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 사는 사람들도 천차만별이지만 내가 소속되어 있는 촛불카페 회원들도 천차만별이다  

보니 가끔씩 터지는 건 사건이고, 거기에 덧붙어지는 건 갈등이다.  

운영진 중 하나가 회원들의 이메일 주소를 특정시민 단체에 전달한 것 같다.  

어느날 부터 이메일로 그 단체의 신문이 날라오기 시작했다.  

첫번째, 내용을 떠나서 내가 가입하지 않은 이메일이 날라온다는 것이 불쾌하고 

두번째, 운영진이라고 회원의 동의없이 이메일 주소를 사용했다는 것이 한심하다 못해 어이가 

없었다.  

카페지기가 이에 대한 강력한 항의글을 올리자 

몇몇 회원들이 난리가 났다. 조용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을 크게 해서 분열을 조장(?)한다고... 

조용히 당사자만 만나서 문제제기 하면 될 일을 왜 카페에 글을 올려 시끄럽게 하냐는 것인데... 

이런 사람들 난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같은 민주주의를 말해도,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만 봐주고, 적앞에 단결해야 한다는 

이유로 동료의 잘못된 점을 축소하고 감추려고만 하는 이기심에  

어쩌면 사람사는 동네들이 다 그렇고 그런건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얄미워서 분열주의자라는 욕을 먹더라도 한 판 붙어보고 싶은 생각이 

부글부글한데.... 이것 참....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이] 2010-01-16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배달받은 책 중에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앨버트 허쉬먼)란 책이 있는데 한 번 읽어보세요ㅋ 전 이런 일 있으면 바로 떠나자는 주의로 바껴서... 한국에선 얘기해봤자 먹히지도 않고.

머큐리 2010-01-16 14:23   좋아요 0 | URL
떠나자니 촛불이 저들의 들러리로 전락하는 것 같아서 맘이 편하지 않아요..

노이에자이트 2010-01-16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직을 위해서 네가 참아라! 적전분열하면 되겠니? 많이 들어본 이야기죠.작년에 회원이 간부에게 성폭행당한 사건을 무마하려던 전교조와 민주노총에서도 비슷한 논리를 내세웠지요.

머큐리 2010-01-17 18:33   좋아요 0 | URL
잘못을 감싸면서 유지되는 조직이라면, 조직이 아니지요..일단은 계속 문제제기와 논쟁을 하는 중입니다

Arch 2010-01-16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아서, 계속 의견을 조율해야하지 않을까요. 문제가 생길 때마다 떠난다면 결국 어느 것도 정리되지 않을 것 같아요. 머큐리님 맘이 참 복잡하겠어요.

머큐리 2010-01-17 18:34   좋아요 0 | URL
논쟁이 감정적으로 많이 진행되고 있어서...인터넷은 이런게 어려운 것 같아요. 그나저나...개인적으로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도 알게된 소중한 경험을 누렸어요...

다락방 2010-01-16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엔 같은 뜻으로 모였다고 해서 다른 많은 것들까지 같은 뜻일 순 없는거죠. 참, 알면서도 답답하네요. 그래서 어떤 결정을 내리시게 되려나요. 흐음..

머큐리 2010-01-17 18:35   좋아요 0 | URL
일단은 분열주의자에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이 되었지요...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1-18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저런 행태를 하는군요 --;;
떠나긴요 팔아먹은 사람 징계해야하지 않을까요?

머큐리 2010-01-18 12:07   좋아요 0 | URL
정말 이해가 안가서...신기하기도 해요...-_-;;
 

헌책방에 가는 이유는 단순하다. 가격이 저렴하고 책을 눈으로 살펴 볼 수 있다는 것.
아무리 인터넷 서점이 편리하다 해도 책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다는 건 장점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그리고 거기에는 사람 냄새가 난다. 오랫동안 다니면서 조금씩 그 사람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은 묘한 매력이 있다. 거기에는 그저 책을 파는 사람과 책을 사려는 사람을 넘어서는
책과 관계되어 있는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책을 통한 인간관계는 다른 물건들을 구입하는
일에 맺어지는 인간관계와는 확실히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불편한 점은 카드지불이 안된다는 것 (다른 중고서적은 다 되는데... 숨책은 아직 고려도
안하고 있다. 왜냐고 했더니...대답은 명쾌하게 하지 않는데 귀찮아서...정도 같다. 더불어
책값을 흥정하는 맛이 없어진다나?) 오랜만에 나들이하는 하는 기분으로 가서 가볍게
소설책과 지금은 거의 절판되어 없다시피한 마르크스주의 관련서적들 좀 보려고 했는데
욕심 때문에 은행 현금인출기 앞으로 달려가야 했다.  

