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증후군 - 제대로 알고 확실히 예방하는 법
오상우 지음 / 청림Life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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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으로 많이 봐서 저자의 이름과 얼굴이 익숙하다.  

기억해두고 싶은 몇가지들에 밑줄을 긋고 옮겨보았다.

 

1. 대사증후군의 5가지 진단기준

 

혈압, 복부비만 (허리둘레), 혈당,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이 다섯개 중 이상이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

 

2. 당지수GI는 무엇의 약자이고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Glycemic index, 음식이 순간적으로 혈당을 상승시키는 정도를 수치로 계량화 한 것

포도당이나 흰빵이 혈당을 상승시키는 정도를 기준으로 한 상대치

 

3. 대사증후군 치료의 시작은

 

복부비만부터 시작

 

4. 한국인 비만의 원인

 

      • 빨리 먹는 습관
      • 음주와 흡연
      • 수면부족, 활동부족, 스트레스

        즉, 생활습관

 

5. 만성염증

 

      • 혈액 속 염증 촉진 물질: 사이토카인 (cytokine: TNF-α, Interleukin-6)
      • 위험한 이유: 혈액 속에 높은 농도로 존재하다가 혈관 벽에 염증을 일으켜 동맥경화 악화, 인슐린저항성 유발,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위험 증가, 발생된 암 더욱 증식, 전이 유도
      • 건강검진에서 보는 방법: 혈액내 hs-CRP (high sensitivity C-reactive protein) 측정

 

획기적인 주장이나 의견, 방법을 제시한 책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이미 많이 들어서 무감각해졌을 수도 있는 기본적인 것들이 결국 정말 중요한 것임을 강조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혹은 제한된 일부 그룹에서 효과를 본 결과나 방법을 들어 독자의 관심을 끌려고 하지 않았다. 대신 과학적, 의학적으로 이미 충분히 증명되어 근거를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사실들만 이야기하였다. 그래서 새로울 게 없기도 하지만 신뢰가 간다.

결론은 이미 예측된 것이다. 생활 습관의 문제라는 것.

안 지키는 사람에게 습관은 참 무서운 것이다.

 

 

의문 1: 폐경 후 비만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식사 조절만 실시한 군에서 나타나지 않은  염증 지표 감소 효과가 식사 조절과 운동을 함께 시행한 군에서는 나타났다고 했다. 이 결과로 운동이 식사 조절보다 더 효과적으로 염증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는데, 운동의 효과는 식사 조절이 있는 전제 하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선식사 조절 없이 운동만 시행한 그룹도 실험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본다.

 

의문 2: 식습관에 따른 대사증후군 구성요소의 발생 위험 비교를 나타낸 표에서 (219쪽) ↑↓ 이렇게 위 아래 화살표가 함께 있는 기호의 의미가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본문중에도 따로 설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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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6 14: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9-01-16 19:35   좋아요 0 | URL
저도 빨리 먹는 편이었는데 그건 어렸을때 동생들이랑 먹는거 경쟁하느라고 시작한 버릇이었던 것 같아요 ㅋㅋ
어른이 된 다음에는 빨리 먹는 다른 사람 모습을 보니 별로 안좋아보이기도 했고 건강 챙기느라 일부러 천천히 먹으려고 하지요.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 나오면 저도 모르게 빨리 먹는답니다.
방금 전 제 아들도 저녁 차려준 후 잠깐 세탁기 돌리고 왔더니 벌써 다 먹었다고 일어서네요.
알고 보면 빨리 먹는게 꼭 효용성과 관련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말입니다.
 
데어데블 : 본 어게인 시공그래픽노블
프랭크 밀러 지음, 데이비드 마추켈리 그림, 최원서 옮김 / 시공사(만화)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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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도 읽는 분야의 책만 읽고 안 읽는 분야는 건드리지 않게 되나보다. 남편도 아는 데어데블을 나는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되었다. 그것도 나온지 꽤 오래된, 고전적인 만화이고 이미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이미 널리 알려진 마블 코믹스를 대표하는 캐릭터라는데 말이다. 이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새롭고 낯설지만 도전해보자고 시도한 그래픽 노블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스토리 중심인 반면 미국 애니메이션은 히어로 중심이라더니, 데어데블에서 그 히어로 역할을 하는 것이 데어데블, 본명은 맷 머독이다.

