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아송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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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아송은 시경(305편,모시)에서 따온 내용으로 알고 있습니다.여러 나라의 남녀간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풍(風),공식 연회에서의 의식가로 쓰는 아(雅),종묘 제사에서 악(樂)을 가리키는 송(頌)을 옌롄커작가는 현대 중국사회의 일그러진 사회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풍자하고 있습니다.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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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망량애정사 2 - 완결 네오픽션 로맨스클럽 5
김나영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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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에서 망량과 연이 무원에게 쫓기고 쫓기는 상황에서 망량이 총상을 입게 되는데,둘의 앞날은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둘의 관계만큼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만다.망량이 비록 도깨비로 나오지만 악한 일을 한 자에는 따끔하게 혼을 내고 벌을 내리는 정의의 수호신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고,연을 곁에서 챙겨 주고 보호해 주는 듬직한 언덕받이이다.무원 및 무원의 수하에 의해 연의 정체가 발각될 정도로 아슬아슬한 순간이 있었지만 연은 이를 잘 극복해 나간다.특히 망량이 연을 보호하기 위해 우물 속에 숨는데,무원의 수하들이 목이 말라 두레박으로 물을 긷고 우물가에 서 있을 때에는 우물 깊은 곳으로 몸을 감추어야 했기에 둘의 고역은 아름다운 고역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흥미로운 점은 기녀 계향의 등장으로 백현의 숙부가 재미를 본 댓가로 망령이 귀왕에게 선물로 받은 옥팔찌가 계향에게 가 있는 것이다.구미호와 같은 계향에게 백현의 숙부가 넘어 가다니.쇠심술보다 더 질긴 구미호의 찰거머리와 같은 성정과 옥팔찌를 되찾아야 공력이 살아날 수도 있다는 망령의 심산 사이에 간극은 좁혀지지 않으면서 긴장의 도는 더욱 커져만 간다.또한 연이 월악산에 들어간 이유가 여자를 남자로 바꿔준다는 신묘한 약초를 얻기 위해서인데,이 사실을 설희가 무원에게 그만 실토하고,무원의 수하들은 백현의 숙부에게 연의 행방을 찾아 내라고 이틀 간의 시간을 주면서 만일 이를 어길 때에는 백현과 설희의 목숨을 부지할 수 없는 상황이고,연은 무원의 계략이 귀에 들어 오면서 안절부절을 못한다.망령은 연을 달래 주면서 서로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싶다고 체념 아닌 체념을 한다.

 

