천주교에 대한 탄압이 비단 조선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닌 중국 청말에서도 있었다는 것이 이 글을 통해 그 실상이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19세기 말 청은 주자학과 공자 사상과 이념이 민본의 바탕이 되고 무능한 황권과 탐관오리의 부정부패가 당시의 중국 사회의 근간이 되었던 것인데,절망과 도탄에 빠진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잉탈리아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꼬르 주교와 사제 지오반니는 중국 둥허 하늘마을에 안착하여 포교활동을 벌이려 하는데,당시 중국 사회는 민간 신앙인 삼신할미를 모신 삼신할미 사당이 중심이 되어 모든 문제해결은 삼신할미를 통해 해결책을 구하려 했기에 천주교에 대한 거부감과 탄압은 클 수밖에 없었고 삼신할미당과 천주교 간의 격돌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하늘마을에는 윗마을과 아랫 마을이 있었는데 윗마을은 영신회의 장톈츠(張天賜)와 아랫마을에 안착한 꼬르 주교와의 종교적 싸움이 벌어졌던 것이다.꼬르 주교는 인간을 구원한다는 명목하에 돈과 물질로 사람들을 매수하고 장텐츠는 천주교의 포교활동과 성당 건립에 결사 반대를 한다.그러는 와중에 장톈츠가 던진 돌멩이에 지오반니(이하 장마딩)가 머리에 맞아 중상을 입게 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어 장례식까지 준비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장마딩은 기사회생을 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반전의 물결을 탄다.

 

 

 

 

반면 장톈츠는 사람을 죽인 죄로 교수형에 처해지는데,남존여비 사상이 짙었던 사회 분위기에 비추어 장톈츠는 아들을 얻기 위해 민간요법을 쓰지만 아들을 얻지 못한다.남은 유족인 아내는 시동생에게 자식들을 맡기고 정처를 찾아 남편의 한이 된 아들을 얻기 위해 삼신할미당에 가서 기복을 한다.아울러 장마딩은 죽을 고비로부터 마리아 수녀의 헌신적인 간호와 보살핌으로 살아나게 되는데,꼬르 주교와 함께 했던 성당을 빠져 나와 삼신할미당으로 가면서 장톈츠의 부인 장왕을 만나게 된다.장왕은 장마딩을 보고 남편이 환생한 것으로 착각을 하면서 아들을 이으려 방사를 치르게 되며 장마딩은 장왕의 애달픈 보살핌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그의 묘비에는 "여러분의 세계는 일곱 날 안에 머물지만,나의 세계는 여덟 째 날부터 시작된 것이다".라고 쓰여 있었다.

 

 

 

 

당시 청말의 사회 분위기,사상과 이념,분열과 갈등이 하늘 마을을 중심으로 퍼져 가는데,그것은 주자학과 공자 사상과 천주학이라는 외래 사상이 맞붙은 한 판 대결이 종교적 양심과 진실,종교적 정의와 이기적인 헌신,전통의 옹호와 희생,그리고 '대 잇기'와 정절 사이에서 긴장과 서스펜스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조선후기 천주교 탄압과 관련하여 크로스적으로 읽는 것도 흥미롭기도 하고 인간의 본성은 과연 무엇인가를 깨우쳐 주기에 족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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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작정 결혼하지 않기로 했다 - 후회 없는 결혼을 꿈꾸는 여자들이 알아야 할 것들
남인숙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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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는 생리적으로 다르게 태어난 존재이다.생각과 감정의 차이부터 세상을 보는 시각과 폭도 다를 뿐만 아니라 문제해결법에 대한 접근법도 사뭇 다르다고 생각한다.물론 모두가 아는 남과 여가 갖는 생각과 감정의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남자와 여자가 생각과 감정의 차이가 어디에서 연유했는가는 아마 사회적 환경에 의한 것이 커다란 요인이라고 생각한다.오랜 세월 남자는 밖에서 외적인 일을 많이 하다 보니 계급과 신분상승 등의 조직적 생활을 많이 하고,여자는 전통적으로 가정 살림과 육아에 치중했던 것이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성의 교육의 기회,여권 신장,사회 참여율이 제고되면서 외면적으로는 남녀평등이라는 제도,시스템이 형성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여성의 사회진출과 발언권이 강화된 점은 환영할 만하다.남과 여가 사회구성원으로서 사회적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간다는 점에서 책임감과 독립적인 면도 두드러지게 마련이다.