 

데어데블의 역사로 말하자면 1964년으로 올라가도 한참 거슬러 올라간다. 무려 내가 태어나기도 전 <데어데블 1권>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세상에 나왔다. 당시 잠깐 인기를 얻기도 했지만 그 성공이 그리 오래가진 못하다가 1987년 저자인 프랭크 밀러가 다른 코믹스 시리즈, 즉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악당으로 활약하는 인물 하나를 빌려다가 다시 쓰게 되면서 다시 인기를 얻게 된다.  바로 이 책에서 악당 '킹핀'으로 나오는 인물이다. 히어로 캐릭터가 있으면 그에 대적할만한 악당 캐릭터가 있어야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사실. 조무래기 범죄자들만 상대해서는 히어로라고 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이로써 데어데블의 인기가 다시 올라가게 되고 2003년에는 벤 에플렉 주연으로 영화화되었고 2015년에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제작하였다. 영화가 흥행에 별로 성공하지 못한 반면 드라마는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간단하게 줄거리를 보자면, 불운한 복서 출신 아버지는 엄마 없이 키운 아들 맷 머독이 변호사로 성공하기를 바라고 뒷바라지해온다. 하지만 갱단에게 죽음을 당하고, 맷 머독은 방사능 노출이라는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게 된다. 하지만 눈을 잃은 대신 다른 감각이 특별하게 예민해지는 결과를 초래하여 낮에는 변호사로, 밤에는 데어데블이 되어 범죄자 퇴치하는 일을 하는 정의의 용사가 되는 삶을 산다. 이런 데어데블의 활동으로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는 악당 킹핀은 이런 데어데블을 저지하기 위해 맞붙게 된다. 어찌 보면 판에 박힌 플롯인데 이게 그렇게 인기라니. 이 책의 마지막이 결코 마지막이라고 할 수 없음이 본어게인이라는 제목에서 다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전세계적으로 데어데블 마니아들이 있다고 하지만 어딘가엔 나처럼 재미는 있지만 그 정도로 몰입할 정도 아닌 사람도 있다는 것을 조심조심 말해본다. 아무튼 나도 이제 모르지 않게 되었다 데어데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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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1-09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몰랐는데요.
하지만 저나 h님도 역시 이 꽈는 아닌 것 같습니다.
덕분에 그냥 알아만 두겠습니다.ㅎ

hnine 2019-01-09 22:21   좋아요 1 | URL
저는 그래픽노블 읽는 것이 너무 어려워요 ㅠㅠ 글만 있던지 그림만 있던지 하면 좋은데, 글이랑 그림이랑 다 쫓아가며 보는게 그렇게 힘들수가 없어요. 만화 좋아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웃으시겠지요.
그리고 그림으로 내용이 대체될때가 많으니 글만 읽고 넘어가려면 이해가 또 잘 안되네요. 다시 돌아가서 보곤 한답니다.
그런데 이 데어데블이말이죠, 다크나이트, 어벤져스 같은 영화 계보의 거의 선두 격에 있기 때문에 알아두긴 해야할 것 같더라고요.

목나무 2019-01-09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몰랐어요. 영화도 만화도 순정 순정한 것들만 좋아하다보니...ㅎㅎㅎ
앞으로도 저 역시 이런 취향은 갖지 못할 듯 하지만 어쨌든 에이치나인님 덕분에 데어데블을 쫌 알게 되었네요. ^^

hnine 2019-01-09 22:26   좋아요 0 | URL
저도 순정순정파 ^^
그리고 내용이 너무 포맷에 맞춰 진행되는 경우엔 저의 흥미를 아주 많이 끌어당기진 못하더라고요.
그리고 영화라면 모를까 그림이 들어가있는 만화의 경우엔 우리가 일본 만화에 더 길들여져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위에도 썼지만 미국 만화와 일본 만화는 아주 다른 장르처럼 여겨질 정도로 다른 것 같아요. 미국 만화는 순정순정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그래도 평소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가끔은 건드려보는 것도 좋은 것 같으니 설해목님도 어디 한번 도전해보시면? ^^
 
토지 14 - 4부 2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4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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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권의 시대적 배경은 1930년대 일제 강점기.