이사도 가야 하는데... 피식...이건 습관을 넘어 팔자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혹 내가 분서갱유 시절 책에 불지른 죄업을 이렇게 갚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한탄도 든다.

이번 숨책에서 건진 책들이다.
 

표지가 일단 맘에 들어서 고른 책이다. 내용은 진화론에 입각한
인간의 성과 출생, 사회관계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한 책인데
진화론의 영향은  점점 막강해지고 있다. 다만, 미국인들에게
진화론은 여전히 '금기의 학문'으로 다뤄지는 분위기인가 보다.
가끔 미국인들이 저술한 진화론에 입각한 책들을 보면 항상
서문에 사회분위기에 대한 서술이 일정 정도 보여지는데,
미국 이라는 나라는 정말 종교적인 나라이고 과학기술이 발전한
나라지만 '무식한' 나라임에도 틀림없어 보인다.   

 
 

엘리아데야 워낙 유명한 종교사상가라고 하니 이런 사람 책이
중고서점에 등장하면... 그냥 산다.

이유는 이런 사상가들 책들은 기본적으로 값이 비싸고, 시일이
조금 지나면...구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즐겨 읽는 건 아니다. 다만, 언젠가 읽고나면 뭔가  
영양가가 있지 않을까 기대할 뿐이다.  

 

 
 

솔직히 말해서 난 미국이 싫다.
그건 미국에 대해서 알아가면 알아
갈 수록 그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미국이 가지는 힘의 남용에 대한
고발과 그로 인한 현재적 의미를
고찰할 수 있을 것 같아 구입했지만
항상 미국은 여전히 그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철학에 대한 책들이다. 요즘 개설서류의 철학책들이 붐을 이루고 있고 이 책들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철학사의 요점을 정리하고 재미있게 철학의 주제들을 다룰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선택한 책들이다.  숨책 지하에는 따로 인문, 사회과학, 역사서들이 진열
되어 있는데, 가끔 이곳은 보물창고나 마찬가지다.  

숨책 지하에 근무하시는 분(일명 지하조직원 되겠다) 이 내가 오면 주려고 감춰놓았다고
하면서 주신 책이다.
 

스피박이야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만 했지, 책값이나 그 난
해함에 감히 엄두도 내지 못
하고 있는데, 일부러 골라놨
다고 하니 가져가지 않을 수
없어서 구입했지만... 

정말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
지는 장담하지 못하겠다.
서문만 잠깐 읽는데도 머리가
어질어질한 것이...  

이미지가 뜨지 않아서 올려놓지 못했는데....로티의 '실용주의의 결과'도 골라주신거다.
어제 낑낑거리고 집에 들어와서 잠깐 서재를 눈팅하는데, [해이]님이 로티에 대한
글을 올려 놓으신거다. 이건 정말 우연인건데.... 이런 우연은 아주 재미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냉큼 골라든 책이다.  
 

팃낫한도 좋고, 촘스키도 좋으니 그 사이에 끼여 있는 많은
사람들 역시 좋을 것이라 지레짐작하고 구입했다.
짧은 글들이라 잠깐씩 시간내서 읽어도 좋을 것 같은데
책 자체가 두꺼워서 과연 내가 이걸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을지....
일단 읽다가 쉬어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다는 점에서는
아주 훌륭하다고 해야하나??  

 

 

알라딘에서 책을 구입하지 않은지 이제 한달이 넘어간다. 알라딘 구입 금액도 많이 내려갔다
불매에 대한 글은 이제 잘 보이지도 않는다. 불매에 대한 논쟁도 어찌되었건 왜곡되고 뒤틀려
지고 말았다.
난 아직도 불매 중이고, 아직 불매를 풀어야 할 타당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늘빵 2010-01-15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평등의 패러독스 좋습니다. ^^ 완독한건 아니지만. 스피박도 관심이 가는데... 저도 여전히 불매 중입니다. 페이퍼 하나를 써야지 하면서 계속 안 쓰고 있는데.