 

 

 

 

이 도서는 결혼을 앞둔 미혼녀를 대상으로 쓰여진 도서이고 남인숙저자가 바라본 한국의 보편적인 가정의 의식구조,남과 여의 차이,세대간의 갈등과 부조리 등을 잘 짚어 주고 있다.미혼녀의 관점에서는 든든한 직장에서 돈을 많이 벌고 자신만을 지고지순하게 사랑해 줄 것 같은 남성이 최고의 남편감이 아닐까 싶지만 실제 결혼을 앞둔 남녀간의 겉과 속의 사정은 결혼 전과 결혼 후에 어떠한 이유로든 돌변하기도 하고 변색되어 간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상대를 골라 결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70세 이상의 부모님은 시부모님을 비롯한 시댁과 시댁 식구들을 모시면서 남편과 가족 살림을 도맡아 가고 남편과 가정의 불만과 이혼사유가 발생해도 꾹 참는 것이 처세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그것은 유교적인 가부장제에서 비롯된 봉건적인 사상이고,현대에 들어오면서 대가족제도는 거의 없어지다시피 했다.부모는 며느리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기에 며느리는 명절,기일,생신 등의 기념일에만 부모님을 찾아 뵙고 안부를 전하는 등 단초로우며 개인적인 사생활이 두드러진 것이 젊은 부부들의 단면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생각과 감정이 다른 존재인 남과 여가 몇 십년을 타인으로 살다가 결혼 적령기를 맞이하여 연애를 하면서 상대방에 대해 이것 저것 알아보면서 겉궁합,속궁합을 탐색 과정을 거쳐 결혼에 골인했어도 결혼은 분명 현실이다.결혼 후의 생활은 핑크 빛 장미가 바닥에 깔린 길이 아니다.오리무중과 같이 언제 어떠한 상황이 가정에 찾아 오면서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는 평소의 품성과 기질,생활습관이 그대로 겉으로 나타나면서 장점보다는 좋지 않은 본성이 나타나면서 부부간의 마찰과 잡음이 이어지게 마련이다.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지속 이어지게 되면 부부간의 별거,각방 쓰기,이혼 등의 비극이 가정을 휩쓸게 되고,불행히도 아이들에게도 심리적인 영향이 그대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것이다.

 

 

 

 

이왕 결혼을 한 부부 사이라면 경제적이든 속궁합(잠자리)이든 일정하게 유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다.돈이 많아도 반드시 행복한 것이 아니고 속궁합을 유지하려 해도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속궁합은 배설 행위나 의무적인 것보다는 사랑이 식지 않았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건강과 정신적 안정을 되찾으려 서로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특히 남편이 말수가 적어지다보면 아내는 자신에 대한 사랑이 식어서 그런가 싶어 남편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된다.누구를 만나고 누구와 통화를 했고 문자메시지는 어떠한 내용이 오갔는지를 알게 모르게 확인을 한다.그러면서 의심이 가는 부분이 생겼을 때 이를 남편에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남편이 양심과 죄책감을 삭이고 자신의 잘못을 용서받을지를 생각하는데,일도양단식으로 대시를 하게 되면 자존심을 건드리게 되어 자칫 역효과를 내게 되고 부부 간의 갈등은 예기치 않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사회생활이 빈번해도 여자는 남자로부터 애정을 확인하고 싶은 존재이다.생일 및 기념일에는 뭔가를 챙겨주고 안아 주는 애정 표시는 삶의 원활한 윤활유가 되어 주고 우울증과 권태감을 예방하는 데에도 좋은 효과를 볼 것이다.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성년이 될 정도의 세월이 흘렀다면 부부가 궂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서로의 속마음을 훤히 아는 관계가 되면서 서로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존경과 배려,애정의 공고함을 지키는 것이 부부가 오래도록 해로하는 길이 아닐까 싶다.자식들 또한 장성하여 결혼을 하게 되면 결국 남는 존재는 부부 밖에 없다.한 울타리,한 가정에서 삶의 종착점을 향해 부부는 뭔가 공통적인 취향과 취미를 공유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추구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함께 서 있다면 이상적인 부부이고 표상이 아닐까 한다.