길상의 출옥이 가까와지자 사람들은 막연히 과거 김환의 자리를 길상이 대신할 것을 기대한다. 서희가 500석 지기 땅을 길노인에게 자금으로 내놓았다는 것도 그렇게 기대하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시부모 봉양 잘 하는 본처 기성댁을 버젓이 고향에 두고 서울에서 첩살이 하고 있는 아들 두만이 아무리 타일러도 말을 듣지 앉자 이평 노인은 뜻밖의 처방을 내놓는다. 가진 전답을 기성댁에게 물려주겠노라고 선포한 것이다. 이에 두만은 불같이 화를 내며 화풀이로 아내 기성댁을 가차없이 폭행한다. 아들 두만의 폭행으로 퉁퉁 부은 며느리의 얼굴을 보며 우는 두만 모친, 그리고 그런 시어머니를 오히려 위로하는 기성댁. 이 내용의 장은 제목이 <어머니와 아들>이었다.

 

'마침내'라고 해야하나 '결국'이라고 해야하나. 전권인 13권에서 조용하와 이혼한 임명희는 동창이자 친구이기도 한 길여옥을 여수로 찾아 간다. 길여옥 역시 결혼에 실패하고 혼자 살며 전도사로 활동하는 상황. 임명희와 길여옥, 두 여자가 나누는 대화를 통해 이 당시 고등교육 혜택을 받은 여성의 사고 방식을 엿볼 수 있다. 두 여자의 앞으로의 행보가 어떻게 이어질지 예상해보게 하였다. 결혼과 별개의 길을 걸어, 어쩌면 그보다 훨씬 만족하며 살아가는 길로 이어질 것인가.

 

아들 석이의 두 아이 (성환, 남희)와 큰딸 순연 (귀남네) 가족까지 한집에 데리고 살아야 하는 성환 할머니 집에 어느 날 작은 딸 복연이 방문한다. 대우 받으며 살아야 할 나이에 자식, 손자 뒤치닥거리 하며 사는 것으로 보이는 어미 편을 든답시고 복연은 언니 순연에게 싫은 소리를 하고 형부에게 눈치를 준다. 그렇게 복작거리면서도 결국은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보리 섞인 밥이나마 함께 먹는 장면에서, 가난과 아픔과 갈등을 이고 지고 하루 하루 버텨나가는 서민들의 모습이 보여 가슴 찡하게 한다. 가족이라는 것은, 피붙이라는 것은, 이렇게 병도 주고 약이 되기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조용하, 조찬하, 제문식, 오가타 이렇게 넷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당시 정세에 대한 지식인들의 생각을 읽게 해주는데 (274쪽), 토지에는 이런 식으로 당시 정세와 사회 변화, 다양한 계층의 사고 방식의 변화, 나아가 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등장인물의 긴 대화를 통해 나타내는 부분이 자주 나온다. 4부에서 역시 이런 방식이 자주 이용되는 것 같다.

친일귀족 아버지를 둔, 사립학교 교장인 조용하는 임명희의 남편이기도 했고 조찬하의 형이기도 하다. 일본인이지만 세계주의자라 자처하는 오가타는 민족을 떠나 조선의 입장에 서서 사회 활동에 가담하기도 한 사람이다. 일본에는 민족주의라기보다 군국주의와 황도주의 (皇道主義)의 뿌리가 깊게 자리하고 있다는 말, 전쟁은 큰나라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없는 쪽이 있는 쪽에 대해 사생결단하며 생존의 신장책으로 감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본이 여기에 속한다는 말은 조용하의 친구이자 오른팔 노릇을 하고 있는 제문식의 당당한 의견이었다.

 

남녀동등주의라는 말이 처음 언급되기도 한다. 조용하가 유인실에게 '당신은 남녀동등주의자냐'고 묻는 대목에서이다. 유인실은 항일의식이 강한 신여성인데 선배언니가 한 말에 자기 의견을 덧붙여 말하는 즉슨 (248) 여자를 소유물로, 단지 아이 낳는 존재로 비하하여 말하는 남자들은 남자로서 자신 없고 열등감에 사로잡혀 여자의 존재야말로 그들 자부심의 마지막 보루로 여기는 거라며 남성제일주의, 남녀동등주의는 남성 여성의 구별에서 제기되는 것이기보다 인간성의 문제라고 말한다. 약자니까 나보다 약한자가 있어주기를 바라는 심리, 즉 주체가 약자라는 전제하에 출발하는 것이라는 말인데 여기서 약자는 남자를 가리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남성 여성 구별의 관점이 아니라 인간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본 유인실의 견해는 작가의 견해이기도 한 것일까.

