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사회학' 대담⑤] '수난 받는 지식인' 진중권 

지난 28일 <프레시안>, 김영사, 예스24가 공동 주최한 <괴짜 사회학> 출간 기념 공개 대담이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최근 잇따라 대학 강의가 거부되는 등 '수난 받는 지식인'의 상징으로 떠오른 진중권 교수는 상상력에 기반을 둔 다른 정치를 모색하자고 강조했다.

진중권의 대담을
강연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제가 이렇게 중요한 인물인지 몰랐는데 이번 일 겪고 알게 됐네요"

요새 고난이 많아요. (웃음) 오늘(28일) 아침에도 홍익대 강의가 잘렸거든요.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강의가 잘린 경험은 처음이에요. 요즘 몰아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중요한 인물인지 몰랐다가 이런 일을 당하고 나서야 알게 됐습니다. (웃음)

노무현 정부 때도 저는 많은 비판을 했어요. 그래도 그때는 무대라도 있었죠. 지금은 교수 자리가 다 잘렸습니다. 카이스트, 한국예술종합대는 국립대라 그렇겠거니 생각하고, 중앙대는 괜찮겠지 했는데 덜컥 잘리고, 그러면 강사 자리는 괜찮겠지 생각했는데 홍익대가 잘렸어요.
 

이 사람들은 항상 저의 상상력을 초월해요. 정말 대단해요.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웃음). 저 쪽(보수 진영)에서 저를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일을 겪고 안타까운 건 그분들은(보수) 생각이 없다는 걸 한 번 더 확인했다는 점입니다. 산업 혁명 이후 정보 혁명이 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이젠 기술과 창의력이 같이 필요한 시대라는 점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과거엔 몸을 굴렸다면 이젠 머리를 굴리는 사회란 말이죠. 창의력이 없는 기술은 기능에 불과합니다.

한예종에서 통섭 교육을 했던 것도 그런 맥락이었습니다. 창의성과 예술성이 없다면 제대로 혁신을 할 수 없는 것이 지금의 사회입니다. 통섭 교육은 모든 나라에서 다 하고 있는 교육입니다. 하지만 이걸 중지시킨다니 답답합니다. 통섭 교육은 좌파의 사업이냐, 우파의 사업이냐가 아닌 미래를 위한 교육인데 말입니다.

솔직히 '그래 지금 너희가 우파 색을 첨가하면 나중에 우리가 집권할 때 좌파 색을 첨가 하마' 이렇게 생각했는데 이 사람들은 아예 플랫폼 자체를 없애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난 10년 동안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비판을 했었잖아요. 그래도 그때는 플랫폼은 놔뒀거든요. 그렇다고 이것을 중지시키고 뭘 하겠다고 하는 계획을 가진 것도 없습니다. 답답한 노릇이죠.

"MB에겐 삽질을 하면 일하는 것이고 공상을 하면 노는 것인 듯"

최근 저를 둘러싼 상황을 보면 한국 사회 대학들이 공적인 부분에서 사적인 부분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학이라는 곳은 국가와 협력할 때는 협력을 해야 합니다. 시장과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국가와 시장이 잘못됐을 때는 경고 시그널을 던져줘야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근시안적인 사고방식이 대학에서 퍼지고 있습니다. 인문학, 사회학 등은 당장 돈이 안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러한 분야들은 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중앙대의 전공 필수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회계학입니다. 재벌 기업 이사장의 개똥철학이 이것을 대학에 '박은' 것입니다. 인문학과 사회학이 축소되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미래는 아까도 이야기했다시피 상상력이 생산력이 되는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1970년대 사고방식인 단순 노동 투입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씨가 볼 때, 내가 공상을 하면 놀고 있는 것이고 내가 나가서 삽질을 하고 있으면 일하는 것이 됩니다. 하지만 노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문제를 푸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제를 내는 능력입니다.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창의, 놀이, 여가, 교양 등을 통해 문제를 내는 능력을 만들고 이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역사와 철학 없이 무슨 콘텐츠가 있겠습니까? 상상력과 창의력을 다 죽이고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 지금 한국 교육의 현실입니다. 합리적이라고 하지만 제가 볼 때 이것은 시대착오적입니다. 안타깝습니다. 통섭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이를 막는 사람들을 미워하진 않습니다. 중요성을 알고 그러면 나쁜 놈인데 진짜 몰라서 그런 거라 용서가 됩니다. (웃음)

