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리 대설 창비시선 116
고형렬 지음 / 창비 / 199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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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나의 시작은 아직도

아버지의 건조업 같은 사업이 못된다

나의 시는 아버지의 건대 같은 상품이 되지 못한다

그래도 나는 나의 아버지가 되려 하고

나의 시작이 건조업만큼이라도 되었으면 한다

한파가 몰아쳐서 눈도 맞고 얼면서 녹으면서 마른 황태처럼

과분하게 나의 시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것은 나의 어린석은 생각일 뿐이다

나는 게을러서 아버지처럼 사업을 가지지 못했다

이러한 처지 가운데서 나의 시가 사업이 되지 못하고

잘못하면 오해가 되고 사치가 되고 마는 이상한 일이다

시라는 것이 나의 시작을 그렇게 만들지도 모르지만

나의 시는 아무래도 아버지의 건조업만 못하다

아버지의 건조업을 평생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덕장 문가에 한란계 걸어놓고 겨울 쉬파리 슬까봐

밤에는 구름을 낮에는 골과 몰개를 내다보던

아버지의 아들이 쓴 시라고 하는 것은 결국은

시를 버리고 명태를 말려보기 전까지는

마른 명태를 관태해 보기 전까지는 아무것 아닐 것이다

 

* 몰개는 파도이며, 관태는 乾太를 싸리나무로 한 쾌씩 꿰는 일로서 모두 강원도 해변가에서 쓰이는 말임.

 

 

고형렬, <사진리 대설> 中

 

 

+) 고형렬 시인에게 마을이 진정 마을이 되기 위해서는 사람 사는 마을임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하듯이, 시가 진정 詩가 되기 위해서는 "눈도 맞고 얼면서 녹으면서" 말라가는 명태같은 과정이 필요하다. "뽀야니 떡가루를 뒤집어쓰고 잠든 눈 속에 내려 앉아서 / 모든 형상과 색이 파묻혀 어떤 움직임도 소리도 없"는 마을, "해가 지고도 한참을 설광 때문에 새벽" 같은 마을, 그런 마을을 보고서야 시인은 생각한다. "사진리는 그제서야 사람 사는 마을이 되었"다고. ([사진리 대설] 부분) 그에게 詩도 그와 같다. 비와 눈 그리고 바람에 얼고 녹고 볕에 말려지는 고통과 애쓰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간은 시인이 겪어온 삶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다. 어머니가 "쌀밥을 꼭꼭 씹어가지고" 화자를 "무릎에 앉혀 입맞춤을" 하던([모자] 부분) 기억과, "두 겹 홑이불을 배탈이 난다고 / 아버지는 저의 배에 덮어주셨"던 기억([모기장] 속) 기억들이 얽혀 지금의 시인을 만들었다. 시인은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 지나온 삶을 이어 현재를 되새기고 그 현재로 지금을 살아가고 싶어한다. "선운사 나무 좋아 선운사 물 좋아 / 나 내일을 넘보지 않을 것이다" ([낮 선운사] 부분)

 

시인의 생에서 끝은 '회귀'가 아닐까. 처음을 향해서 부지런히 걷는 삶, 그 처음에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계시고, 자신을 키워준 자연과 마을이 있다. 지금은 그들의 기억을 안고 아내와 시와 함께 걷는 화자가 있다. 그가 향해 걷는 저 끝에는 다시 처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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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감사9900원기획전][주름+미백 이중기능성]라벤느 달팽이크림 50g*1
(주)세화피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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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저는 벌써 3통째 쓰고. 친구들에게 선물했어요. 스킨 바르기 전에 바르면 피부에 크림을 바른 것처럼 느낌이 와요. 그런데 분명한건 이걸 사용하면 분명 얼굴색이 환해지고 기미가 줄어들어요. 가격대비 최고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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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합니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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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게 부모님을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 감동과 사랑, 눈물이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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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 스피치 - The King's Speech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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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잔잔한 유머와 위트, 감동이 있는 영화에요.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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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느낌 순수 울트라 날개 중형28p*2개+오버나이트5p
유한킴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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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렴하고,  좋은 느낌의 제품은 이름처럼 착용했을 때 꺼끌거리는 느낌이 전혀 없다. 

마치 면으로 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처럼 부드럽고 

착용 후에 젖어서 찢어지거나 하는 경우가 드물다.   

피부에 좋은 느낌이라 사용하면서 마음이 편하다.   

간혹 피부에 불편한 느낌을 주는 생리대가 있는데 

이 제품은 종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헝겊같은 부드러움이 있다.  

 게다가 흡수력이 좋아서 불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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