유인실을 좋아하는 오가타는 자신이 일본인이라는 것에 괴로와하는데 통영에 내려온 인실과 오가타가 오랜만에 둘만 있는 기회에 나눈 대화라는 것이, 인실의 대일본성토였다. 여기서 작가는 또한번 인실의 입을 빌어 작가의 생각을 한껏 풀어놓는다. 장장 20여쪽에 달하는 분량이다. 이 부분을 쓰는데 작가는 얼마나 다양한 방면으로 식견을 모아 쏟아 부어야 했을까. 특히 조선 미술에 대한 야나기의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대목은 두드러진다. 야나기는 알다시피 조선의 미술 연구를 그당시 조선 사람보다 더 열심히 깊이있게 하여 체계화 하는데 공헌했던 사람이다.

유인실이 말하기로 조선에서는 조선예술의 예찬자 야나기에게 박수를 보내고 감사 감격하며 그런 자신을 애국자로 착각하여 또 감격하는데, 이것은 치사하다면서 야나기는 조선의 예술은 참담한 민족수난이 빚은 쓸쓸하고 비애에 젖은 아름다움이라고 했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틀린 말이라는 것이다. 조선의 예술은 생명이 내포된 힘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380쪽).

이어서 조선의 농민들은 결코 무지하지 않다는 주장도 한다.

조선의 농민들은 선비정신의 토양이에요. 또 선비정신의 씨앗이 뿌려진 대지이구요. 양반계급이 학문을 독점하고 있었지만, 하여 무학(無學)이지만 무식(無識)은 아닌 거예요. 그들은 가난하지만 예절이 스스로의 존엄을 지탱한다는 것을 알구요. 조선 백성들이 일본인을 향해 즐겨 쓰는 말 중에 상놈이란 말이 있어요. 그것은 신분을 말함이 아닙니다. 예절을 모른다, 사람의 도리를 모른다는 뜻입니다. (384쪽)

 

남보다 더 배웠다고 해서 위만 향하여 살 길을 찾으려 하기 보다, 오히려 아래층이라고 여겼던 사람들의 역할과 진면목을 확장하여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부럽다.

똑부러진 유인실의 말에 오가타가 변변한 대꾸를 못한 것은 연인 유인실의 마음을 거스르고 싶지 않은 이유만은 아니었으리라.

 

토지가 왜 토지이겠는가. 사람들의 이야기이면서 역사이면서, 한 시대를 관통하는 문화와 사고방식과 그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행동 방식이 그야말로 너른 토지 처럼 펼쳐진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들어가 있는 이 소설을 제대로 잘 읽고나 있는지 의심이 드는데 쓰는 사람은 어떠했을까. 일생이 그저 <토지>가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 박경리 작가 딸의 인터뷰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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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9-01-04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hnine 2019-01-04 04:3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카스피님도 올해 건강하세요.

페크pek0501 2019-01-07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벌써 14입니까? 대단하십니다.
저는 600쪽이 넘는 책 하나 가지고 언제부터 읽을까 재고 있어요. 그걸 읽으려면 다른 병행하는 책들을 다 읽고 나서
시작해야 할 것 같아서요. 좋은 독서, 하고 계십니다. 저도 뒤따라가겠습니다. 그러나 천천히... ㅋ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hnine 2019-01-07 22:23   좋아요 0 | URL
한권의 쪽수가 그리 많지 않아서 다행이어요.
어떻게 하다보니 14권까지 왔는데, 다음 권으로 바로 이어질 정도로 흥미진진 정도는 아니라서 읽다가 중간에 다른 책도 보다가, 그러고 있어요. 되도록 집중해서 쭉 읽는게 좋겠지만 그렇게는 안되네요.
지금도 다음 권 들어가기 전에 다른 책 읽고 있는 중이랍니다 ^^

달리는돼지 2019-04-02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멋진 리뷰입니다 감탄했어요

hnine 2019-04-04 21:5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꾸벅~
 

 

 

 

 

 

 

 

 

 

 

 

 

 

 

 

 

 

 

 

 

 

 

 

예전에 읽었던 책이다. 박상우의 <작가>.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작가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갈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며 어떤 마음으로 작가가 되는 길을 걸어야하는지, 저자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글로 꽉 차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 책이다.