머큐리 2010-01-15 14:53   좋아요 0 | URL
오~ 그냥 건진 책에 이런 추천의 글을 보면...우울함이 살짝 가시는 그런 기분..페이퍼 빨리 써주세용

무해한모리군 2010-01-15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월에 이뤄진다는 혁신적 변화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군요..
많이도 사셨다 ㅎㅎㅎ

머큐리 2010-01-15 14:52   좋아요 0 | URL
고를 때의 즐거움!! 지불하고 난 후 지갑을 보는 내 감상...ㅠㅠ

[해이] 2010-01-15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책에서 그만좀 쓸어가세요ㅠㅠㅠㅠ 전 요즘 현금 없어서 가지도 몬하는디 ㅠ

머큐리 2010-01-16 09:45   좋아요 0 | URL
나도 현금이 없어서 인출기로 갔다니까요...ㅋㅋ

카스피 2010-01-15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숨책이야기가 나와서 들렸네요.저도 예전에 숨책을 많이 다녔는데 남자 사장님이 좋은 책을 많이 가져오시고 들리는 책손이 많아선지 항상 책의 회전이 빠르더군요.고를 때의 즐거움!! 지불하고 난 후 지갑을 보는 내 감상이란 글이 정말 마음에 와닿습니다^^

머큐리 2010-01-16 09:45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 아마 모든 서재분들의 고민일거에요...^^

나무처럼 2010-01-16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오늘(아니 어제) 숨책에 갔다 왔어요. 저는 겨우 한권 건졌고 하나는 망설이다 말았죠. 거기 가면 충동구매가 많아서 아주 많이 자제했지요^^ 원래 알라딘에서 별로 구매를 안해서 전 자연스럽게 불매중이고, 어떻게 동네 서점 하나 뚫을 수 없을까 고민 중이고...

머큐리 2010-01-16 09:44   좋아요 0 | URL
이런.. 잘하면 나무님을 뵐 수도 있었을 텐데요..ㅎㅎ
왜 저는 자제가 안되는걸까요?? ^^;

후애(厚愛) 2010-01-16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숨책에 가보고 싶어요^^
어디에 있는지 좀 가르쳐 주세용~~ ㅎㅎ

카스피 2010-01-18 01:48   좋아요 0 | URL
숨책은 신촌부근에 있어요.제가 나중에 약도 한번 올려드리지요^^

눈팅족 2010-01-19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여긴 비로그인해도 글을 쓸 수 있었네요.
헌책방 얘기에 살짝 댓글 남기려구요^^
3주쯤 전? 헌책방에 가서 책 사려고 집어 들었다가 다른 분이 이미 찜해둔 책이라는 말에 슬그머니 내려놓으면서 씁쓸했던 기억이 있어요. 반가운 맘에 그냥 덥썩 집었는데 다시 보니 그 가게 단골이신지.. 별도의 책꽂이에 이름표까지 있더라구요.
하여튼.. 좋다가 말았던 적이 있어요. 그래도 가끔씩 헌책방 가곤 했는데 지금은 너무 짬이 없어서 좀처럼 시간을 내지 못해서 아쉬워요. 읽을 책은 너무 많고 할 일도 자꾸 쌓이고.. 그래도 넘 부러워서 이런 너무 긴 댓글을 남기네요. 저런저런.. --;;

머큐리 2010-01-19 09:31   좋아요 0 | URL
저도 가끔 너무 많이 사면 돈내놓고 다음에 가져가기도 하고 그래요..ㅎㅎ 근데 맡아 달라면 싫어하죠... 팔린 책인데..다른 손님들이 눈독들이고 채근하면 파는 사람이 좀 피곤하거던요...
 

2009년 한겨레 선정 번역서다 
역시나 대부분 읽지 않은 책들이고...계속 숙제로 가져가야 할 책들인가 보다 

www.hani.co.kr/arti/culture/book/395524.html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1Q84 1- 4月-6月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0년 01월 12일에 저장

1Q84 2- 7月-9月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0년 01월 12일에 저장

거대한 전환- 우리 시대의 정치.경제적 기원
칼 폴라니 지음, 홍기빈 옮김 / 길(도서출판) / 2009년 7월
45,000원 → 40,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2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0년 01월 12일에 저장

고뇌의 원근법- 서경식의 서양근대미술 기행
서경식 지음, 박소현 옮김 / 돌베개 / 2009년 5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0년 01월 12일에 저장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10-01-13 2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재 페이퍼를 온통 한겨레 서평으로 메꾸어 왔던 나로서는 한겨레가 뽑은 올해의 책들을
올려놓지 않을 수 없다. 다들 문제작이고 꼭 읽어야 할 책임에는 분명하지만...결국 몇 권
읽지 못했다. 뭐 언젠간 다 읽지 않을런지.... 그나저나 좋은 책들일 수록 가격은 참 착하지
않다 

www.hani.co.kr/arti/culture/book/395534.html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송찬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5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0년 01월 12일에 저장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나눈 3일간 심층 대화
오연호 지음 / 오마이뉴스 / 2009년 7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10년 01월 12일에 저장
구판절판
논어한글역주 세트 - 전3권- 동방고전한글역주대전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9년 1월
78,000원 → 70,200원(10%할인) / 마일리지 3,9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0년 01월 12일에 저장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1- 전통시대 동아시아 2천년과 한반도
이삼성 지음 / 한길사 / 2009년 4월
35,000원 → 33,250원(5%할인) / 마일리지 1,050원(3%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23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0년 01월 12일에 저장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무해한모리군 2010-01-1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하일기와 논어 세트도 솔깃해요.
동아시아는 오이지군이 샀는데 한번 훑어봐야겠어요.