"하이힐 신고 MB아웃 외치는 촛불 집회, 이해 안 되고 당황스러웠다"

우리 국민이 그렇다고 창조성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2008년 촛불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저는 촛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니 당황스러웠습니다. (198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우리 세대가 집회를 하는 게 뻔합니다. 나오는 사람도 똑같고 발언도 똑같고…. 하지만 촛불 집회에는 전혀 그럴 거 같지 않은 사람들이 나와서 붐을 이뤘습니다. 하이힐을 신고 가슴 파인 티셔츠를 입고 나온 아가씨부터 유모차를 끌고 나온 어머니들, 여중생들….

촛불 초창기에 모인 시민들에게 '광야에서'를 부르자고 제안하니 다들 모른다고 해서 윤도현의 '오필승코리아'를 불렀습니다. 분위기 적응 힘들었습니다. (웃음) 이런 사람들이 나와 'MB아웃'을 외치는 모습은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싶을 정도로 이해가 안됐습니다.

당시 촛불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던 잠재력이 분출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촛불 집회는 시민들의 정치적 상상력을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촛불 집회에서 폭력을 놓고 찬반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한 번 생각해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법질서의 토대가 폭력이라는 점입니다. 프랑스대혁명 때는 10만 명이 단두대에서 머리가 잘렸습니다. 법률의 정당성은 헌법에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헌법의 정당성은 어디에 있을까요? 법을 초월한 행위인 폭력입니다. 윤봉길, 안중근 등을 폭력 테러리스트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일본이 폭력으로 강요한 법질서 자체에 저항을 했으니까요.

문제는 폭력이 발생되기 전에 그런 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해법은 분명 존재합니다. 정부, 정치인, 언론이 해야 합니다. 그걸 하지 않고 사람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뒤 이들이 폭력을 행사하면 도시테러리스트라고 치부합니다. 비합리적입니다. 용산 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명 해법이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거야 말로 제도적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찰의 폭력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겠습니다. 촛불 집회 초기에는 그나마 제도화된 민주주의 안에서 경찰이 시민을 대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최근 들어 제도화된 민주주의를 벗어나 시민에게 적대적인 세력이 되었습니다. 얼마 전 길거리에 세워진 전경 버스에 '국민에게 달려가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경찰들이 뛰어오는 대형 포스터가 붙어 있었습다. 그때 느낌은 딱 한 마디로 "제발 오지 마"였습니다. (웃음)

경찰은 우리가 그동안 가졌던 이미지에서 후퇴, 1980년대 경찰의 이미지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시대가 거꾸로 가다 보니 경찰뿐만 아니라 검찰, 국세청, 사법부, 감사원이 모두 정권을 비호하기 위해 동원되고 있습니다. 불행한 일입니다.

"이명박 시대의 시대정신, 우리가 찾아야 합니다"

이명박 시대에는 코드, 즉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김대중은 남북평화, 노무현은 소통의 자유가 있었습니다. 김영삼은 하나회 척결이라도 했습니다. 이 시점에 필요한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그것을 살려낼 필요가 있습니다. 그건 진보 진영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지금 보수 진영 싱크탱크에서 만들어 내는 것들이 얼마나 한심합니까. 여기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이것이다'를 말해야 합니다. 그것 없인 이합집산을 해도 소용없습니다. 그것을 하면 자연히 사람들은 모이게 됩니다.