부끄럽지만 나 역시 한참 글쓰기에 관심이 고조되어 있을 때였기도 하고 (이젠 아니다), 꼭 그렇지 않았다 할지라도 마음에 새길만한 내용들이 많아서 글쓰기에 관심있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읽기를 권했던 책이다.

 

최근에 이 책이 제목을 바꾸어 재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목이 <소설가>로 바뀌었지만 <작가>나 <소설가>나 그닥 큰 변화로 보이진 않는다.

<작가>를 등단 20년이 되던 2008년에 썼다고 했는데 2018년 등단 30년이 되는 해에 재출간 한 셈이다.

 

평소 다 읽은 책을 계속 가지고 있기보다 미련없이 처분할 때가 더 많은 나이기 때문에 <작가> 이 책도 혹시 더 이상 집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고 책꽂이를 뒤적여 보니 다행히 아직 책꽂이 뒷줄에 버티고 있었다.

 

줄친 곳이 많지만 그 중 한대목, 저자가 다른 어떤 사람의 신춘문예 당선소감을 인용한 부분을 여기 다시 옮겨본다.

 

선택은 선택하지 않는 것들을 비용으로 지불한다고 했다.

소설을 위해 포기했던 많은 것들은 때때로 내게 감당하기 힘든 대가를 요구했다. 춥고 어두운 터널을, 그 끝 어딘가에 있을 출구를 그리며 무작정 걸었다. 나는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선택하지 않은 것들의 끊임없는 아우성. 그것들에서 해방되는 순간은 오로지 글을 쓰는 시간뿐이었다. 달콤하고 불온한 유혹에서 나를 붙잡아준 것 역시 소설이었다.

두 평 남짓한 골방은 세상에서 가장 크고 따뜻한 나의 정원이었다. 싹을 틔운 글감은 그곳에서 무럭무럭 자라났다. 때론 애만 태우다 시들고 말라버렸지만 그것조차 내겐 소중한 가르침이었다.

이제 첫 번째 터널을 지났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얼마나 긴 터널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뒤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소감, 진보경/「춥고 어두운 터널에서 나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270쪽)

 

저 대목을 읽던 그때 나는 저렇게 소감을 쓸 자격을 가지게 된 사람이 막연하게 부러웠었다.

10년이 지나 다시 읽어보는 지금은 첫문장에 눈길이 머문다.

"선택은 선택하지 않는 것들을 비용으로 지불한다."

나는 어떤 한 가지를 선택하려고 다른 것들은 선택에서 제외시킬만큼 절실하고, 매달리고, 한눈 안 팔 정도가 되었던가. 그러면서 한 가지를 위해 다른 것들을 손에서 놓은 사람이 갖게 된 자격만 부러워하진 않았던가. 저 소감글을 쓴 신춘문예 당선자는 글 쓰는 시간이 고난의 시간이었다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해방의 시간이었고 자기를 붙잡아 주고 자유를 주고 가르침을 주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저자 박상우가 왜 이 부분을 자기 책에 인용해서 보여주었는지 알 것 같다.

 

 

<작가>를 찾다가 이와 관련 없는 주제이지만 아직 책꽂이에 버티고 있는 다른 책 한권도 꺼내보았다.

 

 

 

 

대원사의 빛깔있는 책들 시리즈 40 <불상>.

글 진홍섭, 사진은 안장헌, 손재식 이라고 되어 있다. 1989년 출간.

내가 이런 책도 사서 읽었구나 하고 들춰보니, 형광펜으로 줄도 치고, 메모도 해가면서 읽었네. 

 

 

 

 

 

 

딱히 불교 신자도 아니면서, 이때도 우리 나라 미술 쪽에 관심이 있었나보구나 새삼 나를 재발견하는 기분이 되었다. 무려 30년 전.