 

 

 

이 글을 읽다 보니 반드시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를 위한 글만은 아니다.나처럼 결혼 생활 20년이 가까워진 사람에게도 자신의 결혼 생활을 되돌아 보고 아내에게 소홀히 하고 스쳐 지나왔던 실수나 미숙한 점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부부 지침서 역할로 그만이었다.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끌며 느끼는 점은 부부의 성격이 같은 것보다는 서로 다른 점이 많은 것이 좋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즉 남편이 활달하면 아내는 내조를 잘 하는 성격이 좋고,남편이 가정적이고 꼼꼼한 스타일이라면 아내는 약간 외향적이고 큰 줄기를 잡아 내는 성격이 좋다는 것을 느낀다.성격이 같으면 때론 생각과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평행선을 긋는 경우가 많아 불협화음으로 티격태격 싸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고,화해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좋은 기억과 추억을 늘 가슴에 안고 사는 것이고,양보와 수용의 정신을 늘 연습해 나가면서 생활습관으로 자리잡아야 집안에 큰 소리 안 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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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일기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민정 옮김 / 문학세계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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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노통브의 글은 길지 않고 쉽게 이해가 가는 글이 많다.작가 자신이 아버지의 직업상 일본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탓인지 따뜻하고 정감어린 이야기보다는 환경의 변화,이질적인 문화 수용 등이 민감한 사안으로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때론 예상외의 등장인물을 내세워 스토리의 구성 전개가 엉뚱하면서도 기묘하게 흐르는 경우도 있다.그 예가 바로 이번 이야기인 '제비 일기'가 아닐까 싶다.

 

 

 

남자는 좋은 직장,매력적인 아내와 행복하게 오래도록 사는 것이 소망일 것이다.이 글의 주인공 나는 실연(失戀)을 당하고 빈둥빈둥 사는 낙없이 살다 어느 날 오토바이로 노인네를 치는 사고를 일으키고 다니던 직장도 사장이 알게 되면서 '공공의 적' 즉 낙인이 찍히는 신세가 되고 만다.여자를 만나 섹스도 못하고 일도 못하니 얼마나 답답하고 무기력할까.

 

 

 

그런데 주인공 '나'는 공공의 적인 러시아 출신 강적을 당구장에서 만나면서 파란만장한 인생이 그에게 휘몰아 친다."제대로 조준해서 쏘아 맞추는 것보다 더 남자다운 일도 없지".라는 말을 명심하고 살인만큼 권력의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없다는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기로 결행하는데,러시아 출신 유리는 보스 기질과 행동대원의 신상을 빠삭하게 알고 관리하기에 그는 수입도 나보다 많다.

 

 

 

 

누군가를 죽이고 세를 과시하며 절대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얼음물로 온몸을 씻으면서 나는 생기발랄함과 대장부의 기세를 갖춰 나간다.그리고 심심하면 '라디오 헤드'를 들으면서 싱숭생숭한 마음을 달랜다.

 

 

 

그러다가 장관집에 침입하여 장관을 죽이려 하는데 장관이 욕실에서 딸과 대치중이다.그것은 장관이 딸의 일기장을 훔쳤다는 것이다.결국 나는 장관의 딸을 죽이는 살인범이 되고 장관의 서류에 숨겨진 딸의 일기장을 훔치게 되는데,욕구를 채우기 위해 장관 딸의 일기장을 애지중지하게 된다.실제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일기장의 내용을 훔쳐 보면서 대리만족하는 꼴이다.여장으로 가장한 나는 장관 일가의 살해 소식이 전해지지만 신원이 밝혀지지 않고 TV 밑에 들어온 제비는 도망치려다 깔려 죽고 만다.

 

 

 

장관 딸 무덤 옆에 제비를 묻어 주면서 나는 불행한 남자,홀로 된 남자,위로받지 못하는 남자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직업상 안 좋은 일을 빨리 잊는 것이 좋기에 장관 딸을 살해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떨치기 노력하지만 결국 직원들에 의해 장관 딸의 일기장이 발각되지만 시치미를 떼면서 모면하려 애쓴다.그리고 일기장을 북북 찢어 입 속으로 삼키며 장관 딸이 자신을 서서히 죽이는 쾌감을 느낀다.

 

 

 

실연을 당하고 노인네를 오토바이에 치여 공공의 적으로 낙인 찍힌 주인공은 러시아 강적 유리를 만나면서 폭풍 전야의 뒤죽박죽 인생을 살아간다.주인공의 삶은 비현실적이고 변태적인 형상을 띠고 있다.누군가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외면당하고 사랑을 받지 못하는 불우한 한 청년의 삶이 시니컬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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