이미 답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촛불에서 정치적이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747 공약의 허구,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 대기업 중심이 아닌 중소기업 성장, 고용창출 전략 등이 필요합니다.

촛불 집회는 반대를 위한 집회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집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중이 가진 가장 저급한 욕망인 747 공약으로 대통령이 됐습니다. 하지만 대중에겐 또 다른 욕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욕망에서 시대정신의 단초를 찾아야 합니다. 현재는 시대정신이 공백에 있습니다. 아무도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대정신을 읽어내고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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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i.co.kr/arti/opinion/column/374628.html 

그린벨트를 풀 것인가는 또 하나의 문제이고, 임대주택 위주의 대규모 단지를 만들 것인가는 또다른 문제이다. 어쨌든 지금까지 수십년간 외국의 경험으로 우리가 알게 된 것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지역적으로 격리하고, 그렇게 완전히 따로 살게 하는 것이 좋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좌파든 우파든, 정치인들은 그린벨트에 대규모 임대주택을 만들면 주택 문제가 해결된다는 너무 손쉬운 정답을 찾아갔는데, 그게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단지형 임대주택이든 매입형 공공주택이든 소규모의 분산형으로 나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사회 통합의 시각에서도 더욱 건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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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용산사태라는 초유의 사건자체가 이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법정공방에 대한 일련의 사태도 이해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피고인을 기소하기 위해 사건을 조사한 검찰은 약 3000여 쪽에 이르는 조사내용을
진실을 밝히는 법원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공개하지 않고 있다.
변호사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검찰 조사 내용을 공개하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사건 조사가 공개되지 않는 한 재판은 의미가 없음을 분명하게 했다.
 
법원은 조사내용을 공개하라고 검찰에게 이야기 했으나 공개하지 않는 검찰은 놔두고
형사소송법에 따른 피의자 구금일정 때문에 무조건 재판을 속개하려고만 한다.
재판을 하는 게 일정때문인지 진실을 밝히기 위함때문이지 판사들도 헷갈리나 보다.  

검찰은 미공개 수사내역을 바로 공개해야 할 것이다.
피의자의 범죄사실이 조사내용에 들어있다면 그것을 근거로 엄정하게 구형하면 될 것이다.
그렇지 않고 피의자들의 위법사실을 부정하는 내용이 있다면, 검찰은 실체를 숨기고 죄없는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 될 것이고 이는 국가공권력이 시민의 자유와 신체를 부당하게 억압하는
일이므로 당연히 비난받아야 할 것이다. 

판사는 검찰이 계속 조사내용을 제출하지 않으면, 피의자들을 즉각 석방시켜야 할 것이다. 
검찰이 수사한 내용도 자신있게 공개하지 못하는 피의자를 구속시켜서 재판할 이유도 없을
것이며, 그들이 더이상 도주나 증거인멸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증거인멸은 검찰이 시도하고 있는 꼴 아닌가 말이다.  

왜 3권을 분리하는가? 
법을 다룬다고 하지만, 검찰은 엄연하게 행정권력이다. 
사법부는 부당한 정부의 권력행사로 희생당한 사람들이 정당하게 자신의 주장과 억울함을 들어
주는 곳이어야 한다. 행정부와 손 맞추어 이 땽의 시민들을 억압하는 조직이라면 굳이 사법부의
존재 이유는 없는 것이다.
법 이전에 상식이 말하고 있다. 상식에 어울리지 않는 법치주의는 그저 형식일 뿐이다.  

이래저래 용산사태는 이 사회 기득권자들의 사고와 생존방식에 대해 너무 많은 비밀과 신화를
너무 적나라하게 까발기고 있다. 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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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타이거즈와 김대중
김은식 지음 / 이상미디어 / 2009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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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욜에 봉하로 가면서 차안에서 무엇을 읽을까를 고민하다, 들고 간 책이다.
무겁지 않고 가볍게 읽고 싶었고, 그래도 무언가 시대상이 투영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이 책을
고르게 만들었다. 최근 기아타이거스의 선전으로 인해 해태타이거스가 사라진 후 관심이
뚝 끊어진 프로야구를 간간히 보던 것이 이 책 선택을 부채질 했고, 무엇보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제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났다.