지금처럼 관심 분야에 대한 동호회나 모임 같은 것이 활성화 되어 있던 때도 아니었고 좋아하는 것은 그냥 혼자 파고들다 마는, 지금도 여전한 그 성격때문에 내가 좋아했던 것들의 흔적은 이렇게 한참 지난 후에 무슨 지하실 고물 처럼 발견될 뿐이다.

 

생각난 김에 올해 박물관 강좌 과목들 중에서는 고려 불화에 대한 것을 신청할까 생각중이다. 강의하시는 교수님 이름을 보니, 나 대학교 4학년때 교양과목으로 들었던 <한국미술사> 강의하셨던 분이다. 그때는 그냥 강사 선생님으로 오셔서 수업해주셨는데 지금은 다른 대학에 교수님이시다.

 

이렇게 모처럼 하고 싶은 게 생기는 날은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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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1-01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맞아요. 저도 비교적 기억력이 좋다고
생각하고 사는 1인인데 내가 옛날에 이런 적이 있었어?
하면서 놀라곤 합니다. 치매 아니길 다행이다 싶더군요.

저도 박상우의 책 작년에 중고샵에 나온 게 있어서
냉큼 샀는데 앞에만 읽고 못 읽고 있습니다.
그동안 비슷한 책을 읽어서 괜히 샀나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작가지망생들에겐 필요한 책일텐데 말입니다.ㅠ

hnine 2019-01-01 16:39   좋아요 0 | URL
<작가>는 저도 다른 분에게 추천받아 읽게 된 책인데 참 좋았거든요. 읽은지 오래 되었는데도 중고책으로 처분 안하고 아직 남아있다는 것이 그 증거이기도 합니다 ^^ 정작 이분 소설은 읽은 기억이 없어요.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작품이 꽤 되는 것으로 아는데 말입니다.
맞아요. 작가 되기에 대한 비슷한 책들 많이 나와있지요. 그런데 특히 코드가 맞는 책들이 있는가봐요.
 

 

 

 

1. 청자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예술품 중 하나인 고려 청자가 만들어지게 된 것은 우리 나라에 차(茶)가 들어온 것과 관련있다.

차가 들어왔다는 것은 단지 마실 것으로서의 차만 들어왔다는 것이 아니라 차 '문화'가 들어오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차를 만들고 마시는 도구가 필요하게 되었고 이러한 수요에 따라 청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처음엔 중국에서 청자 만드는 기법을 따라했지만 점차 중국의 영향보다 고려의 독특한 기법이 쓰이면서 고려 청자의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

 

 

아래는 국립중앙박물관 3층 청자실 (303호) 에서 찍어온 고려 청자 몇점

 

 

 

 

 

 

 

 

 

 

 

 

 

 

 

 

 

 

 

2. 백자

 

조선을 대표하는 백자는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온 제작기술 위에 중국 백자의 영향과 자극을 받아 15세기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만들어졌다.

우아함과 화려함으로 표현되는 청자와 달리 조선의 백자는 단아하고 깨끗한 기품을 지니고 있다. 색과 무늬 대신 풍만한 부피감과 깊이감은 무엇이든 품어줄 것 같은 매력을 지녔다. 화려하고 섬세한 청자를 볼때처럼 "아!" 하는 감탄사는 금방 나오지 않지만 두고 두고 보고 싶게 하는 매력은 백자가 더한 것 같다.

백자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은 역시 달항아리라고 부르는 '백자대호'인데 아래 사진은 지난 10월 영국박물관 한국관에서 만난 백자들이다.

 

 

 

 

 

 

 

 

 

 

잘 보면 가운데 배 부분에 가로줄이 보인다. 위 아래 두 부분을 따로 만들어 붙였기 때문이다.

 

달항아리를 더 유명하게 만든 화가는 김환기. '항아리와 시'라는 제목의 아래 그림은 1954년작으로 홍콩 경매에서 39억원에 낙찰되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기억하기로 나 중학교때 (1979-1981) 미술책에도 나왔던 그림. 그땐 그림은 잘 몰랐고 저 글씨체에 더 눈이 갔었다.