 옥팔찌가 기녀 계향에게 넘어가 망령의 공력이 되살아 나지 못하면 그와 영영 이별을 해야 하고 그의 보호와 보살핌이 사라지기에 연은 계향에게 꼭 옥팔찌를 달라고 하소연한 끝에 옥팔찌를 넘겨 받게 되었다.이쯤되면 연의 마음은 이미 망령에게 가 있다는 것으로서 인간과 요괴 사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연정이고통상 비극으로 끝날 것이지만 작가는 이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간다.스토리가 종국으로 치달으면서 이연이 계집아이로 확실하게 밝혀지면서,무원이 적장자로 한 집안을 이끌어 가는 것으로 전환되어 가고,연은 월악산으로 망량과 함께 사라지고 만다.그리고 5백 년에 한 번 핀다는 신묘한 약초를 발견하지만 연은 꽃을 꺾지 않고 망량과의 이별의 슬픔을 입맞춤으로 대신한다.짧고 강렬한 입맞춤이 강렬하고 짜릿하게 다가온다.더욱 인상적인 것은 망량이 귀왕에게 깨달음을 얻은 대가로 연이를 다시 만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부탁을 하고,귀왕은 타인을 돕고 베풀며 살아야 한다면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무원의 이야기가 외전으로 실려 있어 무원의 후일담이 기대가 되었다.무원의 집안은 이연 앞으로 되어 있으면서 실질적인 주인 행세는 무원이 하고 그의 부인 은재와 함께 산다.또한 연의 어머니 최씨부인이 안방마님이 되고 무원의 생모 강씨는 화마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져 별채에서 생활해 나간다.무원과 은재는 부부로서 속궁합은 별로인 듯 2세를 출산하지 않은 채 살아간다.도깨비 망량과 연이 인간과 요괴로 만나는 기발하고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소재와 조선시대 남존여비라는 사회 규범 속에서 여자가 사회 속에서 겪는 차별과 울분을 우회적으로 그린 글이다.요괴인 망량이 인간으로 재탄생하는 멋진 순간 그리고 후일 연과 삶의 파트너로 살아 가게 될 거라는 기대가 심적으로 훈훈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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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망량애정사 1 네오픽션 로맨스클럽 5
김나영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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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작가와 독자,평론가 사이의 소통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시대의 변화의 한 흐름이면서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계층에게는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장점과 페이퍼북이 나오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과 인내를 감수하지 않아도 되니 인터넷상의 창작 및 연재물은 시시각각 독자들의 반응에 따라 작품의 전개를 즉시 수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입장에서는 독자들이 지적하고 기대하는 방향으로 모티브를 전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렇게 인터넷상에서 이루어지는 연재물이 이제는 대세가 되어 버린 마당에 독자와 작가는 (보이지는 않지만) 호흡을 함께 한다는 무언의 이심전심이 깔려 있다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개인적으로는 몇 년 전 온라인상에 올라온 장르소설 연재물을 매일 또는 정해진 요일에 따라 읽고 댓글을 달았던 적이 있었는데,당시 지명도가 있는 작가여서인지 독자들의 호응도가 높았고 댓글도 다양하기만 했다.아마 작가는 이러한 독자들의 댓글 내용과 반응에 따라 본래 의도했던 스토리의 전개도 다소 방향전환이 이루어졌으리라 생각한다.즉 독자와 작가가 함께 스토리를 엮어 간다는 창작문화의 변화상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매망량애정사》의 경우도 네이버 웹소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서 인터넷 문화가 수용할 수 있는 매력과 장점을 크게 살렸다고 생각을 한다.웹소설은 접하지 않아 이 작품에 대한 선입견은 없었다. 이매망량의 의미가 산과 하천에 살고 있는 요괴로서 신출귀몰하는 도깨비로서 불가사의한 존재를 연상케 하고 있어,도깨비에 대한 흉포함과 기괴함이 안겨 주는 감각으로 인해 기대감을 높여 주었다.도깨비라는 존재는 인간 세계에 사는 존재가 아닌 만큼 해괴망측한 생각과 행동을 인간 세계에 보여 주고 있다.머리에 오돌톨하게 뿔이 나 있는 도깨비를 보면 공포스럽기도 하고 뒤걸음질을 치기도 하는데,이 글에서는 과연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기대를 갖어 봐도 괜찮을 것 같다.

 

 신령과 같은 존재인 귀왕의 도술에 의해 태어난 도깨비 망량은 태어난 곳이 나무 피리이고 충주 월악산 계곡 암자에 버려질 것인데,누군가 피리를 불게 되면 봉인이 풀리고,피리를 분 사람의 소원을 통해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깨달을 것이라고 한다.유복자로 태어난 연은 생물학적으로 여자로 태어나지만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그녀의 어머니 최씨부인은 연을 남자로 분장시키는데,작은 부인 강씨의 소생인 이복 오빠 무원과 적장자 계승을 위해 갈등과 대립을 거듭해 나간다.연은 겉으로는 남자로 살아 가지만 용모나 언행을 통해 누군든 남자다운 구석이 없다고 한마디씩 한다.그러한 가운데 윤씨 댁 설희와 혼담이 오가면서 정략결혼을 추진하지만 연은 내심 자신의 정체가 남자가 아니기에 남자로 되어 주기를 바라면서 도깨비 망량을 월악산 근처에서 나무 피리를 불게 되자,망량은 그녀의 소원을 묻고 함께 해결해 나가려 한다.

 