머큐리 2010-01-14 22:03   좋아요 0 | URL
난 동아시아가 더 솔깃하던데요..ㅎㅎ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98292.html 

박래군 공동위원장 인터뷰
“한달이면 끝날줄 알았는데…
총리 책임 얻어낸 건 성과”  

“한 달이면 끝날 줄 알고 왔는데…. 시원섭섭하네요.”

11일 오후 3시40분 박래군(50)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용산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명동성당을 나섰다. 그는 용산참사와 관련된 불법 집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지난해 3월 초부터 10여개월 동안 도피생활을 해왔다. 그와 함께 수배돼 성당에 머물러온 이종회 용산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과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 의장도 성당을 나서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박 위원장은 성당을 떠나기 몇 시간 전 <한겨레> 기자와 만나 수배생활 동안 겪었던 ‘큰 아픔’과 ‘작은 기쁨’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지난 9일 열린 ‘용산참사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일을 가슴 아파했다. 이 위원장 등과 인터넷 생중계를 보며 울었다고 했다. “나보다 더 마음 아플 유가족과 용산4구역 철거민들을 생각하며 버텼어요. 그래도 마지막 가는 길에 유가족 곁에 있어야 했는데….”

지난해 12월30일, 1년 가까운 싸움 끝에 나온 협상 타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일부에선 불만족스럽다는 이들도 있지만 그는 “성공한 투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사인 간의 갈등’이라고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면서 한 번도 ‘협상’에 임하지 않았어요. 그런 정부를 상대로, 그래도 국무총리로서 책임을 느낀다는 말을 얻어냈습니다. 유가족·철거민 누구도 1년 동안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는 용산을 지켰던 건 ‘가난하고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연대’였다고 했다. “일부 보수 언론들은 우리들한테 ‘외부 세력’이라고 비판하지만, 인권의 차원에서 연대라는 건 기본이자 권리입니다. 용산은 이 시대를 밝혀주는 등대였죠.”

그에게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용산에 참여하지 못한 이유를 그는 이렇게 풀이했다. “사람들에게 용산은 ‘불편한 진실’이었습니다. 뉴타운으로 더 나은 삶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재개발은 잘못됐고 대다수의 사람은 이렇게 쫓겨날 수밖에 없다’는 걸 알려주는 용산은 불편했을 겁니다.”

특히 광범위한 시민사회단체가 용산에 결합하지 못했던 점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용산참사는 기본적으로 폭력적 재개발 정책을 밀어붙이다 벌어진 ‘국가 폭력’의 문제인데, 잘 알려진 시민사회단체들은 그 부분은 ‘대중성을 얻지 못한다’며 외면했죠.”

그러나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초반에 사람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지 못했던 ‘잘못’도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안부전화를 받기 바빴고, 일일이 “잘 다녀오겠습니다. 걱정 마세요”라고 대답했다.

박 위원장 등 수배자 3명이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가기 위해 성당을 나설 때 다섯 유가족을 비롯해 용산4구역 철거민 등 100여명이 “힘내세요”라며 배웅했다. 유가족 김영덕(55)씨는 “힘없는 유가족을 도와준 죄밖엔 없는 이분들을 어떻게 보내드려야 할지…”라며 말끝을 잇지 못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미공개 4000쪽 곧 공개될 듯

항소심 재판부서 검토

서울고법은 11일 ‘용산참사’ 유족들이 검찰의 김석기(56) 전 서울경찰청장 등의 무혐의 처분에 불복해 낸 재정신청 사건을 기존 형사5부(재판장 정덕모)에서 용산참사 항소심 재판부인 형사7부(재판장 이광범)로 재배당했다고 밝혔다.

재정신청 사건 재판부는 진압 당시 경찰 지휘라인의 진술조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검찰의 미공개 수사기록을 검토하게 된다. 형사7부는 지난 6일 진압 경찰을 숨지게 한 혐의(특수공무방해치사)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선고된 이충연(36) 용산철거민대책위원장 등의 공판준비기일에 이 기록들을 확보해 증거로 참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 기록이 곧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족들은 서울중앙지검이 김 전 청장과 백동산 당시 용산경찰서장 등 진압작전을 지휘한 전·현직 경찰 간부들의 직권남용 혐의 고발사건을 무혐의 처분하자 서울고검에 항고했고, 항고마저 기각되자 지난달 14일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을 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