 

 

 

 

 

사실 달항아리 나도 가지고 있는데 (↓),

 

 

 

 

 

높이가 한뼘도 안되는 초미니달항아리 되시겠다 (얼마 전 박물관 기념품 샵에서 구입).

너무 작아서 그런지 달항아리 특유의 풍성함이나 포용감이 좀처럼 느껴지지 않는게 문제 ^^

 

3. 분청사기

 

 

그런데 청자보다, 백자보다, 현대적으로 더 각광받는 도자기가 있으니 바로 분청사기.

고려 말 청자에서 태어나 조선 초 궁에서 백자를 공식적으로 선택하기 전까지 200여년 동안 집중적으로 만들어져 강렬하게 살다간 것이 바로 분청사기이다.

그럼 분청사기는 어떻게 태어나게 되었는가.

고려 말기로 가면 청자의 질이 확연이 떨어지게 되는데, 청자의 태토 (바탕 재료가 되는 흙) 에 불순물이 많이 섞여 색도 나빠지고 표면도 거칠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건이 안되니 원래의 청자 수준에 이르는 작품을 재현하기 힘들어지고 이 문제를 보완하고 결점을 가리기 위해서랄까 분장을 하기 위해 흰 흙 (백토) 을 칠하거나  담그거나 덧대는 등 변화를 주어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장회청사기, 줄여서 분청사기이다 (일제 시대 고유섭이 처음 이름 지어줌). 그래서 형태나 문양은 청자에 가깝고 색깔은 청색와 흰색이 섞인 듯한 회백색을 띄고 있다.

청자와 같지 않으니 더 이상 귀족들의 전유물이 아니었고 서민들의 사랑도 받게 된 분청사기는 실용적인 용도로도 만들어졌고 만드는 기법도 청자에 비해 과감하여 제작 방법도 덤벙기법, 귀얄기법, 도장기법등 섬세하기 보다 과감하고 실험적이고 대범하다. 현대적이라고 각광받는 이유이다. 자유로움, 창의성, 변화, 실용성, 수더분함.

 

아래는 국립중앙박물관 3층 분청사기실 (304호)에 소장되어 있는 분청사기 몇점을 찍어 온 것이다.

 

 

 

 

 좌우 대칭쯤은 신경 안씀.

 

 

 

 

흘러내린 유약도 과감하게 그대로 두었다.

 

 현재 서울 신사동 소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자연의 빛깔을 담은 분청-귀얄과 덤벙>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 분청사기의 현대적 미감을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 같아 관심이 간다.

 

그러면서 문득 드는 물음 하나는,

"현대적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 호림박물관에 전시 중인 '분청 덤벙문 호'

 

 

 

 

 

 

 

덧붙여 런던에서 찍어온 사진 한장 ↓

 

 

 

영국 박물관 앞에서 본 앤틱샵. 한국 사람이 경영하는 곳인가? 달항아리가 전면에 전시되어 있었다.

(2018.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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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2-30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국에서도 달항아리가 인기인 모양이네요.
며칠째 추운 날이 계속되고 있어요.
영국의 겨울도 이만큼 추울까요?
오늘은 달항아리나 분청사기 그런 것보다 날씨가 더 생각나요. 너무 추워서요.
연말의 남은 날들이 이제 아주 조금 남았네요.
따뜻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hnine 2018-12-31 07:45   좋아요 1 | URL
영국의 겨울은 기온은 한국보다 더 낮지 않지만 한국만큼 난방을 세게 안해서 더 춥게 느껴지기도 해요.
하도 춥다고 해서 단단히 입고 나갔다 왔더니 저는 생각만큼 춥진 않더라고요.
추운 날은 달이 더 선명해보이기도 하죠. 다른 미술품들도 그렇겠지만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개인차도 있고 시대 상황을 반영하기도 하고, 풍족한 상황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 상황에서 더 마음 속으로 들어오기도 하고요.

서니데이 2018-12-31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새해인사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글들 감사했습니다.
이제 내일부터 2019년입니다.
가정과 하시는 일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항상 건강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따뜻한 연말, 그리고 좋은 새해 맞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nine 2019-01-01 07:47   좋아요 1 | URL
2019년 처음으로 알라딘 댓글에 대한 댓글 씁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