 연이 남자로 살아 가지만 그와 동문수학했던 백현이 연의 정체가 여자라는 것이 발각되며,그의 이복 오빠인 무원은 연이 사라져 주어야 자신의 인생이 떳떳해지고 가문을 잇는 영광을 안게 될 거라고 갈망한다.그의 수하들을 풀어 연을 추격하는데 망량은 그만 수하들의 총격으로 부상을 입게 되고,도깨비의 공력마저 잃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된다.한편 백현과 설희도 월악산 쪽으로 향하게 된다.강씨 소생인 무원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좋지 않아서인지 설희도 그에게서 멀어져만 가고 싶었던 것으로 보여진다.결국 총상을 입은 망량이 쓰러지면서 공력을 잃을까 우려스러워하면서도 연에 대한 감정은 점점 연정으로 바뀌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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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크랩 - 1980년대를 추억하며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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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잡지 따위에서 필요한 글이나 사진을 오리는 것을 스크랩이라고 한다.내 경우 스크랩에 대한 단상은 우선 귀찮고 번거롭다는 생각과 시간,노력을 기울이는 정신 노동이라는 선입견이 많아 꾸준하게 하지를 못했다.자발적이고 좋아서 했던 경험보다는 취업 준비를 하기 위해 모신문 사설을 거의 매일 복사하여 모았던 적이 있다.대학 4학년 시절 수업외에는 거의 취업 준비로 너나 나나 분주하기만 했다.모두가 숨죽여 취업준비에 여념이 없다 보니 동창들이 모두가 경쟁상대로 보이면서 각박하기만 했다.미래의 생계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서 필요한 부분은 뭐든 섭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마음 속에 자리 잡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1980년대 초반 대학에 들어가 1980년대 말에 대학을 졸업한 나에게 대학시절은 달콤하고 설레이고 낭만이 가득찼던 시기이기도 했던 반면,찌든 자취 생활을 감내해야 하는 몸과 마음이 혼돈스럽기도 했다.시간과 세월이 흐르고 나니 '그런 시절도 있었구나'하면서 꼭꼭 묻어 놓은 그 시절의 기억과 추억을 새롭게 끄집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삶은 늘 앞으로 나아가고 시들지 않은 생명력에 스스로 안위를 느꼈다.1980년대 초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 온 나는 서울의 모든 모습이 대명천지와 같이 넓고 밝은 것이 꿈만 같았다.내가 다닌 대학이 비교적 서울 중심권이 아니어서인지 아늑하고 사람의 온기가 어느 정도는 살아 있어 다행스러웠다.일명 빨간 벽돌,빨간 기와 일색인 문화주택가와 꼬불꼬불 뱀,지렁이와 같이 길게 이어지는 골목길을 지나 싸고 맛있으며 덤이 존재했던 재래식 시장의 상인들의 여유와 넉넉함이 묻어나기도 했다.

 

 내가 1980년대 직.간접적으로 겪었던 사건.사고의 기억은 셀 수 없을 정도이다.우선 가장 큰 사건은 정치인들의 버마 아웅산 묘지 시한폭탄 폭발사고와 김현희에 의한 KAL기 폭파 사건,연일 군부독재 타도 및 정치민주화를 요구하는 학내시위,1986년 아시아 게임과 1988년 하계 올림픽 대회 등이 어제의 일과 같이 선연하다.1980년대에는 군생활을 하기도 했으며,고교시절 부진한 학업을 만회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여 약간의 장학금도 받기도 했다.자취생활 내내 내게 도움을 주셨던 할머니께 조금이나마 용돈을 드리고 절친들과 대학촌 먹자골목에서 막걸리 파티를 하기도 했던 단합된 순수함이 살아 있었던 시절이었다.대학 1학년 시절에는 타대학 여학생들과의 설레는 소개팅이 있어 몇 번의 만남을 통해 이성을 알아가기도 했다.학교,자취방을 주로 오가는 것이 주가 되었다.외국어를 전공했기에 언어 실습실을 오고 가면서 외국어 실력향상에 매진하기도 했다.발음,문장을 반복하여 듣고 말하는 것이 외국어 향상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다.그다지 화려하지도 않고 톡 튀는 대학생활이 없었던 평범하기 이를데 없는 시절이었다.다만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이 무엇인가를 잊지 않으면서 정도를 걸으려고 했던 점은 지금의 생활태도 및 삶의 방향에 흔들림이 없다는 사실이다.

 

 1980년대 내가 20대 초반이었다면 무라카미 하루키는 3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시기였던 것으로 보여진다.작가로 데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절이고 젊은 피와 열정이 넘치던 무라카미 하루키는 몇 종의 미국 잡지를 읽으면서 오래 간직하고 싶은 에피소드 및 기사 81편을 정리하여 독자들 곁에 다가 왔다.1982년부터 1986년 사이에 일어난 기사를 기본으로 하면서 무라카미 하루키만의 생각과 감정을 이입시키고 있다.시간과 세월이 흐르면 만물이 풍화 작용에 의해 사라지고 퇴색된다.기억마저 희미하게 바뀌면서 결국에는 관심과 흥미에서 사라지기도 하는데,스크랩 속에 나오는 에피소드들을 접하다 보니 문득 색이 바랜 흑백 사진을 바라보는 격이다.희미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아니 잊혀지고 만 사진들의 파노라마가 시간의 순서에 따라 기억이 새롭게 살아나듯 무라카미 하루키의 스크랩은 인간의 생각과 감정의 공통분모를 그대로 재현해 주는 것도 있지만 생각과 감정,취향과 기호의 이질적이고 상이함에 의해 무덤덤하게 다가오는 것들도 있다.그것은 인간의 생각과 취향 등이 다를 수 밖에 없기에 넓은 마음으로 수용하는 수밖에 없다.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주요 잡지에 기재된 글들이기에 1980년대 미국 사회의 사정과 트렌드,사고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물론 운석 사냥꾼,애완동물을 관리하는 사회복지사,마이클 잭슨 닮은 사람,사설 교도소,묘석털이 등이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요즘 한국 진주에 운석이 떨어져서 운석을 사냥하려는 사람이 줄을 섰다는 뉴스를 접하다 보니 운석 사냥꾼의 얘기가 더욱 흥미로울 수 밖에 없었고,교도소 수용시설을 미정부차원보다는 민간이 교도소를 운영하는 것이 훨씬 제반경비가 덜 든다는 점도 이색적인 부분이었다.무라카미 하루키는 1983년 치바 우라야스시에 건립한 디즈니랜드와 1984년 LA 올림픽 경기에 대한 소식도 실었다.