해태타이거스와 김대중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
형식적으로야 해태타이거스는 광주를 연고로 한 프로야구팀이고,김대중은 전라남도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라는 점...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형식적인 관계를 넘어서 저자가 느끼는
내밀한 관계를 지목한다.

그 둘의 공통점은 '최강이었지만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가장 약한 자들의영웅'이라는 점이다.  

나도 어릴 적 해태타이거스 팬이었다. 프로야구 출범은 청소년인 내게 훌륭한 오락거리와 소일
거리를 던져 주었고 어느새 부모님의 연고지를 따라 나는 해태팬이 되었다. 프로야구 초기의
부진에서 벗어나면서 해태타이거스 팬들은 야구의 즐거움을 만끽하였으니, 타이거스의 선수들은
그야말로 용맹하고 투지에 넘치며 잘 던지고 잘 때리는 최강의 팀이었던 것이다.
어느 팀하고  맞붙건  타이거스는 두럽지 않았고, 그들의 경기는 시원시원 했다. (최근 한국
시리즈를 석권한 SK의 플레이는 승리하는 것 말고 야구의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

프로야구의 출범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 도당들의 국민달래기용 선물이나 마찬가지
였다. 그 때 김대중은 광주민주화항쟁의 배후로 사형선고를 당했고, 광주의 억울한 죽음은
간첩의 사주로 인한 폭력난동 이었을 뿐인 시절이었다. 우리가 즐기는 스포츠에도 이런 역사적
이면은 숨어있는 것이다. 이런 역사 때문인지 매년 5월 18일 경기는 광주에서 열리지 않고 타이
거스는 원정을 가서 싸워야 했으며, 그 날 만큼은 결코 패배하지 않고 광주 시민들에게 기쁨을
안겨 주었다. 그들에게 야구는 단순한 야구가 아니었던 것이다.  

아이러니 한 일은 IMF위기가 고난의 정치인 김대중을 대톨령으로 만들었지만, 해태 타이거스는
모기업의 부도로 인하여 몰락햇던 것이다. 당시 해태타이거스의 몰락을 두고 김대중이 경상도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라는 음모론이 돌 정도로 사람들은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사실 해태타이거스는 프로야구 최강의 팀이자 최고의 팀이면서도 가장 연봉이 적고 가장 열악한
전라도를 연고지로 두고 있는 팀이다. 이들은 연봉협상 시 "니들이 받아가는 돈이 어린 여공들이
아이스크림 만들어서 판 돈이라는 걸 알라"는 구단의 협박아닌 협박을 받았다고 한다.  

이 책은 김대중에 관련한 책은 아니다. 온전하게 이 책은 프로야구 팀인 해태 타이거스에 대한
찬가이다. 그들의 치열한 도전과 열정이 빚어낸 아름다운 야구이야기다. 박민규의 '삼미수퍼스타
스 마지막 팬클럽'이 패배한 자들의 애상을 담아냇다면, 이 책은 승자들의 당당함과 그칠지
모르는 도전을 담아냇다. 그리고 거기에 패배에도 굴하지 않는 김대중이라는 인간을 투영하고
그 삶의 아름다움을 예찬한 것이다.  

해태타이거스와 함께 했던 행복한 시절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은신 분들께는 강추
해태타이거스를 저주하며, 타이거스의 패배가 자신의 오르가슴이었던 분들은 피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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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9-0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수 장채근이 홈런을 치고 느릿느릿 베이스러닝을 하면서 전타선이 한회에 돌기도 하고 그랬는데요~ 아 아련해라..

