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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
묘심화 지음 / 찬섬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려서 본 AFKN의 영화가 생각난다. 한밤중에 했던 그 공포영화의 주인공은 쌍둥이 여자아이들이었다. 그 중 한 아이가 먼저 죽었는데, 다른 한 아이를 데려가려고 밤마다 창 밑에서 그 아이를 부르고, 집 안 하인들의 몸 속에 들어가 귀신 씌운 행동을 하는 내용이었다.
어린 나이에 본 영화지만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은 우리나라 귀신들은 흰 옷 입고, 피 흘리고, 머리 풀어 헤치고 나타나는데, 서양 귀신은 다른 사람의 몸 속에 들어 간다는 것이 차이점으로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과학의 시대이지만, 인간사의 일들은 과학으로는 증명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인간의 정신보다 강한 어떤 영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빙의 현상을 나쁘고 무서운 것이라고 여기기 보다는 뭔가 억울한 영혼들이 그만큼 많아서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화홍련이나 아랑아가씨 이야기에서처럼 얼마나 억울하고 분하면 죽어서까지 그 한을 풀어야 하늘로 올라갈까...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다짐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 사는 남은 날동안 더 착하게 살고, 남의 가슴 아프게 하는 일 하지 말고, 입으로든 행동으로든 남에게 원수지는 일은 하지 말아야 겠다고 말이다. 옛날에는 내가 현세에 잘못을 저지르면 후손이 벌을 받는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시대가 빨라져서 당대에 내가 지은 죄를 내가 벌로 받고 간다고 하는 말도 있으니 조심하고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