 

 이 《더 스크랩을 읽으면서 문득 상기되는 것은 작가에게 있어 스크랩은 글을 쓰는 창작의 동기,소재,영감의 작용으로서 충분하다는 생각이다.스크랩은 순간 순간 신경을 써야 하는 정신적 노동이지만 정성과 열의가 쌓여 가면서 훗날 자신이든 누군가에게 하나의 역사적 자료가 될 수도 있고,창작을 하는 작가에게는 더 없는 글의 생산 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되었다.81편의 스크랩을 읽다 보니 1980년대 초.중반의 뉴요커의 일상과 뉴스를 바로 면전에서 접하는 것과 같은 친근감을 느끼게 되었고,무라카미 하루키작가 특유의 센치멘탈하면서 소소한 낭만이 어우러진 오후 한나절 누군가와 거리를 거닐며 산책을 하는 것과 같이 심적인 여유와 에너지 충전이 저절로 되는 단백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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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걸으며 제자백가를 만나다
채한수 지음 / 김영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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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기술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사람과의 소통이 면대면보다는 쉽고 빠른 인스턴트식 문답과 대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 요즘의 세태이다.깊게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자신만의 사유법을 만들어 가려는 의지와 노력은 자연스레 퇴색되기 마련이다.독서의 경향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세간에서 베스트셀러로 부상하고 있는 도서가 마치 삶의 방향과 삶의 질을 바꿔 놓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솔직히 나도 예외는 아니다.그런데 나이가 한 살 한 살 들어감에 따라 꼭 읽어야 할 도서,글을 쓴 철학가,작가와의 간접적인 만남을 통해 삶의 방향을 바로 잡고 삶의 목적을 보다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과연 어떠한 도서를 읽고 음미하며 사유해 나가는 것이 좋을까?

 

 시중에는 성공 경험담,처세술,자기계발서 등과 관련하여 다양한 도서들이 봇물 쏟아지듯 범람의 시대에 놓여 있다.개인의 입장과 성향이 다르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뒷얘기 및 삶의 방향이 자신에게 접목시키기에는 현실적으로 부합하지 않는 점도 있고 삶의 목적과 방향이 다르기도 하여 자신이 나아갈 길에 일관성 있게 벤치마킹하기 어려운 점도 내재되어 있다.일각을 다투듯 빠르게 변화해 나가면서 무한경쟁 시대에 놓여 있는 현대인의 심성은 마치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실타래와 같을 것이다.또한 통속적인 차원에서 돈과 물질,신분의 상승,승부욕을 위해 살아가다 보니 생각하고 사유할 겨를이 없는 것이 현주소일지도 모른다.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도리부터 처세술,용인술,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오랜세월 후세들에게 교훈이 되고 삶의 가치를 부여하는 고전은 쉽게 읽혀지지는 않을지라도 읽고 또 읽어 음미하면서 살아가는데 접목시켜 나간다면 중심없는 삶이 무게감을 더해 주면서 주체적인 삶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동.서양의 철학사상 속에는 나름대로의 삶의 의미와 가치,교훈이 심오하다.옛말에 독서백편의자현이라는 말이 있듯 어렵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반복하여 그 의미와 가치를 살린다면 고전은 시대,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생명력을 불어 넣어 주는 전적(典籍)이 되리라 믿는다.