머큐리 2009-09-04 09:33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야구 좋아하나보다...언제 야구장 번개 함 할까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9-04 11:02   좋아요 0 | URL
그럼요 그럼요 태평양돌핀스 어린이 팬이었던 라주미힌님이랑 우리 번개해요ㅎ
 

['괴짜사회학' 대담③] A급 실천가 김규항이 말하는 한국 사회 

지난 28일 <프레시안>, 김영사, 예스24가 공동 주최한 <괴짜 사회학> 출간 기념 공개 대담이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김규항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은 이날 우리는 과연 '잘' 살고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
김규항 발행인의 대담 내용을
강연 형태로 재구성했다. 

 

"이명박은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 내려온 외계인이 아니다"

현재 한국을 살아가는 아이들을 보면 민주화가 이뤄 진 것은 분명합니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때, 잠깐 동안은 거수경례를 했어요. 학생과
교사가 서로 마주보며 경례를 하고, 이렇게 구호를 외쳤죠. "건설합시다." 더러운 세상이었죠. (웃음) 거기에 모든 남자 교사는 폭력 교사였고, 여자 교사라고 해서 낫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초등학교는 그렇지 않습니다. 함부로 때리는 교사도 없고, 경례는 상상할 수도 없지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민주화를 이룬 셈이죠. 하지만 실제 아이들이 생활하는 모습은 나의 초등학교 때 모습보다 못하다고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나의 초등학교 시절, 오후 3시에 소재가 확실하게 확인되는 아이는 벌을 받는 아이거나 아파서 병원에 있는 아이였습니다. 나머지는 저녁 때 엄마가 밥 먹으라고 찾기 전까지 놀기 바빠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몰랐죠. 하지만
지금 초등학생이 오후 3시에 소재 파악이 되지 않으면 사고가 났다고 판단하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세상이 험해져서? 아닙니다. 아이들의 공부 스케줄이 빡빡하게 짜여 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이 이렇게 생활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습니다. 민주화는 됐는데 아이들이 군사시대보다 더 참혹하게 살고 있는 셈입니다. 정치 민주화만 보고 있기에 놓치는 부분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10년 동안의 정치적 민주화는 (시민들에게) 정치적 자유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자본에게도 자유를 가져다 줬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어른들의 삶도 아이들의 삶과 다르지 않습니다. 민주화는 진행됐는데 우리 삶은 더 고단하고 바쁘지요.

이명박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지금 욕하고 있는 이명박 씨를 우리 스스로가 닮아가고 있어요. 우리 안에도 이명박 씨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이명박 씨가 우리에게 하는 모습과 우리가 아이들에게 하는 모습이 똑같지 않습니까. 우리는 이명박 씨가
다스베이더, 케로로 중사처럼 외계에서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 침입해온 존재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투표로 뽑힌 대통령입니다. 그 사람이 우릴 괴롭히기 위해서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것은 순진한 생각입니다.

그 역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가치관과 철학이 잘못됐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교육을 위해 우리가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나 이명박 씨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 고통이 있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하는 것이랑 무엇이 다른가요? 다를 바가 없습니다.

"돈에 대한 욕망이 한국 사회를 뒤덮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욕하는 부모들도 정작 자신의 아이들을 경쟁력 있게 키우는 데 목을 메고 있습니다.
결국 부모가 아이를 경쟁력 있게 키우고 싶어 하는 것은 아이들이 돈을 많이 벌고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보니 현재 한국 사회는 일류대학으로만 몰리는 불균형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이지요.

똑같이 이건희를 욕하지만 이건희가 지향하는, 즉 돈에 대한 욕망은 한국의 모든 사람이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단지 돈이 없는 이건희일 뿐이라면, 이건희를 욕하는 것은 그의 돈 많음을 시샘하는 것 뿐이지요.