 

 <천천히 걸으며 제자백가를 만나다>를 쓴 채한수저자는 오랜 시간 교사직을 마무리하고 현재는 고전을 탐미하면서 혼자 보기에는 아까운 명문장,명글귀를 모아 독자들과 생각과 소통을 도모하고 있다.옛사람들의 생각과 이성이 지금보다는 순수하고 강직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의당 인간으로서 해야 할 도리와 덕목을 비롯하여 타인과의 관계,사람을 쓰는 용인술,타국과의 외교관계,사회의 체제를 일탈한 범법자들에 대한 법치의 잣대,그리고 유한적인 삶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지나친 탐욕과 욕망은 패가망신한다는 진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의미있게 다가온다.살아서는 돈과 물질,명예,권력이 있다한들 죽어서 싸가지고 가는 것이 아닌 만큼 중용의 미덕을 발휘하는 선지자적인 자세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춘추전국시대는 엄밀히 말하면 춘추와 전국시대로 구분된다.'춘추'란 말은 공자가 편찬한 노나라의 역사서인 《춘추》에서 유래하고 '전국'은 전한시대 유향이 정리,편집한 《전국책》에서 비롯되었다.후일 이것을 합쳐 춘추전국이라 하였다. -P14

 

 이렇게 춘추시대와 전국시대에는 제자백가들이 출현하는데 다양한 사상과 학파들이 탄생한다.특히 난세에는 재능과 능력있는 인물들이 많이 배출되기 마련이다.근 550여 년 동안인 춘추전국시대에는 동양정신의 근간을 이루는 모든 사상의 원류가 태동하고 완성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우선 학파를 보면 유가,도가,묵가,음양가,법가,명가,종횡가,잡가,농가 등이 있고 후일 소설가가 덧붙여졌다고 한다.이로 인해 제자백가를 구류십가(九流十家)라고 부른다.채한수저자가 분석.정리한 사상은 장자,열자,한비자,전국책,여씨춘추,논어,묵자,맹자,회남자,안자춘추이다.

 

 이 사상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장자 : 장자는 광대무변한 우주공간,끝도 시작도 없이 흐르는 영원이라는 시간 속으로 인간을 안내한다.인간이란 어떤 존재이며 삶이란 무엇인가.결론은 무위자연이고 절대자유의 경지였다.

 

* 열자 : 노자를 이어받은 '무위자연'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그의 사상은 대부분 우화형시기으로 나타나 있다.꿈과 현실,삶과 죽음 같은 것을 동일시하고 있어 장자의 사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 한비자 : 전국시대 법가상을 대표하는 인물로서 법치를 실현한 상앙,술을 강조한 신불해,세를 주창한 신도의 법가사상을 종합하여 구체적인 시행방법을 제시했다.법술사상을 숭상하고 형명은 날카롭게 할 것을 군주에게 간하며,역사적 사실,전설,우화 등이 망라되어 법가의 진가가 돋보인다.

 

* 전국책 : 유향(劉向)이 편찬했는데,춘추에 바로 이어지는 시기에서 초한이 일어나기까지 245년간의 일이 기록되어 있다.이익을 중시하다 보니 도덕이 땅에 떨어지고 약육강식의 시대였다.끊임없는전쟁과 기만,허위가 판을 치던 시대였다.

 

* 여씨춘추 : 여불위가 문하에 있는 학자들에 의뢰하여 편찬한 저서이다.춘추전국시대에 전개된 제자백가들의 사상과 학술을 망라한 백과사전,잡가의 성격이 짙다.

 

* 논어 : 공자의 중심사상은 인의예지로 요약되며,《논어》는 그의 사후,제자들이 엮은 언행록이다.

 

* 묵자 : 주된 사상은 겸애교리(兼愛交利),반전론,박애와 만민평등,절용 등 민생과 직경된 것이 많다.

 

* 맹자 : 위민과 왕도를 주창한 정치철학서이다.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직언을 듣고 맹자는 정치이상이 실현 불가능함을 인식하여 귀거래하면서 시경,서경을 편집하고 맹자 7편을 썼다.

 

* 회남자 : 한고조 유방의 손자로서 내용은 노자에 가까운 담백무위(淡白無爲)를 요체로 하고 마음을 허정(虛靜: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사물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 두려고 했다.

 

* 안자춘추: 관중과 더불어 제나라의 명재상인 안영은 기울어가는 제나라의 국력을 바로잡기 위해 힘쓴 인물이다.안자춘추는 안영의 일화를 한데 모아 수록한 책이다.

 

 

 

 이상과 같이 간략하게나마 제자백가의 사상을 정리했는데,개개인의 삶의 목표가 불분명하고 중심을 잡지 못할 때 그 해법을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의 사상을 고요하고 평안한 마음 가운데 한 문장,한 구절을 음미해 보는 시간은 커다란 반향과 가치를 부여해 주리라 생각한다.채한수저자는 각 사상가들의 사상의 요체와 예화,해설을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고 있다.또한 삶의 처세에 유익한 고사(故事)의 유래,인물들의 성격과 언변,행동 등을 잘 조명해 주고 있어 고대 중국의 역사적,사회적 상황까지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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