얼마 전 김상봉 선생이 "일류대학을 향한 한국 부모들의 탐욕은 놀랍다"라고 말씀하시는 걸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지금 부모들의 대학입시에 대한 집착은 탐욕이 아니라 공포입니다. 공포에 사로잡혀 이성도 판단력도 잃어버린 거죠.

한국은 재난영화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공포의 근간에는 '내가 가난하다'는 의식이 깔려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일순간에 바보같이 변합니다. 이명박 씨가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 하나로 대통령이 된 것도 시민들 스스로에게 가난하다는 공포가 작용됐기 때문입니다.

"대기업 그만 두면 불행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런 사람들은 먹고 살 만한 사람들입니다. 누가 봐도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현실이 어렵다. 우리 아이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식의 말들을 합니다. 가난하다는 공포의 근간에는 좀 더 잘살고 싶다는 '욕망'이 내재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대기업을 다니는 이들도 안정에 대한 공포가 있습니다. 심지어 내가 아는 변호사 부부도 미래를 불안해 합니다. 은행 잔고가 0인 사람은 걱정이 없습니다. 돈이 없으니 걱정할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은행 잔고에 100만 원이 있다가 80만 원으로 내려가면 불안해 집니다. 가난하다는 생각, 모자란다는 생각이 가난과 불안을 만들어냅니다.

결국 돈이 중심이 되는 현재 한국 사회의 패러다임을 깨뜨려야 합니다. 하지만 시민들 대부분이 돈 중심의 패러다임이 잘못된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것을 깨기 위한 실천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이기도 합니다. 사교육과 무한경쟁에 반대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가 자신의 아이가 돈을 많이 벌어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자식을 사교육 현장에 내보내는 사회가 바로 한국 사회이니까요.

좌파와 우파의 차이가 뭔지 아세요? 우파는 자신의 아이를 떳떳하게 사교육 현장에 보내고 좌파는 부끄러워하며 보낸다는 점입니다. (웃음) 우리가 생각해야 할 부분은 좌파니깐 사교육 시키면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도대체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를 이제 고민해야 합니다.

좌파들은 자신의 아이가 좋은 일류대학에 가서 진보적인 엘리트가 되기를 바랍니다. 욕심도 많지요. 노동운동하는 사람이 아이가 노동자나 민중이 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물론 모든 부모는 자기 아이가 가장 잘 살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문제는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소수 부자들이 잘산다는 관념을 모든 이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어떤 삶이 더 충만하고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가난하다는 의식이 가난하다는 것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마음을 편하게 하면 오늘의 삶에 감사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불행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둔 후배 얘기를 해볼게요. 처음에는 아주 불안해 하더군요. 하지만 지금은 훨씬 더 행복하다고 합니다.

한국 사회를 뒤덮고 있는 이 탐욕의 굴레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간단합니다. 욕심을 버린다면 길들여진 삶을 벗어난 삶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얼마든지 잘 살 수 있습니다. 그것이 훌륭하게 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은 훌륭해서가 아니라 즐겁고 편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해본 사람들의 증언이 '잘했다, 좋다, 안 죽는다' 등입니다. 다들 겁내지 마십시오. 용기를 내십시오.  

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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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9-02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글을 읽고 참 공감이 갔어요.

2009-09-02 1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02 1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09-09-03 22:31   좋아요 0 | URL
ㅋㅋ 알겠사와요.

쟈니 2009-09-03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에 대한 욕망과 가난에 대한 두려움이 한국 사회를 휘몰고 있어요... 저도 그 욕망과 두려움을 버리려 하지만, 쉽지않네요... 용기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두려움을 강요하는 저들에게서 우리가 버려야 하는게 두려움일 겁니다.

머큐리 2009-09-04 08:11   좋아요 0 | URL
해법은 간단해 보이는데...그걸 이루기가 어려워 보이는 이유가 바로 그 두려움때문이겠지요.. 안다와 행한다는 역시 간극이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